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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당선과 함께 한미FTA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객원기자는 한국경제를 위해서 하루 빨리 한미 FTA 비준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의 가두활동과 토론회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정부가 한미FTA 비준동의안 조기 처리방침을 재검토키로 한 가운데 한미FTA의 조속한 국회 비준을 촉구하는 가두활동 및 토론회가 자유진영 시민단체 주도로 열렸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FTA본부 등 8개 단체의 연대체인 ‘한미FTA비준시민연대’(이하 FTA연대)는 1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한미FTA재협상은 있을 수 없으며 한국이 먼저 국회비준을 통해 미국을 압박해야 한다”면서 FTA의 조속한 국회비준을 촉구했다.

FTA연대는 이날 가두행진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FTA 체결의 중요성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면서 우리 정부가 2004년 4월 칠레와의 FTA를 통해 대(對)칠레 수출이 4년 연평균 61%가 증가한 사실을 예로 들어 한미FTA 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체는 이어 미국 민주당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한미FTA 재협상 요구가 제기될 것이므로 국회비준을 연기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는 “우리 국회가 먼저 비준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재협상 결정을 기다리는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구체적으로 “국회비준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로 반대론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는 재협상으로 미국 측 요청사항이 협정에 반영되면, 이들은 미국의 협정 훼손 및 일방주의를 이유로 한미FTA 폐기를 주장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단체는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먼저 국회비준을 끝내고 오바마 행정부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FTA연대는 국회의 조속한 한미FTA비준을 촉구하는 바이다”라며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FTA연대 산하 단체인 바른FTA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이준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 정인교 바른FTA본부 상임대표 등의 경제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바마의 미국과 한미FTA를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 결 같이 “한미FTA의 경제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여론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협정을 체결된 만큼, 절차에 따라 국회비준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미FTA의 경제효과와 조기 비준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FTA를 비준하는 것이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막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한미FTA 체결에 따른 경제효과와 관련된 국내외 논란과 관련, “미국 측은 자국 경제에 대한 영향을 위주로, 민노당은 한미FTA로 인한 단기적 피해 등 해악에 대해, 그리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FTA의 긍정적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미국 측은 FTA의 부당성을 항변하고 민노당도 이와 비슷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이어 “한미FTA의 경제적 효과를 놓고 단순히 관세 인하 또는 철폐를 통한 직접적 무역효과만을 추정하는 건 과소평가”라며 “FTA에 따른 추가 개방으로 수입경쟁부문의 생산효율성이 향상되고 경쟁촉진·기술투자 유인 확대로 인한 생산성 제고 효과도 나타난다. 특히 경제 제도 개선과 관련, 규제 완화·비효율성 감소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가 취약한 농업 및 서비스 부문에 대해 “돼지고기·쇠고기·감귤 등의 피해가 있을 수 있지만 국내 생산기반을 와해시킬 정도로 심각하진 않을 것”이라며 “서비스 부문은 제한적으로 부담이 덜한 부문에서 개방이 이뤄졌다. 지적재산권도 향후 동남아 등지에서 지재권 보호 강화를 요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인이 FTA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제공조가 강조되고 다극화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미국 측이 한미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면서 “다만, 오바마가 미국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가능성은 있지만 클린턴도 과거 NAFTA를 반대했다가 당선 이후 입장을 바꿨다”고 말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정 교수는 “미 대선에서 불거진 재협상 요구 가능성 때문에 우리 국회가 비준하지 않다면 이는 미국의 재협상 결정을 기다리는 것과 다름없을 뿐 아니라, 재협상 시 우리 요구를 관철하기도 매우 어렵다”면서 “최선의 대안은 협정을 비준하고 미국에 동맹국으로서의 신의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도 취약 부문에 대한 보완 대책을 수립, 사회적 마찰과 대립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은 “연내에 국회가 한미FTA 비준안을 적극적으로 통과시켜야 한다. (연내 비준은) 우리 통상전략의 일관성 유지와 통상 및 경쟁력 강화 정책의 주도적이고 신속한 추진, 미국시장 선점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그러나 “오바마 당선인이 원칙적으로는 자유무역의 가치를 믿으면서도 미국 근로자의 고용증대, 공정한 노동 및 환경 정책 확산을 위한 FTA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향후) 미국의 대외통상정책은 소득양극화와 제조업 일자리 상실 등 현재 미국이 당면한 과제들을 해소하고 미국 근로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팀장은 재협상이 이뤄질 경우 우리 측의 이익이 증대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미 신행정부와 의회는 기존의 자유무역에서 공정한 자유무역으로 노동 및 환경의 무역협정반영을 강화한 새로운 형태의 국제무역협정 틀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공정한 자유무역을 내세우면 의회의 보호무역적 성향이 정책에 두드러지게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분쟁이나 마찰 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팀장은 이어 “한미FTA는 신(新)통상정책을 반영한 공정한 자유무역협정에 합치되는 협정문이고, 자동차 협정문 또한 협상기간동안 제시된 양측의 우려를 충분히 반영한 것임을 강조해야 한다”면서 “특히 자동차 재협상을 막기 위해 한미 양국은 사전에 노력을 기울이여 하고, 요청이 있을 시라도 FTA외(外)에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또 “한미FTA의 국회비준은 우리 통상 전략의 일관성 유지, 통상정책의 주도적 추진, 경쟁력 강화 정책 신속 추진 등으로 대미통상정책의 레버리지를 확보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미FTA는 현재 추진 중인 여타 FTA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시장 확대, 외국인 투자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고 조기 비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준규(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정인교(바른FTA 상임대표)를 비롯, 이 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사무총장, 정재화 국제무역연구원 통상연구실장, 강인수 숙명연대 경제학부 교수,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필재 / 객원기자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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