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흔히들 하는 말이 '경제위기’, '금융위기’등 말들이 많습니다. 경제위기는 보통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잘못
된 통화정책에서 비롯 되는데 이 잘못된 통화정책은 개인들에게 무리한 금융거래의 유인이 되어 나라경제의 더
큰 부담을 만듭니다.

경제위기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오늘 경제는 왜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프리넷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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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적인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1년 만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을 뿐 아니라 흑자 규모 또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흑자를 체감하기는 커녕 먹고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으십니다.  왜 이런일이 일어날까요? 전문가들은 단순히 적자냐 흑자냐에 일희일비 할 것이 아니라 건전한 투자가 이루어지느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데...오늘 그 경상수지에 대해 경제는 왜에서 살펴보겠습니다

 

- 프리넷 뉴스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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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중심에는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이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 중의 하나라는 견해가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불균형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미국을 제외한 다수 국가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중국을 제외하고도 대미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는 나라는 일본·태국·한국·러시아·베네수엘라 등 상당수 국가가 있다. 이 글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의 불균형이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검토하고자 한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중심에는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이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 중의 하나라는 견해가 자리잡고 있다.1) 원론적 의미에서 글로벌 불균형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미국을 제외한 다수 국가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중국을 제외하고도 대미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는 나라는 일본·태국·한국·러시아·베네수엘라 등 상당수 국가가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 일부 경제학자들, 국제통화기금 등에서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대미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해소되지 않고 계속되는 현상을 '문제가 있는’ 글로벌 불균형으로 지적하고, 이러한 불균형의 해소야말로 이번 경제위기 해결을 위한 열쇠 중의 하나가 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2)이 글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의 불균형이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검토하고자 한다.

경기변동과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먼저 미국발 경기변동의 원인을 간략히 요약해본다. 이번 경제위기는 엄밀히 말해 미국 연방준비이사회(이하 '연준’)와 민간은행이 창출한 화폐공급의 증가가 대부시장의 이자율을 인위적으로 인하시킴으로써 초래된 경기변동의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은 달러공급을 증가시킴으로써 1990년대는 닷컴 버블, 2000년대는 부동산 버블로 지칭되는 경기변동을 겪었거나 겪고 있다. 3) 여기에서 한 가지 더 추가해야 할 것은 각국은 화폐 공급량을 증가시켜 이자율을 통제함으로써 각국 자체가 만들어낸 경기변동도 중첩되어 있다. 나라마다 경기변동의 정도는 모두 다르지만 말이다.

미국의 연준과 민간은행만이 화폐 공급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는 달러공급을 늘리는 데 기여한다. 미국 정부는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고 연준이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발행하여 미국 정부에게 제공한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매년 대규모이고 오랫동안 동안 지속되어 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달러 공급 확대에 미친 영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도 보유한 달러를 이용하여 미국 국채를 구입함으로써 미국은 상대적으로(중국이 국채를 매입하지 않는 경우와 비교하여) 낮은 이자를 주고 중국으로부터 자본, 즉 돈을 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재정적자를 미국인 투자자의 자금으로 충당하는 것보다 중국 정부의 달러 자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재정적자를 위한 국채 발행에 따른 저항을 덜 받게 하는 이점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미국 정부와 중국 정부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환율을 놓고 갈등하는 현재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소유한 엄청난 미국 국채는 미국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화폐공급의 증가는 경기변동과 함께 인플레이션도 가져온다. 인플레이션은 자국 수출재화의 가격을 비싸게 만들기 때문에 외국으로의 수출을 어렵게 만든다. 또 인플레이션은 자국 내 재화가격 상승으로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다시 말해 어떤 나라의 화폐공급이 증가하여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그 나라의 수출은 어려워지고 수입은 쉬워진다. 그 결과 그 나라의 수출은 감소되고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증가한다. 결국 화폐공급의 증가에 의한 인플레이션은 대외관계에 있어서 국제수지 또는 경상수지의 적자를 초래한다.4)미국이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대외 관계에 있어서 경상수지의 적자가 발생했던 것은 정부가 화폐공급을 크게 늘리면서 미국 재화들의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된 여러 원인 중 미국 국내 요인의 하나이다. 그리고 그것은 미국 국내 요인 중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와 환율 제도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198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증가 일로에 있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실제로 중국의 대미 경상수지 흑자가 본격적으로 증대하기 시작한 결정적인 시기는 1994년부터이다. 그 이전에도 경상수지 흑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1994년에 큰 폭의 평가절하를 한 것이 그 이후의 경상수지 흑자의 누적에 결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시장에서의 평가절상 압력을 무시하고 오히려 과감한 평가절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은 큰 폭으로 평가절하한 '위안/달러’ 환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중국이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평가절하한 것은 수출을 통해 국내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5)6)그리고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해서 달러를 축적함으로써 예상되는 핫머니의 공격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즉 중국 정부는 국제 교환수단인 달러를 적당히 쌓아둘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7) 이 점은 1990년대 아시아 국가들, 러시아 등이 위기에 빠지면서 무역 비중이 큰 국가들이 국제 교환수단으로서의 달러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달러를 축적하고 있는 현실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위안/달러’ 환율을 1994년부터 2005년까지 약 8.6위안에서 8.2위안 수준으로 고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흑자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만약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경상수지 흑자는 그렇게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를 증대시킨 다른 요인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아마도 중국 재화의 인플레이션과 앞에서 지적한 미국 재화의 인플레이션을 비교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직관적으로 볼 때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중국의 인플레이션보다 클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의 통화 팽창이 중국의 통화 팽창보다 클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이 환율을 고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미 수출을 쉽게 만들고 중국의 대미 수입을 어렵게 만들었을 것이다. 즉 그 점이 경상수지 흑자의 지속적인 증가를 초래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것이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미국 재화의 수출이 어려워지고 다른 나라 재화의 미국으로의 수입이 쉬워진다는 점과 논리적으로 일치한다. 물론 이 점은 좀 더 정밀한 실증분석이 필요하다.

미국 경상수지의 적자와 중국 경상수지의 흑자가 지속된 이유를 사건의 순서대로-물론 동시에 진행된 것도 있지만-요약해 본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와 민간은행이 화폐공급을 늘림으로써 대부시장의 이자율이 낮아진다. 화폐공급의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 미국 재화의 가격상승은 수출을 어렵게 하고 수입을 쉽게 만든다. 여기에 중국은 인위적으로 평가절하한 고정환율을 유지함으로써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로부터 유출되는 달러를 자국 내에 누적할 수 있다.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는 달러공급 증가의 한 통로이고 중국이 미국의 국채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자율로 구입함으로써 미국 정부의 확장 욕구와 중국정부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다. 그리고 중국 경상수지 흑자의 일정 부분은 중국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차이에 의해 중국 화폐에 비해 미국 달러의 구매력이 하락함으로써 발생해왔다.

한국과 같은 변동환율제 국가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한국은 1997년 이후에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했고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증가했다. 경제 이론에 의하면 경상수지 흑자의 지속은 그 만큼 원/달러 환율을 하락하게, 즉 원화의 가치를 상승하게 만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경상수지 흑자는 사라지고 거의 균형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년 이상 경상수지 흑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 말은 경상수지 흑자가 없어져서 균형이 되는 수준까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 1997년 한국의 경제위기로 원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이 감소하여 미국 재화와 비교하여 한국 재화가 저렴해진 결과 미국으로의 수출은 쉬워졌고 미극으로부터의 수입은 어려워졌다. 요컨대 한국산 제품이 저렴해진 것과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정부가 어느 정도 억제한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여 지난 10년 이상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국 정부가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억제한 것은 한국 수출업자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주고 그와 함께 1997년 경제위기 이후에 완충장치로서 적정 규모의 달러를 보관할 필요성을 충족하기 위해서 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누적된 달러는 상당부분 미국 국채에 투자된다는 점에서 중국의 경우와 매우 유사하다. 누적된 달러로 인하여 미국에게 시뇨리지를 징수당하는 것도 중국과 차이가 없다.8)

글로벌 불균형은 미국 통화공급의 결과일뿐

이번 경기변동은 미국이 달러공급을 늘려 시장이자율을 인위적으로 인하했기 때문에 발생했음을 앞에서 지적했다. 9) 미국에서 증가된 달러공급은 환율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다른 나라로 전파된다. 달러는 다른 화폐와 달리 국제 교환수단,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교환수단이기 때문에 각국은 달러를 사용하여 국제거래를 할 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 자국내에 달러를 쌓기도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미국 연방준비은행과 민간은행과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에 의해 팽창된 달러의 일부는 다른 나라로 이전된다. 그런데 중국을 포함한 상당수 나라가 엄청난 액수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글로벌 불균형이란 미국에서 증가된 달러의 일부를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것이고 바로 그 이유로 미국에서 증가된 화폐공급의 일부는 미국 내에서 경기변동을 일으키지 않고 다른 나라에 이전되어 그 나라에서 경기변동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다. 물론 각국의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시행하여 어느 정도 그 효과를 제거할 수 있으나 정책의 시차, 발행한 채권의 이자 등으로 인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화폐공급은 증가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변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시간선호에 의해 결정되는 자연이자율과 중앙은행에 의해 인위적으로 낮아진 대부시장 이자율 간의 격차이다. 그 격차가 커질수록 화폐공급은 증가하고 증가된 통화량에 비례하여 경기변동의 규모와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달리 표현하면 화폐수요가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화폐의 총재고(total stock)가 화폐의 구매력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고 경기변동에 결정적이다. 글로벌 불균형은 달러의 총재고의 크기를 변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불균형은 달러의 총재고가 지역적으로 분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사실 글로벌 불균형으로 인하여 국제 지폐 발행 국가인 미국은 그 만큼 경기변동을 적게 겪고 있고 그 만큼 외국인으로부터 시뇨리지를 마치 조세처럼, 그러나 눈치를 채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징수해왔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 즉 국제 지폐 '피발행국’은 글로벌 불균형만큼 경기변동을 떠안게 되었고 시뇨리지를 징수당한 것이다. 만약 달러의 총재고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글로벌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미국은 지금보다 더 규모가 크고 영향이 오래가는 경기변동을 겪을 것이다. 10)11)

요컨대 글로벌 불균형은 미국이 증대시킨 화폐공급의 결과일 뿐 아니라 미국이 달러를 보유한 국가에서 시뇨리지를 징수해 왔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12)그러므로 글로벌 불균형이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나 견해는 틀린 것이기 때문에 불균형의 해소가 경제위기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그리고 비록 부분적일지 모르지만 미국은 이를 통하여 자신의 잘못을 다른 나라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전용덕 / 대구대 무역학과 교수

저자소개: 전용덕 대구대 무역학과 교수는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자유주의 철학과 시장경제원리에 관한 연구, 강의, 발표 등에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다. 주요저서와 논문으로 는 '공정거래법의 모순', '헌법재판소 판례연구(공저)’, '시장경제의 이해(공저)’, Conglomerates and Economic Calculation 외 다수가 있다.

 


1)Allen and Hong(2010)은 미국 연방준비이사회의 확장적 통화정책과 글로벌 불균형을 이번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Allen, Franklin and Joo Yun Hong, “Why Are There Global Imbalances?: The Case of South Korea”, 2010 참조. 국제통화기금의 올리버 블랜차드(Olivier Blanchard), 미국의 정치인들, 일부 경제학자 등도 글로벌 불균형을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2)이 점에서 글로벌 불균형 이슈는 이미 순수한 경제 문제라기보다는 정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이 다른 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를 거의 문제 삼지 않고 있는 것이 그 점을 암묵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3) 1990년대 닷컴 버블을 실중 분석한 문헌으로는 Callahan, Gene and Roger Garrison, “Does Austrian Business Cycle Theory Help Explain the Dot-Com Boom and Bust?,” Quarterly Journal of Austrian Economics Vol.6, No.2, Summer 2003, pp.67-98이 있고. 2000년대 부동산 버블에 대한 이론과 실증을 분석한 문헌으로는 전용덕․김학수, <정책실패와 국제금융위기>, 한국경제연구원, 2009. 12 등이 있다.
4)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만약 미국이 달러공급을 크게 늘리지 않아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았다면 수출은 쉬워졌고 수입이 어려워졌을 것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미국은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화폐발행에 따르는 시뇨리지(seigniorage)를 획득하기 위하여 국제 교환수단인 달러를 언제나 과다 발행할 유인이 있고 1971년 이후에는 거의 언제나 그렇게 한 결과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5)위안화의 인위적인 평가절하는 중상주의 정책의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이다. 중상주의는 일차적으로는 국내외 경제주체 간에 소득을 재분배하게 만든다. 궁극적으로 중상주의는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를 가난하게 만든다. 여기에서 가난하게 만든다는 것은 중상주의를 채택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여 그렇다는 것이다. 중국의 중상주의가 가져올 폐해와 해결책에 대해서는 전용덕, 「미국과 중국의 환율 논쟁: 위안화 절상이 중국과 미국에 미치는 영향」, 2010, 미발표 원고 참조
6)중국 위안화의 인위적인 평가절하는 대미 수출 재화의 가격을 저렴하게 만든다. 미국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재화도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두 가지 요인이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7)일본의 '엔’과 유럽의 '유로’도 국제 교환수단이다. 미국의 달러만큼 광범위한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 점에서 엔과 유로의 팽창도 자국뿐 아니라 외국에 달러와 같은 영향을 미친다.
8)시뇨리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전용덕(2009, 2010) 참조
9)각국은 스스로 화폐공급을 증대시켜 경기변동을 겪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화폐공급을 증가시켜 경기변동을 초래했다. 이에 대해서는 전용덕, 「이중고를 겪고 있는 한국경제」, 자유경제스쿨 홈페이지, 2009, 참조
10)이렇게 실제로 일어난 일과 현실적으로 채택하지 않았지만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을 비교하는 것을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고실험이야말로 경제학과 같은 사회과학에서 매우 유용한 방법론이다.
11)아마도 이것이 1920년대 대공황보다 이번 경제위기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것으로 짐작되는 한 가지 이유이다. 1920년대와 비교하여 지금 달러를 쓰는 인구가 거의 무한대로 증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달러화의 공급 증가가 미국 국내에 미칠 영향은 작아지고 그 반대로 미국을 제외한 외국에 미칠 영향은 크고 외국인이 지불해야 하는 시뇨리지는 적지 않다. 글로벌 불균형은 그 점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이다.
12)이 글의 목적은 글로벌 불균형이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이 아님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위기에 대한 처방을 간략하게 제안하고자 한다.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팽창된 달러의 공급을 줄이거나 자유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 화폐․금융 제도를 개혁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달러 공급량을 어느 때보다 크게 증가시킴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 통화팽창은 다음 경기변동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그런 통화팽창은 글로벌 불균형의 해소를 오히려 어렵게 만들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개혁 프로그램에는 화폐제도와 금융제도를 자유시장 원리에 맞게 개혁하는 내용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점 때문에 앞으로 언젠가 또다시 경기변동이 재발할 것이다. 자유시장 원리에 맞는 화폐제도와 금융제도의 개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전용덕,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과 화폐․금융제도>, 한국경제연구원, 2009를 참조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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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경제위기에 직면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을 확대하는 등 진력을 다하고 있다. 작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재정지출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나타날 부작용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정부가 세금을 덜 쓰고도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을 부양하는 최선의 방법은 재정지출 확대보다는 규제완화다. 규제완화를 통해 국민의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경제제도를 개선하면, 지금의 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되지만 위기국면이 지난 이후에도 큰 부작용 없이 경제 재도약에 지속적인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재정확대는 경제회생을 위한 임시방편의 차선책

세계 모든 나라는 경제위기에 직면하여 자국의 경기부양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의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제금융시장이 꽁꽁 얼면서 세계 교역량이 감소하는 등 경제가 빠른 속도로 침체되면서 산업 활동은 위축되고 실업률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미국, EU,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재정지출을 늘리는 한편, 자국의 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세제 지원 등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들어 금융 불안은 다소 진정되어 가는 듯이 보이지만 실물경제는 이와 관계없이 상당기간 침체국면에서 헤어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다수설이다. 상황이 심각한 만큼 각국의 재정적자 지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금 4월 국회에서는 28.9조원에 달하는 사상최대의 추가경정예산을 놓고 여야가 한창 공방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정부가 징수한 세금을 훨씬 초과하는 재정을 지출하고 화폐발행을 늘려 유동성을 확대하면, 당장의 고통은 줄일 수 있어도 그러한 정책은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국민과 경제에 또 다른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

지금은 모두가 거시경제정책에서 케인즈안(Keynesian)인 것처럼 보인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재정적자를 무릅쓰고 지출을 늘리고 돈(유동성)을 풀어 유효수요를 진작해야 한다는 케인즈 이론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정부가 징수한 세금을 훨씬 초과하는 재정을 지출하고 화폐발행을 늘려 유동성을 확대하면, 당장의 고통은 줄일 수 있어도 그러한 정책은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국민과 경제에 또 다른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

지금의 고통을 다음 세대의 고통으로 이연시키고, 정부의 팽창에 따라 시장경제의 위축을 초래할 위험이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우리 모두가 케인즈 이론의 단기적 효과만 보고 장기적 부작용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그만큼 진행되는 경기침체의 골이 깊고 심각하기 때문에 당장에 효과가 있다면 물불 가릴 여유가 없다는 것이겠으나 정부팽창만이 경제위기 극복의 전부이자 최선의 수단인지는 다시 생각해볼 문제이다.

최선의 근본처방은 규제완화 등 경제제도의 개선

유례없는 경기 침체기인 만큼 케인즈 처방도 어느 정도는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세금을 덜 쓰고도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을 부양하는 최선의 방법은 규제완화이다. 규제완화를 통해 국민의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경제제도를 개선하면, 지금의 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되지만 위기국면이 지난 이후에도 큰 부작용 없이 경제 재도약에 지속적인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경제제도의 개선은 경제회생을 위한 근본처방일 뿐 아니라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두 가지 점에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처방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첫째,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우리나라 규제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하여 높고 그 체계가 매우 복잡다단해서 제도개선을 통한 추가 성장의 기회가 그만큼 크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금융, 교육, 의료, 관광 등으로 구성된 서비스 산업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서비스 산업은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효과도 높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규모가 영세하고 분절화되어 있어 선진국과 비교할 때 제 역할을 다 못하고 있다.

우리의 서비스 산업은, 생산성은 제조업의 40%에 불과하고,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7.6%로서 미국의 76.5%는 물론이고 OECD 평균치 71.9%에 훨씬 못 미친다. 경쟁력이 취약하다 보니 대외거래에서 서비스 수지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2007년에는 그 적자폭이 200억 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정부가 세금을 덜 쓰고도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을 부양하는 최선의 방법은 규제완화이다. 규제완화를 통해 국민의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경제제도를 개선하면, 지금의 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되지만 위기국면이 지난 이후에도 큰 부작용 없이 경제 재도약에 지속적인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이 이렇게 된 데에는 다른 원인도 있겠지만 근본적 이유는, 서비스 산업의 각 업종에 종사하는 직종별 전문가 단체가 공익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경쟁과 산업화를 거부하고 진입 및 영업규제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역 이기주의에 포획된 의료, 교육 등 서비스 산업의 각종 규제를 풀고 시장원리를 도입하게 되면 국민의 혈세를 축내지 않고도 추가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제도개선을 통해 추가 성장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이명박 정부의 개혁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부터 기업 친화적(business-friendly) 제도개혁을 강조할 만큼 우리나라 규제가 글로벌 기준을 넘어 과도하고 복잡하다는 문제점을 잘 알고 있고, 취임 이후에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창업절차에서부터 토지이용규제, 수도권 규제 완화에 이르기까지 규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부 부처도 소관 법령 중에 시장원리에 맞지 않거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큰 부분에 대한 개혁을 추진 중이다. 예를 들면, 기획재정부는 법인세율을 경쟁국 수준으로 낮춘데 이어 최근에는 서비스 산업의 선진화 방안을 마련 중이며, 공정위는 대기업 역차별 규제의 상징인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고 지주회사의 각종 행위제한을 완화하는 법률 개정안을, 금융위에서는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금산분리를 일부 완화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환경노동부는 비정규직보호법으로 인한 대량해고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 등을 발의해 놓은 상태이다.

경제활동을 구속하는 제도개혁은 국회가 앞장서야

그러나 아무리 필요하고 시급한 제도개혁이라 해도 행정부 혼자 열심히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경제를 규율하는 제도는 법으로 성문화되어 있고 이들 법률의 개폐는 국회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행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 규제를 개혁하기 위해 발의한 법률 개정안이라 해도 당연히 국회에서 심의, 의결하는 절차를 거쳐 확정해야 한다. 아니, 정상적인 경우라면 경제활동을 구속하는 경제제도를 바로잡고 그럼으로써 경제제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개혁 법안은 국회의원이 주도적으로 발의해야 할 일이다. 삼권분립의 원칙상 행정부는 규제 집행의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행정부처가 자기 스스로 권한을 줄이는 규제완화 추진에 미온적일 수밖에 없는 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제도개혁은 반드시 법률 개폐과정을 수반하기 때문에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다른 나라에 뒤떨어진 경제제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일은 행정부가 아닌 국회의 몫이자 책임이다. 그런데 지금은, 행정부가 발의한 개혁 법안마저 국회에서 지척되는 경우가 있어 문제이다. 금년 7월 이전에 비정규직 해고 대란이 예상되는 마당에 이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발의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법안심사소위도 구성하지 않은 상태이다. 다른 나라보다 과도하여 편법·탈법의 부작용을 낳고 지하경제를 조장하는 상속 및 증여세제를 합리화하기 위해 작년 11월에 상정된 상·증세 일부개정 법률안도 추가적인 논의의 흔적이 없다. 또한 대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하면서도 다른 나라에 없는 행위규제를 두어 생기는 문제를 줄이기 위하여 지주회사 관련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난 2월 국회에서 4월에 처리하기로 했는데, 이 또한 연기될 전망이다.

1993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던 더글라스 노스(D. North) 교수는 그 많은 시장 중에서 가장 불완전한 시장은 정치시장이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곤 했다. 시장실패를 문제 삼아 규제법안을 만드는 정치과정이 진행되는 그 시장의 실패가 가장 심각하다는 사실은 불행한 역설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까닭은 정치인이란 본질적으로 국민경제의 장기적인 발전보다는 눈앞에 닥친 재선과 지역구민의 여론에 더 많이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위기 상황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자율보다는 국가 통제를, 경쟁촉진보다는 경제력집중 억제를 중시해온 탓에 규제개혁을 통한 추가성장의 기회가 다른 나라보다 큰 편이다. 이러한 점들을 잘 헤아려서 우리 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그리고 그 어떤 다른 나라의 의회보다 더 효율적으로 기능함으로써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을 구속하는 경제제도의 개혁에 앞장서고 그럼으로써 경제회생에 기여하기를 기대해본다.

저자소개: 황인학 산업본부장은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기업정책의 현안과 쟁점’, '재벌구조의 특징과 쟁점’, '출자총액 재규제에 대한 비판적 검토’ 외 다수가 있다.

황인학 /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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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계속되자 정부의 시장 간섭을 정당화하고 보조금 지급, 보호무역, 경기부양정책 등 적극적인 큰 정부의 역할을 호소하는 대중들의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간섭주의적 정책들은 시장에서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증대시킴으로써 현재의 경제위기를 오히려 장기화시킬 우려가 있다. 그리고 경기부양정책을 위한 정부의 지출이나 보조는 미래의 과세로써 충당되어 질 것이며 이는 곧 생산적인 민간경제의 희생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하며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악화되는 경제상황을 해소하기 위하여 정부의 시장 간섭을 정당화하며 보다 적극적인 큰 정부의 역할을 호소하는 대중들의 압력 또한 증가하고 있다. 그들은 현 경제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자유시장경제체제에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경기회복과 경제안정이라는 이름하에 정부보조금과 보호무역, 경기부양책을 포함한 더 많은 정부 간섭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경기회복은 아마도 정부의 간섭으로 부터 자유로운 시장에 의해서만 가장 잘 이루어질 것 이다. 그리고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거두려면 기업가적 정신에 근거한 경제활동을 도모하는 동기부여를 증가시킬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여 펼쳐야 할 것이다.

전 세계 경제가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현재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경기 성장을 단기간에 회복할 수 있는 해법은 아마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자유는 경제적 기회와 지속적인 경제 번영을 연결하는 근원적인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정책수립자들은 침체된 한국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경제적 자유라는 사실을 재 상기해야 한다.

지속되는 정부의 간섭과 자유시장경제 간의 긴장과 경쟁

세계경제가 전례 없는 경제적 위기와 도전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글로벌 경제는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가장 심각한 경제성장률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2009년 한 해 동안 세계공황 이후로 80년 만에 가장 막대한 무역량 감소를 예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세계경제 사정의 악화와 그에 대응한 정부들의 대응책은 실질적으로 계속되는 정부와 자유시장 간의 긴장된 경쟁을 상기 시켜준다. 이러한 상황은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경기회복이나 경제 안정이라는 미명하에 계획경제나 사기업의 국유화로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현재 진행 중인 정부의 간섭적인 정책들의 증가는 세계경제의 주축이 되었던 자유시장경제체제의 훼손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의 개입주의적 정책들은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시장에 증대시킴으로써 현 경제위기를 오히려 장기화시킬 우려가 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많은 이들이 정부 주도하의 경제난 해결책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 경제 위기에 대한 정부의 개입주의적 정책은 보다 실현 가능한 해법이 아니다. 그러한 정부정책들은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시장에 증대시킴으로써 현 경제위기를 오히려 장기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은 단순한 현금 보조금정책이나 대중적 인기에 부합한 단기적인 정책에 기초를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설령 경기부양정책을 실시하더라도 특정한 집단이나 산업에 국한되기 보다는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시키는데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 있어 정부의 바람직한 역할은 시장 질서를 보증하고 시장의 자신감을 재 회복시키는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정부의 역할은 부를 창출하고 재분배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역할은 경제 자유와 기업가적 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들을 증폭시킴으로써 보다 많은 이들이 그들의 부를 정당한 노력으로 추구할 수 있도록 시장 간섭을 최소화 하는데 있다.

정부 지출이나 보조는 공짜가 아니다

하지만, 정부 주도하의 시장 간섭적인 여러 가지 구제 정책의 지지자들은 신속한 경기회복과 주식시장의 안정을 위한 단기정책들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정부 구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이도 그러한 정부주도 구제정책은 장기적 안목에서 상당히 비생산적이며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오히려 악화시킬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다.

경기부양정책을 위한 정부의 지출이나 보조는 공짜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지출은 미래의 과세로써 충당되어 질 것이며 이는 곧 생산적인 민간경제의 희생을 의미한다.

결국 구제정책들은 시장경제원리를 무시함과 동시에 책임감 있게 경제 활동을 해 온 많은 이들에게 불공정한 부담을 지운다. 그리고 무책임함으로 인해 위험성을 책임져야 할 경제주체들을 오히려 구제하는 잘못된 보상을 초래한다. 이는 미래에 초래 될 유사한 방식의 무책임한 경제 활동 및 선택을 장려하는 오류를 범할 위험성을 내재한다. 더욱 더 우려되는 것은 정부 주도하의 구제정책들은 정부에게 자원 배분에 대한 지나친 영향력을 허락함으로써 전반적인 경제의 효율성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경기부양정책을 위한 정부의 지출이나 보조는 공짜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지출은 미래의 과세로써 충당되어 질 것이며 이는 곧 생산적인 민간경제의 희생을 의미한다. 민간보다 정부가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경기부양책으로 실패한 일본의 경험을 상기해야 한다.

계속되는 정부와 시장 간의 긴장된 상반관계에 대한 또 하나의 증거가 있다. 그것은 세계 지도자들이 무역장벽을 없애기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무역주의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보호무역주의적 정책들은 무역 분쟁을 야기시키며 현재 세계 경제 불황을 효과적으로 대응 할 수 있는 조화된 정책을 펼치고자하는 노력을 저하시킨다.

2008년 11월 15일 G20 정상회담에서 각국의 지도자들은 "12개월 이내에 투자, 재화와 서비스 교역에 새로운 무역 장벽 설치를 자제하고, 새로운 수출 장벽 설치를 자제하고, WTO에 위배되는 수출 촉진 조치들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세계은행이 최근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20개국 중 17개국이 자유무역의 흐름을 제한하는 정책을 수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적 자유는 경제회복의 근간이다

경제적 번영의 핵심적 요소는 경제적 자유에 근거한 유연성과 개방에 기초한 탄력성이다. 이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며 시장의 투명성과 사유재산권의 확고한 보호에 의하여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질 수 있다. 경제적 자유의 역동적인 힘은 기업가적 정신과 새로운 상품 및 직업을 창출하는 혁신을 육성하였고 전 세계로 그러한 가치를 전파하는데 기여하였다.

실질적으로 오늘날의 경제개발과 지속적인 번영은 기업가적 활동과 기술혁신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경제정책적 상황을 유지 및 발전시키는데 달려있다. 투자 자본과 기업가적 활동의 역량들은 세율이 낮고 사유재산권이 잘 보장되어 있으며 안정적인 물가와 합리적인 규제 정책들에 기초를 둔 국가들로 흐르게 된다. 개방과 유연성에 많은 바탕을 둔 국가들은 자유로운 경제의 흐름과 생각들의 교환으로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쌓아가고 있으며 그러한 국가들의 국민들은 더 많은 경제적 기회와 번영을 혜택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형태의 주요한 자유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자유 또한 언제나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가 보여주듯 대중적 인기에 부합하여 단기적으로 재빠른 경기회복을 이루려고 하는 목표 하에 정부의 시장 간섭에 의존하는 경제정책들은 특히나 경제적 자유를 위협한다. 불행이도 대중적 인기에 부합한 시장경제에 대한 의구심과 냉소적인 비판은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규제를 증가시키는 단기적인 안목에 입각한 정책들과 더불어 투자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저하시킬 위험성을 함축하고 있다.■

저자소개: Anthony B. Kim은 The Heritage Foundation의 Center for International Trade and Economics에서 Policy Analyst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자유무역, 경제적 자유 등이다.

Anthony B. Kim / Heritage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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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공동 기획 Roundtable] 경제위기, 문제와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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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경제위기, 문제와 해법은?
참석 :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 원장
일시 : 2008.12.10.(수) 11:00~13:30
장소 : 프레스센터 20층 모란실
진행 : 권혁철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질문

1.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떤 과정/경로를 통해 미국 금융위기가 한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

2. 현재 한국경제의 상황은 어떤가? 기업(대기업/중소기업), 금융권, 수출입, 부동산 등등.

3. 금융권이 자금을 회수하고 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원인은 무엇이고, 해결 방법은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은행의 위험가중자산대비 자기자본비율(BIS 자기자본비율)을 조정해서 은행이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는가?

4. 건설사 지원을 위한 대주단 협약이 가동되면서 건설업계 구조조정이 정부주도로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 국내의 한 연구소(현대경제연구원)는 정부가 전담부서를 신설하여 기업 구조조정을 정부주도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주단협약과 정부주도의 구조조정에 관한 견해는?

5. 한미 통화 스와프와 정부의 대외채무 지급 보증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나드는 등 외환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원인과 처방은?

6.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헐값 매각이 우려되어 정부가 산업은행 등의 민영화를 늦추기로 했다. 민영화 연기에 대한 견해는?

7.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로 내수경기를 진작시키고자 하는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재정지출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감세는 대규모 재정이 투입될 수 있는 위기시 대응을 위해 자제해야 한다고 한다. 정부의 내수경기진작을 위한 정책 및 감세자제 주장에 대한 견해는?

8. 이명박 대통령은 G20과 APEC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에 반대하고 무역규제 신설을 1년간 만이라도 동결할 것을 제안하고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한미 FTA 연내 비준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떻게 보아야 하나?

9. 국제적인 금융위기가 진행되면서 IMF가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예상할 정도로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각 경제주체들에게 당부할 것이 있다면?

[토론 내용 요약]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 원장>


1.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떤 과정/경로를 통해 미국 금융위기가 한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

미국 금융위기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금융시장을 통한 경로와 실물시장을 통한 경로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금융시장을 통한 경로는 은행의 차입이 어려워지면서 미국자본의 유입이 감소하게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투자자들의 자본회수로 자본이 유출되고 있다. 이로 인해 환율이 상승하게 된다. 또 국내 금융기관이 단기외채가 많음으로 인해 외부로부터의 신용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그것이 금리를 상승시키고 있다. 부동산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또 다른 경로인 실물시장 부문을 보면 미국과 세계의 경기침체로 인해 우리의 수출이 감소하게 되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경기침체와 기업부실이 우려되고 있다.
경로와 과정은 그동안 많이 논의되었다. 무디스나 S&P가 우량(AAA)으로 평가한 채권이 회수가 안 되어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번 위기가 얼마나 갈 지 잘 모른다는 것에 있다. 누가 어디서 얼마만큼의 파생상품을 갖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기가 아니었다면 망하지 않았을 기업들도 망하고 있다. 나아가 실물위기가 다시 금융부실로 재환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관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세계적인 정책공조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복잡한 연결망(글로벌 경제)은 위기를 빨리 확산시키지만 수습의 속도도 그만큼 빠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부문의 ‘건전성 규제’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한다. 신용평가기관에 공공성을 강화하여 국가공공기구가 일부 참여하는 기구로 만들 필요가 있는 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한 듯하다. FDA가 음식물과 약품의 안전성을 보증하고 감독하듯이 말이다. 금융자산의 신용등급이 잘못 평가되면 독이 든 음식이 유통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미국금융시장의 경색이 달러공급을 축소시키고 있으며, 전 세계적인 Dollar shortage를 초래하고 있다. 새로운 달러의 공급이 새로운 신용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그것이 국제적인 달러부족을 가져왔다. 국내은행들은 미국주택금융시장투자가 부실화되면서 자산 건전성이 하락하고, 달러유출이 지속되는 상항에서 달러부채의 롤오버(Roll over)가 어려워져 외화자금난에 봉착했다. 국내금융시장이 경색되자 실물 부문에의 자금공급도 안 되고 있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달러와 원화공급을 늘리지만 은행들의 대출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다 미국경제의 침체로 인해 수출도 안되니까 실물부문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첫째는 한국에 투자한 미국의 금융기관들이 투자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떨어지고 환율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다. 둘째, 한국의 은행들이 외국에서 빌린 대출을 연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외화부족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셋째, 미국의 모기지 관련 상품에 투자한 것이 부실화되어 한국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늘고 BIS 비율이 낮아졌다.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우리 은행들도 대출을 회수하느라 시중 자금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2. 현재 한국경제의 상황은 어떤가? 기업(대기업/중소기업), 금융권, 수출입, 부동산 등등.

IMF를 거치면서 제일 많이 달라진 부문이 민간기업이다. 부채비율과 수익성 지표는 분명히 개선되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중소기업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하지만 은행부문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IMF 이후 안전한 소매금융에만 매달리고, 구조변화는 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외화표시 부채가 많은 기업, 특히 KIKO 계약을 체결한 중견기업 등은 환차손에 직면해 있다. 또 중요한 것이 부동산시장에서의 미분양사태다. 이런 프로젝트 파이넨싱을 어떻게 잘 소화하고 풀어낼 것인가 하는 것이 부동산시장의 명운을 가를 것이라고 본다.

한 마디로 모든 부문이 축소균형으로 나아가고 있다. 금융제도가 신용창출 능력을 상실하니까 여기서의 축소효과가 있고, 실물부문에서 수출수요가 떨어지고 내수마저도 경색이 되니까 여기서도 축소가 일어난다. 결국 금융과 실물 모두에서 축소균형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한다.

금융위기가 실물로 번져가는 상황이다. 더구나 수출 주문이 없어서 어려운 것도 있지만, 수출 주문을 받고도 수출금융이 안돼 수출을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출 대금에 대한 금융까지 안해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의 경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만큼 대출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나 90년대의 일본에서와 같은 대폭락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20-30% 정도의 하락은 충분히 예견해 볼 수 있다.

지금 상황 자체는 위기 직전 상황으로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라고 본다. 대기업은 신용경색과 내수부족과 수출감소로 부실화 우려가 높아지고, 환율상승으로 외채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 역시 대기업으로부터의 하청감소와 수출부진, 그리고 은행 대출감소로 인한 자금부족으로 부실화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한편 금융권은 외국으로부터의 자금공급 부족(차입감소)과 외채만기연장 불가로 대외신인도 하락과 함께 외국에서의 자금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국내 투자자들은 은행의 부실 우려로 인해 자금을 단기화하면서 은행들은 예금부족을 겪고 있다. 그 외에도 기업부실증가로 건전성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외환시장 안정과 내수경기 침체의 해결이다. 외환시장 안정은 결과적으로 경상수지 흑자와 연관이 깊다고 본다. 내수경기 침체는 수출 감소가 어느 정도 폭으로 진행될 것인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와 연관이 되는 것 같다. 만일 경상수지 적자가 개선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상당한 위기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정부에서도 경상수지가 조기에 개선되지 않을 것을 대비해서 대안으로서 기업구조조정이라든가 금융기관 건전성 제고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 같다.


3. 금융권이 자금을 회수하고 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원인은 무엇이고, 해결 방법은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최근 은행의 위험가중자산대비 자기자본비율(BIS 자기자본비율)과 관련해 논의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는가?

  은행을 물가에는 끌고 갔으나 물을 억지로 마시게 할 수는 없다. 지금 금융시장에 대해 정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은행권이 문제라고 하는데, 잘못된 관점이라고 본다. 여러 가지 지표를 봐도 우리나라 은행들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 오히려 잘하는 은행을 격려를 해야 한다. 모든 은행을 다 동일하게 문제가 있다고 획일적으로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발상은 시장의 작동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이다. 시장의 논리에 맞게 잘하는 은행과 못하는 은행이 차별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잘하는 은행을 중심으로 못하는 은행은 M&A가 되고, 자본베이스가 좋은 은행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면서 신용창출에 나설 때 자연스럽게 위기가 극복될 수 있다. 잘하는 은행에의 시장집중이 일어나면서 위기가 극복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와 사회에서 은행에 대해 이런 관점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한편 은행의 자본베이스와 관련해서 사실 그동안 은행산업에 대해 많은 잘못된 정책을 해왔다. 은행의 문제는 대부분 자본 베이스가 약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그런데 은행의 자본 베이스라고 하는 것은 자본을 확충하는 문제인데, 한국에서는 이 자본을 댈 수 있는 사람들을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배제시켰다. 그러다 보니 그 자리를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은행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 결국 이런 것들이 우리의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어왔다. 단기적으로는 어렵다 하더라도 은행산업에의 진입제한을 완화하는 노력도 같이 있어야 한다.

은행이 위기에 처했을 때 대처방법은 은행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고, 대출금을 회수하고 그런 활동이다. 그것에 대해 비난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은행으로서는 BIS 비율을 맞추는 일이 꼭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순식간에 Bank Run(대규모 인출사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의 투자를 회수할 수 없게 되고 국내적으로 부실대출이 늘어나면서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얼마 전 대통령이 BIS비율을 낮추는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전 세계가 공동으로 BIS 산정방식을 고쳐보자고 하는 움직임은 가능하겠지만, 우리나라만 BIS 비율의 기준을 바꾼다면 국제금융시장에서 오히려 우리 은행들의 건전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시중 자금 경색의 원인은 기업의 부실우려와 우리 금융기관의 단기외채 과다로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그리고 이로 인한 외국에서의 자금차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에 있다. 이 문제는 결국 경상수지 흑자로 국가적 신뢰도를 회복함으로써 해외차입이 증가하게 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경상수지 개선이 지연될 경우 은행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경기침체로 추가적인 기업부실이 우려되므로 은행의 자기자본을 사전적으로 15%, 16% 정도로 더욱 확충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되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사전에 제고시켜 놓는 것도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부와 한은이 금융시장 안정과 대출 확대를 위해 지금까지 금융시장에 투입했거나 투입하기로 한 자금은 100조를 넘는다. 하지만 11월 시중은행의 신규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은 4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월평균 5조7000억 원)나 올해 상반기(월평균 5조9000억 원)보다 25%가량 줄었다. 이렇듯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는 이유는 기업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을 할수록 BIS 비율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을 기업측에서 보면 “비올 때 우산을 뺏는 형국”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은행의 BIS 비율을 낮추지 못할 바엔, 국책은행의 상업은행(예컨대 공적자금이 들어간 은행)에의 출자를 통해 상업은행의 BIS비율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국책은행에 자본을 증자할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물론 부분 국유화지만, 최근 영국정부가 바클레이스 등 대형 은행을 국유화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단기적인 처방이고, 중장기적으로는 금산분리와 같은 장벽을 완화하거나 제거하여 자본확충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외국인 소유비중을 줄이는 방안이 되기도 한다.


4. 건설사 지원을 위한 대주단 협약이 가동되면서 건설업계 구조조정이 정부주도로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 국내의 한 연구소는 정부가 전담부서를 신설하여 기업 구조조정을 정부주도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주단협약과 정부주도의 구조조정에 관한 견해는?

금융위기에 대한 대부분의 대책들을 보면 현상유지를 해야 된다는 인식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유동성도 풀고 구제금융도 해야 된다고 하는데 거기에 대해 의문이 든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볼 때 생산성 향상이 아닌 화폐가 지나치게 많이 풀렸던 탓에 나타난 화폐적 현상으로 인한 착각 속에서 지나치게 많이 쓰고 있었다는 점에 있다. 그렇다면 줄여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줄인다는 것은 아까 이야기 나왔듯이 축소균형으로 가는 것이다. 그 과정은 바로 부도가 날 기업들은 부도가 나는 것이고, 파산할 사람들은 파산을 하는 과정이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이것을 회피하기 위한 정책들은 이런 과장된 상황을 연장하는 것이며, 그러다 보면 더 큰 파국이 올 수밖에 없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건설사 문제와 관련해서 본다면, 대주단 협약 같은 방식보다는 일단 부도가 나게 둔 후, 부도 기업의 숫자가 아주 많아지면 그 때가서 남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제금융을 해주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 같다. 그렇게 해야 경쟁력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분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당연하지만, 경기가 너무 침체되어 있고 또 외국에서부터 온 큰 충격으로 인해 기업들이 부실화되고, 이 기업부실은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정부나 은행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옥석을 구분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건설사의 부실은 건설사의 책임이 크며 이는 건설사가 책임져야 할 문제임은 분명하다. 다만 퇴출될 기업만 퇴출되는 것이 아니라 퇴출되지 않아도 좋을 기업들이 퇴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신속하게 늘려 건실한 건설사의 건전성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구조조정과 함께 재정지출을 통한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병행하여 살릴 수 있는 기업은 살리는 것이 우리 경제에 대한 충격을 완화시키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동성위기 해소'와 ‘도덕적 해이' 방지는 두 마리의 토끼다. 불행하게 돌 하나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는 없다. 핵심은 건설회사의 옥석(玉石)을 가리는 것인데, 옥석을 가릴 때는 type-I, type-II 오류를 범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볼 때 치명적인 오류는 당연히 type-I 오류로서, ‘부실하지 않은 기업을 죽이는 것'이 더 큰 오류다. 한편 이 같은 오류를 피하려다 보면, 죽여야 할 기업을 살리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따라서 회생프로그램은 부지불식간에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편향'이 내재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런 잘못을 줄이기 위해서는 매우 엄정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현재 보면 정부가 유동성 지원에 초점을 맞추기로 함에 따라 구조조정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구조조정을 늦추면 단기적으로는 경기침체의 폭을 줄일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제 체질이 악화되고 금융기관의 부실이 커질 우려가 있다. 결국 문제는 ‘단기의 가시적 이익'(고통저하)과 ‘장기의 잠재적 손실(경제체질 악화) 간의 선택이라는 점인데, 단기의 가시적 이익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일부에서 주장하듯이 구조조정의 전담부서를 정부가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 과거 외환위기 때는 구조조정의 인프라가 없었기 때문에 정부주도로 하였겠지만,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다르다. 채권단이 설립한 기구를 중심으로 유동성 지원과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정부는 필요할 때 정책적 지원을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기존의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대주단을 운영하기에 앞서 미분양 아파트가 왜 많았는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정부의 불필요한 시장개입과 이를 피하려는 민간건설업체의 행태가 빚은 산물은 아닌가.

어떤 경우든 집단적 구조조정은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다. 오히려 차별화하여 잘하는 경제주체가 제일 못하는 경제주체를 M&A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 보다 잘하는 은행이 나서서 더 많은 대출을 하게하고, 보다 잘하는 건설회사가 어려운 회사를 M&A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고 상대적으로 역량이 있는 그런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점유를 높이고 새로운 기회를 열어나가는 과정이 시장의 구조조정 과정이다. 그런데 집단적으로 ‘몇 개 퇴출' 이런 식으로 하면 시장은 꼼짝을 안하고 잘하는 기업도 움직이지 않는다. 차별화하고 서열화함으로써 시장이 작동하면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외환위기로부터 배우지 못한 것이 바로 이것인데, 과거에 집단적으로 구조조정해서 지표를 건전하게 만든다고 했지만, 그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지표를 건전하게 만들어 가는 프로세스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체질변화가 없는 ‘지표구조조정'은 큰 의미가 없다.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은 바로 차별화하고 서열화하여 열심히 하지 않고 살아날 수 없다는 압력을 통해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든 구조조정은 서열의 마지막 제일 끝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5. 한미 통화 스와프와 정부의 대외채무 지급 보증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나드는 등 외환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원인과 처방은?

외환시장의 불안이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더 불안하게 움직이는 것은 우리나라 내부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국제금융에서 말하는 소위 ‘불가능한 삼위일체’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지금 경상수지 흑자도 내면서 자본자유화도 하고, 또 성장도 하고자 한다. 세 가지를 동시에 하려고 하는데 세 가지를 동시에 할 수는 없다. 자본자유화가 된 상태에서 성장률을 높이면 자본유입이 늘어나서 환율이 내려가고 경상수지가 적자가 되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본자유화를 하게 되면 성장률을 선진국 성장률보다 크게 높일 수 없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더 성장을 해야만 하는 그런 상황에 있기 때문에 외환시장 불안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있고 또 금융위기의 가능성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의 불안은 경상수지 적자와 단기외채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상수지 적자가 단기에 대폭적인 개선이 어려운 경우 결국 환율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스왑 등을 통해 차입이 늘어도 외환보유고를 늘릴 수 없고 경상수지가 개선되지 않는 경우 일시적으로 환율을 안정시킬 수는 있으나 또다시 외환시장의 불안정이 지속되어 환율이 불안정해 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결국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며,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환율 급변동은 지난 10년간 추구한 자본시장 개방의 결과이지만, 세상에 좋은 것만 골라 취사선택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개방이 변동성을 키우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현재 외국인들은 급할 수밖에 없다. 헤지펀드 환매에도 대비해야 하고, 서브프라임 손해도 메꾸어야 한다.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니 환율은 올라가게 된다. 그런데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갖고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외환보유고는 최근 줄어들어 2000억 달러가 되었다. 전 세계적 외환거래량(경색이전 하루 2조달러)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다. 만일 외환시장에 개입한다고 한다면 돈 잃고 환율도 방어하지 못하는 그런 경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미 통화 스왑도 좋고 정부의 대외채무지급 보증도 좋지만 결국은 우리의 달러유치 실력이 관건이다. 결국 기업이 물건을 팔아 달러를 벌거나(무역수지 흑자), 우리의 신용을 근거로 달러를 빌려오거나(자본수지 흑자)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미국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면서 달러의 통화유통속도가 하락하여 달러유동성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전 세계가 결제통화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 FRB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달러를 공급해야 한다. 나아가 다른 결제통화인 엔화나 유로화 공급도 보다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미국 금융기관들의 불안이 계속되는 한 한국에 투자된 월스트리트 자금의 이탈은 계속될 것이고 그에 따라 환율도 높아질 것이다. 되도록 많은 나라들과 통화스왑 협정을 맺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우리가 경상수자 흑자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정부가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경상수지 흑자를 내기 위해서 현재 수출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그렇다면 수입을 줄여야 한다. 수입을 줄인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좀 어렵게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며, 이는 곧 SOC투자도 하지 말아야 할 경우가 있고, 기름도 덜 써야 된다. 그러니까 수출을 하기 위한 목적 이외의 내수 용도의 수입을 최대한 줄여야만 경상수지 흑자가 가능하다. 그런데 정책을 보면 내수를 살린다 하고, 재정지출을 늘려 SOC투자한다고 한다. 이렇게 돈 풀어 돈 쓰라고 하면 수입이 줄어들겠나. 수출도 안되고 수입은 줄이지 못하고 그러면 외환시장의 불안은 계속될 것이다.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우리가 좀 춥게 사는 방법 외에는 없다는 점을 정부가 설득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6.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헐값 매각이 우려되어 정부가 산업은행 등의 민영화를 늦추기로 했다. 민영화 연기에 대한 견해는?

상황에 따라서는 민영화 일정을 순연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일정조정에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금융위기를 지렛대로 툭하면,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주장이 난무하는 것이 문제다. 세상에 완벽한 제도와 체제는 없으며, 시장주의가 국가개입주의 보다 ‘덜 해롭기' 때문에 채택되는 것이다.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도, “지금은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위기 해결사'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하는데, 이 역시 속 보이는 행동이 아닌가 생각된다. 산업은행의 상업은행 기능과 정책금육 기능의 분리 및 전자의 민영화는 옳은 방향이다. 주식시장의 상황을 봐가며 민영화를 진행하되, 원칙은 확실하게 해 둘 필요가 있으며, 이에 필요한 법 개정 등을 미리 해 놓아야 한다. 

제 값을 받기 위한 전략이면 OK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민영화 전체에 대한 철학이나 정책방향을 정치적으로 바꾼다면 그것은 큰 잘못이다. 민영화는 진행하되, 제 값을 받기 위해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약간 의견이 다르다. 제 값을 언제 받을 수 있을 지 누구도 정확히 알 수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매각을 미루다 보면 그 기간 동안의 도덕적 해이와 비효율이라는 비용을 치르게 된다. 가능하면 빨리 민영화하는 것이 해당 기업의 주식가치를 높이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를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못해서 실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전기나 수도 등과 관련해서는 국민을 안심시키면서 해야 했는데, 잘못 시도하다 보니까 전반적인 공기업 민영화가 영향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산업은행은 당연히 민영화 되어야 한다. 다만, 현재 경기침체로 산업은행 매각시 매입주체와 가격 등에 문제가 있으므로 연기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원칙에는 변화가 없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7.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로 내수경기를 진작시키고자 하는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재정지출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감세는 대규모 재정이 투입될 수 있는 위기시 대응을 위해 자제해야 한다고 한다. 정부의 내수경기진작을 위한 정책 및 감세자제 주장에 대한 견해는?

감세는 조세체계와 세율구조를 바꿔 열심히 일하는 국민들에 불이익이 안가도록 조세구조를 개혁하는 일이다. 감세의 경기 부양효과는 부차적일 수 있지만, 그러나 중장기적인 경제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사항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감세를 단순히 세금을 깎아주는 것으로 봐서는 안된다. 일하는 사람들의 의욕을 저하시키지 않고 오히려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조세체계와 세율을 개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정확대는 평상시 같으면 불필요한 일이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따라서 지금은 두 가지를 모두 해야 한다. 단지 재정확대만 한다면 구축효과 등으로 회복시 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적자재정을 감수하더라도 두 가지를 같이 추진해야 한다.
재정적자 우려가 있지만 그래도 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위기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위기가 끝나고 나면 확대재정정책도 본래의 상태로 환원해야 할 것이다. 재정적자를 내더라도 지금 감세 기조를 확립해 두어야 위기가 끝난 후에 작은 정부 기조를 회복하기가 쉽다.
감세도 필요하나 먼저 재정지출 확대에 중점을 두도록 하고 점진적인 감세를 추구해야 한다. 감세보다는 재정지출 확대가 경기부양효과가 단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시기에 감세의 경우 저축이 늘어나고 소비증대효과는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동안 종부세와 재산세 등을 높여왔기 때문에 경기침체에 주는 영향을 고려하면 경기부양을 위해 감세 역시 필요하다.
미국은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건설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이것을 벤치마킹할 필요는 없다. 우선 미국은 경제위기의 진원지이고 또한 과거에 이 같은 경기부양책을 써 먹지 않아서 그 타당성이 어느 정도 인정되지만, 우리의 경우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내수진작을 위해 SOC 투자를 써 먹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금융위기가 실물부문으로 전이됐기 때문에 SOC투자를 안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중요한 것은 SOC 예산 증액은(내년 SOC예산은 올해보다 26.7% 늘어난 24조7000억원) 아주 예외적인 때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정책의 ‘기회비용’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도 정부의 재정지출 실패의 결과이며, 미국의 1930년대 뉴딜정책도 성공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재정지출 보다는 감세에 방점을 두고자 한다. 감세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바대로 “부자들의 잔치”가 아니다. 감세는 재정배당(fiscal dividend)이고, “일하는 사람의 근로 유인을 강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감세의 혜택이 저소득층에게 돌아가도록 일부 품목(예컨대 저소득층이 주로 소비하는 품목)의 감세를 추진할 필요는 있다.


8. 이명박 대통령은 G20과 APEC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에 반대하고 무역규제 신설을 1년간 만이라도 동결할 것을 제안하고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한미 FTA 연내 비준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떻게 보아야 하나?

보호무역주의는 서로를 죽이는 정책이다. 그렇다는 사실을 보호무역주의자들에게 잘 설득시켜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든 한미FTA를 관철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는 발언은 바람직했다. 우리나라 경제의 개방도를 고려하면 수출을 위해 보호무역주의는 크게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미국이 보호무역보다는 공정무역을 강조할 수가 있으므로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한미 FTA 비준은 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미국의 상황이 유동적이므로 관망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식적인 모임의 공개적인 자리에서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에 반대한 것은 너무 잘 한 것이다. 1930년대에 경기침체로 끝날 것을 대공황으로까지 몰고 간 것은 보호무역 때문이었다. 미국이 외국제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스뭇-홀리 관세법을 통과시킨 것이 화근이 되었고, 다른 국가들도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 제품에 대한 금수(禁輸)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포괄적으로 평가했을 때' 한국의 국익에 매우 부합하는 협정이다. 하지만 야당의 정치공세로 우리나라에서 비준에 실패했고,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보면서 실기(失機)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설사 연내 한국에서 비준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미국 민주당 정부 하에서 한미FTA의 우선순위가 높지 않기 때문에 FTA가 실제로 발효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공개적으로는 곤란하겠지만, 정부로서는 그런 안 좋은 경우도 상정하여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지금 상항에서 한미 FTA를 거부하기는 어렵다. 단지 국내여론을 통일하는데 노력하고 미국의 동태를 살피면서 적절한 시기에 국회통과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당분간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현재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있는 것 같지 않다.


9. 국제적인 금융위기가 진행되면서 IMF가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예상할 정도로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각 경제주체들에게 당부할 것이 있다면?

우선 수입을 줄일 필요가 있다. 해외소비를 감소시켜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해야 한다. 노동 현장에서는 임금동결 및 노사분쟁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은 구조조정을 해야 하나, 이 경우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동자의 해고보다는 임금동결이나 임원의 임금을 삭감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기업은 임금동결 및 효율적인 경영으로 비용을 흡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정부도 불필요한 재정지출을 줄이고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는 등 경기부양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결국 경기침체를 완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고,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국민들의 자세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정치권의 협력이다.
내년도 한국경제의 예상성장률은 수출과 내수 어디를 보더라도 높을 수 없다. 따라서 저성장이 불가피하며, 이로 인한 ‘고학력 청년실업’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불거질 위험성이 높다. 이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위기의 진원지가 우리나라가 아니라는 평범한 사실을 모든 경제주체가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즉 한편으로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옮겨 붙은 불로 가재도구를 태웠기 때문에 우리 쪽의 방재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해야 할 것이다. 경제가 필요이상으로 악화된 것은 결국 정책실패의 산물이며, 이는 정책공조의 실패와 리더십의 위기로 압축될 수 있다. 경기가 침체기에는 제도개선의 호기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당연히 고쳐야 할 법안과 각종 규칙들을 고쳐,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금산분리 완화와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법안이 핵심 쟁점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현재 위기보다 더 위중했던 IMF외환위기를 극복했던 경험과 자신감을 다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땀과 눈물을 요구할 수 있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더 없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민들이 발표되는 지표에 너무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앞서 조동근 교수도 이야기 했듯이 우리가 그렇게 잘못한 것이 없이 열심히 살았다. 국민도 기업도 은행도 정치권도 자신감을 갖고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일은 삼갔으면 한다. 개별 경제주체들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상항에서 어느 누구도 대신 짐을 져주지 않는다. 정부를 믿고 있어도 안 된다. 자조하고 내 노력만이 나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내년 마이너스 성장도 점쳐지고 있다. 모두 최선을 다해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목숨을 연명하려면 고통이 더욱 오래갈 수 있다. 어떤 기업도 부도를 내지 않도록 지원하다보면 모든 기업들이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지금 건설업계와 저축은행들이 그런 상태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부실기업의 빠른 퇴출을 허용해야 우량기업들로 돈이 흘러서 경제회복도 빨라질 수 있다. 국민들이 당장의 고통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태가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을 키우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된다. 극심한 고통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진통제 처방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진통제가 습관이 되어서는 안된다. 지금 당연시 되고 있는 유동성 확대와 재정팽창, 부실기업 지원 같은 것은 진통제에 해당한다.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만이 경제회복의 정공법이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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