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수 | 2010-09-30 | 조회수 : 42

9월 상순 개최예정이던 44년 만의 북한 당대표자회가 28일 드디어(?) 개최되었다. 그리고 28일 오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의 3남인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정일 동지께서 27일 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데 대한 명령 제0051호를 하달하셨다"면서 "명령에는 김경희, 김정은, 최룡해 등 6명에게 대장의 군사칭호를 올려준다고 지적되어 있다"고 밝힌 것이다.
 
김정일의 건강문제, 후계자로 예상되는 김정은의 지위를 둘러싼 갈등설, 그리고 홍수 피해 등이 당대표자회 연기의 원인이었다. 이제 당대표자회가 개최된다는 것은 위의 문제들이 어느 정도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물론 김정일의 건강이 좋아졌다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1980년 6차 당대회 이후 북한 조선노동당의 30년 만의 큰 행사인 당대표자회를 통해 북한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왜 북한은 갑자기 이런 행사를 열까? 이번 행사는 한반도의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북한이 당대표자회를 개최하는 것은 한마디로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지난 2008년 8월 김정일이 뇌졸중을 당한 이후, 그의 건강이 굉장히 나빠졌다는 것이 북한 내부소식통의 증언이다. 이는 김정일로서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하루 빨리 그의 아들이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굳건하게 만들어야 할 시간이 줄어듦을 의미한다.

물론 김정일의 후계자는 3남인 김정은이다. 장남인 김정남과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도 있지만, 그들은 후계자로 선택을 받지 못하였다. 이미 2007년 1월부터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되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도 있다. 북한이 굳이 당대표자회를 개최하는 것은 결국 당대표자회가 '김정은의 후계 체제를 공식화’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 북한 '당대표자회’를 통해 1)김정은의 이름과 사진이 공개될 것인지 2)국방위원회에 권력의 무게 중심이 쏠린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3)장성택과 김경희는 어떠한 역할을 차지할지 4)조선노동당 정치국의 상무위원을 비롯하여 당의 요직을 누가 차지할 지 등의 결과만 보면 된다.

물론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김정은의 이름이 대외적으로 공개되었고 김경희 역시 대장이 되었지만, 아직 다른 관전포인트들의 발표가 남아 있다. 

김정은 후계체제와 젊은 김정은의 후견인으로까지 분석되는 장성택, 김경희 등의 지위, 그리고 김정은 체제를 뒷받침하게 되는 파워엘리트들의 면면을 보면 새로운 북한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과 함께 당대표자회에서 결의되는 정책이 어떤지도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말이다. 과연 김정은은 자신의 정권을 안정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만약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의 삶을 적어도 중국 수준처럼만 만든다면, 그를 욕하고 싶지는 않다. 다른 사람들은 3대 세습에서 김씨 조선왕조를 떠올리겠지만 우선은 주민들의 생존권이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를 대체할 세력이 북한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도록 유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과연 북한은 어떻게 될까? 김정은 후계 체제는 안정화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는 어떠한 정책을 펼까? 그 결과는 북한만이 아닌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당대표자회를 관심 있게 보아야 하는 이유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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