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이 일손을 놓고 거리에서 함께하자고 주장해
공무원 노조, 공무원들이 정부를 심판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혀

7월 19일 오후 4시 서울역 광장에서 '민주회복 민생 살리기 2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이 날 행사에서는 이들의 요구사항이 가득한 플랜카드들을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언론악법 철회하라! ▲시국선언 탄압중단 ▲비정규직 해고중단 ▲4대강 죽이기 절대 안 돼!가 주요 내용이었다. "요즘 신종 인플루엔자보다 더 독하게 유행하는 것이 바로 MB 인플루엔자이다. 오늘 결의대회로 쥐를 때려잡자!"라는 조금은 과격한 문구로 시작한 이 날의 행사에는 언론노조, 전교조, 민주공무원 노조,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등 많은 단체들이 참석했다.

공무원이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공무원노조

이 날 행사에서 민주공무원노조 정헌재 위원장은 "국민을 위한 공무원이 되겠다. 공무원들이 다시 결의해 국민 탄압을 이겨내고 이에 맞서는 조직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손영태 위원장도 "이명박 정부는 노동자를 탄압하고, 서민들을 울리고, 진보를 탄압하는 정부이다. 이에 공무원들이 정부를 심판하고자 모였다."며 행사의 목적을 말함과 동시에 "그 동안 공무원들의 반목을 이겨내고 KT의 민주노총 조롱까지 심판, 앞으로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전교조 정진후 위원장 역시 "시국선언의 물결이 온 나라로 퍼지고 있다. 국민과 소통하기를 바라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 선택해야 한다. 국민의 뜻을 따를 것인가, 독재자로 남을 것인가. 이들을 온 힘을 다해 심판해야 한다!"고 소리 높여 주장했다.


말끝마다 '국민이 원하는 것!', 정작 시민들은 불편 겪어

이 날 행사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은 '국민의 뜻'. 하지만 정작 행사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친척을 배웅 나왔다는 정가영(45세, 주부)씨는 "가뜩이나 복잡한 서울역이었는데 정신이 더 없네요. 뭐라고 외치기는 하는데, 어떤 메시지인지 시끄러워서 제대로 들리지도 않고 정신만 산란한 거 같아요. 소리 지른다고 다 되는 건 아니잖아요? 목소리 크다고 이기는 것도 아니고..."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 뿐 아니라 서울역 곳곳에 1인 시위, 시국선언 등 단발적인 행사들이 많이 열리고 있어서 서울역을 이용하는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또, 행사를 칭하는 명칭이 '민주회복 민생 살리기 2차 범국민대회'라는 것은 행사장 앞 무대에 걸린 플랜카드를 보고 알 수 있었다. 하지만 1부 행사에서는 사회자가 행사의 명칭을 '교사․ 공무원 시국선언 탄압규탄 국민대회'라 칭했고, 2부 행사에서는 '민주회복 민생 살리기 2차 범국민대회'라고 칭함으로써 행사를 지켜보는 시민들을 헷갈리게 만들기도 했다.


모든 국민이 일손을 놓고 총파업에 함께하자는 민주노총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이 날 행사에서 "시국선언을 탄압하고 선언자들을 해고하겠다고 협박하는 이들에게 맞서 더욱 분기탱천하여 투쟁해야 한다. 국회에서 미디어법이 강행되고, 비정규직 악법, 최저임금제 개정 악법이 통과된다면, 민주노총은 전면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굳은 결심을 내비췄다. 또 "이번 총파업은 시민을 위한 파업이므로 조직원들 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 해야 한다."며 "모든 국민이 일손을 놓고 거리에서 함께하자!"고 어이없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진주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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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처음으로 막장 드라마 문제점 제기돼
시청률 조사 더욱 과학적이고 섬세해 질 필요 있어
국민에게 긍정적 영향 미치는 드라마가 나와야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감금하고 폭력을 가하거나(KBS '장화홍련'), 바람을 피웠다고 항의하는 아내를 가두고 성폭행하며(MBC '밥줘'), 미성년자 이복동생과 유부남 이복오빠가 키스를 하고(MBC '트리플'), 내연녀와 결혼하려는 남편에 맞서 아내는 연하남과 정을 통한다(SBS '두아내')는 차마 공중파에서 방송되는 장면이라 믿겨지지 않는 내용의 화면들이 시청자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만든다.


최근 왜곡되고 비정상적인 가족력,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을 담은 소위 '막장 드라마'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인륜을 저버리고 순리를 거부한 군상들이 두서없이 출몰해 '막 말'과 '막된 짓'을 자행하는 드라마가 국민 정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이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에서 처음으로 막장 드라마의 문제점이 공식 제기됐다. 자유기업원 문화미래포럼 방송개혁시민연대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TV드라마의 위기와 발전방향'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고, 막장 드라마의 양산 원인과 그 해결책을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은 "국민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방송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송이 나와야 한다. 드라마가 오락성도 중요하지만 '도'는 지켜야 한다"면서 토론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시청률 지상주의가 막장 드라마 양산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다양한 시각으로 막장 드라마 양산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책을 모색했다. 막장 드라마 창궐 원인과 관련해선, 오명환 용인송담대학교 방송영상학부 교수는 '시청률 지상주의'로 대표되는 드라마의 상업논리를 들었다. 오 교수는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시청률 절대주의다. 결과치에 대한 평가를 수량화로 간단없이 재단하는 막장의 영역에서는 드라마의 경제학이 우선한다. 사회문화적 접근은 그 다음 항목"이라고 꼬집었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서 이미 채널의 희소가치를 잃어버린 지상파 방송은 드라마에 집중하게 됐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정적인 막장 드라마를 양산한다는 주장이다.


오 교수는 탈규제 정책과 정권의 교체공간이 막장 드라마로 하여금 급물살을 타게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시기적으로 보면 오늘의 막장 드라마는 노무현 정권 말기와 이명박 정부 초기 3년간의 합작품"이라며 "방송광고 사전 심의제도는 위헌 판결을 면치 못했고 창작에 대한 사전 검열로 낙인돼 2009년 1월 20일자로 폐지됐다. 사후심의 평가인 드라마의 행보는 거리낄 이유가 없다. 잘 나가는 드라마 온상 속에서 막 나가는 드라마가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류이후 한탕주의가 만연

최상식 중앙대학교 미디어공연학과 교수는 "아마 오늘 날 드라마의 문제는 '한류의 성장통'이 아닌가 한다"며 '한류'로 인해 막장 드라마가 나왔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막장 드라마가 양산되고 있는 원인으로 '한류스타의 몸값 상승으로 드라마 제작 적자구조 발생' '한 두명 한류스타에만 의존한 질 낮은 드라마 급증' '팔리는 한류 드라마의 내용만 제작함으로써 다양성 상실' 등을 꼽았다. 특히, "어떻게 해서든 시청률을 올려 드라마를 띄운 뒤 해외에 수출하자는 한탕주의가 만연하게 됨으로써 막장 드라마란 사생아가 나타났다"며 한류 이후 심화된 '시청률 지상주의'를 막장 드라마의 가장 큰 원인으로 들었다.

시나리오 작가의 자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손정은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부이사장은 "저비용 고효율 이라는 드라마 제작 시스템 자체가 좋은 작가들을 놓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역량이 부족한 작가들이 막장 드라마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손 부이사장은 "여성 시나리오 작가들만 나오는 것도 문제"라며 시나리오 작가들의 성비 불균형도 문제로 꼽았다.


그린(GREEN) 드라마 캠페인 펼쳐야

막장 드라마의 해결책으론 방송계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그린(GREEN) 드라마 캠페인이 제안됐다. 오 교수는 "방송계와 드라마계의 전반적인 3'자' 캠페인이 이뤄졌으면 한다"며 "'자정' '자제' '자숙'을 기치로 하는 그린(GREEN) 드라마 캠페인이 그것이다. 이러한 자율적 대응이 없으면 타율과 외압을 자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 교수는 "TV콘텐츠 제품에 대한 소비자 감시가 원활해지면 '드라마 불시청 운동' '광고 불매운동'같은 '드라마 탄핵제도'를 상정할 수 있어야 한며"며 방송계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이 직접 나서 막장 드라마 퇴출에 앞장 설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오 교수는 공영방송의 막장 드라마 개선 방법으로 '전문 드라마 채널이나 영화전문 PP에서만 방영', '사전 대본 심의' '재방 주간 방송 금지' '기업 광고 금지' 등도 제시했다.

남궁영 동아방송대학교 교수는 "막장 드라마의 등장 배경을 방송사간 시청률 경쟁이 주범이라고 보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따라서 우리나라 방송 시청률 조사 방법이 더욱 과학적이고 섬세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드라마의 주소비자인 중년의 주부들이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또는 자사가 스폰서 하는 막드의 드라마를 과연 자사 제품의 타깃 소비층이 시청하고 있는지를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광고주에게 제공한다면 지금처럼 막연한 시청률을 위한 경쟁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필성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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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에 대한 비판이 아닌 반정부 시위

민주당의 길거리 정치, 국민들의 비난 높아져
사전 신고 안했지만 불법시위는 아니라고 주장

지난 27일 오후 4시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서울광장에서 '4대강 정비사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엔 야당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를 포함 경찰 추산 약 700여명의 인원이 참가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곳곳에서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사회당, 민주노총, 아고라, 여성환경연대, 환경운동연합, 평화재향군인회 등 각 정당과 단체들의 깃발이 휘날렸다. 집회에 참가한 정치인들로는 민주당 추미애, 이종걸, 이미경 의원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곽정숙 의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조승수 의원 등이 있었다.

야당 국회의원들, 집회 불허에 항의 농성 벌여

이날 집회에 앞서 오전 7시쯤 민주당 이종걸, 민주노동당 곽정숙, 창조한국당 유원일,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은 서울광장 중앙에 천막을 치고 경찰이 오늘 집회를 불허한 것에 대한 항의 농성을 진행했다. 이들은 4대강 정비사업이 국민 혈세 22조원이 들어가는 사실상의 대운하 사업이라며 '국민고통 혈세낭비 4대강 사업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4대강 죽이기 사업’ 저지를 위해 온 국민이 일어서자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4대강 사업이 반서민 친재벌 사업”이라며 “강바닥을 파헤치고 보를 설치하는 대운하 전초 사업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국토를 침탈하는 사업”이라고 비난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4대강 정비보다 우리 사회에 정비가 필요한 곳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정비이다”라며 격양된 목소리로 좌중을 향해 외쳤다.

각 야당 의원들의 연설이 있고 난 뒤 주최 측 참가자 한 명이 방송장비를 반입하려는 과정에서 이를 막으려던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흥분한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들이 정부와 경찰들을 향해 쏟아졌다.

이날 '4대강 정비사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 집회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적절성을 따지고 묻는 자리이기 보다는 차라리 반정부 시위의 성격이 짙어 보였다.

사전 신고 안했지만 합법이자 평화집회라고 주장

집회 주최 측은 “오늘 집회가 사전에 접수되지 않은 집회이지 불법집회는 아니라며, 합법집회이자 평화집회”라고 한 반면 경찰은 “오늘 집회는 신고 되지 않은 엄연한 불법집회”라고 규정하며 자진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진보연대에서 나온 연사는 “우리는 평화적인 집회를 하고 있다. 자유를 위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다. 이를 막아서는 경찰이 불법자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외쳤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민생 살린다고 하면서 국민을 죽이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존재하는 한 도저히 살 수가 없다”며 이명박 정부를 '살인정권’으로 규정하는 발언들을 쏟아 냈다.

민주당 길거리 정치, 국민 호응 얻지 못해

김정자 민주노총 분과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건설업자로서 4대강에 있는 자갈과 흙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로 밖에 보지 않는다”며 “국민 전체가 자신의 돈을 위해서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명박은 머리만 멍청한 게 아니라 눈치도 없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집회 측의 한 관계자는 “서울광장이 저 따위 경찰들에게 찬탈 당하고 있다”며 경찰을 향해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러한 발언자에게 집회에 참가했던 국회의원들을 포함해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박수를 통해 화답했다. 경찰과 대치 상황이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해 흥분한 상태에서 튀어나온 발언이라고는 하지만 무언가 석연치 않다. 특히 국회의원이 국민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경찰을 바라보는 인식의 편향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하여 아쉬움은 더 남는다.

집회 하루 전날인 26일 한나라당이 단독 소집한 6월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등원을 거부하고 길거리로 나갔다. 민주당의 등원거부로 민생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길거리 정치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윈지코리아컨설팅의 27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5월 30일보다 8.9%포인트 감소한 18.4%에 그쳤다. 국회 등원과 관련해 민주당 지지층의 56%조차 '등원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더 이상 길거리에서 소수국민의 뒤에 숨어 목소리를 내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높은 가운데, 민주당의 이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문동욱,윤주용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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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통과되면 기득권 세력의 노예가 될 것이라 주장
\총파업 선언에 앞서 민주노총 지도부 삭발식 진행, 쌍용차 사태 언급
야 4당 대표 국회의원 반기업 정서, 반정부 투쟁 발언 이어져


21일 오후 3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언론노조 3차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원 2000여명과 함께 MBC 본부를 비롯한 지역 MBC, SBS 본부, YTN 지부, EBS 지부, OBS 지부, CBS 지부, 한겨레, 경향신문을 포함한 각 지역신문 지부들의 깃발 30여개가 나부꼈다. 무대에는 '언론악법 폐기 직권상정 반대’ '죽을 수는 있어도 물러설 수는 없다’는 투쟁적인 문구를 담은 대형 현수막도 내걸렸다.

행사 사회자는 “현재 한나라당과 정부는 호시탐탐 언론악법 직권상정을 노리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 투쟁을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정책부장의 아내가 정부와 사측의 협박을 못 이겨 '자결했다’며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을 마치 숭고한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처럼 묘사하는 편향을 낳기도 했다.

민주노총․언론노조, 정부와의 투쟁의지 밝혀

총파업 선언에 앞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 3명이 조합원 2000여명이 보는 앞에서 단상에 올라 삭발식을 단행했다. 삭발식을 진행하는 자리에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작년에 어린 여학생으로부터 시작된 100만개 촛불은 이명박을 끌어내기 위한 매개로 작용” 했다며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고 말해 오늘의 결의대회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내기 위한 집회가 아닌 반정부 투쟁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최상재 위원장 역시 “지난 8개월간 언론 악법을 잘 저지해 왔다. 이러한 것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광화문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시민, 용산 철거민, 전직 대통령, 쌍용자동차 노동형제, 87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미디어법 저지는 곧 반정부 투쟁이라는 공식을 성립시키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야당 국회의원들, 반기업 정서 그대로 드러내

대회사에 이어 야 4당 의원들의 연대사가 이어졌다. 제일 처음 연설을 시작한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언론은 시장경제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 보수 아닌 언론, 보수 아닌 자본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기업에 방송 넘기려는 음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창조 한국당의 반 대기업 정서를 여실히 드러냈다.

민주당의 천정배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은 씩씩하다. MB악법 저지 위해 모든 것 걸고 사력을 다해, 목숨을 다해 싸울 것이다”고 했다. 그는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이 나라의 언론은 힘센 사람을 견지 하기는 커녕 국민들을 무릎 꿇리고 쇠뇌 시키게 되는 것이다. 기득권 세력의 노예가 되는 것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어내기 어려운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국회의원이 국회에 있지 않고 왜 길바닥에 나와 있느냐고 질책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식물국회’, '국회 밖, 길거리 정치만 일삼는 야당’이라는 사회적 비판 여론을 의식하는 듯 한 발언을 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언론노조 총파업의 배후가 누구냐? 이명박 대통령 아니냐. 이명박 대통령의 배후가 누구냐. 조중동 아니냐. 알 만한 국민들은 다 안다”며 마치 조중동을 구독하는 국민들이 언론노조 총파업의 배후가 되는 것처럼 인식케 하는 발언을 했다.

야 4당 의원들의 연대사를 마친 뒤에는 MBC 이근행 본부장, EBS 정영홍 지부장, SBS 심석태 본부장을 비롯해 각 방송사 지부장들의 투쟁사도 이어졌다. 이후 '언론악법 직권상정’이라고 쓰인 얼음을 깨는 상징 의식과 함께 국회의사당을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린 뒤 투쟁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을 끝으로 결의대회를 마쳤다.


미디어법의 목적은 국민들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주는데 있어

정부와 한나라당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미디어법은 과거 1980년 신군부가 도입했던 지상파 방송 독과점 시스템 변경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미디어법 통과는 방송 독과점 구도를 해체해 여론의 다양성을 실현하려는데 본질적 목적이 있다. 그러나 언론노조는 '조중동’ 친보수신문이 여론을 장악하려는 것이 본질이라 주장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련 PD 수첩 보도에서도 나타났듯이 지상파 3사의 영향력은 한국사회를 흔들 정도이다. 이들에 의해 정보가 독점되고 왜곡되는 현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비판도 없다. 더욱이 당사자인 MBC는 PD 수첩 왜곡 보도에 대해 사과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비춰보면 언론노조의 미디어법 반대는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문동욱,윤주용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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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호불호가 프로그램 제작에 깊이 반영돼
PD수첩 명백한 허위보도로 판명나면 검찰기소 위헌으로 볼 수 없어
편파․왜곡 방송한 MBC의 검찰 비판은 국민모독

지난해 광우병 사태의 도화선이 된 MBC PD수첩 방송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결과, 왜곡과 편파성의 문제가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PD수첩 제작진의 이메일에서 정부에 대한 적개심과 이념 편향적 내용이 발견돼, PD수첩이 애초부터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방송을 제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중도보수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PD수첩 사건을 통해 본 방송 권력의 실태, 해법은 있는가'란 주제의 토론회를 열고, PD수첩 사건을 통해 드러난 MBC의 정파성을 살펴하고, 언론의 자유의 한계와 사회적 책임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파적 신념이 방송에 무절제한 영향 끼쳐

기조발제를 맡은 홍진표 시대정신 이사는 광우병 보도 논란과 관련해 "프로그램 제작진이 정파성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왜곡했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검찰이 최근 공개한 PD수첩 김모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볼 때 이런 추측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공개한 PD수첩 일부 제작진의 이메일에는 "정말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도 어찌나 광적으로 일을 했는지. 아마도 총선 직후 이명박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찌를 때라서 더 그랬나 보다" "출범 100일이 된 정권의 정치적 생명줄을 끊어 놓고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조․중․동의 견고한 아성에 균열을 만든 일을 해낸 '대중의 힘'의 끝이 나는 못내 불안하다"는 등의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이사는 "이메일의 대화 내용을 볼 때 특정 정치 세력에 대한 호불호(好不好)가 프로그램 제작에 반영되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이는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의도적 오역을 포함하여, 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다는 인상을 주기위해 검증되지도 않은 정보들을 총동원했는데, 이러한 정파성이 그 동기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 이사는 "어떠한 정파적 신념이 공영방송의 보도태도와 방향에 무절제한 영향을 미쳤다면 그 자체가 일종의 타락"이라며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Honesty is the best policy)는 격언을 무시한 어떠한 이념이나 정치논리도 장기적으로 성공한 사례를 아직 알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언론자유 주장은 과잉 민주주의 편승한 것, 허위보도는 면책사유 안 돼

토론자로 나선 조중근 한국사회책임연구소 소장(바른사회시민회의 상임집행위원)은 PD수첩 제작진이 검찰 기소를 '언론자유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는 과잉 민주주의에 편승해 자유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은 외면한 채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라는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의 이메일 공개에 제작진이 반발하고 있는 것에는 "이미 이메일이 공개된 상태에서 이를 트집삼아 PD 수첩 왜곡보도 의혹의 본질을 호도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숭실대 강경근 교수는 MBC와 진보진영에선 검찰의 PD수첩 제작진 수사에 대해 '사실을 적시한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형법 제310조를 들며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조항은 허위사실 적시행위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명백한 허위보도로 판명나면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 강 교수는 "언론의 자유를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할 수 있다는 헌법 규정(37조2항)이 있어 검찰 기소가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고 검찰의 수사는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PD수첩 사태, MBC 개혁의 분수령 될 것

최홍재 공정언론시민연대 사무총장은 "PD수첩 미국산쇠고기 광우병 왜곡보도는 자정능력이 원천적으로 부재했다"면서 일본의 아사히TV, 미국의 CBS사례를 들며 MBC의 검찰비판 태도와 관련해 "국민모독"이라고 비난했다. 일본 아사히TV는 지난 1999년 2월 다이옥신 오보 후 프로그램을 폐지했고, 니혼TV는 허위증언에 기초한 보도(2009년 3월)로 사장이 사퇴하고 보도국장이 경질됐다. 미국 CBS도 2004년 조지 부시 대통령의 군복무 의혹 보도가 오보로 밝혀지자 선임부사장, 책임 PD, 부책임 PD 등 4명을 해임하는 등 방송윤리를 준수하는 책임을 보인 바 있다. 최 사무총장은 "MBC는 사과는 커녕 경영진만 문책하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항변했다"며 "세계 유례없는 왜곡보도와 편파보도, 언론유린의 장본인은 바로 PD수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희재 주간미디어워치 대표는 "그간 MBC는 특정 정치세력의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오면서도 MBC 개혁 요구에 대해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며 막아왔다"면서 "이번 검찰 수사 발표로 MBC 간판 프로그램인 PD수첩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정치적 목표를 갖고 조작 보도를 해왔다는 점이 드러나 MBC에 대한 개혁여론의 큰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필성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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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을 위한다는 일방적 구호 내세워 최저임금 인상 주장
상대방과 대화하고 이해하려는 의지는 없어
시민들에게 부담과 불편함을 느끼게 한 삭발 결의식

지난 18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민주노총, 여성연맹, 진보연대 등 많은 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최저임금 현실화 쟁취 공동기자회견 및 삭발 결의식'이 열렸다. 이 날 결의식 내내 참가자들은 '배고파서 못살겠다. 최저임금 인상하라.' '최저임금 인상하고 최저생활 보장하라.' '생활임금 쟁취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최저임금 삭감안을 철회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경기가 어려운 만큼 밑바닥 서민이 힘들어진다. 어려울수록 어려움을 끌어안고 베푸는 것이 부모 마음인데,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잘 사는 자식만 끌어안으려 하고 있다. 함께 힘을 모아 최저임금이 생계유지수준은 되도록 노력하자."는 취지발언으로 결의식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서민들 쓸 돈이 없으니 최저임금 높여라?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이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이라 불린다. 하지만 살리겠다는 경제는 부자경제일 뿐 서민경제는 아니다. 서민의 간 빼서 부자 살리겠다는 것은 오만방자함의 극치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내 놓던가, 최저임금을 높여라. 진보신당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외쳤다. 이에 참가자들은 '이명박은 물러나고 최저임금 현실화하라!'라는 구호로 노 대표의 발언에 호응했다.

이곳에 참석한 한국진보연대, 사회진보연대 등 각 단체의 대표들 발언을 종합하면 "경제위기에 처해 있을수록 최저임금은 인상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이 망하는 이유는 저소비 문화, 즉 서민들이 쓸 돈이 없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인상은 소비증가에 중요한 것이고 사회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것은 정당한 요구이다."였다. 결의식 내내, 최저임금 삭감이나 동결을 이야기하는 기업과 중소기업은 파렴치하고 양심 없는 이들로 그려졌다. 그 누구의 발언에도, 긴 선전물 문구에도, 기업과 중소기업은 어떤 입장인지,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서민들이 쓸 돈이 없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일방적인 외눈박이 요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체 226곳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설문조사에서 최저임금을 현 수준으로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이 54.5%, 삭감해야 한다는 답변이 24.1%로 나타났다. 또한 최저임금이 계속 오르는 데 따른 대책으로는 40%가 '신규채용 축소’를 꼽았고 비정규직 활용 확대(30.3%), 해고(9.2%) 등으로 답변이 나왔다. 단순히 서민들이 쓸 돈이 없어서 최저임금을 인상해야한다는 포퓰리즘식의 요구는 현재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인데도 무리한 주장을 늘어놓는 것은 분명 정당한 요구는 아니었다.

시민들의 눈으로 바라본 삭발 결의식, "불편함, 무서움"



기자회견 후, 4명의 대표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삭발 결의식이 계속됐다. 나란히 앉아 입술을 굳게 다물고 삭발하는 모습에 결의식 참가자들은 숙연해졌다. 하지만 지나가는 시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국회도서관을 방문하기 위해 결의식 현장을 지나가고 있다는 김정수(25)씨는 "잔잔하고 웅장한 노래를 틀어 놓고 삭발을 하고, 그런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무섭게 느껴진다."라고 삭발결의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결의식이 진행된 여의도 국회 앞에 있는 은행 직원들도 "고객들이 불편해하고 있다. 결의식을 피해 다른 길로 오셨다는 분들도 있었다. 머리카락을 잘라 자신들의 의지를 표현한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다른 이들 생각도 한번쯤 해 주었으면 좋겠다."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적절한 소비가 경제에 활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서민들이 쓸 돈이 없다고 해서 최저임금을 높이라는 일방통행식의 포퓰리즘식 요구는 옳지 않다. 이들은 "경제위기가 최저 임금자들의 책임인가?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맞서 투쟁하겠다."라고 하지만, 자신들의 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물론 경제위기가 최저 임금자들의 책임은 아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쓸 것이 아니라, 지금의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려는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

이진주 / 대학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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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소주의 궁극적 목표는 특정 언론사 폐간, 정치적 목적을 가진 활동
기업의 자유로운 광고 매체 선택권에 대해 사적인 영업활동 펼쳐
제품에 대한 문제제기는 없고 기업과 주주들에게 일방적 손실 끼쳐


지난 17일 오후2시 공정언론시민연대(이하 공언련)와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 그리고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이하 시변) 세 단체는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이하 언소주)의 광고주 불매운동에 대한 '신문광고주 불매,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세 단체 공동 주최로 '광고주 불매운동 대상 기업을 위한 피해구제센터’를 발족했다. 언소주의 조선·중앙·동아일보(이하 조중동) 광고 기업 제품불매운동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언소주의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시민운동 차원의 피해구제센터가 출범한 것이다. 구제 대상은 언소주의 불매운동으로 피해를 입은 광고사 및 기업이며, 사례접수를 한 피해기업은 법적 해결을 위한 도움을 받게 될 예정이다. 이재교 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 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윤창현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은 구제센터의 공동 센터장을 맡았다.

시장경제 위협하는 언소주

서울 정동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3층에서 진행된 '광고주 협박피해 구제센터’ 발족식에 이어 이들 시민단체는 '신문광고주 불매,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에서 사회를 맡은 문명호 공동대표는 “시장 경제 질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의 본질이 무엇이고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떻게 해야 사회가 안정되고, 자유의 소중한 가치를 모색할 수 있느냐를 논의하기 위해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토론 발제자로 나선 이재교(공언련 공동대표) 인하대 법학과 교수는 “일률적으로 어떤 형태의 보이콧(집단적 거부운동)이냐에 따라서 합법과 위법을 결정할 수는 없다”며, “보이콧의 합법과 위법의 판단 여부는 보이콧의 목적, 방법의 적절성, 사회의 수용, 용인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언소주의 불매운동이 어떤 형태를 가졌느냐에 따라 일괄적인 법의 저촉은 취할 수 없음을 전제했다.

이 교수는 “광고주 불매운동을 살펴보면, 소비자운동의 일환이라는 언소주의 주장을 뒷받침 하지 못한다”며 “언소주의 전신은 조·중·동 폐간 국민캠페인카페이다. 폐간이라는 것은 적대적 입장을 전제한 것이며 불만 있는 기업을 도산시키겠다는 것을 소비자 운동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운동? 광동제약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문제제기 없어

소비자운동은 기업의 제품 혹은 서비스에 대해 어디가 불만이다, 무엇이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언소주는 첫 번째 불매운동 대상이었던 광동제약에 이를 적시한 적이 없으므로 그 성격 자체는 정치운동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헌 시변 공동대표는 “신문의 어떤 논조가 맘에 들지 않고, 그 안의 경향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 광고주에 대한 불매 운동을 하는 것은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불매운동을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한 윤창현(바른사회 사무총장)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유시장경제의 기본적 가치는 경제적 선택의 자유인데 이번 불매운동은 기업의 광고 매체의 선택이라는 고유한 권한을 침해한 활동이다”라고 규정했다. 또한 윤 교수는 “언소주의 불매운동과 요구사항으로 해당 기업의 예기치 못한 광고비 지출이 야기됐다”며 이러한 행동은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주주들에게 손실을 입힐 수 있음을 지적했다.

특정 신문의 광고 영업활동으로 전락한 언소주 활동

김이환 한국 광고주협회 상근 부회장은 “광고는 과학이다, 배급제가 아닌, 신중히 집행해야 할 성격을 띠고 있다”며, “신문 광고의 경우 신문의 발행부수, 구독률, 신문의 열독률과 구독자가 제품 소비자가 될 가능성을 세밀하게 분석해서 광고배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업의 자유로운 광고 배정은 어느 시민단체, 권력, 어느 집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장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경제규모 세계 13위로 전 세계 광고 물량이 아시아 3위, 세계 10위인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이러한 행태(언소주의 불매운동)를 세계광고연맹에서도 주시하고 있다”며 언소주의 불매운동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언소주의 불매운동이 공익을 추구하는 시민운동인지에 대해 홍진표 시대정신 이사는 언소주의 활동은 특정신문의 사적 광고 영업활동으로 볼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불매운동이 공익을 추구하는지, 어떻게 공익을 발현하는지 어떤 정치적, 이념적, 공익적인 정당성을 살펴봐도 그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며, “객관적으로 보면 협박과 압박에 의한 사적인 광고 영업활동”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익’의 미명 아래 행해진 시장경제 교란행위

1시간 30여 분간에 걸친 이번 토론회에서 공언련 문명호 공동대표는 “언소주의 불매 활동은 시민운동이라는 미명하에 법적으로는 업무방해 등 현행법을 위반하고,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와 사회의 시장경제 질서를 부정하며 기업의 영업활동을 침해하는 활동”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기업은 노출대상과 비용 대 효과 극대화, 광고예산금액 등을 고려하여 기업에게 적합한 광고매체인지를 판단, 선택할 자유를 갖게 되어있다. 이번 피해구제센터 발족 및 관련 토론회는 '광동제약이 조선일보에의 광고를 중단하거나, 한겨레나 경향과 동등한 광고 집행을 할 때까지 불매운동에 들어가겠다’ (오마이뉴스 2009.6.8)고 하는 언소주의 광고 불매운동이 광고주의 의사결정 과정을 무시한 행동으로 그 목적과 행동 방법이 옳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대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노유미 / 대학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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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잇따른 핵실험으로 인해 6.15 선언의 합의는 어긋났음에도 일방적인 주장 펼쳐
남북관계 경색에 대한 북한의 책임은 언급 하지 않아 객관적 시각 결여돼
북한의 핵실험과 우라늄 농축 선언에 대한 비판 없고 현 정권 규탄만 반복해

6.15선언실천남측위원회가 주최한 '6.15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 범국민 실천대회’가 지난 14일 오후 2시에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이 대회에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의 대표를 비롯해, 참여연대, 민주노총 등의 단체가 참가했다.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이날 대회는 야 4당의 대표 축사와 사회단체 대표들의 발언, 남북화해 공동 호소문 낭독과 대국민 선언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연사들의 발언은 이명박 정부 아래 있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으며, 남북관계의 위기의 원인이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 있다는 주장으로 모아졌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과 우라늄 농축 선언 등에 대한 아무런 비판이 제기되지 않아, 편중된 대회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책임은 거론하지 않고 이명박 정부의 잘못으로만 돌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현재 한국은 전쟁을 걱정하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를 바꿔야 평화를 찾을 수 있다”며 “남북관계 악화, 이산가족상봉 금지, 금강산 관광 금지, 개성공단의 문제들은 이명박 정권의 무능함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발언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통일의 길로 나가지 않고 있다”며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철회를 촉구한다”고 했으며,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는 “6․15 선언 미이행시 국제사회의 불신과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며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하도록 적극 권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역시 “6․15, 10․4 선언은 헌법적 가치가 있고 특정 정책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6․15,와 10․4 선언을 바탕으로 한 평화와 협력의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라고 말했다.

대회 하루 전인 13일 북한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우라늄 농축작업 착수를 선언했다. 6․15 선언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1순위가 비핵화임을 남북 공동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우라늄 농축작업 선언 등으로 6․15 선언의 기본 합의가 파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야 4당 대표들에게 찾을 수 없었다. 특히 6․15, 10․4 선언을 북한과 합의한 민주당은 당시 대북정책 대표자로서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지만 북한에 대한 비판은 제기하지 않은 채 이를 이명박 정부 탓으로만 돌려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이 아니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 정부 비난에는 박수를, 북한의 책임 말하면 비난일색

야 4당 대표 발언 이후 각 단체장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첫 발언으로 전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의원의 발언이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야유를 보냈다. “마음을 열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 달라”는 사회자의 자제 부탁이 무색하게 행사 참가자들의 고성이 오갔다.


대학생들 중심으로 한 참가자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공동선언 이행 않는 한나라당 물러가라”, “한나라당 해체하라, 김덕룡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김덕룡 대표의원의 발언을 저지했다. 김덕룡 대표의원은 끝까지 준비된 원고를 읽고 무대를 내려갔지만 참가자들의 더욱 큰 목소리로 방해해 연설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어 발언한 이석택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파탄지경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으며,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북한은 핵무기가 무기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정책의 일환임을 기회가 될 때마다 발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대북강경정책을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발언 뒤에는 참가자들의 큰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이날 대회에는 대학생 율동패와 노래패의 축하공연과 어린이 참가자들이 6.15 공동선언문을 낭독이 이어졌으면 행사 마지막 참석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6.15 공동선언을 낭독하고 정부에 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 이행 기간 선포했지만, 남북관계 경색에 실효성은 의문

행사직후 주최 측은 장충체육관에서 을지로 훈련원 공원까지 거리행진을 계획했다. 약 400여명의 거리행진 참가자들이 모였으나 사전 경찰의 금지통고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했다. 주최 측은 “평화로운 거리 행진을 불허한 경찰의 태도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기에 강력하게 규탄한다” 고 주장했다. 이후 참가자들이 장충체육관 밖에서 “평화시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였지만 더 이상의 충돌은 없었다. 경찰과 대치한 상황에서 약 1시간 동안 구호와 대표 발언을 진행하였고, 경찰의 해산을 3차례 요구 후 자진해산 했다.

남측위원회는 이달 15일부터 10·4정상선언이 나오는 10월 4일까지를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이행을 위한 운동기간'으로 선포하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 밝혔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 이행되지 않은 점과 이산가족 상봉을 북한당국이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점 그리고 금강산 피살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은 점 등 남북관계의 경색과정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이 결여되었다. 또 현재 가시화 되고 있는 북한의 3대 세습 움직임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있어 남측위원회의 활동이 전개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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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때문에 절망해야 했다"는 진보좌파
- 노 전 대통령 추모 아닌 반정부 시위 벌여 경찰과 일반시민 폭행해
- 시위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과 냉정한 평가 내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치러진 지 하루 만에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는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민주노총과 진보연대, 한국대학생연합 등으로 구성된 '노동탄압분쇄 · 민중생존권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공동행동'은 30일 오후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있었던 자리인 대한문 인근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이들 중 일부 참가자가 시위를 통제하던 경찰에 불만을 품고 각목과 삽 등을 휘두르며 폴리스 라인을 침범해 경찰과의 충돌을 불렀다.

2500여 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후 4시 당초 시위 예정지였던 서울광장이 경찰에 의해 원천 봉쇄되자 대한문 인근 차도를 점거하며 산발적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위를 통제하는 경찰을 맹비난 하며 '독재 타도’ '이명박 퇴진’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가 차도를 점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79개 전․의경을 동원한 경찰은 시위대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폭력사태는 오후 7시께 발생했다. 시청광장으로 진입하려는 참가자 일부가 폴리스라인을 무너뜨리기 위해 각목과 삽 등을 휘두르며 경찰과 맞서며 경찰버스를 파손한 것이다.

과격해진 시위대는 노 전 대통령 분향소 화환에 있던 대나무를 빼내 휘둘렀으며 경찰을 향해 돌과 물병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버스 유리창은 깨지고 버스 안에 있던 일부 의경들은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또 시위대는 시위 때문에 차량통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항의하며 경적을 울리는 일반 시민의 차량에 발길질을 하는 등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폭력사태는 경찰이 시위자 72명을 연행한 9시께 진정됐다.

노 전 대통령 추모보다 반정부 시위에 중점

이날 폭력사태를 두고 일각에선 경찰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추모열기를 잠재우기 위해 서둘러 분향소를 치우고 서울광장을 폐쇄한 경찰이 시위대의 분노를 사 충돌이 일어났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국민의 공감을 얻으며 경찰과 정부를 당혹하게 만들고 있다.

시위가 있던 시각 길을 가던 시민들도 이날 시위를 노 전 대통령 추모와 관련 있는 것으로 대부분 이해하고 있었다. 대한문 근처를 지나가던 A씨는 "경찰은 사람도 아니다"며 "어떻게 영정을 재빨리 치우고 시민들의 서울광장 추모를 막느냐"고 질타했다. 또 B씨는 "서울 광장에서 노 전 대통령 추모하는 게 통제받을 일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시위는 노 전 대통령 추모보다 반정부 시위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물론 노 전 대통령 사건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는 시위대 일부도 있었지만 이날 시위는 용산사태나 대한통운 박종태 씨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다.

"노동자 호소 외면한 노 전 대통령에게 사람들은 절망해야 했다"고 말한 시위대

시위가 노 전 대통령 추모와 크게 관련이 없다는 것은 이날 시위대가 돌린 전단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여러 전단 중 일부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한다기보다 오히려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었다. 시위대는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 앞에서 시위를 하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안타까움을 보이며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었지만 그가 서거 후 국민들 사이에서 진보의 가치를 대변했던 인물로 부상하고 있는 것에는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단에서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차악"이라고 규정하며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즉 노 전 대통령은 이들이 추구하는 민주주의(?)가치를 실현하려 했던 인물이 아니라는 냉정한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약속과 미국눈치를 안보겠다는 소신 있는 모습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5․18학살의 책임자에게 명패를 던지며 책임을 묻던 그가 끝내 살벌한 이라크 전쟁에 군대를 보내는 것을 봐야만 했으며 자신을 서민이라던 그가 노동자 농민의 호소를 외면할 때 사람들은 절망해야 했다"고 질타했다.

또 "누군가는 참여정부 기간 동안 민주주의와 인권이 발전했다고도 하지만 한미 FTA, 비정규직확산법, 평택 군부대 투입 등으로 서민들은 끊임없이 곤궁한 삶에 허덕여야 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까닭 그것은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에 돌아선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민들이 진정한 민주주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만약 이날 시위가 노 전 대통령 추모에 무게를 뒀다면 노 전 대통령을 비판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이날 시위에 참여했던 민주노동당은 참여정부 내내 노무현 대통령을 맹비난했던 당이다. 민주노동당은 정확히 2년 전 노 전 대통령 재임시절인 2007년 5월 한미FTA와 비정규직법 등으로 노무현 정부를 질타한 바 있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진보가 아니라고 여러 번 주장해왔다.

강필성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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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하는 학생들과 항의하는 단체의 대립으로 기자회견 잠시 중단돼
- 시국선언 교수들, 구체적 내용이 없다는 질문에 모호한 대답으로 일관
- 양쪽 의견의 균형을 잡기 위해 나왔지만 진정성이 있는지는 의문

3일 오전 11시 서울대 신양인문관 국제회의실에서 서울대 교수 124명을 대표하는 12명의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 날 시국선언은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서울대학교 교수일동 명의'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국민적 화합을 위해 민주주의의 큰 틀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시국선언 성명서에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첫째, 이명박 대통령이 스스로 나서서 국민 각계각층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정치를 선언해야 한다. 더불어 현 정부와 집권 여당은 다른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를 진심으로 국정의 동반자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둘째, 현 정부는 민주사회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셋째, 현 정부는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하며, 정적이나 사회적 약자에게만 엄격한 검찰 수사에 대한 근본적 반성과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현 정부는 용산 참사의 피해자에 대해 국민적 화합에 걸맞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경제 위기 하에서 더 큰 어려움에 처한 비정규직 노동자 등 소외계층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기자회견장에서의 격한 대립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있던 서울대 국제회의실에는 기자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교수들을 지지하는 학생들과 그 반대 입장에 있는 대한어버이연합 회원들도 함께 있었다. "화합은 다수가 선택한 정권과 해야 하는 것인데, 이렇게 시국선언을 하는 것은 다수 의견과 맞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대한어버이연합 측의 질문을 시발점으로 대립이 일어났다. 이 질문에 서울대 교수 대표는 "여러 소수와 다수가 함께하는 것, 즉 시국선언과 같은 행동이 현 정권을 도와주는 것이다."라고 답했고, 이 말에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는 격앙되어 단상 앞으로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이에 교수들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앉아라!"고 외치며 대립했다. 25분가량 정돈되지 못한 분위기 속에서 양 측의 팽팽한 대립은 계속됐고, 분위기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이후에야 다시 기자회견을 할 수 있었다.

구체적 내용 없는 시국선언

시국선언 내용의 구체성이 떨어지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서울대 교수 측은 "당초안보다 표현이 완화됐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오늘 시국선언을 하는 것은 정책에 구체적으로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현 정권에서 민심수습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정도일 뿐이다. 국정에 대한 충정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이 날 발표된 시국선언문의 내용에는 '화합해야 한다. 반성해야 한다.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와 같은 문구로 일관해 단지 구호에 불과한 인상을 주었다.

모호한 대답으로 일관한 시국선언

"시국선언 이후에 현 정부 반응 없으면 어떻게 할 예정인가?"란 질문에 서울대 최갑수 교수는 "국민적 화합을 이뤄내고, 국민과 소통하면 좋지만 이런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길 바라진 않는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걱정이다. 그렇게 되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정권에서 어느 정도로 시국선언을 받아들이길 바라는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 때 가봐야 안다.”, “심각하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등 모호한 대답만 계속 반복하는 듯 보였다.

양 쪽 의견의 균형을 잡기 위해 시국선언을 하게 됐다는 서울대 교수들. 격한 대립 속에 진행된 기자회견장의 분위기에서 과연 이것이 진정으로 양쪽 의견의 균형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행동이었을까 라는 의문이 남는다.

이진주 / 객원기자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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