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전국노동자대회’가 7일 오후 3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개최됐다. 강승철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무대에 올라 전국노동자대회 개회를 선포했다.

 

'노동자 인권’ 주장하며 격렬한 시위 벌여

이날 2010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조합원과 시민단체 회원 등 5만여 명은 "경제위기의 책임을 전가하는 이명박 정부와 G20을 규탄한다"면서 "비정규직이 하나 돼 투쟁하자"고 구호를 외쳤다.

전태일 열사정신 '전태일 노동상’ 시상 등 각종 퍼포먼스 진행

이어 '전태일 노동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동희오토지회와 언론노조 KBS본부가 올해 '전태일 노동상’을 수상했다.

'전태일 노동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고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씨는 “내가 여러분에게 할 말이 있다”면서 마이크를 청해 잡았다. 어머니는 “우리 노동자 숫자가 그렇게 많은데 하나되지 못해 늘 밀리고 기본권조차 빼앗긴다” 고 외쳤다.

G20개최 앞두고 'MB정권’에 대한 적나라한 비판

이광석 전국농민회 총연맹 회장은 “이명박 정권은 국민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위협하는 것이다. 정상회담을 위해 군대까지 동원할 수 있는 경호법을 발동하는 등 이명박 정권의 오만함이 그칠 줄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는 KEC 사태와 관련해 오는 11일 전면파업을 다시 한번 결의했다. 박유기 위원장은 “2010년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얼마나 혹독하게 짓밟혔나”며 “더 이상 몰리면 벼랑 끝이라는 거 다 안다. KEC 사태는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를 넘어 민주노조 사수 투쟁으로, 조직보존 투쟁으로 나가고 있다”고 외쳤다.

세계노동자단체, 한국 노동 시위에 대한 지지 입장 표명

이어서 남아공노총 수석부위원장과 성원들, 홍콩노총 위원장, 콜롬비아노총 위원장, 나이지리아노총 위원장, 스리랑카 전국자유노조 중집위원, 일본 도로치바노동조합을 비롯한 노동운동가들 등 국제노동단체 대표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을 대표해 딴띠누세베로 브라질노총 사무총장은 “40년 전 이 땅 역사를 만든 전태일열사를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전했다. “G20은 단 20개의 나라가 전 세계 정치, 경제를 결정하는 일이며 이를 두고만 보지 않을 것” 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브라질정부는 경제위기에 모든 노동자가 일자리와 소득을 유지할 수 있게 내수시장을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정부도 노동자의 소득과 권리를 우선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역설했다.

G20 노동시위, 국가 이미지에 대한 고려해보야야

행사 후 일부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공식 해산을 선언하고 나서도 보신각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하며 30분가량 경찰과 대치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G20 정상회의에서는 각국 정상들과 국내외 노동계 대표들이 노동 현안을 놓고 논의하는 공식적인 자리도 있다고 한다. G20을 계기로 국가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행사에 맞춰 대규모 시위를 하겠다는 노동계의 계획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 할 것이다.

김신영 /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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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우파, “철없는 딸이 강도에게 시집간 꼴”이라고 통합공무원노조 비판
통합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으로 국민세금이 노총 맹비로 쓰여져
'반정부 투쟁’을 목표로 삼고 있어 정부와 마찰 예상돼


24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한낮에도 제법 가을다운 기운이 느껴지지만, 이곳에는 한여름 폭염 같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후끈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 등 3개 공무원노조가 통합한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통공노)과 보수우파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이 비슷한 시각, 같은 장소에서 상이한 기자회견을 연 것.

통합공무원 노조와 보수우파 시민단체 동시에 기자회견 가져

통공노는 “정부가 민주노총 가입을 빌미로 국민과 공무원노조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며 민주노총 가입은 정치행위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이에 보수우파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은 “심한 좌편향을 보이며 체제 전복과 같은 정치적 목적의 파업을 선동하는 민주노총에 가입한 자체로 이미 정치적 중립성은 크게 훼손됐다”며 맞대응했다.

통공노와 보수우파 진영은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듯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는 없었지만, 불편한 기색 뒤로 숨은 '힐난’은 선명하게 주위를 감쌌다. 양측은 상대를 견제했고, 보수우파 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과 통공노측 조합원 사이에 민주노총 가입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오가기도 했다.

통공노는 이미 26일 경기도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제1차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통합공무원노조의 규약을 제정하는 한편 민주노총 가입을 확정하고서 통합 노조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보수 우파, “통합공무원노조 문제는 철없는 딸이 강도에게 시집간 격”

보수우파 진영은 비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국민행동본부, 뉴라이트전국연합, 라이트코리아, 바른사회시민회의, 선진화개혁추진회의, 자유주의진보연합 등 보수우파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은 “노동자의 권리에 앞선 공무원의 의무를 망각한 일탈(逸脫)행위”라며 “철없는 딸이 강도에게 시집간 격”이라고 일제히 성토한 데 이어 28일 통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는 '공무원 정년폐지 운동’ 온라인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이에 진보좌파 진영의 걸음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공노에 대한 보수우파 진영의 '반발’에 '시대 지난 색깔론’이라고 성토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려는 것에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다. 통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은 노정 갈등을 넘어 진보-보수, 좌파-우파의 대결로 또다시 귀결되는 모습이다.

사태의 핵심은 공무원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한 것

문제는 공무원 노조가 '통합’을 했다는 게 아니라 '민주노총’에 가입했다는 데 있다. 전공노, 민공노, 법원노조 등 3개 공무원노조는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친 투표를 통해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을 결정했다. 통공노의 이같은 결정은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정치적인 반정부투쟁을 일삼은 민주노총과의 결합으로 노정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국정효율성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때문에 노사상생을 위해 민간 기업마저 두 팔을 걷어붙이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으로 '회귀’하는 것에 대해 전공노 부산 연제구지부장이 탈퇴를 선언하는 등 “시대역행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이 내부에서 나올 정도다.

통공노의 '선택’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공직사회를 개혁의 대상으로 보고, 공무원 연금이나 구조조정 등 근로조건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취하자 이에 대한 섭섭함과 연대의 필요성으로 민주노총에 가입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 속에서 고통 분담에 솔선수범해야 할 공무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는 자체로 “철밥통을 더욱 강고히 하기 위한 집단이기주의의 표출”이라는 비난을 쉽사리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노조의 정체성 '반정부 투쟁’에 있어

더욱이 정치세력화의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는 모양새다. 23일 통공노 통합 찬반 투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공노 손영태 위원장은 “반노동정책 등에 대해 이명박 정부를 심판할 수 있는 공무원노조로 거듭날 것”이라고 정부와의 마찰을 예고했다.

통공노와 민주노총이 '기득권’으로 규정짓는 세력에 대한 혐오도 드러냈다. 이들은 국민의례를 '민중의례’로 대신하며 순국선열 대신 열사를 위해 묵념하고,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해방 이후 이 나라가, 이 나라 권력이 그 성격상 애국할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사회성격을 애국할 수 있는 성격으로 변혁시킨 뒤에 애국가를 불러야지 지금은 아니라는 뜻”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한 26일 '제1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도 통공노는 “정권의 공안탄압에 굴하지 않고 (공무원 노조 간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이라는) 대업을 성사시킨 조합원들의 뜻을 소중히 받들어 민주노총 상급단체에 100% 결의함으로써 정권 탄압에 마침표를 찍자”며 “공무원노조를 강인하고 힘있는 노조로 만들어 정권과 싸워 이긴 후에 우리 안의 대립을 해결하자”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불법시위 및 정치투쟁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이른바 '반이명박 투쟁’의 기치를 높이 올린 것이다.

민주노총의 강경투쟁 방침, 공무원노조 피할 수 없어

현행 공무원노조법은 공무원노조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보장하고 있지만, 단체행동권은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조합주의’를 추구하는 민주노총은 규약에서 이미 '소속 노조는 민주노총의 선언·강령·규약·규정·결의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할 의무’와 '민주노총의 사업에 참여할 의무’를 못박고 있다.

특히 이같은 '당파성’으로 인해 국정 효율성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보수우파 진영의 지적이다. 민주노총 소속 공무원이 업무상 기밀 등을 제공할 경우 정치투쟁에 악용될 수 있고, 사무관 이상 비노조원과 노조원간 이질감 심화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갈등이 조장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극한 대립’을 앞세워 온 민주노총의 개입으로 노정갈등과 이에 따른 사회적 혼란 및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통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이 그들이 말하는 '진보적 가치에 대한 양심의 선택’이었다 할지라도 그 정체성이 반이명박 정부에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를 “외부의 적”으로 규정하거나, “이명박 정부에 반격하자”고 결의하는 수준을 넘어 통공노가 당파성을 갖게 될 것이 자명하다는 게 보수우파 진영의 전망이다.

국민의 세금이 민주노총 맹비(盟費)로 사용되는 문제 발생

한편, 국민의 혈세가 민주노총의 쌈짓돈으로 사용되는 것도 문제다. 민주노총을 상급단체로 하는 노조들은 사업장 규모 등에 따라 맹비(盟費)를 내고 있다. 통공노 조합원은 전공노 4만8000여명, 민공노 5만9000여명, 법원노조 8500여명 등 총 11만5000명에 달한다. 전공노의 노조원 한 명이 월 1000원 정도를 납입하는 점을 감안하면 통공노가 내는 맹비는 연간 14~17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민주노총 예산 86억원의 16%가량. 반정부 투쟁을 일삼는 단체를 정부와 국민이 먹여 살리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보수우파 진영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민주노총과 같은 반국가적인 집단에 가입하는 것을 보며 분노를 넘어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통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의 위법성 여부 조사 △공무원 정년 폐지 입법운동 △불법 투표사례들에 대한 검찰 조사 및 관련자 사법처리 △노조 결성과 불법에 동참한 공무원 즉각 파면 등을 요구한 상태다.

통공노가 “정해진 규정이나 정부의 지침도 거역하고, 사명감도 내팽개친 채” 불법성과 폭력성 등으로 질타받아온 민주노총과의 '결합’을 택함으로써 스스로의 발등을 찍는 '참극’을 낳을지, 그들의 주장대로 공적 개혁의 '기적’을 일궈낼지 책임은 이제 통공노의 몫으로 남았다.

변윤재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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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3개 공무원노조가 통합공무원 노조를 출범시켰으며, 민주노총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KT, 영진약품, 울산 NCC 노조 등의 잇단 민주노총 탈퇴로 뿌리 채 흔들리던 민주노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는 듯하다. 공무원의 노조 결성을 통해 단체 교섭을 하거나 민주노총에 가입하고 정당한 조합 활동을 하는 것은 노동기본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들이 쟁의행위를 하거나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독일처럼 노조활동을 할 수 없는 공무원과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공무근로자로 공무원 구조를 이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 등 3개 공무원 노조가 지난 22일 통합공무원 노조를 출범시켰다. 이와 동시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세 공무원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함으로써 내부의 비리와 성추문 사건, 그리고 KT 노조, 인천지하철 노조, 영진약품 노조, 울산 NCC 노조 등의 잇단 탈퇴로 인해 뿌리 채 흔들리던 민주노총은 모처럼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는 듯하다.

시대에 역행하는 공무원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2007년 68만2000명을 기록했던 민주노총의 조합원 수는 지난해인 2008년에는 65만80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또 올해 들어와서는 KT 노조 등의 도미노 탈퇴로 현재 조합원 수는 62만 여명까지 축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약 11만 여명의(이미 가입되어 있던 전공노 소속 5만 명을 제하면 신규 가입은 6만 여명) 조합원 수를 갖고 있는 통합공무원노조가 새로 가입함으로써 민주노총은 이제 한국노총의 72만 여명과 유사한 규모가 되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구성하는 노동위원회나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더 많은 근로자 위원을 참여시키고 공익위원을 선정하는 데에도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민주노총은 내심 기대하고 있다.

공무원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정부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에 어긋나는 행위가 있을 때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으며, 행정안전부는 민노총 가입 투/개표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뉴라이트전국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공무원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이 '법률에 규정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 판단해 달라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통합공무원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이 우리 사회의 뜨거운 논란거리로 등장한 것이다.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33조에서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 즉 우리 헌법은 공무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여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동기본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헌법 제7조에서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법률로써 보호하고 있다. 즉 공무원의 신분 및 직무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 헌법은 공무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여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동기본권은 인정하지만, 공무원이라고 하는 특수성으로 인해 노동기본권 행사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도록 하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 가입으로 인해 그 제한된 선을 넘었는가가 일차적인 논란이 될 수 있다.

공무원의 정치활동, 합법적인가

공무원노조의 특수성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5조 단서 조항에 표현되어 있다. 즉 노조법 제5조는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공무원과 교원에 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하여 공무원과 교원에 대하여는 별도의 법에 위임하고 있다. 그 별도의 법이 곧 공무원노조법이다. 노조법의 특별법으로서의 성격을 갖는 공무원노조법에서는 공무원의 노동조합 결성, 단체교섭 인정, 정당한 조합 활동을 허용하지만, 공무원의 복무상 의무규정 준수, 쟁의행위 및 정치활동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결국 노조를 조직하고 단체교섭을 하며 정당한 조합 활동을 하는 것은 합법적인 활동이지만, 쟁의행위나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 된다.

결국 공무원노조가 노조를 결성하고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것 자체로는 불법이 아니며, 문제시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공무원노조가 쟁의행위나 정치활동, 특히 정치활동을 했을 경우이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목은 기자회견장에서의 통합공무원 노조 출범배경에 대한 설명 속에 들어 있다. 이 날 손영태 전공노 위원장은 “공무원 노조는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는 힘 있는 통합 노조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근로자이면서 동시에 직무 특수성을 갖는 공무원을 조합원으로 하는 공무원노조는 일체의 정치활동이 금지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현 정부를 심판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정치활동을 하겠다는 공식선언이나 다름없으며, 이미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노조들은 이미 '살인정권 규탄대회’ '이명박 정권 심판 국민대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시위’ 등에도 참가한 이력이 있다. 즉 불법활동을 했다는 이야기이며, 이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런 불법활동을 하는 공무원노조가 이제는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강령으로 하면서 불법 폭력투쟁을 일삼는 민주노총과 손을 잡았다는 사실은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이미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도 격려사를 통해 “이명박 정권의 탄압에 맞선 민주노총의 투쟁을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앞으로 민주노총의 활동 및 공무원 노조의 참여와 관련하여 불법성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고, 이는 또 다시 투쟁을 부추기고 선동하는 호재로 이용될 공산이 크다. 우리 사회에 커다란 투쟁의 불씨가 새롭게 던져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정부가 어떤 의지를 갖고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가 사태의 진전을 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손영태 위원장의 '정부 심판’ 발언은 또 다른 측면에서 문제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다. 정부를 선택하고 심판할 수 있는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국민은 그 권력을 공무원 노조에게 위임한 적이 없다. 그런데 무슨 권한으로 공무원 노조가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국민이 투표로써 선택한 정부를 그 국민의 의사를 충실히 섬겨야 할 공무원이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자신들이 심판하겠다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위험한 발상은 아닌가. 아니면 무식한 국민을 똑똑한 자신들이 선도하겠다는 오만인가.

중장기적으로 공무원 구조 이원화를 검토해 볼 필요 있다

신분이 철저하게 보장되어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들이 결성한 공무원노조가 앞으로 어떤 요구를 할 것인지는 분명하다. 공공서비스 향상이나 정부의 비리 척결, 단체장 견제 등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상 그들이 요구할 것은 일은 덜하고 돈은 더 받겠다는 것이다. 이미 그러한 요구들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지난 22일의 기자회견에서 공무원 노조는 임금인상 등 생존권 보장, 공무원 연금 개정 저지, 구조조정 차단 등을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의 의미와 배경으로 언급했다.

한 마디로 임금 많이 받고 노후보장 확실히 받아내고 '철밥통’은 더 강력한 '강철밥통’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일반국민이 받는 국민연금보다도 공무원들이 받는 공무원연금이 훨씬 유리하다. 그런 공무원연금이 적자가 난 지가 옛날이지만, 이 적자를 매년 국민들의 혈세로 메워주고 있다. 그리고 그 규모는 2005년 6096억 원, 2007년 9892억 원, 올해에는 1조 9931억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공무원이 국민을 위한 공복(公僕)이라는 단어는 교과서에서조차 사라져야 할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관존민비(官尊民卑) 사회에 살고 있다. 국민은 여전히 봉이다.

공무원들의 봉이 된 국민으로서는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는 일이지만, 어쨌든 현재로서는 정부가 제대로 대처해 나가기만을 바라는 것 이외에 별 다른 도리가 없는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공무원 노조와 유사한 교원노조, 즉 전교조의 선례를 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교조 역시 '교원노조법’의 규율을 받게 되어 있으며, 이에 따르면 모든 정치활동이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전교조는 대통령 탄핵 반대, 이라크 추가 파병 반대, 반미투쟁과 미군기지이전 문제, 한미FTA와 APEC 등 무역자유화와 시장개방 반대투쟁,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투쟁 등의 정치투쟁을 일삼아왔다. 반면 정부는 이러한 활동에 대해 대체로 묵인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 결과가 현재의 전교조이며 교육계의 현실이다. 공무원 노조의 정치개입 및 정치활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는 길 밖에 없다. 정부도 공무원노조의 정치활동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그럴 경우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이번에야 말로 '말 잔치’로 끝나서는 곤란하다. 정부는 이번 일로 사회와 국가가 몰락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공무원의 구조를 이원화하는 방법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독일의 경우 공무를 담당하는 인사들은 두 부류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공무원(Beamte)이고 다른 하나는 공무근로자(Angestellte im Oeffentlichen Dienst)이다. 공무원은 신분보장이 되는 대신 노조 등에 가입하여 활동할 수 없다. 반면 공무근로자들은 신분보장이 철저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반면 노조를 조직하고 노조활동을 할 수 있다. 이렇게 공무담당자들을 두 부류로 구분하여 노조를 결성하고 노조활동을 하는 공무근로자들에 대해서는 해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전공노 게시판에 “당신들은 해고되었습니다”라는 분노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쓴 글이 현실이 되어야 한다. 국민은 공무원의 봉이 아니라 공무원의 주인임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

권혁철 /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저자소개: 권혁철 박사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대학교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자유기업원에서 법경제실장을 맡고 있으며 경제정책분야를 연구 중이다. 주요 연구결과로는 '근로시간 단축의 경제적 효과’, '노사정위원회를 다시 생각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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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전국공무원노조와 민주공무원노조, 법원공무원노조 세 노조가 통합한 후 민주노총으로 가입하기 위한 투표를 실시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방송사마다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였다. MBC는 민주노총이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점에, KBS는 정치적 사안마다 노정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한편 SBS는 양 측의 입장을 동시에 보도하며 뚜렷한 평가는 보류했다.

 

-MBC, "공무원노조의 대정부 협상력 높아질 것"

MBC는 20일에 공무원노조와 정부 쪽 입장을 다룬 기사를 각각 보도하였다. <공무원노조, 노조 통합·민노총 가입 추진> 보도에서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을 비중 있게 다루어, 투표가 가결되면 민주노총이 큰 힘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투표 당일인 21일에는 <공무원노조 통합·민노총 가입 여부 투표> 보도에서 민주노총 위원장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문제 삼지 않던 투표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노조탄압"이라는 주장을 보도하면서, 투표 현장의 긴장된 상황을 보도하였다.

22일에는 <공무원노조, 노조통합·민주노총가입 투표 가결> 보도에서 대정부 및 각 기업에 대한 공무원노조의 협상력이 높아질 것이며 쌍용차 노조와 KT 노조의 탈퇴로 세력이 약화됐던 민주노총이 전국 조직인 공무원 노조를 만나 앞으로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표 가결 이후인 23일에는 <공무원노조, 민노총 합류‥후폭풍 >보도에서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예상되나 단기적 현상이며,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한국노총과 규모가 비슷해진 민주노총이 노사정 협의체에서 발언권이 강해지면서, 노동계와 정부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장기적으로는 단체행동권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어 민주노총의 운동방향이 온건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분석하였다. 

 

-KBS, "공직사회의 구조조정에 대한 위기감이 민주노총을 택하게..."  


KBS는 투표전날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사실을 단신으로 보도하면서, 정부가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소식을 짧게 전했다.

투표당일인 21일에는 <공무원노조, 민노총 가입 투표…정부 우려> 보도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을 "공직사회의 구조조정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며, 이러한 열의가 민주노총을 택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22일, KBS는 <통합 공무원노조, 민주노총 가입 결정> 보도에서 공무원노조와 전교조 등 공공부문에서 노조 세력이 강해지면서 노동운동의 흐름이 바뀌어 갈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투표이후인 23일에는 <“공무원노조 불법활동 단호 대처”…“노조 탄압”>에서 노정갈등을 부각하면서, 정치적 사안에 대한 민주노총의 활동에 공무원노조가 참여할 때 마다 이러한 갈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였고 이어서 24일에도 <공무원노조-정부, 날 선 공방 계속>를 통해 계속되는 정부와 노조의 공방에 대해 보도했다.

 

-SBS, 민주노총 가입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것


SBS는 투표전날 정부가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소식을 짧게 전했다. 투표 당일인 21일에는 <11만 '거대 공무원 노조' 탄생하나?…진통 예상> 보도를 통해 정부가 거대노조 탄생에 긴장하고 있으며, 공무원노조는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해 민주노총에 가입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23일에는 <"공무원노조 정치투쟁 단호 대처"…강력 반발>에서 공무원노조와 정부의 갈등을 상세히 보도했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의견을 각각 인터뷰해 정치권의 반응도 조망하였다.

 

<공무원 노조 관련 기사 >

 

기사 제목

보도건수

MBC

(9/20) 공무원노조, 노조 통합·민노총 가입 추진
(9/20) 정부, 공무원노조 정치활동 우려
(9/21) 공무원노조 통합·민노총 가입 여부 투표
(9/22) 공무원노조, 노조통합·민주노총가입 투표 가결
(9/23) 공무원노조, 민노총 합류‥후폭풍

5

KBS

(9/20) 한 총리 “공무원노조, 민노총 가입에 우려”
(9/21) 공무원노조, 민노총 가입 투표…정부 우려
(9/22) 통합 공무원노조, 민주노총 가입 결정
(9/23) “공무원노조 불법활동 단호 대처”…“노조 탄압”
(9/24) 공무원노조-정부, 날 선 공방 계속

5

SBS

(9/20) 한승수 총리 "공무원노조, 민노총 가입에 우려"
(9/21) 11만 '거대 공무원노조' 탄생하나?…진통 예상
(9/23) "공무원노조 정치투쟁 단호 대처"…강력 반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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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국제기구들이 연이어 발표한 한국의 노사성적표는 F학점에 가까웠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008년 현재 전 세계 134개국 중 13위였다. 하지만 국가경쟁력을 구성하는 13개 항목 중 노동 부문 효율성은 41위에서 84위까지 떨어졌다. 세부 항목 중 노사 간 협력관계는 조사대상국 가운데 131위로 꼴찌에 가깝고, 고용 및 해고관계는 108위, 고용유연성은 92위를 기록했다.

9월 초 세계은행(WB)이 내놓은 국가별 기업환경평가에서도 한국은 지난해보다 4단계 오른 19위로 평가됐지만, 노동 분야 세부 항목에선 가장 낮은 150위에 그쳐 후진국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지난 5월 스위스 국제경영원(IMD)이 발표한 세계경쟁력보고서에선 한국의 노사관계 경쟁력이 56위로 전체 조사대상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노사관계 부문은 다른 부문에 비해 2003년 이래로 6년 연속 최하위로 평가되고 있다.

국가경쟁력이란 경제의 지속성장과 번영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를 말한다. 하지만 기업환경 등은 선진국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에서 노사관계 부문만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오히려 한국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경직된 노동시장의 비효율성과 끊임없이 지속되는 노사 분규 등 투쟁적 노사관계는 한국의 경제발전과 선진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자 고질병이 되고 있다.

출처 : 조선일보

77일 만에 극적으로 파업이 철회됐던 쌍용자동차 사태는 노사가 한 치의 양보 없이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 노동시장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쌍용차 노조는 회사 측이 제시한 협상안을 모두 거부한 채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을 강행했다. 대치 상황 속에서 화염방사기, 지게차, 볼트를 사용한 새총 등이 동원돼 임직원을 비롯한 사측과 노측 모두 큰 인명 피해까지 입었다. 이번 불법 파업과 공장 점거로 3000억 원 이상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 또한 노사 대립으로 인한 브랜드가치 손상도 상당하다.

다행히 쌍용차는 파산의 위기를 모면했지만, 많은 업체들은 깊어진 노사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회사 파산으로 이어져 노측과 사측 모두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자동차부품업체인 K사는 지난해 7월 사측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임금동결과 연봉제 도입을 꾀하자 이에 반발해 총파업에 돌입했고, 회사는 직장 폐쇄로 대응했다. 9개월에 걸친 노사갈등은 타협을 보지 못한 채 고유가 등 경제의 어려움까지 가중되며 파산으로 치달았다.

외부세력의 개입은 노사 간의 반목과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개별 기업의 노사와는 아무 관계없는 제3자의 개입은 파업의 장기화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은 산별 노조의 파업에 개입하여 조합원들의 이익은 외면한 채 강경 투쟁을 일삼거나, 폭력 시위를 유도하면서 오히려 노사 간의 합리적인 협상관계 형성을 방해해 왔다. 또한 민주노총은 자신들의 이념투쟁에 노조의 참여를 의무화하는 등 노동현실과 괴리되는 운동을 주도해 조합원들의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노사 간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에서의 비합리적인 관행도 노조가 쉽게 파업을 선택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은 노조와 격렬히 대립하다 매년 적당히 타협을 끝내왔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일단 파업만 끝나면 파업 시기 지급하지 않은 임금을 특별상여금, 격려금 형식으로 주며 노조를 달랬다. 법대로 하겠다며 진행하던 노조에 대한 민, 형사상 손해배상 소송도 어느 틈에 대부분 취하하고 만다. 이러다 보니 노조는 버티면 회사가 요구를 들어준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결국 파업은 빈번히 일어나고 노사 관계는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합리적인 노사관계로 인해 지난 2008년만 해도 총 115건의 노사분규가 발생했고, 53만 6200일의 근로손실이 생겼다.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분규평균 지속일수는 2006년 55.4일, 2007년 33.6일, 2008년 37일로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한국에 유․무형의 피해를 만들고 있고, 결국 한국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핵심 요소로까지 부상했다.

이제라도 투쟁적 노사관계를 합리적이고 상생적인 노사관계로 고쳐나가야 할 때다. 사회가 민주화되고 노동환경도 개선되면서 더 이상 노동자에게 회사가 투쟁 상대로만 여겨지는 시대는 지났다. 노동시장 또한 대립과 투쟁이 아닌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타협을 통한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원하고 있다. 서로 윈-윈 하는 노사관계 정립은 한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금호타이어의 노사협의 타결과정은 노사 간 상생협력의 가능성을 잘 보여준 사례다. 양측은 정리해고와 임금 조정 등 민감한 사안으로 격돌했는데, 노측은 '파업 기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수용하고 사측은 정리해고 방침을 철회하면서 상생의 길을 택한 것이다. 만일 양측이 끝까지 주장을 고수했다면 노사 모두가 피해를 입는 파국을 불렀을 것이다. 법과 원칙의 테두리에서 양보와 배려가 기반 된 타협과 협력 과정은 노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합리적인 결과를 만들어갈 수 있다.

또한 노조들이 자발적으로 민주노총 등으로부터 탈퇴하는 움직임 또한 노사관계의 생산적인 변화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정치, 이념 투쟁에만 매몰되어 있는 민주노총에 대한 반감을 이유로 개별 노조들의 탈퇴가 줄을 잇고 있다. 올해에만 KT노조 등을 비롯해 18개 사업장이 조합원들의 투표를 통해 탈퇴를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노조도 탈퇴 여부에 대한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73.1%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탈퇴를 결정했다. 노조부터 정치적 노조 분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자구적인 노력의 모습은 회사에게도 자극이 될 것이다.

프랑스의 석학 기 소르망은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해 “경직된 노동시장이 한국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며 “많은 외국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는 것은 임금이 높아서가 아니라 노동시장이 복잡하고 노사협상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합리적인 노사관계, 비효율적인 노동 경직성 등이 한국의 노동시장은 물론 잠재적인 경제성장까지도 발목을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최근 들어 노조와 회사 모두 차근차근 일련의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만큼, 언젠가 한국의 노사관계도 A학점을 받을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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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처리 소식에 국회 앞 2차선 도로 긴급 점거 시위 벌여
폭력 행동과 막무가내 요구, 사태 해결민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이명박 정권퇴진운동 공식화, 거리 투쟁 나설 것이라고 밝혀


민주노총은 7월 22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쌍용자동차 공권력 투입 규탄, 비정규직법-미디어법-최저임금법 등 MB악법 저지를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번 파업에는 전면파업에 들어간 언론노조와 금속노조 조합원 일부, 부분파업 중인 보건의료노조 등 경찰추산 1500명(주최측 3000명 추산)이 참여했다.

불법 도로 점거에 KBS 노조와 마찰 빚어

오후 3시 예정이던 결의대회는 12년 만에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한 KBS 노조의 합류가 늦어짐에 따라 약 한 시간 늦게 시작됐다. 민주노총은 오후 4시께 미디어법 강행처리 소식이 전해지자 당초 집회신고가 되지 않은 국회 앞 도로 2차선을 급작스럽게 점거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 운행 중이던 몇몇 운전자들이 불만을 토로하자 오히려 큰소리를 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주최 측은 쌍용차 문제 공적자금 투입 해결과 언론악법 저지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갔다. 농성 과정 중 한 KBS노조 간부가 “KBS 노조원이 다치면 안 되니까 집회신고가 된 인도에서 집회를 진행하자” 발언했다. 이에 민주노총 타 노조원 몇명이 “그럼 우리는 다치려고 여기 나와서 집회 하는거냐”며 “민주노총 이름으로 이곳에 왔으면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야 할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결국 KBS노조만 따로 집회신고가 된 인도 쪽으로 이동하여 집회를 진행했다.

행사 중간 건널목에서 운행차량과 유동인구를 통제하였던 경찰관이 있는 상황에 한 노조원이 “우리가 언제부터(경찰 통제 들으며) 이랬냐?”고 소리쳤다. 이에 10여명의 노조원들이 웃으며 차량이 운행하는 위험한 상황의 도로를 무단으로 건너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몇몇 시민들이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민주노총, 현 정권 퇴진 거리 투쟁하겠다고 밝혀

이후 진행된 결의대회에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수로 밀어붙이며 재투표를 감행했지만 이는 불법적인 일이었고 그마저 대리투표였다”고 발언했다. 또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리투표 현장을 동영상으로 촬영했기 때문에 이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와 나순자 보건의료 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경제위기를 국민에게 떠넘기는 행위에 분노하는 퍼포먼스로 대통령과 노동부장관 등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을 찢으며 마무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언론악법 직권상정 날치기 원천무효를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 한 후 이명박 대통령 정권퇴진투쟁을 정면으로 내세우며 거리투쟁을 공식화했다.

폭력과 무조건적 요구는 국민 동의 얻기 힘들어

쌍용차 노조의 불법 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쌍용차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면서도 좌파 단체들과 연합해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농성 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 노조활동과는 무관한 정권퇴진 운동 등 불법 폭력 정치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활동들로는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 “언제부터 경찰 통제에 따랐느냐”고 하며 불법 시위를 마치 정당화 하는듯한 노조원의 발언은 현재 민주노총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문동욱,윤주용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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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통과되면 기득권 세력의 노예가 될 것이라 주장

총파업 선언에 앞서 민주노ㅇ총 지도부 삭발식 진행, 쌍용차 사태 언급
야 4당 대표 국회의원 반기업 정서, 반정부 투쟁 발언 이어져


21일 오후 3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언론노조 3차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원 2000여명과 함께 MBC 본부를 비롯한 지역 MBC, SBS 본부, YTN 지부, EBS 지부, OBS 지부, CBS 지부, 한겨레, 경향신문을 포함한 각 지역신문 지부들의 깃발 30여개가 나부꼈다. 무대에는 '언론악법 폐기 직권상정 반대’ '죽을 수는 있어도 물러설 수는 없다’는 투쟁적인 문구를 담은 대형 현수막도 내걸렸다.

행사 사회자는 “현재 한나라당과 정부는 호시탐탐 언론악법 직권상정을 노리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 투쟁을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정책부장의 아내가 정부와 사측의 협박을 못 이겨 '자결했다’며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을 마치 숭고한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처럼 묘사하는 편향을 낳기도 했다.

민주노총․언론노조, 정부와의 투쟁의지 밝혀

총파업 선언에 앞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 3명이 조합원 2000여명이 보는 앞에서 단상에 올라 삭발식을 단행했다. 삭발식을 진행하는 자리에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작년에 어린 여학생으로부터 시작된 100만개 촛불은 이명박을 끌어내기 위한 매개로 작용” 했다며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고 말해 오늘의 결의대회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내기 위한 집회가 아닌 반정부 투쟁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최상재 위원장 역시 “지난 8개월간 언론 악법을 잘 저지해 왔다. 이러한 것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광화문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시민, 용산 철거민, 전직 대통령, 쌍용자동차 노동형제, 87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미디어법 저지는 곧 반정부 투쟁이라는 공식을 성립시키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야당 국회의원들, 반기업 정서 그대로 드러내

대회사에 이어 야 4당 의원들의 연대사가 이어졌다. 제일 처음 연설을 시작한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언론은 시장경제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 보수 아닌 언론, 보수 아닌 자본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기업에 방송 넘기려는 음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창조 한국당의 반 대기업 정서를 여실히 드러냈다.

민주당의 천정배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은 씩씩하다. MB악법 저지 위해 모든 것 걸고 사력을 다해, 목숨을 다해 싸울 것이다”고 했다. 그는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이 나라의 언론은 힘센 사람을 견지 하기는 커녕 국민들을 무릎 꿇리고 쇠뇌 시키게 되는 것이다. 기득권 세력의 노예가 되는 것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어내기 어려운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국회의원이 국회에 있지 않고 왜 길바닥에 나와 있느냐고 질책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식물국회’, '국회 밖, 길거리 정치만 일삼는 야당’이라는 사회적 비판 여론을 의식하는 듯 한 발언을 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언론노조 총파업의 배후가 누구냐? 이명박 대통령 아니냐. 이명박 대통령의 배후가 누구냐. 조중동 아니냐. 알 만한 국민들은 다 안다”며 마치 조중동을 구독하는 국민들이 언론노조 총파업의 배후가 되는 것처럼 인식케 하는 발언을 했다.

야 4당 의원들의 연대사를 마친 뒤에는 MBC 이근행 본부장, EBS 정영홍 지부장, SBS 심석태 본부장을 비롯해 각 방송사 지부장들의 투쟁사도 이어졌다. 이후 '언론악법 직권상정’이라고 쓰인 얼음을 깨는 상징 의식과 함께 국회의사당을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린 뒤 투쟁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을 끝으로 결의대회를 마쳤다.


미디어법의 목적은 국민들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주는데 있어

정부와 한나라당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미디어법은 과거 1980년 신군부가 도입했던 지상파 방송 독과점 시스템 변경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미디어법 통과는 방송 독과점 구도를 해체해 여론의 다양성을 실현하려는데 본질적 목적이 있다. 그러나 언론노조는 '조중동’ 친보수신문이 여론을 장악하려는 것이 본질이라 주장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련 PD 수첩 보도에서도 나타났듯이 지상파 3사의 영향력은 한국사회를 흔들 정도이다. 이들에 의해 정보가 독점되고 왜곡되는 현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비판도 없다. 더욱이 당사자인 MBC는 PD 수첩 왜곡 보도에 대해 사과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비춰보면 언론노조의 미디어법 반대는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문동욱,윤주용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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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이 일손을 놓고 거리에서 함께하자고 주장해
공무원 노조, 공무원들이 정부를 심판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혀

7월 19일 오후 4시 서울역 광장에서 '민주회복 민생 살리기 2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이 날 행사에서는 이들의 요구사항이 가득한 플랜카드들을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언론악법 철회하라! ▲시국선언 탄압중단 ▲비정규직 해고중단 ▲4대강 죽이기 절대 안 돼!가 주요 내용이었다. "요즘 신종 인플루엔자보다 더 독하게 유행하는 것이 바로 MB 인플루엔자이다. 오늘 결의대회로 쥐를 때려잡자!"라는 조금은 과격한 문구로 시작한 이 날의 행사에는 언론노조, 전교조, 민주공무원 노조,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등 많은 단체들이 참석했다.

공무원이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공무원노조

이 날 행사에서 민주공무원노조 정헌재 위원장은 "국민을 위한 공무원이 되겠다. 공무원들이 다시 결의해 국민 탄압을 이겨내고 이에 맞서는 조직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손영태 위원장도 "이명박 정부는 노동자를 탄압하고, 서민들을 울리고, 진보를 탄압하는 정부이다. 이에 공무원들이 정부를 심판하고자 모였다."며 행사의 목적을 말함과 동시에 "그 동안 공무원들의 반목을 이겨내고 KT의 민주노총 조롱까지 심판, 앞으로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전교조 정진후 위원장 역시 "시국선언의 물결이 온 나라로 퍼지고 있다. 국민과 소통하기를 바라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 선택해야 한다. 국민의 뜻을 따를 것인가, 독재자로 남을 것인가. 이들을 온 힘을 다해 심판해야 한다!"고 소리 높여 주장했다.


말끝마다 '국민이 원하는 것!', 정작 시민들은 불편 겪어

이 날 행사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은 '국민의 뜻'. 하지만 정작 행사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친척을 배웅 나왔다는 정가영(45세, 주부)씨는 "가뜩이나 복잡한 서울역이었는데 정신이 더 없네요. 뭐라고 외치기는 하는데, 어떤 메시지인지 시끄러워서 제대로 들리지도 않고 정신만 산란한 거 같아요. 소리 지른다고 다 되는 건 아니잖아요? 목소리 크다고 이기는 것도 아니고..."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 뿐 아니라 서울역 곳곳에 1인 시위, 시국선언 등 단발적인 행사들이 많이 열리고 있어서 서울역을 이용하는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또, 행사를 칭하는 명칭이 '민주회복 민생 살리기 2차 범국민대회'라는 것은 행사장 앞 무대에 걸린 플랜카드를 보고 알 수 있었다. 하지만 1부 행사에서는 사회자가 행사의 명칭을 '교사․ 공무원 시국선언 탄압규탄 국민대회'라 칭했고, 2부 행사에서는 '민주회복 민생 살리기 2차 범국민대회'라고 칭함으로써 행사를 지켜보는 시민들을 헷갈리게 만들기도 했다.


모든 국민이 일손을 놓고 총파업에 함께하자는 민주노총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이 날 행사에서 "시국선언을 탄압하고 선언자들을 해고하겠다고 협박하는 이들에게 맞서 더욱 분기탱천하여 투쟁해야 한다. 국회에서 미디어법이 강행되고, 비정규직 악법, 최저임금제 개정 악법이 통과된다면, 민주노총은 전면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굳은 결심을 내비췄다. 또 "이번 총파업은 시민을 위한 파업이므로 조직원들 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 해야 한다."며 "모든 국민이 일손을 놓고 거리에서 함께하자!"고 어이없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진주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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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지인(知人)이 GM대우의 신형차 구매를 결정했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이 GM대우차가 좀 위험하지 않겠냐며 걱정을 쏟아냈다. 당시 GM은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국가 구제를 받는 등 위기를 겪고 있을 때였다. 이대로 GM이 무너지면 GM대우가 받는 타격 또한 클 수 있었다. 하지만 GM은 당초 60-90일 걸릴 것이라던 파산보호 기간을 40일로 단축시키며, 지난 10일 '뉴GM'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GM의 회생이 지인의 차 선택에 큰 영향을 주었음은 물론이다.

GM은 경영위기 이후 혁신적이면서도 강도 높은 자구계획으로 회생의 가능성을 고객들에게 심어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노조의 결단과 노사 합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GM의 몰락에는 주력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가 급감한 원인이 컸지만, 노조의 과도한 경영참여와 복지혜택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GM노조와 상급단체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적극 공감한 것이다.

GM노조는 직원 35%를 감원하고 16개 공장을 폐쇄 또는 가동 중단하는 구조조정을 받아들였다. 또한 비록 신규 채용자로 한정했지만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을 현재의 절반인 14달러로 낮추기로 했다. 급여동결, 상여금 지급 중단, 휴가 축소, 퇴직자 의료지원 혜택 축소 등 노조의 급여 및 복지 축소를 골자로 한 근로계약 수정안에도 적극 합의했다. GM노조의 상급단체인 전미자동차노조(UAW) 또한 2015년까지 GM과 크라이슬러에서 파업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희생을 동반한 노력이 있었기에 미 정부가 자금 지원을 결정했고, 파산보호 조기졸업도 가능했다.

뉴GM의 행보는 현재 노사 간 전면 대치상황에서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쌍용차는 국제 금융위기 속에서 판매 부진과 수익성 악화에 빠지면서 2월 초부터 법정관리가 진행 중이다. 위기의 기로에 서 있다는 점에서 GM이 처했던 상황과 다르지 않다. 쌍용차의 회생에도 인적 구조조정은 필수 전제조건이다. 쌍용차의 종업원 1인당 생산대수는 11.3대다. 현대차 29.6대, 기아차 34.9대와 비교해 생산성이 현저히 낮다. 그만큼 쌍용차의 잉여인력이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쌍용차노조는 GM노조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정리해고 대상자가 된 600여명의 노조원은 5월 22일부터 평택 공장을 점거한 채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대치 상황 속에서 화염방사기 지게차, 볼트를 사용한 새총 등이 동원돼 임직원을 비롯한 사측과 노측 모두 큰 인명 피해를 입고 있다. 사측은 정리해고 대상자에게 영업부문 전직과 협력업체 취업을 약속하고, 이들 중 2012년까지 100명을 우선 채용하는 한편, 기존 희망퇴직자를 포함해 2014년까지 제한적으로 재고용하는 최종안을 노측에 제시했다. 하지만 노측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며 맞서고 있다. 이들은 공장 점거를 풀고 시설을 회사에 인도하라는 법원 결정도 무시했다.

민주노총 등 외부세력의 개입은 쌍용차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민주노총은 GM의 새 출발을 도운 UAW와는 딴판으로 쌍용차 정상화보다는 혼란 확대와 동원 투쟁에 매달리고 있다.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지난 16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쌍용차의 공권력 투입을 규탄하는 확대간부 파업을 시작으로 22일 전 조합원 파업투쟁, 15일부터 31일까지 각 지부별 순환농성 공권력 투입에 따른 전면 파업 등 구체적인 투쟁을 결의했다. 16일에는 금속노조 조합원 3000여명이 공장 진입을 시도해 이 중 82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쌍용차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달 쌍용차 판매량은 내수 197대, 수출 20대 등 고작 217대에 그쳤다. 불안정한 회사상황에 소비자들도 쌍용차를 외면하고 있다. 협력 업체의 경우 10개사가 폐업하고, 13개사가 부도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대로 가면 '파산’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파다하다. 쌍용차 직원 4000여명은 물론이고, 협력업체와 거래 업체를 포함해 20만 명의 생계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노조가 기대하는 것은 정부의 자금 지원이다. 쌍용차를 죽음 직전으로 몰면 정부가 구제하러 올 것이란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GM 방식의 구제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GM은 직원을 수만 명 감축하는 등 처절한 구조조정 뒤에야 공적 자금 지원이 이뤄졌다. 하지만 쌍용차는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의 자구 노력도 없이, 파업 과정에서의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국민 세금을 쏟아 붓는 공적 자금 투입을 동의할 국민들은 많지 않다.

위기 극복에는 누구에게나 양보와 희생이 따른다. 600여명의 정리해고자를 생각하면 안타깝다. 하지만 600여 명의 노조원의 생계가 중요한 만큼, 나머지 4000여 명의 직원들 또한 중요하다. 쌍용차와 관련한 다른 하청업체 직원들에게도 생계가 걸린 문제다. 쌍용차가 노측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사측이 정리해고 대상자들을 위한 충분한 협상안을 제시하고 있는데도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 계속해서 노조가 배 째라 식의 투쟁을 계속하게 되면 쌍용차 몰락은 목전에 다가올 것이 뻔하다.

20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대한 법원의 강제집행이 노조 측의 저항으로 인해 실패했다. 조심스럽게 쌍용차가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나돈다. 금속노조는 강제집행을 공권력 투입으로 규정하고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쌍용차 노조원 부인 자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부인 박 모씨는 최근 남편의 경찰 소환 통보, 사측 손해배상소송 제기, 공권력 투입 소식 등을 접하면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노조의 감정이 격해져 평택공장은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 몰락은 사측, 노측 모두 원하는 것이 아니다. 쌍용차도 위기를 딛고 일어선 제2의 GM이 될 수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해결방안은 쌍용자동차 공장에 있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바로 합의와 혁신이다. 쌍용차 사태가 노측, 사측, 그들의 가족 모두에게까지 물질적, 정신적 피해와 고통을 주고 있다. 이제라도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연관된 모든 주체들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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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통과되면 기득권 세력의 노예가 될 것이라 주장
\총파업 선언에 앞서 민주노총 지도부 삭발식 진행, 쌍용차 사태 언급
야 4당 대표 국회의원 반기업 정서, 반정부 투쟁 발언 이어져


21일 오후 3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언론노조 3차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원 2000여명과 함께 MBC 본부를 비롯한 지역 MBC, SBS 본부, YTN 지부, EBS 지부, OBS 지부, CBS 지부, 한겨레, 경향신문을 포함한 각 지역신문 지부들의 깃발 30여개가 나부꼈다. 무대에는 '언론악법 폐기 직권상정 반대’ '죽을 수는 있어도 물러설 수는 없다’는 투쟁적인 문구를 담은 대형 현수막도 내걸렸다.

행사 사회자는 “현재 한나라당과 정부는 호시탐탐 언론악법 직권상정을 노리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 투쟁을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정책부장의 아내가 정부와 사측의 협박을 못 이겨 '자결했다’며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을 마치 숭고한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처럼 묘사하는 편향을 낳기도 했다.

민주노총․언론노조, 정부와의 투쟁의지 밝혀

총파업 선언에 앞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 3명이 조합원 2000여명이 보는 앞에서 단상에 올라 삭발식을 단행했다. 삭발식을 진행하는 자리에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작년에 어린 여학생으로부터 시작된 100만개 촛불은 이명박을 끌어내기 위한 매개로 작용” 했다며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고 말해 오늘의 결의대회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내기 위한 집회가 아닌 반정부 투쟁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최상재 위원장 역시 “지난 8개월간 언론 악법을 잘 저지해 왔다. 이러한 것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광화문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시민, 용산 철거민, 전직 대통령, 쌍용자동차 노동형제, 87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미디어법 저지는 곧 반정부 투쟁이라는 공식을 성립시키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야당 국회의원들, 반기업 정서 그대로 드러내

대회사에 이어 야 4당 의원들의 연대사가 이어졌다. 제일 처음 연설을 시작한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언론은 시장경제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 보수 아닌 언론, 보수 아닌 자본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기업에 방송 넘기려는 음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창조 한국당의 반 대기업 정서를 여실히 드러냈다.

민주당의 천정배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은 씩씩하다. MB악법 저지 위해 모든 것 걸고 사력을 다해, 목숨을 다해 싸울 것이다”고 했다. 그는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이 나라의 언론은 힘센 사람을 견지 하기는 커녕 국민들을 무릎 꿇리고 쇠뇌 시키게 되는 것이다. 기득권 세력의 노예가 되는 것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어내기 어려운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국회의원이 국회에 있지 않고 왜 길바닥에 나와 있느냐고 질책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식물국회’, '국회 밖, 길거리 정치만 일삼는 야당’이라는 사회적 비판 여론을 의식하는 듯 한 발언을 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언론노조 총파업의 배후가 누구냐? 이명박 대통령 아니냐. 이명박 대통령의 배후가 누구냐. 조중동 아니냐. 알 만한 국민들은 다 안다”며 마치 조중동을 구독하는 국민들이 언론노조 총파업의 배후가 되는 것처럼 인식케 하는 발언을 했다.

야 4당 의원들의 연대사를 마친 뒤에는 MBC 이근행 본부장, EBS 정영홍 지부장, SBS 심석태 본부장을 비롯해 각 방송사 지부장들의 투쟁사도 이어졌다. 이후 '언론악법 직권상정’이라고 쓰인 얼음을 깨는 상징 의식과 함께 국회의사당을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린 뒤 투쟁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을 끝으로 결의대회를 마쳤다.


미디어법의 목적은 국민들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주는데 있어

정부와 한나라당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미디어법은 과거 1980년 신군부가 도입했던 지상파 방송 독과점 시스템 변경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미디어법 통과는 방송 독과점 구도를 해체해 여론의 다양성을 실현하려는데 본질적 목적이 있다. 그러나 언론노조는 '조중동’ 친보수신문이 여론을 장악하려는 것이 본질이라 주장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련 PD 수첩 보도에서도 나타났듯이 지상파 3사의 영향력은 한국사회를 흔들 정도이다. 이들에 의해 정보가 독점되고 왜곡되는 현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비판도 없다. 더욱이 당사자인 MBC는 PD 수첩 왜곡 보도에 대해 사과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비춰보면 언론노조의 미디어법 반대는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문동욱,윤주용 / 객원기자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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