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정보다 시장통제 위해 화폐개혁 단행
화폐개혁 정책 밑바탕에 중국의 대북지원 깔려있어
북한 주민들의 정치적 반발감 축적 예상

지난 11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11층에서 '북한 화폐개혁의 의미와 전망’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는 2009 대한민국 인권상을 받은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와 북한 전문 인터넷 신문 (주)데일리NK의 공동 주최로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화폐개혁 안 통하면 개성공단 폐쇄할 수도 있어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조원 중앙대 대학원 북한개발협력학과 교수는 발표에 앞서 북한화폐개혁이란 용어를 '11.30 화폐교환조치’로 정정했다. 북한은 신구화폐를 전환하는 것이 개혁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는 이유였다. 또한 이조원 교수는 “북한당국은 아직 경제적 부분에서 견딜만 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11.30 화폐교환조치는 개성공단의 완전한 중단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과 미국과의 빅딜이 어렵다하더라도 남한을 볼모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기 때문에 내년 3~ 5월엔 핵실험이나 국지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예측했다.


화폐개혁 단행 이유, 정치적 목적이 더 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정광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은 당경제와 군사경제를 중심으로 운영하지만 대부분 원조물자로 유지하기 때문에 자가운영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며 “이번 화폐교환조치는 경제적 조치로 보기보다 정치적 조치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정일은 북한의 시장을 통제하기보다 직접 시장에 현지지도를 나가 실정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11.30 화폐교환조치는 북한당국의 의도대로 성공할 가능성이 낮으며, 앞으로 그럭저럭 현상유지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발표에 이어 4명의 토론자들이 화폐교환조치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나누었다.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지금 화폐자체가 아예 돌지 않는다”며 이는 상품의 가능성이 떨어지고, 장롱속 돈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폐개혁의 성공은 중국의 대북 지원에 달려있어

배종렬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위원은 “2008년 12월 한 달 동안 북중 교역량이 4.3억 달러”라며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이후 중국의 대북지원이 얼만큼의 규모인지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화폐교환정책은 중국의 지원이 밑바탕이 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협동과정 교수는 “한국도 5만원 신권이 나오기까지 2년이 걸렸었다”며 “자원이 부족한 북한은 최소 2004~2005년부터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기에 북한의 화폐교환이 오래전부터 계획된 정책”임을 주장했다. 또한 앞으로 북한의 화폐교환조치의 성공 가능성은 중국이 얼마나 대북지원을 약속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예견했다.

마지막으로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의 화폐교환조치가 시장통제, 인플레 억제, 국가의 자본 흡수의 목적으로 이뤄졌으며 북한 주민들의 정치적인 반발감이 증가해 잠재적으로 축적될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런 예측을 파악하여 대북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북한 내부 통제를 위해 화폐개혁 단행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삼는 국가들과 달리 북한은 '선군정치’와 '주체사상’을 내세우는 군사와 사상을 우선으로 하는 국가이다. 그래서 이번 화폐개혁을 경제 안정보다는 '시장 통제'가 목적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한 구화폐와 신화폐의 교환비율이 100대 1이며 구화폐 교환 가능액수를 1가구당 15만원으로 제한했다. 15만원 이상의 돈은 휴지조각이 되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화폐개혁은 시장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들인 북한판 신흥부자들이 일부 권력 엘리트들과 손잡을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시장을 통제해 정권유지를 계속하기 위한 목적으로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문동욱 / 객원기자 (pado80@hanmail.net)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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