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개방형병원의 등장, 독이 아니라 약!

미국, EU등과의 FTA 확대 등으로 의료시장 개방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의료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규제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된 것이다.

이와 맞물려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 여부를 두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투자개방형병원은 의료업의 진입제한을 풀어 일반인이나 회사에 자본 투자를 개방하는 것으로, 자본 투자로 병원을 오픈하고 의사들을 고용 해 의료업을 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프랑스는 전체 병원 수 중 36.8%, 독일은 29.7%, 싱가포르는 27.4% 정도가 투자개방형병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제도를 반대하는 측은 건강보험 체계를 흔들고, 의료양극화가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찬성측은 국민에게 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고, 의료시장 개방을 피할 수 없는 현실에서 국내 병원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과연 어떤 것이 의료 소비자인 국민을 위한 선택일까? 이슈인에서 조명 해 본다.

- 프리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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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폭력집회나 시위에 참여한 시민단체에 대해 정부보조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은 불법집회에 참여한 단체에 국민이 납부한 세금으로 이뤄진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국민 법감정에 배치되는 것이며, 시민단체의 활동도 어디까지나 헌법적 질서의 토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 사건 개요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사단법인 한국여성노동자회(여성노동자회)가 행정안전부장관을 상대로 정부 보조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면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의 판결을 하였다. 이 판결의 취지는 불법 폭력집회나 시위에 참여한 민간단체에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불법 폭력집회나 시위에 참여한 민간단체에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

이와 달리 같은 법원인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지난 달 사단법인 '한국여성의 전화'(여성의 전화)가 여성부장관을 상대로 낸 보조금 지급 대상 선정 및 보조금지급 취소 결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는 원고 승소 판결을 하였다. 정부가 불법집회로 규정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한 단체에 보조금 지급을 중지한 것과 관련하여, 제1심 법원에서 상반되는 판결이 나왔다고 평가하는 보도가 있었으나, 이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잘못된 평가라고 생각한다.


2. 준법의무는 보편적 의무

이번에 불법집회 참여 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거부가 정당하다는 판결의 취지는 “여성노동자회는 2008년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참여하여 촛불집회가 불법 폭력 집회․시위로 변질된 것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집회에 참여하였다”면서, "보조금 지급 제한의 기준이 되는 특별선정기준상의 '불법폭력 집회․시위에 참여'는 범죄임이 분명하고, 불법집회에 참여한 단체에 국민이 납부한 세금으로 이뤄진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국민 법감정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불법집회에 참여한 단체에 국민이 납부한 세금으로 이뤄진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국민 법감정에 배치되는 것”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제6조 제1항에서는 “행정안전부장관은 비영리민간단체에 대하여 공익활동을 추진하기 위한 사업에 대하여 소요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0대 국정과제, 저탄소 녹색성장, 신국민운동, 일자리 창출 및 4대강 살리기 운동 등 국가시책에 맞는 활동을 중점 지원키로 하였고, 또 공익사업선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원대상을 선정하되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의 주최․참여 단체는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고, 경찰청에 불법폭력 집회 참여단체 전력자료 현황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법률준수의 의무는 헌법에서 특별히 명문으로 규정하지 아니하여도 민주국가의 국민이나 단체가 부담하는 보편적인 의무이므로, '공익활동’은 그 목적과 활동이 법률 등 법령을 준수하는 것을 기본적인 전제로 한다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은 비영리민간단체의 자발적인 활동을 보장하고 건전한 민간단체로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법이다. 그리고 여기서 '비영리 민간단체’라고 함은 영리가 아닌 공익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민간단체를 말한다.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상 정부 보조금의 지급 대상이 되는 비영리민간단체의 성립요건이 되는 '공익활동’이라고 함은 일반적으로 불특정 다수 또는 사회 일반의 이익증진과 민주사회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을 말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에 관하여 “사회일반의 복리증진을 그 고유의 직접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말하고 특정 계층이나 지위 또는 일정한 자격을 가진 자나 특정 업종에 종사하는 자들만의 이익증진 내지 권리보호를 그 고유의 목적으로 하는 단체는 이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던 바가 있다(대법원 1996. 6. 14. 선고 95누14428 판결).

법률준수의 의무는 헌법에서 특별히 명문으로 규정하지 아니하여도 민주국가의 국민이나 단체가 부담하는 보편적인 의무이므로, '공익활동’은 그 목적과 활동이 법률 등 법령을 준수하는 것을 기본적인 전제로 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불법 촛불시위를 주도하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법률준수 의무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범법행위를 저지른 단체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상 정부 보조금의 지급대상이 되는 '비영리 민간단체’에 해당한다거나 공익활동을 수행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나아가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제7, 8조에서 행정안전부장관은 매년 지원할 수 있는 공익사업의 유형을 결정하고, 비영리민간단체가 공익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보조금을 교부받고자 할 때에는 행정안전부장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번 판결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행정안전부장관이 비영리 민간단체를 선정하여 지원하는 것은 재량행위에 해당하고 공익상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법률준수 의무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범법행위를 저지른 단체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상 정부 보조금의 지급대상이 되는 '비영리 민간단체’에 해당한다거나 공익활동을 수행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

한편 이와 달리 원고 승소 판결이 선고된 여성의 전화 사건에서 당시 재판부는 “여성의 전화가 불법시위를 주최ㆍ주도하거나 구성원이 적극 참여해 처벌받는 등 불법시위단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것이고, "불법시위단체가 아님을 확인하는 내용의 확인서 제출 요구를 거부한 것만으로는 불법 시위단체로 규정해 보조금 지급을 제한해서는 아니된다"고 판단하였을 뿐이다.

결국 이 두 판결은 불법 폭력집회나 시위에 참여한 민간단체에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그 판단을 다르게 한 것이라기 보다는 패소판결을 받은 '여성노동자회’는 촛불집회가 불법 폭력 집회․시위로 변질된 것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집회에 참여하였던 반면, '여성의 전화’는 촛불시위에 적극 참여하여 처벌받는 등 불법시위단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것이므로 그 사실관계가 다른 것일 뿐, 상반되거나 엇갈린 판결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3. 불법행위 시민단체에 대한 단호한 대처

현대사회가 직면한 어려운 문제를 정부 단독으로 해결하기 무척이나 어렵다. 이에 헌법 등 입법상 근거가 없다는 문제점이 있으나, 정부가 통치(governing)의 개념이 아니라 수평적 관계에서 시민단체와 손을 잡고 공공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거버넌스(governance)로서 협치(協治)나 간접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민주주의의 형태로서 시민단체 활동이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는 그 과정에서 나타난 폭력․불법시위로 우리 사회의 법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등 국가적으로 큰 폐해를 야기하였다. 또한 광우병 촛불시위 과정에서 시민단체 집단인 광우병국민대책회의나 이에 소속된 시민단체는 그들이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에서 지니게 된 반정부성, 좌파성 등의 태생적 한계를 보여주었다. 그들이 과거 권위주의정부 시절 민주화에 기여한 측면도 없지 않으나, 과거 10년 정권 동안 정부나 공공기관의 요직에 중용되어 권력화되거나 친북 및 반시장․반세계적 사고로 세계화의 흐름에 따르지 못하는 이념적 편향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 등 헌법질서를 위협하였고, 특히 광우병 촛불시위에서는 법치주의의 위기를 야기하고 계층간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를 서슴치 않았다.

불법집회 참여 단체에 보조금의 지급을 거부한 것은 시민단체의 활동도 어디까지나 헌법적 질서의 토대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대의민주주의나 법치주의 등 헌법체제를 무너뜨리거나 공격을 가하려는 세력, 시민단체로 위장한 불순한 세력에 대하여는 단호하게 대처하고자 하는 취지

과거 대부분 좌파 시민단체는 전적으로 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이나 프로젝트 용역비, 기업이 내는 후원금으로 자금과 재정을 운영하였다. 그런데도 이들이 정권타도를 외치거나, 반헌법적이고 반기업․반시장적인 정책과 활동을 전개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일이 아닐 수 없고 공갈범 수준이라는 비난도 제기되었다. 우파든 좌파든 시민단체라고 한다면 정권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본연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하여야 하고, 협치와 간접민주주의의 보완 등 새로운 시민단체의 가치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2008년 불법집회 참여 단체에 보조금의 지급을 거부한 것은 시민단체의 활동도 어디까지나 헌법적 질서의 토대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대의민주주의나 법치주의 등 헌법체제를 무너뜨리거나 공격을 가하려는 세력, 시민단체로 위장한 불순한 세력에 대하여는 단호하게 대처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이번 판결도 이와 같은 취지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라고 이해하고, 정부가 불법집회 참여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입장이 굳건하기를 기대한다.

이헌 / 변호사,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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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의 집회 도중 일부 참가자가 경찰버스 11대를 파손하는 등의 사건과 관련 국가가 민노총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피해액 전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온 반면, 2심에서는 피해액의 60%만을 배상하라는 소위 '선심 할인’ 판결이 나왔다. 그런데 대법원은 2심의 '선심 할인’ 판결이 잘못이라 판결하면서 하급심의 온정주의에 일침을 가했다. 그동안 불법폭력시위에 대해 지나치리만큼 온정적인 판결이 많다고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판결은 불법폭력행위를 절대 용납해서는 안되며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법원의 온정주의를 불식시키고 불법폭력시위가 근절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1. 사건의 개요

2007년 6월18일 민노총의 여의도집회 도중 일부 참가자가 경찰버스 11대를 파손하고 무전기와 진압봉 등 경찰 장비를 탈취한 사건이 있었다. 국가(경찰)는 민노총에 대하여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인 서울중앙지법 민사46단독 권순열 판사는 지난 1월 정부가 민주노총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사실상 피해액 전액 책임을 물어 민노총은 국가에게 2,436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제2심인 서울중앙지법 제5민사부(재판장 이두형 부장판사)는 지난 7월 피해액 전액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을 깨고, 민노총의 책임이 60%만 인정된다면서 민노총은 정부에게 1,462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불법과 폭력으로 점철된 집회와 시위가 빚은 물질적 피해배상 소송에 대해 항소심은 주최자의 책임 범위를 '선심 할인’했지만 대법원은 그 판결 자체가 잘못이라고 심판한 것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12월 10일 정부가 집회참가자 일부가 경찰버스 등을 부순 책임을 물어 민주노총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제2심이 민주노총의 책임을 60%로 제한한 것은 잘못이라면서 원심 판결을 깨고 전액 배상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제1심 법원의 판결이 정당하다는 것이다. 불법과 폭력으로 점철된 집회와 시위가 빚은 물질적 피해배상 소송에 대해 항소심은 주최자의 책임 범위를 '선심 할인’했지만 대법원은 그 판결 자체가 잘못이라고 심판한 것이다.

 

2. 판결의 의미

그 동안 폭력시위대가 경찰차를 불에 태우거나 국가 기물을 부숴도 정부는 폭력행위자를 형사처벌하는 데에만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시위에 불법․폭력시위에 관대하다 보니 법원 역시 폭력시위참가자라 하더라도 중형을 선고받는 일은 드물었고, 따라서 폭력시위에 대한 형사처벌은 불법시위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수단이 되지 못하였다.

그래서 정부는 불법폭력시위에 대하여 그 주최자에 대한 민사상의 손해배상청구를 모색하게 되었다. 불법노동쟁의에 대하여 회사가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이 유효적절한 대응수단이었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

제1심의 판사는 ... 민노총은 이를 막기 위해 ...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제지하는 등 적절한 조취를 취했어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해 정부에게 손해가 발생한 만큼 민노총은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

이 사건은 민노총이 2007년 6월 여의도에서 주최한 특수고용노동자를 위한 집회에서 집회참가자들이 차도를 점거하고 경찰버스 11대를 부수는 등 폭력시위를 벌였고, 이에 정부가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제1심의 판사는 집회 참가자 일부가 경찰차량을 부수고 물품을 탈취했는데, 민노총은 이를 막기 위해 집회참가자들에게 집회장소를 이탈하지 않거나 손괴 등의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제지하는 등 적절한 조취를 취했어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해 정부에게 손해가 발생한 만큼 민노총은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제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 민노총이 ... 뒤늦게나마 집회의 질서유지를 위한 조치를 취한 점 등을 고려하면, 민노총의 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하는 게 공평하다고 판결

그런데 제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집회참가자가 주최자 및 질서유지인의 질서유지를 위한 지시에 응하지 않는 경우 물리력 행사 등으로 강제할 수 없는 등 집회질서유지에 어려움이 있고, 또한 민노총이 폭행행위 발생 직후 경찰과의 계속적 협의를 통해 집회참가자들을 집회장소로 인도하는 등 뒤늦게나마 집회의 질서유지를 위한 조치를 취한 점 등을 고려하면, 민노총의 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하는 게 공평하다고 판결했다. 민노총의 손해배상책임을 40% 감액하여 준 것이다.

제2심 재판부가 민노총의 책임범위를 감해준 근거는 과실상계(過失相計)다. 과실상계는 손해발생에 피해자에게도 잘못이 있거나 손해가 확대된 데에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을 경우 가해자가 물어줄 손해배상액을 감액하는 제도다. 예컨대, 보행자가 무단횡단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1,000만원의 손해를 입은 경우 무단횡단한 피해자의 잘못을 감안하여 손해배상액을 600만원으로 감액하는 것이다.

제2심은 당시 민노총이 폭력시위자들에 대하여 물리력 행사 등으로 강제할 수 없는 등 집회질서유지에 한계가 있고, 또한 민노총이 폭행행위 발생 직후 경찰과의 계속적 협의를 통해 집회참가자들을 집회장소로 인도하는 등 뒤늦게나마 집회의 질서유지를 위한 조치를 취한 점을 과실상계의 이유로 삼았다.

집회 주최자에게 질서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 때문에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인정한 이상 그 책임범위는 과실과 인과관계에 있는 전부에 미친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는 과실상계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하면서 민노총의 책임을 줄여준 제2심 판결에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민주노총이 집회참가자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면서까지 질서유지를 요구할 수 없었던 한계는 존재하지만, 그런 한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 범위를 제한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집회 주최자에게 질서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 때문에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인정한 이상 그 책임범위는 과실과 인과관계에 있는 전부에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 판결에서 우선 주목할 점은 대법원은 일부 집회참가자들의 폭력을 민노총이 제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민노총의 주장을 배척하였다는 사실이다. 타당한 판단이다. 집시법은 시위주최자에게 질서유지인을 두는 등 집회`시위에서 질서를 유지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도심에서의 대규모 집회나 시위는 많은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언제든 폭동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그래서 어느 나라든 헌법으로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질서유지 차원에서 주최자에게 질서유지의무를 요구하는 등의 규제를 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최자가 집회`시위 중 질서를 유지할 자신이 없으면 집회나 시위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일부 참가자들의 일탈을 제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유는 시위주최자를 면책할 사유가 될 수 없는데, 대법원은 이를 확인한 것이다.

다음, 대법원은 주최자가 질서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 때문에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인정된 이상 그 책임범위는 과실과 인과관계에 있는 손해 전부라고 인정하면서 그 책임범위를 제한한 제2심판결의 부당성을 지적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인 난점이 있다한들 이는 과실상계사유가 될 수 없다는 법리를 확인한 것이다.

또한, 대법원은 민노총이 집회참가자들을 집회장소로 인도하는 등 질서유지를 위한 조치를 뒤늦게 취하긴 했지만, 이는 손해 발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해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할 이유가 되지 못하므로 민노총의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한 제2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사후 조치가 적절했다 한들 이를 이유로 과실상계를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당연한 법리다. 가해자가 교통사고를 낸 다음에 즉시 피해자를 병원으로 후송하였다거나 사고 후에는 철저하게 안전운전을 한다는 이유로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감액해 줄 수 없음은 기초적인 법리이다.

어느 신문이 제2심판결을 가리켜 "선심할인" 판결이라고 불렀는데, 적절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민노총에 대한 선심이 아니고서는 기초적인 법리를 무시한 제2심판결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 대법원 판결은 획기적인 것도 새로운 것도 아닌 상식적인 법리를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경력 10년 안팎의 단독판사가 선고한 제1심판결에서도 이미 확인된 법리였기도 하다.

그런데 왜 제2심판결은 다른 결론을 냈을까. 상식적인 법리를 무시한 채 민노총의 책임을 줄여준 이유가 무엇인가. 어느 신문이 제2심판결을 가리켜 "선심할인" 판결이라고 불렀는데, 적절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민노총에 대한 선심이 아니고서는 기초적인 법리를 무시한 제2심판결을 이해하기 어렵다.

실상, 법원은 그 동안 불법폭력시위에 지나치게 온정적이었다. 2008년 약 100일간 벌어진 광우병촛불시위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으면서 경찰버스 수십 대가 불에 타거나 파괴되었고, 수백 명의 경찰과 시민이 부상을 입는 사태가 있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검찰의 기소와 법원의 재판 결과는 실망스럽다. 구속 기소된 사람이 40명에 불과한데, 그나마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6명에 불과하다. 법원은 명동 시위에서 경찰에게 새총으로 쇠구슬을 쏜 사람과 염산이 든 박카스병을 경찰에게 던진 사람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풀어줬다. 경찰버스 위에 올라가 쇠파이프를 휘두른 사람, 경찰버스의 연료 넣는 곳에 종이를 집어넣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사람, 시위 때마다 망치로 경찰버스를 부숴 '망치맨'이란 별명이 붙었던 사람도 석방했다. 전경들이 시위 여성을 경찰버스에서 성폭행하고 휴대폰으로 촬영했다는 유언비어를 인터넷에 퍼뜨린 인쇄소 직원도 풀어주었던 것이다.

법원의 이렇게 온정적이 태도가 민사판결에도 이어져 제2심판결과 같은 "선심할인" 판결이 나왔을 것이다.

 

3. 결어-온정주의 불식

대법원의 이번 판결의 의미는 불법·폭력시위에 대한 민·형사 책임을 묻는 재판에서 온정주의를 배제하여야 한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헌법상 집회․시위의 자유가 보장되고, 시민들이 그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다른 시민이 겪는 교통불편 등은 감수해야 마땅하겠지만, 더 나아가 도로를 무단점거하거나 경찰기물을 부수는 등의 폭력행위까지 용납할 수는 없고,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는 엄격하게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불법폭력시위가 도를 넘은 지 오래인 마당에 법원마저 온정주의에 기울어서는 폭력시위는 계속될 것이다. 그런 곳에서 사회질서를 기대하기 어렵고, 질서조차 없는 사회라면 선진화는 고사하고 정상적인 일상생활마저도 위협받게 된다.

우리 사회의 불법폭력시위가 도를 넘은 지 오래인 마당에 법원마저 온정주의에 기울어서는 폭력시위는 계속될 것이다. 그런 곳에서 사회질서를 기대하기 어렵고, 질서조차 없는 사회라면 선진화는 고사하고 정상적인 일상생활마저도 위협받게 된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기점으로 법원의 온정주의가 불식되어 불법폭력시위가 근절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이재교 (변호사, 서울국제법무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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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를 올 1학기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대출 신청 접수는 당장 내일부터 시작되며, 신입생은 합격 확정 이전에 미리 신청을 해 놓아야 하며, 재학생은 기존의 학자금 대출과 학자금 상환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새로운 학자금 대출의 신청 자격 가운데 소득수준이나 연령기준은 그대로지만 재학생의 경우 성적 제한이 당초 C 학점에서 B학점 이상으로 높아졌다. 신입생은 수능이나 내신에서 6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KBS는 이와 관련하여, 등록금 문제를 집중 보도해 본질적인 문제제기를 했다.


MBC는 <올 1학기부터 학자금 상환제 시행> 보도를 통해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에 대한 자격요건과 절차를 소개했다. 학점 기준이 강화된 것에 대해서는 “재정 건정성을 높이고 학생들의 면학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의 말을 인용했다. 이와 더불어 기초생활 수급자를 위한 무상 장학금은 그대로 유지하고, 소득 5분위 이하 저소득 층 가정의 성적우수자들에게도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KBS는 <여야, 등록금 상한제 합의···사립대 '반발’> 보도에서 상한제 실시에 대한 사립대학들의 반발을 언급했다. “등록금을 터무니없이 올리는 것을 막자는 것이 등록금 상한제의 취지”이며 “여야가 등록금을 3개년 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만 올릴 수 있도록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합법적으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참여연대의 인터뷰를 덧붙였으며, 대학 자율권 침해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사립대학의 반발을 보도했다.

또 <대학등록금 동결 확산, 사립대 '가슴앓이>에서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등록금과 관련된 학생들과 대학교간의 갈등 문제를 학생과 학교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고, 근본적인 해법으로 정부의 대학지원 예산 증가와 재단전입금 증액을 제시했다.




SBS는 <'취업후 학자금 상환’, B학점 이상 받아야 대출> 보도를 통해 “학자금 상환제를 신청하는데 필요한 공인인증서 확인을 위해 대학의 신입생 등록기간을 다음달 9까지로 닷새 연장”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출을 받은 학생이 65살을 넘을 때까지 국민연금 외에 다른 소득이 없으면 대출금을 안 갚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부실대학의 명단을 공개하고 내년부터 대출을 제한하기로 한 교육부의 계획도 덧붙여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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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9일 헌법재판소는 신문법과 방송법 개정안의 가결 선포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번 사건은 위헌심판이나 헌법소원 사건이 아닌 권한쟁의 심판사건이며, 이 때 어느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지 않는 한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당연한 행정법상의 법리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에 대해 절차적 위법과 결론적 적법이라는 모순된 결정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권한쟁의심판 사건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것이다. 이번 결정 이후 나오고 있는 재논의 주장은 그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으나 여러 정황상 실현가능성이 없는 것이라 할 것이다. 또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을 존중하지 않거나 헌법재판소 폐지론까지 주장하는 것은 헌법재판의 소수자 보호와 공권력의 합헌성 보장이라는 기능을 무력화시켜 결국 정치적 평화가 아닌 폭력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1.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심판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9일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신문법)과 방송법 개정안의 통과과정에서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는 청구를 인용하면서, 위 개정안 가결 선포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번 사건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위헌심판이나 헌법소원 사건이 아니라, 헌법 제111조에서 헌법재판소의 관장사무로 정하는 '국가기관 상호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간 및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의 권한쟁의에 관한 심판사건’이었다.

이번 사건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위헌심판이나 헌법소원 사건이 아니라, 헌법 제111조에서 헌법재판소의 관장사무로 정하는 '국가기관 상호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간 및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의 권한쟁의에 관한 심판사건’

권한쟁의 심판사건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법 제66조에서 “헌법재판소는 심판의 대상이 된 국가기관 등의 권한의 존부 또는 범위에 관하여 판단하고, 권한침해의 원인이 된 피청구인의 처분 등을 취소하거나 그 무효를 확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헌법재판소가 권한쟁의의 대상이 된 피청구인의 처분이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한 것으로 보더라도, 이 처분을 취소하거나 무효를 확인하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전속적인 재량에 속하는 것으로서, 이는 헌법재판소의 재량에 따른 부가적인 심판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국회의장의 법률안 가결선포의 무효확인은 국회의 자율권을 존중하여야 할 것이고, 법률의 소급적 무효 등은 국법질서의 불안을 초래하므로, 헌법재판소가 재량적 판단에 의하여 무효확인을 통하여 피청구인의 처분의 효력을 직접 결정하는 것은 헌법위반과 같은 중대한 사유이어야 한다.

어느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어도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지 않는 한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행정법상의 법리

과거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과 국회의장의 권한쟁의 사건에서 국회의장이 야당의원에게 본회의 개의일시를 국회법에 정한대로 적법하게 통지하지 아니하여 본회의에 출석할 기회를 잃게 하고 본회의를 개의하여 법률안을 가결선포하였던 사안에서도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인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의 침해를 인정하면서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한 사례도 있고(96헌라2),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건에서도 헌법과 법률에 위반하는 사유가 있어도 탄핵사유는 중대한 경우이어야 한다고 하여 탄핵을 기각한 바가 있다(2004헌나1).

어느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어도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지 않는 한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행정법상의 법리이다.

2.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결정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 요지는 신문법에 있어서는 질의ㆍ토론 등 심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리투표가 행하여진 부분이 절차적 위법이 있고, 방송법에서는 일사부재의의 원칙에 위반된 부분이 절차적 위법이 있으나, 이와 같은 절차적 위법을 해소하는 문제는 국회의 자율권에 속하고, 또한 심의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대리투표, 일사부재의의 원칙 위반은 국회법에 위반되는 사유로서 헌법에 명백히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그 위법사유가 무효에 이르지는 못하였다는 취지이다.

결국 절차적 위법과 결론적 적법이 모순이라는 주장은 권한쟁의심판 사건에 대하여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유에서 비롯된 잘못된 주장

결국 절차적 위법과 결론적 적법이 모순이라는 주장은 권한쟁의심판 사건에 대하여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유에서 비롯된 잘못된 주장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하여 온갖 비난이 난무하고 이에 대한 해석이 각양각색인 것은,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는가의 문제라고 할 것이다.

더욱이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이 있었음에도 이번 결정에서 무효확인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았다면서 국회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것은 극히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비판하는 측에서 일사부재의의 원칙이 단순히 국회법 위반사유가 아니라 관습헌법에 위반하는 사유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나, 서울이 수도라는 등의 관습헌법이 성립하기 위하여서는 반드시 헌법에 의하여 규율되어 법률에 대하여 효력상 우위를 가져야 할 만큼 헌법적으로 중요한 기본적 사항이 되어야 하는 것이므로(2004헌마554), 국회법 제92조에서 정하는 일사부재의의 원칙 위반이 헌법상 사유라는 주장은 공감할 수 없다.

3.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재논의 논란

헌법재판소법 제67조는 권한쟁의심판의 결정의 효력에 관하여 제1항에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의 결정은 모든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기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소원의 경우와 달리 권한쟁의심판의 경우 모든 결정이 기속력을 가지므로 인용결정이든, 기각결정이든, 다른 국가기관은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저촉되는 다른 판단이나 행위를 할 수 없고, 헌법재판소 결정의 내용을 판단 및 조치의 기초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이에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국회의장은 위헌이나 위법성이 확인된 행위를 반복하여서는 아니되고, 나아가 자신이 야기한 위헌ㆍ위법 상태를 제거하여 합헌ㆍ합법적 상태를 회복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2008년 개정 발간된 헌법실무제요에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국회의장은 앞으로 모든 입법과정에서 질의ㆍ토론 등 심의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대리투표 등 표결의 자유와 공정성을 해치거나 일사부재의의 원칙에 위반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신문법, 방송법에 관한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따른다면 신문법, 방송법을 다시 논의하라는 것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재논의 여부에 관하여 논란이 분분하지만, 국회는 시행되고 있는 모든 법률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고, 이는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입법부의 고유업무에 속하는 것인만큼 재논의 주장 자체에 대하여 문제삼을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통과되어 시행되고 있고 헌법재판소가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한 신문법에 대하여 다시 질의ㆍ토론 등 심의절차를 거쳐야 하고, 표결의 자유와 공정성을 기해 표결이 이루어지게 하여야 하거나, 방송법에서는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을 해소하여 다시 심의하여 재투표해야 한다는 것은 도무지 그 실현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 재논의를 요구하였는지에 관하여는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살펴보고 이에 따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중 신문법 부분 6인의 기각의견으로서, 2인(민형기, 목영준)은 심의표결권이 침해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2인(이강국, 이공현)은 권한침해로 야기된 위헌ㆍ위법상태의 시정은 국회의장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고, 또 1인(김종대)은 사후조치는 국회의 자율적 의사결정에 의해 해결되어야 하고, 나머지 1인(이동흡)은 다수결의 원칙, 회의 공개의 원칙 등 헌법상 국회의 의사원칙에 위배되지 않았다는 취지이다.

방송법 부분 7인의 기각의견으로서 3인(이강국, 이공현, 김희옥)은 심의표결권이 침해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3인(민형기, 이동흡, 목영준)은 심의표결권은 침해되었으나 이를 무효로 할 정도로 헌법에 명백히 위반한 하자는 아니라는 것이고, 1인(김종대)은 국회의 자율적 의사결정에 의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신문법, 방송법에 관한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따른다면 신문법, 방송법을 다시 논의하라는 것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

또 국회의 위헌ㆍ위법상태의 시정을 국회의장에게 맡기거나 국회의 자율적 의사결정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는 결국 재논의를 할 것인지 여부를 포함하여 국회에서 자율적으로 이를 결정하라는 취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재논의를 주장하는 측의 주장은 미디어법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내세우는 주장이어서 공감할 수 없는 것

그러나 신문법, 방송법을 재논의한다고 하더라도 재논의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종전 미디어법 논의 과정에서 나타나듯이 국민 여론을 내세워 법안 자체에 대하여 반대하고, 논의 자체를 거부하려고 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여야간 극한대립과 소모적 논쟁이 지속될 것이고,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행정기관으로서 방송법에서 위임한 방송법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고 사업자 선정 작업을 추진하는 등의 상황을 별론으로 하더라도, 재논의를 주장하는 측의 주장은 미디어법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내세우는 주장이어서 공감할 수 없는 것이다.

4. 헌법재판소에 대한 입장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미디어법에 관한 뜨거운 논란이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오히려 더 큰 논란이 야기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본래 청구인측이 미디어법 입법 자체에 대하여 줄곳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미디어법의 입법이나 그 내용이 아니라 그 입법절차 과정에서 위법ㆍ위헌성에 관한 권한쟁의 심판이라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헌법 보장기관의 사법적 법리판단이니만큼 이를 존중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결정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하여 합리적 비평의 수준을 넘어 '해괴한 논리’라고 주장하고 별별 패러디가 난무하는 등의 극한 주장을 내세우는 것은 삼가되어야 한다. 이에 헌법재판소에 대한 불신, 헌법재판소 폐지론까지 주장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의 탄핵을 기각하였다고 헌법재판소를 칭송하다가 행정수도법을 위헌이라고 하였다고 하여 헌법재판소 폐지론을 내세우던 이중적인 모습과 다를 바 없다.

헌법재판의 속성은 소수자 보호와 공권력의 합헌성 보장이다. 헌법재판은 일종의 사법작용이지만, 순수한 사법작용이 아니라 정치적 성격도 가지고 있는 정치적 사법작용이다. 본래 권한쟁의 심판은 독일에서 정부와 의회 간의 다툼을 중립적 헌법수호자인 헌법재판소가 권력분립 제도의 취지에 따라 해결하는 장치이다.

현재 국회에서 소수 야당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거나 헌법재판소 폐지론까지 주장하고 선동하는 것은 헌법재판의 소수자보호와 공권력의 합헌성 보장이라는 기능이 몰각되고, 정치적 평화가 아닌 폭력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상황이 도래할 우려

이에 최고 국가기관 간의 의견 차이로 다툼이 발생한 경우에 헌법해석을 통하여 분쟁을 해결함으로써 폭력에 의한 것이 아닌 정치적 평화에 기여하고, 정치적 통일을 확보하는 데에 제도적 의미가 있는 것이다. 또한 현대적 의미에서 정치과정에 있어 소수파가 다수파의 월권적 행위를 헌법적 원리에 의해 통제할 수 있는 장치로서의 기능도 있다.

현재 국회에서 소수 야당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거나 헌법재판소 폐지론까지 주장하고 선동하는 것은 헌법재판의 소수자보호와 공권력의 합헌성 보장이라는 기능이 몰각되고, 정치적 평화가 아닌 폭력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상황이 도래할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언론노조 위원장의 단식농성이나 진보좌파단체나 야권의 미디어법 무효 투쟁은 이제 미디어법 입법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미디어법 자체에 대하여 반대한다는 취지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이 헌 / 변호사,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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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무회의를 열어 경기 회복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올 예산의 70%를 상반기에 배정하는 등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상재정 기조를 유지하려는 계획이다.

MBC는 <재정 조기집행··상반기에 돈 푼다> 보도에서 “정부가 서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당초 1, 2 월에 시행하지 않을 예정이었던 희망근로와 공공인턴 등 정부 주도의 일자리 사업을 이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단신 보도했다.



KBS는 <예산 1조 증가···민원 사업 '슬쩍’ 끼워넣기> 보도를 통해 여야의원들이 지역 민원성 사업을 위해 예산안을 터무니없이 증가시켰다고 비판했다. 사업비 늘리기와 새로운 사업 끼워넣기 등을 주요 형태로 들며, 공사비로 백 억원 이상의 예산을 늘린 사업만 11개이며 수천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호화청사 비난 논란 속에서도 충남도청과 경북도청 신축에 각각 50억원, 30억원의 예산을 늘린 것을 보도했으며, 경북 포항 영일만 신항구의 철도사업과 전북 익산역의 진입도로 건설 등의 새로운 사업을 예산 심사 과정에서 새롭게 끼워 넣는 현상을 보도했다.

국회예산 전문가는 인터뷰를 통해 “얼토당토 안하게 증액되는 사업이 있는데···정부 측 관계자나 국회 예결위원들에게 어떻게든 밀어 넣기 위해 물밑작업이 엄청나게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SBS는 <올해도 '비상재정’···경제운용 고삐 '바짝죈다’> 보도에서 “금융 위기로 비상경제체제를 가동했던 지난해와 같이,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의도”라고 전했다. SBS는 “우리 경제가 두바이월드 사태 때처럼 외적변수에 의해 요동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윤중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을 인용하여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앞당겨 배정된 예산은 사회간접 자본 등 경제 파급 효과가 큰 부분에 우선 투입되고, 당초 3월에 시작하려던 공공근로 등의 일자리 제공사업도 이달 중으로 앞당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SBS는 “적극적 재정 지출이 경기회복 추세와 맞물려 자칫 거품경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견제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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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김화수 대표님께서는 온라인 취업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시죠. 비즈니스로 성공해 사회 기여도 하신 여러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모셨습니다.
먼저 한경비즈니스 독자들한테 잡코리아 자랑을 좀 해주세요.

1998년 10월에 잡코리아 브랜드가 나왔으니 만 11년 됐네요. 시장점유율은 한 65% 정도 됩니다. 그 전에는 '리크루트’라는 잡지를 관련 브랜드로 가지고 있었죠. 옛날에는 오프라인만 했다가, 점차 온라인으로 확장되었죠.

온라인 시대로 들어왔을 때는 인크루트, 잡링크가 선발주자였습니다. 저희가 98년에 할 때는 후발주자였지만 인크루트와 연 매출이 3배 이상 벌어져 있어요. 채용공고가 하루 평균 4~5천 건 등록되니까 일 년에 130~150만 건 정도 되죠. 평균적으로 건 당 2.5명을 채용하는데 그럼 저희 사이트를 통해 총 300~400만 정도의 채용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죠.

이게 가능한 이유는 저희 포스팅이 기본적으로 무료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유기업원에서 채용계획이 있다고 하면, 잡코리아에 돈 10원 내지 않아도 가능하단 것을 의미하죠. 그런데 기능별로 차등 옵션을 줍니다. 예를 들어 잡코리아 메인페이지에 채용공고가 나오게 한다든지 혹은 첫 페이지나 두 번째 페이지에 포스팅할 경우 유료가 되죠. 이런 시스템을 저희가 처음 도입했던 것이고, 결과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경쟁력을 가지는 중요한 요소가 됐죠.


>그럼 다른 회사는 전부 돈을 받았나요?

그 당시에는 완전 유료였죠. 물론 지금은 저희처럼 서비스가 바뀌었습니다.

물론 저희도 그 전에는 채용공고 포스팅 자체가 없었어요. 다른 사이트의 채용공고를 메타검색으로만 할 수 있도록 했죠. 이를테면 잡코리아에 있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트를 함께 검색해서 각 사이트로 넘겨 보내주는 겁니다. 처음엔 그렇게 해서 구직자를 모았고 그 다음에는 잡포스팅을 무료로 하면서 점차 구직자를 더 많이 확보하게 됐어요.

구직자 입장에서는 이게 돈 낸 채용공고냐 아니냐 보다는 채용정보의 양이 사실 중요하잖아요. 일단 채용공고 자체가 양적으로 많아야 그 안에서 질적으로도 만족할 수 있거든요.

저희가 간혹 저희 사이트에 채용공고를 올리고 3개월 정도 지난 기업에 리서치를 해보면, 40% 가까이가 잡코리아를 통해 채용이 된 기업들로 나와요. 한명 이상을 뽑은 거죠. 연간 추산을 해보면 100~150만 정도가 저희 사이트를 통해 이·전직이 성립됩니다.

구직자를 찾는 사람이 있고 취직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매치메이킹이 안 되는 마찰적 실업 상황을 김 대표님께서 좀 해소시키셨을 것 같은데요.

온라인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옥션도 그렇고 특히 마켓 플레이스 모델이 일종의 중개모델이잖아요. 중개모델이 결국은 중개비용 즉, 오프라인에서 거래할 때 발생되는 어떤 어려움이나 번거로움을 없애주는 역할을 하죠. 온라인에서는 인터페이스가 쉬우니까요.

취업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관서나 지방 노동청들이 많이 있지만 그런 곳에 직접 가서 상담을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지니까 온라인에서는 더욱 빠르게 확산되죠. 구직자가 많이 들어오면 기업들도 빨리 들어오게 되고 그러다보니 기업과 구직자 간의 매치메이킹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겁니다.

잡코리아가 성공한 이전과 그 이후, 기업들이 채용하는 양태에 변화가 있습니까?

일단 채용비용이 엄청 줄었죠. 과거에는 전문 잡지, 신문과 같은 매체 말고는 없었잖아요. 특히 중견 중소기업이 채용을 할 때 모집공고를 낼 곳이 없었습니다. 일간지 신문에 중소기업이 비용을 댈 수가 없죠. 그리고 오프라인 벼룩시장은 주로 특정 업종 중심이라 일반 기업들이 일반 사무직을 뽑으려고 할 때는 한계가 있었죠.

그런데 온라인이 들어오면서 중소기업에게도 적은 비용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채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것이죠. 사실 채용하는 시점은 회사의 생산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잡코리아의 비전은 '효율적 인력 중개 시스템을 통해 기업과 사회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입니다. 결국 저희의 과업은 효율적인 중개시스템을 만들어 기업과 구직자들에게 보다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겠죠. 이처럼 채용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줄이면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잡코리아만의 차별화 된 서비스가 있습니까?

최근에는 카페나 블로그에서도 퍼갈 수 있는 위젯서비스도 시작했는데, 저희 위젯을 퍼가면 내 블로그나 까페에서도 손쉽게 채용공고를 볼 수 있습니다. 개인이 원하는 영역의 카테고리를 정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채용공고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거죠. 또 구직자들이 구직할 때 지리적 선호를 많이 보고 있는데 그에 맞춰 역세권 채용정보검색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사이트에는 동영상 이력서를 올릴 수가 있어요. 그럼 기업 입장에서는 자기소개서 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는 거죠. 또 텔레마케터라든지 주로 음성이 중요한 몇 가지 직업군에서는 음성 이력서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서면으로 된 자기소개서 한 장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것들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원래 대학 때 이 일을 시작하셨죠?

아니요, 97년 10월 대학원 4학기 때는 웹 에이전시로 시작했죠. 한 1년 정도 지난 시점에 우리 비즈니스가 될 만한 것들을 찾아보다가 잡(Job)을 가지고 중개모델을 만들어보자고 판단했습니다. 이건 저희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지 않고도 시스템만 잘 구축해 놓으면 쌍방이 알아서 거래하니 원가도 많이 들어가지 않았죠. 그 중에 저희는 사람들을 중개하고 있죠.

그 때는 실업자도 200만 가까이 되던 시점이었고, IT 쪽에서 배출된 인력과 새로 창업하는 기업들을 매치메이킹 해줄 곳이 없었죠. 그래서 저희 초기에는 웹 인력 매치메이킹이 80% 이상이었습니다. 지금은 모든 산업이 온라인으로 상당히 확장되어있어 수요자가 더 많죠.

2003년에는 알바몬 사이트를 오픈했어요. 이건 파트타임 중심의 매치메이킹 서비스죠. 올해는 알바몬 매출을 95억쯤 예상하고 있는데, 역대 최고 매출입니다. 아르바이트 영역만 가지고도 100억 매출이 가능한 시대가 온 거예요. 잡코리아까지 포함하면 360~370억 정도 되겠네요.


별로 원가가 안 들어가는 수익이네요.

이익률은 50% 정도지만, 특정 월로 보면 65%까지 나오기도 해요.

그 안에 인건비 말고는 별로 원가가 안 들어갈 것 같은데요.

그렇죠. 인건비나 일반 오피스 관련 비용은 고정이고 마케팅비는 변동적이죠. 즉 마케팅비를 월별로 분기별로 얼마나 썼느냐에 따라 수익이 조금씩 다릅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는 이런 비즈니스가 많죠. 이를테면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사업도 하시죠?

게임사업도 하시죠?

엔도어즈 말씀이시군요. 여기서 지금 메인 게임은 군주 온라인과 아틀란티카 입니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는 수출이 내수를 넘어서 이제 해외매출이 훨씬 더 많아졌어요.

미국,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국가별로 서버를 두고 그 안에서 유저들끼리 이용을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그러니 벌어들이는 외화도 다양해지고 환율의 영향도 많이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IMF 이후 10년~15년간 IT로 많이 차별화 되었잖아요. 전 게임이 갖는 확장성이나 문화 콘텐츠적 측면을 봤을 때, IT와 게임은 교집합이 존재하는 하나의 큰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게임을 필두로 한국이 세계를 견인해 나가는 역할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조만간 게임만으로도 수출이 100억 달러가 넘어서는 시대가 올 겁니다.

게임도 마찬가지로 원가가 별로 안 드는 사업입니까?

그렇죠. 그 원가라는 게 결국 아이템 개발이나 프로그래밍 비용이거든요.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에서는 한번 개발이 되면 그 뒤로는 유통비용과 원가 상관없이 계속 반복 재생산이 되니까요.

군주 온라인을 시작한 게 한 2003년도 쯤 됩니다. 그 때도 저희가 보급유료화모델을 거의 최초로 시도했죠. 그 당시에는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가 대부분 월정액이었어요. 잡코리아의 운영방식처럼 무료를 선언하는 대신 아이템부분유료화를 도입했습니다. 즉, 게임은 무료로 하되 아이템은 유료로 한다는 아이디어였죠. 실제로 지금도 유저 한 명이 한 달에 평균 10만원~20만 원 정도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지식경제부 장관 상을 받으셨네요. 어떤 상인가요?

잡코리아가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10년 이상 꾸준한 성과를 이어갔던 것이 이유인 것 같습니다. 사실 IT나 닷컴 쪽에서 10년 이상 꾸준한 성과를 이어가는 사례들이 흔치 않거든요. 처음에 2~3년 해서 대박 나더라도 곧 사라졌죠. 그러나 저희는 12년 동안 한 번도 뒷걸음친 적이 없었어요. 법인세는 항상 증가해왔고, 세무조사 한번 받은 적이 없죠. 아무래도 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지금은 전문 경영자시죠?

네, 2005년 10월에 모든 주주의 지분을 전량 미국의 몬스터닷컴에 배분했죠. 저는 2대 주주였어요. 1대 주주는 성장하면서 적극적으로 투자해주신 분이셨고 지금은 전문경영인으로써 일하고 있습니다.


2005년에 몬스터가 인수를 했습니까? 100% 인수했나요?

지금은 몬스터사가 지분의 100%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게 중요한 두 번째 도전이었죠. 그 때 저희가 1억 달러를 총매각 했는데 나름대로 적지 않은 성과였죠. 보통 전승불복('승리는 반복되지 않는다.’)이라고 그 다음에는 실패하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스닥에 입성해서 가치가 높아진 기업들이 올라가자마자 내리막으로 가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저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근성 있게 더 큰 성공을 만들어 내는 것이 닷컴을 대표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저희 2005년 매출이 40억 정도였죠. 2006년엔 바로 20% 성장했고, 그 다음 해에는 더 큰 성장을 했습니다. 2007년에는 150억까지 갔죠. 2년 사이에 100억의 매출이 늘어난 거예요.

결국 저희는 회사 규모의 성장보다 각 개인의 금전적 이익을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상반기 특히 1분기에 상황이 정말 안 좋았어요. 어느 기업도 올해 1분기는 피해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는데, 그래도 저희는 하반기에 플러스로 완전히 회복시켰죠.

동기부여는 어떻게 하셨어요?

회사의 성과도 성과지만, 개인의 비전과 일치되거나 그 비전을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장기적 발상과 창의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잡코리아에서 뭘 하나 기획한다면 근성 있게 물고 늘어져서 몰입의 강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을 기획하게 하고, 회사는 시간과 일련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그게 반복되면 어느 조직에서든 훌륭한 인재로 레벨업 되는 것이고요.

일종의 승리하는 습관인가요?

레벨이 올라가는 경험을 시켜주는 것, 사실 직원들이 여기에 10년, 20년 있지 않을 확률이 더 높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조직에서 살아남고 인정받으려면 레벨업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저는 '개인의 비전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그것을 통해 회사는 덤으로 성과를 얻는다.’고 접근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특이한 접근법이네요. 당신의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회사는 덤으로 얻는다…

그래야 몸과 마음이 함께 몰입되어 움직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형식적으로 머물 수밖에 없죠. 저의 경험을 봐도 그랬던 것 같아요.

과업이 주어질 때 몰입은 훨씬 잘 됩니다. 구체적인 상황이 주어지면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혹은 그 상황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 어떻게든 발버둥 칠 수 밖에 없거든요. 개인의 성장에서 구체적인 상황은 현재 내가 속해있는 회사와 팀이죠. 그것을 개인의 발전을 위해 쓰라고 하는 겁니다.


잡코리아의 운영 방식이 외국으로 수출되어 나가고도 있습니까?

워낙 기존 비즈니스들의 관성이 있기 때문에 그 걸 깨기가 쉽지 않죠. 이번에 저희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것으로 확정 되었는데 그 쪽 모델은 저희 방식으로 접근될 겁니다. 그러나 여기서 10년 전에 접근한 방식으로 그대로 하는 게 아니라, 저희 모델과 최근 트렌드를 분석 결과를 함께 섞어 제 2의 모델로 진화하도록 할 겁니다.

채용시장도 국제화되고 있나요? 눈에 보이십니까?

지금 다국적 기업들이 채용시장의 국제화를 이끈다고 봐야죠. 저희도 이미 국제팀이 있어요. 이 세일즈의 타겟은 전부 다국적 기업들이죠. 다국적 기업들은 이미 채용을 다국화하고 있습니다. 보통 한 국가에서는 별도의 법인이니까 그 국가 안에서 채용이 이루어지죠.

점차 이런 경향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좀 더 확장되려면, 인적자원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 어떤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특정 직업군별로야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모든 카테고리를 여는 것이 쉽지만은 않거든요.

정치적인 문제와 결부되어 있을까요.

상호간 인적자원의 교류가 활발해지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인적자원 이동을 통해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죠. 기업 입장에서는 하나의 투자잖아요. 인적자원은 생산을 위한 인풋 중 하나인데, 저렴한 곳에서 좋은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이를 통해 기업과 국가는 보다 나은 생산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자원의 재분배이자 자원의 적재적소 투입이라고 봅니다.

인력 이동의 장벽들이 낮아질 필요가 있겠네요. 지금 보면 한 편에서는 일자리가 없다고 하는 미스매치가 있잖아요.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저는 그런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열쇠가 바로 서비스업에 있다고 봅니다. 원인은 서비스업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부가가치가 낮은 것에 기인하죠. 사실 자동차 산업과 같이 제조업이든 뭐든 현재는 있지만 백 년 전에는 없던 산업이 있거든요. 서비스업도 마찬가지에요. 우리나라에는 없는 서비스지만 외국에는 있는 서비스가 있고, 앞으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수도 있잖아요. 이미 제조와 건설에서 고용을 양적으로 늘릴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꿈꾸고 싶어도 꿈꿀 수가 없는 거죠.

그리고 그 직업을 안 갖겠다는 사람에게 눈을 낮춰 강제로 가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니까요. 그럼 수입한 인력으로 충당하는 게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또 새로운 서비스 산업이 만들어지고 부가가치를 높이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해외에서 다양하게 만들어지는 서비스들 있잖아요. 그것을 한국에서 산업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서 빨리 도입해야 하고, 혹은 새로운 서비스 산업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우리가 지금 일자리를 고민할 때, 지금부터 10년을 고민해야 되지만 그 10년 후를 고민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런 비즈니스를 기업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고, 정부도 이것이 일자리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죠. 따라서 활성화 하는데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단기적 일자리 창출에 10억 예산을 투입해 6개월간 실업률을 0.05포인트 떨어뜨렸다는 것 보다, 몇 십 년 일할 수 있는 일자리 하나를 만드는 게 더욱 중요한 투자가 된다는 거죠. 그게 반복되면 수십 개가 만들어질 수 있고요.

비즈니스맨들이 많이 보실 텐데, 기업의 HR전략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주신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채용과 관련해서요.

기업마다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인적자원개발)도 다르고 전략들도 모두 다르죠. 그러나 창의성을 가진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핵심 사항입니다. 창의성 하나가 기업의 부가가치를 창출 하는데 엄청난 기여를 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기업마다 판별 툴을 개발하는 게 중요합니다.

인터뷰를 하더라도 각 회사가 추구하는 게 다르잖아요. 특정 한 영역에서 창의성을 잘 발휘하는 것이 모든 영역에서 창의성을 발휘한다고 보지 않거든요. 나름대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영역에 맞춰 창의성이 잘 발휘되는 사람을 판별하기 위한 툴을 만드는 것이 창의적인 인재를 뽑는 데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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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사건은 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보상금에 불만을 가진 상가세입자들과 전철연 회원들이 폭력 농성을 벌이다 건물에 화재가 발생시킴으로써 경찰관 1명 등 6명이 사망하고 경찰관 13명이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이 사건에 관해 법원은 농성자들이 일반인에 대해 피해와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력 투입은 정당한 공무집행이라고 보았다. 또한 농성자들이 불법폭력 행위로 공무집행중이던 경찰관을 사망하거나 다치게 한 것은 국가 법질서의 근본을 유린하는 행위로서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판결하였다. 공권력을 무시한 불법폭력에 대해 준엄한 심판이며, 상식에 반하는 '떼법’이 발붙여서는 안된다는 것이 본 판결의 중요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1. 사건의 개요

용산 국제빌딩 주변 제4구역 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보상금에 불만을 품은 상가세입자들과 전철연 회원들이 화염병, 새총, 염산, 골프공 등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철거예정 건물에서 망루를 짓고 농성하던 중, 이를 진압하기 위해 망루로 진입한 경찰특공대를 향해 세녹스 등 인화물질을 붓고 화염병을 투척하다가 건물 내에 화재를 발생시킴으로써 경찰특공대원 1명과 농성자 5명이 사망하고, 경찰특공대원 13명이 상해를 입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검찰은 용산4구역 철거민 대표 이충연과 전철연 신계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김주환 등 9명에 대하여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기소하였고,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한양석)는 피고인 이충연 및 김주환에게 각 징역 6년의 중형을 선고하고, 기타 가담자들에게도 징역형을 선고하였다.

 

2. 판결 내용

가. 화재원인에 대하여

용산사건 1심판결은, 당시 촬영된 동영상, 경찰특공대원, 피고인들 및 농성자들의 진술, 국과수의 감정결과 등을 종합하여 화재원인을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망루 내부에 있던 피고인들을 비롯한 농성자들이 망루 내부로 진입한 경찰특공대원들에게 불이 붙은 화염병을 투척하여 망루 내부 3층 계단 부근에 불을 내, 망루 안에 있던 세녹스의 유증기에 불이 옮겨 붙어 망루 전체에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건 당시 발전기는 2대 있었고, 1대는 망루 외부에, 1대는 망루 내부에 있었으며, 망루 내부에 있던 발전기는 스위치가 'off'상태로 발견되었고, 농성자들도 당시 망루 내부에 있던 발전기는 꺼져 있었다고 진술하여 본건 화재와는 무관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한편, 경찰특공대가 사용한 전동그라인더와 함석판의 마찰로 인한 불꽃이 인화물질에 떨어져 망루 1층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피고인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발화지점은 망루 1층이 아니고 망루 3층 부근이고 당시 촬영된 동영상에는 경찰의 실수로 인하여 물이 망루 외벽에 닿는 소리가 녹음될 정도인데도 전동그라인더의 작동소리가 녹음되지 않았으며, 변호인이 주장하는 함석판의 전동그라인더 흔적은 이 사건 화재 진압 후 소방관들이 사체발굴 등을 위하여 전동그라인더로 망루의 외벽 함석판을 해체하는 작업을 한 것으로 보여 본건 화재와는 무관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나. 공무집행의 적법성에 대하여

사건이 발생한 남일당 건물은 서울역과 한강대교를 잇는 서울 시내 간선도로인 한강대로에 접해 있으며, 당시 피고인들을 비롯한 농성자들은 약 1톤이 넘는 세녹스, 화염병, 염산병, 골프공, 유리구슬 등 위험한 시위용품과 장기간 농성할 수 있는 생활용품을 보유한 채 남일당 건물 옥상에 망루를 짓고 농성을 하고 있었다.

실제 피고인들을 비롯한 농성자들이 남일당을 점거한 2009.1.19.부터 인근 건물과 한강대로변에 벽돌, 화염병, 염산병 등을 투척하였고,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한강대로를 지나는 차량 등 일반인의 통행에 위협을 주고 있었다. 경찰은 2009.1.19.부터 전철연 간부를 접촉하여 농성자들과의 대화를 시도하였지만, 농성자들이 '경찰의 선철수’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삼아 결국 대화가 무산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 아래에서 경찰로서는 경찰력을 투입하여 농성을 진압할 필요가 있었고, 유사한 사례에서 진압경험이 많고 고도로 훈련된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는 것이 필요하였으므로, 경찰지휘부가 경찰특공대를 조기에 투입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위법한 공무집행이라 볼 수 없다. 또 경찰특공대는 방패, 진압봉, 소화기 등 최소한의 장비만을 소지한 채 진압작전을 하였고 진압하는 과정에서 체포에 필요한 이상의 물리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공무집행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양형 사유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타인이 관리중인 건물을 점거하고 망루를 설치하여 농성을 하면서 방패와 진압봉, 소화기 등 최소한의 진압장비만을 갖춘 채 공무를 집행하는 경찰관들을 향하여 치명적인 위력을 가지고 있는 위험물질을 쏟아붓고 화염병을 던지다가 결국 공무집행중이던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많은 경찰관들을 다치게 한 행위는 국가 법질서의 근본을 유린하는 행동으로 법치주의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

다만, 이 사건은 이른바 '사회적 약자’인 재개발지역 내의 철거세입자들의 입장을 사회적으로 수용하지 못함에 따라 발생한 사회적 갈등에 기인한 측면이 있고, 피고인들과 함께 농성을 하던 농성자도 5명이나 사망하였으며, 사회 각계에서 피고인들의 선처를 요청하는 수많은 탄원서가 재판부에 접수된 점 등 유리한 정상을 참작하였다.

철거민 대표 피고인 이충연은 이 사건의 주동자로서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가장 중하여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전철연 신계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인 피고인 김주환 역시 법정소란행위를 주도한 점 및 2002년경 폭력행위처벌법위반으로 징역 2년6월의 형을 선고받은 전력을 참작하여 징역 6년을 선고하였으며, 기타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그 혐의와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하여 징역형을 선고한 바 있다.

 

3. 판결의 의미

가. 공권력을 무시한 불법폭력에 대한 준엄한 심판

이 사건 판결은 결국 용산사태의 결정적 원인이 '불법농성을 진압하려는 경찰에 대해 농성자들이 인화물질을 붓고 화염병을 던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용산사건 관련 단체들이 그간 화재로 인한 사망자와 농성자들의 불법 폭력행위는 도외시한 채 이들을 일방적인 희생자로 간주하면서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오히려 살인행위라고 호도해 왔던 것에 대해, 그리고 철거 반대투쟁을 벌인 사람들은 전혀 잘못이 없으며 경찰의 불법 과잉진압으로 인해 참사가 발생한 것처럼 주장하였으나, 이번 판결을 통해 사건의 실체가 철저히 왜곡되어 왔음이 확인됐다.

판결은 “아무리 절박해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공무집행 중인 경찰을 향해 화염병, 염산병, 골프공 등을 던진 것은 법치주의 국가의 법질서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로서 절대 용인될 수 없다”고 명백히 밝힌 바 있다. 또 재판부는 관련자들이 경찰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자신들의 행위로 사망한 사람들에 대해 아무런 피해 보상을 하지 않은 채 다분히 정치적 목적으로 재판 진행을 방해한 것에 대해서도 준엄히 꾸짖었다.

지난 해 광우병으로 인한 불법 촛불시위가 초기의 순수성에서 변질되어 정치화되고 과격폭력시위로 변질되면서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았던 것처럼, 용산사건과 관련하여 불법폭력을 옹호하는 주장은 이번 판결을 통해서 국민들로부터 그 정당성을 외면받게 될 것으로 믿는다.

나. 상식에 반하는 '떼법’ 배제

우리 사회는 아직도 무리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극렬 투쟁을 벌이다 피해를 입을 경우 경찰의 적법한 공권력 행사에 대해 '불법적인 과잉진압’이라거나 '폭력경찰’로 규정하면서 모든 책임을 경찰에 전가하는 기이한 현상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다소 선동적인 논리는 국가 법질서를 유린하는 소위 '떼법’을 만들어 냈고, 정부가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관련자 유족들을 배려해 일정한 보상을 해주었을 경우 '역시 떼법은 통한다’는 그릇된 인식을 남기고 만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철거민 관련 단체들이 정부의 사과와 법적 근거도 없는 보상을 요구하며 사망자들의 유족들을 일방적으로 두둔하여 사건 발생 9개월이 넘도록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게 하는 '떼법’에 대해 건전한 상식에 기반한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지극히 타당한 판결로 보여진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우리 사회는 불법폭력과 떼법에 끌려다니는 고질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것이다.

다. 일부 비판적 견해들의 문제점  

피고인측 변호인단과 피고인 이충연은 “법리만 따지면 99% 무죄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유죄가 나왔다. 사법부가 자기 역할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재판을 거부하는 뜻으로 선고 도중 퇴정하였다. 용산 범대위와 변호인단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용산범대위는 지난 10월28일 성명서를 통해서 “재판부가 정의보다 정치권력의 힘을 택했다”면서 “대한민국의 사법부에 절망했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위 판결은 재판부가 검찰처럼 용산사태의 본질을 보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쫓은 결과라면서 화재 발생이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 때문이라는 증거가 확실히 나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검찰 수사기록 3천쪽 가량이 일체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판결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용산사건에서는 화염병과 새총에 의한 골프공 등이 사람과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로 던져지는 극단적인 불법·폭력 농성이 자행되었으며, 이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위험에 놓일 인근 시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경찰이 강력하고 신속하게 진압작전을 수행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공권력의 행사라고 본다.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는 공권력을 행사하지 않고 이를 그대로 방치하였다면, 이는 위법행위를 묵인하고 일반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여야 할 경찰의 고유 직무를 유기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용산사건에 관하여 경찰의 강경진압만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거나 강경진압을 불러온 폭력시위를 외면하는 일부의 견해는 공정성이나 균형을 잃은 편파적인 것일뿐더러, 지난해 광우병 파동에서 거짓으로 반정부투쟁을 선동한 것처럼, 폭력에 눈감고 반정부투쟁을 선동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 등 관련기관이 기왕의 피해상황을 인정하고 또 다른 용산사태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법제도를 마련하고 실질적인 차원의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지만, 용산관계자들 역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면서 용산사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성 빈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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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회사사태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회장 선임 문제와 금융당국의 압박, 그리고 일련의 사건들은 또 다시 '관치금융’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KB금융지주 사태는 단순한 금융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다. KB금융지주회사가 사기업이므로, 사기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개입은 한국 금융시스템과 금융기관에 대한 해외 신뢰도 추락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금융기관의 경영상의 문제는 시장과 주주들의 판단에 맡겨야 하며, 금융당국은 감독을 이유로 금융기관의 경영에 개입하는 타성을 버리고 규제를 하더라도 사전규제가 아닌 사후규제여야 한다.

금융당국의 '의중’을 살피지 않은 괘씸죄

2009년 세밑 KB금융지주의 회장후보로 내정된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돌연 사퇴함으로써 파장을 일으켰다. 회장추천위원회에 의해 2009. 12. 3. KB금융지주 회장후보로 선정된 그는 2010. 1. 7.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었다. 강 내정자는 '자진 사퇴’로 말하지만, 정부 압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정황적인 증거도 이 같은 시각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KB금융지주 회장공모에 참여했던 여타 경쟁자들이 "회장 선출이 불공정하다"며 KB금융에 직격탄을 날리고 후보를 사퇴하면서 일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경쟁자들이 후보 사퇴한 가운데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단독으로 면접에 참여해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 후보에 추천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마뜩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오는 3월 정기 주총 이후로 미루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사회는 이를 거절했다. 이렇게 해서 괘씸죄를 사게 된 것이다. 그러나 KB금융지주 입장에서 볼 때, 황영기 전(前)회장이 물러난 이후 최고경영자(CEO)의 공백을 최소화하려 한 것은 당연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금융당국의 KB금융지주에 대한 압박은 금융감독원의 '사전검사’를 통해 노골화되었다. 작년 12월16일부터 23일까지 평소보다 3배가 넘는 인원이 투입된 '이례적’인 사전검사가 그 방증이다. 그 과정에서 일부 임원은 동의형식을 취했지만 검사반에 전산자료를 넘겨주었으며, 강 내정자의 운전기사까지 조사를 받았다. 일부 사외이사 주변도 내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전방위 압박으로 결국 강 내정자가 사퇴한 것이다.

이번 KB금융지주 회장후보 사퇴로 정부가 지분을 갖지 않은 민간 금융기관이라 할지라도 “관(官)의 눈 밖에 나면 끝”이라는 세간의 인식이 재차 확인됐다. '관치금융’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이다. 물론 정부와 금융당국의 입장은 다르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이 '견제 받지 않는 권력’으로 부상한 것이 문제를 일으킨 연원(淵源)이라는 것이다. 사외이사들끼리만 모여서 회장 내정자를 선출하고, 사외이사들끼리 모여 자기 후임을 뽑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 반론(反論)의 요지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판단의 기준’일 수는 없다. 금융지주회사의 회장 선임에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면 합당한 절차에 따라 당국이 시정을 요구하면 된다. 하지만 당국은 시정을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의중을 내비침으로써” 피(被)규제기관이 이에 따르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KB금융지주는 '사(私)기업’이며 그 주인은 '주주’이다. 따라서 감독당국이 또는 그 어떤 권력기관이라 하더라도, KB금융지주 이사회가 관계 법령과 회사 정관에서 정한 적법 절차에 따라 선출한 회장 후보를 사퇴시킬 수는 없다. 현행 법령을 보자. 은행법(제22조)과 금융지주회사법(제40조)에 의하면, 은행 및 금융지주회사의 이사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그 구성원의 1/2 이상을 사외이사로 해야 한다. 그리고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은 '정관’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강정원 행장의 내정은 절차상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일부 사외이사에게 잘못이 있다면 문책하면 된다. '회장추전위원회’라는 시스템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금융 당국이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는 것과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다. 절차와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선임된 내정자를 낙마시킨 것은 그 자체가 경영에 개입한 것이다. 소유만 민간일 뿐, 즉 민유(民有)일뿐 경영은 관(官)이 한 것이다. '관치금융’ 부활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KB 금융지주에 대한 '보복성’ 종합검사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놓고 촉발된 금융당국과 KB금융지주 간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KB금융 이사회가 금융당국의 뜻을 거스르고 강정원 행장을 회장으로 내정한 것이 1라운드, 금융당국이 고강도 '사전검사’를 통해 강 회장 내정자를 낙마시킨 것이 2라운드라면, 14일부터 시작될 금융감독원의 KB금융에 대한 '종합검사’가 3라운드인 셈이다. 이번 종합검사에는 금감원의 최정예 조사인력 35∼40명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일부 사외이사를 '정조준’함으로써 '낙마’에 대한 명분을 쌓으려 한다. 이번 종합검사 대상은 크게 4가지로 압축된다.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뱅크(BCC) 인수건, 커버드(covered bond) 본드 관련 손실, 부적절한 영화 투자에 따른 손실, 금전적 지원을 통한 사외이사 장악 의혹 등이 그것이다.

BCC 인수건은, 2008년 8천억원을 투자해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 지분 30.5%를 인수했지만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했고, 주가 폭락으로 2천500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종합검사를 통해 국민은행이 해외 중소은행에 불리한 조건으로 무리하게 대규모 투자를 했는지 여부를 가리겠다는 것이다. 또한 '커버드 본드’ 관련 손실건은, 2009년 5월 10억 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주택담보대출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채권)를 높은 프리미엄(비싼 수수료)을 주고 발행해 은행에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종합검사를 통해, 당시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가 회복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낮아져 추가담보 없이 국민은행 신용만으로 발행해도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을 비싼 발행비용을 지불했는지 여부를 가리겠다는 것이다.

나머지 2개의 조사대상은 사적(私的)인 것으로 판단된다. 강 행장은 2007년 국민은행 자회사를 동원해 지인이 감독을 맡은 영화에 15억 원을 투자하도록 했고, 흥행부진으로 은행에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리고 KB금융지주 일부 사외이사의 취임 직전 또는 직후에 용역 의뢰 등의 방식으로 지원해 이사회를 장악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의문점에 대해서는 물론 엄정한 검사가 요구된다.

그러나 조사대상 중 투자관련 손실에 대한 검사는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 '보복검사’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투자 사례를 복기(復棋)해 그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현재는 과거의 미래로써 투자 당시에는 불확실성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경영상의 판단’(managerial judgement)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BCC 투자는 차익(差益) 목적의 투자가 아닌 '해외 진출 차원’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커버드본드 발행건도 유사한 해석이 가능하다. 지금의 잣대가 아닌 당시의 잣대로 보면, 가장 적절한 발행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책임은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이지 금융당국이 판단해야할 문제가 아니다.

금융당국은 또 다른 이유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이미 금융당국은 금융감독과 관련해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황영기 전(前)KB 금융지주회장이 우리금융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2005~2007년)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것을, 사후적(2009년 9월)으로 문제 삼아 황 회장을 물러나게 했다. 2008년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감독원이 검사했을 당시 문제없다고 결론 낸 것을 다시 문제 삼은 것은 큰 실책이 아닐 수 없다.

금융기관의 경영실태 내지 임원의 적격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권의 발동은 감독당국의 고유권한이다. 하지만 금융 감독의 본연의 업무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유지와 금융시장의 안정성 제고이다. 따라서 금융 감독이 상대를 혼내 주거나 자신의 의중을 실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여서는 안 된다. 하지만 종합검사 대상으로 지목된 항목들은 '보복검사’의 여운을 짙게 드리고 있다. 2007∼2008년도의 일을 새삼 지금 문제 삼는 것이 타당한 지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금융 감독 시스템이 투명하고 일관되지 않으면, 그 자체가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게 된다.

역작용을 부를 수 있는 회장 선출과정

금융감독 당국은 금융지주회사의 사외이사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외이사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총 재임기간을 제한하고 자격요건을 엄격히 하는 등 현행 제도를 대폭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융지주회사의 사외이사후보 및 회장후보 선출 과정에 '주주대표’의 참여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외이사제도는 주지하다시피 IMF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표로 도입되었다. 따라서 사외이사제도의 '큰 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미조정(微調整)의 경우, 금융당국이 나설 것이 아니라 이를 해당 기관들이 정관에 반영하도록 하면 된다.

'회장 선출과정’에의 주주대표의 참여는 오히려 역기능을 발휘할 공산이 크다. 민간 금융지주회사의 주주 분포 상 주주대표로 선임될 만한 주주는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이다. 따라서 이들 주주대표가 감독당국의 의사에 반(反)하는 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주주대표 참여는 주주대표성을 강화하기는커녕 사외이사 및 회장 선출 과정에서 감독당국의 영향력이 전달되는 통로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

감독을 이유로 경영에 개입하려는 타성을 버려야

KB 금융지주사태의 근저에는 정책당국의 민간 금융기관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놓여져 있다. “금융은 자유방임으로 두기엔 너무 중요하다”는 것이다. “멋대로 경영하다 공적자금을 받는 작태를 용납할 수 없다”는 식이다. 따라서 아무리 민간 금융기관이라 하더러도 회장이 친정체제를 쌓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인식은 옳지 않다. 금융기관의 자산 건선성이 위협받는 것은, 정치논리와 경제논리가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IMF 외환위기가 그랬고, 최근 미국 발(發)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의 금융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정치적인 이유에서 대출부적격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이 권장되었기 때문이다. '월가의 탐욕’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그리고 경영권은 정치권력이 아니기 때문에, 친정체제 구축의 시각에서 보아서는 안 된다. 경영은 성과로서 평가를 받는다. 주주와 금융시장이 이를 평가한다.

2004년부터 2008년 중 인구가 '1천만 이상’이면서 일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들을 추출해, 이들의 '헤리티지 경제자유도’를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면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표-1> 고(高)소득국과 한국의 '경제자유도’(score) 비교 (2004∼2008년)

지 표

내 용

선진국

한 국

인구(백만명)

인구 1천만명 이상

74,849.6

48,307.4

일인당 GDP

일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38,455

18,611

경제자유도
하위지표

금융산업자유도

금융산업 국가소유 및 중앙은행 독립성

72.0

54.8

반(反)부패지수

국제투명성기구(TI)의 CPI에서 인용

76.0

48.0

노동시장자유도

노동보호 법제 및 노동시장 유연성 정도

72.7

54.8

자료: 헤리티지 재단 '경제자유도’ 보고서 각년도 및 세계은행 data base

<표-1>에 나와 있듯이 고소득국의 평균 인구는 약 7천4백만명으로 우리의 1.5배이며, 일인당 국민소득은 약 3.8만 달러로 우리의 2배를 넘는다. 사전적 예측대로 고(高)소득국과 우리나라 헤리티지 경제자유도 는 “금융산업자유도, 반(反)부패지수, 노동시장자유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중 '금융산업자유도’는 금융산업의 국가소유 및 중앙은행 독립성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정책당국이 민유관영(民有官營)의 구시대적 사고를 지우지 않는 한, 금융산업자유도는 개선될 수 없다. “금융 당국의 의중”이라는 속어가 사라지지 않는 한 금융산업의 질적 발전을 기할 수는 없다. 더 나아가 이들 하위 경제자유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고소득국으로의 진입은 불가능하다.

이번 KB 금융지주 사태는 한국 금융시스템과 금융기관에 대한 해외의 신뢰도 추락을 가져오기에 충분하다. KB금융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인 바, 당국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CEO를 낙마시키고 이미 공시한 주주총회 일정을 취소한다면 어떤 투자자가 한국 금융기관과 기업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를 자문해 봐야 한다. 금융 감독을 지렛대로 경영에 개입하는 타성을 버려야 한다. 시장의 몫으로 돌려야 할 것은 시장으로 돌려야 한다. 금융 감독 당국의 힘은 단호하되 절제되고 정제된 사후 규제여야 한다. 힘이 남용되면 시장의 분노를 초래할 수 있다. 소리 없는 강물이 더 무서운 법이다. ■

조동근 / 명지대학교 경제학과교수

저자소개: 조동근 교수는 신시내티(Cincinnati)대학교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겸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경제개혁연대의 경제관 비판’, '기업의 소유지배구조와 기업가치 간의 관계’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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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탐구여행 "경제는 왜"

물건을 사다보면 값을 더 깎기 위해 가격흥정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의례 주인은 이렇게 팔면 남는
게 하나도 없다, 손해 보는 장사다, 이런 말을 하는데...

사실 시장경제에서 밑지는 장사는 없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선 이윤을 남기는 게 당연한 것이지요.

경제의 가장 기본 단위인 이윤! 오늘은 이 이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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