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MBC에 사망선고를 내린 까닭은?
시민단체 “MBC등 공영방송에 '경쟁원리’ 도입해야”
특정 정치세력에 장악돼 홍위병 노릇한 MBC는 퇴출돼야
공영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방송시장에 '경쟁원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MBC방송허가 취소운동이 본격화 되고 있다.
국민행동본부·국가쇄신연합 등 10여개 시민단체들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MBC방송허가취소 범(汎)국민운동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재산인 공중파를 사물화(私物化)해 '공공의 적’인 된 MBC를 겨냥, 방송허가 취소운동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MBC는 기득권과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 온갖 왜곡·조작·선동을 일삼고 있으며, 특히 방송법이 규정한 민주적 기본질서 존중·국민통합·갈등조장 금지의 의무를 위반하고도 반성이 없는 교정 불가능한 구제불능의 괴물이 되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탄핵반대 선동·광우병 선동·방송법 반대 불법 파업 등 MBC의 상습적 거짓과 왜곡은 이제 정신적 테러의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MBC는 뉴스데스크와 PD 수첩뿐 아니라 거의 모든 프로를 동원해 반(反)사회·교육적 거짓과 왜곡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민들이 이제 자유를 지키기 위해 MBC를 응징할 것”이라며 향후 △MBC 안 보고 안 듣기 운동 △MBC 왜곡 보도 피해 사례 수집 고발 △MBC 허가 취소 촉구 국민서명운동 △MBC의 반(反)사회적 행태를 알리는 운동 등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 이상진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 상임 대표,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 강동순 전 KBS감사(전 방송위원), 법철 스님 등 다수의 자유진영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편, 나라사랑실천운동 등 12개 시민단체도 이날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MBC OUT’ 기자회견을 열고 “MBC가 살길은 특정 이념·정파·지역의 홍위병 노릇을 포기하고, 국민의 편으로 개혁하는 것”이라며 MBC의 대대적인 인적·물적·구조적 청산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MBC OUT은 국가정상화에 기초적 조건’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MBC는 언론이 지켜야 할 상식과 순리를 거부했음은 물론이고, 방송이 지켜야 할 민주적 기본질서 준수, 국민통합 기여, 공정성·객관성 유지의 의무들을 무시하고 국론 분열적, 편향적인 선전선동으로 특정 집단의 사리사욕을 추구해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MBC PD수첩을 겨냥, “광우난동사태를 촉발시켜 군중폭란을 선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정상적 방송행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면서 “통제되지 않는 정보조작의 권력과 물질적 특혜를 누려온 MBC는 시장경제의 논리에 의해 퇴출될 시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BC의 망국적 선동과 깽판은 이제 정리될 것이다. 국가의 이념과 법률, 국민의 상식과 여론, 언론인의 본분과 의무를 완전히 무시하고 역리(逆理)와 불법을 계속해온 MBC가 언론에서 퇴출되는 것은 하늘의 순리이고 국민의 의지고 국법의 심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보수진영 시민단체들이 주도한 MBC방송허가 취소 기자회견에 앞서 '공기업개혁시민연합’은 14일 서울 정동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에서 '공영방송 베일 벗기기―무엇을 위한 공영인가’ 토론회를 열고 공영 방송의 정체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공영 방송사들이 그동안 독과점 구조에서 비효율적으로 운영돼 왔으며, 이런 공공부문의 '비대함’으로 인해 민간 방송 부문이 발전되지 않는 '악순환’을 낳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MBC의 경우 국회의 감시나 감사원의 감사도 받지 않고 시장에서 검증받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노조가 장악한 방송’이라고 비판했다.
발제자인 김진영 교수는 “MBC의 경우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분의 70%를 갖고 있는 소유 구조만을 근거로 '공영방송’이라고 볼 수 없으며 실제로는 '상업방송’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5년과 2006년 MBC가 KBS나 민영방송인 SBS에 비해 더 많은 제재를 받았고 제재의 상당 부분이 '상업성’과 관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MBC는 자신들이 질(質) 좋은 다큐멘터리 등을 만들어 온 것을 근거로 공영 방송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오히려 이는 광고를 기반으로 한 상업방송도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는 '공공’이나 '공익’을 이야기하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그 앞에서 판단이 흐려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방송사들이 공공·공익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경영구조의 비효율성을 은폐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현 교수는 특히 “KBS의 경우 지난 2006년 한 시민단체의 경영 정보 공개 요구에 대해 3년 가까이 소송을 벌여 공개했다”면서 “기업으로 존재하기 위해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핵심사항조차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면서 '방만함’을 즐겨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편파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방송 시장에 '경쟁원리’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진영 교수는 “MBC처럼 특정한 견해를 가진 방송사에서 내부 변화가 아닌 외적 압력을 통해 그 견해를 바꾸는 것은 언론사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MBC와 '다른’ 관점을 보여 줄 수 있는 종합편성 방송이 나오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김필재 /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