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다 보통 사람들이구요, 처음부터 운동에 뛰어드는 대학 교수가 어디 있겠습니까. 대개는 대학교수는 자기 하고 싶은 공부 하고, 학생들 가르치고 그거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열심히 하면 모든 사람들이 칭찬을 하고 연구비도 주고, 사회적으로 대우해 줍니다. 그러나 이런 운동을 한다고 하면 반 정도의 사람은 힘든일 한다, 라고 격려는 하죠. 뒤에서 어려운 일 할 때는 박수도 치고 그러긴 하지만 또 한 반 정도의 사람은 굉장히 싫은 소리를 합니다. 박수 치더라도 나한테 별로 득 되는게 없어요. 논문이 남는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 그것을 하는 데는 상당히 결단이 필요한 겁니다.
저는 노무현 정권 들어서고 나서 제가 우리나라 교육의 실제를 연구하기 위한 기본적인 교육 데이터 공개를 위해 결단을 내렸습니다. 제가 학업 순수 평가 연구를 하면서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우리 교육 현실과 관련된 아주 체계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많이 만들어 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이 그것을 연구하도록 하고 나아가서는 학교 운영자, 선생님들이 그 데이터를 보고, 그 데이터를 분석하고 우리의 문제점, 장점을 정확히 알고 장점을 더 키워 나갔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었습니다. 그 정보 공개를 내부에서도 꾸준히 제기 했었는데 결국 안 되어서 허락을 안 받고 외부 인사와 연구를 했는데 결국 그것이 법적인 소송을 당하게 되니까 저도 그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이런 정도의 자유도 안 주어지는데 과연 우리 공동체가 계속 발전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 제가 본격적으로 큰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3불 정책 시행 등이 큰 자극제가 됐구요.
2004년부터 NGO준비를 했습니다. 그 전에 그것이 자연스러운 논의 가운데에서 우리사회의 자유로운 토의 과정에서 나온 결론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정부가 정한 것이고, 거기에는 전교조라고 하는 조직이 막강한 힘을 가지고 그것을 강제했던 것입니다. 당시 내가 부임해 갔을 때 그 때 이라크 파병 문제가 나왔었어요.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전교조에서 너무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우려하는 칼럼을 썼는데 그때 그 반향이 굉장히 위협적이었습니다. 주변에 있는 동료 교수들도 전교조한테 찍히면 국물도 없다, 앞으로 조심하는게 좋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그래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돼서 되겠느냐 고민한 끝에 2005년지금 국회의원이 된 조전혁 의원과 제가 손잡고 만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2004년에 조 의원을 소개를 받아서 만났는데 처음에 대화가 잘 안 되었어요. 조 의원은 경제학적 베이스를 가지고 있어서 사고방식이 조금씩 달랐던 것 같아요. 2004년에는 불발로 끝나고 2005년에 학교 현장 선생님들이 찾아와서 교육단체를 만들자는데 생각을 제시했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우리 자교연은 전임으로 일하는 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 사무일에 한정이 됩니다. 실제 회사의 일은 회원님들이 합니다. 회원님들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은 학부모님이시고, 지금 한 3천여명이 계십니다. 학부모님들도 만들어진 조직이 좋은학교 만들기 학부모 모임 등의 구성단체이죠. 연합이 된 것입니다. 저처럼 연구자들로 된 것이 자유교육포럼, 교장선생님들로 된 것이 자유교육 경영포럼, 교사들은 자유교사 연대가 있었는데 자매단체로 자유교원조합을 만드는 데 저희들이 도움을 주기도 하고 했습니다.
5. 교원평가나 교육자치 같은 개념을 주창하시다 보면 다른 교원단체나 교육기관들과 갈등도 심할 것 같습니다. 어떤 갈등이 있고 어떻게 대처하시는지요?
선생님들 연수를 할 목적으로 교육아카데미라고 하는 기구를 만들게 했는데 사실 선생님들하고 융화가 덜 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 조직이 있긴 있는데 아주 소수고 활성화되어있지 않습니다. 대개 초기의 활동 중에 전교조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상당히 많았고 그것은 전교조가 아닌 선생님들 눈에도 자유교육연합에서 하는 것은 학부모, 학생들을 위한 조직이고 교사들과는 맞지 않는다, 교사들로서는 오히려 힘들다고 느낍니다. 교총이나 전교조에 가입하시거나, 교총 전교조도 가입하지 않는 분들도 계십니다.
우리 근대 교육시스템에서는 선생님들이 상당정도의 자율성을 가지고 수요자에 맞추어서 서비스를 개발하고 그에 맞추어서 노력을 하기보다는 학교나 교사에게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맞춥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상호 자유인데 제도가 보장을 했으니 학생들은 배정을 받고, 일정 정도 교육경력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능력 검정을 해서 자격증을 주는 거죠. 한 번 자격증을 받은 것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으니 매우 편합니다. 지금과 같이 모든 것이 보장되어 있는 한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 회원들이 자부심을 가지는 점은, 2006년까지만 해도 감히 전교조가 지향하는 정책이나 가치, 참여정부가 내걸었던 여러 가지 정책들을 비판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금기시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가장 전면에서 그 논리를 비판해서 상대화시켰습니다. 학생 학부모의 교육, 특히 학부모 교육 쪽을 저희들이 주장했고, 그 입장에서 교육 논의를 본격적으로 교육 당론으로 형성시켜 간 공로는 있다고 봅니다. 그 전에도 수요자 중심 교육이라는 말은 있었지만 그것이 사실 후퇴되었습니다. 그래서 전교조가 상당히 권력화되어 있었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전교조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정면에서 얘기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는데, 그것을 비판해서 오히려 이제 그것이 소수가 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MB정부의 교육정책 만들기에 저나 우리 회원들이 많이 참여했었고 단체 활동이 많이 관여되었습니다.
6. 자교연의 살림 규모는 어떻습니까? 인원, 예산 등. 재원은 주로 어떤 방법으로 조달하시는지요?
사실 재정적으로 우리 자교연 같은 경우는 돈이 많이 드는 구조가 아닙니다. 재원은 회원들의 회비수입이고, 그 이외에는 대개 제가 프로젝트를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 자체가 돈이 많이 드는 일이 없어요. 사무실 자체가 작고 직원도 두 명정도 있구요. 주로 하는 것도 정책세미나 등이므로 돈이 많이 들지 않습니다.
1년 예산 전체 하면 다 합쳐서 1억 정도 됩니다. 작은 돈으로 큰 효과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사실 지금 학부모들의 단체를 좀 더 조직화해야 균형이 맞아 들어갈 것입니다. 특히 아이들의 교육 전체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지혜롭고 수준이 높아져야만 합니다. 현재 우리 지역사회나 가정의 학부모님들이 교육열을 많이 상실했어요. 결국은 학부모님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야 합니다.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 등 참여하면서 공부해 나가는 게, 스스로 뭔가 하면서 깨달아 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 활동을 좀 더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했으면 합니다. 좋은학교 인증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학교 줄세우기가 아니라 여러 가지 부문별 좋은 학교를 선정하는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교육 소비자 운동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인데 같은 차원에서 좋은 교사 인증, 좋은 교장선생님 인정, 교재 인정, 학원 등을 분류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교연의 비전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최고의 교육 선진국이 되는 것, 또 하나는 지식 기반의 사회이고 교육과 지식의 생산과 활용이 관련 깊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지식 강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시민정신이 덜 성숙된 부분이 있습니다. 글로벌 민주 시민의 요람이 될 수 있는 나라로 한국을 만들어가는 기본조건을 하나씩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해야 하는 과제는 평준화 제도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교육할 자유, 교육받을 자유가 확립되고 자유가 확립되는 가운데서 양쪽간의 책임의식이 생길 것입니다.
8. 마지막으로 우리의 교육 현실에 대해서 전하고 싶은 말씀을 해 주세요.
우리나라의 시민정신 중에 권리 부분이 굉장히 강조가 되어있는 반면 의무나 책임 부분은 상당히 소홀해져 있습니다. 사회 교과서에서조차 책임과 의무 부분은 빠져 있습니다. 이것은 균형이 맞춰져야 한다고 의견을 냈지만 크게 반영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의무를 다 했을 때 권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4대 의무, 3대 의무 이전에 더 기본적인 것이 준법입니다. 책임 부분은 의무와는 또 다른 차원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자유주의를 지향하고 있고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자유주의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인데 저는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아직은 인식이 불완전할지 모르겠지만 개인의 자유가 정부로 수렴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내가 사회적인 존재로서 공동체에 대한 책임 부분을 자각하여 나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교육을 통해서 길러져야겠다, 자유가 기본이 되면서 의무를 다하고 자기의 책임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교육문화를 만드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지식뿐만 아니라 의식과 태도를 다루는 과정인데 그것을 위해 오랜 기간과 노력이 필요하실 것 같습니다. 자유교육연합이 목적을 다하고 나면 한국이 최고의 선진국이 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열정적인 인터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