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불법적 명단공개 손해배상 청구 강행예정
국민의 지지 못 얻었다 스스로 인정하기도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1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 5개 교원단체 및 노조 소속 교사 22만2479명의 명단을 전격 공개하자 교육계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조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는 교사의 실명과 담당과목, 소속 단체 및 학교 등의 정보가 담겼다. 전국적으로 교원노조 및 교원단체에 가입한 교원은 총 22만 2479명. 단체별 가입자 수는 교총이 16만 280명으로 가장 많고 전교조 6만 1273명, 자유교조 431명, 한교조 277명, 대한교조 218명 등이다.

20일 서울 영등포 전교조 사무실. 정진후 위원장을 비롯해 전교조 소속 조합원 10여명이 굳은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이들의 손에는 하나씩 피켓이 들려 있었다. '법묵살 달인 한나라당 판결마다 시비걸기’ '조 의원님 준법교육 받으세요’ '전교조 교사 많은 곳에 자식교육 맡기겠다’ 등 대부분의 구호는 조 의원에 대한 비판과 전교조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들이었다.




'조 의원의 뇌구조’라 적힌 피켓에는 '어떻게 하면 TV에 나올까’ '전교조 해체’ '내 마음대로’ 등 명단 공개에 대한 강한 불만이 드러났다.

정진후 위원장은 마녀사냥” “불법공개” “불순한 의도” 등으로 표현하며 명단 공개의 불법성과 정치적 의도성을 부각했다. 그는 “법원의 결정을 정면으로 무시한 불법”임을 강조하면서 “한나라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전교조를 정쟁의 수단으로 만들고 교원의 개인 정보를 유출해 교원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명단 공개로 인해) 학교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의 자존심이 매우 타격을 입었습니다. 교육의 자율성과 자주성, 교사 개인의 인격이 침해되고, 우리 교육의 숨통이 옥죄이고 있습니다. 교사는 마녀사냥의 대상이 아닙니다. 상처입은 교사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주기 위해서라도 이번 (법적 대응은) 필요한 조치입니다.”

정 위원장은 전교조 소속 조합원들이 “심적 고통을 하소연하고 있다”며 그들의 당혹감과 정신적 충격을 강조하며 부당함을 거듭 호소했다. “공공의 업무에 종사하는 교원이라도 법이 보장한 최소한의 인권은 분명히 보호돼야 한다. 불순한 의도를 가진 명단공개 추진을 막고 교원의 권리보호를 위해 법적 책임을 묻는 동시에 게시중단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명단의 부정확성을 들며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정당성이 없는 명단 공개이기 때문에 몇몇 사례들을 들어 (명단에 포함된 교사가 전교조인지 비전교조인지)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교총과 전교조를 동시에 가입한 교사도 이 중 하나만 가입한 것으로 표기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조 의원의 명단은 정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의 비판은 조 의원의 '됨됨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정치적 의도에 의한 '전략’이라는 주장으로 확대됐다.



“조전혁 의원은 극우적인 교원단체와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전교조 음해를 자기 활동의 전부로 여겨온 인물이니, 공개할 자격이 없습니다. 경쟁을 강조하고 학교를 정글로 만드는 이 정부의 기조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일 뿐입니다. 한나라당 역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상급식과 4대강 사업 등 각종 선거 쟁점에서 불리해지자 전교조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아 어떻게든 선거패배를 모면해 보려는 치졸한 정략적인 행위를 저지른 겁니다.”

다만 정 위원장은 명단 공개에 대한 지지 여론을 의식한 듯 “전교조의 활동이나 내용이 모든 국민들에게 동의를 얻고 지지를 받지 못한 건 알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끊임없이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우리 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만드는 걸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전교조를 겨냥한 이번 명단 공개는 '결과적으로 전교조의 주장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계기’라고 주장했다. 명단 공개는 “학부모의 알 권리를 내세워 교사의 인권을 침해하고 교원노조 활동을 제약하기 위한 방편”인 동시에 “전교조 규약개정요구, 단체협약 시정명령, 조합 활동 실태 점검 등을 통한 전방위적 전교조 탄압의 하나”로 전교조의 주장이 옳은 것임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참교육을 위해, 특별한 아이나 계층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평생 교육의 기회를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전교조는 노력해왔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지적해 온 수많은 교육현안들이 이제 와 옳았음이 판명나지 않았습니까.”

정 위원장은 특히 “잘못된 정책을 입안, 집행하는 한나라당 당원이 누구인지 우리같은 국민들은 매우 궁금해 하지만, 알 수 없지 않느냐”며 “정당성이나 명분이 없는 일”이라고 명분없는 행위였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법적 처벌을 벗어나 보려는 조 의원을 술수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명단 공개는 조합원이 원하면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자율성이 기본인 노조의 근본을 흔드는 이같은 불법 공개는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이와 관련, 전교조는 소속 교원단체와 상관없이 우선 일주일 내로 최소 1000명의 손해배상 청구인단 공개모집해 1차 소송 제기하고 추가로 청구인단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조 의원을 형법 140조에 의거, 형사고발하는 등 법적 책임을 묻는 한편 조 의원에게 자료를 넘겨받아 홈페이지에 명단을 공개한 언론사에 대해서도 간접 강제 및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이미 공개된 명단은 게시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 중이다.

정 위원장은 비판받아왔던 전교조의 비밀주의적 행보에 대해서도 “전교조의 공개 활동이라는 원칙에 따라 실명을 공개하겠다”고도 밝혔다.

전교조는 5월 중순경 스승의 날과 창립 21주년을 맞아 전교조 조합원의 실천 방안과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는 요구를 조합원의 실명으로 공개하는 '2010 교육선언’을 준비 중이다.

정 위원장은 “조합원의 뜻을 모아 이미 2월부터 (실명공개) 사업을 구상해왔고, 15일 가처분 신청이 수용된 뒤 각급학교에 이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며 “여론에 떠밀려 공개한다는 얘길 들을까 지금까지 늦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개 방식에 대해서는 “신문에 낼지, 인터넷에 게재할지 여부는 16개 시도지부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변윤재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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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 26일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법부 판결 관련 세미나 개최
재정신청자 아닌 구속피고인들에게 용산 수사기록 공개는 형소법 위반
강기갑 의원 무죄판결, 공무집행의 의미 지나치게 축소시킨 결과
PD수첩, 영상 출처와 오역, 해석의 오류 명백한데도 무죄 판결 내려
전문가로서의 보편적 양심 아닌 개인적 판단과 양심이 판결에 영향 끼쳐

 

지난 25일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최근 법원의 용산사건 수사기록 공개 결정을 비롯해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 강기갑 의원, 시국선언문 발표를 주도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간부와 피디수첩 제작진에 대한 무죄판결 등과 관련된 사법부의 판단을 되짚어보는 세미나를 주최했다. 사회를 맡은 성재호 교수(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는 “우리 사회는 황사가 낀 것 같은 자욱한 먼지 속에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일련의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은 해당 사건들을 주관적인 잣대로 객관화시키려고 한 결정과 같다고 말했다.

사법부 신뢰 얻으려면 판결에 있어 공정성과 투명성이 바탕이 되어야

첫 번째로 '전교조 시국선언 무죄 판결의 문제점’에 대한 김상겸 교수(동국대 법학과)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공무원의 시국선언에 대해 법원은 부산지법이 올 초 시국선언에 참여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 간부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에 반해, 전주지법은 전교조 간부 4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는 등 엇갈린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사법부의 판단이 사회적 논란 야기와 법원과 검찰의 갈등양상으로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게 된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특히 전교조 시국선언 무죄판결과 관련하여 “공무원 중 특히 교육공무원은 헌법뿐만 아니라 교육기본법, 교원노조법에서 정치적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며 “국민으로서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받아야 마땅하나 교육공무원의 이름으로 그 자유가 제한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의 사법부 판결에 있어 전체적인 논제의 핵심은 사법관의 독립과 관련된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사법부가 스스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판결에 있어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그 바탕이 되어야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재정신청 당사자도 아닌 구속피고인들에게 공개한 것은 형소법 위반

장용근 교수(홍익대 법학과)는 “우리 사회는 자유를 강조하면서 그에 합당한 책임은 전제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진정한 자유’에 대해 숙고해볼 때라는 말로 '용산참사사건 수사기록 공개의 문제점' 이라는 주제 발표를 시작했다. 장 교수는 “철거민들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죄의 유무를 따질 때, 가장 중요한 판단 요소는 공무집행의 적법성이다. 경찰의 진압이 과잉된 것이라면, 철거민들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죄는 성립이 안 되는 것이지만, 1심에서는 경찰의 공무 집행이 적법한 진압이었다는 판단 하에 유죄를 선고한 것”이라며 용산사태에 대한 판결을 설명했다.

또 하나의 쟁점으로 떠오른 수사기록 공개의 문제점에 대해 현재 재판부는 (경찰) 불기소 기록이 형식상 재정신청 재판부의 기록이기는 하나, 동시에 같은 재판부에서 심리하는 기소된 사건의 수사기록이기 때문에 별도의 열람ㆍ등사 결정 없이 이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검찰은 재정신청심리 사건은 열람ㆍ등사가 금지(형소법262조의2)됨에도 이를 공개하여 형소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장 교수는 “(기소사건과 불기소사건은) 엄연히 별개의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재정신청 기록을 기소사건의 수사기록으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재정신청 수사기록은 열람등사를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재정신청 당사자도 아닌 구속피고인들의 변호인에게 공개했기에 형소법을 위반했을 뿐 아니라, 재판부에게는 열람ㆍ등사 허가권한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기갑 의원 무죄 판결, 공무집행 의미 지나친 축소, 사법부 불신 가중될 것

세 번째 주제발표는 김민호 교수(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의 '강기갑 의원 무죄 판결의 법리적 문제점'에 대한 것이었다. 김 교수는 “(국회 경위의 옷이나 멱살을 잡고 흔든 점에 대하여) 경위가 '의원님, 차라리 죽여 주세요’라고 말하자 곧바로 잡고 있던 왼손을 놓았고”, “(국회의장실 문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린 행위에 대하여) 신발을 벗고 원탁 위에 놓인 신문 앞쪽 대각선 방향으로 올라가 원탁 위에서 발을 1회 구르다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렸으며” 등과 같은 법원의 판결문을 인용하며 “당시의 정황과 강기갑 의원의 심리상태에서는 그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는 듯이 판결문을 서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장실 문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린 행위에 대하여 공무집행방해죄로 불구속 기소된 점에 대해서는 '공무집행’의 의미가 지나치게 협소하게 인정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강기갑 의원에 대한 판결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더욱 가중될 것”이며, “극도의 흥분 상태라면 폭력을 행사해도 범죄가 되지 않는 등의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PD수첩, 오역과 해석의 오류 명백한데도 무죄 판결 내려

이재교 변호사(서울국제법무법인)는 가장 최근에 있었던 'PD수첩 무죄 판결’에 대해 분석했다. 이 변호사는 분석에 앞서 “판결문만을 기초로 논리와 경험에 의하여 그 판결이 정당한지 판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PD수첩 언론보도가 왜 허위인지를 다우너(downer)소 영상, 아레사 빈슨의 사인, MM형 유전자 세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다우너 소에 관해선 영상자체가 동물학대를 고발하는 동영상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밝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진행자는 다우너소를 가리켜 “아까 그 광우병 걸린 소”라고 말해 다우너소가 광우병이 의심되는 소인 것으로 보도했다. 또한 PD수첩 제작진은 아레사 빈슨의 병명이 인간광우병인 것처럼 적지 않은 곳에서 오역을 했다. 특히 “(빈슨의 어머니) this disease my daughter could possibly(우리 딸이 걸렸을지도 모를 병)”을 '우리 딸이 걸렸던 병’으로 자막 처리함으로써 제작진이 인간광우병으로 단정짓는 표현을 썼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 근거로는 '한국인의 유전자의 94%가 메티오닌 MM형이기 때문에 광우병 발병 확률이 94%’라는 확률 해석의 오류를 언급했다.


 

전문가로서의 보편적 양심 아닌 개인적인 양심이 판결에 영향 끼쳐

이어 다음날인 26일 오전 10시 30분,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이하 시변), 공정언론시민연대와 함께 'PD수첩 판결, 진단과 평가’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명동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이상열 (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 전 MBC보도본부장) 대표를 비롯해 이재교 변호사(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 서울국제법무법인), 윤창현(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 서울시립대) 교수, 이헌(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 변호사, 홍진표(시대정신) 이사가 함께 했다.

사회를 맡은 이상열 대표는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무죄판결로 전국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말하며 “특히 해당 판결에서 PD수첩 광우병 편이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사법부의 판단이 존중이 되어야 하지만 그 존중은 국민들의 상식과 법 감정에 부합하는 판결로 신뢰감을 줄 수 있을 때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이번 PD수첩에 대한 판결이 과연 이러한 점을 충족시켰는지 살펴보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주제발표를 맡은 이재교 변호사는 PD수첩이 왜 허위보도인지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사실을 전제하지 않은 보도가 허위보도가 아니라면” 과연 형법 제310조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보도’라는 이유에는 성립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국민의 상식과 법리와 어긋나는 판결은 “법관이 개인적 양심과 법관으로서의 양심을 혼동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윤창현 교수는 “(이번 판결에 대한) 외부효과 내지는 파문효과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말과 함께 ”올바른 판결은 지식만이 아니라 진정한 지혜와 연륜 그리고 경험이 어우러지면서 만들어지는 결과”라고 언급하며 이번 사건이 사법부, 사법관의 역할과 자질에 대한 재고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유미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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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전임자 임금지금 자율결정 주장해
밀어붙이기식 협상태도로 6자 회의서 빠져
노조법 개정안 통과시 즉각 총파업 돌입할 것으로 예상

 

노조법과 관련해 한국노총, 경영자총협회, 노동부의 노사정 3자 협상을 인정할 수 없다며 총력투쟁을 선언한 민주노총은 16, 17일 이틀에 걸쳐 상경투쟁을 진행했다. 17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투쟁을 마무리하는 결의대회가 있었다. 이날 조합원 2,500명(경찰 추산)은 추운 날씨 속에 연설을 듣고 민중가요를 제창했다.

민주노총 울산지부, 파업투쟁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혀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김주철 본부장, 학습지 노조 재능지부 유명자 지부장, 반MB공투본 이강실 대표 등이 연설자로 나섰다. 첫 연설자로 나선 김주철 본부장은 “지난 8일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했으나 지역을 아무리 누비고 뛰어다녀도 간부들 외에 노동조합원들은 우리 노동조합이 처한 위기에 처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조합원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당부했다. 덧붙여 “그동안 진행했던 총파업 (결의대회) 기(氣)를 바로 안고, 다시 힘 있게 파업투쟁 조직 하겠다”고 말했다.


대의원 대회서 노사정 합의안 반대 총파업 결정

대회 마지막에는 임성규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임원들이 단상에 올라 상경투쟁에 동참해준 간부, 조합원들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이날 경찰은 47개 중대 35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그러나 조합원-경찰 간의 무력충돌은 없었다.

17일에 앞서 16일에 여의도 문화마당 농성장에서 제 48차 임시대의원대회와 결의대회가 있었다. 이날 대의원대회에는 총파업 결의 건을 단일 안건으로 상정했다. 복수노조 즉각 시행, 전임자임금 노사자율 결정을 핵심으로 한 노조법 개정을 위한 총파업을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대의원 대회 결의문을 통해 ▲노조탄압 분쇄, 노동기본권 쟁취 총력투쟁 ▲친 재벌 정책 4대강 죽이기 사업 저지, 노동자 서민 민생예산 쟁취 ▲노동자-서민 다 죽이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심판 투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밀어붙이기식 태도로 6자 회의에서 빠져

이어진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은 정부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강행 의사를 밝히는 등 6자 회의를 기만했다며 한국노총과 경총, 노동부는 민주노총을 제외한 채 밀실야합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야합’이라는 민주노총의 주장은 노동계 최대 현안인 복수노조, 전임자 임금문제가 노사정 합의를 거쳐 국회로 넘겨졌지만 민주노총이 협상과정에서 배제된 것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노사정 합의에서 민주노총이 빠진 것은 민주노총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고야 말겠다는 협상 태도 때문이었다. 11월 25일 6자(민주노총과 경제 3단체, 한국노총, 정부) 대표자 회의가 성과 없이 결렬됐다. 이 때, 정부 측에서는 어느 단체든 양보를 통한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가진 노사단체에 대해서는 충분히 대화하고 협상하겠다는 입장표명을 여러 차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은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대표자 회의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서울메트로 노조 탈퇴 움직임에 위기감 느껴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1박2일 간 흐트러짐 없이 마무리까지 힘차게 함께 해주시는 우리 동지들을 보며 자랑스러움을 느꼈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1박2일 상경투쟁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덧붙여 “이 겨울을 잘못 보내면 민주노총을 영원히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결연한 각오와 결의로 총파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자신의 출신 노조이자, 조합원 수 8,800에 달하는 서울메트로 노조의 탈퇴 움직임(17일 오후 9시 민노총 탈퇴 부결로 결정)에 따른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틀간 1만 여명이 참가한 결의대회로 총파업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표명한 민주노총은 노조법 개정안 통과가 예상되는 오는 21일부터 12월 말까지 모든 산별연맹, 지역본부, 단위사업장별 농성에 돌입해 비상 대기 한다고 밝힘에 따라, 노조법이 처리되면 즉각적인 총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유미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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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정보다 시장통제 위해 화폐개혁 단행
화폐개혁 정책 밑바탕에 중국의 대북지원 깔려있어
북한 주민들의 정치적 반발감 축적 예상

지난 11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11층에서 '북한 화폐개혁의 의미와 전망’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는 2009 대한민국 인권상을 받은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와 북한 전문 인터넷 신문 (주)데일리NK의 공동 주최로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화폐개혁 안 통하면 개성공단 폐쇄할 수도 있어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조원 중앙대 대학원 북한개발협력학과 교수는 발표에 앞서 북한화폐개혁이란 용어를 '11.30 화폐교환조치’로 정정했다. 북한은 신구화폐를 전환하는 것이 개혁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는 이유였다. 또한 이조원 교수는 “북한당국은 아직 경제적 부분에서 견딜만 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11.30 화폐교환조치는 개성공단의 완전한 중단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과 미국과의 빅딜이 어렵다하더라도 남한을 볼모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기 때문에 내년 3~ 5월엔 핵실험이나 국지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예측했다.


화폐개혁 단행 이유, 정치적 목적이 더 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정광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은 당경제와 군사경제를 중심으로 운영하지만 대부분 원조물자로 유지하기 때문에 자가운영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며 “이번 화폐교환조치는 경제적 조치로 보기보다 정치적 조치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정일은 북한의 시장을 통제하기보다 직접 시장에 현지지도를 나가 실정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11.30 화폐교환조치는 북한당국의 의도대로 성공할 가능성이 낮으며, 앞으로 그럭저럭 현상유지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발표에 이어 4명의 토론자들이 화폐교환조치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나누었다.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지금 화폐자체가 아예 돌지 않는다”며 이는 상품의 가능성이 떨어지고, 장롱속 돈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폐개혁의 성공은 중국의 대북 지원에 달려있어

배종렬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위원은 “2008년 12월 한 달 동안 북중 교역량이 4.3억 달러”라며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이후 중국의 대북지원이 얼만큼의 규모인지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화폐교환정책은 중국의 지원이 밑바탕이 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협동과정 교수는 “한국도 5만원 신권이 나오기까지 2년이 걸렸었다”며 “자원이 부족한 북한은 최소 2004~2005년부터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기에 북한의 화폐교환이 오래전부터 계획된 정책”임을 주장했다. 또한 앞으로 북한의 화폐교환조치의 성공 가능성은 중국이 얼마나 대북지원을 약속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예견했다.

마지막으로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의 화폐교환조치가 시장통제, 인플레 억제, 국가의 자본 흡수의 목적으로 이뤄졌으며 북한 주민들의 정치적인 반발감이 증가해 잠재적으로 축적될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런 예측을 파악하여 대북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북한 내부 통제를 위해 화폐개혁 단행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삼는 국가들과 달리 북한은 '선군정치’와 '주체사상’을 내세우는 군사와 사상을 우선으로 하는 국가이다. 그래서 이번 화폐개혁을 경제 안정보다는 '시장 통제'가 목적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한 구화폐와 신화폐의 교환비율이 100대 1이며 구화폐 교환 가능액수를 1가구당 15만원으로 제한했다. 15만원 이상의 돈은 휴지조각이 되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화폐개혁은 시장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들인 북한판 신흥부자들이 일부 권력 엘리트들과 손잡을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시장을 통제해 정권유지를 계속하기 위한 목적으로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문동욱 / 객원기자 (pado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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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은 이명박 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법안이라 주장해
반정부 투쟁을 위한 도구로 국가보안법 폐지 이용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필요성 인정한 국가보안법에 폐지 주장 안 맞아


지난 5일 3시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2009 국가보안법 폐지대회’가 열렸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가 주최한 '민주와 인권의 연을 날리자’라는 이날 행사에는 민가협양심수후원회, 사회주의노동자연합, 범민련남측연합, 다함께, 아고라, 민주노동당 등 10여개 단체소속회원 100여명이 모였다. 당초 3시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시민참여 수가 적고, 참여단체인원이 늦어지자 20분 정도 지연되어 시작됐다.




민가협양심수후원회 회원들이 소속 권오헌 명예회장의 대회사와 인권단체연석회의 명숙 활동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권회장은 “국가보안법은 수사기간의 자의적 판단으로 처벌하는 것”이라며 “그간 무수한 통일애국, 진보인사를 처벌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명숙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한다고 약속하더니만 우리를 감시하는 짭새(경찰의 비속어) 일자리 수만 늘려준 것 같다”며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두 번째 발언으로 나선 서울통일연대 황선 집행위원은 “요즘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보안법을 사수하려고 한다”며 “북한인권위원회가 북한인권에 진정성도 없는(풍선에 달러 넣어서 날리는 단체이므로) 북한민주화네트워크에 2009 대한민국 인권상을 내정했다”고 격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또한 인권상 시상식 당일 행사장 앞에서 반대집회가 예정되어 있다며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세 번째 발언자로 나선 다함께 최미진 운영위원은 “국가보안법은 이명박 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행사 진행 중 국가보안법 피해자 발언으로 나온 세 사람. 왼쪽부터 민주노동당 민생본부 최석희 실장(기무사 사찰), 범민련남측본부 이경원 사무처장(범민련 사건), 사회주의노동연합 박준선 활동가(사노련 사건)이다.

최석기 실장은 “앞으로 이명박 정권 3년만 참으면 그 뒤엔 뒤집어 진다”며 이명박 정부를 몰아내자는 구호로 발언을 마무리 지었다. 이경원 사무처장은 “국가보안법에 8000만 이상이 피해를 보았다”며 “구속뿐만 아니라 숨을 쉬는 모두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발언자인 박준선씨는 “나는 지난주 금요일에 출감했다”라며 “2번의 구속영장기각을 막아 준 건 여러분들이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국가보안법의 존폐 여부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 국가보안법의 폐지 여부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을 칼집에 넣어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는 발언 이후 논란이 불거졌다. 또한 지난 달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인권위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불거져 존치 여부를 논의해보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북한의 반국가단체성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판결하며, 국가보안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헌법재판소도 국가보안법 제 7조 1항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린바 있다.

헌법이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60년간 유지돼온 국가보안법에 대해, “이명박 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법안”이란 이들의 주장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정부 투쟁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상의 자유’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념과 맞지 않는 정권을 반대하기 위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가 다수 시민들의 공감을 사기는 어려워 보였다.●

문동욱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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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노조 파업농성 다큐 영화 '저 달이 차기 전에’ 시사회 열려
협력업체나 전체 직원 아닌 파업 노조원의 관점으로만 바라봐
민주노총, 쌍용차 노조 탈퇴에도 계속 투쟁 주장해

지난 11월 17일 국회의원회관 1차 시사회에 이어, 24일 6시 서울 중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저 달이 차기 전에> 2차 시사회가 진행됐다. 따미픽쳐스 첫 번째 장편영화인 <저 달이 차기 전에>는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파업농성 모습을 마지막 2주간 밀착 촬영해 만든 영화다. 이번 시사회에는 약 150명이 참여했으며 영화는 1시간 반 가량 상영됐다.

쌍용차 노조 파업 다큐 영화, 경찰과 노조원 모습 담아

영화 상영 전 취재 기자인 홍민철 기자와 영화를 제작한 김도균 프로듀서, 그리고 서세진 감독 등 관계자들의 인사가 있었다. 홍민철 기자는 “(영화를 보고나서) 부채감을 느끼는 사람, 새롭게 아는 사람 등이 있을 것”이라며 “2009년 대한민국 여름에 발생한 일임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이어 김도균 프로듀서는 “첫 번째 장편이다 보니 부족한 점이 많지만 입소문이 나서 국민 모두가 쌍용 자동차 노조원의 현실을 알려내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발언했다. 마지막으로 서세진 감독은 “왜 그들이 77일간 싸워야 했고, 뜨거운 여름을 보냈는지 알고 돌아가길 바란다”며 인사를 마쳤다.

<저 달이 차기 전에>는 쌍용자동차 파업 61일째인 7월 22일 저녁 <민중의 소리> 홍민철᠊장명구 기자의 잠입취재로 시작된다. 영화는 경찰᠊사측의 지속적인 공격 장면과 노조원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그려진다.

경찰의 최루액 살포와 사측이 대형 새총을 쏘는 장면에선 관객 몇몇은 소리를 질렀다. 또한 야간에 경찰이 방패로 바닥을 치는 소리와 사측이 틀어놓은 노래가 노조원들의 신경을 자극 하는 장면이 보이자 관객들 사이에서 “저런 나쁜 놈들 어쩜 저럴 수 있느냐”는 소리가 들렸다.

파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노조원들의 생활모습도 영상에 보여졌다. 파업 60일이 넘으면서 한 덩이 주먹밥으로 끼니를 이어가는 노조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드럼통 2개와 판자를 이용해 화장실을 만들어 불편하게 사용하는 장면에선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또한 저녁에 달을 보며 “저 달이 동그래지기 전에는 끝나야 할텐데...”라며 한숨을 짓는 노조원의 한탄에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파업 노조원의 과격한 투쟁, 관객 공감 못해

하지만 파업 노조원들의 지나치게 과격한 투쟁 모습을 담은 영상은 관객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 노조원들의 떨어진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쇠파이프와 화염병, 그리고 거대 새총으로 경찰을 공격하는 장면과 커다랗고 날카로운 쇠스프링을 준비해 공격하는 장면 등에서는 “저건 좀 아니지 않나?”라는 관객들의 속삭임이 나왔다. 또한 경찰과 대치하던 중 노조원의 화염병에 의해 도장 공장 화재가 발생하자 경찰이 도와주지 않는다며 욕을 하는 장면에서도 역시 관객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달이 차기 전에>는 쌍용자동차 노조의 77일간의 파업을 노조원들의 관점에서 제작됐다. 물론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당시 상황을 가까운 곳에서 관찰했다는 점은 꽤 유용한 정보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저 달이 차기 전에>는 쌍용자동차 파업 노조원 600명의 관점으로만 이 사태를 바라봤다는데 한계를 가지고 있다. 영화 어디에도 희망퇴직자 1534명과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쌍용차 직원 5000명, 그리고 쌍용차 납품업체 600곳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는 담겨있지 않다.


민주노총, 쌍용차 노조 탈퇴에도 계속 투쟁 주장해

지난 9월 쌍용자동차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탈퇴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해 78.3%의 찬성으로 탈퇴를 결정했다. 그리고 같은 달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이 민주노총 금속노조와는 분리된 새 노조 집행부를 선출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전혀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은 민주노총 탈퇴를 결정한 총회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으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당당하게 투쟁을 통해서 이명박 정부와 쌍용차 자본에 맞서 싸우겠다’고 외치고 있다.

“아직도 158명은 지금도 복직투쟁중이다”라는 영화 엔딩 크레딧은 민주노총의 주장과 오버랩 되면서, 과연 그들의 투쟁이 쌍용자동차 전체 노동자를 위한 투쟁인지, 민주노총을 위한 투쟁인지 의문이 들게 했다.

문동욱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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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군’, '학살전쟁’ 등의 자극적인 구호로 시민들 호도
지역의 실상도 모르고 지방재건팀의 활동성과도 무시한 발언들 난무
설득력도 없는 맹목적인 '반미’를 위한 모순된 재파병 반대 집회


 

지난 14일 오후 4시 서울역 광장. 한 손에는 단체 깃발과 '점령중단 재파병 반대’라는 피켓을 든 약 2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이하 재파병 연석회의)’ 주최 '11.14반전평화행동의 날’ 집회가 열렸다.

행사장 주변에는 '아프가니스탄 점령 중단, 한미 전쟁동맹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점령군’이란 단어 반복하며 아프간 파견에 부정적 이미지 씌워

“불의한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힘을 아프간 파병 철회를 위해 함께 하자”며 사회자는 집회 시작을 알렸다. 첫 연사로 나선 사람은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의원. 이 의원은 “미국이 파병을 정식 요청한 적도 없는데 왜 나서는지 모르겠다”며 “영국과 독일도 파병을 철회하고 나서는 판에 이명박 정부가 파병을 강행하겠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군이 지역 재건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점령군의 성격을 버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30일 아프간의 안정과 재건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지방재건팀(PRT)요원을 확대하고, 이들을 보호할 군과 경찰 경비 병력을 파견할 계획이라 밝혔다. 정부는 파견 병력은 비전투병력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PRT의 활동은 점령군의 성격을 버릴 수 없다’며 점령군이라는 용어를 집회동안 계속 반복하며, PRT 파견에 대한 군사적 이미지를 씌우고자 노력했다.

PRT의 교육과 의료 서비스 성과 무시한 발언 늘어놔

또한 '재파병 반대 연석회의’는 '점령군의 모자를 쓴 재건은 올바르고 효과적인 재건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아프간에서의 PRT의 활동과 그에 따른 성과를 무시한 주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아프간에서는 미국 독일 스웨덴 등 14개국이 아프간 34개주 중 31개주에서 26개의 PRT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와 병원을 건립해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아프간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2002년 파견된 한국의 동의 부대도 5년 10개월의 파병기간 동안에 25만 9천여 명을 진료했다. 동의 부대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아프간 주민들은 진료를 받기 위해 새벽 5시부터 줄을 섰으며, 세 시간이 걸리는 길을 걸어오기도 했다고 한다. 재건팀이 점령군의 활동이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이들의 주장은 동의 부대의 진료를 받기 위해 줄을 서면서 기다렸던 아프간 주민들의 모습을 통해서도 쉽게 반박될 수 있다.

'반미’를 위한 아프간 파병 반대, 모순된 주장에 불과해

이 의원에 이어 단상에 선 한국진보연대 정대연 집행위원장은 발언의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정 위원장은 “파병을 철회했다가 재파병 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며 “이명박 정권이 미친 짓은 다하지만 하다 하다못해 이런 미친 짓 중에서도 미친 짓”을 하고 있다며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세계 2류 국가로 전락하고 있는 미국에 빌붙어서 뭔가 떡고물을 받아먹으려는 맹목적인 아프간 학살 전쟁에 국민이 휩쓸려야 하느냐”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익도 없는 미친 짓, 사기극을 막아내자”고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목청을 높였다.

집회 참석자들은 '아프간 전쟁이 학살전쟁’이라 소리를 높였지만, 이 역시 잘못된 주장이라는 비판이 많다. 아프간 전쟁은 유엔의 승인을 얻어 다국적 연합군이 전개한 전쟁이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을 유엔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판하면서, 유엔의 승인을 얻은 전쟁 역시 학살전쟁이라고 주장한다며, 이는 '반미’를 위한 자기모순적인 주장이라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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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역할 고민해야

집회 참가자들은 '이명박의 학살전쟁 지원 반대’, '죽음을 부르는 전쟁과 파병 반대 한다’, '한미 전쟁 동맹 폐기하라’, '국익보다는 인간성’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서울역에 나온 한 대학생은 “아프간 주민들을 탈레반으로부터 보호하고 아프간의 재건을 돕는 일도 인간적인 일”이라며 주최 측이 “'학살전쟁’, '죽음을 부르는 파병’ 등 너무 자극적인 말로 시민들을 호도하는 것 같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반미’, '반 이명박 정부’라는 도식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아프가니스탄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보지 못하는 '재파병 반대 연석회의’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냉혈한’이라고 치부해 버리기 이전에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윤주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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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과 비속어 난무하고 노동대회 진행 한계 드러내
붉은 깃발 물결, 시민들 거부감 느껴
현장의 요구는 무시한 정치적 이슈만 난무


지난 8일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09 전국 노동자 대회’가 열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건설, 언론, 운수, 공무원, 교사 등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주최측 추산 5만 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노동법 개악, 노조말살 어림없다!’, '노동자여! 희망을 열어라!’ 등의 슬로건을 내걸고 운수공공성 강화, 비정규직법 최저임금법 개악반대, 의료민영화 반대, 공공부문 시장화반대, 4대강 죽이기 반대, 노동기본권 쟁취 등을 주장했다.

행사에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만큼 경제가 살아난 것은 우리 노동자들이 만든 것이지, 이명박이 한 일은 하나도 없다. 우리 하나가 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대회 진행 한계 드러나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MB정권은 747성장이 그냥 희망이었을 뿐만 아니라 발뺌하는 사기정권이다. 콘크리트에 녹색을 칠하고 녹색정책이라 말하며, 대운하를 4대강으로 말만 바꿔 추진하고 있으니 사기가 아니고 무엇이냐. 헌법재판소의 판결 또한 도둑질한 건 인정하면서 도둑놈은 아니라고 말한 격.”이라며 “노동 3권을 제약해야 한다는 한국노동연구회의 발언 배후에 누가 있겠느냐” 며 힘을 합쳐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하지만 이 날 임성규 위원장의 대회사의 메시지 전달력은 극히 떨어졌다. 읽는 내내 임성규 위원장은 말을 더듬었고, 의미 전달이 잘 되지 않는지 조합원들조차 '저게 무슨 말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게다가 현장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담은 영상을 틀어준 후 보여준 투쟁 띠 전달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가식적이다, 유치하다’라는 평가를 들었다.

협박과 비속어 난무한 대회

이 날, 투쟁연설은 김금철(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 이근행(언론노조 MBC위원장), 김도환(공공운수 연맹위원장), 정헌재(통합공무원 노조), 이영초(NH 농협중앙회) 이상 다섯 사람이 했다. “일손을 놓으십시오. 우리는 한 방에 이길 수 있습니다.”, “두 시간, 네 시간의 파업은 시도도 하지 마십시오. 현장에 돌아가면 철저히 파업하십시오.” 등 자극적인 발언들이 이어졌다. 또한 '무노동 무임금을 쥐새끼의 아가리로!’, '명박이 이놈의 새끼 한 번 잡아봅시다!’, '명박이 하고 강부자하고 끼리끼리 쌈 싸먹은 나라!’ 등등 끊임없이 비속어를 사용,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붉은 깃발 물결, 시민들 거부감 느껴

시민들을 불편하게 한 것은 비단 비속어만이 아니었다. 휴일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여의도로 나들이를 나왔다는 김효민(대학생 4년) 씨는 이 날 행사를 보고 “사회주의국가 행사를 보면 빨간 색이 가득하잖아요. 줄도 딱딱 맞춰 깃발을 흔들기도 하고. 마치 사회주의국가의 행사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거부감이 드네요.”라고 느낌을 밝혔다. 귀가 먹먹해 질 정도로 크게 틀어 놓은 노동가에 맞춰 나란히 붉은 깃발을 흔드는 모습에 두려운 기분마저 들었다고 한다.


현장의 요구는 무시하고 정치적 이슈만 늘어놔

이번 노동자대회는 사실상 이름만 노동자대회일 뿐, 발언 내용을 들어보면 4대강 사업이나 미디어관계법 같은 노동과 직접 관련 없는 이슈들과 '이명박 정권 퇴진’구호가 중심인 정치성 집회였다. 이런 '정치성 집회’에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이 민주노총에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참가해 정부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노동자대회에 참가한 통합공무원노조 소속 공무원들은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노조전임자 임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 날 행사에서는 현장조합원들의 “민주노총 지도자들의 비리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말소리 또한 들어주었으면 한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이에 신경 쓰겠다는 발언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정부에 대한 요구만 길게 늘어놓기에 앞서 조합원들의 목소리부터 귀기울여 들어줄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조합원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시민들과도 함께하는 것, 이럴 때 건전한 시위문화가 조성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진주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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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쌀 지원이 쌀값 하락 막는 길이라고 주장
촛불시위 언급하며 정부 지원 요구해
쌀 가격 안정 안 될 경우 강경투쟁 방침 밝혀


지난 10월 26일 오후 2시,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의 주최로 전국농민대표자결의대회가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개최되었다. 국민은행 앞은 '대북쌀지원유보=쌀값대란’ '개사료만도 못한 쌀값’ ’일미칠혈=한톨의 쌀을 지키기 위해 일곱근의 피를 흘린다' ’쌀값폭락, 정부가 대책마련하라' 등의 메시지들로 덮여있었다. 본 집회는 전농과 전국에서 올라온 농민들 100여명을 제외하고도 민주노총, 범민련 남측본부, 전교조,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한국청년단체연합 등의 많은 단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대북 쌀 지원이 쌀 파동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해

이날 행사에서는 ▲농민 퇴출, 농기업 육성 정책인 농업선진화 중단 ▲쌀 목표가격 21만원으로 인상 ▲즉각적인 대북지원재개와 안정적 쌀 수급을 위한 대북 지원의 법제화 ▲이명박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 등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쌀 문제에 대해 농민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한도숙 의장이 단상으로 나오며 대회사를 열었다. “지난 정부 때는 연 40만 톤의 대북지원 쌀을 보내왔는데 이로 인해 농민들에게 한 가마당7000원의 가격인상 효과를 줄 수 있었다.” 반면에 현 정부에서는 지원 자체가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는 대북 쌀 지원을 당장 재개하라! 대북 쌀 지원이야말로 작금의 쌀 파동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이것이 사실상 오늘 집회의 가장 큰 메시지였다.

그리고 다음 말을 이었다. “우리 농민은 11월 16일까지 쌀대란 해결을 위한 정부가 테이블에 나오기를 요청한다.” “전국의 농민, 노동자, 대학생들은 힘을 모을 것이며 정부는 작년 촛불 항쟁과 같은 상황을 보게 될 것이다!” 농업인들의 자구책보다는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는 사항이 많았으며 작년 촛불항쟁을 언급한 것은 이번 쌀 문제를 앞으로 정치적인 사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정부가 지원하지 않으면 위기 올 것이라며 정부 지원 요구해

이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하 전여농) 김경순 회장이 단상에 올랐다. 김경순 회장은 앞서 20일에 열린 전국여성농민대표자대회에서 삭발투쟁을 하여 이날 모자를 쓰고 나와 “쌀 문제, 지금 해결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필리핀처럼 5~10년 후에는 위기가 올 것입니다.”라고 외쳤다. 농업정책을 소홀히 해 쌀 수출국에서 수입국이 되어버린 필리핀의 사례를 들며 정부가 농업지원을 하지 않으면 10년 후엔 쌀값이 폭등하여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 농민들이 흘리는 눈물을 정부가 닦아주지 않는다면 결국 농민대신 국민이 눈물을 흘릴 것”이라며 반복하여 정부의 지원을 요구했다.

쌀 가격 유지 못할시 강경투쟁 방침 밝혀

그 후 여주농민회, 의성군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등 전농소속 지역농민회의 투쟁보고가 이어졌다. “강기갑의원의 요청으로 경남도청이 벼경영 안정지원자금 200억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는 발언에 농민들은 환호를 보내었다. 이들은 농업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며 정부의 더 많은 지원을 촉구하였으며 “우리를 막는다면 쌀 1000가마를 바닥에 뿌릴 것”이라며 강경한 투쟁 또한 병행할 것임을 역설했다. 곧 이어 민주노총, 범민련 남측본부, 전교조, 한국청년단체연합 등의 연대사와 함께 쌀대란 해결을 위한 '대북지원재개 1만인선언 추진결의’를 하였다.


광장의 분위기가 한층 더 고조되자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지도부의 삭발식이 진행되었다.

목표가격쟁취, 쌀대란해결 등의 구호를 가슴에 붙이고 나온 지도부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단상 위 의자에 앉았다.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농민가가 흘러나오자 농민들은 따라 부르며 의지를 다졌다. 삭발식이 끝나자 마지막으로 결의문 낭독이 이어졌다. 이들은 “농업을 고려하는 정책을 시행할것” “쌀 안정가격인 21만원 유지할 것” “대북 쌀지원의 법제화” “쌀 생산비의 보장” “이명박의 대통령과의 면담성사”를 요구했다.

쌀값 파동과 관련해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국내 쌀 수급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에 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그것은 별도로 판단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쌀값 하락에 허탈한 농민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목적 없는 대북 쌀 지원은 북한 체제의 유지를 돕는 잘못된 일임을 방관하고 있는 것 또한 문제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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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진실과 정의’ 창립 1주년 포럼서 과거사 정리문제 토론회 열어
공안부 담당이 아니었음에도 공안사건이라 주장
정확한 사실판단과 근거 없는 주장은 혼란과 갈등만 부추길 수 있어


10월 14일 오후 7시 창립 1주년을 맞이한 포럼「진실과 정의」는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사법부와 과거청산’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법무 법인 한결 이상희 교수의 사회로, 서강대학교 법학과 이호중 교수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의 김남준 변호사가 발제를, 진실화해위원회의 정광호 조사위원과 참여연대 박근용 사법감시팀장이 토론을 맡아 진행됐다.

1주년 행사에 회원 20여명만 참여

토론회 사회를 맡은 이상희 교수는 포럼「진실과 정의」가 “올바른 과거사 정리를 위한 여론을 형성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출범한지 어느덧 1주년을 맞이했다”고 했다. 그러나 주최 단체 회원 20여명만이 참여하는 조촐한 모임이어서 여론 형성이라는 본 단체의 목표와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호중 교수는 '납북어부 간첩조작사건의 수사, 재판절차상의 문제점과 사법과 과거청산’이라는 주제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발제에서 간첩조작사건 중 북한에 피랍되었다가 송환된 납북 어부들이 10년이나 혹은 그 이상의 오랜 시간이 흘러서 어떠한 체포 절차도 없이 강제 연행되어 불법구금과 고문, 허위자백을 통해 혐의 사실이 인정되도록 강제 조치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0-80년대 당시 사법 수사의 허점과 권위주의적 정부 하에서 사법기관이 숱한 문제들을 안고 있었다’며 당시의 법률적 혹은 제도적 허점이 납북어부에 대한 간첩조작 사건을 가능하게 했던 주요한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공안사건과 관계없는 것까지 공안사건이라 주장

'검찰 공안부의 과거와 현재’라는 주제의 발제자로 나선 민변의 김남준 변호사는 “공안정권 시절 검찰은 수사기관의 불법체포, 장기 불법 구금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했다”면서 “불법수사를 감시하고 형사절차상 피의자의 인권을 옹호해야할 준사법기관이자 공익의 대표자인 검찰이 수사기관의 인권침해를 묵인하고 방조한 것은 준사법기관으로서의 의무를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명박 정권 기간 동안에 광우병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사건, PD수첩 명예훼손 사건, 네티즌의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에 대한 업무방해사건, 미네르바에 대한 전기통신기본법상 허위통신죄 적용 수사,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한 배임죄 적용 수사, 용산 과잉진압에 대한 수사 등 수많은 공안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용산 과잉진압 사건에서 검찰은 농성자들에게만 책임을 돌리고, 경찰의 과잉진압 실체를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사회주의 노동자연합의 이적단체혐의 적용수사는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결성한 사회주의 노동자연합을 이적단체로 판단하여 구속기소하려 한 사안으로서 시대착오적”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용산사태나 피디수첩 명예훼손 사건, 미네르바 사건은 공안부가 담당한 사건이 아니다. 또 사회주의 노동자연합은 단체의 공식 사이트를 통해서 '북한에 대한 찬양’을 비롯한 이적 행위의 소지가 다분한 주장들을 펼쳐왔던 것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어 시대착오적이라는 주장에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혼란과 갈등만 부추길 수 있는 과거청산 토론회

민주주의가 꽃 피우지 못했던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는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쓴 채 생을 마감해야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이러한 사람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정확한 사실 판단과 근거에 의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야지 과거 권위주의 정권과 현 정권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난하는 식으로는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할 수 없다. 자칫 아무런 소득도 없이 오히려 혼란과 갈등만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윤주용 / 객원기자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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