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전임자 임금지금 자율결정 주장해
밀어붙이기식 협상태도로 6자 회의서 빠져
노조법 개정안 통과시 즉각 총파업 돌입할 것으로 예상
노조법과 관련해 한국노총, 경영자총협회, 노동부의 노사정 3자 협상을 인정할 수 없다며 총력투쟁을 선언한 민주노총은 16, 17일 이틀에 걸쳐 상경투쟁을 진행했다. 17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투쟁을 마무리하는 결의대회가 있었다. 이날 조합원 2,500명(경찰 추산)은 추운 날씨 속에 연설을 듣고 민중가요를 제창했다.
민주노총 울산지부, 파업투쟁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혀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김주철 본부장, 학습지 노조 재능지부 유명자 지부장, 반MB공투본 이강실 대표 등이 연설자로 나섰다. 첫 연설자로 나선 김주철 본부장은 “지난 8일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했으나 지역을 아무리 누비고 뛰어다녀도 간부들 외에 노동조합원들은 우리 노동조합이 처한 위기에 처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조합원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당부했다. 덧붙여 “그동안 진행했던 총파업 (결의대회) 기(氣)를 바로 안고, 다시 힘 있게 파업투쟁 조직 하겠다”고 말했다.
대의원 대회서 노사정 합의안 반대 총파업 결정
대회 마지막에는 임성규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임원들이 단상에 올라 상경투쟁에 동참해준 간부, 조합원들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이날 경찰은 47개 중대 35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그러나 조합원-경찰 간의 무력충돌은 없었다.
17일에 앞서 16일에 여의도 문화마당 농성장에서 제 48차 임시대의원대회와 결의대회가 있었다. 이날 대의원대회에는 총파업 결의 건을 단일 안건으로 상정했다. 복수노조 즉각 시행, 전임자임금 노사자율 결정을 핵심으로 한 노조법 개정을 위한 총파업을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대의원 대회 결의문을 통해 ▲노조탄압 분쇄, 노동기본권 쟁취 총력투쟁 ▲친 재벌 정책 4대강 죽이기 사업 저지, 노동자 서민 민생예산 쟁취 ▲노동자-서민 다 죽이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심판 투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밀어붙이기식 태도로 6자 회의에서 빠져
이어진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은 정부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강행 의사를 밝히는 등 6자 회의를 기만했다며 한국노총과 경총, 노동부는 민주노총을 제외한 채 밀실야합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야합’이라는 민주노총의 주장은 노동계 최대 현안인 복수노조, 전임자 임금문제가 노사정 합의를 거쳐 국회로 넘겨졌지만 민주노총이 협상과정에서 배제된 것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노사정 합의에서 민주노총이 빠진 것은 민주노총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고야 말겠다는 협상 태도 때문이었다. 11월 25일 6자(민주노총과 경제 3단체, 한국노총, 정부) 대표자 회의가 성과 없이 결렬됐다. 이 때, 정부 측에서는 어느 단체든 양보를 통한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가진 노사단체에 대해서는 충분히 대화하고 협상하겠다는 입장표명을 여러 차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은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대표자 회의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서울메트로 노조 탈퇴 움직임에 위기감 느껴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1박2일 간 흐트러짐 없이 마무리까지 힘차게 함께 해주시는 우리 동지들을 보며 자랑스러움을 느꼈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1박2일 상경투쟁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덧붙여 “이 겨울을 잘못 보내면 민주노총을 영원히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결연한 각오와 결의로 총파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자신의 출신 노조이자, 조합원 수 8,800에 달하는 서울메트로 노조의 탈퇴 움직임(17일 오후 9시 민노총 탈퇴 부결로 결정)에 따른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틀간 1만 여명이 참가한 결의대회로 총파업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표명한 민주노총은 노조법 개정안 통과가 예상되는 오는 21일부터 12월 말까지 모든 산별연맹, 지역본부, 단위사업장별 농성에 돌입해 비상 대기 한다고 밝힘에 따라, 노조법이 처리되면 즉각적인 총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유미 /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