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수 | 2010-11-01 | 조회수 : 43

10월 30일 13개월 만에 재개된 18차 남북이산가족상봉 행사에서 깜짝 뉴스가 전해졌다. 전사자로 처리되었던 국군포로 출신이 4명이나 북측 이산가족 상봉신청자로 포함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지난 2차~16차 이산가족상봉행사를 통해 가족을 상봉한 국군포로는 총11명으로 매회 평균 1명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한번에 4명이나 되는 국군포로가 신청자로 나왔다는 것은 북한 측의 의도를 궁금하게 하는 부분이다.

31일에도 이산가족상봉 행사는 진행되었다. 그리고 같은 날부터 11월 2일까지 또 다른 성격의 행사가 3일간 진행되었다. “제 2회 북한에 의한 납치문제 해결 국제 연합 대회”가 개최된 것이다. 한국의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전후 납북자들의 모임인 '납북자가족협의회’ 그리고 일본의 '피랍 일본인가족회’ 등이 모여 북한의 납치 문제에 대해 국제적으로 연대해 북한에 압력을 넣어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 행사였다.

지금까지의 자료에 의하면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국은 적어도 12개국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일본의 납치피해자 가족뿐만이 아니라 태국과 루마니아의 피해자 가족들도 참가해 북한의 납치가 국제적 차원에서 진행되었음을 증언하였다.

예를 들어 루마니아인 가브리엘 붐베아씨는 그의 누나가 1978년 로마에서 실종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증언을 통해 누나인 도이나 붐베아씨가 북한에서 암에 걸려 사망한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다른 외국인 납북자들의 경우처럼 외국어를 가르치는데 쓰기 위해 북한이 누나를 납치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북한에서 누나가 숨지기 전에 아이 둘을 낳았다는데 조카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니시오카 츠토무 동경기독교대학 교수에 의하면 북한에 의한 납치 유형은 크게 네 가지라고 한다. 1)전쟁 중 납북을 시원으로 할 때, 2)전후 1976년까지의 '어선 나포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인 납치’, 3)이후 김정일의 '공작원 현지화 교육을 위한 교관 납치’, 4)1990년대 후반 이후 '탈북자 지원자 등 북한에 대한 ’유해한 행위' 저지를 목적으로 저지른 납치’ 등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북한의 납치범죄는 정권의 등장부터 현재까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이들 납북자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하다. '납치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북한의 거짓을 세상에 알리고 가족들의 생사여부를 아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어야 할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크게 한 것이 없다. 일본의 경우 자국민의 납치 문제에 대하여 '개인의 인권’에서만이 아니라 '한 국가의 주권’문제로 접근한다고 한다. 그래서 국민여론에 대한 계몽활동을 하여 국민의 80%가 북한에 대한 제재 발동에 지지표명을 한다고 한다. 또한 정부, 의회, 의원들에 대한 호소 등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정부가 피해자 구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고 한다. 실제로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기관인 납치문제 담당대신을 임명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2002년 고이즈미 총리 때 북한으로부터 일부 납치피해자들이 귀국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북한이 이번 이산가족 상봉단에 4명이나 되는 국군포로를 포함시킨 것은 이들의 문제를 공론화시켜 한국 측의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자유를 산다’는 뜻의 독일어 '프라이카우프’ 모델이 생각나는 이유이다. 서독이 동독에 투옥되어 있던 정치범들을 송환시키기 위해 동독에 돈이나 광물 등 현물을 지불한 거래방식을 일컫는다. 물론 북한에 현금을 지원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분배의 투명성 요건을 갖춘 쌀 등을 지원하여 납치 피해자들을 데려오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싶다.

김정은 3대 세습체제의 안정을 위해서 북한은 주민들의 여론을 좋게 할 필요성을 느끼는 듯하다. 한국의 쌀 지원 등이 북한의 의도에 빠져드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납치피해자들을 구출하는 것 역시 시급한 문제이다. 그리고 이들이 무사히 돌아와서 북한의 실상을 사람들에게 전할 경우의 이익도 작은 것이 아니다.

한국전쟁을 일으킨 것도 북한이고 60년 동안 납치를 자행한 것도 북한이다. 김정일 정권이 이것들에 대해서 사과하거나 반성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먼저 변화할 리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답은 단 하나이다. 우리정부와 국민들이 납치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북한이 먼저 손을 내민 지금이 좋은 기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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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수 | 2010-10-29 | 조회수 : 66

- 봉은사 땅밟기 사건과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의 인터뷰를 보며 -


최근 '찬양인도자학교’라는 기독교 관련 단체가 봉은사에 난입해 기독교식 예배를 하며 법당이 무너지기를 기도하는 동영상으로 인해 시끄럽다. 타 종교의 성지에 가서 폭력적인 행위를 한 사람들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 그들의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행위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서로 지켜야할 선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었고 결국 불교계에 상처를 주었다. 또한 그들의 잘못된 믿음과 그로 인한 행동은 기독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안 좋게 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은 일부 광신도들의 행동이기 때문에 큰 염려는 없으며, 작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국 사회의 발전 수준을 볼 때 이것이 확대 재생산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대다수의 양식 있는 기독교인들은 난입한 이들의 폭력적 행위에 동의하지 않으며, 불교 신자들 역시 오해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오마이 뉴스의 10월 26일 -“봉은사 땅밟기 동영상, 무서웠다” 일부 기독교인들, 법당 난입 '절 무너져라’ 예배-라는 기사에 나온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의 인터뷰 내용에서 다른 섬뜩해진 감정을 느꼈다. 그가 “일부 광신도들이 한국 사회를 엄청난 갈등과 분열로 몰아가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하면서 이들의 잘못된 행위가 기독교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이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의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선진국을 자처하는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럽습니다. 일부 개신교 광신도들에 의해서 벌이는 망동은 그 사람들이 무식하고 폭력적인 모습만 드러내 주는데 거기에 이명박 장로 대통령의 묵인 내지는 동조가 있다고 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예전에 사찰이 무너지라는 데에 축하 영상을 보내고... 상식 이하의 일들이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봉은사의 직영사찰 전환 논란으로 명진 스님이 정부와 여당에 유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일부 사람들의 잘못된 행위와 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연결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피해 당사자로서의 상처는 이해가 되고 문제의식에 동의하지만, 이 대통령과 관련된 그의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 대통령이 사찰이 무너지라는 기도를 할 줄 알고 축하 영상을 보냈을까? 근거도 없이 한 국가의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은 종교계의 원로로서 적절치 않은 행위이다.   

이 대통령 집권 이전에도 일부 기독교인들의 문제 있는 행위는 지속적으로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의 행위들도 이 대통령 때문인가? 아쉽게도 명진 스님의 이 대통령 언급은 비난을 위한 비난일 뿐이다. 그래서 피해자로서 보호받아야 할 입장에서 가해자로 비판받아야할 입장에 서고 말아 아쉽게 느껴진다.  

한국 사회에서 종교 간의 갈등은 종종 있어 왔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어느 정도의 자정능력을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종교계와 정치를 둘러싼 복잡한 갈등과 문제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종교의 영역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정치와 연결시킨다던지, 일부 종교인들이 과도하게 정치에 개입하는 문제도 있다.

물론 사회 원로로서 한국 사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제시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 역시 일정한 선을 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찬양인도자학교’ 측의 행위 못지않게 명진 스님의 시각 역시 우려가 되는 이유이다. 아쉽게도 이러한 문제는 명진 스님만의 문제는 아니며, 종교를 통해 얻은 권위를 정치를 비난할 때 쓰는 일부 종교인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번 일은 그것의 작은 예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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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갱스터

시민논객 2010. 10. 22. 17:10



신보라 | 2010-10-12 | 조회수 : 85

세계은행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10억 인구가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고, 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30억 인구가 2달러 미만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들의 빈곤이 만연한 원인은 무엇일까? 또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매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대외원조에 불구하고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 《이코노믹 갱스터》는 '부패’와 '폭력’을 빈곤의 원인으로 보고 그 실상을 살핀다.

 

'이코노믹 갱스터’는 경제적으로 이기적 행동을 일삼으며 부패와 폭력을 휘두르는 범죄적 인물을 일컫는다. 독재자 아버지의 권력을 이용해 온갖 정부 사업을 독식하며 기업을 키운 인도네시아의 만달라 푸트라 수하르토,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원조금을 통째로 꿀꺽하는 아프리카의 관료들, 폭력과 강압으로 세습 정치를 유지하려는 북한의 독재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책에 따르면, 빈곤과 기아의 절망적 상황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경제적 유인에 따라 무기를 들고 반군을 자처하는 이들도 이코노믹 갱스터가 될 수 있다.

 

이들의 부패와 폭력이 만연한 원인을, 책은 연관성 없을 것 같은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파헤친다. 예를 들어, 부패의 원인 중 하나를 '유엔 외교관의 불법주차 행위’를 통해 밝히는 식이다.

 

1997년 11월부터 2002년 11월까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국가의 문화(정신·윤리규범·관행) 수준이 심각할수록 해당국가 유엔 외교관의 주차 위반 건수가 매우 높았다. 쿠웨이트, 이집트, 차드는 외교관 일인당 법칙금이 미납된 뉴욕 시내 주차위반 건수에서 1,2,3위를 차지했다. 반면 부패 수준이 낮은 국가(캐나다, 네덜란드, 일본 등) 출신의 외교관들은 법적인 제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법규를 준수했다.

 

한편, 책은 아프리카 등에 비일비재한 폭력의 원인을 '강우량’에서 찾기도 했다. 사람들이 반군을 자처하고, 서로를 물고 뜯는 내전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가 강우에서 비롯된 수확량 감소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이 측정한 강우 데이터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10년 중 평균 2-3년 동안 가뭄을 겪는다. 강우량이 크게 줄어든 다음해는 평년보다 국내 무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작황이 줄어든 경제적 곤경으로 국내 총생산이 1퍼센트 감소하면 국내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2퍼센트 상승한다.

 

가뭄이 초래한 폭력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사례는 탄자니아의 마녀사냥이다. 마녀사냥은 기상 악화로 인한 흉작 때문에 농업소득이 격감하는 때에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강우가 정상일 때는 한 마을에서 13년에 한 번 꼴로 일어나던 마녀 살해가, 가뭄이나 홍수가 덮친 해에는 7년에 한 번 꼴로 두 배 급증했다.

 

책은 불법 주차를 일삼는 유엔 외교관이나 탄자니아의 마녀 살해자들의 행동이 비용과 편익을 따지는 '나름의’ 합리적 계산에서 나온 결과라고 분석한다. 부정을 저질러도 제재 받거나 경제적 부담을 지지 않는 자국의 문화가 외교관의 부정부패 행위를 습관화하게 만든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녀사냥은 강우량 감소로 수확량이 부족해지자 가족 내 자원을 둘러싼 다툼이 벌어지고, 늙은 여성은 초자연적 믿음에 근거한 희생양으로 선택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발전경제학자인 저자들이 제시한 해법은 바로 '비용 편익 계산법의 변화’다. 책에 제시된 몇 가지 성공사례는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2002년 뉴욕의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의 성과는 흥미롭다. 그는 3회 이상의 현저한 위반 행위를 한 영사관 차량 185대의 외교관 번호판을 폐지할 수 있는 허가를 국무부로부터 따냈고, 이 협약이 시행된 다음 날 외교관들의 불법주차 행위 감소율은 95%를 넘어섰다. 외교관들의 경제적 유인의 변화가 이 같은 결과를 만든 것이다.

 

남아프리카의 노던 프로빈스에서는 1990년대 초반 정부가 연금제도를 도입하자 마녀 살해가 실질적으로 자취를 감췄다. 노인에게 연금을 제공하자, 노인들은 가정 경제의 부채에서 순자산으로 위치를 이동하게 되고, 가족 구성원들은 정부의 연금 지급을 지속시킬 목적으로 이들의 생명과 건강을 유지하려고 한 것이다.

 

책은 “가난을 과거의 역사로 만드는 데 경제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기업들의 주식거래를 통한 부패 원인의 분석, 중국과 홍콩 사이에서 벌어진 밀무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학적 해결방안, 경제적 유인의 변화를 통해 전후 국가의 재건에 다가가는 방법들은 다채롭고 흥미롭다. 이들의 독특한 접근법이 고질적인 빈곤 해결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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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수 | 2010-10-04 | 조회수 : 39

28일 북한 당대표자회는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이 대장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직함으로 선출되면서 그 막을 내렸다. 김정은이 김정일의 후계자의 지위로서 대내외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나머지 인물들은 김정은 시대를 함께 하는 권력 엘리트로서 그와 함께 운명을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들이다.

2007년부터 준비된 김정은 후계체제는 북한 내부에선 크게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김정일의 사후에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워낙 감시가 심한 체제이기 때문이다. 이제 김정은에게 반기를 든다는 것은 지금 북한에서는 숙청을 원한다는 것과 같다.

당대표자회 결과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처럼 주요 당직을 못 받은 경우가 있는 반면 새로이 차수가 되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된 리영호의 경우처럼 새로이 자리를 대체할 인물들은 얼마든지 있다.

주민들의 경우에도 그렇다. 이제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이 후계자가 되었을 때와는 달리 외부 사정에도 밝기는 하지만, 당장 불만을 밖으로 표출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 관련 뉴스에 의하면 이번 당대표자회의 결과를 보고 주민들은 속으로 '젊은 녀석한테 감투가 주어졌느니’, '아직은 검증이 안 되었으니 지켜볼 뿐’하면서 쓴 웃음을 짓거나 관망하는 자세를 취한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다르다. 물론 우파는 북한의 김정일 체제처럼 김정은 3대 세습 체제에 대해 일관적으로 비판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좌파는 지금도 여러 가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 상황은 갈수록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의 대다수 젊은이들이 북한의 3대 세습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았던 좌파 진영에 커다란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특히 민주노동당 같은 NL진영은 앞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NL중에서도 종북주사파의 경우는 김정일의 모든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선전할 것이다. '내재적 접근론’ 운운하면서 북한의 입장에서 이해하자고 주장할 것이며, 이러한 그들의 선동을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란 한국의 젊은 청년들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이 문제다. 민주주의를 외치며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그들이 조선왕조 같은 북한의 세습을 인정하자고 주장했다가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북한의 3대 세습은 상상도 못할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에서 진보신당처럼 이른바 PD진영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겠지만, 민주당 햇볕론자들이나 참여연대처럼 여러 영역에서 종북주사파와 비슷한 주장을 했던 이들은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어차피 북한의 독재정권이 망하게 되면, 종북주사파들도 함께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이번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냉소적 시각이 계속될 경우 그들의 정치적인 생명력은 예상보다 빠르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것은 자기 틀에 맞게만 북한을 바라보고 독재자를 옹호했던 그들에게는 당연한 귀결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역사의 진리이며, 정의라는 것을 우리는 역사책에서 무수히 목격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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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노믹스

시민논객 2010. 10. 5. 11:27



김다솜 | 2010-10-04 | 조회수 : 43

한국 문화의 잠재력은 매우 대단하다. 얼마 전 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Guy Sorman)은 “영화와 건축, 미술, 요리, 음악 등 한국의 문화 컨텐츠는 잠재력이 매우 큰데 정작 한국인들은 가장 늦게 아는 것 같아요. 한국의 첨단 기술이 문화와 보조를 함께 맞춰 갔으면 합니다.” 라고 말했을 정도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문화를 경제활동에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 문화와 경제의 조화, 컬쳐노믹스이다.

컬쳐노믹스(Culturenomics)는 문화(Culture)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교수 피터 듀런드(Peter Duelund)가 처음으로 제안하였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용어의 뜻도 조금씩 변화하였는데, 1900년대에는 해당국가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2000년대 이후에는 문화와의 창조적 융합을 통해 타 산업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일반화되었고, 현재에는 더 나아가 문화의 상품화와 문화를 통한 창의적 차별화를 강조하는 신 도시발전 논리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 문화경제학자인 데이비드 스로스비(David Throsby) 맥쿼리대(Macquarie University) 교수의 말에 따르면, 도시의 예술•문화 활동은 여러 경제적 파장을 수반한다고 한다. 첫 번째로, 지역민 및 외래 소비자들의 경제적 문화 활동으로 인한 직접적인 수익이 증가한다. 게다가 음식점과 같은 관련 산업 및 개인에 대한 간접적•부차적 수입 또한 따른다. 둘째로, 문화 활동의 팽창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고용효과의 의미가 있다. 이렇게 창출된 고용은 산업 과도기에 사라진 일부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경제의 토대가 다양해질 수 있는 호기를 제공하며, 도시의 부흥을 위한 광범위한 경제적 연관성을 지닌다. 또 도시의 문화 환경 향상으로 경제적 가능성의 장기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도시의 단면을 개선하여 바람직한 도시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세계 여러 주요 도시들은 이미 창의의 원천인 문화를 통해 도시발전과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빌바오, 북경, 동경, 홍콩, 뉴욕, 런던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중요한 문화적 상징을 통해 도시 경제에 큰 상승효과를 불러 일으켰고, 뉴욕은 문화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강화해 연간 4천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 들이고 16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서울시도 이에 발맞추어, 2008년경부터 문화를 통해 도시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의문화도시 마스터플랜’을 설정하여 조성 중에 있다. 남대문 재래시장을 역사문화거리로, 명동을 관광문화거리로, 창경궁에서부터 종묘까지를 녹지문화거리로, 대학로부터 남산까지를 복합문화거리 등으로 나누어 '특화거리’로 육성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또 세계적 디자인•패션 중심메카의 양성을 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조성도 컬쳐노믹스의 대표적 사업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서울시에서만 그쳐서는 안 된다. 지역 여러 곳곳에서 컬쳐노믹스에 대한 안을 들고 일어나 문화를 통해 지역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컬쳐노믹스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우선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효율적 환경을 촉진하는 적절한 제도와 교통 시설 등의 물적 인프라로 인해 예술•문화 산업이 수월히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문화는 다면적 특성을 가져 어느 한 부처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각 기관간의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한 총체적인 전략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구축한 인프라와 전략이 개성 넘치고 잠재력이 큰 우리 문화와 융합된다면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것은 물론 지역경쟁력 또한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를 통한 지역 경쟁력 강화. 이젠 발을 들여놓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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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수 | 2010-09-30 | 조회수 : 42

9월 상순 개최예정이던 44년 만의 북한 당대표자회가 28일 드디어(?) 개최되었다. 그리고 28일 오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의 3남인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정일 동지께서 27일 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데 대한 명령 제0051호를 하달하셨다"면서 "명령에는 김경희, 김정은, 최룡해 등 6명에게 대장의 군사칭호를 올려준다고 지적되어 있다"고 밝힌 것이다.
 
김정일의 건강문제, 후계자로 예상되는 김정은의 지위를 둘러싼 갈등설, 그리고 홍수 피해 등이 당대표자회 연기의 원인이었다. 이제 당대표자회가 개최된다는 것은 위의 문제들이 어느 정도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물론 김정일의 건강이 좋아졌다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1980년 6차 당대회 이후 북한 조선노동당의 30년 만의 큰 행사인 당대표자회를 통해 북한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왜 북한은 갑자기 이런 행사를 열까? 이번 행사는 한반도의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북한이 당대표자회를 개최하는 것은 한마디로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지난 2008년 8월 김정일이 뇌졸중을 당한 이후, 그의 건강이 굉장히 나빠졌다는 것이 북한 내부소식통의 증언이다. 이는 김정일로서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하루 빨리 그의 아들이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굳건하게 만들어야 할 시간이 줄어듦을 의미한다.

물론 김정일의 후계자는 3남인 김정은이다. 장남인 김정남과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도 있지만, 그들은 후계자로 선택을 받지 못하였다. 이미 2007년 1월부터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되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도 있다. 북한이 굳이 당대표자회를 개최하는 것은 결국 당대표자회가 '김정은의 후계 체제를 공식화’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 북한 '당대표자회’를 통해 1)김정은의 이름과 사진이 공개될 것인지 2)국방위원회에 권력의 무게 중심이 쏠린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3)장성택과 김경희는 어떠한 역할을 차지할지 4)조선노동당 정치국의 상무위원을 비롯하여 당의 요직을 누가 차지할 지 등의 결과만 보면 된다.

물론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김정은의 이름이 대외적으로 공개되었고 김경희 역시 대장이 되었지만, 아직 다른 관전포인트들의 발표가 남아 있다. 

김정은 후계체제와 젊은 김정은의 후견인으로까지 분석되는 장성택, 김경희 등의 지위, 그리고 김정은 체제를 뒷받침하게 되는 파워엘리트들의 면면을 보면 새로운 북한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과 함께 당대표자회에서 결의되는 정책이 어떤지도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말이다. 과연 김정은은 자신의 정권을 안정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만약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의 삶을 적어도 중국 수준처럼만 만든다면, 그를 욕하고 싶지는 않다. 다른 사람들은 3대 세습에서 김씨 조선왕조를 떠올리겠지만 우선은 주민들의 생존권이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를 대체할 세력이 북한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도록 유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과연 북한은 어떻게 될까? 김정은 후계 체제는 안정화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는 어떠한 정책을 펼까? 그 결과는 북한만이 아닌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당대표자회를 관심 있게 보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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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수 | 2010-09-01 | 조회수 : 1

북한에 대한 정보는 접하기 쉽지 않다. 공식적으로는 조선중앙방송이나 노동신문 등의 언론을 통해서만 북한 내부의 사건들이 알려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들은 일방적인 북한 정권의 입장이기에 조작된 것도 상당히 많다. 최근 들어 탈북자들의 도움으로 많은 정보가 유통되기는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모든 정보를 알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유독 북한과 관련한 언론의 오보가 많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조금만 노력하고 관심을 가졌다면 생기지 않았을 실수들은 아쉽기만 하다. 북한과 관련된 언론의 신뢰를 많이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최근의 오보들을 보면 이렇다.

첫 번째 사례는 북한 축구대표팀 김정훈 감독에 관한 기사이다. 남아공 월드컵 당시 북한은 포르투갈에 7:0으로 대패했었고 김 감독이 그 책임으로 큰 벌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무성했었다. 그의 거취에 관한 궁금증이 큰 상태에서 7월 26일 RFA(자유아시아방송)는 “'청년장군 믿음 저버린’ 북한 축구팀, 사상비판 받아” 라는 기사를 냈다. 그리고 영국의 대중지 '더 선’지가 낸 '김 감독이 강제 노역에 처해졌다’는 기사를 한국의 많은 언론들이 인용하였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 ' 더 선’이 냈던 기사는 자신들이 스스로 취재했던 기사가 아니라 한 언론의 기사를 인용했던 것이었다. 그것도 사실관계에 입각한 기사가 아닌 “김 감독이 당에서 쫓겨나 평양 건설현장 근로자로 '하방(下放)'됐다”는 '소문’을 소개하는 기사였던 것이다. '더 선’ 기사의 전문에는 그 출처가 나왔는데, 그것만 확인했더라도 오보 소동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대한 기사를 출처 확인도 하지 않고 '기사화’시켜 버린 것이다.

8월 25일 FIFA가 이에 대한 사실 해명을 북한축구협회에 요구했고 북한축구협회는 "김 감독과 선수들 모두 평상시대로 훈련하고 있다. 선수 중 일부는 광저우 아시아경기 대표팀에 합류할 것이다"면서 "일부 언론의 보도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북한축구협회의 말을 100% 믿기는 어렵다. 지금까지의 사례를 보면 김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징계를 받았건 받지 않았건 간에 '더 선’과 관련된 언론들의 오보 소동은 충분히 비판 받을만하다.     

두 번째 사례는 8월 2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해서 나왔다. 김정일의 동선(動線)은 알기가 어렵다. 이것은 방중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언론은 청와대가 말해주지 않았으면 김정일의 방중에 대해서 전혀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언론사들의 고생은 시작된다. 결과적으로 많은 오보로 이어진 것이다.

아쉽게도 언론들의 김정일 방중에 대한 보도는 추측성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소위 '카더라’ 통신의 말을 그대로 전하는 수준에 불과하였다. 예를 들어 김정일의 방중루트에 대해서는 계속 그랬다. 창춘에서 후진타오 주석과 만난 이후, 지안-만포 노선을 이용해 북한으로 되돌아간다고 했다가 다시 창춘-옌지-투먼을 거쳐 북한으로 간다고 썼다. 하지만 이것 역시 오보였다. 하얼빈에 도착한 김정일이 목격된 것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언론들은 계속해서 김정일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함께 중국을 방문했다는 기사를 썼다. 물론 이것도 추측성 기사였다.

기사의 대표적인 근거는 지린 위원중학교 학생들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에 올린 댓글이었다. 기자들은 댓글 중에 “큰 뚱보가 둘째 뚱보를 데리고 돼지우리에 와서 현재의 작은 돼지들의 성장을 참관한다(大胖携着二胖一起来猪圈参观现在小猪们的成长)”는 내용을 보고 큰 뚱보는 김정일을, 작은 뚱보는 김정은을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자의적인 해석이었다.

댓글을 조금만 더 보면 큰 뚱보는 김일성을, 작은 뚱보는 김정일을 의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큰 뚱보가 둘째 뚱보를 데리고 온다는 것은 김일성 동상이 있는 학교에 김정일이 온다는 것을 뜻한다. 학생들은 위원중학교를 돼지우리(猪圈)에 비유하고, 학생들은 작은 돼지(小猪)에 비유하였다.

둘째 뚱보가 김정은이 아니라 김정일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이 댓글이 달렸던 원래 질문에서도 확인된다. 위 댓글이 달렸던 원래 질문은 “김씨 둘째 뚱보가 내일 정말 위원에 오느냐(金二胖明天真的来毓文吗?)” 이다.

김정은은 아직 공개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다. 중국인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다. 하물며 어린 중국 학생들이 김정은을 알 수 있을까? 학생이 김정은이 위원중학교에 오냐고 질문을 했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잘못된 정보로 기사를 썼으니 오보가 나올 수밖에 없던 것이다.

평소 북한 관련한 기사를 많이 보는 편이다. 북한은 정보가 폐쇄된 사회이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기사를 생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오보가 생길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을 터인데, 반복되는 것이 많이 아쉽다. 언론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조금만 더 고생하고 노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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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정우 | 2010-08-31 | 조회수 : 3

원래 폴란드의 정치범을 잡아두려는 목적으로 세워졌던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최대의 강제수용소이자 나치의 유대인을 집단 학살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일하면 자유로워진다’라는 독일어 문구를 정문에 달고, 화물차에 실어온 유대인들을 선별하여 젊고 능력 있는 남자와 여자들은 강제 수용소로 보내지고, 노약자 및 어린이들, 그들의 어머니들은 가스실에서 살해되었다. 또한 수용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의학실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최근 아우슈비츠 근처 주택에서 여성인체실험 도구가 대거 발견되면서 그때의 잔인함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1940년~1945년 이곳 수용자들을 비롯해 폴란드인, 소련인 등 약 250만명~400만명이 나치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고 추산되고 있다.

지금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매일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여 그때의 억울한 혼들을 달래고 있다. 현재 수용소를 방문하는 관광객으로는 1. 유대인 2. 폴란드인 3. 독일인 4. 한국인이고, 일본의 경우 정부에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단체관람을 금지하고 있어 일본사람들의 방문은 거의 없었다. 독일의 예는 진정한 선진국의 의식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하나의 좋은 예다. 독일은 과거에 대한 반성과 속죄의 의미로 수용소 운영에 따른 모든 비용을 전면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독일의 많은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통해 이곳을 방문하고 본인들의 역사를 바로 배움으로써 조상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는 그런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일본으로부터 마루타와 같은 비슷한 역사를 경험한 우리는 지금 그들로부터 어떤 대우를 받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태도는 어떠한가.

우리의 역사를 배움으로써 올바른 가치관과 정통성 및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우리는 우리의 역사마저 버리고 국∙영∙수 과목에 치우친 획일적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2004학년도 대학입시까지만 해도 인문•자연계 필수과목이었던 국사가 학습부담을 줄인다는 명분 아래 2005학년도부터는 인문계 학생의 선택과목으로 바뀌었고(11과목 중 4과목), 2014년도부터는 그 선택의 폭이 6과목 중 1과목으로 줄면서 자연계 학생들은 국사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졌다.

우리나라에서의 역사교육은 지금까지 방대한 내용을 가지고 사건 나열식으로 기술하여 암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왔다. 과거 사건 하나하나가 역사적으로 어떤 의의를 가지고 있는지, 현실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채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도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고,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은 초등학교 교과서를 수정해서 다케시마(독도)를 일본영토라고 기술하고 내년부터 이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한다고 한다.

독일은 자신들의 과거를 고개 숙여 뉘우치고 그들의 행동을 속죄하고 있지만, 같은 역사를 반복했던 지금 일본의 태도는 어떠한가!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 앞에 우리는 우리 자손들에게 일본의 행동이 거짓임을 증명하고 더욱 깊은 역사적 사실과 의의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는커녕 도리어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만드는 법안을 통과시킨 우리사회의 모습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역사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 '민족성’을 갖게 되고, 이를 통해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고 현실과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국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심화된 내용을 공부하고 생각해보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국사 교육이 이루어질 경우, 우리는 가까운 장래에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라는 것을 노래방에서 배우는 사태가 오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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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수 | 2010-08-05 | 조회수 : 163

한국 전쟁이 끝난 지 만 57년이 되었다. TV에서는 전쟁 60주년 특집으로 '전우’와 '로드 넘버원’ 등의 드라마를 통해 전쟁을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들의 인기가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한다.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담아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전쟁을 잊어서일까?

최근 한 사람에 대한 기사로 인해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우리에게 아픔을 주고 있다. 국군포로 정모씨가 80이 넘은 힘든 몸을 이끌고 북한에서 탈출하였다가 실패해 다시 끌려갔다는 기사가 그것이다. 탈북한 국군포로 가족들의 모임인 '6·25국군포로가족회(가족회)’ 이연순 회장에 의하면 정모씨는 작년 8월 탈북하였다고 한다. 84세의 고령으로 업히다시피 해 두만강을 넘었지만, 곧 중국 공안에 잡혔고 결국 올해 2월 19일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어 정치범수용소에 갔다고 한다. 젊은 사람도 버티기 힘든 정치범수용소의 실태를 감안한다면 이제 그를 이승에서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잘 알려졌듯이 국군포로들은 돌아오지 못하고 북한에 남았다. 그리고 대다수가 북한의 탄광지역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죽을 때까지 감시와 차별 속에서 살았음은 물론이다. 94년 처음으로 조창호 소위를 시작으로 귀환한 약 80명의 국군포로들이 증언한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2만 명의 탈북자 중에 포함된 국군포로들의 자식들이 한 이야기도 있다.

이는 우리가 국군포로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하여 싸우다 잡혀 평생 불운하게 산 그들의 인생을 누가 보상해줄 것인가? 죽기 전에 고향땅이라도 보기 위해 오려다 실패해 다시 사지로 끌려간 인생은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그들의 아픔을 치유해야 하는 것은 우리들의 의무이다. 

한국 사회는 '송환’이라는 영화 등을 통해 비전향장기수에 대한 관심을 보인 적이 있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는 북한의 요구로 이인모씨 등 비전향장기수 등을 북한으로 보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국군포로들에 대한 관심이 이다지도 적을까? 왜 한국정부는 국군포로를 데려오지 못하였을까?

북한은 지금도 국군포로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80명의 영웅들은 북한의 주장이 허위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가족회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아직도 2백여 명이 북한에 생존해 있다고 한다. 이들의 송환을 추진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 아닐까?

이제부터라도 그들의 송환을 재추진해야한다. 늦었지만 북한과의 관계에서 국군포로문제를 다시 쟁점화 시켜야 한다. 북한에 당장 송환을 요구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중국으로 온 국군포로를 다시는 북송하지 않게 하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잘 알려졌듯이 정씨가 북송된 것은 중국과의 협상에서 실패한 정부의 외교적 무능 때문이었다.

국제기구를 통한 압력이 필요하다. 탈북한 한국인을 북송한 중국정부의 처사를 국제인권의 측면에서 비판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행히 엠네스티에서 국군포로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반 한국인들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당사자인 우리가 먼저 힘을 쓰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국제인권단체들과의 연대도 힘이 실릴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대가를 치루더라도 국군포로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고 자기들의 고향에서 인생을 마무리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한국인으로서 국가에 대한 충성을 한 그들을 더 이상 버려두어서는 안된다. 그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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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솜 | 2010-08-16 | 조회수 : 116

유급휴가 기간 중 파업에 참가했다면 월급을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한항공 조종사 91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유급휴가를 이용해 파업에 참가하는 것은 유급휴가권의 행사로 볼 수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2005년 12월 4일간의 파업에 대한 문제가 이로써 종결이 된 것이지만, 긴 시간이 걸린 만큼 노조 측은 물론 법원이 손을 들어준 회사 측에도 큰 손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렇듯 파업은 노와 사 양측 모두에 커다란 손실을 입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파업으로 더 이상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지 말고 가상파업(Virtual strike)에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가상파업이란 생산을 포기하지 않는 파업이다. 모두 평소와 다름없이 일하지만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노동자는 임금을, 회사는 수익을 포기한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의 수입은 회사가 아닌 자선단체 등에 전해진다. 파업 전과 똑같이 일을 하지만 양측은 경영과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노조 측과 회사 측 모두 최대한 빨리 협상을 마치려 노력한다. 또 평소와 같이 일하기 때문에 고객이나 국민경제에 전혀 피해를 주지 않고, 파업동안의 수입금은 사회단체 에 기부금이 되어 돌아가니 효과는 1석 3조이다.

1999년 7월 이탈리아 최대 민영 항공사인 메리디아나의 조종사와 승무원은 4시간 동안 가상 파업을 진행했다. 실제 파업과 달리 모두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평소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다만 고객들이 지불한 항공료가 회사에게 돌아가지 않고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일 뿐이었다. 파업을 하였지만 항공사는 정상적으로 운행되었으므로 승객들은 여느 때와 같이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었다. 그 후 이 성공적인 가상 파업 방식은 이탈리아 운송 노조에서도 받아들여 사용되고 있다.
 
물론 이렇게 가상파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포기가치에 대해 노사 간의 구체적 합의도 필요하고, 여론이나 정부 등의 중재의 역할도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가상 파업이 아직 먼 미래의 일처럼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잠깐 가상파업과 가상폐쇄(Virtual lockout), 파업 벌금이 언급된 후 다시 수면 밑으로 묻혀버렸다. 그러나 노사쟁의 건수가 많고 그로 인한 피해 또한 많은 우리나라는 더더욱 이 제도에 관심을 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사 갈등으로 인해 노사는 물론 국가와 국민들까지 많은 손실과 어려움을 겪으니 말이다.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 한도제 : 노조전임자가 급여를 받으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하는 제도)에 대한 논의 또한 좋지만, 타임오프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지금 이 시점에 Win-win전략이 될 수 있는 가상파업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노(勞)-사(使)-정부-여론 4축이 협력하여 여느 다른 나라보다 먼저 가상 파업 문화를 정착시켜 노사문제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줄여나간다면 경제성장의 큰 원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선(先)정착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다면, 기업에 대한 평가가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국가브랜드 역시 크게 제고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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