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예산 총액은 291조 8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7조 3천억 원, 2.5% 늘어난 규모이다. 복지예산, 외교와 통일 분야 등의 지출은 늘었고 사회간접시설 투자나 교육 예산 등은 지난해 수준이거나 소폭 줄었다. 3사 모두 복지예산이 늘어난 것에 주목했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달랐다. MBC는 복지예산은 늘었지만 국가채무가 증가되어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KBS는 예산안이 재정적자의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으며 SBS는 복지예산이 역대 최고임을 강조했다.

-MBC, "재정건전성 문제있어..."

MBC는 <내년 예산 292조 원‥국가채무 207조, 나라 빚↑> 보도를 통해 예산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복지 분야가 81조원으로 올해보다 8.6%나 증가했으나 증가액의 대부분은 보금자리 주택과 공적연금 등이 차지하고 있어 “핵심복지사업의 예산은 별로 늘어나지 않았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국가채무는 세출이 세입보다 늘어남에 따라 올해보다 41조 원 늘어난 407조 원에 이를 것이며 증가속도 역시 빨라 재정건전성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KDI의 고영선 박사의 인터뷰를 통해 “장기적으로 연금이나 고령화 관련 지출이 늘어날 것이어서 훨씬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 예산, 최대쟁점과 이색사업은?> 보도를 통해서 최대쟁점인 4대강 사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며 정부 예산을 떠넘겨 공기업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올해 8천억 원이 투입된 4대강 살리기의 예산이 내년에는 6조 7천억 원으로 늘어나는 점을 강조하며 “4대강 살리기를 제외한 사회간접자본 예산은 상대적으로 줄었다”고 비판했다.

-KBS, “내년 예산안, 근본 대책되기 어려워..”

KBS는 <내년 정부 예산안 291조 8천억 원 확정> 보도를 통해 예산안이 무엇보다 복지에 초점을 두었고 류성걸 재정부 예산실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복지 분야가 “전체 총지출 대비해서 27.8% 비중을 차지하고 이 비중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히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이번 예산안을 “나라 빚은 가급적 늘리지 않으면서 경기부양을 하기 위한 편성”이라고 보았으나 내년 수입은 올해보다 줄어 내년도 적자 재정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한양대 경제금융학부의 이영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 “늘어나는 부분은 조세수입이 아니고, 세외 수입과 부담금 수입 정도. 그 부분은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SBS, “복지예산, 저소득층 자활 지원”

SBS는 <내년 나라살림 291조 8천억…복지 '역대 최대'>에서 내년도 예산안에서 취약계층의 생활안정과 보육지원 등을 위한 복지예산이 역대 최대인 81조 원으로 8.6%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내년 예산안은 “전반적으로 긴축 기조지만 저소득층의 자활을 지원”하는데 예산 배정을 늘렸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의 안순권 연구위원의 인터뷰를 통해 예산안이 “상당히 낙관적인 전망으로 재정부문에서도 출구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나라경제는 지출을 줄여 재정수지를 개선하고, 민간분야의 투자와 소비를 살려 경기를 회복시켜야 하는 과제를 갖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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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기를 앞두고 대풍으로 쌀값 폭락이 예상되자, 일부 농민들이 논을 갈아엎는 시위를 했다.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쌀값 안정정책을 내놓으며 잇달아 황당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쌀값 안정정책으로 혜택을 입는 농가는 빈농보다는 부농이나 대농이다. 빈농은 경작지가 작아 별로 혜택을 보지 못한 반면 대체로 시장에 쌀을 내다 파는 사람들은 부농이나 대농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한다면 농업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모든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 그러므로 쌀의 수요 공급은 시장에 맡겨야하며, 부득이 할 경우 쌀 수요촉진보다는 공급조절을 해야 하며 농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쌀이 남는다고 아우성이다. 쌀값이 떨어진다고 본격적인 햅쌀 수확기를 앞두고 일부이긴 하나 농민들이 논을 갈아엎는 시위를 했다. 이에 기다렸다는 듯이 정부는 참으로 황당한 정책들을 쏟아 내고 있다. 정책당국은 쌀시장을 두고 시장경제질서를 근본적으로 교란시키는 정책을 앞장서 계속 쏟아내고 있다. 불가능한 것을 추구하고 바람직하지 않는 것을 국민의 혈세를 사용하며 추구하려 한다.

불가능한 것을 추구하는 정부

먼저 최근 정책당국자들의 쌀값 하락에 대한 인식과 정책방향을 살펴보자. “사상 최대의 풍년까지 들었습니다. 정부는 쌀 수매를 늘려서라도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사실 근본적인 대책은 쌀 소비를 늘리는 것입니다.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가루를 소비를 줄이고 쌀 소비를 늘린다면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사실 건강에도 좋지 않겠습니까.”

이상은 이명박 대통령님이 대국민 추석인사 라디오 연설에서 쌀과 관련하여 말씀하신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산지 쌀값이 지난해 수확기에 높게 형성됐다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농업인이 체감하는 쌀값 하락폭이 매우 크다”며 "수확기 매입물량을 대풍작이었던 지난해의 247만 톤보다 23만 톤이 늘어난 270만 톤 이상을 매입해 산지 유통업체의 매입 심리를 살리고, 농가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농가에서 출하하려는 쌀이 최대한 매입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0월 1일부터 시·군에 '벼 매입 지원센터'를 운영해 부당하게 매입을 기피하는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에 매입자금 지원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고 1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한 정부의 벼 매입자금 지원 금리를 2%에서 무이자(0%)로 인하할 계획이라 한다. 이어 10월 1일 서울시내 설렁탕 전문음식점에서 「쌀 국수사리를 넣은 설렁탕 시식회」를 가졌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일을 자기의 책임아래 열심히 함으로써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간다. 근로자든 중소상인이든 수출업자든 내수업자든 모두 시장에서 생산자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재화와 용역을 제공하고 경쟁이라는 과정을 거처 최후의 승리자가 결정된다. 물론 이 과정은 언제나 당사자들로서는 사활이 걸려있는 결전의 장이다. 시장에서의 승리와 패배는 전적으로 자신의 노력의 결과이지 행운도 아니고 더더욱 정부가 승자나 패자를 결정해서도 안 되며 할 수도 없다.

쌀값 안정정책은 빈농보다는 부농과 대농이 이익 향유

모든 재화의 가격은 수요·공급을 통해 시장에서 결정되며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당해가격은 떨어지는 것이 극히 자연스러우며 당연히 떨어져야만 초과공급에 따른 잉여가 해소된다. 지난해 같으면 벌써 소비됐어야할 재고 쌀이 창고에 쌓여있는바 전국적으로는 40만 톤이 넘는다고 한다. 여기에다 올해 수확되는 쌀까지 창고에 쌓이게 되면 그야말로 쌀이 넘쳐날 판이다. 쌀이라고 해서 수급과정에서 가격 등락이 있어서는 왜 안 된다는 것인가? 가격이 하락해야만 더 소비되어 쌀의 재고가 쌓이지 않게 된다. 그런데 정부는 막무가내로 쌀값을 높이 유지하려고만 한다.

정부가 시장과정에 인위적으로 개입하게 되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도움을 받는 사람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피해를 입게 된다. 세상엔 공짜가 절대로 없다. 국민의 귀중한 혈세가 낭비되며, 관련 산업의 경쟁력이 더 저하되며, 국가 전체로 소득분배 형평성에 오히려 문제가 야기된다.

정부의 쌀 가격 지지정책은 빈농에게는 혜택이 없으며 부농과 대농만 혜택을 향유한다. 빈농은 경작면적이 작아 농사를 적게 짓기 때문에 수확량도 한정되어 있어 혜택을 별로 누리지 못한다. 반면 부농이나 대농은 경작 면적이 넓어 농사를 많이 짓기 때문에 시장에 공급하는 쌀의 대부분은 이들이 판 것이다. 그러므로 대농이므로 대부분의 혜택은 부농과 대농이 향유하고 빈농에서 부농으로 소득재분배가 이루어진다.

농민은 농업에 종사하는 사업자이다. 우선 쌀 생산자 농민에게 우리나라의 모든 다른 업종의 사업자 그리고 쌀 소비자가 던지고 싶은 질문이 있다. 그것은 "왜 당신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소득을 창출하려 하기보다는 정치를 이용해 소득보장을 도모하려 하는가?"이다. 어느 일반 사업자가 자신의 제품이 과잉 생산되었다고 자신의 제품파기를 시위를 통해 과시하고 때론 걸핏하면 사업과는 무관한 고속도로와 도심거리를 마비시키는가? 자신의 생계의 어려움 때문에 모두가 시위를 한다고 하면 수많은 실업자, 도시의 빈민, 영세사업자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부가가치세 납세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엔 법인사업자가 40만, 일반사업자가 215만, 간이사업자가 160만 하여 도합 415만의 사업자가 있다. 2007년 현재 쌀 전업농가는 78,808호이다. 2007년 농림어업 종사자는 130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5.8%이다. 산업구조상 전체 생산에서 농업생산이 점하는 비중은 2007년에 2.7%에 불과하다. 농림예산의 규모는 2008년도에 15조 9,240억 원으로 정부예산의 6.2%이다. 사실 농업과 농촌은 그 경제적 비중에 비해 정치적 힘이 지나치게 비대하며 그 결과 정부지원도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97.3%의 국민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려면 농업인들은 스스로 국민에게 그 정당성을 납득시켜야 하지 떼쓰고 정치권을 협박해서야 되겠는가?

수요촉진보다는 공급조절이 더 효과적

쌀을 남아돌게 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한 정부는 남아도는 쌀 처분을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군장병들에게 쌀 케이크 전달, 밀가루에서 쌀로 대체가 손쉽게 가능한 품목인 고추장, 떡볶이 떡 등에 쌀 사용 확대 유도, 쌀자장면, 쌀국수, 쌀빵 등의 급식, 아침밥 먹기 운동, 북한 및 동남아 지원 등등이다. 쌀 소비 촉진책에서도 정부는 돈키호테식이다. 식단의 내용을 어떻게 짜느냐 하는 것은 개개인의 결정사항이지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쌀과 밀가루 중 어느 것을 재료로 사용할 것인가는 원료의 가격과 제품의 질을 기준으로 사업자가 결정할 일이지 정부가 지시하고 지원할 사항이 아니지 않는가?

2008년 현재 쌀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농가의 경우 122.5kg, 비농가의 경우72.4kg, 전체로 평균 75.8kg이다. 1970년 1인당 쌀 소비량이 136.4kg 이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소비감소이다. 쌀 수매실적을 살펴보면 수매량이 생산량에서 점하는 비중이 2007년에 9.4%이었고 쌀 자급률은 95.8%이었다. 막걸리, 과자 등을 만드는 가공용 쌀 가격을 kg당 1,446원에서 950원으로 약 34% 인위적으로 내린단다. 이 과정에서도 결국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농촌의 인구구조나 해외여건 등을 감안하면 정부의 정책은 수요측면보다는 공급측면에서 우선 접근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쌀 소비 감소 추세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쌀 소비 촉진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우리 사회 전반에 쌀 먹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캠페인을 아무리 벌려봐야 왜곡만 초래되고 비용만 야기되고 그 결과는 미미할 것이다. 쌀 시장을 개방하고 수입쌀에 낮은 관세를 부과하여 쌀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경우에만 가계용 그리고 산업용 소비가 다소 상승할 것이다.

쌀의 수요에 맞추어 공급을 시장에 맡긴다면 쌀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쌀의 공급이 증가한다면, 쌀 가격은 하락하고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반면, 공급이 감소한다면 쌀 가격은 상승하고 소비는 줄어들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는 농민들의 비난을 정부와 정치인들이 감수해야만 한다.

이것이 어려울 경우 차선책으로 쌀 수요에 맞추어 적절한 공급 조절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출하량을 조절하는 것과 중기적으로 생산 규모를 조절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쌀 생산자들은 공동브랜드와 공동출하를 통해 시장교섭력을 높여나가고, 농협의 계약재배나 출하약정사업에 참여하여 출하량을 조절하도록 하며, 관습적으로 쌀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을 예견하면서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생산 규모와 출하량을 조절하는 합리적인 생산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2004년 WTO 쌀 협상 시 최소시장접근(MMA)물량 의무수입 합의에 따라 올해도 불합리하게 외국산 쌀을 수입해야 하는데 2005년 22.5만 톤에서 2009년 30.7만 톤으로 매년 약 2만 톤씩 증량된 물량을 수입하고 있다. 수입된 MMA 중 밥쌀용 쌀은 공매를 통해 판매되는바 2005~2007년도 분은 전량 판매되었으며 2008년도 분의 판매가 현재 진행 중이라 한다. 그동안 계속 논의만 되어온 쌀의 조기 관세화에 대해 이제는 결단을 내려 의무수입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농업정책과 농촌정책을 분리해서 접근해야

쌀은 생산에 긴 시간을 요하고 국민 모두가 소비하므로 국방과 관련하여서도 매우 중요하므로, 다른 상품과 다르게 특별히 취급되어야 한다는 소위 식량안보론이 쌀에 대한 합리적 논의를 계속 가로막고 있다. 쌀이 갖는 국방상 또는 국민소비형태상의 특수성 때문에 가격이 통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이는 우리가 소비하는 거의 모든 상품이 나름대로의 특수성을 갖고 있어 쌀과 같은 정도로 생활에 필요불가결하며 또한 국방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쌀이 다른 상품보다 우리 생활에 더 중요하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다른 상품보다 쌀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겠다는 의지와 쌀값의 가격이 더 안정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반영하는 것이지, 쌀값이 정부에 의해 임의적으로 높이 규제되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농업정책과 농촌정책을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 한계농업인들을 국민의 세금으로 먹여 살려가는 한편 소비자들이 식품을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는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 우리와 후손을 위해서 농촌을 살기 좋은 환경으로 가꾸는 것은 꼭 필요하다. 쌀이든 다른 농산물이든 생산성이나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우위가 있으면 지키되 그렇지 않으면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농민과 국민 모두에 좋다. 어느 산업에도 부침은 있게 마련이다. 농업이 진정한 산업으로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려면 스스로 구조조정을 하고 식품산업과 연계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

최 광 /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

저자소개: 최 광 교수는 미국 메릴랜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회예산정책처 처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정부’, '국가 번영을 위한 근본적 세제개혁 방안’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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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시민논객 2009. 10. 12. 09:00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한 해가 지났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그 원인과 대책을 가지고 세계 수많은 전문가와 정치인들의 다양한 견해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지만, 여전히 전 세게는 그 폭풍에서 불안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심지어 신자유주의와 자유시장의 실패를 주장하며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와 한계점을 지적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기의 시작은 서브프라임 모기지1)에서 시작하였다. 미국 정부의 가장 큰 정책 중 하나인 주택보급률 확대로 정부에 의해 세워진 페니매(연방주택저당공사)와 프레드맥(연방주택담보대출회사)이 존재한다. 이 모기지 전문회사들은 정부보증기관으로 ABS의 한 형태인 MBS2)로 모지기에 대한 매입을 한 뒤, 이 MBS를 다시 CDO3)라는 파생금융상품의 형태로 잘게 분화하여 세계 각국으로 판매한다. 투자은행으로부터 CDO를 사들인 기관투자가와 헤지펀드는 이것의 부도 가능성에 대비해 신용부도스화프4)를 주문한다. 이 구조에서 알 수 있듯이 만약 모기지 대출을 받은 가계가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이것은 금융업계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문제는 2006년 이후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금리가 급등하자,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이 채무 변제를 포기하면서 시작되었다. 서브프라임 대출이 많았던 수많은 상업은행들의 손실이 엄청나게 늘어났고, 결국 2008년 9월 15일 미국 투자은행 중 4위인 리먼브러더스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로 인해 파산보호를 신청함으로써 이로 인해 금융위기가 본격화되었다. 이는 전 세계 증시를 폭락시켰고, 곧바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었다. 또한 금융거래가 전 세계적으로 얽혀져 있었기 때문에 유럽뿐만 아니라 신흥경제에도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주며 부실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되었다.


<자료출처: 디지털타임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시중의 유동성과 신용경색 해소 그리고 신뢰회복을 위한 금융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특히 금융기관의 부실이 심화되자 미국의 중앙은행과 재무성은 시장의 자정 능력에 대해 신뢰를 잃어, 대공항 이후 가장 대대적인 M&A를 주선하고 구제금융을 제공하여 이들 금융기관의 도산을 막고 구조조정을 도모하는 등 새로운 규제정책을 지속적으로 펴나가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금융위기에 대한 회복세가 둔화되면서 새로운 규제가 또 다른 규제를 낳으며 생존을 위한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사람들의 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이를 보완하고자 하는 수많은 대응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신자유주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케인즈식 부양책이 세계 각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은 “금융시스템은 크게 성장한 데 반해 규제가 이에 걸맞게 확대되지 않자 대규모 현대판 뱅크런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금융위기가 일어났을 때 구제의 대상이 되는 무언가는 위기가 없을 때엔 반드시 규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또한 금융세계화를 다루기 위해 장기적으로 국제적 자본 흐름을 규제해야 한다.5)”며 시장을 축소하고 정부의 역할을 다시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왜 시장의 탓으로 돌리는 것인가! 수많은 원인들이 분석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지만 무엇보다 경제 흐름의 인센티브 문제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정부가 도와줄 거라는 인식 속에서 비록 위기에 봉착하더라도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인센티브가 없었으며, 이는 수많은 회사의 몰락을 야기하게 되었고 결국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발생시켰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정부 간섭에 의해 운영되는 금융시장과 금융기관의 시스템이 위기의 원인이다. 따라서 불행을 초래한 원인으로 이를 치유하려고 하지 말고, 시장의 힘을 신뢰하고 효율적으로 시장이 다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1)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담보장기대출을 말한다.
2) 모기지유동화증권(Mortgage Backed Security): 은행의 모기지들은 매입한 뒤 이들을 묶어 새로운 채권을 만드는 데 이 채권을 MBS라 하며, 이런 기법을 증권화(securitization)라고 한다.
3) 부채담보부증권(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자산유동화채권(ABS)의 일종으로서 일정한 현금 수입이 보장되어 있는 여러 가지 고정수입자산들을 담보로 발행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4) 신용부도스와프(Credit Default Swap, CDS): 기업의 파산 위험 자체를 사고팔 수 있는 파생금융상품으로 신용부도스와프 구매자가 그의 판매자에게 매년 일정 금액(프리미엄)을 지급하고 그 반대 급부로 기초증권이 파산하면 기초증권의 액면가를 지급받는 일종의 보험상품을 말한다.
5) 폴 크루그먼, 「불황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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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총리의 선전을 기대하며…

말 많고 탈 많았던 정운찬 총리 청문회가 끝났다. 청문회로 낙마했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대통령의 지명부터 국회인준까지 이렇게 시끄럽던 총리는 내 기억에 없다. 잠재적인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가 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로 지명된 것은 일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충청권 출신이고 그 메리트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충청권 야당인 자유 선진당과 1야당인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세종시 추진안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더욱 논란이 커졌다.


나 개인적으로는 잠재적 야당인사가 현 정부에서 일을 한다는 것에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자리 때문에 정총리가 소신을 버렸다는 일부의 평가에도 동의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정부에 그렇게 사람이 없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아무튼 이러한 의구심을 뒤로 하고 정운찬 씨는 총리가 되었다. 야당에서는 국정감사 등을 통해 정 총리의 발목을 잡으려고 하지만, 이제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총리직 수행에 대한 평가이다.

그 중 언론과 국민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세종시 추진 안이다. 특별법에 따라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려는 세종시의 원안은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중앙행정기관 9부2처2청과 첨단지식기반, 그리고 의료복지 시설을 조성하는 국책사업’이다. 그런데 이것에 정 총리 등이 반대 입장을 내세워 앞으로의 진행이 흥미롭다.

필자 역시 세종시 계획안은 수정되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다 알듯이 세종시의 원안(原案)은 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移轉)’이었다. 이것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을 받아 고치고 고친 것이 지금의 누더기 계획안이다. 그러나 행정수도 안(案)에서부터 현재의 안 모두 포퓰리즘에 기초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하는 것을 우리는 안다. 기업에 비해 정부 조직은 비효율적이고 공무원들은 무사 안일주의에 빠져있다고 비난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부처가 두 곳으로 떨어져 있는 것은 국가적인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장차관이 회의를 하면 단순히 몇 사람이 모이는 것이 아니다. 장관들을 수행하는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들이 할 일이 단 그것뿐일까? 아무리 정보통신이 발달해 있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는 직접 대면하여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 삼성의 여러 계열사들이 왜 서초동 삼성 본사에 굳이 모여 있는지 여기서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세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족기능이 있는가 없는 가이다. 이것은 단지 행정부 몇 개 이전한다고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세종시가 자족적인 도시가 되고 개발이 덜 된 충청 지역 세종시 개발의 파급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행히 정부에서는 정운찬 총리를 중심으로 연말까지 '경제특구 지정과 과학비즈니스벨트’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의 비대화와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 점에서 세종시 건설의 당위성은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충청지역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이라는 더 큰 공동체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정부의 효율성과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충청도 역시 더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정부 부처 일부 이전이라는 명목보다는 실리를 얻는 방향으로 세종시가 건설되었으면 하는 이유이다.

시작이 잘못되었으면 정부 정책이라 하더라도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과 약속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이 이해한다면 그 약속은 바꿔도 된다. 생각의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개방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토론을 하고 설득하면 될 것이다. 광우병 사태처럼 선동에 놀아나지 말고 합리적인 결과물을 얻기 바라기 때문이다.

정운찬 총리 임명 과정에서 많이 시끄러웠다. 그래서 큰 기대 또한 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 정부의 2기 내각인 정운찬 총리 체제가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 그것이 우리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 첫째가 세종시 건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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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참여정부의 대지임대부 분양주택과 환매조건부 분양주택, 그리고 실용정부의 대선공약의 지분형주택은 모두 저렴한 비용으로 주택을 건설하여 서민에게 값 싼 주택을 공급해주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였던 것이다. 물론 재산권을 인정해주지 않은 불완전상품이기에 이들 제도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저렴한 비용으로 주택을 건설하여 공급한다는 가을 부동산시장의 최대 화두는 단연 '보금자리주택’이다. 보금자리주택이란, 기존 가격보다 15% 내외 인하한 분양가로 공공부문이 직접 건설해 공급하는 주택이다. 수도권 인근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건설하기 때문에 입지조건도 좋다. 정부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10년 동안 주택공사·지방공사 등을 통해 150만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건설한다. 이 중 70만가구는 중소형(전용면적 85㎡ 이하) 분양주택으로 선보이고 나머지 80만 가구는 임대주택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00만가구, 지방 50만가구를 공급한다. 또한 11월부터 보금자리주택에 한하여 사전예약제가 처음 실시된다.

* 사전예약제

-본 청약에 앞서 인터넷으로 사전예약을 받은 뒤 예비당첨자를 선정하는 제도다. 주공 등은 사전예약을 위해 보금자리주택 지구계획 승인을 받은 단지를 여러 개 묶어 개략설계도와 평형, 입지조건, 예상 분양가, 본 청약 시기, 입주 예정월일을 공개한다. 지금의 청약시점보다 1년여를 앞당길 수 있다. 사전예약자는 입주시기, 분양가, 입지 등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사전예약 당첨자에게는 예약 포기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본 청약의 당첨자 자격이 주어진다. 사전예약 대상 물량은 보금자리주택의 80%에 이른다. 사전예약은 '보금자리주택특별법’상 주택지구계획 승인단계에서 시행되기 때문에 공급물량이 확정되는 주택건설사업 승인단계에서 최종 물량이 축소될 경우를 대비해 20%를 예비로 남긴 것이다.

* 사전예약대상

-무주택자로 기존 청약저축 가입자나 오는 5월 선보이는 주택청약종합주택 가입자다. 분양 희망자는 선호하는 단지를 1~3지망까지 고를 수 있다. 주공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신청하면 '해당 지역거주 우선>지망>순위’를 기준으로 예약 당첨자를 선정한다. 먼저 지역 우선을 기준으로 각 지역별로 사전예약 물량을 배정하고 각 지망에 따라 순차적으로 현재 청약저축 입주자 선정기준을 적용해 예약당첨자를 뽑는다. 청약저축 납입 횟수가 많을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무주택 세대주 요건은 본 청약시 다시 심사한다.

(자료 : 국토해양부)

모든 주택 구입 계획을 뒤로하고 보금자리주택 청약에 열성을 올리고 있는 현실이다. 서울 등지로 출·퇴근 여건이 양호한 곳의 그린벨트지역을 풀어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보니, 신규분양자에게는 거의 로또나 다름없는 자산증식의 호재이다. 더구나 보금자리주택 공급예정지의 시장 환경이나 추후의 개발호재가 향후의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으니 이는 더할 나위 없는 매력적 투자대안이다. 그린벨트 해제의 주된 이유는 서민의 주거안정에 목적을 두어 입지 등의 여러 면에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려는 정부의 의도이지만, 시간이 점 차 지나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용도가 변경되어, 결국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 것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나 서울 은평뉴타운의 경우 대규모로 국민임대주택을 짓겠다며 그린벨트를 해제하였다. 경기 남양주 별내지구나 곧 분양 예정인 경기 고양 삼송지구 등도 모두 서민주택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한 곳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는 대대적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공급되고 있고 당초 예상보다 주택가격이 급등했다.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사업비가 얼마나 필요한지는 아직 누구도 명확히 알 수 없다. 보상가 책정액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예측이 어렵고 보상과정에서 각종 민원, 분쟁 등으로 사업이 지연된다면 사업비는 기대 이상으로 많이 들고 택지비는 훨씬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를 시세의 50∼70% 수준으로 책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2012년까지 60만가구의 보금자리주택 공급계획에 대한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보금자리주택 공급계획이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완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여기서 짚어 볼 문제는 주택가격의 결정구조이다. 보금자리 주택의 최대 관건은 분양가격의 결정구조이다. 우리가 늘 여론에서 말하는 로또식 주택당첨제도(초기분양자에게 개발이익이 귀속되는 현상)는 주택건설에 따른 개발이익 기제를 이해하면 된다. 주택개발사업의 개발이익 기제는 손재영(2008)1)을 참고하여 설명한다. 여기서 주택건설의 개발이익이란 주택건설 원가(최소한의 택지개발비와 주택건축비의 합)와 인근 유사 주택가격 간의 차액으로 정의되는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당첨만 되면 초기분양자에게 모든 개발이익이 귀속된다는 점(낮은 분양가 대비 인근지역 중고주택의 분양가의 차이)이다. 개발이익의 원천은 토지이다. 토지개발과 주택건설에 수반되는 토목 또는 건축공사 자체는 같은 돈을 내고 얼마든지 같은 공사를 재현할 수 있기에 개발이익의 원천이 되기는 어렵다. 주택을 지을 수 없던 토지 용도를 바꾸어 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규제의 변경(그린벨트 해제지역의 주택건설)이나 인근 유사주택 가격을 높이는 공공 투자사업(인프라 시설의 정비 등)이 가장 중요한 개발이익의 발생 요인이다. 보금자리 주택의 경우는 규제의 변경에 따른 개발이익의 발생이다. 택지개발이나 주택건설에서 개발이익이 장기간 존속할 수 있는 이유는 택지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거꾸로 개발이익의 존재는 택지공급의 부족을 반영한다. 만약 택지개발 및 공급에 문제가 없다면, 기업들은 개발이익이 존재하는 한 토지를 개발하여 주택을 건설할 것이고 공급증가에 따라 주택가격이 낮아질 것이다. 제약이 없는 한 이러한 주택가격의 하락은 개발이익이 없는 수준까지 진행된다. 개발이익의 원천이 토지라면, 주택의 가격도 (토지가치 + 건축물 가치)로 분해되며, 모든 개발이익은 토지가치에 포함시켜서 보아야 한다. 현행 보금자리 주택도 토지비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가가 핵심적인 사항이다. 개발이익이 규제의 변경이나 인근 공공투자 사업 등의 요인에 의해 발생되므로, 그 권한을 가진 정부가 이를 환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전매제한 기간의 확장이나 개발이익환수제의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1990년대 토지초과이득세 및 개발부담금제의 운영경험이나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개발이익의 환수 자체는 어렵다. 그 한 가지 원인은 개발이익을 평가하는 두 시점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등과 같은 기술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개발이익 환수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일반 자본이득 환수제도로서 양도소득세 등이 존재하고 있는데, 왜 미실현 상태에서 부정확할 수밖에 없는 평가에 기초하여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다(김정호, 1994; 손재영, 1995). 토지개발 및 주택건설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누가 얼마만큼 차지할 것인가는 많은 부분 정책적인 선택의 문제이다. 다만, 그 배분이 장기적으로 주택정책 목표, 더 나아가서는 국민적 이익에 부합하여야 함은 당연한 사실이다. 수분양자에게 개발이익을 많이 돌아가게 한다면 중산층 형성을 통해 사회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인 반면, 분양가와 기존주택 가격간의 격차가 클수록 주택청약이 과열된다. 주택사업자들이 보다 많은 이익을 본다면(정부의 보금자리 주택공급으로 공익의 가치가 증가된다면) 주택의 양과 질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지만, 주택분양가 상승폭이 그 효과에 비해 과다할 수 있다. 공공부문 토지개발 사업자의 이익이 늘면 지역 간의 교차보조로써 낙후지역에 대한 개발촉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으나, 국민의 여론적 비판의 대상이 된다. 토지개발에서 광역 인프라 투자에 대한 부담을 늘리면 국민의 세금부담을 줄이지만 그 부담이 지나치면 사업 진행이 어렵다. 토지소유자에게 보상비를 올려 준다면 사업을 원활히 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여타의 사회적 이익을 만들어내기에는 힘들다.

이렇듯 보금자리 주택에 내재된 토지 보상가와 분양가의 문제는 어떠한 해법으로 풀어야 할 지 상당한 고민꺼리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적용하여 이를 해결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어떠한 선이 최대 다수의 선인지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며, 아울러 과거 판교분양의 사례를 다시 한 번 반추해야한다.


1) 김재형(편), 「부동산정책의 종합적 검토와 발전방향」, 한국개발원, 2008의 "제11장 주택공급제도 (손재영 편)"를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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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공원조성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도시균형을 위해 대규모 아파트단지도 상권개발도 아닌 녹지를 활용한다는 건 의미가 다르다. 현재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시민들은 매일 새로운 것에 익숙해져 있다. 일상에서 보이는 것 이외에도 접하는 정보들은 실로 방대하다. 그만큼 원하는 것도 다양하다. 이 같은 요구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서울시는 화려함도 최첨단도 아닌 녹색의 <북서울 꿈의 숲>을 선택했다.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사실상 강남북 균형발전 프로젝트의 핵심을 차지하는 <북서울 꿈의 숲>은 외형적으로 강북을 대표하는 공원 브랜드 사업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월드컵공원(276만㎡), 올림픽공원(145만㎡), 서울숲(120만㎡)이어 4번째 규모(89만여㎡)에 서울시청 두 배 규모의 잔디광장 조성과 문화센터와 미술관을 비롯한 주변시설 건설이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2007년 10월 사업계획발표부터 드림랜드 부지매입과 공원아이디어공모 및 설계 그리고 공원명칭선정에 이르기까지 다음달 17일 개장을 앞둔 짧은 시간에 체계적인 사업진행이 이루어졌다. 단순히 관행적 공원 조성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의 공원을 위해 올해 초 가족나무심기기금조성행사를 비롯하여 개인, 단체를 대상으로 한 한그루선물, 천인의 의자, 천만인의 숲, 동전모아숲 기금조성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 외에도 서울시는 지난 2007년부터 추진 중인 '동네뒷산 공원화 사업'을 통해 동네뒷산을 작은 쉼터로 조성하고 <북서울 꿈의 숲>과 같은 대형 녹지공원 활용을 통해 궁극적으로 녹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북서울 꿈의 숲>은 단순한 공원조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강북과 예전 드림랜드의 의미를 지닌 공원자체의 브랜드를 가지고 강북의 랜드마크 조성은 물론 공원을 통한 장기적인 강북인식제고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원동력의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은 미완이지만, 우리는 녹색이 개발대상이 아닌 상상력의 원천이 되는 놀라운 사례라 할 수 있는 <북서울 꿈의 숲>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분명 짧은 공사기간과 재선을 위한 포석 그리고 대형공원과 더불어 국내 최초 돔구장, 한강 예술섬 및 플로팅 아일랜드의 통합적 관리체계가 미흡한 문제점들도 지적된다.

여기서 한 가지만 생각해 보자. 도시가 팽창하면서 수많은 문제점 중에 환경파괴란 건 도시화를 경험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공통의 결과물이다. 그것에 대해 과학적 맹신 혹은 흔들리는 터전의 담론이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도시발전의 비판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자연이다. 자연으로의 무조건적인 회귀를 주장하거나 한발 물러서 친환경적인 현실과의 융화를 강조하기도 한다.

좋은 말이지만 아쉽게도 실행이 없는 행동들이다. 오로지 자연 보존만의 강조는 만들어진 자연에 대한 불인정과도 같다. 이 같은 경향 때문에 현대인들은 조성된 자연을 동경하면서도 그것 자체를 즐기기보다 그대로의 자연만을 강요한다.

이 점에서 자연을 도시환경에 맞는 디자인하고 스스로 개발하고 변경된 공원으로 돌려놓으려는 <북서울 꿈의 숲>의 시도는 개발단지조성보다 수십 배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와 체계적인 강북균형발전을 고려한 실리적 대안으로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관리된 자연'이란 측면에서 가공과는 다르다. 그리고 공원이 강북지역에 주는 녹지적 개념의 '시혜적 특혜'가 아니라 당당한 발전원동력으로 인식한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그동안 자연에 대한 사고는 그린벨트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을 건드리면 큰일 난다는 인식이 강하게 지배해 왔다. 다음달 17일 새롭게 변화된 강북의 <북서울 꿈의 숲>을 통해 자연도 인간의 무차별 개발이 아니라 변화시키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을 느끼는 대상이란 가능성을 직접 경험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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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으로부터 탄압성 징계 받았다 주장
교육 현장의 요구 아닌 정치활동을 위한 변명으로 보여

18일 오후, 지난 8월 27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정직, 감봉, 견책 등의 징계를 받은 일제고사 관련교사 11인이 소청심사 청구 서류를 접수했다. 징계를 받은 11명에 대한 징계사유가 부당하다며 징계철회를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일제고사 거부로 해직된 7명의 교사가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한 지 6개월 만에 또다시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한 것이다. 서류 접수에 앞서 서울 삼청동 교원 소청위원회 앞에서는 지난 3월 일제고사 거부로 징계를 받은 11인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기자회견문은 송용훈 씨가 낭독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학업성취도 평가에 반대해 학생·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안내했다는 이유로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받았다. 그는 “교원 소청위원회는 교육청으로부터 터무니없는 탄압성 징계를 받았을 때, 교사들의 권익을 보호해주지 못했다”며, “교원 소청심사위원회는 지금까지 있으나 마나한 존재였다”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그 존립목적에 맞는 결단을 내려줄 때가 됐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국가공무원법상의 의무를 어긴 활동에 강요한 적은 없다고 주장

그는 “ '(일제고사 시험) 응시 선택권 안내’와 '체험학습 허용’이라는 지극히 보편적인 테두리 안에서 (일제고사 거부가) 행해진 것으로, 징계사유가 되어선 안 된다”며 “누구도 동의한 적 없는 시험에 선택권을 부여한 것이 어떻게 징계사유가 되냐”며 징계사유가 적절치 못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징계위가 밝힌 징계사유는 "복종의 의무, 성실의 의무 등을 위반"이었으며 이를 해당 교사들에게 전달했다. 즉, 정당한 지시를 성실히 이행하고 복종해야 하는 국가공무원법상의 의무를 어긴 것과, 행정사무감사규정에 따라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청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한 시험에 응시하려고 했던 학생을 방해하거나 시험거부를 강요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3월 30일, 전교조 서울 지부는 일제고사의 부당함을 알리는 학부모 통신문을 보냈음을 직접 밝혔으며, 이 통신문을 보내고 체험학습을 소개한 조합원 122명의 명단과 소속 학교를 공개했다.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전국 초4∼중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 치러진 학력평가에 대해 `불복종 선언'을 한 교사 122명에 대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일제고사 불복종 선언 교사 122명 중 어떤 기준으로 이 11명의 교사만이 징계를 받았는지
모르겠다며 “혼내주기의 본보기로 11명교사가 선별”된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시교육청은 전교조 서울지부가 공개한 불복종 교사 명단에 포함된 교사 전부를 징계대상으로 삼기 보다는 학생들이 얼마나 시험에 불참했는지를 보고 징계 대상자를 선별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즉, 조사에 의해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되는 교사 11명에 대해서는 징계를 추진한 것이다.

전교조, 교육 현장의 요구 외면하고 정치활동에만 주력해

전교조는 그간 일제고사 거부, 시국선언 발표 등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정치 투쟁을 펼치고 있다. 겉으로는 학생과 아이들을 위한다고 하지만 특정 정치집단과 연대를 통해 실제로는 현장의 요구와 먼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간단하다. 내 아이가 공부 잘하고 학교폭력이나 왕따 문제없이 학교를 잘 다니는 것이다. 이들 전교조 교사들이 반대하는 것들이 진정 아이들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기 밥그릇 지키기 인지는 제대로 살펴 볼 일이다. 이들의 징계철회 소청에 대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유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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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PM 박재범을 둘러싼 논란

2PM의 멤버였던 박재범을 둘러싼 최근 논란은 단순한 문제로 보기에는 짚고 넘어갈 것들이 너무 많다. 물론 팀을 탈퇴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박재범은 물론 2PM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박재범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첫째, '단지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이용할 뿐’이라며 배신감을 토로한다. 겉과 속의 다름이 드러났으니 반성하고 떠나라가 대체적인 입장이었다. 물론 그들의 기억 속에는 가수 유승준의 거짓말이 오버랩 되었을 것이다. 한국의 여느 남자들처럼 군대 가겠다고 약속하는 등 좋은 이미지를 만들었다가 결국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유 씨에 대한 배신감이 아직 대중의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둘째, 박재범이 연예인이었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으로서 차마 담기 어려운 말을 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 그것이다.

박재범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1)개인 홈페이지에 불과한 “My Space”에 글을 올린 것은 4년 전인 18살의 어린 나이이다.’ '2)기획사 JYP의 연습생이었던 시절,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쓴 글을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지금의 현실은 너무 가혹하다.’가 그것이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전문가들은 여기에다 덧붙여 이번 일의 원인은 박재범 개인에 있다기보다는 '언론의 옐로우 저널리즘’과 일부 네티즌들의 악의적인 댓글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그 본질이 '애국주의’ 또는 '민족주의’로 대변되는 폐쇄성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비난과 옹호하는 입장 모두 일견 맞는 이야기라서 선뜻 어느 쪽에 동의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나의 입장은 박재범이 하루라도 빨리 복귀했으면 한다. 그 이유는 첫째, 글을 쓴 당시의 박재범은 연예인이 아닌 지망생이었을 뿐 아니라, 현재의 상태를 예견할 수도 없는 청소년이었기 때문이다. 또 엄밀하게 구분하면 그는 한국계 미국인일 뿐이다. 미국에서 자란 그에게 한국의 모든 것은 낯설었을 것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대상이 한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수다 떨듯이 이야기 한 것쯤은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의 상황을 지금의 기준으로 봐서는 절대 안되기 때문이다.

둘째, 일본인들이 배용준과 최지우를 좋아하면서 일본에 대한 애국심을 바라지 않듯이, 우리 역시 그에게 애국심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더욱이 유승준에 대한 기억 때문에 전혀 다른 인물인 박재범이 피해를 받아서도 안 된다. 물론 박재범과 같은 연예인들이 한국을 사랑하고 그런 마음이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준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2PM 성원인 닉쿤이 태국인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 그룹은 다양한 국적의 청년이 모여 음악과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목적일 뿐이다. 너무 큰 것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뿐이다.

셋째, 이번 일에는 언론의 잘못도 너무나 크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을 가지고 타 언론의 팩트를 받아쓰기 하면서 확대 재생산하고 일부 네티즌의 발언을 전체의 의견인양 여과 없이 기사화하면서 이번 일을 더욱 꼬이게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언론사의 자제와 뉴스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성숙한 독자의 자세 역시 절실하게 요구된다.

나는 박재범을 옹호하고 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누구나 자신의 발언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느낀다. 사회의 이슈에 대해서는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누구에게나 말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연예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전문가들 역시 자신의 입장에 따라 생각이 나눠지는 만큼 정답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후에 있다. 자신의 발언이 그 누구에게 독이 된다면 한번은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말을 하고 글을 써야 하는 분위기가 너무나 필요하다.

더욱이 소위 '공인’들에게 이러한 자세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직업을 갖고 있건 공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내뱉듯이 생각나는 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속된 말로 '한번 발을 담기었으면, 발을 뺄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라고 하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작년 '광우병 사태’ 때 한 발언으로 설화를 겪은 영화배우 김민선이 가까운 사례이다.

나의 견해로는 그간의 연예인들의 발언과 언론의 부풀리기와 네티즌들의 여론몰이 등으로 인하여 한번은 터질 사건이 터졌다고 보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커다란 성찰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한국이 더 큰 나라로 성숙했으면 하기 때문이다. 박재범 역시 빨리 돌아와 더 좋은 활동으로 자신의 실수(?) 아닌 실수를 만회하기를 바란다. 박재범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한 사람으로서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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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우파, “철없는 딸이 강도에게 시집간 꼴”이라고 통합공무원노조 비판
통합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으로 국민세금이 노총 맹비로 쓰여져
'반정부 투쟁’을 목표로 삼고 있어 정부와 마찰 예상돼


24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한낮에도 제법 가을다운 기운이 느껴지지만, 이곳에는 한여름 폭염 같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후끈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 등 3개 공무원노조가 통합한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통공노)과 보수우파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이 비슷한 시각, 같은 장소에서 상이한 기자회견을 연 것.

통합공무원 노조와 보수우파 시민단체 동시에 기자회견 가져

통공노는 “정부가 민주노총 가입을 빌미로 국민과 공무원노조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며 민주노총 가입은 정치행위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이에 보수우파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은 “심한 좌편향을 보이며 체제 전복과 같은 정치적 목적의 파업을 선동하는 민주노총에 가입한 자체로 이미 정치적 중립성은 크게 훼손됐다”며 맞대응했다.

통공노와 보수우파 진영은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듯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는 없었지만, 불편한 기색 뒤로 숨은 '힐난’은 선명하게 주위를 감쌌다. 양측은 상대를 견제했고, 보수우파 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과 통공노측 조합원 사이에 민주노총 가입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오가기도 했다.

통공노는 이미 26일 경기도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제1차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통합공무원노조의 규약을 제정하는 한편 민주노총 가입을 확정하고서 통합 노조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보수 우파, “통합공무원노조 문제는 철없는 딸이 강도에게 시집간 격”

보수우파 진영은 비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국민행동본부, 뉴라이트전국연합, 라이트코리아, 바른사회시민회의, 선진화개혁추진회의, 자유주의진보연합 등 보수우파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은 “노동자의 권리에 앞선 공무원의 의무를 망각한 일탈(逸脫)행위”라며 “철없는 딸이 강도에게 시집간 격”이라고 일제히 성토한 데 이어 28일 통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는 '공무원 정년폐지 운동’ 온라인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이에 진보좌파 진영의 걸음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공노에 대한 보수우파 진영의 '반발’에 '시대 지난 색깔론’이라고 성토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려는 것에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다. 통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은 노정 갈등을 넘어 진보-보수, 좌파-우파의 대결로 또다시 귀결되는 모습이다.

사태의 핵심은 공무원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한 것

문제는 공무원 노조가 '통합’을 했다는 게 아니라 '민주노총’에 가입했다는 데 있다. 전공노, 민공노, 법원노조 등 3개 공무원노조는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친 투표를 통해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을 결정했다. 통공노의 이같은 결정은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정치적인 반정부투쟁을 일삼은 민주노총과의 결합으로 노정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국정효율성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때문에 노사상생을 위해 민간 기업마저 두 팔을 걷어붙이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으로 '회귀’하는 것에 대해 전공노 부산 연제구지부장이 탈퇴를 선언하는 등 “시대역행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이 내부에서 나올 정도다.

통공노의 '선택’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공직사회를 개혁의 대상으로 보고, 공무원 연금이나 구조조정 등 근로조건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취하자 이에 대한 섭섭함과 연대의 필요성으로 민주노총에 가입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 속에서 고통 분담에 솔선수범해야 할 공무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는 자체로 “철밥통을 더욱 강고히 하기 위한 집단이기주의의 표출”이라는 비난을 쉽사리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노조의 정체성 '반정부 투쟁’에 있어

더욱이 정치세력화의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는 모양새다. 23일 통공노 통합 찬반 투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공노 손영태 위원장은 “반노동정책 등에 대해 이명박 정부를 심판할 수 있는 공무원노조로 거듭날 것”이라고 정부와의 마찰을 예고했다.

통공노와 민주노총이 '기득권’으로 규정짓는 세력에 대한 혐오도 드러냈다. 이들은 국민의례를 '민중의례’로 대신하며 순국선열 대신 열사를 위해 묵념하고,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해방 이후 이 나라가, 이 나라 권력이 그 성격상 애국할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사회성격을 애국할 수 있는 성격으로 변혁시킨 뒤에 애국가를 불러야지 지금은 아니라는 뜻”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한 26일 '제1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도 통공노는 “정권의 공안탄압에 굴하지 않고 (공무원 노조 간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이라는) 대업을 성사시킨 조합원들의 뜻을 소중히 받들어 민주노총 상급단체에 100% 결의함으로써 정권 탄압에 마침표를 찍자”며 “공무원노조를 강인하고 힘있는 노조로 만들어 정권과 싸워 이긴 후에 우리 안의 대립을 해결하자”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불법시위 및 정치투쟁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이른바 '반이명박 투쟁’의 기치를 높이 올린 것이다.

민주노총의 강경투쟁 방침, 공무원노조 피할 수 없어

현행 공무원노조법은 공무원노조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보장하고 있지만, 단체행동권은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조합주의’를 추구하는 민주노총은 규약에서 이미 '소속 노조는 민주노총의 선언·강령·규약·규정·결의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할 의무’와 '민주노총의 사업에 참여할 의무’를 못박고 있다.

특히 이같은 '당파성’으로 인해 국정 효율성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보수우파 진영의 지적이다. 민주노총 소속 공무원이 업무상 기밀 등을 제공할 경우 정치투쟁에 악용될 수 있고, 사무관 이상 비노조원과 노조원간 이질감 심화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갈등이 조장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극한 대립’을 앞세워 온 민주노총의 개입으로 노정갈등과 이에 따른 사회적 혼란 및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통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이 그들이 말하는 '진보적 가치에 대한 양심의 선택’이었다 할지라도 그 정체성이 반이명박 정부에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를 “외부의 적”으로 규정하거나, “이명박 정부에 반격하자”고 결의하는 수준을 넘어 통공노가 당파성을 갖게 될 것이 자명하다는 게 보수우파 진영의 전망이다.

국민의 세금이 민주노총 맹비(盟費)로 사용되는 문제 발생

한편, 국민의 혈세가 민주노총의 쌈짓돈으로 사용되는 것도 문제다. 민주노총을 상급단체로 하는 노조들은 사업장 규모 등에 따라 맹비(盟費)를 내고 있다. 통공노 조합원은 전공노 4만8000여명, 민공노 5만9000여명, 법원노조 8500여명 등 총 11만5000명에 달한다. 전공노의 노조원 한 명이 월 1000원 정도를 납입하는 점을 감안하면 통공노가 내는 맹비는 연간 14~17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민주노총 예산 86억원의 16%가량. 반정부 투쟁을 일삼는 단체를 정부와 국민이 먹여 살리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보수우파 진영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민주노총과 같은 반국가적인 집단에 가입하는 것을 보며 분노를 넘어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통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의 위법성 여부 조사 △공무원 정년 폐지 입법운동 △불법 투표사례들에 대한 검찰 조사 및 관련자 사법처리 △노조 결성과 불법에 동참한 공무원 즉각 파면 등을 요구한 상태다.

통공노가 “정해진 규정이나 정부의 지침도 거역하고, 사명감도 내팽개친 채” 불법성과 폭력성 등으로 질타받아온 민주노총과의 '결합’을 택함으로써 스스로의 발등을 찍는 '참극’을 낳을지, 그들의 주장대로 공적 개혁의 '기적’을 일궈낼지 책임은 이제 통공노의 몫으로 남았다.

변윤재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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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3개 공무원노조가 통합공무원 노조를 출범시켰으며, 민주노총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KT, 영진약품, 울산 NCC 노조 등의 잇단 민주노총 탈퇴로 뿌리 채 흔들리던 민주노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는 듯하다. 공무원의 노조 결성을 통해 단체 교섭을 하거나 민주노총에 가입하고 정당한 조합 활동을 하는 것은 노동기본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들이 쟁의행위를 하거나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독일처럼 노조활동을 할 수 없는 공무원과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공무근로자로 공무원 구조를 이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 등 3개 공무원 노조가 지난 22일 통합공무원 노조를 출범시켰다. 이와 동시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세 공무원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함으로써 내부의 비리와 성추문 사건, 그리고 KT 노조, 인천지하철 노조, 영진약품 노조, 울산 NCC 노조 등의 잇단 탈퇴로 인해 뿌리 채 흔들리던 민주노총은 모처럼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는 듯하다.

시대에 역행하는 공무원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2007년 68만2000명을 기록했던 민주노총의 조합원 수는 지난해인 2008년에는 65만80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또 올해 들어와서는 KT 노조 등의 도미노 탈퇴로 현재 조합원 수는 62만 여명까지 축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약 11만 여명의(이미 가입되어 있던 전공노 소속 5만 명을 제하면 신규 가입은 6만 여명) 조합원 수를 갖고 있는 통합공무원노조가 새로 가입함으로써 민주노총은 이제 한국노총의 72만 여명과 유사한 규모가 되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구성하는 노동위원회나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더 많은 근로자 위원을 참여시키고 공익위원을 선정하는 데에도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민주노총은 내심 기대하고 있다.

공무원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정부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에 어긋나는 행위가 있을 때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으며, 행정안전부는 민노총 가입 투/개표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뉴라이트전국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공무원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이 '법률에 규정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 판단해 달라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통합공무원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이 우리 사회의 뜨거운 논란거리로 등장한 것이다.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33조에서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 즉 우리 헌법은 공무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여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동기본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헌법 제7조에서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법률로써 보호하고 있다. 즉 공무원의 신분 및 직무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 헌법은 공무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여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동기본권은 인정하지만, 공무원이라고 하는 특수성으로 인해 노동기본권 행사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도록 하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 가입으로 인해 그 제한된 선을 넘었는가가 일차적인 논란이 될 수 있다.

공무원의 정치활동, 합법적인가

공무원노조의 특수성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5조 단서 조항에 표현되어 있다. 즉 노조법 제5조는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공무원과 교원에 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하여 공무원과 교원에 대하여는 별도의 법에 위임하고 있다. 그 별도의 법이 곧 공무원노조법이다. 노조법의 특별법으로서의 성격을 갖는 공무원노조법에서는 공무원의 노동조합 결성, 단체교섭 인정, 정당한 조합 활동을 허용하지만, 공무원의 복무상 의무규정 준수, 쟁의행위 및 정치활동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결국 노조를 조직하고 단체교섭을 하며 정당한 조합 활동을 하는 것은 합법적인 활동이지만, 쟁의행위나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 된다.

결국 공무원노조가 노조를 결성하고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것 자체로는 불법이 아니며, 문제시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공무원노조가 쟁의행위나 정치활동, 특히 정치활동을 했을 경우이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목은 기자회견장에서의 통합공무원 노조 출범배경에 대한 설명 속에 들어 있다. 이 날 손영태 전공노 위원장은 “공무원 노조는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는 힘 있는 통합 노조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근로자이면서 동시에 직무 특수성을 갖는 공무원을 조합원으로 하는 공무원노조는 일체의 정치활동이 금지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현 정부를 심판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정치활동을 하겠다는 공식선언이나 다름없으며, 이미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노조들은 이미 '살인정권 규탄대회’ '이명박 정권 심판 국민대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시위’ 등에도 참가한 이력이 있다. 즉 불법활동을 했다는 이야기이며, 이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런 불법활동을 하는 공무원노조가 이제는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강령으로 하면서 불법 폭력투쟁을 일삼는 민주노총과 손을 잡았다는 사실은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이미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도 격려사를 통해 “이명박 정권의 탄압에 맞선 민주노총의 투쟁을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앞으로 민주노총의 활동 및 공무원 노조의 참여와 관련하여 불법성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고, 이는 또 다시 투쟁을 부추기고 선동하는 호재로 이용될 공산이 크다. 우리 사회에 커다란 투쟁의 불씨가 새롭게 던져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정부가 어떤 의지를 갖고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가 사태의 진전을 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손영태 위원장의 '정부 심판’ 발언은 또 다른 측면에서 문제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다. 정부를 선택하고 심판할 수 있는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국민은 그 권력을 공무원 노조에게 위임한 적이 없다. 그런데 무슨 권한으로 공무원 노조가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국민이 투표로써 선택한 정부를 그 국민의 의사를 충실히 섬겨야 할 공무원이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자신들이 심판하겠다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위험한 발상은 아닌가. 아니면 무식한 국민을 똑똑한 자신들이 선도하겠다는 오만인가.

중장기적으로 공무원 구조 이원화를 검토해 볼 필요 있다

신분이 철저하게 보장되어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들이 결성한 공무원노조가 앞으로 어떤 요구를 할 것인지는 분명하다. 공공서비스 향상이나 정부의 비리 척결, 단체장 견제 등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상 그들이 요구할 것은 일은 덜하고 돈은 더 받겠다는 것이다. 이미 그러한 요구들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지난 22일의 기자회견에서 공무원 노조는 임금인상 등 생존권 보장, 공무원 연금 개정 저지, 구조조정 차단 등을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의 의미와 배경으로 언급했다.

한 마디로 임금 많이 받고 노후보장 확실히 받아내고 '철밥통’은 더 강력한 '강철밥통’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일반국민이 받는 국민연금보다도 공무원들이 받는 공무원연금이 훨씬 유리하다. 그런 공무원연금이 적자가 난 지가 옛날이지만, 이 적자를 매년 국민들의 혈세로 메워주고 있다. 그리고 그 규모는 2005년 6096억 원, 2007년 9892억 원, 올해에는 1조 9931억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공무원이 국민을 위한 공복(公僕)이라는 단어는 교과서에서조차 사라져야 할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관존민비(官尊民卑) 사회에 살고 있다. 국민은 여전히 봉이다.

공무원들의 봉이 된 국민으로서는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는 일이지만, 어쨌든 현재로서는 정부가 제대로 대처해 나가기만을 바라는 것 이외에 별 다른 도리가 없는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공무원 노조와 유사한 교원노조, 즉 전교조의 선례를 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교조 역시 '교원노조법’의 규율을 받게 되어 있으며, 이에 따르면 모든 정치활동이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전교조는 대통령 탄핵 반대, 이라크 추가 파병 반대, 반미투쟁과 미군기지이전 문제, 한미FTA와 APEC 등 무역자유화와 시장개방 반대투쟁,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투쟁 등의 정치투쟁을 일삼아왔다. 반면 정부는 이러한 활동에 대해 대체로 묵인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 결과가 현재의 전교조이며 교육계의 현실이다. 공무원 노조의 정치개입 및 정치활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는 길 밖에 없다. 정부도 공무원노조의 정치활동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그럴 경우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이번에야 말로 '말 잔치’로 끝나서는 곤란하다. 정부는 이번 일로 사회와 국가가 몰락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공무원의 구조를 이원화하는 방법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독일의 경우 공무를 담당하는 인사들은 두 부류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공무원(Beamte)이고 다른 하나는 공무근로자(Angestellte im Oeffentlichen Dienst)이다. 공무원은 신분보장이 되는 대신 노조 등에 가입하여 활동할 수 없다. 반면 공무근로자들은 신분보장이 철저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반면 노조를 조직하고 노조활동을 할 수 있다. 이렇게 공무담당자들을 두 부류로 구분하여 노조를 결성하고 노조활동을 하는 공무근로자들에 대해서는 해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전공노 게시판에 “당신들은 해고되었습니다”라는 분노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쓴 글이 현실이 되어야 한다. 국민은 공무원의 봉이 아니라 공무원의 주인임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

권혁철 /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저자소개: 권혁철 박사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대학교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자유기업원에서 법경제실장을 맡고 있으며 경제정책분야를 연구 중이다. 주요 연구결과로는 '근로시간 단축의 경제적 효과’, '노사정위원회를 다시 생각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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