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호 출범
민주당의 세 가지 과제
손학규호는 어디로 가고 있나?

손학규 당대표 선출로 민주당은 다시 변화를 선택했다. 새로운 민주당의 변화가 의미하는 것은 두 가지로 집약된다. 하나는 대한민국을 이끌 집권능력을 키우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당의 변신을 꾀하라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정동영이나 민주당을 이끌던 정세균을 넘어 한나라당 출신 손학규를 당대표로 선출한 것은 집권에 대한 간절한 열망이 배여 있다. 지금까지의 대선경험이 말하듯 민주당은 연합(coalition)으로 집권할 수 있었다. 1997년 김대중의 집권에는 김종필로 대변된 충청지역의 합류가 있었고, 2002년 노무현의 집권에는 부산경남출신 후보를 내세워 돌파한 것이었다. 따라서 별다른 연합 없이 치룬 2007년 대선의 경험으로 호남중심적 정당에서 호남출신 당대표나 후보로는 집권할 수 없다는 전략적 선택의 결과가 이번에 수도권출신이자 경기지사였던 손학규로 나타난 것이다.

아울러 손학규를 선택한 민주당은 당의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 그 변신은 2008년의 변화 시도의 연장선에 있었다. 대선(2007)에서 531만 표, 22%가 넘는 득표율 격차로 참패하고도 다시 총선(2008)에서 의석규모가 절반으로 줄만큼 철저하게 국민의 외면을 받았던 민주당은 손학규와 정세균을 통해 변화를 시도했었다. 기업인출신 정세균 당대표와 김효석 원내대표의 등장도 그것이었고 '뉴민주당 플랜’도 그것이었다. 그러나 절체절명의 기회였던 민주당의 변신은 계속되지 못했고 중도 폐기되고 말았다.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라는 '호재’가 민주당의 변신을 가로막았고, 노무현, 김대중 전대통령의 연이은 사망이라는 정치변동은 민주당의 변신 기회를 상실시켰다. 결국 2년여 만에 민주당은 2007년 및 2008년 패배 이전의 '도로 민주당’으로 회귀되어 있었고 뉴민주당 플랜은 용두사미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386세력’의 국정농단을 비판하다말고 '386’에게 잘 보이기 분위기로 뒤바뀌었다.

따라서 이번에 손학규 체제에게 부여된 집권능력의 확보와 민주당의 변신이라는 방향성의 설정은 지난 몇 년간 추진하지 못했던 민주당의 비전과 과제를 완수하라는 열망이 담겨있다. 그것은 손학규 대표에게 민주당내 다른 지도자들이 갖지 못한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 교수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장관, 그리고 경기도지사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경험을 갖고 있다. 비록 좌파 운동권 출신이지만 유연하고 중도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것도 그런 배경에서 그가 민주당내의 지도자들 다수가 갖지 못한 온화함과 균형감각을 갖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그렇기에 손대표는 자신을 대표로 선택해준 뜻을 받들어 새로운 민주당체제를 만들 과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그를 대표로 선출한 당원과 지지 국민에 대한 책임이기기도 하다.

민주당의 세 가지 과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패배를 딛고 손학규대표가 이끌고 가야할 민주당의 방향은 크게 보면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민주당을 호남을 넘어 전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의 변신이다. 이번 지도부선출과정에서도 나타났듯 7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중 손학규와 이인영을 빼고는 모두가 호남출신이었다. 더구나 당연직 최고위원인 박지원 원내대표도 호남임을 고려하면 지도부 거의 모두가 호남을 기반으로 한다. 민주당은 더 이상 지역주의의 포로가 되어서는 안 되고 지역갈등을 조장해 '국회의원’을 포획하는 세력들의 희생물이 되어서도 안 된다. 특정 지역정당으로는 국민 보편의 이익을 대표할 수도 없고 정당의 목적인 집권을 실현할 수도 없다. 전국정당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결국 '전라도 정당’이고 특정지역의 특수이익만 대표하게 된다는 점에서 손대표는 수도권출신 비호남대표에게 부여된 임무의 성격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전국 정당의 길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야 한다.

둘째는 민주당이 좌파이념 정당의 틀을 넘어서야 한다. 손대표는 민주당이 더 이상 좌파운동권 정당이 아니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우리 국민에게는 아직 김성수, 조병옥, 신익희로 대변되던 민주당 본류에 대한 애정이 있다. 당시의 민주당은 운동권정당이 아니었고 국민의 신망을 받음은 물론 책임과 품격을 갖춘 정당의 상징이었다.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김성수, 조병옥, 신익희라는 역사적 연장선에서 민주당의 미래를 바라보며 당 정체성의 확립에 나서야 할 것이다. 좌파 친북정당으로 가면 갈수록 민주당이 국민과 국가에 기여할 것도 없어지고 집권가능성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1987년 직선제를 기점으로, 그리고 1998년 김대중의 집권으로 한국 민주주의는 성숙하였다. 더 이상 민주투쟁이 한국 사회의 주요 의제가 될 수 없다. 민주투쟁 경력을 훈장처럼 여기며 반정부투쟁과 친북적 태도를 정당활동의 우선순위로 여기는 민주당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과감히 구각을 깨야 한다. 진정 민주당이 민주가치를 소중히 여긴다면 일관성 있게 북한에 자유와 민주주의를 확산시키는 투쟁의 선봉에 서는 것이 맞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은 책임 있는 대안적 정책정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공격하고 반대만 하는 정당이라는 국민적 평가가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한-일수교 반대에서부터, 경부고속도로 건설반대, 한-미 FTA반대, 4대강 사업 반대에 이르기까지 주요한 국책사업만 있으면 반대하는 것이 민주당이라는 고착화된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 반대해서 존재감을 찾는 정당이 아니라 훌륭한 독자적 대안이 있기에 의미 있는 정당임을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잘하면 지지도가 떨어지고 한나라당이 못하면 지지도가 올라가는 식의 종속변수적 위치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당당하게 비전과 정책을 통해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세력으로 평가받는 위상을 만들어내야 한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만드는데 있어 민주당이 기여할 가치를 설정하고 그 가치에 맞는 정책대안을 통해 국민적 신뢰를 조성해야 한다.

손학규호는 어디로 가고 있나?

그러나 짧은 기간이나마 당대표직을 맡은 직후 손대표가 걷는 길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과 당원이 부여한 과제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시작부터 반정부적 태도에 입각한 이명박대통령 공격에 나섰다. “이명박정권을 심판하는 몽둥이로 써달라”고 했고 “이명박정부의 폭정에 맞서야 한다”는 일성을 냈다. 이명박정부가 '폭정(暴政)’이라고 판단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볼 때 손대표의 발언과 태도는 오히려 민주당의 입지와 지지의 폭을 축소시킬 뿐이다. 민주당 지지세력 18%전후만을 보고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 굳이 몽둥이와 폭정이라는 비난을 쏟아 부을 것이라면 김정일과 김정은으로의 세습체제를 향해 했어야 맞다. 더구나 손대표는 첫 일정으로 국민 보편정서에 다가가기보다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경기지사 시절 노전대통령에게 맞섰던 지난 시절을 반성하고 사죄하였다.

결과적으로 손대표가 첫 시작에서 보여준 것은 민주당이 개척해가야 할 새로운 길과는 다른 길이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손대표는 민주당의 지지기반을 넓히라는 당원과 지지국민의 뜻과 반대의 방향으로 갔다. 그렇게 된 것은 손대표가 대한민국과 민주당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쟁취해야 할 민주당의 대권후보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 대선후보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겠다는 초조감의 산물이 그런 행보를 보이도록 한 것이다. 이대통령에 맞서 대정부투쟁의 '선명성’을 보임으로써 좌파세력에게 지지받는 대표가 되어 민주당내 위치를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애석하게도 그에게 부여된 소명이 아니다. 그건 손학규가 아니더라도, 정동영이든 천정배든 민주당내 누구나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손대표에게 민주당을 맡기진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과 손학규대표의 생명력과 국민 지지는 민주당의 새 길을 열라며 손대표를 선택한 당원과 국민의 소임에 대한 실천결과로 평가되는 것이다. 아무리 자기 체제를 뿌리내리려 해도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반영하지 못하면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될 수 없다. 손대표는 좌파이념적 정당의 틀을 벗어 던지고 지역정당을 넘어 전국정당의 길을 여는데 기여해 달라는 지지자들의 염원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국민을 위한 생산적 정책대안을 만들고 당의 집권능력을 보여 달라는 민주당의 열망을 과감히 실현할 때 민주당도 살고 손대표도 살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손대표는 그에게 부여된 과제를 정확히 읽고 실천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민주당과 자기 성공의 길이다. 한국 정치발전사에 커다란 획을 그을 손학규체제의 새로운 민주당을 기대한다. ▌

김광동 / 나라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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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개각과 국회 인사청문회 무용론

8·8 개각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나면서 또 다시 인사청문회 무용론(無用論)이 제기 되었다.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로 김태호(국무총리)후보자, 신재민(문화관광부), 이재훈(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했으며, 야당측에서 사퇴를 요구했던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는 대통령의 임명 강행으로 일단락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여론은 청문회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 청문회 인사들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 문제가 있는 후보자를 내세운 이명박 정권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 등으로 나뉘어 있다.

본고는 국회 인사청문회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며 “폭로성,” “윽박성” 인사청문회의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존재하지만 동시에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의 재정비 내지는 새로운 인사검증시스템의 도입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청와대 대통령실이 지난 9일 공개한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안’은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이라기보다는 부분적 보완에 불과하다. 따라서 현재의 청문회에 초점을 맞춘 국회의 인사검증 방식은 공직대상자의 국정수행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기에는 역부족이며, 청와대의 인사검증 역시 청문회 대상자의 부패와 비리를 철저히 밝혀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후보자 사퇴라는 동일한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에 대한 해결책은 단기적으로는 국회 인사청문제도를 이원화 하고, 청와대에 혁신적인 완벽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비리 인사는 능력에 관계없이 고위공직에 임명될 수 없는 정치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의 도입과 문제점

국회 인사청문제도는 3권 분립에 근거하여 입법부인 국회가 행정부나 사법부 등 다른 권력을 견제하기 위하여 마련된 제도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2000년에 처음 도입되어 10여년간 제도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러한 인사청문회의 근거가 되는 「인사청문회법」(2000년 제정)에 따르면 국회 인사청문의 대상이 되는 공직후보자(公職候補者)란 헌법에 의하여 그 임명에 국회의 동의를 요하는 大法院長·憲法裁判所長·國務總理·監査院長 및 大法官과 國會에서 選出하는 憲法裁判所 裁判官 및 中央選擧管理委員會 委員에 임명동의 요청된 자 또는 선출을 위하여 추천된 자를 말한다. 인상청문의 대상이 권력기관 등 외압으로부터 비교적 독립성을 요하는 기관의 수장이나 고도의 자질을 요하는 대법관이나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앙선관위원 등을 대상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이후 인사청문의 대상은 꾸준히 확대되었다. 2003년에는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국세청장·검찰총장·경찰총장 등 국가의 핵심적인 정보, 검찰, 경찰, 세금 관련 기관의 수장이 인사청문의 대상에 포함되었다. 2005년에는 국무위원이 포함되었고,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이 인사청문 대상에 포함되어 국회가 명실 공히 행정 각부의 장관과 헌법재판소에 대한 견제의 수단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제 국회의 인사청문 대상이 되는 공직은 총 57개가 된다. 최근에는 장관급으로 분류되는 국무총리실장을 인사청문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의견이 있었고, 9월 6일에 있었던 국회 정무위 원회 전체회의에서 임채민 신임 국무총리실장에 대해 사실상의 인사청문을 실시하게 되었다. 국무총리실장은 현행법상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니지만 야당이 장관급인 총리실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하자고 요구하였고, 한나라당이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질의시간을 갖기로 합의하여 사실상의 청문회가 열렸던 것이다.

하나의 문제는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 점차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 하느냐는 것이다. 입법부인 국회의 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대통령 고유의 인사권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지나치지만 않다면 국민 선출직 국회의 행정부 임명직에 대한 견제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현상이다.

또 다른 문제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공직대상자의 국정수행 능력(能力)과 자질(資質) 검증이라는 청문회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느냐 여부이다. 답은 ‘그렇지 못하다’이다. 능력과 자질 검증보다는 탈법, 비리, 부패 의혹을 들추어내고 그것을 빌미로 공직후보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낙마(落馬)시키는 것으로 청문회의 목적이 변질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인사청문회가 마치 비리 폭로의 경연장이 되어 야당 국회의원들이 장관 후보자를 공격하고, 면박 주고, 군기 잡는 기회로 되고 있음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더 나아가 이번 인사청문회처럼 이명박 정부 후반기를 담당할 장관들 가운데 일부를 낙마시켜 정권에 타격을 주고, 9월 정기국회의 주도권을 확보하며, 다가올 자당(自黨)의 전당대회 입지확보를 위한 선명한 투쟁실적 쌓기로 정쟁(政爭)의 도구가 되어버린다면 인사청문회는 본래의 목적을 앞으로도 달성하기 어렵다.

매번의 인사청문회 때마다 경험하는 문제이지만 국회 인사청문회가 검증이 아니라 정쟁의 수단으로 변질되는 문제점과는 별도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후보자를 내놓은데 대해 대통령과 청와대 대통령실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부재(不在)나 미작동(未作動)이 모든 문제의 발단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청와대와 민심과의 고위공직자 적합 기준의 차이는 심각한 수준이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고 했다. 청백리(淸白吏)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이명박 정권 초기부터 어긋났다. 이명박 정부의 인사는 처음에는 ‘고․소․영’ 인사였다. 이러한 대통령과 민심의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사 기준의 차이는 결국 2008년 촛불시위의 기폭제가 되었다. 그래서 대통령은 여론의 성화에 무릎을 꿇었고, 청와대 비서진과 장관의 대폭 물갈이가 있었다. 최근에는 간신히 청문회를 넘은 결점투성이 정운찬 총리후보자에 더하여 의혹투성이의 김태호 총리후보자, 그리고 비리와 부패의 전시장 인물들이 장관 후보라인에 서게 만들었다.

힘센 배후세력이 밀어붙이는 관계로 청와대 인사비서관이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않았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 국가에 위해(危害)가 되는 정도이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보듯이 야당의 정보는 풍부했고, 청와대의 정보는 턱없이 부족했다. 참으로 코메디 같은 일인데 국가의 정보기관들과 검찰, 경찰, 국세청은 왜 존재하며, 그러한 정보기관들을 이용하지 않고 후보자의 자술(自述)에만 의존하는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은 게으름을 넘어 업무태만으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은 인사추천에서 후보검증으로, 후보검증으로 압축된 후보군을 대통령실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하여 최종 판단이 이루어지는 형식이다. 즉 인사기획라인으로 사전추천이 이루어지고, 사전 검증한 인재 풀과 외부추천 인사들이 취합되어 후보군이 선정된다. 후보군에 대한 검증이 의뢰되고, 민정수석과 공직기강라인의 검증이 끝나고 압축된 후보군을 대통령실장과 대통령이 검토하고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흠 있는 후보자를 처음부터 세우지 말고 후보군에서 제외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결함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왜 미국 인사청문회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불법 체류자에게 거처를 제공했던 사실이 드러나 중도 사퇴한 린다 차베스 노동부장관 지명자의 경우 상원청문회가 열리기 전이었다. 연방수사국(FBI)과 같은 사법기관들이 공직후보자들을 수개월 동안 조사해서 주차위반까지 잡아내어 자질을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민단체들도 공직후보자들의 과거 행적을 조사하여 언행의 불일치나 극단적인 사고의 유무여부를 가린다. 우리의 경우는 국회에 명단 제출하고부터 나서 실질적 검증이 시작된다. 별관에 출근해서 업무보고 받는 것이 주가 아니라 야당이 제기할 의혹이 무엇인지 정보수집하고 변명 논리 개발에 집중하게 된다.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과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 개혁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 인사청문회를 이원화하여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로 구분하는 제도의 도입이 가능한 방안이다.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이 제시한 바대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국세청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검증팀을 구성해 후보자에 대한 1차 사전 검증을 철저히 거친 뒤 국회 청문회에선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 능력 등을 주로 다루”는 방안이 있다. 또 하나의 방안은 후보자로부터 제출 받은 서류를 중심으로 병역이나 재산, 배우자 및 자식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사전 예비심사를 하여 도덕성 검증을 하고, 본심사에서는 예비심사 결과를 가지고 심층 검증으로 정책수행 능력 및 자질을 심사하는 방안이다. 전자는 현실성은 있지만 야당이 청와대의 검증을 믿을 것이냐 여부가 관건일 것이고, 후자는 사전 예비심사를 담당할 기구가 필요하므로 법개정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로 나누는 것은 조그만 일반 기업에서도 하는 방식인데 국회 인사청문 제도로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렇게 되면 1차 서류심사에서 의혹들이 검증될 것이고, 2차 면접심사가 공직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현재 간단한 확인성 질문들이 사라질 것이므로 의원들의 청문회 질문의 수준이 높아지며, 야당에게서 쏟아지는 음해성 투서와 정보제공 등이 적어질 것이다.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도입은 매우 절실하다. 9일 청와대가 개선안으로 발표한 ‘모의 인사청문회’의 도입이나, 자기검증서의 항목 확대 등은 후보자에 대한 모든 정보가 취합되었음이 전제되었을 때에만 효과가 있을 것이다. 개선안은 또 공직 후보자가 ‘나를 검증해도 좋다’는 동의서를 내면 국가기관이 모두 28종의 서류를 청와대로 보내고 청와대가 검토하는 방식을 유지하되 현장 검증에 힘쓰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만 몇 명에 불과할 소수의 공직기강라인의 인력으로 제대로 된 사실 검증조차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 따라서 국세청, 검찰, 경찰 등 정보관계 국가기관과 청와대 인사라인이 함께하는 검증팀의 상설화가 우선 되어야 한다.

이번 청와대 발표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안의 또 다른 문제점은 지나치게 인사검증이 대통령실(비서실) 중심으로 되어있다는 점이다. 대통령 실장이 주재하고 관계 수석들과 인사비서관이 참석하는 인사추천회의의 ‘모의 청문회’가 자기사람들에 대한 더구나 유력한 총리․장관 후보에 대한 제대로 된 청문회(면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정말 모른다’는 총리·장관 후보자에게 청와대 비서관이 야당 국회의원들처럼 모질게 몰아 부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개선안의 결과는 ‘안 봐도 삼천리’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청와대의 여론몰이식 사퇴 압력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김태호, 신재민, 이재훈 후보자의 사퇴를 설명하면서 “여론조사 결과 반대 여론이 높았던 점도 교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후보자에 대한 일정 시점의 여론조사로 적격, 부적격을 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사전 여론조사로 후보자를 추천할 때는 언제이고 청문회 끝나고 몇 퍼센트 지지는 부적격, 몇 퍼센트 지지는 적격은 의미가 없다. 청문회로 만신창이가 된 후보자의 여론이 좋을 리가 없다. 장관은 일종의 대통령의 스태프(staff)이다. 청와대와 국가기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통과해서 결격 사유가 없다면 대통령은 참모를 임명하여 함께 일하는 것이 정도(正道)이다. 여론조사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청와대가 인사검증 시스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거나, 청와대 인사라인의 게으름을 탓하지 않으려 하거나, 대통령이 공직 후보자에 대한 초지일관(初志一貫)의 지지가 흔들림을 감추려는 변명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개혁은 미래한국을 위해 충성심이나 연줄만으로는 고위 공직을 맡을 수 없는 정치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특히 공(公)과 사(私)의 구분이 없는 관리들, 부도덕한 관리들, 국민의 세금을 자신의 돈처럼 쓰는 관리들, 자기 관리를 하지 않은 고위공직 지망자는 절대로 공직을 맡을 수 없는 사회 분위기와 선진 문화의 정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권력, 명예, 돈을 모두 가지는 것은 엄청난 자기 관리 노력을 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허용되는 사회가 우리가 진정 바라는 미래한국 선진사회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요즘 화두가 되는 공정(公正)한 사회의 건설 때문이라도 대통령은 인사의 풀(pool)을 넓혀야 한다. 대통령의 인사 풀이 이처럼 좁아 공정하지 않은데 어떻게 바라는 공정한 사회를 스스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대한민국은 아무 자원도 없이 인재만으로 이만큼 발전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김인영 (한림대학교ㆍ교수 정치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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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국정감사가 10월 4일부터 23일까지 516개 기관을 대상으로 시작되었다. 올해 국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4대강 사업과 친 서민정책을 화두로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국감이 2주여 진행된 이 때, 연일 보도되는 감사 내용들은 빈껍데기인 것이 많다. 피감기관은 감사 내용을 제대로 준비해 오지 않기 일쑤이고, 국회의원들은 제대로 된 보고서 하나 없이 호통과 막말, 보여주기 식 쇼를 일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책 감사 대신 정치공방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6일 국회 문방위의 한국영화진흥회 국감에서는 조희문 영진위원장이 심지어 자료의 제목도 바꾸지 않은 채 지난 6월 임시국회 업무보고 자료를 들고 나와 현황 보고를 하려다 여야 의원 모두에게 질책을 들어야 했다.

7일 경찰청 국감에서는 경찰대 출신 고위 경찰관이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을 찾아가 강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조현오 청장은 이를 거듭 사과, 철도공사 허준영 사장은 철도노조의 파업을 ‘장난삼아 한 행동’이라는 발언을 하여 사장으로서의 자질을 놓고 여야의원들의 뭇매를 맞았다.

 

류철호 도로공사 사장은 “(요금을 올리지 못하면) 후세에 넘기겠다.", "2008년 이후 통행료를 올리지 못해 도로공사의 부채가 급증했다"는 발언으로, 사장으로서 효율적 운영을 고심하지 못하는 모습에 대해 의원들의 비난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피감기관들의 자료제출 거부, 불성실 답변, 얼마 전 파문을 일으킨 유명환 전 장관을 위시하여 증인 8명이 불출석한 외교부 국감 등, 기관장과 공무원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인해 재국감(추가 국감) 건수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여당의원들 조차도 감싸 안기에 벅차보였다.

이번 국감에서도 예외 없이 국회의원들의 막말과 안하무인격 태도는 고질병처럼 재현됐다.

한나라당의 장광근 의원이 주요 공정이 절반 정도 끝난 4대강사업을 야당이 중단하라고 요구한다며 "임신을 못하게 하는 시어머니가 며느리가 임신해놓고 나니, 그걸 낙태시키라고 소리 지르고 있다", "이미 6개월 가까이 지났으면 이제 정말 낙태시키라는 건 생명경시 풍조일 뿐만 아니라 얘기 안 되는 얘기"라는 발언을 하여 비난과 사과요구가 일자 위원장은 정회를 해야 했다.

기관장을 함부로 대하는 국회의원들의 태도도 여전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에게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은 “이 무식한 사람아, 어디서 그런 답변을 하고 있어”라며 “앉아서 대답할 자격 없으니 서서하라”는 폭언을 했다.

민주당 최종원 의원과 이 청장이 이미 국보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을 놓고 “실록이 국보로 지정되기는 했냐.”고 묻고, “지정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대화를 주고받아, 묻는 사람이나 대답하는 사람이나 한심한 행태를 보였다. 이 외에도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6일 국감에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에 대해 “×주호”라고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국감 시작 전부터 논란이 일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국감장에 배추, 연근, 무, 얼갈이를 가져와 보여주면서,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유리병에 낙지를 담아왔다가 낙지가 병 밖으로 기어 나와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들은 점심시간에 모여 낙지 숙회를 먹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이번 국감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커다란 문제점은 민생돌보기가 아닌, 정치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잠재적 대권주자인 김문수 경기도 지사에게 대권출마 계획이 있느냐 물었고, 유선호 민주당 의원 역시 도지사 직을 대선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며, 행보를 지켜보겠다는 발언을 했다.

국감이 진행되면서 이런 무의미한 논쟁이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 개탄스러웠다, 국정감사는 꼭 이루어져야 하고, 그것은 ‘잘’ 이루어져야만 한다. 하지만 막말과 소리 지르기, 언론보도용의 쇼로 일관하며, 해마다 행하는 일종의 요식행위가 되어 버린 것 같다. 국감을 실시하는 진정한 목적과 방향을 잃은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그저 당리당략에 따라 한 두 마디 거들고 마는 행태를 국민들이 언제까지 참아주어야 하는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도정능력보다는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싹 자르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나 서민정책은 온데간데없이 계속 지루하게 이루어지는 4대강사업 논의는 교묘하게 감사 내용과 얽기는 했지만 국정감사에선 본질적으로 필요치 않은 정치공방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각 당 원내대표단에서 국감에서 돋보인 의원들을 선정한 것을 보았다. 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선 그 몇 명의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는 모든 국회의원이 성실한 태도로 활약을 해주길 바랄 것이다. 20여일에 516개의 기관을 감사하고, 질문 시간도 의원 당 10분 내외로 한정된 현실에서 제대로 된 감사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은 이번 국감으로 충분히 증명된 듯하다. 이러한 문제성 있는 현실에 감사기간을 여러 번 나누거나, 정당한 이유 없는 자료제출 거부나 불출석에 불이익을 주는 등 앞으로의 국정감사는 제대로 알차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대충대충’, ‘형식상’ 이라는 단어는 국회에서만큼은 지양되어야 한다. 국민은 자신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을 수행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문제점은 끝까지 파고드는 열띤 토론과 신중하고도 막중한 책임의식을 국회에 바란다. 그리고 자신들이 그 자리에 앉아있는 이유와 목적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

유미형 / 자유기업원 시장경제연구실ㆍ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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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업원 | 2010-10-28 | 조회수 : 99

 


이명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세계의 새로운 금융질서, 공정한 거래를 위한 국제 간 여러 가지 규제가 생길 것”이라며 “한국처럼 대외 의존이 높은 나라들은 새롭게 경쟁력을 갖기 위한 노력을 기업도 해야 하고 정부가 할 수 있는 규제 완화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제23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해법으로 '규제완화’를 제시한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하다.

*기업활동에 대한 수많은 규제는 줄곧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이런 상황에 정부가 직접 나서 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시행령 관련 규제 정비부터 촉구한 것은 분명 큰 시사점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결심이 한 순간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한편에서 규제를 완화하면서 다른 한편에서 규제를 더 강화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시장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인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CFE Viewpoint 163 ▶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길
Libertarian(김정호) 269 ▶ '비즈니스 프렌들리’ 초심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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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업원 | 2010-10-21 | 조회수 : 225

 


김황식 총리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가 혜택 받는 보편적 복지에 반대한다”며 “응석받이 어린이에게 하듯이 복지도 무조건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법과 원칙을 지키고 사회적 약자를 잘 케어하는 대신 포퓰리즘으로 흘러선 안 된다. 법치와 복지, 정치가 뒤섞이면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 기자 간담회에서

 

*김황식 총리는 일부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서민 복지 확대를 명분으로 포퓰리즘적 정책을 남발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보편적 복지는 모든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요즘 친서민 정책, 상생, 보편적 복지 등 정부에서 제시하는 아젠다도 실상 국민의 생활 수준과 삶의 질을 오히려 하향 평준화시키는 조치에 다름 아니다. 이를 방치한다면 우리는 복지의 덫에 걸려, 심각한 복지병을 앓게 되거나 재정적자를 초래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진정한 복지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같이 열악한 계층에 한정 되어야 하며, 정부의 역할은 경제 주체들이 능동적으로 경제 활동할 수 있도록 자유를 확대하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CFE Report 128 ▶ 복지국가 이념, 지속가능한 사회발전 원리인가?  
언론기고 800 ▶ '복지'라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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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업원 | 2010-10-14 | 조회수 : 176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즉각적인 경기 회복을 가져다 주지 않겠지만 재정이냐, 통화냐 논쟁보다는 경제 자체와 시장이 스스로 치유하도록 해야 한다. 시장이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부가 해결한다는 것과 다르며 역사적으로도 항상 시장이 치유했다”고 말했다.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10/13 기사 참고)

 

*그린스펀 의장은 시장에 개입하는 정부가 오히려 경제를 황폐화시키는 비극을 초래하였음을 올바로 인식하고 정확하게 비판했다.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개입은 늘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한 부양책으로 통화를 풀거나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조치는 단기적으로 경제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를 만들지만,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시장을 교란시키고 경제 침체를 장기화시키는 부작용을 불러올 뿐이다.

*시장이라는 자생적인 시스템을 믿고, 그 안에서 경제 주체들이 자율과 책임의 원리에 맞게 능동적으로 경제 활동할 때 , 경제위기는 제대로 극복할 수 있다.

 

CFE Report 97 ▶ 재정지출 확대는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잠식한다 
Libertarian(김정호) 267 ▶ 금값 1200弗시대의 통화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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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업원 | 2010-09-30 | 조회수 : 322

 


박세일 이사장은 “공정사회를 이루려면 시장경제와 법치주의 원칙을 확립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시장경제 원칙을 지키고 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법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문제점을 보완하는 일은 그 다음이다. 이것을 거꾸로 하면 포퓰리즘에 악용될 수 있고 더 큰 불의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8일, 한반도선진화재단과 한국경제신문 주최 월례 토론회에서

 

*박세일 한국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공정’의 문제에서 시장경제와 법치주의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적절히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는 '공정한 사회’라는 화두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자칫 포퓰리즘과 결합하여 국민들을 잘못된 길로 호도할 수 있다. 특히 보편적 복지제도를 확대해 계층 간 불평등을 완화하자는 주장까지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국가 주도의 지나친 재분배 정책은 오히려 시장경제를 망치게 할 수 있다.

*시장에서 모든 경제주체들이 자발적으로 거래하며 경제활동의 자유를 누리고, 노력한 만큼의 보상과 평가가 이루어지는 사회, 이것이 바로 공정사회의 기본이다.

 

Libertarian(김종석) 135 ▶ 무엇이 한국 경제의 공정성을 높이는가 
Libertarian(조동근) 142 ▶ 공정사회 구현 기득권층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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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없는 환율전쟁, 시장에 맡겨라

 

 최근 중국과 미국 간의 환율 갈등을 시발로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 낮추기에 가세하면서 이른바 “환율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계속되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도 중국은 급격한 위안화 절상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세계 각국은 11월 11일에 열릴 G20정상회담에서 환율논란이 종결되길 기대하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환율을 바라보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경고한다.

환율전쟁은 결국 승자 없는 전쟁!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를 통한 경기부양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나 다른 나라 자산 매입은 사실 모두에게 손실이 되고 모두가 가난해지는 근린궁핍정책이다. 시장개입의 비용은 차치하고라도 주변국들의 자산 버블을 키우게 되는 그런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지금 우리는 환율은 시장에 맡겨두고, 재정건정성과 기술경쟁력을 틈틈이 키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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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공정사회론’에 대해(사)시대정신 주최로 '공정사회란 무엇인가’ 토론회가 10월 28일 오후 2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열렸다.

<사진: 공정사회 토론회>

이날 사회를 맡은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은 “어떠한 제도적 장치로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정한 정치질서'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공정한 정치질서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론적, 철학적 고찰보다는 “공정한 정치적 질서가 확립되기 위해 어떤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는가, 유권자인 국민들이 공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와 관련해서 '공정’과 '한국정치’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사진: 명지대 김형준 교수>

김교수는 “최근 실시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사회가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 제일 먼저 개선되어야 할 분야로 '정치분야(44.9%)’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지적했으며 “'경제분야’ '사회분야’가 그 뒤를 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사회의 매우 심각한 정치적 갈등은 의회 정치와 정당 정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원인”이라며 “정당들이 국민과 국가발전을 위한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정파적 이익만을 추구하고, 강제적 당론정치를 통해 정당 갈등을 증폭 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정치는 무질서한 정치질서 속에서 선천적 상생 결핍증이라는 악성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며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는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개혁에 착수해야 하고 원외 정당 체제와 당 대표 체제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는 토론에서 “김교수가 주장하는 원내정당체제의 정착을 정치개혁의 핵심적 과제로 제기 할 만큼 설득력이 부족하다고”말했다.

특히, “정당정치와 의회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원내정당체제가 정착이 안 된 탓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에서 기인하는 것인지”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원내정당모델이 발전하려면 의회의 구성이 그 사회 내 가치, 이익을 효과적으로 대표하는 '선거제도’ 가 정당정치와 의회정치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적 공정성 - 본질과 과제

이승훈 서울대 교수는 경제적 공정성을 “각자 정당한 자기 몫만큼 누린다”는 것과 “누구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만큼은 누려야 한다”는 두 가지의 기본원칙으로 요약했다.

이어 “시장교환, 공동생산 모두 각자가 얻을 몫은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서 결정되므로 일단 합의대로 이루어지는 분배는 각자에게 정당한 자기 몫을 보장하고 경제적 공정성은 결국 재산권 보호로 귀결된다"며 "서로 다른 사람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경제활동을 벌인 결과 실현된 소득 분배는 공정한 분배"라고 말했다.

이교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적 보조는 따뜻한 배려차원의 사회복지제도로 공정성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회복지제도가 반시장적으로 전개 된다면 공정경쟁의 틀을 훼손함으로써 경제적 공정성을 무너뜨린다"고 말했다.

권오승 서울대 교수는 토론에서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공정사회’가 특별히 강조되는

이유는 불공정성이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중 경제적 영역에서 제기되는 공정성의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권교수는 “재산권과 경제 질서와 관련한 문제에서 헌법상에 규정되어 있는 경제 질서가 경제적 공정성이라는 관점에서 타당한 경제 질서인지, 그리고 그러한 헌법상의 경제 질서가 실제로 여러 법률과 제도를 통하여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사회 어젠다

'공정사회론’이 새로운 통치적 이념으로 등장하면서 국민들도 초미의 관심을 갖게 되어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어젠다가 되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풀어나갈 수 없듯이 향후 이명박 정부가 공정사회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정책으로 반영할 것이다. 하지만 공정사회는 법치와 재산권 원리를 지켜나가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가능한 것이며, 시장경제원리가 잘 작동할 수 있는 사회에서 더 잘 실현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오종명 /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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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수 | 2010-11-01 | 조회수 : 43

10월 30일 13개월 만에 재개된 18차 남북이산가족상봉 행사에서 깜짝 뉴스가 전해졌다. 전사자로 처리되었던 국군포로 출신이 4명이나 북측 이산가족 상봉신청자로 포함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지난 2차~16차 이산가족상봉행사를 통해 가족을 상봉한 국군포로는 총11명으로 매회 평균 1명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한번에 4명이나 되는 국군포로가 신청자로 나왔다는 것은 북한 측의 의도를 궁금하게 하는 부분이다.

31일에도 이산가족상봉 행사는 진행되었다. 그리고 같은 날부터 11월 2일까지 또 다른 성격의 행사가 3일간 진행되었다. “제 2회 북한에 의한 납치문제 해결 국제 연합 대회”가 개최된 것이다. 한국의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전후 납북자들의 모임인 '납북자가족협의회’ 그리고 일본의 '피랍 일본인가족회’ 등이 모여 북한의 납치 문제에 대해 국제적으로 연대해 북한에 압력을 넣어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 행사였다.

지금까지의 자료에 의하면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국은 적어도 12개국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일본의 납치피해자 가족뿐만이 아니라 태국과 루마니아의 피해자 가족들도 참가해 북한의 납치가 국제적 차원에서 진행되었음을 증언하였다.

예를 들어 루마니아인 가브리엘 붐베아씨는 그의 누나가 1978년 로마에서 실종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증언을 통해 누나인 도이나 붐베아씨가 북한에서 암에 걸려 사망한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다른 외국인 납북자들의 경우처럼 외국어를 가르치는데 쓰기 위해 북한이 누나를 납치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북한에서 누나가 숨지기 전에 아이 둘을 낳았다는데 조카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니시오카 츠토무 동경기독교대학 교수에 의하면 북한에 의한 납치 유형은 크게 네 가지라고 한다. 1)전쟁 중 납북을 시원으로 할 때, 2)전후 1976년까지의 '어선 나포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인 납치’, 3)이후 김정일의 '공작원 현지화 교육을 위한 교관 납치’, 4)1990년대 후반 이후 '탈북자 지원자 등 북한에 대한 ’유해한 행위' 저지를 목적으로 저지른 납치’ 등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북한의 납치범죄는 정권의 등장부터 현재까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이들 납북자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하다. '납치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북한의 거짓을 세상에 알리고 가족들의 생사여부를 아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어야 할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크게 한 것이 없다. 일본의 경우 자국민의 납치 문제에 대하여 '개인의 인권’에서만이 아니라 '한 국가의 주권’문제로 접근한다고 한다. 그래서 국민여론에 대한 계몽활동을 하여 국민의 80%가 북한에 대한 제재 발동에 지지표명을 한다고 한다. 또한 정부, 의회, 의원들에 대한 호소 등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정부가 피해자 구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고 한다. 실제로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기관인 납치문제 담당대신을 임명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2002년 고이즈미 총리 때 북한으로부터 일부 납치피해자들이 귀국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북한이 이번 이산가족 상봉단에 4명이나 되는 국군포로를 포함시킨 것은 이들의 문제를 공론화시켜 한국 측의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자유를 산다’는 뜻의 독일어 '프라이카우프’ 모델이 생각나는 이유이다. 서독이 동독에 투옥되어 있던 정치범들을 송환시키기 위해 동독에 돈이나 광물 등 현물을 지불한 거래방식을 일컫는다. 물론 북한에 현금을 지원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분배의 투명성 요건을 갖춘 쌀 등을 지원하여 납치 피해자들을 데려오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싶다.

김정은 3대 세습체제의 안정을 위해서 북한은 주민들의 여론을 좋게 할 필요성을 느끼는 듯하다. 한국의 쌀 지원 등이 북한의 의도에 빠져드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납치피해자들을 구출하는 것 역시 시급한 문제이다. 그리고 이들이 무사히 돌아와서 북한의 실상을 사람들에게 전할 경우의 이익도 작은 것이 아니다.

한국전쟁을 일으킨 것도 북한이고 60년 동안 납치를 자행한 것도 북한이다. 김정일 정권이 이것들에 대해서 사과하거나 반성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먼저 변화할 리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답은 단 하나이다. 우리정부와 국민들이 납치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북한이 먼저 손을 내민 지금이 좋은 기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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