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정우 | 2011-05-19 | 조회수 : 31

국책사업, 틀을 바꿔야 한다

최근 며칠 사이에 정부에서 잇따른 굵직한 국책사업들을 발표하였다. 정부가 16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를 대전 대덕으로 확정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4대 국책 사업’이 표면적으로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이런 대형 사업이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차원보다 정치인과 특정 지역 안배 차원에서 입지가 결정되고 정책이 수정되는 등 정치논란에 휘둘리고 있으며, 건건이 여야 정치권과 지방 자치단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 국책사업 일지 및 결과 >

사업

일지

결과

세종시 수정안

신행정수도특별조치법 통과(2003.12)->정운찬총리 세종시수정안발언(2009.9)->MB 대국민사과(2009.11)->박근혜 세종시수정안 반대(2010.1)->수정안 국회 부결(2010.6)

수정안 무산

동남권 신공항

노무현대통령, 신공항공식검토 지시(2006.11)->이명박후보 대선 공약(2007.12)->정부 30대 국책 선도 프로젝트 선정(2008.9)->입지평가위원회 구성(2010.7)->입지평가위원회 구성(2010.7)->백지화결정(2011.3)

신공항 백지화

LH본사 이전

공공기관 지방이전 확정(2005.6)->주택공사 토지공사 통합법 통과(2009.5)->민주당 LH분산 배치안 당론 확정(2011.4)->지역발전위, 진주 이전 발표(2011.5)

진주이전결정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

이명박 후보 대선공약(2007.12)->정부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지원단 출범(2008.10)->MB, 과기벨트 입지 원점 재검토 발언(2011.2)->대전 대덕 확정 발표(2011.5)

대전결정

 

세종시 수정안은 국회에서 부결되었고,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백지화됐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이전은 진주로, 과학벨트는 대전 대덕으로 각각 결정됐다. 이들 사업 중 일부는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되어 이명박 대통령 대선 공약으로 확정되었고, 이를 재검토하면서 갈등이 확산되는 과정을 반복했다. 게다가 정부의 원칙없는 사업 추진으로 지역간의 과열경쟁을 부추기면서 지역갈등만 유발시켰고, 결과적으로 탈락한 지역은 유치를 위한 막대한 재정적 출혈을 감수해야만 한다.

먼저 LH(한국토지주택공사)본사가 경남 진주로 일괄 이전하기로 확정되자 전북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참여정부 때 전주에는 한국토지공사가 가기로 되어있었으나, 이명박 정부에 들어 경남 진주로 가기로 한 한국주택공사와 통합되면서 분산배치를 촉구했으나 무산되었고, 민주당은 이에 대한 규탄집회를 벌이고 행정소송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국책 과학기술 프로젝트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애초에 일부는 대전에, 나머지는 광주·경북권 등 다른 지역에 배분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대전으로 최종 결정되면서 타지역의 민심이 극도로 악화되었으며 지역갈등이 한층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처럼 대형 국책 사업들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고 지역갈등을 유발한 것은 엄청난 금액의 예산이 수반되는 대형 국책 사업을 경제성과 효율성을 따지지 않고 정치적 논리에 맞춰 공약을 남발하고 이를 뒤집는 과정에서 불거진 결과이다. 대한민국은 지나치게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어 국토의 균형적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고 정부가 인위적으로 국책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대부분 이런 사업들은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때 각 지역의 표를 얻기 위한 공약의 하나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애초에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원칙 없이 오락가락한 정부의 대응,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을 생각하는 정치인들, 지역 이기주의를 조장하는 지자체 등 항상 지역적 갈등, 사회적 갈등, 정치적 갈등만을 유발시키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대부분 국책사업으로 이뤄진 것들은 적자 상태로 막대한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무모하게 밀어부치기식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문제다.

따라서 중앙정부의 중구난방식 사업확장에서 벗어나 지자체가 주도하고 계획하며 중앙정부가 엄밀한 심사를 거쳐 지원하는 형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오히려 경제성 있고 타당한 사업이라면 표심잡기를 위한 정치적 이유에서의 정부사업에서 벗어나 지방재정이나 민간투자를 유치함으로써 건립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

카이스트 사태와 시사점

올 들어 카이스트에서는 학생 4명, 교수 1명이 자살했습니다. 일부 교수와 학생들은 징벌적 수업료제, 전 강의 영어수업 등을 도입해 학생들의 공부부담을 높인 서남표 총장에게 그 화살을 돌렸습니다. 이 때다 싶었는지 좌파 언론과 국회의원들이 가세하고, 각종 진보단체들까지 달려들어 그야말로 카이스트 사태로 발전하였습니다. 전국교수노조는 서총장의 사퇴를 요구하였고,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서총장을 불러 책임을 추궁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대학 개혁의 모범이라며 카이스트를 치켜세우던 교과부 장관도 서총장을 냉랭하게 대했습니다. 

바로 서남표 총장이 추진하던 개혁의 핵심인 '경쟁 지향적인 정책’이 이번 카이스트 사태를 불러왔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서 공부와 연구밖에 몰랐던 사람들의 땀과 눈물은 짐작이 가지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밖에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매주 큽니다. 카이스트는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갈등과 숙제가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사태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외부의 관심은 서서히 가라앉고 있습니다.

이제는 카이스트 사태의 원인이 정말 '경쟁’ 때문이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 최고를 목표로 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과도해 보이는 학업량과 심적 스트레스를 견뎌내야 한다는 주장과 서남표 총장의 경쟁방식은 학생들을 서열화해서 낙오자를 만들고 오히려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약화시킨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번 카이스트 사태가 '자살을 정당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언론, 시민단체, 국회가 나서서 징벌적 수업료, 영어수업 등 과도한 학업에 대한 부담이 학생들을 죽인 것이라고 서총장을 공격했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어느 누구도 “아무리 힘들어도 자살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얼마나 힘들었으면 죽었을까”하는 동정어린 말만 여기저기서 계속되었습니다. 많이 배웠다는 어른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에 부딪치면 자살 가능, 그리고 그것은 사회 탓’ 이라고 TV, 신문, 인터넷을 통해서 떠들고 다녔습니다. 그것을 본 사람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카이스트의 개혁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카이스트 학생 4명은 힘들고 어려운 일에 부딪쳐서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힘들게 한 것이 카이스트 개혁이라는 것이고 그것을 밀고나가는 사람이 서남표 총장입니다. 그리고 그가 추진하는 개혁의 핵심은 '경쟁’입니다. 이렇듯 '경쟁’은 무시무시하며 사람을 궁핍하게 만들고 공포에 떨게 합니다.'

즉 '경쟁’이 이번 카이스트 사태를 불러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경쟁’이 카이스트에만 있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사회 전체의 구성원이 '경쟁’속에서 살아갑니다. 회사원, 운전기사, 환경미화원, 배달원, 의사, 변호사, 군인, 경찰, 선생, 교수, 연기자, 가수 등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다양한 직종 또는 다양한 사람과 경쟁하며 살아갑니다. '경쟁은 동기부여’라는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때론 '경쟁은 효율성’이라는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경쟁은 어려움’라는 이름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럼 경쟁으로 힘들어지는 상황이 생기면 모두 죽음을 선택하는지요? 힘들다고 자살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정당화되고 용인되어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더 열심히 일합니다. 아니면 다른 일을 찾기도 합니다. 쉬면서 재충전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경쟁’은 가까운 곳에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우리를 만나고 있습니다. 카이스트 총학생회에서 실시한 학생들의 투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서총장의 개혁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별 생각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히려 외부의 호들갑 떠는 시선이 더 불편한 것 같은 분위기도 느껴집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경쟁’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개인의 문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언론매체에서는 이 사건의 단편적인 모습만을 자극적으로 보도했고, 일부 언론과 좌파단체들은 이념까지 들먹이며 카이스트 사태를 이용했습니다. 그들의 행태는 비판 받아야 마땅합니다.

<더 타임스>의 세계 대학 평가에서 카이스트의 종합 순위는 2006년 198위에서 2007년 132위, 2008년 95위, 2009년 69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자살에서 보듯 빛과 그림자는 늘 공존합니다. 지금 카이스트가 해야 할 일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 외에도, 공부만으로 학창시절을 보내온 학생들이 겪을 수 있는 정신적 위기를 적절한 상담 및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는 우리나라 과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그들을 격려해주고, 카이스트의 모든 구성원들이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

며칠 전 새마을운동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김치찌개로 식사를 하는 내내 귀에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잘 살아 보세, 잘 살아 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 보세”

지난 2월 국회는 찬성 191명, 반대 5명, 기권 13명이라는 표결로 4월 22일을 국가기념일인 '새마을의 날’로 정했습니다. 새마을운동은 가난과 패배주의에 빠져있던 우리나라 국민에게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어 경제 발전의 큰 동력이 되었습니다. 한 때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새마을 운동 조직을 장악하고 비리를 저질러 그 이미지가 실추되었고,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은 '관제 운동’, '동원 사업’이라며 그 의미를 폄하하였지만 누가 뭐래도 새마을운동의 역할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새마을운동처럼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를 강조하는 운동이 있어서 경제계의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상생(相生)의 정신으로 동반성장하여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가 잘 살아보자는 운동입니다. '다함께 잘살자’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정부, 학계, 경제계의 뭇매를 맞으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지난 2월 말 “지역, 개인, 기업 양극화 근원은 기업 간 양극화이기 때문에 대․중소기업이 이익을 나누는 이익공유제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정 위원장은 “이익공유제가 대기업 이윤을 빼앗아 중소기업에 나눠주자는 반시장적-사회주의적 분배정책이 아니라 이윤 초과 달성시 일부를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논란이 되더라도 강력히 추진한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 이후 각 계 각 층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총리를 지내신 분이 동반성장위원회를 맡아 대기업 이익을 중소기업에 할당하자는 급진 좌파적 주장을 하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

“이익 공유제 문제는 상당히 파격적인 내용, 사회적 합의를 위해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김황식 국무총리-

“이익을 나누라는 데 선뜻 동의할 기업은 없을 것, 현실적이지 않은 아이디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기업과 기업 간에 이익공유제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현실화는 어려움이 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어릴 때부터 기업가 집안에서 자라 경제학 공부를 해왔지만 이익공유제라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다. 이익공유제라는 말이 이해도 안가고 도무지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취지를 살리되 시장원리에 반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어느 한 문제에 대해서 강하게 반대하는 경우도 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초과이익공유제는 확실히 시장경제의 이치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주, 채권자, 경영자, 정부, 사원, 납품업자 등 회사의 이해관계자들은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데 기여를 하고 각자가 맺은 계약에 따라 대가를 가져갑니다. 경영위험을 부담하지 않는 협력업체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으면 그만입니다.

만약 협력업체가 생산에 도움이 되는 좋은 재료를 공급했다고 해서 이익의 공유를 요구할 수 있다면 소비자도 기업의 이익 실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똑같이 요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업의 이익실현에 기여한 모든 주체들은 이익의 일부를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지배구조는 흔들리게 되고 아무도 기업에 투자하려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초과된 이익을 측정하는 것도 쉽지 않겠지만, 반대로 손해가 났을 경우 손해가 난 부분에 대해서 협력업체들이 합심해 도와줘야 상생의 도리가 아니냐는 우스운 상황 나올 수도 있습니다.

사실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부당한 단가 인하 요구, 기밀사항 요구 등의 횡포는 어제 오늘일이 아닙니다. 이런 것을 시장경제 원리라고 옹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이 상생과 동반성장이라는 아주 좋은 뜻을 가지고 있더라고, 이익 분배에 협력업체를 참여시키는 것은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방법입니다. 이런 식의 상생은 동반성장이 아니라 동반침체를 거쳐서 동반몰락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협력업체와 이익을 공유해야할 근거는 무엇이며, 그렇다면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이익을 공유하지 못하는 근거는 무엇이 있을까요?

4월 21일 동반성장위원회는 소위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품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시장규모가 1000억원 이상~ 1조5000억원 미만이면서 10곳 이상의 중소기업들이 참여하는 업종에 대해선 대기업의 신규 진입을 억제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정책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단지 보호만 해주는 퇴행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2006년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며 폐지됐던 고유업종 제도를 똑같이 만든 것인데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제도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 아주 우려스럽습니다.

일부 대기업들의 잘못된 관행은 반드시 고쳐 나가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동반성장이 지속 가능하려면 시장경제 원칙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업의 생존과 상생의 두 축이 조화를 이루는 환경에서만 동반성장은 가능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거래를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고 보다 효과적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새마을운동을 배워간 사람은 84개국 5만여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훗날 이들이 다시 우리나라에 와서 시장경제 원칙에 기반을 둔 상생과 동반성장에 대해 배워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

4월 29일, 북한인권법에 반대한 민주당의 수치일


결국 이번에도 북한인권법은 통과되지 못했다. 이 법은 2008년 황진하 의원 등이 의원입법으로 발의한 후 3년이 다 되도록 여러 방해에 부딪혀 법사위 전체 회의에 계류 중이었다. 그러나 4월 임시국회에서도 남북관계를 악화시킨다는 민주당 등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끝내 본회의에 상정조차 못한 채 다음을 기약하게 되고 말았다. 

지난 2월부터 북한인권법의 통과를 위해 노력한 북한인권단체들의 사진전, 토론회, 시민사회·지식인선언, 삭발식 등의 다양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실패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북한인권운동가인 수전 숄티 여사의 말처럼 북한인권법을 통과 못한 한국은 수치를 당하였다.

이러한 수치는 한나라당이 결단을 내리지 않는 이상 적어도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종북 세력인 민주노동당과 손을 잡기 위해서는 내년 대선 전까지 법을 통과시킬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내년 한나라당과의 대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4.27 선거처럼 성격이 전혀 다른 야당들끼리 야합해야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할 것임이 분명하다.     

결국 민주당 인사들은 내년 대선에 이기기 위한 꼼수 때문에 역사 앞에 수치를 남기게 되었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 때문에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배신한 세력으로 기억되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기억은 힘이 있음에도 적극적이지 못했던 한나라당의 일부에도 해당된다. 한나라당은 4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의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히틀러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도, 밀로세비치의 인종 청소도 결국 단죄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작은 이익 때문에 피해당한 사람들을 외면한 이들에 대한 철저한 비판도 함께 하였음도…

정치적인 이유로 너무도 분명한 것을 반대한 민주당 의원들은 민노당의 종김주의자들과 하등 다를 게 없다. 그래서 오늘은 민주당의 치욕의 날이 분명하다. 2만명 탈북자들의 처절한 증언과 그들의 아픈 경험은 북한인권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해준다. 필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그들 중에 몇 명이나 북한 주민들과 탈북자들의 아픔을 나누었는지 묻고 싶다. 그들의 아픔을 제대로 느낀다면 북한인권법이 남북관계를 해친다는 등의 망언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김정일 독재정권의 만행과 3대 세습이라는 현대사에 유례없는 행위 때문에 주민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한국은 도와주어야 한다. 시간이 흘러 북한이 변했을 때 민주당과 종북주의자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무어라 말 할 수 있을 것인가. 통일의 파트너인 북한 주민들의 “힘없는 우리가 고통 받는 사이에 무엇을 했느냐”라는 질문에 떳떳해지고 싶다. “나는 당신들을 돕기 위해서 최선을 다 했습니다”라고 답하고 싶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


지난주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의 비밀결혼과 이혼이 세간에 드러나면서 연예계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서태지(본명 정현철)와 이지아(본명 김지아)는 1997년부터 법적으로 부부였으나 현재 이혼소송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1997년 미국에서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 뒤 서태지가 2000년 6월 컴백을 위해 홀로 귀국한 뒤 2006년 이지아 단독으로 이혼신청서를 제출했으며 2009년 이혼효력이 발휘되었고, 현재 이지아가 서태지를 상대로 재산분할 50억원과 위자료 5억원을 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식은 트위터와 인터넷, 3사 메인 뉴스를 통해 크게 보도됐으며, 계속해서 이들에 관련 기사가 하루에도 수백건씩 쏟아지고 있는 등 두 사람에 대한 신상털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지아 소속사 측에서도 사생활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공식 해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물론이고 네티즌들까지 가세해 각종 추측성 제보와 검증 안된 루머들이 난무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그들의 그림, 이지아씨의 드레스, 서태지 팬픽(팬이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쓴 소설) 등을 소재로 두 사람의 연관성을 찾으려는 기사가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무차별적인 온갖 소문들이 양산되는 가운데 과연 사회적 공인의 사생활은 어디까지 노출되어야 하는지를 놓고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이번 사건이 단순한 충격을 넘어 비난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두 스타가 '공인’이기 때문으로 공인으로서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것이며 이에 따르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주요 논점이다. 서태지의 경우 문화대통령으로 불리며 가요계 대표가수로서 대중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에 그의 사생활에 대중적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른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한 그 동안 두 스타 모두 대중매체에서 미혼인 것처럼 말해왔으며, 더불어 이지아씨는 이혼 소송 과정에서 학력, 나이, 모두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중들을 기만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한편 서태지·이지아 관련 보도가 불거지는 것을 두고 과도한 사생활 침해이며 결혼 등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개인 사생활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알리고 싶지 않은 과거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공개되는 것은 개인의 삶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칫 근거 없는 추측으로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사람들의 알 권리와 특정인의 사생활 보호와 인격권에서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가?

사실 연예인 사생활 침해에 따른 보도와 추측성 루머, 악플 등으로 인하여 수많은 연예인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며, 그 동안 그로 인해 사건사고들이 자주 발생했었다. 그 중에 최근 연예인들이 참기 힘든 고통으로 결국 죽음을 선택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면서 과연 근거 없는 사생활 보도와 루머로 개인의 비밀이 침해되거나 명예가 훼손되더라도 '공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한 개인이 그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고려해봐야 할 문제다. 연예인을 공인으로 취급하며 국민들의 알권리를 내세워 사생활 캐기의 명분으로 삼는 것은 지극히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7조에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 받지 아니한다' 라는 법규가 있고, 21조 4항에는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서태지, 이지아 사건도 분명 결혼과 이혼문제는 엄격히 그들의 사생활에 해당되며, 그들이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중에게 알릴 의무도, 우리가 대중이라 해서 그들의 사생활을 알 권리도 없다는 것이다. 결혼과 이혼 문제를 당사자 이외의 사람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며, 오히려 그들의 사생활에 지나친 관심을 갖는 일부 팬들의 사고방식과 함부로 비난을 서슴지 않는 대중, 이런 관례를 이용해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언론들의 태도가 더욱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사실을 숨기고 대중을 기만했다는 비난 역시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으로 개인의 사생활과 이해관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 남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그것을 숨겼다고 해서 타인이 “정직”이라는 잣대로 비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개개인이 스스로 밝히고 싶지 않은 사생활이나 치부는 그 자체의 개인적인 영역으로 존중해주는 것이 윤리적으로 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닌가!

사생활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된 최근까지도 연예인들은 자택은 물론 연인, 가족관계, 유년시절의 사진 등등 개인적 사생활이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며, 따라서 언론 및 네티즌들은 더 이상 누군가를 비방하기 위한 글이 아닌 사실전달 또는 합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건전한 비판이 따르는 범위 안에서 정보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더불어 사생활 존중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도 좀 더 성숙해지길 희망한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


일본의 역사왜곡을 보며

몇 주 전 순식간에 일본 동북지역을 휩쓸고 간 지진과 쓰나미로 일본열도는 큰 혼란에 휩싸였다. 그 이후에도 계속적인 여진이 발생해 피해를 입고 있으며, 엎친데 덮친격으로 원전 폭발과 방사능 유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일본 사람들뿐 아니라 인접국가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일본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지원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정부, 연예인, 기업 등에서 많은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끊임없이 발생했던 과거사 문제와 독도문제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온정은 우리의 의식이 꽤 선진화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한국의 고액기부 및 구호물품 지원 소식이 일본에 보도되자 일본 당국과 일본 네티즌들이 보여준 반응은 의외였다. 우리나라 CJ에서 구호물품 지원 의사를 밝히자 일본이 자국 물건이 아니다면서 수용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수많은 한국인들의 도움을 대수롭지 않다거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일본인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 방송에서는 연일 일본 국민들의 평정심과 질서를 유지하고 차분히 대처하는 모습에 놀라움과 존경을 표한다고 보도되고 있는 반면 일본 정부와 일부 일본 국민들은 해외의 온정 어린 도움을 거절하고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게다가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런 와중에도 얼마 전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중학교 교과서 검정결과를 예정대로 발표해 우리나라 국민들을 격분하게 만들었다. 우리 국민의 인도적 호의 앞에 일본 정부의 행보는 외교적 결례를 넘어 한국을 무시하는 오만하고 비겁한 행동이었다.

우리 국민들이 독도에만 관심을 쏟을 때 일본 역사교과서 점유율이 63%에 달하는 지유사, 후소샤, 교육출판, 도쿄서적 등 4곳의 출판사들은 독도뿐만 아니라 다른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왜곡해서 검정을 통과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책들에는 독도영유권 문제와 함께 안중근의사 의거, 고조선의 존재부정, 임진왜란 파병, 위안부 문제 삭제 등 심각한 역사왜곡 문제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조선을 식민지 시절 사용했던 용어인 '이씨조선’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표기하고 한일합방에 대해서도 '조선을 일본의 보호국으로 삼고 조선의 근대화에 도움을 주었다.’는 취지로 기술되어 있다고 한다. 일본은 이처럼 자신들이 상대국에 끼친 피해의 역사에 대해서는 최대한 축소 은폐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역사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후세들에게 잘못된 역사의식을 가르치려 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참으로 가깝지만 멀고도 어려운 나라다.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받은 과거 아픈 역사를 안고 있지만 한일 우호 교류를 통해 경제적, 문화적으로 한결 가까워졌고, 또 양국이 서로 많은 친근함을 느끼고 있으며, 향후 관계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역사교과서문제’와 일본 수상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 양국 우호에 역행하는 사건을 연속해서 발생시켰고 우호 기류에 항상 찬물을 끼얹음으로써 관계가 늘 제자리다. 일본정부는 과거사에 대한 역사 왜곡을 중단하고 진정한 참회와 반성으로 그들의 자세를 낮추고 사죄해야 한다.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외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제국주의적이고 국수주의적인 사고를 전파하는 것은 암담한 일본의 미래를 암시하는 신호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역사왜곡 문제는 사실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도 오랫동안 여러 가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여 왔으나, 그럴 때마다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강력한 대응 없이 애매하게 넘어가기 일쑤였다. 필자는 이런 사실들이 세대를 거쳐 다음 세대로 이어지면서 이것이 진짜 우리의 '역사’로 정의될지 모른다는 무서운 생각이 든다. 한반도의 주변국들은 자국의 미래를 위해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왜곡하면서까지 역사의식을 심어주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역사가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선택과목으로 천대받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미래 주변국들의 역사왜곡을 반박할 수 있는 논리와 주장을 갖지 못한 채 그들의 주장에 떠밀릴 수밖에 없다. 주변국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함께 이번 기회에 우리 정부도 미래지향적인 역사교육을 위한 새로운 인식과 전환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

카터의 방북, 큰 의미 있을까?

지난 25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번 한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26일 평양을 방문한 후 28일 한국으로 올 예정이기 때문에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동결된 남북관계를 회복시킬 메신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카터를 단장으로 한 '디 엘더스’(The Elders)가 방북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한 것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들의 방북이 성과 없이 김정일 정권에 이용만 당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1994년 한반도의 전쟁 위기 속에서 카터가 한 역할은 인정할 수도 있지만, 그 이후의 수차례 방북에서 그가 이룬 것은 없기 때문이다. 아니 그의 행동이 오히려 우리의 인식을 흐리게 한 측면도 있었다.

예를 들어 작년 8월 그의 방북이 그랬다. 당시에도 많은 언론은 카터의 방북 의미에 대해서 많은 가능성을 점쳤었다. '개인적 인도적 목적’이라는 내용도 있었지만, '카터의 방북은 미국의 대화의지 표현’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미국 정부는 그의 방북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김정일 면담 가능성’운운 하며 북한과 미국의 관계 변화 가능성도 점쳐졌었다.

그러나 결론은 어떠하였는가? 카터가 방북 했을 당시 김정일은 북한에 없었다. 그는 별 힘도 없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억류되었던 미국인 곰즈씨를 귀환시키는 것 이외에 한 일이 없었다. 하다 못해 그가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는 비아냥 섞인 기사도 있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작년 9월 13일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카터센터 웹사이트에 직접 올린 방중 보고서 역시 문제가 많았다. 그는 자신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9월 6일 베이징 회동에서 “원 총리가 김정일 위원장이 삼남 정은에게 권력을 물려줄 것이라는 관측은 '서방의 뜬소문’이라고 말했다”(He surprised us by quoting the DPRK leader regarding the prospective promotion of his son, Kim Jong Un, as "a false rumor from the West.")라고 전한 것이 그것이다. 

잘 알고 있듯이 당시 상황은 김정은의 등장이 확실하지 않았던 시점이다. 북한의 3대 세습에 관해 사람들이 반신반의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말을 믿고 김정은이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보름 후 김정은은 당대표자회를 통해 화려하게 등장한다. 카터가 북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거나 원자바오 총리한테 사기 당한 것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을 볼 때 필자는 왜 지금 다시 카터 등의 방북에 큰 의미를 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 지난해에 이어 북한의 초청을 받아 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정일과의 면담 여부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은 그를 정치적으로 최대한 이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벌써부터 카터는 북한 정권의 이익에 도움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대북 식량 원조를 중단한 상태에서 북한의 어린이와 임산부 등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 부분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발언은 두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첫째, '현재 북한의 식량이 부족한가’의 진실이 가려지지 않았다. 물론 한국이 식량원조를 하지 않는 만큼 북한 주민들이 못 먹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데일리NK나 열린북한방송 등 북한 내부 정보를 다루는 언론에서는 다수의 북한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식량 부족이 실제로는 크게 부풀려져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둘째, 한국이 대북 식량 원조를 중단한 것 때문에 북한 어린이와 임산부 등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 것도 문제가 있다. 지원된 쌀의 전용 문제나 국제사회의 분배의 투명성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북한 당국의 문제가 더 크다. 그것만 잘 된다면 반대할 한국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 전에 천안함과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있으면 더 빨리, 더 많은 지원이 북으로 갈 것임이 분명하다.

최근 들어 카터가 한 한반도에서의 역할은 미미했다. 이번이라고 다를까. 그에게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 이유이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


 기정우 | 2011-04-01 | 조회수 : 40

전세폭등 문제로 사람들의 한숨 소리가 커져만 가고 있다. 전세에 거주한 사람들 중 전세계약 기간이 도래한 이는 전세폭등으로 집을 구하기 어렵게 되자 서울 외곽으로 집을 옮기거나 집 평수를 줄여 아파트에서 빌라로 이사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 자녀가 있는 가정들은 월세를 끼고 근처에서 집을 구하는 등 전세난으로 인한 사람들의 어려운 모습이 매일 뉴스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이런 전세대란으로 '묻지마계약(보지도 않은 집을 계약부터 하고 보는 것), '반토막계약(임차기간을 1년으로 줄이는 것), '매매조건부 전세(집이 매매되면 전세계약도 해지되는 것) 등 세입자에게 불리한 형태의 풍속과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올 하반기에 서울의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 사업장들(철거되는 주택 수는 총 3만 5000여채)의 이주계획이 집중되어 있어 지금의 전세대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전국의 아파트 전세값이 2년 연속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으로 최근 전세가격 증감율을 살펴보면, 지난 2009년 4월 첫 주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전국 아파트 주택전세가격은 매매를 보류하고 전세를 유지하려는 수요와 최근 전세가격 상승에 따라 미리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 등으로 전세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전월 대비 1.6% 상승하였다. 서울(1.7%), 인천(0.8%), 경기(2.0%) 모두 상승하며 수도권(1.7%)의 상승폭이 확대된 가운데 광역시(1.5%)와 기타지방(1.3%)등 전국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전세물량 부족으로 인한 매매전환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매가격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전세대란의 원인은 무엇인가?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여러 가지 주택정책을 내놓으면서 한동안 집값이 하향안정세를 보여왔다. 이로 인해 부동산 구입을 고려하고 있던 잠재 구매자들은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를 할 이유가 없게 되면서 일단 월 임대료 부담이 없는 전세수요가 늘어나게 되었다. 문제는 전세수요가 늘어나도 공급량이 충분하다면 전세폭등 현상이 일어날 이유가 없겠지만 2000년대 이후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공급이 이루어졌고, 건설사 구조조정으로 인해 공급량이 대폭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전세 공급 물량 확보는 늦어지고 여기에 물밀듯이 전세 수요 물량이 늘어나면서 지금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또한 정부에서 전세대책으로 내놓은 서민금융 지원으로 가계부채 중 주택담보 대출로 인한 부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금리상승이나 주택경기 부진 등 대외환경이 악화될 경우 가계부실화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은 주택을 2개 이상 가진 사람을 투기꾼이라고 비난하지만 지금과 같은 전세란은 결국 전세의 실질공급자인 다주택자가 있어야 전세 공급이 많아지고 전세값도 내려갈 수 있다. 또한 더 근본적으로 수요자들이 원하는 소형주택 공급이 확대되지 않는 한 철거 주택까지 늘어나면서 전세 수급 불균형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현재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고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도 강화된 상태에서 민간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또한 뉴타운과 재개발 등으로 묶여있는 지역이 많아 공급확대를 꾀할 수 있는 택지지구가 많지 않으므로 정부는 민간 건설사들이 수요자들의 욕구를 파악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보다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주택 공급확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가능하게 해주고, 다가구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금정책을 완화함으로써 전세공급을 확대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



길명원 | 2011-04-01 | 조회수 : 52

나라가 망하는 지름길

우리나라의 국가부채는 2009년 말 366조원으로 GDP대비 35.6%입니다. OECD평균인 70% 비해 여유가 있다지만 100조 원 가량의 공기업 부채가 빠져있어서 실제로는 470조원 가까이 됩니다. 여기에 통일비용 등 다른 나라에는 없는 특수한 비용이 있고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장려 대책, 급격히 증가하는 고령화 사회 대책 등을 포함하면 엄청난 재정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2000년부터 2007년 사이에 우리나라 복지지출의 증가율은 연평균 7.8%로 OECD회원국 평균 증가율인 0.3%보다 26배나 높습니다. 우리보다 복지지출 증가속도가 느린 포르투갈 3%, 그리스 1.8%, 이탈리아 1.1%, 스페인 0.9% 같은 국가들도 재정악화로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복지지출의 무서움을 모르고 마구 늘리고 있는 꼴입니다.

“나라 곳간을 주인이 없는 공유지로 취급해 서로 소를 끌고나와 계획 없이 풀을 뜯긴다면 초지가 황폐화되는 공유지의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확대된 재정을 제대로 수습하는 나라는 현재 한 곳도 없다. 곧 재정 건전성이 전 세계적 관심사가 될 것이고 우리도 그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강봉균 민주당 의원, 전 재정경제부 장관-

“무상복지는 국민의 짐, 복지포퓰리즘 광풍으로 국민은 세금 폭탄 맞을 것”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스웨덴의 조세부담률은 50%에 육박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소득의 50%를 세금으로 기꺼이 내놓지 않는다면 무상복지라는 말은 꺼내지도 말아야 합니다. 복지는 반드시 재원이 있어야 하며 재원은 세금으로 충당합니다. 그 세금은 바로 우리들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이 말하는 선진 복지국가에서는 국민들이 많은 세금을 냅니다. 그리고 혜택을 더 받습니다. 유럽 복지제도는 사회구성원들 사이에 연대의식과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신뢰나 연대의식도 도덕적 해이를 막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복지 때문에 무너지는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과잉복지와 도덕적 해이는 바늘과 실이며 물과 물고기 같은 존재입니다. 한 번 의존하기 시작하면 계속 의존하게 됩니다. 노동에서 오는 근면, 성실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고 예외를 두어, 놀고먹는데도 돈이 나온다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놀고 싶어 할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늘어나면 정말 복지혜택이 필요한 사람들은 나라곳간이 비어서 그 혜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는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절대빈곤층 250만 명, 근로빈곤층 410만 명, 저소득층 400만 명, 줄잡아 1000만 명이 가난, 실직,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1000만 명의 빈자를 버려두고 부자에게도 준다는 무상복지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어쩐지 한심스러워 보인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

“살다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을 보호하는 게 복지인데, '70% 복지’냐 '무상복지’냐는 능력있는 사람에게 얼마나 더 퍼줄 것이냐는 '퍼주기’논쟁에 불과하다. 지금도 사회 안전망이 부족하고 복지 사각지대가 있는데 왜 정치권은 이를 외면하는지 안타깝다.”
-김종석 홍익대 교수-

한국은 선진국들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복지를 확충하되 최소한으로 해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무책임하게 복지 포퓰리즘을 남발한다면 그것은 나라가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복지공약은 쉽게 표를 얻을 수 있지만, 실로 엄청난 사회갈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해서 국민 모두에게 복지 혜택을 주는 것처럼 포장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상위 10%와 나머지 90%, 가진 자와 없는 자, 부자와 빈자 같은 식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이간질해서 표를 얻는 것입니다. 부자들의 착취로 인해 당신들은 가난한 것이라고 화살을 돌리게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부자들이 세금을 내면 나머지 90%의 사람들은 세금 부담 없이도 무상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속삭입니다.

복지를 주제로 갈등을 유발시켜서 선거 때 표를 얻고자 하는 것이 정치인들의 목적인 것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시대정신’ 이라는 것은 '선거 때 부자들 꼴 보기 싫으면 나를 찍어라. 선거 때 국가가 공짜로 막 퍼주기를 바란다면 나를 찍어라.’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렇게 현실성 없는 복지정책은 매표행위에 불과한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고 응원해주는 정치인은 없습니다. 단지 열심히 일해도 부자들이 착취해서 잘 살 수 없다고 체념하게 해주는 정치인만 있습니다.

더 많은 복지 혜택을 위해서 당연히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정치인은 없습니다. 다만 더 많은 복지 혜택을 위해서 일단 나를 뽑아달라고 말하는 정치인만 있습니다.

함께 사는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낼 능력이 있고, 낼 의사가 있는 사람까지 무상의 함정에 몰아넣겠다는 것은 능력에 따른 부담이라는 중요한 원칙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사회가 나누어야 할 책임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개인이 져야 할 책임까지 약화시켜버리는 것입니다. 결국 스스로 할 일 까지 정부나 사회에 기대려고만 하는 '거지근성’이 사회에 만연하게 됩니다. 또한 과잉복지에 맛들인 국민들은 당연히 복지축소와 증세에 저항하게 됩니다.

열심히 살고자하는 도전적인 욕구를 꺾고 의존심만 높일 수 있는 복지 포퓰리즘은 반드시 경계하고 비판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시스템을 붕괴시킬 수도 있습니다.

스웨덴의 레인펠트 총리는 지난 해 선거유세에서 “우리가 집권하면 여러분이 열심히 일한다는 사실을 지갑 속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며 유권자들을 설득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한 스웨덴 총리가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그가 한 말은 참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국가는 열심히 일한 사람들의 땀과 눈물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지켜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국가의 존재이유이고 나라 살리는 길입니다. 만약 그 가치가 무너진다면, 진취적인 의욕은 꺾이고, 과잉복지가 나타나고,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며, 나라의 곳간은 텅 비게 될 것입니다.

'거지근성’이 가득한 사회는 반드시 망하게 되어있습니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

유현수 | 2011-04-01 | 조회수 : 39

북한 식량 지원 신중해야 한다

유엔은 3월 24일(현지시간) “600만 명 이상의 북한 주민들이 심각한 식량 위기에 처해 있다”며 “43만t 이상의 국제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는 세계식량기구(WFP),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유니세프 등이 2월 중순부터 약 4주에 걸쳐 북한의 9개도 40여개 시군을 방문한 후 제출한 '북한 식량 실태조사보고서’라는 것을 통해 내린 권고이다. 

또한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3월 29일(현지시간) 미국이 결국은 대북 식량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차관보가 개인적으로 밝혔다는 것이다.

이렇게 최근 들어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식량 등 물자를 지원하는 것에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러나 우리는 이런 지원을 하기 전에 북한의 실상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잘못하다가는 군인들의 식량으로 전용되어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가 폐쇄된 북한을 아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제 북한도 많이 변해 내부의 소식을 약간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유엔 조사단이 북한을 방문해 9개도 40여개 도시를 방문할 당시의 북한 내부의 분위기도 생생하게 전해졌다. 그러나 그것은 유엔의 북한 식량 실태 조사 보고서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성공적인통일을만들어가는사람들(성통만사)’과 '열린북한방송’은 각각 2월과 3월에 유엔 조사단에 관련한 소식을 전했다. 성통만사에 의하면 2월 26일 오전 11시 UN 조사원(이탈리아인 남성) 1인이 함경북도 무산군 읍 88반의 한 주민 집을 방문하였다고 한다. 물론 식량사정과 주민들의 생활 실태 조사가 목적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조사원은 북한 당국의 연기에 철저히 속았다.

이날 북한 당국은 집 주인부터 시작해 집기, 식량 등을 바꿔 놓고 연출하였다고 한다. '식량지원을 받아야 하니까…. 몸이 약한(마른) 사람들을 준비시키고 가마(솥)에는 풀죽을 먹는 것처럼 보여줘야 한다’는 지시를 내려 보냈다는 것이다.

열린북한방송의 3월 24일 기사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이 기사는 아예 “UN 식량조사단이 2월 21에서 3월 12일까지 북한의 여러 지역을 방문해 실태 조사를 하였지만, 여느 때처럼 북한 당국이 준비한 연극에 속다 돌아갔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유엔이 정성들여서 약 4주의 기간 동안 북한의 전역을 조사한 것에 대해 평가절하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들의 조사가 위와 같은 이유로 제대로 되지 못했다면 조사단의 활동은 의미가 없으며 북한 정권에게 이용만 당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유엔 보고서의 전문을 읽지 못해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최근 북한을 탈북한 이들 중에는 작년에 함경북도와 양강도의 농사가 근래 들어 최고로 잘 되었다는 증언을 했다는 기사도 있었다. 또한 아사자가 줄었다는 증언도 있었다. 한마디로 북한의 식량 사정이 아주 나쁜 상황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더 정확한 실태 조사가 필요한 이유이다. 북한이 달라는 대로 줘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은 외부의 식량지원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군인들이 민간인으로 복장을 바꿔 입고 식량을 받아갔다는 이야기부터 실제로 식량을 받기는 했지만, 다음날 와서 다시 빼앗아 갔다는 증언 등이 그것이다. 분배의 투명성을 더 높이는 것이 식량지원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물론 북한 당국은 '분배의 투명성’이라는 말에 거부감부터 보일 것이다. 그러나 주는 사람이 주지 못해 안달난 것처럼 해서는 인도주의적 지원이라는 소중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도와주었다는 성과주의보다는 실제로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