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수 | 2010-08-05 | 조회수 : 163

한국 전쟁이 끝난 지 만 57년이 되었다. TV에서는 전쟁 60주년 특집으로 '전우’와 '로드 넘버원’ 등의 드라마를 통해 전쟁을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들의 인기가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한다.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담아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전쟁을 잊어서일까?

최근 한 사람에 대한 기사로 인해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우리에게 아픔을 주고 있다. 국군포로 정모씨가 80이 넘은 힘든 몸을 이끌고 북한에서 탈출하였다가 실패해 다시 끌려갔다는 기사가 그것이다. 탈북한 국군포로 가족들의 모임인 '6·25국군포로가족회(가족회)’ 이연순 회장에 의하면 정모씨는 작년 8월 탈북하였다고 한다. 84세의 고령으로 업히다시피 해 두만강을 넘었지만, 곧 중국 공안에 잡혔고 결국 올해 2월 19일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어 정치범수용소에 갔다고 한다. 젊은 사람도 버티기 힘든 정치범수용소의 실태를 감안한다면 이제 그를 이승에서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잘 알려졌듯이 국군포로들은 돌아오지 못하고 북한에 남았다. 그리고 대다수가 북한의 탄광지역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죽을 때까지 감시와 차별 속에서 살았음은 물론이다. 94년 처음으로 조창호 소위를 시작으로 귀환한 약 80명의 국군포로들이 증언한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2만 명의 탈북자 중에 포함된 국군포로들의 자식들이 한 이야기도 있다.

이는 우리가 국군포로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하여 싸우다 잡혀 평생 불운하게 산 그들의 인생을 누가 보상해줄 것인가? 죽기 전에 고향땅이라도 보기 위해 오려다 실패해 다시 사지로 끌려간 인생은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그들의 아픔을 치유해야 하는 것은 우리들의 의무이다. 

한국 사회는 '송환’이라는 영화 등을 통해 비전향장기수에 대한 관심을 보인 적이 있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는 북한의 요구로 이인모씨 등 비전향장기수 등을 북한으로 보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국군포로들에 대한 관심이 이다지도 적을까? 왜 한국정부는 국군포로를 데려오지 못하였을까?

북한은 지금도 국군포로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80명의 영웅들은 북한의 주장이 허위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가족회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아직도 2백여 명이 북한에 생존해 있다고 한다. 이들의 송환을 추진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 아닐까?

이제부터라도 그들의 송환을 재추진해야한다. 늦었지만 북한과의 관계에서 국군포로문제를 다시 쟁점화 시켜야 한다. 북한에 당장 송환을 요구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중국으로 온 국군포로를 다시는 북송하지 않게 하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잘 알려졌듯이 정씨가 북송된 것은 중국과의 협상에서 실패한 정부의 외교적 무능 때문이었다.

국제기구를 통한 압력이 필요하다. 탈북한 한국인을 북송한 중국정부의 처사를 국제인권의 측면에서 비판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행히 엠네스티에서 국군포로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반 한국인들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당사자인 우리가 먼저 힘을 쓰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국제인권단체들과의 연대도 힘이 실릴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대가를 치루더라도 국군포로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고 자기들의 고향에서 인생을 마무리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한국인으로서 국가에 대한 충성을 한 그들을 더 이상 버려두어서는 안된다. 그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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