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정우 | 2010-08-31 | 조회수 : 3

원래 폴란드의 정치범을 잡아두려는 목적으로 세워졌던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최대의 강제수용소이자 나치의 유대인을 집단 학살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일하면 자유로워진다’라는 독일어 문구를 정문에 달고, 화물차에 실어온 유대인들을 선별하여 젊고 능력 있는 남자와 여자들은 강제 수용소로 보내지고, 노약자 및 어린이들, 그들의 어머니들은 가스실에서 살해되었다. 또한 수용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의학실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최근 아우슈비츠 근처 주택에서 여성인체실험 도구가 대거 발견되면서 그때의 잔인함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1940년~1945년 이곳 수용자들을 비롯해 폴란드인, 소련인 등 약 250만명~400만명이 나치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고 추산되고 있다.

지금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매일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여 그때의 억울한 혼들을 달래고 있다. 현재 수용소를 방문하는 관광객으로는 1. 유대인 2. 폴란드인 3. 독일인 4. 한국인이고, 일본의 경우 정부에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단체관람을 금지하고 있어 일본사람들의 방문은 거의 없었다. 독일의 예는 진정한 선진국의 의식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하나의 좋은 예다. 독일은 과거에 대한 반성과 속죄의 의미로 수용소 운영에 따른 모든 비용을 전면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독일의 많은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통해 이곳을 방문하고 본인들의 역사를 바로 배움으로써 조상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는 그런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일본으로부터 마루타와 같은 비슷한 역사를 경험한 우리는 지금 그들로부터 어떤 대우를 받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태도는 어떠한가.

우리의 역사를 배움으로써 올바른 가치관과 정통성 및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우리는 우리의 역사마저 버리고 국∙영∙수 과목에 치우친 획일적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2004학년도 대학입시까지만 해도 인문•자연계 필수과목이었던 국사가 학습부담을 줄인다는 명분 아래 2005학년도부터는 인문계 학생의 선택과목으로 바뀌었고(11과목 중 4과목), 2014년도부터는 그 선택의 폭이 6과목 중 1과목으로 줄면서 자연계 학생들은 국사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졌다.

우리나라에서의 역사교육은 지금까지 방대한 내용을 가지고 사건 나열식으로 기술하여 암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왔다. 과거 사건 하나하나가 역사적으로 어떤 의의를 가지고 있는지, 현실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채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도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고,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은 초등학교 교과서를 수정해서 다케시마(독도)를 일본영토라고 기술하고 내년부터 이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한다고 한다.

독일은 자신들의 과거를 고개 숙여 뉘우치고 그들의 행동을 속죄하고 있지만, 같은 역사를 반복했던 지금 일본의 태도는 어떠한가!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 앞에 우리는 우리 자손들에게 일본의 행동이 거짓임을 증명하고 더욱 깊은 역사적 사실과 의의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는커녕 도리어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만드는 법안을 통과시킨 우리사회의 모습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역사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 '민족성’을 갖게 되고, 이를 통해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고 현실과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국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심화된 내용을 공부하고 생각해보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국사 교육이 이루어질 경우, 우리는 가까운 장래에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라는 것을 노래방에서 배우는 사태가 오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하겠는가!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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