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뉴라이트학부모연합을 비롯한 보수단체들이 서울지역 전교조 교사의 명단을 공개했다. 학부모들의 알 권리를 위해 과감히 전교조 명단 공개에 나선 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 현장에 객원기자가 찾아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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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학부모연합·국민행동본부 등 2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상임대표 이상진)이 서울지역 전교조 소속 교사 4천950명의 재직 현황을 공개했다.

국민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부모들 사이에 ‘전교조 담임 만나면 내 아이 대학 못 간다’는 의식이 팽배해 전교조 교사의 명단 공개를 요구했지만 교과부가 이를 묵살하고 있다”면서 “이에 국민연합이 자체 조사한 전교조 명단을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단체는 이어 “전교조는 1999년 합법화 이후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는 이적(利敵)행위를 계속해오고 있다”면서 특히 “12년간 전교조의 좌익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며 북한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교조는 이적단체를 넘어 국민정신을 파괴시켜 좌익이념으로 무장시키는 대한민국의 주적이다”, “전교조를 교단에서 추방하고 교육과학 기술부장관은 퇴진하라”, “우리 아이들이 전교조 없는 학교에서 사교육 없이 공부할 수 있을 때가지 전교조 교사 학교별 명단공개와 범법행위를 한 전교조 교사에 대해 계속 고발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연합은 이날 공개된 명단이 각 학교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등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며 구체적 명단을 이날 오전 12시30분 단체 인터넷 홈페이지(noanti.com)를 통해 공개했다. 단체는 그러나 “명단에 올라온 교사들 중에는 과거 전교조에 가입했다가 지금은 탈퇴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면서 “삭제를 요청해올 경우 적절히 조치하겠다” 밝혔다.

이와 함께 전교조가 ‘명단 공개는 범법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개인정보 공개법·무고·명예훼손·노동법 위반 등과 관련, 다각도로 법적 대응을 고려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전교조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이 들어오면 그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합이 이날 공개한 전교조 교사는 중학교가 2천107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교 1천847명, 초등학교 992명, 특수학교 4명 등이다. 학교 중에서는 A고교가 3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학교별로 대부분 10명 정도가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필재 / 객원기자 (spoone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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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에서 악성댓글을 비롯해 사이버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사이버세계에서 폭력이 기승을 부리는 원인은 접근성이 용이하고, 익명성 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익명성뿐이다. 인터넷실명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실명제로 인해 익명성이 사라져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고 주장하지만,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비방하는 행위는 범죄이므로 표현의 자유에 의한 보호대상이 아니다. 사이버폭력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인터넷실명제의 도입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나라당이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실명제와 사이버모욕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개정안의 골자는 인터넷에 의견이나 정보를 올릴 경우에는 실명 또는 본인확인을 의무화하고, 인터넷상의 모욕죄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로 하자는 것이다. 인터넷폭력문제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지난 10월 2일 탤런트 최진실씨가 인터넷 악플을 비관하여 자살한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이버 폭력의 원인

우리나라는 범죄율이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양호한 치안을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유독 사이버세계에서는 폭력이 기승을 부리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 원인으로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사이버폭력은 자판만 두드리면 될 정도로 워낙 손쉬워서 10살 어린이도 80세 노인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둘째, 가해자는 피해자를 전혀 볼 수 없으므로 피해자의 고통을 실감할 수 없다. 셋째, 인간은 다른 사람을 공격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가학적 성향이 있기에 사이버공간에서 타인을 비방하거나 공격하여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넷째, 사이버공간에서는 얼굴도 이름도 숨길 수 있어서 자신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남들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사이버세계에서 폭력이 기승을 부리는 원인은 접근성이 용이하고, 익명성 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 네 가지 원인을 모두 제거한다면 사이버폭력은 거의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이 네 가지 요인 중 우리가 제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네 번째 익명성뿐이다.

인터넷실명제와 표현의 자유

익명성은 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65년 뉴욕에서 한 밤 중에 예고 없이 정전이 닥치자 거대한 도시는 약탈·방화·강간의 무법천지로 변했다. 1977년에도 반복되었다. 그 유명한 뉴욕정전사태다. 평소 교통신호도 잘 준수하던 뉴욕시민들이 갑자기 야수로 돌변한 사태의 원인은 간단했다. 암흑으로 인하여 익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된다고 느낀 순간 사람들은 평소 억눌렀던 욕망을 그대로 표출했던 것이다.

실상 인터넷실명제는 이미 부분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과 동 시행령에 의하여 공공기관과 1일 이용자가 30만 명 이상인 사이트에 대하여 게시판 이용자에 대하여 의무적으로 본인확인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제 더 나아가 인터넷실명제를 도입하여 게시판에 의견이나 정보를 올릴 경우에는 실명을 밝히도록 함으로써 익명성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드러낸 채 욕설과 비방을 일삼거나 허위 날조된 정보를 올릴 강심장은 그다지 많지 않을 터이니 그 효과는 확실할 것이다.

인터넷실명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비방하는 행위는 범죄이므로 표현의 자유에 의한 보호대상이 아니다. 익명에 의한 표현의 자유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인터넷실명제라 하더라도 익명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므로 익명의 자유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김철수』라는 사람이 실명으로 글을 올리더라도 다른 네티즌은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대한민국에 김철수가 적어도 수천 명은 될 테니까. 반면, 김철수 본인은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밝혔기에 섣불리 사이버폭력을 행사할 수 없어서 사이버폭력이 감소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인터넷실명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비방하는 행위는 범죄이므로 표현의 자유에 의한 보호대상이 아니다.

인터넷실명제는 올바른 여론형성을 위해서도 긴요하다.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드러낸 채 날조된 정보나 무책임한 선동,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올릴 사람은 많지 않다. 마음 내키는 대로 타인을 비방할 사람도 많지 않다. 이렇게 책임 있는 자세로 신중하게 표현된 의견을 통하여 형성된 여론이 진정한 여론이라 할 수 있다. 광우병촛불시위 당시 인터넷실명제였다면 그렇게 괴담 수준의 ‘과학적 정보’가 홍수를 이루지는 아니하였을 것이다. 인터넷실명제는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건전한 여론형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사이버모욕죄 도입 신중해야

사이버모욕죄의 도입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사이버모욕죄가 도입되면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득은 인터넷에서 모욕죄를 감소시키지도 못하면서 공인에 대한 비판만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친고죄를 배제하면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국가권력의 지나친 간섭이 우려된다.

현행법상 사이버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이다. 그런데 수사기관이 사이버상에서 일반시민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을 발견하더라도 고소가 없는 한 수사에 착수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일손이 부족한 수사기관으로서는 살인·강도와 같은 강력사건을 수사하기도 바쁜데, 고소하지도 않은 명예훼손사건을 수사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고소가 없는 상태에서는 반의사불벌죄라 하더라도 수사에 착수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사이버 모욕죄가 반의사불벌죄로 되더라도 고소 없이 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사이버모욕죄의 피해자가 대통령이나 장·차관 같은 높은 사람일 경우에는 좀 다르다. 수사기관이 고소가 없더라도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2005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대하여 저격용총으로 겨냥하는 패러디사진이 모 인터넷신문에 실렸을 때 경찰은 대통령의 고소가 없었음에도 수사에 착수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수사에 착수하는 것 자체로도 충분하다. 즉, 수사기관으로부터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고도 겁먹지 않을 시민은 많지 않을 것이므로 입을 막는 데에는 그 충분하다. 결국, 사이버모욕죄를 반의사불벌죄로 신설하더라도 일반시민에 대한 비방을 줄이는 효과는 없는 반면, 고위공직자나 유명인사에 대한 비판만 위축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사이버모욕죄를 신설하여 고소가 없어도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일반시민에 대한 비방행위를 감소시키는 효과는 없는 반면 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할 고위공직자와 같은 公人에 대한 비판만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피해자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더욱이 사이버모욕죄는 피해자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모욕으로 인한 피해는 개인의 사생활이라는 측면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비방행위로 인하여 모욕을 당하였는지 여부, 모욕을 당하였더라도 이를 고소할 것인지 여부를 피해자의 의사에 전적으로 맡길 필요가 있기에 친고죄로 규정한 것이다. 사이버상의 모욕죄가 통상의 모욕죄보다 더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욕으로 인한 피해가 사생활에 속한다는 그 본질에서는 차이가 없다. 사이버모욕죄를 도입하여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국가권력(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할 경우, 이를 원치 않는 피해자로서는 사생활이 침해되어 이중의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사이버모욕죄를 신설하여 고소가 없어도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일반시민에 대한 비방행위를 감소시키는 효과는 없는 반면 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할 고위공직자와 같은 公人에 대한 비판만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또한 피해자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사이버모욕죄를 도입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 실명제 더 이상 미뤄서는 안돼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인터넷실명제에 대하여 민주당은 “인터넷을 통제하려는 정치적 의도"로서 “시대 역행적이고 권위주의적 사고와 행태"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현행 인터넷본인확인제는 2005년 당시 이해찬 총리 시절 추진되어 입법화되었다. “인터넷실명제가 최근 4년 사이 10배나 급증한 사이버폭력과 명예훼손을 막는 데 상당히 효율적인 방안으로 본다”는 말은 다름 아닌 정세균 현 민주당 대표가 2005년 7월 5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시절에 한 발언이다.

인터넷에는 자정(自淨)기능이 있고, 네티즌의 자정노력이 긴요하다는 주장은 옳다. 법적인 강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10년 전에 비하면 요즘의 욕설과 비방은 그 밀도가 덜한 것도 사실이다. 사이버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또한 필요하다. 장난삼아 던지 몇 자의 비방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목숨을 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할 필요가 있다. 특히 10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조사된 바에 의하면, 사이버폭력에 나서고 있는 네티즌 중 상당수가 초등학생이나 중·고생이라고 한다. 학교와 가정에서의 사이버예절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자정이나 교육만으로 충분하니 실명제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인터넷실명제를 도입하더라도 사이버폭력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아니할 것이다. 그렇다고 실명제가 필요 없다는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 살인죄에 대하여 사형 등의 중형을 선고하지만 살인죄가 사라지지는 않고 있는데, 그렇다고 살인죄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없지 않은가. 자정과 교육을 병행하는 한편, 인터넷실명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사이버폭력이 이제 방치할 수준을 넘었고, 네티즌의 과반수가 찬성하고 있는 마당에 인터넷실명제의 도입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저자소개: 이재교 교수는 제26회 사법시험을 합격, 사법연수원 16기를 수료하고, 광주지방법원, 대구지방법원, 인천지방법원 판사를 역임했다. 미국 인디에나주립대학교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인하대학교 법대 교수와 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재교 / 인하대 법대 교수, 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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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으로 버락 오바마가 당선되었다. 오바마 당선은 미국 사회 뿐만 아니라 한국과 국제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의 경제정책은 어떻게 변할 것이며, 경제 전망은 어떠한가? 또 시리아, 이란, 북한, 한국, 일본 등 국제정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리고 미국 역사상 최초 흑인대통령 당선의 의의는 무엇인가? 이 글은 미국의 국내외 현안과 경제전망, 오바마 당선의 역사적 의의 등을 다루고 있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가 미국의 44대 대통령이 되었다. 오바마의 당선이 미국 사회, 나아가서는 한국과 국제정치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선거 전부터 오바마의 당선이 예상되면서 미국사회에 대통령 오바마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예측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역사적인 의미와 상징적인 의미가 클 것이다. 1861년에 시작한 남북전쟁(Civil War)이 이제야 끝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으며 흑인 정치꾼의 인종차별을 이용한 정치도 이제 통하지 않을 것이란 것이다.

오바마 당선과 미국의 국내외 현안

그러나 여러 가지 미지수도 있다. 크게 나누어서 경제, 정치경제, 그리고 국제정치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1930년대의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후 가장 심각하다는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여기서 자연히 시각의 차이, 소위 말하는 중도(Center)냐, 중도좌(Center Left)냐의 입장에 따라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을 것이며, 현재에도 이런 논란이 진행되고 있다. GM(General Motor) 등 디트로이트(Detroit)의 자동차 회사를 구제(bailout) 할 것인가 하는 이슈가 잘 말해 주고 있다.

오바마의 행보(movement)를 두고 미국 사회가 전통적으로 중도 우파이던 것이 중도 좌로 움직였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흑인(African-American) 투표자의 90% 이상, 히스패닉(Hispanic)의 70%, 그리고 백인의 40% 특히 여성과 젊은 층에서 오바마의 지지표가 많이 나왔다. 이것을 가지고 오히려 반대해석도 가능하다. 조지 부시(George W. Bush)가 워낙 인기가 없어서 오바마의 압승이 되리라는 견해가 컸으나, 멕케인(McCain)이 오히려 선전하여 선거에 승리할 가능성(chance)까지 있었던 것을 보면, 미국 사회의 중도-좌 움직임은 속단인 것 같다.

아직은 이슈화되어 있지 않지만 곧 문제시 될 것은 국제정치일 것이다. 중국, 러시아 등이 오바마 행정부에 어떻게 반응하고 도전할 것인가? 여기에 오바마의 대응은 어떻게 할 것인가? 모두가 미지수이며, 또한 소위 불량 국가(failed state) 등인 시리아, 이란, 북한 등이 어떻게 반응할 지도 미지수이며, 북한의 경우 한국과 일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다. 이러한 조감도 아래, 나의 전공분야인 경제문제로 국한해서 문제를 볼 까 한다.

미국의 경기전망과 구제금융 논쟁

제일 우선적인 질문은 지금의 미국 경제의 상태가 얼마나 나쁘냐는 것 일 것이다. 또 일부 언론과 논객들 중에서는 현재의 상황이 1930년대 경제 대공황(Great Depression)이후 가장 나쁘며, 경기침체(Recession)에서 공황(Depression)으로까지 진행될 위험이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으며, 특히 일부 정치인들이 이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1930년대 대공황의 문제점과 현재의 문제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제기본, 인적자원과 기술, 법과 제도 등을 고려해 볼 때, 1년 내지 2년의 경기침체(Recession)를 넘어서면 활발한 경기회복(Recovery)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미국의 금융위기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클린턴(Clinton) 정부의 주택정책 부실 때문이며, 그로 인해 금융기관에 구제금융(Financial Bailout)을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구제금융(Bailout)을 통해 금융기관을 살리는 것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며, 민간산업(Private Industry)인 GM 등 디트로이트(Detroit)의 자동차 회사를 구제하는 것 또한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구제금융(Bailout)을 통해 금융기관을 살리는 것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며, 민간기업(Private Industry)인 GM 등 디트로이트(Detroit) 의 자동차 회사를 구제하는 것 또한 옳은 방향이 아니다

구제금융이 옳은지에 관해서는 정치경제의 관점에 따라서 의견이 달라지고 있으며 가장 흥미 있는 논쟁(debate)은 시카고(Chicago)대학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베커(Gary Becker)와 로스쿨 교수인 리차드 포스너(Richard Posner)판사와의 논쟁이 깊이 있게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베커는 구제금융(bailout)에 반대하며, 포스너는 찬성한다. 언론의 논조도 워싱턴 포스트, 뉴욕타임스 등은 구제금융에 찬성하는 쪽이며,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도 찬성하는 쪽이다.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프로그램, 건강보험, 교육, 에너지 등에 대한 정책이 나올 것 같다. 경기활성화 정책에 기대를 거는 사람이 많으나, 그 효과는 크지 않으며 오히려 민간산업을 구축하는 결과(crowding out)를 가져 올 수 있다.

선거 유세 때에 보여준 오바마의 보호무역주의, 중도좌파(Center-left)식의 논리에 실망한 나로서는 납득하기 힘들고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당선 후 경제팀으로 티머시 가이트너(Geithner),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등 경험 있고 실용적인 시장주의자들을 인맥보다는 능력에 따라 모으고 있는 것은 다소 신뢰가 가는 바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부족한 점과 미지수인 점을 인정하는 것은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오바마 당선의 역사적 의미

여기서 오바마의 대표적인 미국선거에서의 역사적인 의미를 누구보다도 잘 표현한 월터 윌리엄스(Walter Williams)의 글 “인종문제를 초월하여(Getting Beyond Race)”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저자인 윌리엄스 박사는 조지 메이슨(George Mason) 대학 교수이며, 칼럼니스트(Syndicated Columnist)로 활약하고 있는 우수한 경제학자이다.

1861년에 시작한 남북전쟁(Civil War)이 끝나고 한 세기 반 만에 흑인 대통령이 나오리라고는 노예인 흑인이나 노예주인 백인 누구든 기대하지 못하였을 것이며, 현재 72세인 윌리엄스 자신도 이것이 가능하리라고 믿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오바마가 제시한 미국의 비전(Vision)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윌리엄스는 인정한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은 미국 사회가 이룬 위대한 업적이며, 인류 역사에 큰 변화의 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일이다.

그러나 흑인 대통령의 선출은 미국의 역사와 미국의 사회가 성취한 금자탑 같은 업적임이 틀림없다. 이러한 상징적인 업적을 떠나서도 흑인사회는 미국 속에서 많은 발전을 하여 왔다. 미국의 흑인 인구를 하나의 독립된 국가에 비유한다면, 2005년 미국 흑인의 GDP는 6,440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세계에서 16번째로 부유한 국가에 해당한다.

미국 흑인 중에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들인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그리고 워싱턴 D.C.의 시장을 맡고 있으며, 콜린 파월(Colin Powell) 장군은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군대의 수장과 미국의 국무장관을 지냈으며, 현재 국무장관인 라이스(Rice)도 흑인여성이다. 온갖 어려움에서 불구하고, 흑인사회의 진출과 성취는 당사자들의 개인적 자질 뿐만 아니라,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미국사회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러한 성취는 가능하지 않다고 윌리엄스는 강조한다.

한편 이러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흑인사회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문제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윌리엄스가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점이 인종차별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미국사회에서 인종차별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미국 국민이 흑인을 대통령으로 선택한 사실 자체가 차별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떠나서 흑인사회의 진정한 문제점을 직면해 주었으면 한다.

윌리엄스는 흑인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흑인 출생의 70%가 합법적인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고 있다. 양측 부모가 있는 자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40%를 넘지 못한다. 이것이 흑인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이며, 인종차별과 아무 상관이 없다. 1900년대 초에는 흑인가정도 백인 가정처럼 안정된 양태를 보였다. 흑인의 교육수준과 성취도는 백인에 뒤지고 있다. 미국의 살인 사건의 50%가 흑인에 의한 것이며, 피해자의 95%가 흑인이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들은 인종차별과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무엇보다도 비극인 것은, 흑인 정치인과 인권 운동가들이 인종차별을 왜곡하여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거짓이 미국사회에서 먹혀 들어가는 이유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백인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학의 행정가, 기업가, 그리고 사회의 지도자들이, 백인에게 적용하는 기준(standard)을 변용하여 흑인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흑인 대통령이 탄생함으로써, 백인들이 그들의 죄의식을 극복하여 흑인과의 관계에서 이 이상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희망해 본다. 이러한 웅변을 토하는 윌리엄스는 공교롭게도 흑인이다.

어쨌든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은 미국 사회가 이룬 위대한 업적이며, 인류 역사에 큰 변화의 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일이다. ■

저자소개: 윤용준 교수는 미국 Northwestern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미국 조지메이슨대 Center for Study of Public Choice에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The Return to Increasing Returns(공저)', ’The Efficacy of Arbitrary Rules(공저)’ 외 다수가 있으며, 번역서로는 ‘경제적 자유와 간섭주의’ 등이 있다.

윤용준 / 조지메이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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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정권의 전방위 압박으로 중단될 것으로 보이던 북한 인권 단체들의 대북전단지(일명 ‘풍선엽서’) 살포가 다시금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객원기자는 지난 25일 통일부 앞에 있었던 자유북한운동연합의 기자회견 현장으로 찾아가 보았다.

박상학(탈북자)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와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25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로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전단지 보내기를 3개월간 중단키로 결정했지만 어제 북한의 개성관광-경의선 중단 등의 조치를 보고 계속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단 살포를 중단하려고 했던 것은 정부의 대북정책 결정에 시간적 여유를 주고, 북한의 공갈협박에 넘어가는 일부 국민들에게 그들의 숨겨진 진의를 분별할 수 있는 시간과 함께 북(北)에도 정책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북한은 우리의 선의와 진정에 무엇으로 대답했느냐”면서 “3백만 주민들을 굶겨죽이고, 탈북자들을 다시 끌어다 정치범수용소에 가두고, 국군포로·납북자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이산가족 상봉조차 부인하는 인륜배반적인 김정일 선군독재에게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어제 그들은 행동으로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북한에 대해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한 사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방 중단 △이산가족 상봉 △납북자-국군포로의 생사 확인을 위한 협상에 나설 것 등을 요구한 뒤, 이에 대한 진전이 없는 한 대북전단 살포를 계속 해 나갈 것임을 표명했다.

박상학 대표는 “거짓이 순간 진실을 가릴 수 있고, 악이 순간 선을 누를 수 있지만, 아무리 누르고 가려도 사실·진실은 거짓을 벗길 것이다. 우리는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최성용 대표도 “겨울에는 한 달에 세 번 정도 보낼 것이다. 우리는 항상 준비돼 있다”면서 “12월1일 북한 조치의 강도 등을 보고 그 다음날 준비했다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통일부 밖에서는 자유통일포럼·나라사랑실천운동 등 18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공세에 저(低)자세로 일관해온 통일부의 전향적 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대북전단은 남한 국민의 동포애를 가장 구체적으로 표현한 작은 ‘풍선엽서’에 불과하다”면서 “정부가 ‘풍선엽서’ 보내기를 중단시키고, 민주당이 ‘풍선엽서’ 금지법을 제정하는 등의 행위는 북한에 아첨하는 남한 좌익(左翼) 노예들의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대북 ‘풍선엽서’를 훼방 놓는 남한 좌익(左翼)은 북한 동포들의 인권을 말살하는 민족반역자들”이라며 “엽서 한 장의 진실도 전하지 못하게 만드는 남한 정치인·공직자·언론인·인권운동가들은 모두 독재자 김정일의 하수인으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남한의 통일부가 김정일의 충직한 노예집단이 아니라, 자유통일의 보루가 되려면 ‘풍선엽서’를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모든 단체들과 국민들은 북한 동포들에게 작은 진실의 빛이 되는 대북 ‘풍선엽서’ 보내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자유통일포럼의 정창인 대표(전 육군사관학교 교수)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지지하는 대다수 국민들은 통일부에서 남북통일기금을 이 사업에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는 UN대북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현 정부의 대북 인권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그러나 “정권은 교체됐으나 아직 통일부의 인적 청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현재 통일부에 근무하고 있는 고위 관료의 대부분은 지난 친북좌파 정권에서 출세한 사람들이다. 인적 청산 없이는 통일부의 통일 정책 정립(正立)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전단을 문제 삼는 이유는 명백하다. 북한 정권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에서 김정일을 신처럼 숭배하기 때문에 그의 정체를 폭로하는 전단에 대해 과잉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통일부가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중지시키기 위해 적용할 법규를 찾겠다는 것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일절 개의치 않겠다는 뜻”이라며 “이는 북한의 독재체제 유지에 기여하는 것이 다름없다. 통일부는 헌법에 충실한 통일부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필재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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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당선과 함께 한미FTA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객원기자는 한국경제를 위해서 하루 빨리 한미 FTA 비준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의 가두활동과 토론회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정부가 한미FTA 비준동의안 조기 처리방침을 재검토키로 한 가운데 한미FTA의 조속한 국회 비준을 촉구하는 가두활동 및 토론회가 자유진영 시민단체 주도로 열렸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FTA본부 등 8개 단체의 연대체인 ‘한미FTA비준시민연대’(이하 FTA연대)는 1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한미FTA재협상은 있을 수 없으며 한국이 먼저 국회비준을 통해 미국을 압박해야 한다”면서 FTA의 조속한 국회비준을 촉구했다.

FTA연대는 이날 가두행진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FTA 체결의 중요성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면서 우리 정부가 2004년 4월 칠레와의 FTA를 통해 대(對)칠레 수출이 4년 연평균 61%가 증가한 사실을 예로 들어 한미FTA 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체는 이어 미국 민주당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한미FTA 재협상 요구가 제기될 것이므로 국회비준을 연기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는 “우리 국회가 먼저 비준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재협상 결정을 기다리는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구체적으로 “국회비준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로 반대론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는 재협상으로 미국 측 요청사항이 협정에 반영되면, 이들은 미국의 협정 훼손 및 일방주의를 이유로 한미FTA 폐기를 주장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단체는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먼저 국회비준을 끝내고 오바마 행정부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FTA연대는 국회의 조속한 한미FTA비준을 촉구하는 바이다”라며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FTA연대 산하 단체인 바른FTA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이준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 정인교 바른FTA본부 상임대표 등의 경제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바마의 미국과 한미FTA를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 결 같이 “한미FTA의 경제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여론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협정을 체결된 만큼, 절차에 따라 국회비준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미FTA의 경제효과와 조기 비준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FTA를 비준하는 것이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막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한미FTA 체결에 따른 경제효과와 관련된 국내외 논란과 관련, “미국 측은 자국 경제에 대한 영향을 위주로, 민노당은 한미FTA로 인한 단기적 피해 등 해악에 대해, 그리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FTA의 긍정적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미국 측은 FTA의 부당성을 항변하고 민노당도 이와 비슷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이어 “한미FTA의 경제적 효과를 놓고 단순히 관세 인하 또는 철폐를 통한 직접적 무역효과만을 추정하는 건 과소평가”라며 “FTA에 따른 추가 개방으로 수입경쟁부문의 생산효율성이 향상되고 경쟁촉진·기술투자 유인 확대로 인한 생산성 제고 효과도 나타난다. 특히 경제 제도 개선과 관련, 규제 완화·비효율성 감소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가 취약한 농업 및 서비스 부문에 대해 “돼지고기·쇠고기·감귤 등의 피해가 있을 수 있지만 국내 생산기반을 와해시킬 정도로 심각하진 않을 것”이라며 “서비스 부문은 제한적으로 부담이 덜한 부문에서 개방이 이뤄졌다. 지적재산권도 향후 동남아 등지에서 지재권 보호 강화를 요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인이 FTA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제공조가 강조되고 다극화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미국 측이 한미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면서 “다만, 오바마가 미국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가능성은 있지만 클린턴도 과거 NAFTA를 반대했다가 당선 이후 입장을 바꿨다”고 말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정 교수는 “미 대선에서 불거진 재협상 요구 가능성 때문에 우리 국회가 비준하지 않다면 이는 미국의 재협상 결정을 기다리는 것과 다름없을 뿐 아니라, 재협상 시 우리 요구를 관철하기도 매우 어렵다”면서 “최선의 대안은 협정을 비준하고 미국에 동맹국으로서의 신의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도 취약 부문에 대한 보완 대책을 수립, 사회적 마찰과 대립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은 “연내에 국회가 한미FTA 비준안을 적극적으로 통과시켜야 한다. (연내 비준은) 우리 통상전략의 일관성 유지와 통상 및 경쟁력 강화 정책의 주도적이고 신속한 추진, 미국시장 선점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그러나 “오바마 당선인이 원칙적으로는 자유무역의 가치를 믿으면서도 미국 근로자의 고용증대, 공정한 노동 및 환경 정책 확산을 위한 FTA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향후) 미국의 대외통상정책은 소득양극화와 제조업 일자리 상실 등 현재 미국이 당면한 과제들을 해소하고 미국 근로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팀장은 재협상이 이뤄질 경우 우리 측의 이익이 증대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미 신행정부와 의회는 기존의 자유무역에서 공정한 자유무역으로 노동 및 환경의 무역협정반영을 강화한 새로운 형태의 국제무역협정 틀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공정한 자유무역을 내세우면 의회의 보호무역적 성향이 정책에 두드러지게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분쟁이나 마찰 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팀장은 이어 “한미FTA는 신(新)통상정책을 반영한 공정한 자유무역협정에 합치되는 협정문이고, 자동차 협정문 또한 협상기간동안 제시된 양측의 우려를 충분히 반영한 것임을 강조해야 한다”면서 “특히 자동차 재협상을 막기 위해 한미 양국은 사전에 노력을 기울이여 하고, 요청이 있을 시라도 FTA외(外)에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또 “한미FTA의 국회비준은 우리 통상 전략의 일관성 유지, 통상정책의 주도적 추진, 경쟁력 강화 정책 신속 추진 등으로 대미통상정책의 레버리지를 확보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미FTA는 현재 추진 중인 여타 FTA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시장 확대, 외국인 투자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고 조기 비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준규(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정인교(바른FTA 상임대표)를 비롯, 이 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사무총장, 정재화 국제무역연구원 통상연구실장, 강인수 숙명연대 경제학부 교수,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필재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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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종합부동산세법 위헌소송에서 세대별 합산과세와 1주택 장기보유자 과세에 대해 위헌 및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부부합산 과세에 대해서는 “독신자나 사실혼 관계 등에 비해 불리하게 차별하여 취급하고 있다.”라며 위헌결정을 내렸다.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부과에 대해서도 “무차별적 고율 누진세는 과도한 재산권 제한”이라고 헌법 불합치 판결했다. 자유기업원은 헌재의 판결을 환영하며, 정치권과 정부는 잘못된 세금을 입법하고 집행하여 국민에게 피해를 안긴 것에 반성하고 사과하여야 함을 지적한다. 또한 정치권은 헌재 판결의 의미를 존중하여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고, 부동산세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에 나서기를 바란다.

헌법재판소가 정책의 목표 등 다른 사안에 대해 헌법에 위배하는 것이 아니라고 판결하였지만, 이것이 헌법에 위배하지 않았다는 뜻이지 바람직한 세금이라는 뜻이 아니다. 이미 세금징수의 핵심 내용이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결한 이상, 종합부동산세는 그 실질적인 존재의 의미를 상실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종부세는 이름만 남은 유명무실한 조세제도가 되었다면, 정부와 국회는 종부세를 폐지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다.

종부세는 부동산 가격 안정이라는 이름하에 소수에 대해 징벌적으로 부과하는 부유세적 세금이다. 또한 세금징수의 보편성에 배치되는 세금이며, 재산세가 갖는 지방세적 성격을 정면으로 거스른다. 이러한 잘못된 세금을 정부와 국회가 폐지하지 않고 일부 개정하려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다.

더구나, 정부가 헌재 판결 이전에 발표된 11.3 대책에 포함된 종부세 개편안에서 크게 후퇴하려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정부와 여당이 종부세 과세기준을 지난 11.3 대책에서 밝힌 9억원으로 상향조정하려던 것을 다시 6억원으로 내리려는 것은 우려스럽다. 이는 헌재의 판결을 거스르는 일이다. 헌재의 판결은 불합리한 차별을 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원헌 결정을 내린 것이지, 공동소유나 분리소유를 유도하는 정책을 권장한 것이 아니다.

종합부동산세는 시작부터가 정치적 목적이 뚜렷한 반시장적인 세금이었고, 헌재에 의해 위헌판정을 받은 이상,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는 세금인 만큼 하루 속히 폐지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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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횡령의혹과 관련,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하던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6일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며 조직쇄신을 약속했다. 검찰수사과정에서 보인 그들의 공금유용행태는 그 어떤 오염보다도 심각했다. 객원기자는 그간의 행적을 살피며, 환경련이 환경운동이라는 미명하에 기득권을 지키는 곳이었을 뿐이라고 정리한다.

'환경'이라는 간판으로 국보법 폐지, 군(軍)부대 건설 및 이전 반대, 한반도 대운하 반대, 광우병 쇠고기수입 반대 등의 활동을 해온 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련)이 11월 '내부 비리'라는 사실로 몸살을 알고 있다.

최근 구속된 환경련 전 기획부장 김모(33) 씨는 억대의 공금을 횡령해 애인의 생활비를 대주고 자동차를 사는 등 환경련은 도덕적으로 심각한 해이 양상을 보인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김광준 부장검사)의 수사에 따르면 2004년 8~10월 실제 공연되지 않는 ‘어린이 산림교육 뮤지컬’ 비용으로 쓰겠다며 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1억8천만원의 돈을 타내어 이 중 7천800만원은 당시 애인의 빚을 갚는 한편 나머지 1억200만원은 환경련 직원들의 월급을 주는 데 썼다고 밝혔다.

또 2005년에는 ‘어린이 환경 영상 음악극’을 하겠다며 산림조합중앙회에서 다시 6천200만원을 받아낸 뒤 돈을 빼돌리기 위해 이 음악극 공연을 맡은 극단에 7천800만원을 보낸 다음 3천400만원을 되돌려 받았다. 그나마 이렇게 만든 돈 중 1천300만원은 환경련 직원들의 월급을 주는 데 썼으나 나머지 2천100만원은 자신의 자동차를 사거나 애인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2년간 돈을 빼돌려도 아무렇지 않자, 2006년 3월부터 태안 기름유출 후원금 등이 입금된 환경련 계좌에서 수십만∼수백만원씩 빼내는 등 최근까지 무려 136차례에 걸쳐 1억900만원을 횡령해 새로 사귄 애인 B 씨의 생활비 등으로 썼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환경련 측이 김 씨가 수시로 자기 계좌 또는 애인의 계좌로 돈을 빼내는 것까지는 몰랐더라도 용도가 지정된 후원금을 빼돌려 상근자들의 급여로 준 것은 미리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김 씨의 상급자도 책임이 없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의 발표에 따른 특단의 조치

이번 비리 사건이 검찰에 의해 밝혀지자 환경련은 6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현직 활동가들의 공금 유용 사건에 대해 사죄하며 중앙사무처 직원 중 부장급 이상 간부 15명이 추가로 사직을 결의했다고 전했다. 또, 조직 쇄신을 위해 5일 구성된 특별대책회의는 이시재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가 의장을 맡고 외부 전문가와 시민단체 회원 등 13명으로 구성, 홈페이지에 "특별대책회의 출범"이라는 사과문을 내걸고 특단의 조치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한다고 한다.

지속적인 횡령

올해 2월 28일 조선일보에 ‘환경운동연합 간부 2명 보조금 횡령 의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의혹이 제기 되었을 때, 환경연합은 보도 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 말부터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다음 주 중으로 조사를 마무리해 관련 활동가들의 징계여부 및 징계수준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밝히며, "6,600여만원이 사업담당자 개인계좌에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지난해 말 반납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 "조사한 계좌에서 사업비 지출은 확인되었지만, 개인용도로 사용한 흔적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다 투명한 회계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3월 13일 환경련 내부 조사위의 징계 결과 발표에 따르면 "(6,600만원은) 조사 결과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기업의 사회공헌사업과 정부기관들의 공모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환경연합 내외의 참여자들에게 저작권료, 원고료, 강사료, 조사비 등으로 지급되었던 금액을 다시 활동기금으로 기부 받은 금액인 것"이라고 밝힌며, "조사 계좌로부터 사업 용도의 지출내역이 확인되었고 개인적인 목적을 위한 지출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을 일부 언론에서 우려했던 바와 같은 공금 횡령으로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했다.

정부의 환경련 발목잡기?

이후 9월 8일 검찰의 압수 수색과 관련하여 환경련은 "최근 환경연합 압수수색과 관련해 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글을 통해 "자체 내부 조사가 진행되어 상당한 액수의 공금을 해당 실무자의 계좌에 관리중인 사실을 밝혀내었으며, △해당금액을 전부환수 조치 △ 해당 실무자 중징계"등을 취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비밀리에 내사를 하였으며, 압수수색까지 단행하였다."며, "이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과 갯벌 매립 등 정부의 각종 환경파괴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던 저희의 활동에 흠집을 내기위한 의도"라고 비판하기도 하였다.

지속적인 공금횡령, 후원금은 눈. 먼. 돈?

이후 검찰에 의해 습지센터 K 국장의 6,600만원과 다른 기획운영국 김모부장의 약 3억원의 횡령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지속적인 횡령 사실과 관련 환경련은 "최근의 사태는 부실한 회계 시스템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개발 일변도의 정부 정책과 개발을 앞세운 자본의 힘에 맞서 싸우는데 치중한 나머지 환경운동가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져야 할 공인으로서의 가치와 책임감을 추구하는 일에 소홀히 하였다는 점"을 들며, 이 모든 것은 당연히 개인의 잘못도 있지만 큰 잘못은 국가의 개발 일변도 정책에 있음을 발표한다.

이는 공금을 횡령하고 사문서를 위조한 것은 개인의 잘못이지만 '환경운동연합의 회계 시스템의 문제'는 개발 일변도의 정부정책과 자본의 힘에 대해 훼방을 놓으러 다니느라 회계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지난 3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다 투명한 회계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했으나, 여전히 털면 털수록 나오는 먼지처럼 계속 터지고 있고, 이 모든 것은 정부와 자본의 잘못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자본과 맞서 싸우는 후원금, 자본에 물든 진보진영

"개발 일변도의 정부 정책과 개발을 앞세운 자본의 힘에 맞서 싸우는데 치중한 나머지.."라는 환경련의 변명에 따르면, 지금도 정부의 정책에 딴지를 거는 많은 좌파시민단체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니 이번 환경련의 비리는 아주 도마뱀의 꼬리에 해당 될 수도 있다.

여전히 밝혀 지지 않은 진실 속에 많은 비리가 이루어지고 그것이 '자본의 힘에 맞서 싸우는 활동비'라는 변명으로 합리화 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김경욱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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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업정서, 반시장경제 주장을 하는 좌파 시민단체들은 다른 한편에서 기업들에게 후원금과 해외연수지원을 받고 있다. 객원기자는 시민단체들의 이중적 행태가 드러나는 사례들을 취재하며 반기업성향의 시민단체들에게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기업들한테 큰 독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좌파(左派)는 일반적으로 목적 달성을 위한 투쟁 수단으로 도덕·정의·애국·양심 등의 가치를 독점하며 반대세력의 약점을 잡아 정치권력을 획득해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부(富)에 대한 절대적 적대감과 위계질서에 대한 절대적 부정을 전제로 하는 좌파사상은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속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이중적이고 위선적일 수밖에 없다.

좌파가 이중적이라는 실례는 멀리 찾을 것도 없다. ‘좌파처럼 말하고 우파처럼 사는’(Talk Left but Act Right) ‘자본주의형 좌파’들이 여전히 정치·사회·경제·문화계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행태만 나열해도 Never Ending Story가 될 것이다.

일례로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출신의 정연주 전 KBS 사장은 두 아들이 미국 국적을 선택해 병역을 면제 받았다. 정 전 사장은 2002년 대선 때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손자의 미국 국적 문제를 강하게 비판한 인사다.

좌(左)로 말하고 우(右)로 사는 ‘자본주의형 좌파’

‘6.25전쟁은 북한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라고 주장을 해온 강정구의 경우 장남이 미국 법률회사에 취업하고 차남은 주한미군 배속 카투사(KATUSA)로 군 복무를 마쳤다. 강 씨 역시 미국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그의 부인 노재열 씨도 미국 유학파 출신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주도한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그의 부인이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미국에서 5년간 유학한 적이 있다.

한 씨와 함께 2002년 여중생 범대위 공동대표로 활동했고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등에도 나선 극좌(極左)인사 홍근수(목사)는 미국에서 목사로 활동하다 1987년 귀국했고, 그의 자녀들은 미국에서 유학한 뒤 일부 시민권을 얻어 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으로는 미국을 증오하면서 미국을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여기는 ‘붉은 인생’들의 기업에 대한 태도 역시 이중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기업을 잡아먹을 듯이 증오하면서 기업의 뒷조사를 하고 기업을 괴롭히고 돈을 뜯어내며 사회적으로 반(反)기업 정서를 확산시킨다.

사회정의가 자신들만의 소유인 것처럼 착각하는 좌파단체 및 인사들의 행적을 들여다보면 공식-비공식 루트를 통해 기업으로부터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혜택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김용태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노무현 정부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취업 현황·월 급여’를 공개하며 좌파시민 활동가와 시민단체들의 이중성을 맹비난한 바 있다.

자료에 따르면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기아차 사외이사(2007년 11월~2011년 3월)로 연봉 4천200만원과 이사회 출석시 거마비(월1회 참석시 30만원) ▲현대산업개발 사외이사(2007년 3월~2010년 3월) 월 470만 원 등 월평균 850만원을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선적 좌파단체, 반(反)기업 정서 확산의 원흉

참여연대 창립멤버인 박원순 변호사는 ▲포스코 사외이사(2007년 2월~2010년 2월)로 월 400만원 ▲웅진 비상임이사(2008년 3월~2009년 3월)로 이사회 출석시 거마비 30만원 ▲풀무원홀딩스 비상임이사(2006년 3월~2009년 3월)를 맡으며, 연봉 2천만 원과 이사회 출석시 거마비 30만 원 등 월 평균 626만원을 수령하고 있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권 고위공직자들의 사외이사 월급 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자료에 따르면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의 경우 현대기아차그룹 인재개발원장(2008년1월~2010년1월)에 재취업, 연봉 3억5천만 원과 차량제공·판공비가 별도로 제공되고 있었다.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경우 예금보험공사 비상임 이사(2007년 9월~2009년 8월)에 재직하며 월 300만원과 이사회 출석시 거마비 30만원을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김정관 전 노무현 대선후보 인천 경선팀장은 주택공사 촉탁2급(2004년 3월~현재)을 맡아오며 연봉 6천400만원을 받고 있고,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역시 두산중공업 사이외사(2007년3월~2009년3월)를 맡으며 월 400만원을 수령하고 있었다.

한편, SK그룹의 경우 지난해 8월 참여연대 사무실 이전 당시 이전비용으로 2천만 원을 지원했으며, 두산그룹은 91년 두산전자 구미공장 ‘페놀오염’ 사고 이후 환경단체 요구에 따라 환경연합·환경재단 등에 500만원~1천만 원씩 부정기적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기업 스스로 좌파단체와의 공생을 선택한 대표적 케이스다.

롯데그룹의 경우 환경콘서트 후원금 2천만 원(2007년6월)을 비롯, 각종 명분으로 환경재단에만 2005년~2008년간 17회에 걸쳐 총1억6천3백만 원을 지원했다.

세계일류 기업의 좌파운동가 해외연수 지원사례

이외에도 ▲한전의 환경재단·아름다운재단 지원 ▲마사회의 환경운동연합·녹색소비자연대 등에 최근 5년간 8억8천900만원 기부 ▲석유공사의 반(反)부패국민연대·여성환경연대 등의 지원금 ▲토지공사의 희망제작소 추진 구조 변경 캠페인에 2천200만원 지원 ▲가스공사의 환경재단 영화제에 1억 원 지원, 에너지시민연대에 7천만 원 지원, 환경운동연합에 6천만 원 지원 등 좌파 단체들에 대한 기업의 재정 지원이 도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일류 철강기업 포스코(POSCO)가 만든 공익재단인 ‘포스코청암재단’(이사장 박태준)의 경우 지난 3년 동안 30여명의 좌파단체 운동가에게 해외 연수비용(연수자 본인들에게 3만 달러, 해당 학교에 1인당 매년 1만 달러씩 지출)을 제공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 이사장인 박태준 씨는 2001년 아현동 집을 팔아 참여연대를 조직한 박원순 변호사가 이끄는 ‘아름다운재단’에 10억 원을 기부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포스코청암재단의 해외연수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된 인사들의 소속단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한국여성민우회’,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참여했던 단체들이 상당 수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미국의 스탠포드대, 컬럼비아대, 조지워싱턴대, 캐나다의 브리티쉬컬럼비아대 등 5곳에서 연수했다.

이 가운데 참여연대의 경우 좌파단체들과 연계해 ‘국보법폐지국민연대’를 비롯, 2004년 ‘탄핵무효부패정치청산을위한범국민운동’,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2005년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 2006년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 등 각종 범대위에 참여해왔다.

아시아 최대 시민단체로 알려진 환경운동연합의 경우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한미FTA반대범국본’의 직접적인 연계조직으로 그동안 재야에서 국보법폐지국민연대, 평택미군기지범대위, 여중생범대위 등에 참여해왔으며, 2004년 보안법폐지를 위한 필사적 투쟁에 앞장서기도 했다. 특히 ‘환경보호’를 내세워 국군·주한미군을 압박하는 행동을 해온 것으로 악명이 높다.

기업의 좌파단체 지원, 자해(自害)행위나 다름없어

이처럼 재단의 해외연수 프로그램 대상이 좌파단체에 집중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단 측은 “국내 시민단체들에 서구의 선진화된 시민단체 활동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원을 해오고 있다”면서 “자체적인 선발기준 아래 면접 등을 통해 선발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은 자유시장주의의 가치를 지켜내고 확산시키는 첨병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반(反)기업 정서를 조장하는 좌파단체·운동가들에게 활동비를 제공하는 것은 자해(自害)나 다름없다.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 반시장·반기업적 표현이 많다고 시정을 요구하면서 좌파 이념을 퍼뜨리는 운동가들에게 활동비를 보태 주는 것은 모순(矛盾)된 행동이다. 기업들의 근시안이 교정되지 않으면 가장 큰 피해자는 기업 자신들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필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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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하자, 경제적 자유주의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시장보다는 정부가 엄격히 규제하는 시스템이 더 낫다며 정부간섭을 촉구하고 있다. 그로 인해 나라마다 정부 몫이 늘어나고 시장의 몫은 눈에 띠게 줄어들고 있으며, 정부의 시장에 대한 간섭과 규제도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자유를 위축시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자본주의의 대안은 모두 자본주의보다 못하다. 청사진으로는 아무리 그럴 듯해도, 실제로 시행되면, 그런 대안들은 모두 정치적 압제/문화적 통제와 정체․경제적 빈곤을 낳는다.

갑작스럽게 닥친 이번 금융위기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이 드러나자, 경제적 자유주의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목소리들이 거세졌다.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되도록 삼가는 미국형 경제 체제가 문제를 드러냈다는 진단은 온건한 편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정부가 엄격하게 규제하는 유럽 대륙의 경제 체제가 낫다는 의견을 스스럼없이 밝혔다. 심지어 자본주의가 위기를 맞았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번 위기의 원인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런 진단들이 별다른 근거를 지니지 못했음이 드러난다. 그것들이 말해주는 것은 경제적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해 반감을 지닌 사람들이 무척 많다는 사실뿐이다.

복합적 요인에 의해 만들어진 위기

이번 위기처럼 큰 사건은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만들어진다. 두드러진 요인들은 미국 금융 기업들의 무리한 경영과 미국 정부의 거시경제적 실책이다. 이 둘이 결합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나왔다. 일차적 책임은 물론 ‘월 스트리트’로 불리는 미국 금융 기업들에게 돌아간다. 은행업은 예금주들의 단기 자금들을 모아 개인들과 기업들에 장기 대출하는 영업이다. 따라서 은행업은 본질적으로 불안한 영업 방식이고, 은행들은 늘 유동성에 마음을 써야 한다. 미국 금융 기업들은 거의 다 시장이 늘 유동적이라는 가정 아래서 행동했다. 이것은 아주 위험한 오류다. 이미 수많은 공황들이 보여주었듯이, 한번 두려움이 퍼지면, 아무도 위험을 지지 않으려 해서, 유동성이 문득 사라진다.

근년에 오래 지속된 호황 속에서 위험한 투자들이 큰 보상을 받았다. 자연히, 모든 금융 기업들이 다투어 위험한 투자에 몰두했다. 파생 금융은 거래소도 없는 데, 모두 파생 금융 상품들을 팔고 사는 데 여념이 없었고, 몇 해 동안에 세계 경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파생 금융 상품들을 안게 되었다.

다른 편으로는, 미국 금융 기업들의 그런 위험한 행태를 부른 거시경제적 상황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중앙은행은 경기를 떠받치려고 금리를 너무 낮게 유지했다. 금리가 낮아 자금이 싸니, 미국 시민들은 빚을 얻어 소비를 늘리고 집을 많이 샀다. 거품이 꺼지자, 집을 담보로 잡고 자금을 빌려준 은행들이 큰 손실을 보았다. 그래서 자금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어 이번 위기가 나왔다.

경기가 좋을 때, 경제가 무리한다고 경기를 낮추는 정책을 쓰면, 거센 비난을 받는다. … 경기가 자연적으로 낮아져도, 경기를 되살리라는 압력을 받아 거의 언제나 금리를 낮추게 된다. 그래서 작은 몸살들로 끝났을 일이 이번처럼 큰 몸살이 된다.

이런 상황은 미국에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부동산 거품은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 나왔고, 지금 우리가 걱정하는 것도 바로 그런 거품의 존재다. 이렇게 보면, 지금 세계 경제는 그 동안 무리한 까닭에 ‘몸살’을 앓는 셈이다. 자금이 워낙 싸니, 많은 사람들이 무리하게 빚을 내서 소비하고 집을 샀다. 그런 무리가 이번 몸살을 부른 것이다. 몸살은 괴롭지만 실은 더 큰 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만일 몸살이 나지 않으면, 우리는 무리를 하는 줄 모르는 채 계속 무리를 하게 되어 더 큰 병에 걸리거나 급사한다.

이번 몸살은 실은 너무 늦게 왔다.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세계 경제가 무리를 해서 거품이 끼었다는 신호가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중앙은행은 그런 신호를 무시했다.

정치적 요인이 더 큰 위기 불러

여기서 주목할 점은 중앙은행도 정치적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중앙은행 총재는 현인으로 존경을 받지만, 그도 비난은 피하고 인기는 높일 길을 고른다. 경기가 좋을 때, 경제가 무리한다고 경기를 낮추는 정책을 쓰면, 그는 거센 비난을 받는다. 특히, 자신의 치적에 마음을 쓰는 대통령이 경기를 일부러 식히는 정책에 순순히 따를 리 없다. 경기가 자연적으로 낮아져도, 경기를 되살리라는 압력을 받아 거의 언제나 금리를 낮추게 된다. 그래서 작은 몸살들로 끝났을 일이 이번처럼 큰 몸살이 된다.

 

정치적 논리는 경기에 대한 비대칭적 대응으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자산 거품이 주로 주택 시장에서 일었다는 사정은 통제를 무척 어렵게 했다. 모든 정권들은 가난한 사람들도 자기 집을 갖도록 하겠다는 정책을 추구한다. 미국도 물론 예외가 아니어서, 역대 정권들이 가난한 사람들이 집을 마련하도록 여러 혜택들을 제공했다. 이런 정책 덕분에 비우량주택담보대출(subprime mortgage)이 늘어났다. 설령 누가 비우량 대출이 급증하는 상황의 위험을 경고하더라도, 그런 경고는 이내 "그러면 가난한 사람은 돈도 빌릴 수 없다는 얘기냐?"는 반론에 부딪칠 터이다. 그런 반론이 지닌 정치적 무게는 물론 압도적이어서, 누구도 그 문제를 거론하지 못한다.

사회적 자유엔 큰 제약이 있다. 한 개인에게 허여된 자유는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해치지 않아야 하므로, 개인들이 실제로 누리는 자유는 큰 제약을 받는다. 당연히, 자유 시장은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 시장에 참여한 개인들은 갖가지 법들과 관행들과 기구들이 미리 정해놓은 상당히 좁은 경기장에서 활동하게 된다.
너무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은 미국의 금융 시장도 촘촘히 짜인 규칙들 아래서 움직여 왔다. 이번 파국은 규칙들이 덜 촘촘해서 나온 부분도 있지만, 애초에 규칙들이 잘못 설계된 데서 나온 부분도 작지 않다. 그나마 미국 정부는 그 규칙들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 특히, 미국의 증권 시장을 직접 감독하는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그래서 실제로 감독다운 감독이 없었다.

새로운 위험관리체계 마련돼야

이번 위기가 급한 대로 수습되면, 제도의 개혁이 따를 것이다. 위험 관리가 허술함이 드러났으므로, 새로운 위험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긴요하다. 이 과제는 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먼저, 중앙은행의 정책이 품은 내재적 편향이 근본적 원인이었으므로, 이 위험을 관리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불행하게도, 이 일은 무척 어려워서, 가까운 장래에 시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음엔, 파생 금융 상품의 위험을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기업의 차원에선 최고경영자가 파생 금융 상품들로 기업이 지는 위험을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 불행하게도, 그런 위험을 제대로 아는 최고경영자는 너무 드물다는 것이 드러났다. 아주 어려운 수학을 써서 마련된 파생 금융 상품들의 위험을 모른 채, 그저 수익이 많아지니, 그대로 둔 것이었다.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 정부의 시장에 대한 개입이 진화의 과정을 근본적 수준에서 방해한다는 사실이다. 진화의 과정은 적응에 실패한 종들과 특질들의 사라짐을 통해서 진행된다. 급한 김에 실패해서 도산하게 된 기업들을 살리면, 궁극적으로 시장의 건강과 진화를 해치게 된다.

금융 시장의 차원에서도 파생 금융의 위험을 관리하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체계가 어떤 모습을 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모두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막상 파생 금융을 규제하는 방안을 생각하면, 뚜렷한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도 그런 방안은 많은 시행착오 과정을 통해서 진화할 것이다.

확실한 것은 시장이 계속 진화하리라는 사실이다. 이번 위기를 결정적으로 키운 파생금융 상품들도 새로운 환경에서 나온 혁신이었다. 앞으로도 빠르게 바뀌는 환경에 대응해서 새로운 금융 기법들이 나올 것이다. 혁신들의 출현, 시장에서의 선택, 그리고 성공한 혁신들의 확산이라는 진화의 과정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크게 보면, 이번 금융 위기 자체도 시장이 진화하는 과정의 작은 부분일 따름이다. 이미 금융 시장의 구조는 크게 바뀌었고, 그렇게 바뀐 구조 자체가 적응을 통해서 얻어진 소중한 지식이다.

여기서 우리가 상기해야 할 점은 새로운 금융 기법들이 규제가 없는, 완전히 자유로운 시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부의 규제가 나오면, 기업들은 그 규제에 반응해서 새로운 기법들을 생각해낸다. 앞으로도 기업들은 새로운 규제에 적응해서 새로운 기법들을 창안해낼 것이다. 환경이 늘 바뀌고 기업들이 규제에 반응해서 행동하는 터에, 완벽한 규제를 추구하는 것은 어리석다. 우리는 미국 주택 금융 시장이 미국 정부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패니 메이(Fannie Mae)’와 ‘프레디 맥(Freddie Mac)’에 의해 주도되고 미국 정부의 주택 정책에 의해 인도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 정부의 시장에 대한 개입이 진화의 과정을 근본적 수준에서 방해한다는 사실이다. 진화의 과정은 적응에 실패한 종들과 특질들의 사라짐을 통해서 진행된다. 급한 김에 실패해서 도산하게 될 기업들을 살리면, 궁극적으로 시장의 건강과 진화를 해치게 된다.

경제적 자유를 위축해서는 안된다

지금 정치적 상황은 경제적 자유의 위축을 부를 수밖에 없다. 이번 금융 위기를 시장의 잘못으로 돌리는 여론이 워낙 거세므로, 경제적 자유주의에 대한 반동은 무척 클 것이다. 나라마다 정부의 몫이 늘어나고 시장의 몫은 눈에 뜨이게 줄어들 것이다. 정부의 시장에 대한 간섭과 규제도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움직임이 정당한 것은 아니다. 자유주의의 적들은 시장의 자율보다는 정부의 간섭을 권장한다. 언뜻 보면, 지금 상황은 그들의 주장을 떠받치는 것처럼 보인다. 찬찬히 살피면, 그러나 그들의 주장들이 허약한 바탕을 지녔음이 드러난다.

금융 위기는 시장이 너무 많은 자유를 누려서 나온 것이 아니라 주로 정부의 잘못에서 비롯했다. … 따라서 경제 발전에 크게 공헌한 자유 시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은 어리석다.

정부가 위기를 맞은 금융 기업들에 자금을 대서 살리는 조치는 물론 시장 경제에선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 조치가 부를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도 큰 문제다. 그러나 지금은 정상적 상황이 아니고, 사회가 치를 손실을 줄이려면, 정부가 나서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실은 어느 나라에서나 중앙은행은 늘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의 기능을 수행했고 경제적 위기가 나올 때마다 중앙은행이 신용을 제공했다. 따라서 이번에 여러 나라들의 정부가 시장을 구원한 것이 시장 경제의 원리를 깨뜨린 것은 아니다. 경제적 자유주의가 무정부주의를 지향했던 적은 없다.

경제적 자유주의를 적극적으로 추구했고 현대적 민영화가 처음 시작된 영국이 은행 산업의 대부분을 국유화한 조치는 당연히 충격적이었다. 다른 나라들이 영국의 조치를 따르기로 결정한 것은 경제적 자유주의의 핵심까지 흔들리도록 만들었다. 그래도 이런 조치가 사회주의로의 이행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 은행 산업의 국유화는 금융 위기에 대처하는 조치로 이루어졌지 국유화 자체를 목표로 삼은 것이 아니다. 은행들을 국가가 계속 소유하겠다는 얘기도 아니다. 국가가 소유한 은행들은 되도록 빨리 그리고 높은 값을 받고 팔아서 납세자들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이미 합의가 이루어졌다.

위에서 살핀 것처럼, 이번 금융 위기는 시장이 너무 많은 자유를 누려서 나온 것이 아니라 주로 정부의 잘못에서 비롯했다. 규제가 적어서가 아니라, 규제가 잘못 설계되었거나 감독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나왔다. 따라서 경제 발전에 크게 공헌한 자유 시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은 어리석다. 미국형 시장 경제가 몰락했다는 얘기는 피상적 관찰에서 나온 잘못된 진단이다. 1980년대에 미국에서 규제 철폐(deregulation)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뒤, 세계는 크게 발전했고 번영을 누렸다. 많은 사회들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났고 그들 가운데 적지 않은 이들이 정치적 자유와 문화적 풍요를 아울러 누렸다. 이번 금융 위기를 부른 책임의 큰 부분을 미국형 시장 경제에 돌리는 일의 부당함을 떠나서, 이번 금융 위기로 입은 손실은 그렇게 거대한 공헌에 비기면 결코 크다 할 수 없다.

자본주의의 대안은 모두 자본주의보다 못하다

자본주의가 위기를 맞았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간단히 말하면, 자본주의는 재산을 그것을 모은 사람이 갖는 제도다. 그래서 인성에 맞고 자연스럽다. 인위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뜻에서, 그것은 ‘선택하지 않아도 나오는 상태(default state)’다. 따라서 사회주의와 같은 대안적 체제들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나오고, 자연히 비효율적이다.

70년 동안 이어진 공산주의 실험이 가리킨 것처럼, 자본주의의 대안은 모두 자본주의보다 못하다. 청사진으로는 아무리 그럴 듯해도, 실제로 시행되면, 그런 대안들은 모두 정치적 압제․문화적 통제와 정체․경제적 빈곤을 낳는다. 반면 자본주의가 제대로 시행된 현대 사회들에서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풍요를 누렸다. 사람들이 때로 그 사실을 잊어버리지만, 그들은 궁극적으로 자본주의의 뛰어남을 깨닫게 된다.

지금 경제적 자유주의는 반대파의 거센 비난과 공격에 밀리고 있다. 1990년대 초엽에 공산주의가 무너진 뒤 처음으로 자유주의의 적들이 기세를 올리는 터라, 이념적 전선에서 이번 싸움이 지닌 중요성은 크다. 그래서 2008년 10월 18일자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사설에서 강조한 것처럼, "자본주의는 궁지로 몰렸지만, 자본주의를 믿는 사람들은 자본주의를 위해서 싸워야 한다. (Capitalism is at bay, but those who believe in it must fight for it.)" ■

저자소개: 복거일 소설가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소설가, 경제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비명을 찾아서’. ‘진단과 처방’, ‘이념의 힘’ 외 다수가 있다.

복거일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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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28일 청와대 입구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금융위기의 근원은 정책당국의 위기대처 능력에 대한 시장의 불신 때문”이라며 “신뢰회복을 통한 위기극복을 위해 강만수 경제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 경제팀의 문제점으로 ▲부동산 거품을 더 키우는 과도한 건설사 지원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성장위주의 경제정책 ▲금융위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 무시 등을 지적하며 “현 경제팀이 뒷북치기로 불신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구체적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 국채의 부도위험지수가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훨씬 높다는 사실은 우리 내부에 더 큰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우리경제의 기초체력에 비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과도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은 결국 강만수 장관을 비롯한 현 경제팀의 정책실패 탓”이라고 말했다.

단체는 이어 “현 경제팀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등으로 국제경제가 패닉 상황으로 치달을 때 전문가들과 외신들의 국내 금융위기 경고를 괴담 수준으로 치부했다. 외신들이 천문학적인 단기외채, 부동산거품 파열에 따른 금융부실 위험을 지적하자 근원을 제거하려는 대책 마련보다는 악의적 보도라며 반박하기에 급급했다”면서 정부의 무사안일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내은행 등이 달러·원화 등의 유동성 위기에 빠지고, 국제신용평가 기관들이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낮추며 국가신용등급 하향까지 경고하자 정부는 시중은행의 외채 지급보증·은행채 매입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면서 현 경제팀의 뒷북치기를 질타했다.

이와 함께 “또한 부동산 거품이 꺼지려 하자 근본적인 구조조정 노력보다는 거품을 더욱 키우도록 하여 그렇지 않아도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은행들에게 건설사와 가계에 신규대출을 해주라는 임기응변식 정책을 내놓았다”면서 정부의 모순된 부동산대책에 문제를 제기했다.

경실련은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은 특단의 조치로 강만수 경제팀을 교체하고 썩은 부위를 과감히 도려내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현 경제팀에 대한 즉각적인 경질을 촉구했다.

새로 구성될 내각과 관련, 경실련은 “시장에서 신뢰받을 수 있는 초당적이면서 위기관리 능력이 검증된 경제전문가들로 새로이 거국적 비상경제 내각을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와 여당의 감세 추진 드라이브와 관련해서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정부의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극심한 고용부진에 대비해야 하며, 필요할지 모를 공적 자금을 비축해야 하며,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공적자금 조성’ 필요성까지 경고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민노총 산하 산별조직인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사무금융연맹)은 지난 24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21일간 강만수 장관 퇴진을 위한 국회 앞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무금융연맹은 현재 ‘강만수 장관 퇴진’을 위한 서명 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민노당을 비롯한 좌파 정당을 비롯, 보수성향의 자유선진당 등 야당도 강만수 경제팀 교체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한나라당 내에서도 강 장관 교체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헌재 같은 분을 기용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후임 인선까지 언급하는 뉘앙스의 발언도 했다.

현 정부의 경제팀에 대한 불신이 이처럼 장관 퇴진론까지 이어지는 이유는 현 경제 위기 속에서 한국이 주가나 환율 면에서 유독 더 흔들리는 원인을 ‘정부에 대한 시장의 신뢰 부족’으로 보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즉 현 정부 경제팀이 시장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오히려 끌려 다닌다는 지적이 경제팀의 수장인 강 장관을 향한 화살로 날아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서는 ‘억울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 장관이 의욕이 앞서다보니 다소 흥분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다들 왜 그렇게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씹어대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은행들의 거래를 나라가 보증해주자고 했거나,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자고 했으면 국회나 한국은행이 O. K. 했겠느냐”면서 “한국의 정서나 상황이 한발 앞선 선제 대응을 어렵게 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지금 경제팀을 바꾸자는 주장들을 보면 사람만 바꾸지 기존 정책의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이라며 “그것은 효과가 없는 이야기다. 정책기조를 유지하며 사람만 바꿀 경우 결국 시간낭비가 된다”고 말했다.

차 대변인은 “지금 경제수장은 외국에서 외환조달을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중이며, 발표 한 달 전부터 각종 대책에 대한 것도 열심히 조율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아왔다”는 등의 발언도 있었다고 언급, 당 지도부가 강 장관을 교체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도 “요즘 간혹 연말개각이니 경제사령탑을 교체해야 된다느니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지금은 불이 나고 있는데, 불이 붙고 있는데 불부터 꺼야지 책임론을 들고 나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면서 강 장관 경질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이헌재 카드’에 대해서도 “특정인물까지 거론하며 경제수장을 교체하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 거론되는 특정인물은 관치금융의 연금술사다. 지금 규제철폐가 관건인데 그런 사람까지 거론하며 경제수장을 교체하자는 얘기는 어불성설”이라며 일침을 놓았다.●

김필재 / 객원기자 (spooner1@hanmail.net)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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