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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전국공무원노조와 민주공무원노조, 법원공무원노조 세 노조가 통합한 후 민주노총으로 가입하기 위한 투표를 실시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방송사마다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였다. MBC는 민주노총이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점에, KBS는 정치적 사안마다 노정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한편 SBS는 양 측의 입장을 동시에 보도하며 뚜렷한 평가는 보류했다.
-MBC, "공무원노조의 대정부 협상력 높아질 것" MBC는 20일에 공무원노조와 정부 쪽 입장을 다룬 기사를 각각 보도하였다. <공무원노조, 노조 통합·민노총 가입 추진> 보도에서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을 비중 있게 다루어, 투표가 가결되면 민주노총이 큰 힘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투표 당일인 21일에는 <공무원노조 통합·민노총 가입 여부 투표> 보도에서 민주노총 위원장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문제 삼지 않던 투표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노조탄압"이라는 주장을 보도하면서, 투표 현장의 긴장된 상황을 보도하였다. 22일에는 <공무원노조, 노조통합·민주노총가입 투표 가결> 보도에서 대정부 및 각 기업에 대한 공무원노조의 협상력이 높아질 것이며 쌍용차 노조와 KT 노조의 탈퇴로 세력이 약화됐던 민주노총이 전국 조직인 공무원 노조를 만나 앞으로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표 가결 이후인 23일에는 <공무원노조, 민노총 합류‥후폭풍 >보도에서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예상되나 단기적 현상이며,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한국노총과 규모가 비슷해진 민주노총이 노사정 협의체에서 발언권이 강해지면서, 노동계와 정부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장기적으로는 단체행동권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어 민주노총의 운동방향이 온건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분석하였다.
-KBS, "공직사회의 구조조정에 대한 위기감이 민주노총을 택하게..."
KBS는 투표전날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사실을 단신으로 보도하면서, 정부가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소식을 짧게 전했다. 투표당일인 21일에는 <공무원노조, 민노총 가입 투표…정부 우려> 보도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을 "공직사회의 구조조정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며, 이러한 열의가 민주노총을 택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22일, KBS는 <통합 공무원노조, 민주노총 가입 결정> 보도에서 공무원노조와 전교조 등 공공부문에서 노조 세력이 강해지면서 노동운동의 흐름이 바뀌어 갈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투표이후인 23일에는 <“공무원노조 불법활동 단호 대처”…“노조 탄압”>에서 노정갈등을 부각하면서, 정치적 사안에 대한 민주노총의 활동에 공무원노조가 참여할 때 마다 이러한 갈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였고 이어서 24일에도 <공무원노조-정부, 날 선 공방 계속>를 통해 계속되는 정부와 노조의 공방에 대해 보도했다.
-SBS, 민주노총 가입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것
SBS는 투표전날 정부가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소식을 짧게 전했다. 투표 당일인 21일에는 <11만 '거대 공무원 노조' 탄생하나?…진통 예상> 보도를 통해 정부가 거대노조 탄생에 긴장하고 있으며, 공무원노조는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해 민주노총에 가입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23일에는 <"공무원노조 정치투쟁 단호 대처"…강력 반발>에서 공무원노조와 정부의 갈등을 상세히 보도했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의견을 각각 인터뷰해 정치권의 반응도 조망하였다.
<공무원 노조 관련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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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2 젊음의 특권을 쏟아 부을 일
- 2009.09.19 [주간포커스] "총수체제는 한국 경쟁력의 기초" 정호열 공정위장
- 2009.09.19 진중권, 논쟁의 달인인가 말 바꾸기 달인인가
- 2009.09.19 자본주의 대토론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지 1년이 지났다. 금융위기의 원인은 미국 정부의 시장개입과 방만한 통화정책을 수행한 결과 나타난 정부의 실패 때문이었다. 정부의 실패로 발생한 위기를 또 다시 금리인하, 구제금융, 경기부양책 등 정부개입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중이다.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동성을 공급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킨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제는 금융시장도 안정되어 가고 있어 유동성 폐해가 나타나기 전에 적절한 출구전략을 통해 유동성과 기대인플레이션을 통제해야 한다. 아울러 향후 금융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무분별하게 통화를 팽창할 수 있는 현행 화폐금융제도를 개혁해 화폐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 |
1년 전 미국의 투자회사인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미국의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들어갔다. 그것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어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대되었다. 이를 두고 많은 지식인과 언론은 시장의 실패, 신자유주의의 종언, 금융자본주의의 종언이라는 주장을 쏟아 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잘못 파악한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은 정부 개입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것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다. 미국 정부는 지역재투자법(Community Reinvestment Act)을 개정하여 은행들로 하여금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에 대출하도록 했고, 모기지 전문회사인 패니메이(Fenni Mae)와 프레디 맥(Freddie Mac)의 손실을 보증해 주었다.
이러한 조치로 시장 참가자들이 위험을 추구하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다. 이것은 주택부문의 과잉투자로 이어졌으며,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가 2001년 이후 시행한 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창출된 과잉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쏟아져 들어가며 주택시장을 더욱 과열시키면서 거품을 키웠다.
그러다가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회피하기 위해 연준이 금리를 올렸다. 그러자 주택대출이 줄면서 주택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고,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들이 빚 갚는 걸 포기하는 사태가 일어나자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증가하였다. 서브프라임 연체율이 올라갔고, 서브프라임을 기초로 한 모기지와 모기지유동화증권(MBS)의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였다. 그러자 모기지유동화증권(MBS)에 투자한 베어스턴스, 리먼 브러더스 같은 투자은행들이 막대한 손해를 보고 파산하게 되었다. 한편 모기지유동화증권(MBS)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CDO)에 투자한 외국은행들과 헤지펀드들이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이번 금융위기는 시장실패도 아니고 신자유주의 탓도 아니었다. 미국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었다. 미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고 방만한 통화정책을 수행한 결과였다. 자유시장의 실패가 아니고 정부의 개입에 의한 시장의 실패였다.
정부 개입의 문제를 정부 개입으로 풀다
정부 개입이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세계 각국 정부들은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구제금융과 유동성 확충, 경기부양을 위해 엄청나게 많은 돈을 풀었다. 미국은 연방금리를 5.75%에서 제로금리 가까이 인하하였으며, 부실 금융 자본을 구제하기 위해 7천억 달러와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 8,000여 억 달러를 투입하였다. 영국은 기준금리를 5%에서 0.5%로 인하하고, 금융시장구제와 경기부양을 위해 6,000억 파운드를 투입하였다. 일본역시 0.5%에서 0.1%로 기준금리를 낮추었고 약 130조엔 규모의 경기부양대책을 마련하였다.
한국도 기준금리를 5.25%에서 2%로 인하하였으며, 2008년 9월 이후 정부가 신규기금펀드 조성, 금융공기업지원, 한국은행특별지원금 등 총 151조원에 달하는 경제위기관련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그리고 2009년 예산에 29조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하였다.
이 정책들 중 금융위기 이후 금리를 대폭 인하하며 시장에 많은 유동성을 공급한 것은 옳았다고 본다.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증가한다.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는 경우에 가장 안전한 자산은 현금이므로 사람들의 현금보유가 증가한다. 이때 현 금융제도 하에서 현금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중앙은행이 현금의 공급을 늘려 주지 않는다면 현금 부족으로 인한 신용경색이 발생하여 금융시장이 더욱 불안해지고 그것이 실물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작년 9월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중앙은행의 유동성 확대 정책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의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조달여건이 개선되는 등 국제자금시장의 신용경색이 완화되었다. 그리고 미 달러 화에 대해 큰 폭으로 절하되었던 주요국의 통화가치도 상당히 회복되었다.
그러나 그 외 각국의 정부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취한 구제금융이나 경기부양책은 장기적으로 결코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구제금융은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의 높은 위험 행위, 즉 도덕적 해이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위기 이후 월가의 도덕적 해이는 더욱 심해졌다. 이로 인해 미래에 더 큰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구제금융은 잘못된 투자를 교정하려는 시장의 자원배분을 방해하여 경제회복을 늦출 수 있다. 구제금융은 좀비 기업들을 존속하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경제 내의 한정된 자원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건실한 기업들의 자원 사용비용을 증가시켜 투자를 위축시킨다. 실제로 각국에서 기업의 투자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재정지출을 계속 늘리고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왜냐하면 정부의 재정지출과 저금리로 경제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세금을 더 걷든가 채권을 발행하여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그 재원은 궁극적으로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으로부터 거둔 재원을 관리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되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지출 증가는 자원의 비효율적인 사용을 초래하여 경제를 위축시킨다. 1930년대 대공황을 치유했다고 알고 있는 뉴딜 정책은 실은 생산 활동을 감소시켜 불황을 심화시켰다. 1930년대 대공황에서 미국의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루스벨트 정부에 이은 투르만 정부의 감세와 규제완화로 민간투자가 살아나서부터이다.
출구전략 세우고 화폐금융제도를 개혁해야
저금리 정책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유동성 수요가 증가하였을 때 그에 맞춰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중점을 두어야지 경기부양을 쓴다면 그 효과는 없고 오히려 자산 가격의 거품만을 야기한다.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가격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화폐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그러한 시기가 오면 중앙은행은 매우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허용할 것인지 아니면 높은 인플레이션 피하기 위해 금리를 올릴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이다.
지금 각국의 금융시장이 상당히 안정되어 가고 있다. 한국만 해도 2009년 4월초부터 콜금리가 기준금리 이하로 거래되었으며, 그 이후 국내 금융회사들의 유동성 위험이 크게 감소하고 초단기 자금시장이 안정화되었다. 외환시장도 빠르게 안정됐다. 작년 11월에 1,500원대로 급등했던 환율이 올 5월 이후로는 넉 달가량 1,2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외환보유액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작년 11월말 2천5억 달러로 급감하였으나 올해 8월말 2천455억 달러로 늘면서 작년 8월말 수준으로 회복했다.
한편 세계 곳곳에서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올 들어 50% 이상 뛰었다. 그리고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크게 올랐다. 한국만 해도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8월말에 지난해 8월말 대비 2.2%밖에 상승하였지만, 2008년 전국의 집값 상승률이 3.1%를 기록하였으며, 개발호재가 있는 인천 계양구와 경기 의정부는 20%에 가까이 올랐다. 올해 들어 지난 8월말 기준 전국 아파트 시세가 13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의 일부 재건축 아파트는 최근 5개월 사이에 최고 70% 올랐다. 또 연초에 1,100원대로 출발했던 코스피 지수가 현재 1,600원대로 약 40% 정도 올랐다. 기준금리가 2.0%임에도 불구하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31일 현재 4.38%에 달하고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지나치게 풀린 유동성의 폐해가 나타나기 전에 적절한 출구전략을 통해 유동성과 기대 인플레를 관리해야 한다. 그동안 풀었던 유동성을 서서히 거두어들이면서 경제를 연착륙시켜야 한다. 먼저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그동안 사들였던 채권들을 다시 팔아 유동성을 회수하는 한편, 시장에 심한 충격을 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준금리를 소폭 인상해 가며 유동성을 거두어들여야 한다. 그렇게 하여 시장에 유동성을 회수한다는 신호를 주어 자산 가격 버블화 가능성과 기대 인플레이션을 통제해야 한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화폐금융제도의 개혁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비롯하여 미국의 1930년대 대공황, 그리고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근본적으로 모두 무분별한 통화팽창 정책으로 비롯되었다. 이러한 사태들에서 알 수 있듯이 통화팽창으로 거품 붕괴의 과정이 한번 발생하면 그로부터 오는 고통이 매우 클 뿐만 아니라 그것을 수습하는 일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향후 금융위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정부에 의해 화폐가 무분별하게 팽창되는 화폐금융제도를 개혁하여 화폐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새로운 화폐금융제도를 만드는 일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
안재욱 / 경희대학교 대학원장
일본 민주당이 54년 만에 제1당으로 집권해 정권교체를 실현했다. 민주당 집권이 미국이나 한국 등 주변국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민주당 집권으로 일본의 외교정책에 커다란 변혁이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이 있으나, 커다란 변화는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하면서도 대미관계에서 일본의 위상을 제고시키기 위해 전략적 노력을 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유엔 중심 외교·아시아 외교에 비중을 높일 것이다. 또 민주당 정권 실세들이 한국에 우호적이기 때문에 한일 협력은 한층 더 원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
지난 8월 30일 일본 총선에서 민주당은 대승을 거두며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이루어냈다. 총의석 480석(소선거구 300석, 비례구 180석) 가운데, 민주당은 308석, 자민당 119석, 공명당 21석, 공산당 9석, 사민당 7석 등이다. 야당이 제1당으로 등장하며 정권교체를 실현한 것은 일본 전후 정치사에서 54년만이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 국가들은 향후 민주당 정권의 국내정치 운용 및 대외정책의 전개에 대해 매우 관심이 높다.
민주당은 총선 공약, 수뇌부의 기자회견 등을 통하여 대외정책을 밝혔는데, 특히 유엔 중심 외교의 표명에 따른 대미정책과 미·일 동맹, '동아시아 공동체’를 지향한 아시아 중시 정책의 표명과 한국·중국과의 관계 등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향후 일본 국내정치의 전개와 관련, 민주당의 현실적 한계에 대해 주목하면서 냉철하고도 전략적 관점에서 대외정책의 전개를 전망하여야 할 것이다.
일 민주당 집권, 미·일 동맹을 악화시킬 것인가?
자민당 정권은 대미 중시외교와 더불어 미·일 동맹의 강화정책을 추구하였다. 이와 같은 자민당의 대미정책에 대해, 민주당은 8월 30일 총선 정국에서 '대미 추종외교’라고 비판하면서, 정책공약을 통하여 '긴밀하고도 대등한 미·일관계의 구축’의 주창과 함께 미·일간의 예민한 정책현안인 오키나마 기지이전의 수정, 미·일 지위협정의 개정 등을 제시하였다. 또,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8월 30일 총선 직전, 8월 27일 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 전자판에 게재된 칼럼도 미·일 관계에서 미국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였다.
위와 같은 상황을 검토해 볼 때, 일본의 미·일 동맹 중시 정책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지만, 일정 부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할 수 있다. 즉, 민주당 정권은 미·일 동맹 및 미국 중시의 정책기조를 견지하겠지만, 대미관계에서 일본의 위상을 전략적으로 제고시키는 노력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물론, 민주당이 야당에서 여당으로 전환하면서 현실노선에 따라 주요 현안 문제에 대해 정책공약대로 이행하지 않고 유연하게 전략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이미 민주당은 총선 과정에서 현실주의 입장에서 대미 정책노선에 수정을 가하기도 하였다. 민주당은 그동안 반대해 온 해상자위대의 인도양에서의 다국적군 함대에 대한 급유지원 활동의 문제도 8월 30일 총선 공약의 원안과는 달리, 2009년 7월 23일에 당분간 용인할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리고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2009년 8월 31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반미주의자가 아니며 아시아 지역의 미래에 대한 나의 비전은 미국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동년 9월 3일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전화 회담에서는 “미·일 동맹이 기축”임을 강조함과 더불어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미·일 관계의 구축”을 역설하였다.
요컨대, 야당의 여당의 정책에 대한 책임감이 다른 만큼, 민주당 정권도 야당시절에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현실주의 입장에서 미·일 동맹을 외교의 기축으로 하는 정책기조를 견지하면서, 대미관계에서 일본의 위상을 제고시키는 전략적 노력을 전개할 것이다. 아울러, 자민당 정권의 미·일 동맹의 강화에 역점을 둔 대미정책에 비해, 민주당 정권은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유엔 중심 외교, 아시아 외교의 비중을 높일 것이다.
민주당 집권이 한·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
한·일 관계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위기로 확산되면서 중요한 협력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중·일의 협력이 전개되는 가운데 한·일 협력은 양국 정상의 셔틀외교의 활성화에 힘입어 비교적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정치경제환경의 변화 즉, 세계금융경제위기의 도래에 따른 미국 국력의 상대적 약화, 중국·인도의 부상, 미·중 경제·전략 협력의 강화 등 변화가 나타남에 따라 한·일 협력은 양국 정상의 셔틀외교를 중심으로 비교적 원만하게 전개되고 있다.
2009년 6월 28일의 도쿄 한·일정상회담에서는 과거사 문제, 독도문제 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고 갈등을 초래하기 쉬운 민감한 문제는 배제하고, 양국의 실질적 현안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그 결과,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5자 협의의 필요성 공유, 첨단 분야에서 일본측 기술지원을 포함한 협력 강화, 한국 내 부품·소재산업 공단의 일본 기업 진출 지원 요청, 한·일 FTA 교섭 재개 등 양자 간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되었을 뿐 아니라, 기후, 테러, 아프가니스탄 지원 등 글로벌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되었다.
이와 같은 실용주의적 한·일 협력은 민주당이 집권함에 따라, 한층 더 원만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총선 정국에서 주일 외국 언론과의 회견을 통하여 '1995년의 무라야마 담화를 존중하고 계승할 것’을 언급하면서, '총리 및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불참배’를 선언하였고,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민주당의 총선 공약에서도 ▲야스쿠니 산사를 대체할 국립추도시설 설립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처리 ▲영주 외국인의 지방참정권 실현 ▲북한에 의한 납치 및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양호한 한·일관계의 재구축 ▲한·일의 신뢰관계 강화 및 한·중·일의 강력한 신뢰협력관계 구축 등을 제시하면서 과거사 문제의 전향적 태도와 더불어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더욱이, 민주당 정권의 실세인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오카다 가츠야 외무상, 간 나오토 국가전략국 담당상,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 등이 한국에 우호적인 지한파 또는 친한파 정치인이므로, 일본은 아시아 외교의 전개와 더불어 한·일 관계를 중시할 것이다.
일본 외교정책의 현실적 한계와 한국의 전략적 고려
민주당이 집권하면 외교정책에 커다란 변혁이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이 있으나, 적지 않은 현실적 한계가 있다. 첫째, 현재 민주당은 참의원에서 과반수를 점하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안정된 정국운영을 위해 정치 전략적 차원에서 내년 7월의 참의원 선거를 고려하여야 한다. 즉, 정권의 안정적 기반의 강화를 위해 대외전략보다는 경지대책, 고용, 연금, 의료, 복지 등 국내 주요 현안들에 역점을 두고 정치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즉, 민주당이 외교정책에 커다란 변화를 추구할 만큼 정치적 여유가 없다.
둘째, 민주당은 여러 정치적 성향의 계파가 있다. 즉, 자민당을 탈당한 보수 그룹에서 사회당 계열의 진보·좌파 그룹까지 여러 정치적 성향의 계파가 있다. 상황에 따라서 이들 계파 간에 정책노선 차이로 인한 갈등이 초래될 수도 있다. 즉, 민주당이 자민당과의 정치적 마찰을 일으키고, 내부적으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미·일 동맹 문제 등을 쟁점화하기에 한계가 있다.
셋째, 민주당의 압승이 국민들의 민주당의 대외 정책노선의 공감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고이즈미 정권의 개혁정책 후유증인 “격차사회”의 등장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불만, '귀족내각’으로 특징 지워진 아소정권의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정국 운용 등, 국민들의 '자민당의 비판의 고조’ 덕분으로 '반사이익’에 의한 '총선 승리 및 정권교체’이다. 즉, 8월 30일 총선에서 308석의 획득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국민적 지지기반은 견고하지 못하다.
넷째, 미·일 동맹은 미·영 동맹과 함께 미국의 세계전략의 핵심 대외축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미·일 동맹 및 대일 중시 외교를 지속할 것이고, 일본 역시 '미·일 관계의 관계 재조정’을 추구하더라도 대미 중시 및 미·일 동맹의 강화외교를 추구할 것이다.
일본의 대외전략은 정권의 특성에 따라 다소 질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대외전략의 기조는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그다지 차이가 없을 것이다. 대외전략의 기조는 '21세기 국제지도국’을 지향하여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유엔 외교, 아시아 외교에 역점을 두고 전개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은 민주당의 현실적 한계에 주목하면서 냉철하고도 전략적 관점에서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
배정호 /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연구센타 소장
저자소개: 배정호 소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동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는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연구센타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일본의 안보전략과 국가전략’, '아베 정권의 국내정치와 대외전략’, '전환기 동북아국가들의 국내정치와 대외전략’ 외 다수가 있다.
올해 들어 국제기구들이 연이어 발표한 한국의 노사성적표는 F학점에 가까웠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008년 현재 전 세계 134개국 중 13위였다. 하지만 국가경쟁력을 구성하는 13개 항목 중 노동 부문 효율성은 41위에서 84위까지 떨어졌다. 세부 항목 중 노사 간 협력관계는 조사대상국 가운데 131위로 꼴찌에 가깝고, 고용 및 해고관계는 108위, 고용유연성은 92위를 기록했다.
9월 초 세계은행(WB)이 내놓은 국가별 기업환경평가에서도 한국은 지난해보다 4단계 오른 19위로 평가됐지만, 노동 분야 세부 항목에선 가장 낮은 150위에 그쳐 후진국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지난 5월 스위스 국제경영원(IMD)이 발표한 세계경쟁력보고서에선 한국의 노사관계 경쟁력이 56위로 전체 조사대상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노사관계 부문은 다른 부문에 비해 2003년 이래로 6년 연속 최하위로 평가되고 있다.
국가경쟁력이란 경제의 지속성장과 번영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를 말한다. 하지만 기업환경 등은 선진국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에서 노사관계 부문만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오히려 한국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경직된 노동시장의 비효율성과 끊임없이 지속되는 노사 분규 등 투쟁적 노사관계는 한국의 경제발전과 선진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자 고질병이 되고 있다.
출처 : 조선일보 |
77일 만에 극적으로 파업이 철회됐던 쌍용자동차 사태는 노사가 한 치의 양보 없이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 노동시장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쌍용차 노조는 회사 측이 제시한 협상안을 모두 거부한 채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을 강행했다. 대치 상황 속에서 화염방사기, 지게차, 볼트를 사용한 새총 등이 동원돼 임직원을 비롯한 사측과 노측 모두 큰 인명 피해까지 입었다. 이번 불법 파업과 공장 점거로 3000억 원 이상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 또한 노사 대립으로 인한 브랜드가치 손상도 상당하다.
다행히 쌍용차는 파산의 위기를 모면했지만, 많은 업체들은 깊어진 노사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회사 파산으로 이어져 노측과 사측 모두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자동차부품업체인 K사는 지난해 7월 사측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임금동결과 연봉제 도입을 꾀하자 이에 반발해 총파업에 돌입했고, 회사는 직장 폐쇄로 대응했다. 9개월에 걸친 노사갈등은 타협을 보지 못한 채 고유가 등 경제의 어려움까지 가중되며 파산으로 치달았다.
외부세력의 개입은 노사 간의 반목과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개별 기업의 노사와는 아무 관계없는 제3자의 개입은 파업의 장기화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은 산별 노조의 파업에 개입하여 조합원들의 이익은 외면한 채 강경 투쟁을 일삼거나, 폭력 시위를 유도하면서 오히려 노사 간의 합리적인 협상관계 형성을 방해해 왔다. 또한 민주노총은 자신들의 이념투쟁에 노조의 참여를 의무화하는 등 노동현실과 괴리되는 운동을 주도해 조합원들의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노사 간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에서의 비합리적인 관행도 노조가 쉽게 파업을 선택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은 노조와 격렬히 대립하다 매년 적당히 타협을 끝내왔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일단 파업만 끝나면 파업 시기 지급하지 않은 임금을 특별상여금, 격려금 형식으로 주며 노조를 달랬다. 법대로 하겠다며 진행하던 노조에 대한 민, 형사상 손해배상 소송도 어느 틈에 대부분 취하하고 만다. 이러다 보니 노조는 버티면 회사가 요구를 들어준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결국 파업은 빈번히 일어나고 노사 관계는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합리적인 노사관계로 인해 지난 2008년만 해도 총 115건의 노사분규가 발생했고, 53만 6200일의 근로손실이 생겼다.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분규평균 지속일수는 2006년 55.4일, 2007년 33.6일, 2008년 37일로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한국에 유․무형의 피해를 만들고 있고, 결국 한국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핵심 요소로까지 부상했다.
이제라도 투쟁적 노사관계를 합리적이고 상생적인 노사관계로 고쳐나가야 할 때다. 사회가 민주화되고 노동환경도 개선되면서 더 이상 노동자에게 회사가 투쟁 상대로만 여겨지는 시대는 지났다. 노동시장 또한 대립과 투쟁이 아닌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타협을 통한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원하고 있다. 서로 윈-윈 하는 노사관계 정립은 한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금호타이어의 노사협의 타결과정은 노사 간 상생협력의 가능성을 잘 보여준 사례다. 양측은 정리해고와 임금 조정 등 민감한 사안으로 격돌했는데, 노측은 '파업 기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수용하고 사측은 정리해고 방침을 철회하면서 상생의 길을 택한 것이다. 만일 양측이 끝까지 주장을 고수했다면 노사 모두가 피해를 입는 파국을 불렀을 것이다. 법과 원칙의 테두리에서 양보와 배려가 기반 된 타협과 협력 과정은 노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합리적인 결과를 만들어갈 수 있다.
또한 노조들이 자발적으로 민주노총 등으로부터 탈퇴하는 움직임 또한 노사관계의 생산적인 변화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정치, 이념 투쟁에만 매몰되어 있는 민주노총에 대한 반감을 이유로 개별 노조들의 탈퇴가 줄을 잇고 있다. 올해에만 KT노조 등을 비롯해 18개 사업장이 조합원들의 투표를 통해 탈퇴를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노조도 탈퇴 여부에 대한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73.1%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탈퇴를 결정했다. 노조부터 정치적 노조 분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자구적인 노력의 모습은 회사에게도 자극이 될 것이다.
프랑스의 석학 기 소르망은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해 “경직된 노동시장이 한국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며 “많은 외국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는 것은 임금이 높아서가 아니라 노동시장이 복잡하고 노사협상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합리적인 노사관계, 비효율적인 노동 경직성 등이 한국의 노동시장은 물론 잠재적인 경제성장까지도 발목을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최근 들어 노조와 회사 모두 차근차근 일련의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만큼, 언젠가 한국의 노사관계도 A학점을 받을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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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치솟고 있는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2019년까지 30만 호의 주택을 공급하는 부동산 단기 대책을 내놓았다. 장기전세주택과 보금자리주택 등 기존 정책 외에 높이 제한 완화, 용적률 상향 조정 등의 방법을 통해 신규 주택의 공급을 늘리고, 뉴타운이나 재개발 사업 시기를 연장해 수요를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 3사는 접근 방법은 서로 다르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했다. MBC와 SBS는 서울시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특히 KBS는 공급위주의 정책이 투기를 조장한다며 공급정책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했다. - KBS, 공급위주의 정책이 투기 조장 우려 KBS는 <서울시, 주택 30만호 공급…전세 안정 대책> 보도에서 이번 전세값 급등은 “내년까지 서울에서 철거되는 주택은 3만여 가구지만, 신규 공급 물량이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건설산업연구원 소장의 인터뷰를 통해 “용적률 인상이 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히며, 공급위주의 대책이 도심 과밀화를 부추기고 부동산 투기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KBS는 문제의 원인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은 것이 문제라고 밝혀 놓고, 공급 위주의 정책이 투기를 조장한다는 어색한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KBS의 이러한 보도태도는 재개발 정책과 공급정책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시청자들을 혼란시킬 우려가 있다. KBS가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전세대란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 시행된 1가구 1주택 정책으로 인해 시장은 전세 공급을 줄이는 것으로 반응한 것이다. 이 경우 문제의 해법은 당연히 공급위주의 정책이 되어야 한다. 이번에 서울시가 내놓은 정책은 비록 단기적인 대책임에 분명하지만, 공급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적절한 해법임은 분명하다.
한편, MBC는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지방선거를 겨냥한 대책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서울시, 전세난 대책 마련‥재개발 속도 조절> 기사를 보도한 박민주 기자는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의 이번 대책은 “국토해양부 등 중앙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하고, 재개발 조합원들의 반발도 예상돼, 계획대로 추진하기 쉽지 않으며”, 2-3년 후에나 공급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당장은 실효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지난 총선 때 뉴타운 개발 공약에 이어, 지방선거를 겨냥한 장미빛 공약”일 뿐이라며 서울시의 이번 정책이 선거용 정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SBS는 서울시가 공급할 30만 호의 80%가 민간에 의존하고 있어, 효율적으로 공급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을 했다. 박석현 기자는 <'요동치는'전셋값…서울시"30만호 신규공급"> 보도에서 김수현 세종대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 “서민형, 소형 저렴주택이 제대로 공급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서울시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 <서울시 전세 안정 대책 관련 보도 / 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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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란의 원인은 크게 가을철 이사수요의 증가, 주택공급물량의 감소, 재개발. 뉴타운 사업 이주 수요의 증가 등 여러 복합적인 원인들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먼저, 언론의 경우 공급부족을 전세값 폭등의 최대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지난 8월 27일 정부가 발표한 보금자리주택 공급계획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모색되고 있지만, 이는 전세대란의 근본적 원인은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전세대란이 강남지역의 동시다발적인 재건축으로 인한 전세물량 부족에서 시작되어 주변지역으로 확산되며, 결국 이것이 다시 집값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재건축 규제가 많이 풀려 추가 이익에 대한 기대심리가 집주인들의 전세값을 올리려는 심리로 연결되고, 이에 대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역시 강남, 서초, 과천 등의 부동산거품을 인근 서울지역으로 확산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주택가격은 주택의 공급부족에 따른 초과수요의 원인에서 가격상승이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전세의 수요는 일반적인 매매의 수요와는 다른 시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특히 전세수요라는 것은 당장 이사를 가야하는 실수요를 뜻하며, 규제완화 등에 따른 공급물량확대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또한 가을철 전세대란이 실제로 일어날지의 여부도 단정하기는 어렵다. 물론 향후 2~3년 내 주택 수급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있기는 하다. 또한 전세대란과 연관되어 여론 등에서는 전세가격이 급상승하여, 실제 전세수요자가 이를 감당할 바에는 대출을 통하여 주택을 구입하기 위하여 대출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상식적인 차원에서 고가의 전세금을 지불할 바에야 향후의 자본이득의 이점이 있는 매매수요자가 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물론 대출 등에 따른 금융비용의 지불을 감당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서다. 여기서 생각해 볼 문제는 지금의 전세대란이 주택가격의 상승원인으로 과연 순기능적인 면에서인가 이다. 여기서 말하는 순기능적인 면이라는 것은 인근지역의 개발호재, 커뮤니티의 성숙 등을 말한다. 하지만, 지금의 전세대란은 재개발 및 뉴타운 사업에 따른 대규모 이주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중고주택의 부족현상이다. 단지, 일시적인 수요증대현상으로 전세금이 상승할 뿐이다. 재개발 및 뉴타운사업의 완공에 따른 이주로 인하여 중고주택의 재고량은 또 다시 그 전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그렇다면, 결국 전세대란의 원인으로 집값상승을 생각할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매매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세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매매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처럼 보인다. 우리가 주택의 가치를 크게 사용가치와 투자가치로 놓고 생각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세의 경우는 사용가치의 측면에서 목적부동산의 거주기간동안의 주거에 따른 효용을 누리는 것이며, 이에 대한 급부와 반대급부차원에서 전세금과 목적부동산의 공간을 제공받는 교환의 경제이다. 또한 매매의 경우는 사용가치와 투자가치 양자의 측면을 갖고 있다. 사용가치의 측면에서는 계약의 상대방으로부터 매매대금을 통하여 목적부동산을 사용할 수 있는 권능을 부여 받게 된다. 이런면에서는 전세자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수익과 처분의 권능에서 향후의 시장상황변화에 따라 주택가격의 상승기에서는 자본이득을 하락기에서는 자본손실을 얻게 된다. 현재의 주택매매형태에 대한 실증분석결과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상승시킨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이는 주택의 사용가치가 투자가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적인 차원에서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집주인이 여분의 주택을 임대할 경우, 임대될 만한 전세가격에서 주택을 임대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를 기초(기대심리 등의 작용)로 전세가격을 책정하였기에 매매가격의 상승이 결국 전세가격을 상승하게 된다는 결론(이는 토지소유자가 개발업자에게 토지를 매도시, 현 상태에서 팔릴만한 가격에서 매도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 아파트가 모두 건설되었을 경우를 가정하여 인근지역의 신축아파트의 분양가를 기초로 정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러한 집값 상승의 기제를 이해한다면 전세대란의 문제로 인한 주택매매시점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전세가대비 매매비율로 그 지역의 주택가격의 상승여력도 살펴볼 수 있다. 가령, 매매가가 10억인 아파트에 전세가가 2억이라면, 즉 20%의 전세금으로 목적부동산에 거주할 수 있다면, 이 아파트는 앞으로도 주택가격의 상승여력이 있는 것이며, 이와는 반대로 매매가가 5억인 아파트에 전세가가 2.5억이라면, 즉 50%의 전세금으로 목적부동산에 거주할 수 있다면, 이 아파트는 투자가치보다는 사용가치적인 측면에서 주택가격 상승여력이 적다고 볼 수 있다.
전세대란이라는 것은 결국 시장이 만든 결과의 현상이며, 아울러 그 내면에 숨어있는 집값 상승의 기제를 이해한다면 소비자의 입장에서 매매의 시점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주택이라는 상품도 일반 재화와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3년여 간 이렇다 할 책을 내지 않던 그녀가 최근 《그건, 사랑이었네》란 에세이를 발간했다. 이전 작품이 월드비전의 긴급구호활동을 담았기에, 연장선상의 이야기가 더 많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많은 일간지의 한 장에 불과한 짧은 국제면 기사만으로 전 세계 각지에서 겪는 어려움과 고통을 알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재난과 분쟁 현장 등 위험한 곳의 숨은 이야기들을 알기는 더 어렵다. 그래서 한비야의 책은 전 세계의 기아와 고통, 세계시민의 일원으로서 알아야 할 값진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선생님도 되어준다.
이번 책에서는 그녀가 일기를 쓰듯 써내려간 소소한 일상과 감정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하고픈 조언들이 많은 자리를 차지했다. 이미 MBC '무릎팍도사’에서 들은 이야기들도 많이 담겨 있어 마치 재방송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세가 넘은 그녀의 구호활동가로서의 인생은 그 자체로 감동을 주고, 책의 뒤편에 실린 구호현장 리포트는 가슴을 아프게 혹은 뛰게 만들었다.
한비야는 자신이 월드비전에 들어간 해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리카 대기근, 쓰나미에 파키스탄 지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대형 재난이 터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세계의 수많은 재난과 위험 지역에는 어김없이 그녀가 있었다. 그녀가 전하는 구호현장에서의 이야기 속에서 지금까지 잘 알지 못했지만 꼭 알아야 하는 인간의 처참한 상황을 목격할 수 있게 된다.
2005년 10월 그녀가 긴급 구호활동을 펼친 파키스탄은 대지진으로 모든 것이 쑥대밭으로 변한 상황이었다. 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발라코트 근처에서는 주검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도시 전체의 콘크리트 건물들은 모두 빈대떡처럼 폭삭 내려앉았다. 그녀는 6백여 명의 여자 아이들이 수업을 받다가 고스란히 묻혀버려 아무 것도 남지 않은 학교 터도 보았다. 여진 때문에 산악지대에는 인도적인 구호조차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희망을 찾기란 힘들었다.
2007년 9월부터 4개월 간 그녀가 파견근무 한 짐바브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독재자의 해악이었다. 무가베 정부가 물가 안정 대책 일환이라며 실제 거래 가격의 5분의 1 선에서 물가를 동결하는 바람에 시장은 텅 비었고, 거래는 모두 블랙마켓에서 이루어져 물가가 천정부지로 솟았다. 짐바브웨는 수년간 계속된 가뭄과 정치 불안, 물가 폭등 등의 재난까지 겹쳐 수십만 명의 아이들이 기아에 허덕였다. 한비야는 “한 사람의 독재자가 국민들을 얼마나 못살게 굴 수 있는지, 어떻게 나라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해악을 끼치는 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가 “소름 끼치도록 끔찍하고 숨 막힐 정도로 절박한 곳”이라 말하는 아프리카 남부 수단. 2008년 10월 그녀가 찾아갔을 때 남부 수단은 극심한 식수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식수가 없어 동물이 똥오줌을 누는 오염된 노천의 물을 마실 수밖에 없다. 물 자체 뿐만 아니라 물 긷는 데 걸리는 시간도 문제다. 여자 아이들이 왕복 대여섯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걸어 물을 길어 오는 도중 성폭행까지 당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이곳 아이들은 단지 물 때문에 기생충이 살갗을 뚫고 나오고, 눈이 멀거나 성폭행을 당하거나 수인성 질병에 걸려 죽는다.
마지막은 '할례’에 관한 이야기다. 그녀가 할례 피해자들을 위한 보건 의료와 교육 사업을 위해 떠난 소말리아에서 접한 할례의 실체는 충격 그 이상이었다. 여성 할례는 여성의 외부 성기를 잘라내 성적 쾌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남성 우월주의에서 비롯된 신체 훼손 전통이다. 문제는 여성 할례가 특정 지역의 특이한 전통이 아닌 대단히 일반적인 관습이라는 점이다. 15초마다 한 명, 하루에 6천여 명, 한 해에 무려 3백만여 명의 8세에서 10세 사이의 어린 꼬마들이 할례를 받는다.
이 순간에도 전 세계 1억 5천여 명의 여성들이 할례 후유증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지만, 그녀들은 절대 이런 얘기를 입 밖에 꺼내지 않는다. 이것은 준엄한 전통이고, 고통은 전통을 위해 개인이 감수할 운명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한비야는 “아프리카 하면 많은 사람들이 전쟁, 굶주림, 에이즈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런 고통의 밑바닥에는 차마 드러내어 말하지 못하지만 이들의 삶을 뿌리째 흔드는 할례라는 괴물이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힘들고, 어렵고, 처참한 재난 현장에서 한비야는 구호팀장으로서의 헌신적인 노력을 보였다. 파키스탄 대지진에서는 의료팀과 함께 9일 밤낮을 여진의 공포, 거친 음식과 추운 잠자리 등을 견디며 1150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그녀가 먹인 옥수수 가루와 콩가루를 섞은 영양죽은 수단의 아이들을 살렸다. 할례의 피해자로 죽을 고비를 넘겼던 다히로는 손을 잡으며 함께 가슴 아파해주고 울어주는 그녀에게 처음으로 미소를 보냈다. 현지 통역자는 다히로가 이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는 것을 처음 본다고 했다. 한비야는 그녀만의 애정과 헌신으로 전 세계 아픔을 겪는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돌보아 주었다.
전 세계인을 가슴에 품고 사는 그녀의 삶은 특별해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 또한 평범한 사람이라는 듯 다소 부끄러운 첫사랑 이야기도 들려주고, 자신도 가끔은 무기력증에 빠질 때도, 조용한 위로도 받고 싶을 때도 있다고 말한다. 그래도 50대에 세상을 누비고 사람과 함께 하는 그녀가 대단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특별한 그녀에게 길을 묻는 젊은이들이 많다. 그녀는 한마디로 말한다. 젊은이들이여, 세계 시민이 되어라. 그녀는 세계시민을 “세계를 내 무대라고, 세상 사람들을 공동 운명체이자 친구라고 여기며 세계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며,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먼저 세계 시민이 되라고 조언한다. 더불어 눈부신 젊음의 특권을 누리라고 말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도전, 무모하리만치 크고 높은 꿈과 뜨거운 열정을 쏟아 부으라고 말이다. 바로 세계를 위한 일에 말이다.
한비야는 최근 월드비전을 그만두고 유학길에 올랐다. 긴급구호팀 단장이라는 승진도 버리고 또다시 도전과 모험을 시작한 것이다. 이유는 구호를 더 잘하기 위해서란다. 구호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 접목시킬 수 있는 구호 이론을 만드는 것이 그녀의 당면 목표다. 언젠가 그녀는 현장의 경험까지 더해져 사람들의 빈곤과 재난을 해결할 근원적인 처방과 방법론을 들고 올 것이다. 제프리 삭스의 《빈곤의 종말》에 비견할 그녀의 구호개발 서적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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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은 TV 방송 토론이 나은 논객으로 유명하다. 토론에서 그의 화법은 이슈에 대한 대안 제시보다는 주로 비판과 비아냥으로 일관한다.
또 인터넷에서 그는 우파진영 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좌파 진영까지도 비판하고 독설을 퍼붓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일부 사람들은 그의 직설적이고 비판적인 어법에 상당히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의 주장들을 면면히 살펴보면 일관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시기에 따라 그의 주장은 상당히 모순이 있으며, 손바닥 뒤집듯 말을 뒤집은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목 차 1. 진중권은 누구인가? 2. 손바닥 뒤집듯 말을 뒤집어 3. 잘못된 경제학 인식 4. 사민주의가 대안인가? |
도 서 명 | 자본주의 대토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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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 박효종, 김태기, 안종범, 윤창현 |
출 판 사 | 기파랑 |
출판년도 | 2009. 7 |
추 천 인 | 김규영 |
기 타 | 등록일 : 2009-07-31 / 조회수 : 357회 |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미국 금융위기는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우리나라도 코스피 지수가 1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는 등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황 속에 직면해있다. 이러한 현상을 세계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몰락으로 해석하면서 그 원인을 그 동안 정부의 개입보다는 시장 중심으로 운용해온 자유주의 경제, 혹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 그 원인을 찾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번 금융위기의 해법을 과거의 뉴딜정책이나 강력한 정부의 개입에 달렸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은 현재의 시급한 경제위기의 근본적인 해법에 대해 네 명의 전문가가 모여 대담한 내용을 보여준다. 대담자들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한국 경제가 답보상태에 있는 것에 대해 심도 있게 진단했다. 그리고 금융과 재정, 세금과 복지, 노동과 교육 등의 민감하지만 중요한 이슈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전을 제시한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시장의 실패’ 이지, '자유주의 실패’ 는 아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론 사태의 핵심은 신용조건이 낮아서 상환능력이 없을 수도 있는 저소득층에게 주택담보대출을 해준 데 있었다. 게다가 대출채권을 제3의 기관으로 하여금 보증을 서게 하는 미국 금융시장의 구조와 거기서 파생된 금융상품들이 금융위기의 주범이 되었다. 호경기에 주택 가격이 상승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경기가 불황국면으로 접어들고 주택 가격이 하락하자 대출자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현상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회사 채권의 보증을 서주었던 금융기관에도 업체에 환급을 요청하는 쏠림현상이 주가와 경기의 폭락을 가져왔다.
대담자들은 이 과정에서 감시자 역할을 해야 했던 미국 정부의 수수방관을 지목하고, 왜곡된 신자유주의 이념을 비판한다. 그리고 서브프라임론 사태에 대한 문제 원인을 자유주의 모델의 실패라고 비판하는 자에 대해 오히려 서브프라임론은 반자유적이고 반시장적인 온정주의정책이라고 반박한다. 자유주의 모델에 따르면 능력 없는 사람은 담보대출을 받아서 집을 살 수 없는데, 능력이 안 되는 사람에게도 정부가 그냥 대출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 금융위기를 시장경제 자체가 아닌 현 시장 경제 체질의 문제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의 올바른 방향
이번 위기를 계기로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회주의 경제로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대담자들은 이러한 주장이 상당히 위험한 것이라고 말한다. 우선, 자본주의와 자유주의 시장경제는 지금까지 수많은 위기를 거치며 시장 자체적으로 수정되고 보완되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 하에서 인류는 더 많은 발전을 이루어 냈고 부를 창출했다고 말하며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하면 더 나은, 견고한 자본주의 체제를 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정부가 정책을 제시하는 과정에 있어서 포퓰리즘의 유혹을 뿌리치고 일관된 정책을 펼쳐야 되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복지 문제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복지 예산을 단순히 선진국과 비교하여 '적으니 더 늘려야 한다’ 는 식의 해결법이 아니라 현재의 충분한 예산을 예산이 필요한 저소득계층에게 골고루 전달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된다고 한다.
아울러 기업 정책에 있어서도 비정규직법, 금산분리완화법, 각 종 감세 정책에 대해 정부가 좀 더 규제를 풀고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하며, 정부의 재정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사후 평가를 확실히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대담자들은 역설한다.
한국 경제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때
우리나라는 1960년~1970년 대 중화학공업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그 다음에는 반도체 등 신성장 산업을 개발해왔고, 그 다음에는 정보통신과 IT산업으로 통해서 선진국 대열 가까운 지점까지 도약했다. 그러나 대담자들은 이제 차기 성장 동력이 무엇이냐고 자문해보면,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고 한다. 지난 10년 동안 교육의 경쟁력은 이전에 비해서 많이 낮아졌고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 동력의 개발과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 공교육의 혁신과 더불어 창조적인 인재 육성에 좀 더 힘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신생 경제국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과 개인이 합심하고 모든 정책에서 이념을 제외한 탈이념, 탈정치의 실사구시적 정책수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하며 대담을 끝맺는다.
자유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는 자유로운 개인이 각자의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할 수 있으면서 공존할 수 있는 사회적 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작년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치열해지고 있는 자유주의에 대한 편협한 시각과 체제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은 많은 사람들의 불만을 야기하고 현 정부의 정책 시행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자유주의 시스템은 과거에도 문제점을 노출했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점점 견고해지고 있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또한 시장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은 시장경제의 모델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방송, 언론을 통해 접했던 중대 이슈들에 대한 시각을 다시 한 번 정립할 수 있었다. 독자들 또한 자유주의 체제의 올바른 이해는 물론 한국 경제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는 비전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인 : 김규영
목차
제1부_ 글로벌 경제위기와 자본주의
1. 자본주의, 과연 위기인가?
2. 미국 금융위기의 원인
3. 금융, 무엇이 문제였나?
제2부_ 한국 자본주의의 길
1. 금융위기와 정부의 대처
2. 우리 기업의 현재와 미래
3. 또다시 재정으로 해결할 것인가?
4. 복지의 역할
5. 노동문제의 원인과 해결책
6. 공교육의 현재와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