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는 2월 16일 전국적으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학력평가는 지난 10년 동안의 평준화 교육정책과는 차별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 학력평가 조작과 왜곡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학력평가를 조작하고 왜곡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학력평가를 폐지할 경우 학생들의 교육수준이 어느 정도이고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 측정할 수 있는 잣대가 없다. 따라서 학력평가는 폐지할 것이 아니라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철저하게 개선해야 한다.

교과부는 2008년 10월에 실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지난 16일에 발표했다. 전국적인 학력평가가 1998년에 중단 된 이후, 10년 만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초6, 중3, 고1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일제히 시행되었다. 그동안 전교조 등은 '경쟁을 유발하고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이유를 들어 국가 수준의 전수평가를 강력하게 반대하였고,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학력평가를 감히 시행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초등학생들의 기초학습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기초학력진단평가조차도 전교조의 반대로 제대로 실시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전면 시행과 결과 발표는 지난 10년 동안의 교육정책과는 근본적인 차별성을 실감하게 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학력평가

학교교육의 가장 중요한 성과물은 학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전교조 등의 야만적인 이데올로기적 공격 때문에 학력에 관한 객관적인 지표조차 가질 수 없었다. 그 결과 교육문제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도 학력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이 이데올로기적 추상의 범위 내에서 격한 갈등과 대립을 되풀이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전국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관한 내역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국민 모두에게 발표함으로써 교육의 성과뿐 아니라 문제점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시행상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하여 교육문제를 논의하고 교육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를 갖추게 된 셈이다. 이점만큼은 평가해야 할 것이다.

[학력평가로] 전국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관한 내역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국민 모두에게 발표함으로써 교육의 성과뿐 아니라 문제점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10년 만에 치룬 전국적 학력 평가는 시행과정에서 두 가지 큰 문제점을 드러냈다. 첫째는 전교조와 전교조를 지지하는 일부 학부모단체가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의 전면 실시를 반대하였다. 단순한 반대 의견 표명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 시험 자체를 거부하였다. 그 과정에서 시험 거부에 적극 관여한 전교조 교사가 처벌되기도 하였다. 또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취지나 의도가 국민에게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였고 국민차원의 충분한 공감을 얻지 못하였다. 그 결과 국민들 가운데 상당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학생들의 시험경쟁을 촉진하여 성적을 향상시키려는 기제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는 시행 및 채점에 대한 관리와 대처가 철저하지 못해 평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물론 2008년도의 전국적 시행은 원래 실험적 성격을 가지고 추진되었다. 시·도별 혹은 지역별 결과 발표 등도 계획에는 없었다. 5%의 표집평가에 대해서만 체계적인 시행과 결과분석을 하기로 하였고, 나머지 95%는 시·도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시행도하고 채점도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하여 시행과정에서 학생들이 백지시험지를 낸다거나 성적이 뒤처지는 학생들의 집단 결시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 특히 시험성적을 조작하여 부풀린다거나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를 의도적으로 줄여서 보고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와 교사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며,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교육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력평가 문제점 보완하면 돼

차제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와 관련하여 드러난 문제점을 말끔히 해결함으로써 오는 10월에 실시되는 2009년도 평가는 국민적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금번 평가결과를 가지고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국민적 이해수준을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전교조가 주장하는 것처럼 서열을 조장하고 사교육을 증대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력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파악하여 모든 학생들에게 국민기초학력을 보장하는 한편, 뒤쳐진 학교와 뒤쳐진 지역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잘하는 학교와 잘하는 지역을 표창하고 그 사례를 보급하는데 있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을 철저하게 개선함으로써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각 시·도 교육청이나 지역교육청 뿐만 아니라, 시·도 지사와 시·군·구청장이 자기 지역 학생들의 성적에 관심을 가지고 개선책 마련 등에 나서고 있는 현상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학력이 뒤쳐지는 학교와 지역 그리고 학생 개인에 대한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 교과부의 정책도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는 전국의 40만교사와 1만개 학교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임실군과 같은 시험결과 조작 사례가 다른 곳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전면적인 '재조사’ 등의 방법을 통해 평가 결과 처리에 조작이나 불성실한 점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한편 문제 발생의 소지를 차단하도록 해야 한다.

국부적인 문제는 학력평가 폐지 사유 아니다

현재 국부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결과 조작이나 왜곡은 결코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중지하거나 폐지하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우리나라 학교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인식돼 왔던 성적 부풀리기나 기초학력 미달자 은폐하기 등의 나쁜 관행을 철저하게 뿌리 뽑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문제점은 드러났을 때 고칠 수 있다. 현재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을 철저하게 개선함으로써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평가결과는 16개 시․도 교육청별로,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평가결과는 전국 180개의 지역교육청별로 공개된다. 그리고 개별학교 단위의 평가 결과에 대해 공개하지는 않지만, 학업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낮거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과 학교에 대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교과부에서 강구한다고 한다. 이렇게 평가 결과를 낙후된 지역이나 학교 그리고 뒤쳐진 학생들에 대한 대책 수립에 활용하는 방침에 대해 먼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전교조도 지엽적인 문제점을 핑계 삼아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소외계층 학생이나 학습능력이 뒤떨어지는 학생들의 실제적인 학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동안 전국적인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 학교 및 학생을 '한줄 세우기’ 하는 것이라고 지레 비난하고 거부하자는 여론도 있었다. 이번의 평가결과 발표 및 결과 활용 방침은 전국적인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그동안의 비판이나 거부 행동이 얼마나 비생산적이고 비교육적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평가결과를 '뒤쳐진 학생에 대한 우선 지원’에 활용한다는 교과부의 방침은 양극화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으로 파악된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도 지엽적인 문제점을 핑계 삼아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소외계층 학생이나 학습능력이 뒤떨어지는 학생들의 실제적인 학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 없이 정부의 정책에 반대만 하는 것은 국민을 짜증나게 할 뿐만 아니라 교원사회로부터도 외면 받게 될 것이다.

학력평가, 교육을 하향평준화에서 상향평준화로 전환하기 위한 것

그리고 학생들의 성적을 보통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미달의 3등급으로 구분하여, 16개 시․도교육청 혹은 180개 지역교육청별로 공개하는 조치는 미흡하기는 하지만 지역사회와 교육행정기관의 책무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종래에는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교에 대해서만 책임을 물었지만, 이제는 교육청이 먼저 경쟁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고, 지역사회도 학교교육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시스템이 정립되었다.

앞으로의 과제는 학교와 교사들도 학생들을 위해 다투어 노력하는 체제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교과부는 2011년부터는 학교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2012년부터는 학업성취 향상도 결과를 공시하고, 학업성취 향상도가 높은 학교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한다.

이제 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교와 교사도 노력해야 하고, 교육행정기관과 지역사회도 학생의 학력 향상과 학교의 교육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강화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지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뒤쳐지는 학생과 학교 그리고 소외된 지역과 계층에 대한 배려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되면 하향평준화로부터 상향평준화를 학교교육의 방향이 전환되면서 공교육 정상화의 길도 밝아 올 것이다. 여기서 교육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

저자소개: 이명희 교수는 일본 츠쿠바대학(筑波大學)에서 교육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와 공주사대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자율과 책무의 학교개혁: 평준화의 논의를 넘어서’, '교과교육평가의 이론과 실제’ 외 다수가 있다.

이명희 /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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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소속 간부의 전교조 조합원 성폭력 시도를 은폐하려했으며, 조합원을 보호해야 할 전교조는 오히려 피해자에게 무마 압력을 넣으며 타 조직을 옹호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교조의 이러한 반응은 2003년 충청남도 예산군에서 발생한 차 심부름 사건과는 너무나 다르다. 당시 전교조는 이 사건에 대해 해당 교장에게 남녀차별이라며 서면사과를 요구했다. 성폭력 사건은 차 심부름 사건과 비교할 수 없이 심각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일까? 참교육으로 위장된 전교조의 그 내면에는 도덕이나 교육 윤리는 찾을 수 없었으며 오직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한 간부가 전교조 여성조합원을 성폭행하려 했으며 사건이 알려진 뒤에도 민주노총 다른 간부들이 나서서 피해 여성에게 침묵을 강요함으로써 조직적인 은폐를 시도했다. 피해자 측의 설명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민주노총 간부의 부탁으로 수배 중이던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을 자신의 집에 숨겨주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이 경찰에 체포되자 민주노총 간부들은 이 여성에게 범인 도피의 책임을 혼자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로 거짓 진술을 해줄 것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그 중 한 명은 그 여성의 집에 침입해 그녀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것이다. 사건 발생 후 민주노총 간부들은 '명박 정부와 싸워야 하는데 이런 사건이 알려지면 조직이 심각한 상처를 받는다.’는 명분을 앞세워 피해 여성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조합원보다 타 조직 보호가 우선

결국 민주노총의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민주노총은 "피해자와 (민주노총)조합원, 국민들께 반인권적·반사회적 성폭력 범죄 발생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무마 압력을 행사한 곳이 피해자가 소속된 전교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은 더 커지고 있다. 전교조는 자신의 조합원을 보호하고 피해의 진상을 앞장서서 밝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성폭력을 옹호하며 문제 삼지 말 것을 강요했다고 한다. 전교조는 2월 10일 돌연 자체 진상 조사도 중단했다고 한다. 전교조의 이런 태도는 조합원의 보호가 아니라 조직의 보호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건의 무마 압력을 행사한 곳이 피해자가 소속된 전교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은 더 커지고 있다. 전교조는 자신의 조합원을 보호하고 피해의 진상을 앞장서서 밝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성폭력을 옹호하며 문제 삼지 말 것을 강요했다고 한다.

전교조 내부에서도 “성폭력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이 확인됐고 조합원이 피해를 입었는데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지도부에 대해 공분(公憤)이 쌓이고 있으며, 연루된 간부가 누구인지 밝히고 이 기회에 제명 등 강력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이번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민주노총은 그 사건의 진상을 밝히거나 가해자를 고발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를 압박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집에 침입하여 성추행과 강간미수 행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와 싸우는 조직의 상처”를 막아야한다는 명분으로 피해자를 압박한 것이다. 이런 조직의 논리에는 개인의 인권은 정치적 투쟁이라는 대의를 위해 희생되어도 무방하다는 사고가 숨어 있다.

한 여성학자(전희경)는 "운동권에는 내부의 성폭력을 묵인·은폐·재생산하는 독특한 논리와 체계가 작동해 왔다"고 주장한다. 곧 성폭력 사건을 은폐하고 묵인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를 운동사회에서 추방하는 고유의 메커니즘이 존재해 왔다. 그녀는 운동권내에서 이런 메커니즘을 정당화하는 논거로 ① 대의를 위해 참으라는 '대의론' ② 위기에 처한 조직(운동권)을 보위(保衛)하기 위해 덮어야 한다는 '조직보위론' ③ 반대 세력이나 프락치의 음해라고 보는 '음모론'을 제시하였다(조선일보, 2009년 2월 14일).

조직의 유지에만 관심 있는 전교조

성폭력 자체가 어떤 조직의 특성에서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설사 조직에 속한 개인이 그 조직의 관행에 따라 성폭력을 심각한 인권 침해로 생각하지 않을 수는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그 조직의 특성과 연계시키는 것은 논리적으로 비약이다. 따라서 성폭력은 개인의 야만성에서 나온 것이지 조직의 특성과 무관한 것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왜 빈번하게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주목해야 하는 것은 어떤 조직 내부에서 그런 야만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처리하는 방식이며, 이 처리 방식은 그 조직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전교조는] 자신들이 범한 과오에 대한 반성이나 달라진 상황에 적응하려는 노력은 없고 오직 조직의 유지에만 관심을 집중할 뿐이다.

노동 운동에 주력해야 할 민주노총이 정치 투쟁에만 집중하는 것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탈퇴한 민주노총의 한 간부의 말에 운동 단체들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는 “매년 6·15, 8·15 같은 행사에서 조합원들은 누구의 지시인지도 모른 채 친북, 반미, 반정부 구호를 외칩니다. 그래서 지도자들에게 '대북 사업만 하느냐’고 비난하면 화를 냅니다. 그런 현실이 못마땅했습니다. 그 속에서 노동 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아니고, 본말이 전도된 것이지요.”라고 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전교조는 그 이름과 달리 정치 단체로 출발하였다. '참교육’을 명분으로 내걸긴 했지만 그들의 목적은 그들이 부당하다고 생각한 국가 권력을 타도하는 것이었다. 전교조의 이러한 태도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는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민감한 시국 문제에 대해 항상 자신들의 강경한 입장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정치 상황은 변하여 정부는 그들의 입장에 더 이상 동조하지 않았고 이제 시민들도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새로운 국면에 직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대응방식은 여전히 정치적이다. 자신들이 범한 과오에 대한 반성이나 달라진 상황에 적응하려는 노력은 없고 오직 조직의 유지에만 관심을 집중할 뿐이다.

도덕불감증에 빠진 전교조

대의명분만 내세우는 조직에 대해 정상적인 윤리적 판단과 행동을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런 조직은 도덕 불감증에 빠져 자신에 대한 윤리적 판단이나 반성은 마비되고, 윤리나 도덕은 내부가 아니라 오직 외부만을 향할 뿐이다.

전교조의 이번 행동은 몇 년 전에 그들이 취했던 태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2003년도 충청남도 예산군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 학교의 교장이 당시 임시직으로 근무하고 있던 여교사에게 차 심부름을 시킨 것을 남녀차별이라며 서면 사과를 요구했고, 그 교장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교조가 그렇게 반응한 이유는] 그럴 듯한 참교육으로 위장된 (전교조의) 그 내면에는 도덕이나 교육 윤리는 찾을 수 없었으며 오직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협박만이 난무했을 뿐이다.

이번의 성폭력 사건은 차 심부름 사건과 비교할 수 없이 심각한 사건이지만 전교조의 반응은 전혀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은 지난해 5주기 추모식에서 유족 대표로 나선 그 교장의 동생이 “그럴 듯한 참교육으로 위장된 (전교조의) 그 내면에는 도덕이나 교육 윤리는 찾을 수 없었으며 오직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협박만이 난무했을 뿐”이라고 한 말 속에 담겨 있다.

조직원들의 충성심도 떠나고 시민들의 지지도 사라졌다. 그렇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전교조가 자기 검증 기능도 갖지 못하고 외부에서 오는 경고도 무시했기 때문이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참교육’을 내걸고 교육 현장의 변화를 추구했을 당시 많은 사람들은 전교조를 통해 우리 교육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지만 이제 이런 기대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교조는 그동안 행동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정체성 드러난 전교조의 선택은

성실한 교사로서의 직분을 제쳐두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학생들의 장래에 해로운 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고, 자신들만 옳다는 독단으로 교직 사회와 교육 현장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에게 가해진 비판을 자기 조직에 문제가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이지 않고 모두 정치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그 경고를 무시하였다. 정치적 이유를 앞세워, 조직의 논리를 앞세워 조직 안의 부당한 행위를 무조건 덮으려한 전교조 집행부의 이번 행위도 순간적인 판단 착오에서 생긴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 뿌리 깊은 조직의 논리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조직이 자기반성과 변혁을 통해 변화하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좋은 교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교조는 이제 단체 밖의 시민들로부터 승인이나 인정을 얻으려는 의식적인 노력도 포기했다. 어떤 조직이든 조직 밖에서 인정을 받으려면 자신의 이익뿐만 아니라 공익에 기여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 전교조가 궁극적으로 우리 교육에 기여하지 못하고 단지 조직의 유지에만 집중한다면, 사회적으로 존재 이유를 상실하여 '조직 유지’라는 목적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운동 단체들은 내부 결속을 위해 대외적으로 더 강경한 투쟁 노선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이것은 닫힌 사회를 지향하는 모든 조직이 빠질 수밖에 없는 치명적 유혹이다. 만일 전교조도 이런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자기 변혁을 하지 않고 모든 문제를 정치적으로 재해석하여 대외적인 강경 투쟁에 몰입한다면 결국 자멸하게 될 것이다. 전교조가 어느 길을 선택할지 두고 볼 일이다.■

저자소개: 신중섭 교수는 고려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강원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 '논쟁과 철학’, '전교조의 이념과 운동 비판’ 외 다수가 있다.

신중섭 /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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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현안이 산적해 있음에도 국회는 정쟁을 일삼고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정쟁으로 날을 지새울수록 국민의 절망은 깊어만 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국회를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국민들은 국회에서 다수라는 숫자의 힘으로 날치기를 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아야 하며, 대안도 없이 무조건 반대투쟁만을 일삼는 소수당도 문책해야 한다. 토론하고 논의하고 심의하는 의원들에게 정책개발비를 지불하고, 날치기하고 투쟁만 일삼는 정당과 의원은 후원금도 없애고 정책개발비를 회수하고 궁극적으로 선거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미국은 지난 1월 6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16년 만에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는 창업 70년 만에 적자를 보았다고 한다. 우리 경제는 198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수출이 급감하여 지난 1월 무역수지 적자가 30억 달러에 육박했다.

국회의원에게 개인적으로 경제위기란 없다

세계가 금융경제위기에 휘청거리고 있다면, 우리는 국난(國難) 수준의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서민들은 생활고에 하루하루가 힘든 나날이고, 기업은 자금압박과 판매 감소로 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친구는 연말 동창회에서 하루 세끼 밥 먹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라고 토로했다. 저소득 빈곤층만이 문제가 아니라, 중산층도 무너져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가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어디서 무엇하고 있는지 보이질 않는다. 도리어 2월의 정국은 격랑 속으로 한발자국씩 빠져들어 가고 있는 듯 하다. 국회는 지난 연말 입법전쟁을 마무리하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의 '협의 또는 합의’ 처리로 타협한 미디어산업발전법안 등 쟁점법안들은 민주당의 불참으로 심의도 되고 있지 않고, '1.19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와 용산사고의 책임추궁, 진상규명 공방이 주가 되어 제2라운드 소란내지는 입법전쟁으로의 수순을 밟고 있는 듯하다.

정치권은 어디서 무엇하고 있는지 보이질 않는다. 도리어 2월의 정국은 격랑 속으로 한발자국씩 빠져들어 가고 있는 듯 하다. … 국회가 정쟁(政爭)으로 날을 지세며 소란할수록 국민의 절망은 깊어만 간다.

국회가 정쟁(政爭)으로 날을 지세며 소란할수록 국민의 절망은 깊어만 간다. 오죽했으면 김형오 국회의장이 이번 2월의 임시국회에서도 연말에 벌어졌던 폭력이 재연된다면 국민들이 국회해산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겠는가.

미안한 말이지만 국민이 겪고 있는 국난(國難)급의 경제위기를 정치권은 직접 피부로 느끼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정당은 분기별로 수십억 원 이상씩의 정당국고보조금을 받고 있고, 국회의원들은 적어도 자신의 월급 940만원에 보좌관 월급, 사무실 운영비, 자동차 유지비와 유류비 등 꼬박꼬박 나오는 세비로 경제위기가 실감날 리가 없는 것 같다. 따지고 보면 헌법이 보장하는 직장에 있으니 의원 개인적으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전력 투구해야할 합리적 이유도 없다.

정치권의 합리적 선택

정치권의 입장에서 보면 다음 국회의원 선거가 앞으로 3년이나 남아 있으니 한 동안은 국민들에게 허리 굽힐 일도 없고, 아쉬울 일도 없다. 정당의 선거전략 차원에서 계산한다면 한나라당 지도부도 민주당 지도부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쟁점 법안통과와 규제개혁 입법을 위해 전념할 이유도 찾기 힘들다.

웰빙 정당으로 비난 받는 한나라당의 박희태 대표는 4월에 있을 보선을 준비하고 있으니 날치기는 껄끄러울 것이요, 홍준표 원내대표는 'MB입법' 실패이후 당내입지가 크게 흔들린 상태에서 자신의 정치인 이미지 먹칠할 '돌격 앞으로’를 줄곧 외칠 이유란 크지 않다.

민주당의 정세균 당대표는 지난 연말의 입법전쟁에서 강경 투쟁으로 얻은 지지율 상승의 단맛을 잊기 힘들 것이다. 특히 당내 최대 주주의 하나인 정동영 전대표의 복귀로 생길 당내 세력 다툼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386들이 좋아하는 강공 드라이브에 의한 선명야당 부각이 최선의 전략적 선택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김대중 전대통령의 훈수도 있었겠다, 2월 국회를 강공으로 몰아가면 4월 보선에서 수도권과 호남권 지지는 따 놓은 당상(堂上)이라는 전략적 계산일 것이다. 상임위에 출석해서 법안심의하고 처리하여 얻을 이익보다 정부 흠집 내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 질문만 하여 얻을 이익이 큰데 민주당이 법안통과에 동의할 이유가 없다. 국민이 얻을 이익보다는 정당이 얻을 이익만이 눈앞에 보이는 근시안적인 계산 때문이다.

국회의원 선거가 3년이나 남아 있으니 한 동안은 국민들에게 허리 굽힐 일도 없고, 아쉬울 일도 없다. 정당 선거전략 차원에서 계산한다면 이번 임시국회에서 쟁점 법안통과와 규제개혁 입법을 위해 전념할 이유도 찾기 힘들다.

나아가 한나라당 내의 야당이라고 할 수 있는 박근혜계도 입법전쟁에 나서야 할 필요가 그다지 많지 않음은 마찬가지다. 박근혜계로서는 대통령 후보로 경선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개혁입법들이 썩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며, 이명박 정부가 경제위기를 잘 극복한다고 해도 차기 대선에 얻을 이익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즉 현 이명박 정부가 성공적으로 나라를 이끌면 이명박 대통령의 당에 대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고, 차기 대통령 후보 선출에 이명박계가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적 계산을 할 것이다.

만약 이명박 정부가 죽을 쑤거나 실패한다면 차기 대선에서 전임 대통령과 차별화 하고, 정권 내내 자신들은 실패할 정책에는 협력하지 않았음을 유권자들에게 부각시키면 된다. 차기 대선 전략으로만 본다면 박근혜계는 방관자로서 방해꾼의 모습을 보이지만 않으면 전략적으로 무난할 것이다. 그러니 모든 사안에 양비론에 대안도 없이 살짝 비틀면 된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은 이러한 한나라당 내부 분열을 적절히 이용하여 법안 통과의 완급을 조절하면 된다.

사실 민주당은 경제위기의 책임 논의권에서 벗어나 있다. 그리고 앞으로 3년 뒤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 즈음에는 경제위기도 회복의 국면으로 들어갈 터이니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하지 않았다고 국회의원 배지 못다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략적 계산이 있을 것이다. 도리어 현 이명박 정부가 경제위기에 허우적거릴수록 반대로 자신들의 지지도는 오를 것이요, 정부와 여당이 계속 죽을 쑤면 쑬수록 경제운영에서의 실정을 빌미로 앞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계산도 할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하여 이명박 정부정책에 적극 동조하는 것이 선거전략 상의 합리적 선택은 아니다.

국익인가, 사익인가

이렇게 우리의 여의도 국회정치는 구조적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사익(私益)이 아니라 국익(國益)을 먼저 추구하도록 하는 인센티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사회 지도급의 인사들이 그리고 수많은 신문의 사설들이 국회의원들에게 민주주의의 절차를 준수하라고 하고, 국민의 이익을 생각하라고 아무리 충고하고 야단을 쳐도 들을 귀가 있을 리 만무하다.

예를 들어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몸싸움해서 정부 법안 통과시켜 주어봐야 자신들에게 돌아올 직접적인 이익은 적다.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이나 자신들이 원해서 제안한 법도 아닌데 법안심사 팽개치고 장외로 나가 퍼포먼스 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당의 지지율도 올리고 국민 눈에도 잘 띌 것이니 남는 장사를 택할 것은 당연하다. 국익보다는 선거에서의 승리나 집권을 위한 지지율 상승 전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또한 망치국회와 막장국회에 제대로 된 제재도 없다. 작년 말의 깽판국회처럼 제재는 없고 선명야당 모습 부각시켜 지지율 상승이라는 이득만 가득한데 야당들이 또 다시 입법전쟁에 승부수를 두지 않을 이유를 찾기 힘들다. 따라서 국회 회의장을 감옥처럼 2중 자물쇠를 채운다고 야당의 농성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연말 망치국회를 연출한 문제 의원들의 징계를 강화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약속은 국회 윤리특위에서 안건 심의상정도 하지 못하는 무능으로 공언이 되었고, 지난 정기국회에서 딱히 한 일이 없고 국민들에게 미안해서 내놓은 방안으로 '세비 10% 반납’ 민주당의 약속은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일부 의원들의 사회복지기금 모금으로 바뀌었다.

국회의원이 국회의원을 징계하는 코미디는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안다. 또 국민은 복지기금 마련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본업인 법안심사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대안 마련을 주문하고 있음을 잊은 것 같다. 국회의원수를 30% 줄이자는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대표의 제안은 국회의원 구조조정 필요성의 차원에서는 옳은 제안이지만, 자신이 이끄는 정당에서조차 공론화에 필요한 지지를 끌어 낼 수 있을지 의심이 된다.

국회 정상화, 퇴출이 정답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책무인 법안을 심의하게 하고, 처리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정부가 경제 살리기를 위해 추진했던 규제관련 법률 159개 가운데 처리하지 않은 60%를 처리하게 할 것이며, 6월로 닥친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법안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장기적으로 독과점 정치시장에 시장에서의 경쟁을 도입하고, 일을 하지 않거나 못하는 국회의원은 구조조정 할 수 있게 의원 임명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정치시장에 경쟁을 도입한다는 것은 정당들이 정책으로 경쟁하게 하고, 국민은 정당의 정책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국민들은 각 당의 정책이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한 것인 현명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국민들은 국회에서 다수당이 법안의 내용이 아니라 다수라는 숫자의 힘으로 날치기를 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아야 하며, 대안도 없이 무조건 반대투쟁만을 일삼는 소수당도 문책해야 한다.

또한 국민들은 국회에서 다수당이 법안의 내용이 아니라 다수라는 숫자의 힘으로 날치기를 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아야 하며, 대안도 없이 무조건 반대투쟁만을 일삼는 소수당도 문책해야 한다. 토론하고, 논의하고, 심의하는 정당과 국회의원들에게 정책개발비를 지불하고, 날치기하고 투쟁만 일삼는 정당과 국회의원은 후원금도 없애고 정책개발비를 회수하고, 궁극적으로 퇴출시켜야 한다. 그 퇴출이 선거에서의 심판도 좋고, 국회의원 소환이라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위원회 출석률이 저조 하던가, 본회의 결석이 잦으면 이유를 불문하고 국회사무처의 조사로 국회의장이 경고하고 자동으로 자격정지에 이르는 규정이 만들어져야 한다. 국회의원의 책무에 충실하지 않는 의원들의 구조조정 규정이 엄밀하게 제정되어 실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임기도 단축하여 국민의 심판을 수시로 받게 해야 한다. 임기를 2년으로 하여 게으르고 무능한 국회의원이 4년간 안주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 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국회 정상화 방안도 궁극적으로는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입법하고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며, 일부 규정은 헌법까지 개정해야 실현 가능하므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한계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국회의원은 극히 소수이거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이러한 국회의 개혁을 약속하는 큰 정치인을 지원하고 키우는 과제를 국민들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국회의 정상적인 운영은 정당의 단기 이익 계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니, 제도 개선으로 완전히 해결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그나마 단기적 해결책이라면 다가올 4월의 재․보궐 선거에 대비하는 정당의 전략과 국회의원들의 선의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국회 정상화는 단기적 해결책을 찾기 힘든 답이 없는 한국정치 구조이기 때문이다. 4월의 재․보궐선거와 내년의 지방선거에 움직이지 않는 공룡 웰빙 정당 한나라당이 결국은 국민의 냉담이라는 빙하시대를 맞을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늘 반대만 하는’ 민주당을 '국민은 피곤’하여 외면하게 될 것이라는 경구(警句)로 국회의 정상적인 가동을 주문하는 수밖에 없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국회 정상화는 국민과 책임 있는 정치인이 협력하여 정치시장에의 경쟁도입과 의원 구조조정을 통한 퇴출제도 도입이 해결책이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이는 한국정치 구조개혁의 차원에서 사회 전체적으로 공론화 되고, 의식 있는 국민들이 꾸준히 성취해 나아가야할 사안이다.■

저자소개: 김인영 교수는 하와이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한림대학교 정치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동북아의 신뢰와 민주정치 신뢰와 평화’, '한국의 경제성장 : 국가주도론과 기업주도론’ 외 다수가 있다.

김인영 /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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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4당·시민단체, '反MB’ 연대전선
촛불집회와 2월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 반대 투쟁 논의 본격화
정부탓만 하는 야당 국회의원들, 용산 참사의 슬픔을 알긴하는지..

용산 사태에 대한 진보진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1월 29일 오전 11시 기독교 회관에서는 "서민들을 살려내고, 악법들은 물러가라!"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참여한 단체는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등의 진보진영 정당들과 400여 단체가 모여 만든 민생민주국민회의(준)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등의 진보사회단체였다.


박석운 민언련 공동대표의 경과발표를 시작으로 용산 참사 추모와 살인진압 규탄, 이명박 악법 저지 결의, 2월 1일 3시 청계광장 국민대회 참여호소를 위한 대국민 메시지 발표로 이뤄졌다.

이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용산 참사는 이명박 정권의 공안통치와 속도전이 만들어낸 참극인데도 진상규명 보다는 진실을 왜곡하고 면죄부를 주는 방향으로 여론조작이 진행되고 있다."며, "검찰이 용산참사의 진상을 밝힌다고 하지만 제대로 밝혀낼 수 있을 지 믿을 수 없으니 국정조사 또는 특검제 도입을 통해 진상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대표는 "공당의 대표로서 진작 이런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지 못해 죄송하고 부끄럽다"며 "입법부가 행정부의 꼭두각시, 시녀가 된 현실에서 국정조사, 진상조사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만큼 국민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격려사에 나섰던 주종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영령들의 덕택으로 6월 항쟁을 치러냈고, 민주헌법을 이뤄냈다."며 "오늘의 모습은 헌법을 무너뜨리고 있으니, 주인의 권리를 되찾는데 한뜻이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정말 용산 참사가 안타까워서 기자회견을 하는것?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서민들을 살려내라! 악법들은 물러가라!"라며, '폭력살인진압 규탄과 MB악법 저지를 위한 공동 선언’이라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은 '용산의 한 건물 옥상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한 목 메인 외침...'라는 이름으로 시작을 하여 2월 1일 오후 3시에 청계광장에서 촛불 집회가 일어나라고 하며 서민들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만들자고 했다. 하지만 이 선언문에서 도입부만 용산 참사에 대해서 언급할 뿐, 뒤로 가면 2월 임시국회에서 악법을 강행하여 서민을 죽이려고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서민 대 특권층으로 국민을 나누면서, 이명박 정부가 특권층을 대변한다며, 정부를 서민들의 공격대상으로 묘사했다.

이들은 “이번 참사는 대다수 서민들이 아니라, 1% 특권층을 위한 막가파식 정책과 촛불이후 전면적으로 상화되고 있는 공권력의 폭력적 행태가 맞물려 벌어진 일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사회의 최고 규범인 헌법이 강조하고 있는 국민주권의 민주주의와 인본주의의 인권을 유린하는 또 다른 재앙이 지금 몰려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다가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은 민생파탄 악법 민주압살 악법을 또다시 일방적으로 날치기하려 한다”며 입법전쟁이 예고되는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여권이 추진 중인 쟁점법안을 모조리 비판했다.

이들은 “일방적으로 강부자를 위한 막개발 급개발이 용산의 비극을 초래한 것을 알면서도 2월 국회에서 부동산 투기 규제를 아예 완전히 철폐하겠다고 벼르는 정부 여당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 집값 안정에 기여한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겠다고 하고, 강남3구 투기지역지정도 해제하겠다고 한다“고 질타했다.


또 이들은 금산분리법에 대해서도 “저들은 재벌에게 은행을 주려 한다. 공정거래법 등을 개악해 재벌들의 무제한 문어발 확장을 허용하려 한다. 지금도 넘쳐나는 비정규직을 더욱 확대하는 법 지금도 생존이 불가능한 최저임금을 더욱 낮추는 법 등 민생파탄 악법들까지 강행하겠다고 국민을 상대로 한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이 처리를 앞둔 '미디어법안’에 대해선 “조중동과 재벌의 방송장악을 위한 신문법 방송법 개악 등 언론악법 감시와 통제의 사슬로 국민의 눈과 입을 틀어막는 사이버 모욕죄 공권력의 공포로 온 국민을 포박하는 집시법 개정안 국정원의 권력과 기능을 무한 확대하는 이른바 국정원 강화 5대 악법 등 각종 반민주 악법도 황사처럼 밀려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2월 MB악법 저지를 위한 범국민적 운동을 일굴 것이며,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온갖 악법을 막아냄으로써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국민의 생존과 행복 민주주의의 인권을 지켜 나갈 것”이라며 대정부 투쟁을 결의했다.

결국 야당의 정치인들이 모여 거행된 이날 기자회견은 용산참사의 슬픔을 나누는 자리가 아닌, 2월 임시국회 입법전쟁을 앞두고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는 정략적인 자리였다.

일각에선 용산참사는 철저한 진상규명 후 재발방지 대안을 정치인들이 논의해야지 정략적인 접근을 해선 안된다고 질타한다. '정부 탓'만 있는 야당 정치인들의 정치적 목소리가 과연 용산참사의 슬픔을 국민들에게 올바르게 전달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김경욱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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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0일 용산 재개발사업 현장에서 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참사의 원인은 보상 문제와 불법 폭력시위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먼저 보상 문제는 최소한 개발 전보다 더 나쁜 상태로 떨어지지는 말아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인센티브에 반응하므로 불법 폭력시위자의 기대비용이 기대이익보다 커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제2의 참사를 방지할 수 있으며 불법 폭력시위를 근절시킬 수 있다.

2009년 올해는 시작부터 우울하다. 설 명절을 불과 며칠 앞둔 1월 20일 서울 용산 재개발사업 현장에서 철거에 반대하는 농성자 5명과 진압 경찰 1명이 화재로 사망하는 충격적인 '용산 참사’가 발생했다.

이 참사를 두고 정부·여당과 우파 진영은 '법질서 확립’의 계기로 삼자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과 좌파 진영은 서민의 주거권과 생명권 등 기본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측이 용산 참사를 정치 투쟁의 수단으로 변질시키려 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양측의 주장 자체는 둘 다 일리가 있다. 그것은 양측의 주장이 서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기 때문이다.

참사의 원인은 보상 문제 때문

법질서 확립과 서민의 기본권 확보가 상호 보완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게임이론과 법경제학적 분석이 필요하다. 먼저 게임이론 관점에서 보면, 이번 참사를 불러온 '용산 4구역 재개발 게임’의 상금(prize)은 '개발 이익’이다. 이 개발 이익을 서로 많이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게임의 두 당사자는 해당 구역의 토지와 건물을 소유한 조합원들과 여기에 세를 든 주거·상가 세입자들이다.

개발 이익을 어떻게 분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 여기에 대한 정답은 없다. 왜냐하면 분배는 대개의 경우 주관적 가치 판단이 들어가는 규범적(normative)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소유주 조합원의 재산권에 높은 가치를 두는 우파 학자들은 개발을 촉진시키려면 소유주가 개발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에 비해 형평성을 강조하는 좌파 학자들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못 가진 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세입자들에게 보다 많은 몫이 돌아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게임이론 관점에서 보면, 이번 참사를 불러온 '용산 4구역 재개발 게임’의 상금은 '개발 이익’이다.

하지만 좌·우 어떤 가치 판단이 들어가는 경우라 하더라도 반드시 만족시켜야 할 최소한의 공정성 기준이 있다. 그것은 게임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세입자들이 개발 이익을 나눠 갖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개발 전보다 더 나쁜 상태로 떨어지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이것을 '파레토 개선(Pareto improvement) 기준’이라고 한다. 용산 개발에서 파레토 개선 기준을 만족시키려면 세입자들이 개발 전에 누리던 권리를 금전적으로 보상받아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경제학적 의미로서의 서민의 기본권 보장이다.

용산 4구역 재개발에서 과연 파레토 개선이 이뤄졌는가? 그렇다고 말하기 힘들다. 소유주 조합원들은 1인당 평균 5억원 이상의 개발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상가의 세입자들은 그렇지 않다. 세입자들은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 등에도 훨씬 못 미치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에서 정하는 보상금을 받고 상가를 비워줘야 했다.

보상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한 일간지 기사에 따르면, 용산 4구역에서 2004년 6월부터 식당을 경영해 온 어느 세입자는 권리금 4,500만원에 인테리어 비용으로 3,000만원을 들였다. 하지만 그가 조합으로부터 제시받은 보상 금액은 2,760만원이라고 한다.

이 보상 금액은 현행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에 따라 책정된 것이다. 이 법에 따르면 재개발 시 주택 세입자에게는 임대주택 입주권, 주거이전비 4개월분과 이사비용을 지급한다. 하지만 상가 세입자에게는 휴업보상비 3개월분이 전부다. 다른 비용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이와는 대조적인 사례가 있다.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 11월 청계천변 노점상 1,500여 명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청계천 복원 공사를 위한 서울시의 철거에 맞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서울시는 동대문운동장 안에 풍물시장을 만들어 이들을 이주시켰다. 그로 인해 청계천 복원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으며, '법 집행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최소한의 기준은 게임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세입자들이 개발 이익을 나눠 갖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개발 전보다 더 나쁜 상태로 떨어지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후약방문(死後藥房文)이긴 하지만, 용산 참사 이후 정부와 여당은 재개발조합의 투명성을 높이고 세입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감사제를 도입하고 보상금을 둘러싼 갈등을 조정하는 '도시분쟁조정위(가칭)’를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하고 2월중 관련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고 한다. 특히 도시분쟁조정위에 행정심판에 준하는 법적 강제력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감정평가사들이 상가 세입자들의 투자비를 규정대로 평가하는지 파악하는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렇듯 법 개정과 합리적 보상을 통해 파레토 개선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그나마 최소한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게임의 룰’은 마련되었다고 봐야 한다. 이런 최소한의 장치도 없이 법 집행에 들어가면 용산 참사에서 보듯 사회적으로 엄청난 법 집행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큰 손해를 보거나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판단하면 과격해지기 때문이다.

범법자도 인센티브에 반응한다

하지만 게임의 룰이 제대로 마련되었다 하더라도 게임 당사자들은 더 많은 이득을 차지하기 위해 여전히 다툴 가능성이 있다. 그 과정에서 또다시 불법 폭력시위가 등장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범죄(rational crime)이론’에 기초한 법경제학적 분석이 필요하다.

합리적 범죄이론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시카고대 게리 베커(Becker) 교수가 1968년에 발표한 '죄와 벌(Crime and Punishment)’이라는 논문에 기원을 둔 이론으로 실증적으로도 그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베커 교수는 범법자 역시 보통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보통사람과 범법자의 차이가 있다면, 범법자는 범죄로부터 얻는 기대 이득(expected benefit)이 보통사람에 비해 큰 반면에 치러야 할 기대 비용(expected cost)은 보통사람보다 낮다는 것이다.

범법자 역시 보통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인센티브에 반응한다. … 불법 폭력시위자들을 무기징역과 같은 중형에 처해 기대비용이 기대이익보다 커지도록 형량을 높여야 한다.

합리적 범죄이론을 용산 참사에 적용해 앞으로는 그런 비극적인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단순 논리로 보면, 불법 폭력시위자들의 기대비용이 기대이익보다 커지도록 형량을 높여야 한다.  엄정한 법 집행이나 일벌백계(一罰百戒)와 같은 주장들이 바로 이런 논리에 기초한 것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같은 형벌이라 해도 위법 행위자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처벌의 체감 정도 즉 비용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합리적 범죄이론이 의미하는 바는 극한상황에 내몰린 세입자들이 무기징역형에서 느끼는 처벌의 체감 정도가 부자들이 1년형에서 느끼는 정도보다 오히려 더 낮을 수도 있다.

더구나 우리 사회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불법 폭력시위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고 시위로 얻는 것은 많다는 것을 학습해 왔다. 합리적 범죄이론으로 해석하자면, 폭력시위의 기대이익은 높았고 기대비용은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용산 세입자 철거민들이 폭력시위에 들어간 것은 나름대로 '합리적 선택’이었을 수 있다.

또 하나 그들을 폭력시위로 내몬 것은 세입자 보상에 대한 법 규정에 허점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억울함을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도시분쟁조정위 같은 제도적 장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자신들의 몫을 찾기 위해 과격한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의 도움을 요청했을 것이다. 세입자들이 전철연으로 가는 것을 막으려면 도시분쟁조정위와 같은 법적 구제장치로부터 받는 서비스가 전철연 서비스보다 더 나은 '대체재(substitutes)’라는 것을 확신시켜줘야 한다.

불법폭력시위, 엄격한 책임 물어야 근절시킬 수 있어

이러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갖춰진 다음에도 불법 폭력시위가 발생한다면 그때는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불법 시위자들에게 민·형사상 책임과 보상을 엄격히 물어야 한다. 그래야만 폭력시위를 근절시킬 수 있다. 공권력의 존재 이유는 법질서를 확립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있다. 정부가 국민정서나 정치적인 이유로 법질서 확립에 미온적이라면 그런 정부는 퇴출시켜야 마땅하다.

용산 참사의 여파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용산 참사에서 순직한 경찰관과 숨진 세입자들은 우리 사회의 허술한 법·제도와 어설픈 법 집행의 희생양이었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현재의 법·제도를 바로잡고 법 집행의 정당성을 확보해 국민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그래야 작금의 경제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고, 나아가 용산 참사에서 숨진 사람들의 넋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김인규 교수는 버지니아주립공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한림대학교 도서관장 겸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Delegation in Contests’, 'Strategic Decisions on Lawyers' Compensation in Civil Disputes’ 외 다수가 있다.

김인규 /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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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26일 ~ 30일 까지 보도된 방송 3사의 시장경제 뉴스를 일일브리핑 하고,

주요 이슈를 중심으로 주간 브리핑 하였습니다.

자유기업원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면 보다 상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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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리핑 대상 : 용산 철거민 폭력 사태
기간 : 2009년 1월 20일 ~ 2009년 1월 30일 9일간 ( 24,25일 주말뉴스 제외)
방법 : MBC 뉴스테스크, KBS 뉴스 9, SBS 8시 뉴스를 대상으로 이슈와 관련된 보도를 정리하여 분석.


 

1. 용산 철거민 폭력사태 보도 한 눈에 보기


조사 기간 동안 용산 폭력사태와 관련하여 MBC는 총 42건, KBS는 35건, SBS는 36건의 뉴스를 보도하였음.

MBC는 총 62인의 인터뷰를 보도하였고, KBS는 43인, SBS는 39인의 인터뷰를 보도하였음.

인터뷰 인사별 분포를 살펴보면 MBC는 철거민, 목격자를 포함한 일반시민의 인터뷰가 35%로 가장 많았고 경찰 및 검찰의 인터뷰 및 녹취자료가 31%로 그 뒤를 이었음.

KBS는 정치인이 27%로 가장 많았고 그 외 인터뷰 인사는 상대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음.

SBS 역시 정치인이 27%로 가장 많았고 전문가를 제외한 인터뷰 인사는 고른 분포를 보였음.


 

<표 1 > 방송 3사 이슈 보도 정리

         

 MBC

KBS

SBS

보도건수

42건

35건

36건

인터뷰 인사

62인

43인

39인

인사별 

분포

(인)

일반시민

22(35%)

10(23%)

8(21%)

시민단체

5(8%)

8(19%)

9(23%)

경찰,검찰

19(31%)

5(12%)

8(21%)

전문가

1(2%)

8(19%)

3(8%)

정치인

15(24%)

12(27%)

11(27%)



2. 같은 사건, 다른 뉴스!


같은 내용을 다룬 방송사별 뉴스 제목을 살펴보면


1월 20일 사건 발생 당일 화재 원인에 대해 보도하면서 KBS와 SBS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화재 원인에 대해 <피해 왜 컸나?…‘강경 진압’ 논란>, <"농성자들 화염병" "과잉진압"…화재원인 공방>이라 보도제목을 선정하였음. 이에 대해 MBC는 <왜 피해 컸나?.. 무리한 진압 작전>이라 보도하여 피해의 직접적 원인이 ‘무리한 진압작전’이었음을 피력하였음.

1월 21일 화재원인에 대한 검찰의 수사 상황을 KBS와 SBS는 ‘파문 확산’, '무게' 등 미확정적으로 표현했음. MBC는  <검찰 "경찰, 시너 위험 알고도 철거민 진압 강행"> 이라 확정된 사실로 표현하였음.

1월 27일 용산 진압작전시 용역직원의 개입여부와 관련하여 “용역동원이 없었다”는 검찰 수사결과를 보도함에 있어 KBS와 SBS는 수사결과를 직접 제목으로 인용하였음. MBC는 <檢, 김석기 소환 여부 '고심'‥전철연 의장 압수수색>이란 제목으로 위와 같은 내용을 보도하였음.

1월 29일 검찰 수사결과 망루에서 쏟아진 액체가 시너임을 밝힘과 관련하여 KBS와 MBC는 ‘시너가 확실’, ‘화재원인 수사 마무리’의 제목으로 수사결과를 전달하였음.  MBC는 <"시너 가능성 높다">고 제목을 선정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망루 안 철거민, "시너 붓지 않았다">는 반론 기사를 보도하였음.


<표 2> 방송사별 같은 내용을 보도한 제목

일자

MBC

KBS

SBS

1.20 (화)

왜 피해 컸나?.. 무리한 진압 작전

피해 왜 컸나?…‘강경 진압’ 논란

"농성자들 화염병" "과잉진압"…화재원인 공방

1.21 (수)

검찰 "경찰, 시너 위험 알고도 철거민 진압 강행"

경찰, ‘인화 물질’ 알고도 진입…파문 확산

"특공대, 위험 알고도 진입"…과잉진압설 '무게'

1.27 (화)

檢, 김석기 소환 여부 '고심'‥전철연 의장 압수수색

검찰 “경찰 특공대원, 실제 장애물 제거”

검찰 "용산 진압작전시 용역직원 동원 없었다"

 1.29 (목)

검찰, 망루에서 쏟아진 액체 "시너 가능성 높다"

망루 안 철거민, "시너 붓지 않았다"

검찰, “망루 액체는 시너가 확실”

철대위원장 내일 영장…화재원인 수사 마무리




3. 있는 사실, 없는 보도! 

1월 21일과 22일에 걸쳐 KBS와 SBS는 전국 철거민 연합(이하 전철연) 단체의 성격과 시위 개입 정당성에 대해 보도함. MBC는 이와 같은 내용의 보도 없음.

1월 23일 KBS와 SBS는 전철연을 대상으로 한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 및 결과를 보도함. MBC는 이와 같은 내용의 보도 없음.

1월 28일 KBS와 SBS는 용산 참사의 상황을 담은 화재 직전의 동영상을 보도함. MBC는 이와 같은 내용의 보도 없음.


<표 3 > 방송사별 사실보도의 유무

일자

MBC

KBS

SBS

1.21 (수)

1.22 (목)

 보도 없음

‘폭력·강경 투쟁’ 전철연은 어떤 단체?

용산 철거민 시위에 '전철련'은 왜 개입했나?

1.23 (금)

 보도 없음

검찰, “전철연 의장이 주도적 역할”

검찰 수사 칼끝 '전철연' 겨냥…의장 검거 나서

1.28 (수)

 보도 없음

‘용산 참사’ 화재 직전 ‘액체’ 동영상 공개

'시너 추정 동영상' 수사…용산 화인 밝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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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촛불시위대, 용산사태로 '컴백’
정부와 경찰에 대한 무조건적 매도
좌파중심으로 제2의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이어질까 우려

좌파진영이 '전철연’ 주도의 용산 화재 사건을 제2의 촛불시위 도구로 활용하면서 이명박 정부와 경찰을 '살인정권’, '살인경찰’로 매도하는 등 적극적인 대중선동 활동에 나섰다.

민노당·진보신당·안티이명박카페 등 100여개 좌파단체로 구성된 '이명박 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용산범대위)는 27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용산 철거민 방화사건’ 현장 건물 앞에서 소위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를 8일째 열었다.

민노당·진보신당, 좌파 성향 시민단체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철거민을 폭도로 몰아 구속한 것은 적반하장”이라면서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과 함께 기존의 뉴타운·재개발 정책을 중단할 것 등을 선동했다.


앞서 용산범대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 설 연휴 전날인 23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2천여 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소위 '범국민 추모제’를 열고 이명박 정부와 경찰을 '살인정권’, '살인경찰’로 매도하는 등 적극적인 대중선동 활동에 나선 바 있다.

강기갑 민노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 등 좌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살인특공대가 소규모 농성자들을 상대로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무자비하게 진압했다”면서 “사태의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를 주도한 용산범대위에는 한국진보연대를 비롯, 진보신당, 민노당, 민노총, 다함께, 안티이명박카페, 사회주의노동자연합 등 100여개의 극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모두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폭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단체들이다.

 

사실상 명칭만 '광우병대책회의’에서 '용산범대위’로 바꾼 것이다. 이들 단체는 용산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20일 저녁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한다는 명목으로 '촛불집회’를 열고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투석전을 펼치는 등 불법 과격 시위를 주도했다.

일례로 광우병대책회의 핵심단체인 '안티 이명박 카페’ 소속 회원들의 경우 사건 발생이후 사고 빌딩 옆에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라는 이름이 적힌 천막을 설치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이번 철거민 농성을 폭력 사태로 이끈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은 1993년 구성된 전국철거민협의회(전철협)의 후신이다. 전철연은 전철협 회원들 중 경기와 서울 지역 철거민대책위원장 출신 강경파 일부가 노선 차이로 1994년 전철연을 결성해 독립해 나온 조직이다.

전철연은 철거민을 노동자로 보고 철거민을 사회 변혁을 위한 주체로 정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단체의 중앙조직은 의장·연사국·조직국 등 4국 1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석원(39) 연대사업국장, 고천만(52) 조직강화특위 위원장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전국노점상연합 등 재야의 민중세력과 연대해 단체를 키워왔으며, 목표는 영구임대아파트 수준의 주택과 그때까지 머무를 수 있는 가수용 단지를 배정받는 것 등이다. 조직 재정은 철거대책위원회 회원 가입비와 월 회비를 받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철연은 그동안 수많은 재개발 현장에서 '사제총’, '사제화염방사기’, '새총’, '인분’ 등 폭력적 수단을 꺼리지 않고 사용해왔다.

실제로 이들은 1999년 시위 현장에서 사제총 사용으로 논란을 초래했고, 2000년에는 철거민 대책을 요구하며 당시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 당사를 점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전철연은 또 소위 '골리앗 투쟁’(망루 설치 투쟁) 방식을 선호, 이번 용산 사태와 같이 철거민 의식화 교육 과정 중 망루 설치 방법 등을 교양하고 망루 제작 등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의 망루 투쟁은 기간에 상관없이 목표 달성 시 까지 진행된다. 

대표적으로 1995년 '용인 수지 망루 사건'(10개월), 1999년 '수원 권선지구 망루사건’(4개월), 2002년 '상도동 망루사건’(16개월), 2003년 '고양 풍동 망루사건’(20개월), 2005년 '오산세교 망루사건’(2개월) 등 굵직한 철거민 사건에 전철연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왔다.

김필재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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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MBC에 사망선고를 내린 까닭은?
시민단체 “MBC등 공영방송에 '경쟁원리’ 도입해야”
특정 정치세력에 장악돼 홍위병 노릇한 MBC는 퇴출돼야

공영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방송시장에 '경쟁원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MBC방송허가 취소운동이 본격화 되고 있다.

국민행동본부·국가쇄신연합 등 10여개 시민단체들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MBC방송허가취소 범(汎)국민운동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재산인 공중파를 사물화(私物化)해 '공공의 적’인 된 MBC를 겨냥, 방송허가 취소운동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MBC는 기득권과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 온갖 왜곡·조작·선동을 일삼고 있으며, 특히 방송법이 규정한 민주적 기본질서 존중·국민통합·갈등조장 금지의 의무를 위반하고도 반성이 없는 교정 불가능한 구제불능의 괴물이 되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탄핵반대 선동·광우병 선동·방송법 반대 불법 파업 등 MBC의 상습적 거짓과 왜곡은 이제 정신적 테러의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MBC는 뉴스데스크와 PD 수첩뿐 아니라 거의 모든 프로를 동원해 반(反)사회·교육적 거짓과 왜곡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민들이 이제 자유를 지키기 위해 MBC를 응징할 것”이라며 향후 △MBC 안 보고 안 듣기 운동 △MBC 왜곡 보도 피해 사례 수집 고발 △MBC 허가 취소 촉구 국민서명운동 △MBC의 반(反)사회적 행태를 알리는 운동 등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 이상진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 상임 대표,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 강동순 전 KBS감사(전 방송위원), 법철 스님 등 다수의 자유진영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편, 나라사랑실천운동 등 12개 시민단체도 이날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MBC OUT’ 기자회견을 열고 “MBC가 살길은 특정 이념·정파·지역의 홍위병 노릇을 포기하고, 국민의 편으로 개혁하는 것”이라며 MBC의 대대적인 인적·물적·구조적 청산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MBC OUT은 국가정상화에 기초적 조건’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MBC는 언론이 지켜야 할 상식과 순리를 거부했음은 물론이고, 방송이 지켜야 할 민주적 기본질서 준수, 국민통합 기여, 공정성·객관성 유지의 의무들을 무시하고 국론 분열적, 편향적인 선전선동으로 특정 집단의 사리사욕을 추구해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MBC PD수첩을 겨냥, “광우난동사태를 촉발시켜 군중폭란을 선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정상적 방송행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면서 “통제되지 않는 정보조작의 권력과 물질적 특혜를 누려온 MBC는 시장경제의 논리에 의해 퇴출될 시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BC의 망국적 선동과 깽판은 이제 정리될 것이다. 국가의 이념과 법률, 국민의 상식과 여론, 언론인의 본분과 의무를 완전히 무시하고 역리(逆理)와 불법을 계속해온 MBC가 언론에서 퇴출되는 것은 하늘의 순리이고 국민의 의지고 국법의 심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보수진영 시민단체들이 주도한 MBC방송허가 취소 기자회견에 앞서 '공기업개혁시민연합’은 14일 서울 정동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에서 '공영방송 베일 벗기기―무엇을 위한 공영인가’ 토론회를 열고 공영 방송의 정체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공영 방송사들이 그동안 독과점 구조에서 비효율적으로 운영돼 왔으며, 이런 공공부문의 '비대함’으로 인해 민간 방송 부문이 발전되지 않는 '악순환’을 낳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MBC의 경우 국회의 감시나 감사원의 감사도 받지 않고 시장에서 검증받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노조가 장악한 방송’이라고 비판했다.

발제자인 김진영 교수는 “MBC의 경우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분의 70%를 갖고 있는 소유 구조만을 근거로 '공영방송’이라고 볼 수 없으며 실제로는 '상업방송’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5년과 2006년 MBC가 KBS나 민영방송인 SBS에 비해 더 많은 제재를 받았고 제재의 상당 부분이 '상업성’과 관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MBC는 자신들이 질(質) 좋은 다큐멘터리 등을 만들어 온 것을 근거로 공영 방송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오히려 이는 광고를 기반으로 한 상업방송도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는 '공공’이나 '공익’을 이야기하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그 앞에서 판단이 흐려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방송사들이 공공·공익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경영구조의 비효율성을 은폐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현 교수는 특히 “KBS의 경우 지난 2006년 한 시민단체의 경영 정보 공개 요구에 대해 3년 가까이 소송을 벌여 공개했다”면서 “기업으로 존재하기 위해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핵심사항조차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면서 '방만함’을 즐겨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편파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방송 시장에 '경쟁원리’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진영 교수는 “MBC처럼 특정한 견해를 가진 방송사에서 내부 변화가 아닌 외적 압력을 통해 그 견해를 바꾸는 것은 언론사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MBC와 '다른’ 관점을 보여 줄 수 있는 종합편성 방송이 나오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김필재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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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운하 건설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경제성 문제와 환경오염 문제, 그리고 대운하의 전초전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그러나 경인운하를 통해 부산의 화물을 서울까지 수송할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보다 연간 약 6,000억원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방수로와 겸용함으로써, 상습 침수지역인 굴포천 유역의 홍수피해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수질향상 등 친환경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그리고 경인운하는 1995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다. 이처럼 경인운하 건설은 환경적인 수질개선효과와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충분히 있어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물류혁명」이라고 까지 일컬어지는 내륙주운사업은 MB정부의 핵심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대운하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주도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서울의 한강과 인천의 서해안을 잇는 경인운하사업이 착공되면서 주운수로 건설이 서울시, 인천시, 김포시의 지역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반대하는 시민단체에서는 우리나라의 지형적 조건이나 환경적인 문제를 제기하면서 여전히 운하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영국 런던 도클랜드, 독일 하펜시티 등 선진국 도시들은 강과 운하 등 수변(水邊)지역 개발을 관광객과 기업 유치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어 서해와 한강을 잇는 주운사업은 3개 도시에게 충분한 개발가치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운하건설에 대한 충분한 국내기술력을 갖고 있고, 또한 주운수로 사업에 따른 환경적인 수질개선효과와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충분히 있어 경인운하 건설은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경인운하 사업의 개요

경인운하는 2011년 12월에 완공될 예정으로 3년간 약 2조 5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국가재정사업이다. 경인운하는 총연장 18km, 운하의 폭 80m, 수심 6.3m이며, 서해 쪽에 인천터미널, 한강 쪽에 김포터미널이 각각 들어선다.


경인운하사업은 1992년 굴포천 유역의 상습적인 수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굴포천 방수로사업에서 시작됐다. 1995년 민간투자사업으로 확대 되어 추진되어 오다 환경단체 등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면서 2003년 ’재검토’ 결정이 내려졌었다. 이후 5년여 동안 표류했던 경인운하 건설사업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재확인됨에 따라 2009년 3월 공사를 재개하게 되었다. 경인운하에는 4천 톤급 선박이 투입돼 화물을 운송함으로서 경부고속도로 등 내륙의 교통난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되며, 2012년 이후에는 중국과 용산을 오가는 국제여객선도 운항될 예정이다.

정부사업 중 개발사업은 환경단체의 반발이 항상 따르게 마련이다. 경제적 이익이 높더라도 환경론자들은 당연히 반대 입장을 취할 확률이 높으며, 그것이 어쩌면 지속적인 발전에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반대를 위한 반대는 곤란하다. 역사상 많은 업적들이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만사를 부정적으로만 예측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경인운하 경제성 없나?

경인운하사업과 관련하여 환경단체에서 반대하는 쟁점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첫째, 투자금액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 2조원이상이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물동량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다. 내륙산업 촉진이나 내륙관광 효과도 의문이다. 둘째, 환경을 파괴하며, 수질을 오염시킨다. 셋째, 한반도 대운하의 전초전이 될 것이다.

먼저 경제성 문제를 따져보자. 경제성을 분석할 때 주로 비용편익분석(B/C)을 한다. 비용편익분석의 한계점도 있지만 경제성을 예측하는 기법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1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네덜란드의 운하전문회사 DHV와 한국개발연구원 (KDI)등 국내외 전문기관에서 지난 4년여 동안 연구한 최종판단에 따르면, DHV사는 비용수익비율(B/C)이 1.76, KDI는 1.07로 경인운하는 교통난 완화와 수송비 절감, 그리고 인천항 기능 분담 등에서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경인운하를 통해 부산의 화물을 서울 인근인 김포까지 수송할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보다 컨테이너 당 6만원의 비용이 절감된다고 볼 때 연간 약 6,000억원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내륙 교통난이 완화될 뿐 아니라 중국·일본·동남아 등에서도 선박을 이용해 수도권 안으로 화물 운반이 가능하다.

정부는 경인운하의 물동량(2030년 기준)이 컨테이너 97만TEU, 철강 75만 톤, 자동차 7만6000대, 여객 10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인운하를 통해 부산의 화물을 서울 인근인 김포까지 수송할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보다 1TEU(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당 6만원의 비용이 절감된다고 볼 때 연간 약 6,000억원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내륙 교통난이 완화될 뿐 아니라 중국·일본·동남아 등에서도 선박을 이용해 수도권 안으로 화물 운반이 가능하다.

또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용산터미널이 완공되면 서울 중심인 용산에서 중국을 오가는 5000 톤급 국제 여객선을 운항할 수 있어 중국 등 해외관광객 유치가 늘어나게 된다. 운하는 연료효율 또한 높아서 철도의 2배 이상, 도로운송의 8배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인운하건설은 친환경사업이다

그리고 환경파괴, 수질오염 주장 또한 타당성이 떨어진다. 기존 환경영향평가 협의과정에서 쟁점사항인 수로 내 수질대책, 서해담수충격(해양생태계 영향)과 철새도래지 관련 문제가 대부분 해소되었으며, 수로 내 서해 바닷물이 흐를 경우, 굴포천 등 수질은 3급수 이상으로 지금보다 좋아질 뿐만 아니라, 지하수위가 낮은 계양에서 서해 6km구간엔 점토라이닝 설치방식이 적용되는 만큼, 주변 농경지에 대한 짠물 유입 피해도 방지할 수 있어 특별한 환경피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네덜란드의 DHV사의 용역결과 경인운하 건설로 인한 특별한 환경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인운하는 방수로와 겸용함으로써, 상습 침수지역인 굴포천 유역의 홍수피해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수질향상 등 친환경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방수로만 건설시에는 홍수시 연간 15일만 활용하고 평상시에는 건천화ㆍ수질오염 등이 예상되고, 쓰레기 매립지 및 수송로에 폐기물 차량 출입시 폐기물의 불법투기 등도 우려되지만 운하건설을 통해 나머지 350일 동안 활용이 가능하며, 유지관리측면에서 운하를 통한 항만 하역료 등 일정한 수익이 발생함으로 국고지원 없이 안정적인 유지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CO2 배출량도 운하에 비해 철도가 1.4배, 도로가 4.9배 높으므로 다른 수송수단에 비해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반도 대운하의 전초전 주장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인운하는 지난 '95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다. '95년 3월 민자유치 대상사업으로 지정되어 ’96년 10월 시설사업 기본계획 고시된 이래로 환경영향평가를 거친 사업이다. 현재 치수목적으로 건설하고 있는 굴포천 방수로 14km에 4km만 연결하면 물류와 친수기능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업으로, 한반도 대운하 구상 이전부터 검토해 왔다.

경인운하는 방수로와 겸용함으로써, 상습 침수지역인 굴포천 유역의 홍수피해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수질향상 등 친환경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국민들의 공감대를 아직 형성하지 못한 한반도 대운하사업과는 달리 지역주민, 서울과 경기, 인천 지자체, 국회의원 등이 한 목소리로 사업의 조속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안되기 때문에 경인운하도 안되며, 4대강 생명살리기 사업도 안된다는 식의 주장은 억측이다.

이상에서 쟁점사항들을 살펴보았듯이 반대 측의 주장은 오해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오해에 근거한 대한 무조건적 반대는 옳지 않다. 운하사업은 단순한 토목사업이 아니다. 예술로 비유하면 종합예술이다. 오늘날의 운하건설은 IT산업과 접목되는 친환경사업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다목적 운하개발계획을 국토개발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토목, 건설은 물론 디지털, IT가 어우러진 21세기 디지털 운하를 추구하고 있다. 21세기 운하건설은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시뮬레이션 SW를 통해 복잡한 시설에 대한 초정밀 설계로 이루어지며, 운하 건설 후에도 친환경, 저비용의 새로운 u-로지스틱스의 채널과 E-내비게이션 기반의 첨단 IT선박이 태동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며 운하를 따라 발전하게 될 관광, 휴양, 레저 분야에서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의 공간이 조성될 것이다.■

저자소개: 박영근 교수는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창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 전문위원․사단법인 미래정책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마케팅과 유통이다.

박영근 / 창원대 경영학과 교수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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