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 민노총은 “소고기 수입반대라는 국민의 요구를 반영한 파업”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소고기 수입반대를 명분으로 한 정치싸움에 열중하는 단체인가? 현장을 방문한 객원기자는 정치파업일뿐이라고 이야기한다. |
민노총의 총파업으로 ‘촛불집회’와 연계된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오종렬·한상렬 등 재야의 친북좌파가 주도하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는 최근 7월1일~6일을 ‘국민승리주간’으로 정하고 대(對)정부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구체적으로 5일을 ‘국민승리의 날 100만 촛불대행진’으로 정하고 지난 6월10일 국민대행진에 버금가는 전국적인 행사로 열겠다고 선포했다. 민노총 역시 7월 첫째 주를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촛불집회에 적극 동참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민노총 등 좌파단체 시위 수그러들지 않을 것
이런 가운데 9일에는 전국 농민대회가 예정되어 있어 촛불집회와 연계된 좌파단체의 각종 시위는 다음 달 중반까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책회의 대표급 인사로 활동 중인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은 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을 재협상하라는 촛불집회의 요구에 2개월째 버티고 있고, 민노총 조합원들을 무더기로 연행하는 등 막무가내로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는 투쟁역량을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총파업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민노총의 총파업이) 생산에 타격을 주더라도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정부의 탄압이 계속된다면 전기를 끊고 철도를 멈추는 등의 방식으로 투쟁 수위를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 여름 ‘하투’(夏鬪)의 종료 시점과 관련, “공공부문 구조조정 방안 등을 감안할 때 9월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한 뒤, “정부와의 대타협이 도출되지 못할 경우 ‘최후의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화력을 있는 대로 다 모아서 갈 작정이니 정부가 재협상을 하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를 다 잡아가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파업투쟁에 ‘쇠고기 재협상’ 채택
이에 앞서 민노총 산하 최대 산별조직인 금속노조는 최근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재적인원 14만1천178명 가운데 12만7천187명(68%)이 참가해 9만6천36명(75.5%)으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재적대비 찬성률 기준으로는 기아차(64.85%), 대우차(67.08%), 쌍용차(63.26%) 등 완성차 4사가 모두 파업 요건을 갖췄다.
이런 가운데 반미(反美)성향의 금속노조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4일을 기점으로 이틀간 1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쇠고기 전면 재협상과 중앙교섭 쟁취를 위한 전 간부 상경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주목할 것은 ‘임·단협’의 파업투쟁에 ‘쇠고기 재협상’을 기꺼이 채택했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불법으로 규정되어있는 ‘정치파업’ 구호를 섣불리 꺼내들지 못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뒤엎고 과감한 행보로 민노총 지도부에 강력한 힘을 실어준 것이다.
금속노조의 이 같은 지지에 화답이라도 하듯 민노총은 장관고시가 관보에 게재된 지난 달 25일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보관하고 있는 전국 곳곳의 부두와 냉동 창고에서 쇠고기 반입저지를 위한 소위 ‘봉쇄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일례로 부산항에서는 노동자 200여명이 미국산 쇠고기 3300톤이 보관되어 있는 감만 부두 어귀 4개 차로 가운데 3개 차로를 점거한 뒤, 경찰 저지선을 뚫고 몸싸움을 벌였다. 2066톤의 미국산 쇠고기를 보관 중인 경기도 광주와 용인·이천 등의 냉동 창고 12곳에서는 300여명의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이며 쇠고기 반출을 저지했다.
민노총, 7월 한 달 ‘총파업 투쟁의 달’로 정해
비슷한 시기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강동 제2냉장 어귀에서는 천영세 민노당 대표를 비롯, 강기갑 의원, 민노총 공공노조 소속 조합원 50여명, 등이 미국산 쇠고기 반출을 막았다.
인천에서는 민노총 인천본부 집행부 관계자들과 노동자들이 인천공항 인근 국립수의학검역원 인천지원 영종계류장 정문 앞에서 봉쇄투쟁을 벌였다. 민노총은 이달 24일까지 경인 냉장 등 경기 광주지역 6개 냉동 창고와 경기도 이천 로지스올인터네셔널 냉동 창고 앞에서 ‘광우병 고시 철회 및 운송저지 촉구대회’를 진행해 투쟁 수위를 한 층 높일 태세다.
7월 한 달을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의 달’로 정한 회원 수 80만의 민노총이 노동자의 권익보호와 무관한 파업자체를 위한 파업, 그것도 대다수 노동자가 반대하는 ‘정치파업’을 강행한 이유는 그동안 이 단체가 추구해온 ‘좌파적 이데올로기’와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민노총은 단체 강령(綱領)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보장하는 참된 민주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실제 행태는 ‘반(反)자본주의·반(反)세계화’에 가깝다. 민노총의 이 같은 좌파적 성향은 노조간부 등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교육 자료에 상세히 나타나 있다.
민노총, 연방제와 미군철수 국보법 철폐 주장하는 이유는??
일례로 민노총은 2005년 ‘제5기 노동자학교’를 위해 제작한 자료집 가운데 ‘자본주의 바로알기’에서 자본주의를 △상품생산경제로서 황금만능의 사회 △자본가계급이 사회의 주인이 되는 사회 △이윤창출경제로서 부익부·빈익빈의 사회 등으로 규정한 뒤,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붕괴될 수밖에 없으며 새로운 경제제도로 대체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민노총은 그동안 NL(민족해방)이 아닌 PD(민중민주)계열의 단체로 분류되어 왔다. 그러나 그 행태는 오종렬·한상렬 등이 주도하는 ‘한국진보연대’ 등의 좌파단체와 마찬가지로 북한 정권을 옹호하고 연방제·주한미군철수·국보법철폐를 주장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민노총은 2002년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된 사업계획안에서 △조국통일3대원칙(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과 ‘4대 정치적과제(국보법철폐·평화협정체결·주한미군철수·연방제통일방식)’의 실현을 위한 투쟁지속 △미국과 수구냉전세력의 반(反)통일 움직임 분쇄 및 6·15공동선언 관철 △모든 형태의 침략전쟁에 반전평화운동 전개 등을 설정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단체는 4대 정치적과제로 설정한 국보법철폐, 평화협정체결, 주한미군철수, 연방제통일을 위해 통일강연회 및 순회간담회, 통일학교 개최, 미군장갑차 여중생살인규탄투쟁, 용산미군기지반환운동, 불평등한SOFA전면개정투쟁 등 수많은 세부사업들을 규정했다.
이명박 정부, 불법파업 세력 엄단해야
이와 함께 2006년 4월20일 평택 대추리 대추 초등학교에서 가진 민노총 통일위원회 회의에서 단체는 “반북전쟁책동과 민족분열 이데올로기 공세를 일삼는 미국과 수구반통일세력에 대한 공세적 투쟁을 적극 전개한다”는 사업목표 아래 “당면한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투쟁을 주축으로 주한미군철수투쟁을 힘 있게 전개 한다”는 투쟁 사업을 결의했다.
회원 수 80만에 수십억 대의 예산을 주무르는 ‘갈등(葛藤)의 핵’ 민노총. 이들은 지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인간 광우병 감염=노동자 권익 침해’ 식으로 ‘견강부회’(牽强附會)하면서 노동자들을 파업으로 내몰고 있다. 민노총의 주장은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산돼도, 뇌염모기가 기승을 부려도 노동자들이 건강을 잃을 우려가 있어 파업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파업의 달인’ 민노총의 가세로 ‘제2라운드’에 접어든 ‘촛불집회’를 해결할 열쇠는 불법집회에 대해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명박 정부에 있다. 이제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거짓논리로 ‘불법파업’을 주도하는 세력을 엄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 ‘암세포의 종심’(縱心)인 민노총을 해체해야 한다.●
김필재 객원기자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