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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수배를 피해 조계사 촛불 수배 농성단에 합류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에 머물면서 본격적인 하반기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객원기자는 조계사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았다. |
‘촛불시위’와 관련해 경찰은 현재까지 1,602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35명을 구속하고, 1,380명을 불구속했으며 56명을 즉심처리, 48명을 훈방, 10명을 불입건, 73명을 수사 중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총파업을 벌인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노동계 핵폭탄’ 민노총 이석행 위원장이 조계사로 피신, 촛불시위 수배자들의 농성에 합류했다.
조계사 농성 중인 ‘불법시위’ 수배자 이석행 포함 총 8명
경찰과 민노총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지난 22일 오후 전교조 교사 2명 등과 함께 차량을 이용해 조계사로 진입했다. 당시 조계사 주변에는 서울경찰청 경찰관기동대 소속 30여명이 촘촘히 경계를 서고 있었지만 이 위원장의 진입을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기 옆 오른쪽으로 이석행 위원장(동그라미 표시)의 모습이 보인다
이로써 조계사에서 농성 중인 수배자는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광우병대책회의 공동상황 실장), 노사모 출신의 백은종 ‘2MB탄핵투쟁연대’ 대표 등 8명으로 늘어났다.
공권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날 직접 차량을 몰고 조계사로 들어간 이 위원장의 목적은 향후 조계사를 근거지로 본격적인 하반기 노동계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우문숙 민노총 대변인은 24일 “이 위원장은 정부 탄압이 심각하지만 공기업 민영화 등 친(親)재벌 정책에 반대하는 투쟁에서 최소한 역할을 하고자 조계사로 들어왔다”며 “당분간 조계사에 머물며 하반기 투쟁을 이끌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이 위원장이 언제까지 조계사에 머물지는 단언할 수 없다”면서 “이 위원장은 정부가 밀어붙이는 친(親)재벌 정책만큼은 막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北대남선동 매체 우리민족끼리, 남한 노동계 파업 선동
주목할 것은 이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에 발맞춰 북한의 대남선동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23일 해방직후에 발행한 ‘9월 총파업’ 사태를 언급하며 “9월의 총파업이 10월 인민항쟁(대구 폭동)으로 이어졌다”면서 남한 노동계의 파업을 선동하고 나섰다.
우리민족끼리는 “미제의 군정통치를 반대하는 전(全)인민적 항쟁을 불러일으켰던 그날의 항쟁투사들의 염원은 아직도 실현되지 못했다”면서 “남조선에는 아직도 미제침략군이 둥지를 틀고 앉아 있으며 친미보수분자들의 대미굴종정책도 계속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어 “미친소병국민대책회의 성원들을 수배, 구속하고 민주로총 간부들을 체포 탄압하는 리명박 일당의 책동은 62년 전 미제와 리승만 도당의 책동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면서 “현실은 남조선인민들이 지난 62년 전 로동자들의 9월 총파업 투쟁 정신으로 자주·민주·통일·생존권을 위한 투쟁에 적극 떨쳐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조선의 로동 계급을 비롯한 각계각층 인민들은 남조선강점미제침략군을 하루빨리 철수시키고 남조선사회의 자주화와 민주화, 생존권과 조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성스러운 애국투쟁의 불길을 더욱 힘차게 지펴 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 민노총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직접행동주간 선포 기자회견’ 및 ‘비정규·장기투쟁 사업장 문제해결 촉구를 위한 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현 정부와 자본주의에 대한 적대적 발언들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금속노조 “이명박 정권 상대로 강력한 투쟁 전개할 것”
민노총 기관지인 ‘노동과 세계’에 따르면, 주봉희 민노총 부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정규직 비정규직 가릴 것 없이 정권과 결탁한 자본의 총공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신자유주의정책을 강행하는 이명박 정권을 권좌에서 끌어내리자”고 촉구했다.
민노당의 홍희덕 의원도 “이명박 정권은 미국에서조차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따라가며 시행하려 하고 있다”면서 “민노총 80만 조합원이 비상한 각오로 하반기투쟁을 조직해 비정규 노동자들 다 죽이는 이명박 정권 정책을 막아내자”고 선동했다.
이와 함께 금속노조 권순만 부위원장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자본은 단협 조차 무력화시키고 공장 폐업을 전형적 탄압으로 일삼고 있다”면서 “노동자를 탄압하는 사용자들, 비정규직을 착취하는 자본가들, 이명박 정권을 상대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자”고 주장했다.
대동중공업 해고 노동자 출신의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은 민노총 내 온건파로 알려진 국민파 계열로 2002년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시그네틱스 관련 투쟁으로 수감생활을 한 바 있다.
올 한해 노사분규 95%, 민노총 소속 노조
이 위원장은 그러나 그가 온건파 출신이라는 점이 무색하게 지난해 1월 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 줄곧 크고 작은 노동자 파업을 주도해왔다. 실제로 노동부가 공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 까지 발생한 노사분규 80건(교섭단체 기준) 가운데 민노총 소속이 76건으로, 전체의 95%(한국노총 소속은 4건에 불과)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맹별로는 민노총 금속노조가 44건으로 전체의 55%,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53건으로 전체의 66%를 각각 차지했다. 외국인 투자기업 노사분규는 17건으로 모두 민노총 소속 노조에서 발생했다. 분규 사업장의 교섭기간은 평균 132일이었다.
신규 노조 사업장은 186일, 기존 노조 사업장은 120일이었다. 교섭 횟수는 평균 16회. 신규노조 사업장이 19.5회, 기존 노조 사업장이 15.2회였다. 노사분규에 따른 근로손실일수는 66만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만4000일)에 비해 55.2% 늘었다.
2000년 이후 근로손실일수는 2001년 64만7000일, 2002년 127만9000일, 2003년 108만7000일, 2004년 101만일, 2005년 43만4000일, 2006년 104만1000일이다.
이와 함께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이 극좌(極左)성향의 오종렬·한상렬 등 한국진보연대 관계자들과 주도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무려 3조 7,51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촛불시위로 인한 국가적 손실 3조 7,500억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KERI)은 최근 보고서(제목: 촛불시위의 사회적 비용)를 통해 “첫 시위가 열린 5월 2일부터 100번째 시위가 열린 8월 15일까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촛불시위는 직접피해 1조574억 원, 간접피해 2조6939억 원을 발생시켰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접피해는 민노총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손실(356억 원), 집회·시위 대응에 투입된 경찰 관리비용과 인적·물적 피해(840억 원), 시위장소 인근인 소공동·을지로·종로 일대 상가 2만6603개의 영업 손실 등(9042억 원), 광고주 협박운동 등에 따른 조선·동아·중앙일보 등의 광고손실(310억 원), 매일 밤·새벽 교통정체로 인한 손실(27억 원) 등이다.
연구소는 또 지난 17년간(1990~ 2006년) 설비투자 및 경제성장률과 집회시위 빈도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번 촛불시위로 인한 사회 불안정으로 인한 투자 및 경제성장 감소 등 거시경제적 비용이 1조8378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국가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조계사로 숨어든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불법시위 주동자들은 법을 비웃는 듯 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일례로 한 좌파 성향 인터넷 매체는 지난 7월8일~8월5일까지 29일 동안 조계사에서 촛불 재점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수배자들의 모습을 인터넷으로 생중계 했다. 수배자들이 ‘냉면’처럼 먹고 싶은 음식을 말하면, 지지자들은 이를 보고 사찰로 먹을거리를 가져오기도 했다.
촛불시위 주동자 김광일, 남미(南美)식 폭력혁명론 주장
얼마 전에는 농성장에서 ‘수배자 6인 좌담회’를 열고 ‘오마이뉴스’가 이를 생중계했다. 이 자리에서 한용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실정법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인 촛불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한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법을 준수할 마음이 추호도 없음을 밝혔다.
김광일 ‘다함께’ 운영위원은 “민주당도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위한 초석을 닦았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민주당 의원들이 처음 나왔을 때 시민들로부터 항의도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볼리비아·아르헨티나에서 거리 시민들이 권력을 무너뜨렸던 것처럼 그 모델이 우리에게 훨씬 현실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남미식 폭력혁명론을 주장했다.
한편, 이들에게 피신처를 제공한 불교계는 이미 검거된 불법 시위 관련자와 수배자 선처를 후속 범불교대회를 자제하는 데 중요한 요구 조건의 하나로 제시했다.
이것이 옳은 일이고, 현 정부와 불교계의 화합에 진정으로 기여할지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유는 불교계의 의도와 상관없이 세속의 법치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수배자들에 대한 사법 처리 문제는 종교계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 법의 판단에 맡길 일이다. 100일이 넘도록 도심을 마비시키고 공권력과 법질서를 무너뜨린 범법자들에 대한 처벌은 타협거리가 될 수 없다. 법치를 포기하면서까지 불교계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종교편향적인 것이다.
오히려 두 달 넘도록 조계사 안에 숨어 있는 불법세력을 담 넘어 바라보고 있으면서 잡지 않는 것은 경찰의 직무유기다. 법치 확립을 위해서라도 조계사는 종교편향과 관계없는 수배자 체포에 협조하고 경찰은 하루속히 이들에 대한 검거에 나서야 할 것이다.
김필재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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