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계광장서 2천 시민이 함께 한 '통영의 딸 아픔나누기 문화한마당’ -
지난 1985년 입북돼 26년 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억류돼 있는 신숙자씨와 두 딸(오혜원, 오규원 양)의 생환을 촉구하기 위한 통영의 딸 구출운동이 정점에 다다랐다.
<사진: 서울 청계광장서 열린 '통영의 딸 아픔나누기 문화한마당>
12월 1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통영의 딸 아픔나누기 문화한마당’에 2천여 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각종 문화행사와 함께 신숙자 모녀 구출 촉구 선언이 잇따랐다.
이날 행사엔 신숙자 여사의 남편인 오길남 박사와 전국 국토대장정을 마치고 서울에 도착한 '통영의 딸 구출 국토대장정단(이하 대장정단)’이 함께해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김태훈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특위 위원장,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정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 등 북한인권단체 인사들과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상임의장 등이 참석했다.
오 박사는 호소문을 읽으면서 “오늘은 세계인권의 날이자 내 아내 신숙자 여사의 생일”이기에 감회가 남다르다며 국민들의 뜻을 모아 반드시 가족을 구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뒤이어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제발 한번만 도와 달라. 이 사건도 해결하지 못하면, 이 세 모녀조차도 구하지 못하면 어쩌겠는가”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사진: 호소문을 낭독 중인 오길남 박사와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이날 인사말에 나선 유세희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이사장은 “신숙자 모녀를 자유대한민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시작했던 국토대장정에서 대원들이 물집 투성이의 부르튼 발과 겨울한파를 이겨냈듯이, 온 국민의 열정과 노력이 모인다면 신숙자 모녀를 반드시 구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많은 국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또 박창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은 “압제에 시달리는 '통영의 딸’을 자유 대한의 품으로 송환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확고부동한 자유민주주의의 상징이며 21세기 통일의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며 "그들을 돕는 것은 다른 납북 피해자들은 물론, 김정일 정권의 폭정과 가난으로 신음하는 북한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1월 19일 통영에서 출발해 20여일 만에 서울에 도착한 대장정단은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청계광장에 도착했다. 단장 최홍재씨(남북청년행동 대표)는 “벌판을 걸으면서 이렇게 걷는 것으로 세 모녀를 구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전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올해가 가기 전 꼭 신숙자 모녀를 구출해내고 싶다”면서 “다음 해 신숙자 여사의 생일은 이곳 한국에서 축하받으실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가수 이광필씨의 공연>
문화한마당에는 남북문화예술교류협회의 탈북자 무용수들이 북한의 전통 항아리 춤 등을 선보였으며, 가수 이광필씨는 납북되 정치범수용소에서 사망한 자신의 친구를 기리는 노래 '친구’와 일본 납북자 메구미씨의 사연을 담은 노래 '메구미’를 불렀다. 행사에선 메구미씨의 부모와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의 영상메세지도 함께 상영돼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오유민(14. 중1)양은 “봉사활동을 하러 오기까지 이 사건을 몰랐다. 매우 안타깝고, 사연을 듣다보니 세계인권선언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참가자 이동필(65. 강남구 청담동)씨는 “우리가 신숙자 여사 구출을 위해 나서야 한다”면서 “(통영의 딸 사건이) 분단의 아픔이고, 없었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행사가 끝나고 참가했던 시민 대다수는 대장정단과 함께 청계광장부터 무악재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다 해산했다. 대장정단은 11일 임진각까지 680여km의 국토종주를 마치고 해단식을 가졌다.
<사진: 행사를 마친 뒤, 행진 중인 국토대장정단>
'구출 통영의 딸 백만엽서 청원운동본부’와 '한국자유총연맹’ 그리고 '북한반인도 범죄철폐 국제연대’가 공동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등 6개 단체(대한민국재향군인회,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연합, 대한의사협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가 주최했고 국가인권위원회, 경기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후원했다.
제희량 /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