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칼이 올라갔다. 주위가 조용해진다. 칼을 내리쳤다. '휙' 소리는 바람을 갈랐다. '삼성'은 그렇게 두 동강이 났다. 태안기름유출사태부터 비자금 사건에 이르기까지 최근 시민단체의 삼성을 향한 공격은 “증오”라는 단어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화창한 주말이었던 지난 15일, 서울 청계광장으로 나들이 온 시민들은 커다란 확성기 소리에 발길을 멈춰야만 했다. 이날 청계광장에서는 "삼성은 기름유출 재앙을 책임져라" "특검은 부패 백화점 삼성의 진상을 규명하라" "삼성의 완전한 사과를 촉구한다" 등의 구호가 청계 광장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기 때문.

참여연대 등 150여 진보 시민단체는 이날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시민한마당'이란 행사를 개최했다. 1부 서해안 농어민을 돕는 '서해안 살리기 농수산물 장터' 2부 ‘기름유출사고 완전해결, 이건희 회장 일가 불법규명 촉구, 가장 행진’ 3부 ‘삼성은 책임져라 시민문화제’ 등의 순서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 행사는 '삼성중공업의 서해안 기름 유출 책임 추궁'과 '백혈병에 걸린 삼성반도체 근로자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해 줄 것' '이건희 회장 일가의 부도덕한 경영권 승계 비판' 등의 내용으로 꾸며졌다. 최근 일어난 삼성 관련 계열사들의 각종 사건을 총체적으로 비난하는 자리였다.

이건희는 무릎 꿇리고, 삼성은 잘려나가고...

행사장은 시민단체 회원들로 시끌벅적했다. 한쪽에서는 기름 유출로 오염된 서해안의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전과 서해안 주민을 위한 서해안 식품 장터가 열리고 있었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삼성반도체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이 백혈병에 걸린 삼성반도체 직원에 대한 산업재해 인정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회원들은 분주히 돌아다니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삼성중공업 고발 서명'에 참여해 줄 것을 요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양한 퍼포먼스도 있었다. 이건희 회장의 얼굴을 본 뜬 탈을 쓴 이들을 때리거나 무릎을 꿇리고 손을 들게 하거나 ‘삼성'이라고 써진 천을 칼로 자르는 퍼포먼스 등이 행해졌다. 이날 청계광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삼성'이란 두 글자는 '증오'의 대상처럼 보였다.

연사로 나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한택근 사무총장은 "청계천이 요즘 많이 깨끗해졌다던데 청계천으로 오는 길에는 구린 냄새가 진동했다"며 "청계천 주변을 둘러보면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 삼성의 회사들이 에워싸고 있다. 삼성의 구린 냄새가 전국을 진동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도 모자라 태안 앞바다에 기름 때 냄새까지 배기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상임운영위원장은 ”기름이 유출된지 100일이나 지났는데도 책임을 회피하는 삼성이 정말 원망스럽다"며 "민주주의 회복에 국민 스스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오문숙 대변인은 삼성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지적하며 "삼성은 범죄 백화점”이라며 “이건희 일가는 삼성을 떠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오종렬 공동대표는 삼성을 국민의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주장을 얼핏 들으면 ’삼성'이란 두 글자는 '부패'와 '부정'과 '비리'의 상징으로 지탄받아야 마땅할 '대상'처럼 느껴졌다.

“삼성이~” “삼성은~” “삼성을~”, 비난을 집중시키는 시민단체들

하지만 이들의 말을 듣다보니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들의 주장을 자세히 들어보면 비판의 대상이 ‘삼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의 잘못을 다루면서 삼성을 비판하는데 뭐가 이상한가라고 반문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엄연히 비판의 대상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삼성중공업' '삼성반도체' '이 회장'을 비난하며 “삼성이~” “삼성은~” “삼성을” 이라고 지칭했다. 이 회장도 ’삼성’이라고 지칭돼 졌고 삼성중공업도 ‘삼성’이라 지칭했다. 기름유출 사건을 말하며 "삼성은 스스로의 법적 책임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고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말하며 "삼성을 구치소로 보내자"고 말하고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면 이날 삼성중공업과 삼성반도체와 관련된 사건이 같이 다뤄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그냥 지나치며 생각하면 모두 다 연관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삼성 계열회사들은 분리돼 있고 연대 책임을 지지 않는다. 엄격히 서해안 기름유출과 삼성반도체는 연관이 없고 삼성중공업과 백혈병에 걸린 삼성반도체의 직원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다. 또 서해안 기름 유출을 논하면서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질타한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시민단체의 화법은 '증오'의 표적을 '삼성'이란 두 글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들은 마치 '삼성'이라는 브랜드 아래 계열사가 다 무한책임을 져야한다는 위험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만 같았다. '삼성'은 하나가 아니다. 삼성이란 브랜드로 등록한 업체 수는 어림잡아도 70여 개가 넘는다. 삼성종합화학, 삼성중공업,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캐피탈 등 수 많은 회사가 '삼성'이란 이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민단체들의 계열사들의 문제를 다 연관 있는 것처럼 오도하며 ‘삼성’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증폭시키는 것은 여간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윤리적 소비자(ethical consumer)가 증가되고 강조되고 있는 요즘 브랜드의 이미지는 중요하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맥킨지는 지난해 ‘경쟁의 새로운 규칙 형성’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에서는 “제품 구매결정을 내릴 때 적어도 몇 번 정도는 해당 기업의 사회적 평판을 감안하는” 윤리적 소비자층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기업들은 이 계층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윤리적 소비'란 아무리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기업이 사회적인 비판의 대상으로 낙인찍히면 경쟁에서 도태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윤리적 소비가 이슈가 된 대표적인 사례로는 다국적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를 들 수 있다. 나이키의 경우 12세 파키스탄 소년이 나이키 로고가 선명하게 박힌 축구공을 꿰매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라이프지에 실리자 아동노동 착취 기업으로 지탄 받으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은바 있다. 기업평판은 하락했고 미국에서는 불매운동이 일기도 했다.

삼성 브랜드에 대한 ‘부패‘ 낙인찍기(NAME-CALLING)는 경영진을 향한 것?

시민단체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이들은 '삼성'이란 브랜드를 ‘부패’와 ‘비리’의 이미지로 '중상(name-calling)하는 행위를 하고 있었다. 소위 '낙인찍기'를 함으로써 삼성이란 브랜드를 쓰는 모든 기업에 해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감당하는 국내 최고 브랜드인 '삼성'의 역할은 크기 때문에 각 계열사의 문제에 대한 질타는 하더라도 삼성이란 브랜드에 대한 훼손은 삼가야 한다고 말한다. 시민단체들은 '삼성'에 대한 '증오'를 집중시키는 행위를 할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문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행사를 주최했던 참여연대에게 계열사의 문제를 삼성전체의 문제로 부각시키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에 참여연대는 '삼성그룹의 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참여연대 이상민 간사는 "계열사들이 분리 운영된다 해도 실질적으로 삼성 구조본을 통해 이건희 회장 일가가 장악하고 있다“고 말한 것. 결국 삼성계열사의 문제도 삼성그룹 전체의 문제로 봐야한다는 주장이었다. 다르게 보면 삼성그룹 경영진을 비판하기 위해 계열사들의 문제도 같이 거론했다는 말이다. '삼성그룹의 해체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룹 해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그룹 경영진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시민들 “삼성이 한국경제에 기여 많이 했는데...” “삼성의 잘못 누적돼”

그렇다면 시민들은 이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이날 행사를 지켜봤던 시민들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한필 씨는 "일개 기업을 죽이는 나쁜 행동을 하고 있다"며 "개별 기업의 문제는 법으로 처리하면 된다.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이런 움직임은 좋지 않다. '삼성'은 세계에서 한국의 국익을 상징한다. 세계적으로 '삼성'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때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해코지를 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행사장을 지나가며 "짜증난다."고 말했던 박승재 씨는 "적극적인 공감이 안 된다.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부 주장이 옳다고 해도 거부감이 든다"고 했다. 행사장 근처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한다는 이한섭씨는 행사장 무대에까지 올라가 행사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시끄럽다"는 단 한마디로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물론 시민단체의 행동에 동조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정확하게 삼성의 어떤 회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지적하지 못했다. 막연하게 ‘삼성’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김상진 씨는 "삼성의 잘못이 누적돼 시민단체들이 분노를 느끼는 것 같다“면서도 어떻게 잘못이 누적됐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못했다.

한편, ‘삼성 반대’가 있던 그 시간 공교롭게도 청계광장의 다른 한편에서는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으로 불리는 세인트 패트릭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맥주파티를 즐기는 수많은 푸른 눈의 외국인들이 청계광장에서 웃고 떠들고 있었다. 그들이 청계광장에서 찢겨나간 삼성의 브랜드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강필성 / 객원기자 (freemento@naver.com)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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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인하 투쟁으로 인해 연일 시민단체, 학부모, 대학생들이 길거리로 나서고 있다. 등록금 문제에 관해 너무 상반되는 의견을 가지는 대학 측과 시민단체, 객원기자가 현장을 방문하고 그들의 주장을 면밀히 살펴 보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집회의 주인공은 대학생이었다. 지난 3월 28일 참여연대 등 전국 54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 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등록금 넷)'은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대학 등록금 대책 투쟁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21세기 전국대학생연합(한대련), 전국학생행진 소속 7000여 명의 대학생들이 모였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집회는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최근 좀처럼 볼 수 없는 대규모 학생 집회에 경찰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예정된 거리행진에서 학생들이 대오를 이탈해 시민에 불편을 주는 일이 없도록 미리 행진 진행로를 전경과 경찰버스로 차단했다.

높은등록금에 정부와 여당탓만 하는 시위대

집회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등록금 천만원 이명박 니가 내라', '대학자율화는 등록금 폭등 자율화', '2MB 대학구조정 통폐합 영어공교육 프로젝트반대' 등이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 공약인 반값등록금을 이행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4·9총선에서 한나라당을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을 대표해 연사로 나선 강민욱 한대련 의장(광운대 총학생회장)은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자살하는 대학생도 있는데 이 대통령은 뭐하는 것이냐"고 따지며 "등록금 반값 정책을 약속해 놓고 이제 와서 국민의 세금으로 장학금을 확충할 테니 장학금을 타라고 망발한다. 이 대통령이 부끄럽다. 4.9 총선에 등록금에 신경도 안 쓰는 당에게는 한 표도 줘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등록금 폭등에 대한 분노를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표출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학생들의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질타가 끝나자, 치솟는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 개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학부모 대표로 나선 환경미화원 임성훈씨(민주노동조합 서울 성북지부장)는 "매달 야간 월차수당 다 합해 월 140여 만 원을 받는다"며 "1년 일해야 1700여 만 원 인데 1000만 원이 넘는 대학 등록금 얘기를 들으면 서글퍼 말도 안 나온다"고 호소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김남준 변호사는 "새 정부는 교육에 시장원리를 강조하지만 OECD국가들도 등록금에 관해선 자율적이지 않다"며 "일본은 학자금을 정부가 책임지고 지원하고 있으며 영국과 호주는 정부 학생 학부모가 등록금의 1/3씩 소득과 연계해 차등 분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등록금은 물가상승률의 4배씩 오르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대학 등록금을 25%이상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4.9 총선에 20대 후보를 대거 내세우며 대학생 표심잡기에 나섰던 민주노동당의 천영세 대표는 반드시 고(高)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해 학생들의 호응을 받았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등록금 상한제를 제1법안으로 올리려 한다"며 "청년 학생들의 민노당은 한학기 150만원 상한제로 반드시 대학 등록금을 정복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에 뒤질세라 진보신당 이덕우 공동대표도 "소득기준으로 하위 10%로는 무상, 20~30%는 반의 반값, 40~60%는 반값 등록금을 골자로 한 서민 맞춤형 등록금을 관철시키겠다"고 말하며 학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집권한지 한 달 밖에 안 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은 억지스러웠지만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 울려 퍼진 이들의 치솟는 등록금에 대한 절박한 호소는 일리가 있어 보였다.

2000년에 연간 평균 477만 원이던 사립대 등록금은 매년 평균 6%가량씩 껑충껑충 뛰어 작년 647만 원까지 치솟았다. 일부 사립대는 7~10%씨 상승해 1000만 원을 가뿐하게 넘었다. 3%~4%대의 소비자물가 인상률을 감안하면 분명 등록금의 상승곡선은 가파르다.

또 대학의 등록금 의존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문제의식도 공감가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대학 예산에서 등록금 비율은 국립대 40~50%, 사립대 65~80%에 달해 미국 등 선진국의 30~50%보다 훨씬 높다.

하바드대급 수준을 요하면서 등록금은 낮추라고?

학교 측은 등록금이 너무 높다는 학생들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등록금이 많기로 15위 안에 드는 한 유명 사립대의 예산처에 물었다. 관계자는 "등록금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라 언급하기 곤란하다"면서도 '합리적인 등록금'을 위해선 대학의 재정구조를 파악하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그는 "대학마다 수입 구조는 천차만별로 다르기 때문에 학생들이 제시한 물가상승률 기준 또는 재정자립도 등으로 등록금이 많다 적다를 논할 수 없다"며 "합리적 등록금을 계산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인 등록금 환원율도 대학이 학생에게 투자하는 것이 당장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아 정확한 잣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재정과 재원이 좋지 않은 대학은 등록금을 많이 거둘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손병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1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등록금 문제에 대한 대학의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대학 입장에서는 돈이 중요하다며 "교육의 질을 높이라면서 등록금을 낮추라는 건 이율배반적인 요구"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국내 대학에 미국 하바드 대학 같은 선진국 수준을 요하지만 국내 대학 등록금은 선진국 수준이 되는지는 의문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우리나라 대학이 처한 재정적 구조 때문에 선진국과 비교해 등록금 잣대를 만들기도 힘들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학은 정부 지원금, 기부금 등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돈이 적기 때문에 등록금 의존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대학들은 그간 국가 예산이 초·중·고에 집중돼온 반면 대학 예산은 해마다 삭감돼 왔다고 말한다. 실제로 교육예산은 GDP의 5%에 이르지만 대학 지원 예산은 0.6%에 불과하다.

재정구조가 다른 선진국과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을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고 또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대학 교육적 측면에서 현재의 등록금이 과하다고 속단하기도 어렵다는 주장이다.

학교와 학생 측 간 등록금을 두고 이해가 충돌하는 이유는 대학이 제공하는 상품이 복잡하고 추상적인 무형의 것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학은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기본 상품으로 한다. 하지만 또한 다른 한편에서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 달리 학문적 가치를 지향하면서 교육의 파생적 가치 증대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존재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에 진출했을 때 무형의 이익을 주는 소위 '학벌'이란 것을 현실적으로 무시하기도 힘들다. 이는 당장 학생이 누리는 혜택이 아니라 미래에 학교 발전과 함께 받는 혜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복잡한 상품의 가격을 따진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미래의 대학생과 현재 대학생의 힘겨루기

문화평론가인 복거일씨는 등록금 문제를 '현재의 대학생과 미래의 대학생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것이 등록금'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의 요구는 본질적으로 대학생들이 누리는 혜택을 늘리라는 얘기다. 문제는 그들이 추가로 받을 혜택이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 대학생들의 부담으로 얻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대학생들에게 등록금 인하나 동결은 물론 유리하지만 그들이 등록금을 더 내도, 당장 더 낸 만큼 좋은 교육을 받을 수는 없다. 오른 등록금이 더 좋은 교육으로 구체화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미래 대학생들의 이해는 사뭇 다르다. 현재 대학생들의 등록금이 학교를 유지하고 정상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미래의 교육의 질은 낮아질 터이다. 당연히, 미래 대학생들은 손해 본다. 현재 대학생들과 미래 대학생들의 이해가 맞부딪치는 것이다. 미래 대학생들을 대변하는 것은 대학이므로, 대학은 현재 대학생들로부터 되도록 많은 등록금을 거두려 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등록금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학교와 학생은 등록금에 대해 상이한 이해를 가지고 있지만 국가 개입을 원한다는 입장은 비슷하다. 학교는 높은 등록금 의존 비율을 국가 비용으로 충당하길 원하고 학생들은 국가가 나서 합리적인 등록금 가격을 국가가 책정하고 집행하길 원한다. 하지만 이런 요구는 복잡한 문제를 야기한다. 재정 쓰임이 천차만별인 대학들을 어떤 잣대로 지원할 근거를 마련할 것이며, 추상적 상품인 교육을 어떻게 합리적 인 가격으로 책정할 것인가. 오히려 정부는 정치적 논리에 의해 휩쓸려 갈 공산이 크다.

시장은 합리적인 가격을 만든다

그래서 일각에선 인위적인 조정으로 합리성을 찾기보다는 시장 경제 구조에 맡기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등록금이 시장의 가격 기구가 아니라 정부의 통제에 의해 결정되는 한, 등록금의 수준은 정치적 힘의 우열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교육도 엄연한 서비스산업의 하나임을 고려한라면 교육시장에도 시장원리가 적절히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일각에서는‘시장은 무자비하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는 자신의 이익만을 주된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오는 오해다. 분명 인위적인 가격조정보다 시장에 의한 가격 결정은 시간이 걸리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자생적 질서인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시행착오를 겪어 형성되는 가격은 현실을 반영하며 합리적이다.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따라 시장은 희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경쟁력을 강화하게 마련이다.●

강필성 / 객원기자 (freemen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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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알리안츠빌딩 앞은 연신 이어지는 투쟁으로 심난하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장기화되고 있는 투쟁에 대해 민노총 산하 금융연맹의 개입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객원기자가 노조와 알리안츠생명의 입장을 정리해 보았다.


벚꽃을 구경하러 여의도에 온 시민들은 붉고 푸른 현수막이 마치 무당집처럼 널려진 한 건물에 다다르자 이내 인상을 찌푸린다. 시민들은 곤색 모자에 빨간 띠를 두른 사람들이 나눠주는 전단지를 보는 듯 마는 듯 하며 이내 발걸음을 재촉한다. 4월 23일 찾아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첫번째 대규모 정규직 노동 파업의 현장인 알리안츠 생명 여의도 본사 앞 풍경이다. 평화로운 봄날의 정취는 간 곳 없이 첨예한 대립의 냉기류가 흐르는 그곳에는 복잡한 문제가 산적해 있는 듯 했다.

성과급 문제로 시작한 쟁점, 점점 커져만 가고...

지난 해 성과급제 문제로 시작된 알리안츠 생명 노조 파업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성과급제 도입시 단체협약을 위반 했는지 여부와 노동법(근로기준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놓고 불거진 문제는 파업에 참여한 지점장의 노조 직위 문제, 알리안츠 생명의 도덕성 문제로까지 논쟁이 확대됐다. 사측과 노조의 대립 사태는 3~4가지의 쟁점을 양산하며 미궁으로 빠지고 있다.


알리안츠 생명 노조의 성과급제 도입 반대 파업에 참여하며 두 달이 넘게 업무에 복귀를 거부한 지점장 160명에 대해 3월 24일부터 해고 등 징계 절차를 밟았다. 사측과 노조 모두에게 지점장 해고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알리안츠 생명 관계자는 "노동조합이 파업의 동력을 얻고 회사에 타격을 주기 위해 단체협약상 노조원이 될 수 없는 지점장까지 파업에 참여시켰다"며 "회사는 그 동안 비 조합원인 지점장들에게 파업 참여가 명백한 불법이라는 점을 알리고 여러 차례에 걸쳐 현업에 복귀할 것을 지시하면서 면책도 약속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점장들은 이러한 회사의 설득노력에도 불구하고 업무복귀를 거부한 채 보험설계사들에게 신 계약을 체결하지 말도록 요구하는 등 해사행위까지 벌여왔다. 다수의 지점장들이 참가한 금번 파업으로 인해 회사는 현재까지 약 300억 원 상당의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업 장기화, 그 뒤에 민주노총

알리안츠 생명의 노조 파업 사태는 왜 해결될 기미는 보이고 않고 점점 더 안개속으로 빠지고 있는 것일까? 알리안츠 생명 사태를 보면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노조운동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누가 옳고 그르다는 판단을 떠나 왜 문제가 어려워지는 지에 대해서는 노조 투쟁의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알리안츠 사태는 기존 민주노총 산하 노조단체들이 일으켰던 파업과 상당히 비슷한 절차를 보인다. 민노총의 노동운동 노선은 20여년 전 일본노동조합총형의회(이하 총평)의 계급투쟁 노동운동 양상과 닮아 있다. 반미, 반정부 투쟁 경영효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점 등이 비슷한 점은 논외로 두고라도 투쟁의 전략과 전술 면에서 보면 총평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는 1970년대 후반부터 체계를 잡기 시작한 노동운동이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노총의 노동 투쟁의 전략과 전술을 보면 직장점거-연좌농성-직장폐쇄-주동자 해고-해고반대투쟁-민노총 개입-요구내용 확대-정치이슈화-장기화로 이어지는 순환공식이 반복된다. 이것은 직장투쟁을 통해 생산구조를 아래에서 무너뜨리고 말단부터 새로운 질서와 도덕을 세운다는 투쟁지침에 따라 총평이 전개한 중소기업 투쟁지원 전략과 유사하다. 또 민노총은 매년 임단협 갱신기에 산업별로 임금투쟁을 통일해공동투쟁을 전개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는 '총평'이 파업일정표에 따라 전개하는 춘투와 닮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 총평은 20여년 전 사회가 계급투쟁 노동운동을 용인하지 않는 환경으로 변화하자 1989년 자진 해산했다.

알리안츠 생명 노조는 민노총 산하 사무금융연맹에 사측과의 협약을 일임하고 있다. 표면적으론 노조의 모든 의사결정은 알리안츠 생명 조합원의 의견을 중심으로 한다지만 사측과의 협상과 투쟁 방식에 대해선 사무금융연맹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이다. 알리안츠 생명 노조측 투쟁사항을 보면 성과급 문제로 파업- 노조 본사 점거 시도-지점장에 대한 조합원 인정 요구 법적 소송-파업 동참 지점장 해고에 대한 대응-연수원 리모델링 비리 의혹으로 경영진 추가 제소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만 보면 민노총의 투쟁 절차와 상당히 비슷하게 전개됨을 알 수 있다.

“지점장들 복귀하니 나머지 지점장들 버스에 태우고 목포로”

알리안츠 생명 관계자는 지점장의 회사 복귀를 노조가 방해하고 있다며 노조의 투쟁 방식이 알리안츠 생명 사태를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점장들에 설득을 시작하자 지점장들이 복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노조원들이 그들을 지방으로 끌고 갔다. 167명에 대해 지점장들을 설득하니 3월 27일 날 20명이 복귀했다. 그런데 갑자기 노조가 남아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목포로 갔다. 임원 부사장 영업단장이 설득하러 목포까지 찾아가니 다시 제주도로 갔다며 계속 피했다. 심지어 설득을 부탁한 가족들이 찾아갔는데도 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 문제가 생길때마다. 노조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사무금융연맨에 위임했다“며 ”노조는 계속 상급단체를 끌어들인다“고 상급단체가 사태를 키우고 있다고 의심했다. 그는 "경고파업을 위해 1월 21~22일 양일간 총회한다고 조합원을 불렀다. 그런데 총회가 끝나고 바로 관광버스가 충주 리조트로 끌고 갔다. 파업이 아닌 총회한다고 나왔던 사람들이 파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3월 초에 노조가 충주 리조트에서 파업하다 오자마자 1층에 천막을 설치하려고 했고 4층 노동조합이 있는 층의 CCTV를 가리고 본사를 점거하려는 행동들을 보였다"며 "노조가 한달동안 주력했던 것은 본사 참여도가 20%정돈데 나머지 80%가 동참하도록 유도했다. ‘너희들이 다 참가하면 빨리 끝날 수 있는 문제’라며 강경하게 투쟁을 요구했다. 그때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 등 노조파업 전례를 보면 일단 본사를 점거하면 장기 파업으로 갈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 할 수 없이 용역직원을 구해 본사건물을 지키게 됐다"고 말했다.

협상테이블엔 사무금융연맹-조합원-생보노조

하지만 노조측은 노조가 사태를 악화시킨다는 주장에 대해선 '물론 투쟁 전략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노조가 강압적으로 조합원을 이끌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말도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노조측 언론대책반 변성민(알리안츠 생명 자산운용실 대리)씨는 “파업은 조합원의 자발적인 참여로 한다"며 "사측에서는 노조가 강제로 조합원을 이끌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노조가 지점장의 복귀를 막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사측은 지점장을 설득했다고 하지만 '복귀하지 않으면 해고한다'는 협박을 했다"며 "가족까지 동원하는 '회유와 협박'을 피하기 위해 버스를 대여해 목포 제주도 등에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발적 참여'에 의해 이뤄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3.21 파업지점장 최후 복귀명령 후 일일현황
날 짜
파업참여인원
복귀인원
주 요 사 항
3. 21
167
0
회사 파업 참가 지점장 167명에게 최후 복귀명령 내림
3. 24
160
7
회사 파업에 불법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나머지 지점장에 대해 27.28 인사위원회 회부 통보
3. 25
144
16
회사 최후 업무복귀 시한이 지나긴 했지만 지점장들이 27 28 인사위원회 개최 이전까지 복귀할 경우 정상을 참작하겠다 알림
3. 27
106
20
회사 1차 인사위원회 개최
노조 남아있는 지점장 106명을 목표로 이동시킴
임원 부서장 영업단장 등 80여 명의 간부들이 목포로 내려가 지점장 접촉을 시도했으나 파업지도부(노조 집행부 포함)가 면담을 차단함으로써 개별설득이 성사되지 못함.
3. 28
106
0
회사 2차 인사위원회 개최
파업에 참가중인 지점장들에 대한 설득노력 계속 진행
목포에 있던 지점장들 27 저녁 제주도로 이동
3. 29~30
106
7
지점장 7명 복귀
제주도에 있던 지점장들 30 저녁 목포로 이동 목포에서 밤중에 다시 고성으로 이동
3. 31~4.1
99
0
노사 밤샘 협의
사측은 “성과급제의 Base Pay 인상 차등폭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Base Pay 인상에 있어 차등폭을 완전히 없애줄 것”을 주장해 협상 결렬
4. 2
-오전 9시부터 해고 효력 발생
(사측은 해고 효력이 발생했지만 물밑에서 시한을 넘긴 지점장도 받겠다는 입장 피력 중)

민노총 산하 금융연맹 등 상급단체에 협약을 위임하는 것과 관련해선 "더 많은 힘을 가지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파업은 고도의 협상력을 필요로 하고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선 상급단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협상은 우리가 하지만 회사가 너무 비정상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상급단체에 위임한 것"이라며 "사무금융연맹 뿐 아니라 생명보험노조도 같이 투쟁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노사 협상 테이블에는 사측과 알리안츠 노조, 사무금융연맹, 생명보험노동조합이 같이 나선다는 말이다.

노조측 "무리한 요구 아니다...안되면 경영진 퇴진 운동"

당초 성과급 문제에서 불거진 파업이 지점장 조합원 인정 문제, 알리안츠생명의 52억원대의 연수원 리모델링공사 비리의혹으로 경영진 제소 등으로까지 쟁점이 확대돼 사태 해결이 어려워 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성과급제는 노사 양측이 합의하자는 것이고 지점장 조합원 인정 문제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사측의 연수원 리모델링 비리 문제는 몇 년 전부터 제기했다 터진 것"이라며 책임을 사측에 넘겼다. 그는 ”사측이 양보한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요구들“이라며 ”요구가 관철 안 되면 경영진 퇴진 운동을 불사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강필성 / 객원기자 (freemen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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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공포가 전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 교실안의 십대들까지 연일 이어지는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을 정도. 객원기자는 5월 6일 여의도 앞 침묵시위 현장에 나가 그 현장을 취재하고 빠르게 확산되는 광우병 공포의 실체와 확산 과정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았다.

"송아지 송아지 미친 송아지 엄마소도 미친소 너나 먹어라~" 동요를 패러디한 노래가 흐르자 촛불을 든 시민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곧바로 침묵이 이어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2일과 3일에 이어 6일 8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연대'가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중고등학생들을 비롯한 시민 1만 여명이 참여했다.

7일 '쇠고기 청문회'를 앞두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열린 집회였지만 정치적인 구호를 배제하라는 경찰의 요구로 이날 집회는 앞서 2일과 3일 개최된 촛불집회 때와는 달리 상당히 차분한 모습이었다.

전국을 뒤덮은 광우병 괴담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이 걸린다는 소위 '광우병 괴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인터넷 서명은 벌써 120만명을 넘었다. 일부 연예인들도 공개적으로 "광우병을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겠다" "이 대통령이 얼리버드형이라더니 아직 잠이 덜깼다"며 불안감을 표출했다. 우려가 불안이 되고 불안은 또 공포로 흐르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되자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당황하고 있다. 집권한지 두 달 만에 '사회적 신뢰'를 잃어 버렸다. 정권초기 경제회복에 매진하기도 모자랄 판에 신뢰 회복에 막대한 에너지를 쏟아야 할 판이다. 연일 국제수역사무국(OIE)은 30개월 미만의 소는 광우병 위험에서 안전하다고 판정했고 또 광우병위험물질(SRM)을 제거한 소의 살코기를 먹어도 광우병을 일으킨 사례가 없다는 객관적인 통계를 제시하고는 있지만 무너진 국민의 '믿음'을 회복시키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나아가 '광우병 공포'가 반미감정으로 흐르면서 선진경제권 진입 일자리 창출이라는 구호아래 추진되어야 할 한미FTA마저 동력을 잃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광우병의 안전성은 논외로 두고 정부가 신뢰를 잃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문제가 크다. 쇠고기 협상 때부터 먹거리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점과 비난여론이 일기 시작했을 때 미온적으로 대처한 정부에게 분명 일정부분 잘못은 있다. 하지만 우려가 극단의 공포로까지 확대된 것은 분명 유언비어와 확산과정이 있었다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조심스럽게 광우병 사태를 '유언비어'를 통한 정략적 선동의 결과물로 보고 있다. 데마고기(demagogy) 에 의한 사태로 보고 있는 것이다. 데마고기는 '선동가가 특정한 문제에 대해 정치적인 의도로 유포시키는 선동적 허위선전'을 뜻하는 말로 한나라당은 선동가를 '좌파 야당'으로 보고 정치적인 의도를 '반미 반정부'로, 선동적 허위선전을 '광우병'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광우병 공포는 대중에게 빠른 결론을 강요했다.

공포는 대중에게 빠른 결론을 강요한다. 분명 논리적 비약이나 반박의 여지가 남아있는 문제를 이성적으로 판단하기보다 불안에 의해 빠른 결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안정성에 대한 공론이 펼쳐지기 전 광우병이란 공포에 휩싸인 국민들에 의해 '악'으로 결론이 이미 나고 말았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검증은 그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고 시작한 꼴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광우병 공포의 확산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광우병 논란은 일부 언론이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많은 내용의 보도를 성급하게 내보냈고 이를 야당과 이명박 정부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시민단체가 정치적인 문제로 이끌었다. 일부 언론의 보도는 인터넷을 통해 유언비어로 확산됐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통계적으로 미국은 1997년 동물성 사료 금지 조치 이후 급격하게 광우병 환자가 줄었지만(1997년 이후 출생한 소에서는 광우병이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치매환자가 많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7일 쇠고기 청문회에서 의사협회 정책위 양기화 전문위원은 "치매와 BSE(광우병)의 임상적 증산은 증상 발현부터 최종까지 경과가 다르다"며 인터넷 괴담은 잘못된 정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분명 반박의 여지가 충분히 있는 사실이지만 일부 언론은 이를 다루지 않았다.

또 미국은 환경이 열악한 대량 공장형 사육 광우병 위험이 높다는 주장도 1986년 광우병이 최초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실험실 말고 자연 상태에서 환경문제로 광우병이 발생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성급한 결론 도출이었다. '한국인은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한림대 의대 김용선 교수팀의 논문도 뒤늦게 김 교수가 "일부 언론이 과장한 부분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는 미국과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기 위해 대응 논리로 김 교수의 논문을 인용했지만 국제적 기준에선 소용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선동세력에 의해 광우병 공포는 반정부 운동으로

논의가 필요한 문제에 대해 야당과 일부시민단체는 극단으로 몰고가고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유언비어가 정치적 힘을 받으며 논란이 커졌다는 말이다. 광우병 논란이 뜬금없이 이명박 대통령 탄핵으로 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촛불집회의 주최자가 소위 범진보 진영이 대부분 참여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7일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광우병 위험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대책회의)' 출범식에 지난 대선 때 범진보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반 이명박 진영을 구성했던 단체들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에는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같이하고 있었다. 분명 광우병 공포가 반정부 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국민의 공포는 거짓이 아니다.

광우병 사태의 흐름을 보면 정부와 한나라당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의 불안한 심리도 거짓으로 봐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이미 광우병 공포로 미국산 쇠고기는 위험하다는 결론을 낸 국민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선동세력을 탓할수록 정부와 한나라당을 더욱 질타할 것이다. ●

강필성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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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의 활동은 반기업정서에서 나오는 기업흔들기로 보인다" 서울시립대 윤창현 교수의 말이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지난 4월 20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등 신세계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1998년 광주신세계의 유상증자 실권주 인수와 관련, 189억5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신세계에 배상하도록 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2006년 신세계 광주신세계 정 부회장을 상대로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 무혐의로 끝나자 신세계가 입은 손실에 대해 신세계 경영진의 민사적인 책임이 있다고 판단, 이들을 상대로 회사에 손해보전을 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것.

검찰이 이미 무혐의로 판결한 10년 전 사건을 빌미로 경제개혁연대는 신세계 경영진과 다시 지루한 공방을 벌일 태세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소송에서 승리하면 경영진의 배임행위로 인한 손해액을 보상받을 수 있고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통해 회사와 주주 모두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세계는 경제개혁연대의 행동은 일고의 대응가치도 없다며 시민단체의 끈질긴 소송제기에 거부감을 나타냈다.

참여연대에서 분화되기 이전인 1997년부터 경제개혁연대가 대기업을 상대로 한 피곤한 소송과 고발행렬이 벌써 56번째가 됐다. 경제위기 혼란기, 한국 경제의 위기는 재벌로 대표되는 한국기업 경영 방식에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인식 속에 출범한 경제개혁연대는 소주주권익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방향을 설정하고 지금껏 계속해서 대기업 경영진을 향해 날카로운 칼날을 겨눠왔다.

2004년~ 2008년 현재까지 경제개혁연대의 소송 현황
날 짜
해 당 소 송
2004-01-15
재벌총수 정치자금법 등 위반혐의 고발 불기소 처분 (종결)
2004-01-20
LG전선계열 대주주일가 미공개정보이용 혐의 고발 불기소 처분 (종결)
2004-03-04
삼성전자 주주총회 일부결의취소소송 1, 2심 패소 (종결)
2004-03-04
삼성전자 주주총회관련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 승소, 2심 조정 결정 (종결)
2004-03-29
삼성전자 기자간담회관련 주거침입 고발 일부 약식기소 (종결)
2004-04-20
삼성생명 전현직 임원 배임혐의 고발 불기소 처분 (종결)
2005-07-06
금산법 관련 금감위원장 및 삼성금융기관 임원 고발 불기소 처분 (종결)
2005-08-03
대상 주주대표소송 1심 승소 (종결)
2005-08-30
두산 총수일가 부당지원한 임원 배임죄 고발 불기소 처분 (종결)
2005-10-08
e삼성 등 인터넷사 지분 거래한 삼성계열사 임원 고발 불기소 처분, 재항고
2005-10-31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관련 배임죄 재고발 특검 기소
2005-10-31
서울통신기술 전환사채 발행 관련 배임죄 고발 불기소 처분 (종결)
2006-04-03
제일모직 주주대표소송 1심 진행중
2006-04-11
글로비스 임원 배임죄 고발 불기소 처분, 항고
2006-04-11
신세계 임원 배임 혐의 고발 불기소 처분 (종결)
2006-08-29
금감원의 삼일회계법인 감리과정 정보공개청구소송 1심 승소, 2심 1심판결 확정 (종결)
2007-01-16
공정위 출총제 적용제외 현황 정보공개청구소송 1심 승소 (종결)
2007-09-12
론스타 관련 금감위 정보비공개처분취소 행정소송 1심 진행중
2008-01-16
삼성생명 전현직 임원 및 이재용 씨 배임혐의 고발 검찰조사중
2008-02-13
삼성특검 직무수행 방해한 삼성 전현직임원 고발 검찰조사중
2008-02-26
신세계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 기각 (종결)
2008-03-04
삼성생명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 기각 (종결)
2008-03-25
에버랜드, SDS 관련 추가고발 검찰조사중

계속되는 소송과 고발, 기업은 피곤하다

경제개혁연대의 성과에 대해선 논외로 두고 한국 유수의 기업 경영진들은 그들의 집요한 소송과 고발에 피곤함을 느낀다. 일례도‘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을 들 수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단 몇 주만을 소유하고 기업의 주주명부 열람을 신청한다. 이는 지나친 주주권리 남용이라는 견해가 많다. 소액 주식으로 사회적 정치적 목적으로 기업을 공격하기 위해 주주명부를 열람하는 것은 기업흔들기에 지나지 않다는 주장이다.

법원은 이러한 경제개혁연대의 행동에 경종을 울렸다. 지난 달 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동명 수석부장판사)는 삼성생명 주식 10주를 가지고 상성생명보험의 주주명부열람을 신청한 경제개혁연대에 대해 "주주로서의 권리를 확보하거나 행사하는데 필요한 목적이 아닌 다른 정치적인 목적 등으로 주주명부 열람을 신청한 경우"라며 기각했다. 시민단체가 정치적 목적으로 기업흔들기에 나서는 것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이다. 이에 앞서 같은 재판부는 지난달 31일 역시 경제개혁연대가 (주)신세계를 상대로 낸 주주명부열람및등사가처분신청(2008카합641)도 기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상장법인의 총 발행주식 0.0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들은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이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증권법에 따라 이번 신세계 주주대표 소송을 위해 주주를 모으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원하는 구조개선은 합리적일까?

경제개혁연대의 기업 공격에 비판적인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경제개혁연대의 신세계 소송 사건에 대해 5월 20일 "반기업 정서에서 나오는 경영진 흔들기"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경제개혁연대의 목적과 방향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며 "경제개혁연대는 한국의 재벌은 악으로 규정하고 단점만을 부각시키며 공격하는데 그들이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을 것도 아니면서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한국의 기업은 특성이 있고 현재 가족경영 집중경영으로 대표되는 대기업들도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지역별 산업별로 기업마다 경영구조의 특색을 보이는데 어떤 방식이 옳고 그르다를 전적으로 판단하기는 모호하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의 대기업에 대한 공격은 반기업정서는 한국식 기업 구조의 부정을 깔고 있는데 이들의 편향된 시각은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기업구조에 대한 인식의 다각화가 필요하다.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전문 경영인 체제가 능사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각 나라의 기업마다 다른 특색 있는 경영구조를 가지고 있고 한국의 중앙집권식도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란 주장이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각각의 사업 성격에 따라서, 각각의 환경에 따라 기업이 채택해야 경영 방식과 전략도 달라야 한다. 일본과 미국 기업의 경영구조가 다른 점은 생각해 볼 문제다. 일본은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미국과 다른 기업조직으로 경쟁해 왔다. 2차 대전 이후 '자이바쓰'(財閥)를 공식 해체한 일본에서는 '케이레쓰'(系列)라는 이름의 유사 기업군이 등장 세계의 기업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현재는 미국과 일본의 기업은 서로의 장단점을 배우며 기업구조를 진화시키고 있다.

한국기업은 미일기업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 강점을 취하여 미일기업보다 더 강하게 되는 방안을 모색해야 된다. 이 방향에는 한국식 기업구조의 장점을 감안해야한다는 밑바탕을 깔고 있다. 한국의 기업은 기업과 산업의 통합조직으로 성장해왔다. 미국에서는 산업 안에 기업이 있다. 그러나 중국이 한국식 기업그룹을 육성하려고 하는 것은 이러한 특성 때문이다. 한국의 다기업 집중식 경영 방식은 정보의 수집과 활용에 있어서 단독 기업보다 유리했으며 인재와 경영지원을 보다 쉽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고 또 유리한 자금 지원력으로 세계시장에서 비교적 잘 싸울 수 있었다. ●

강필성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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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가 주도하는 촛불집회에 연일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그리고 시민단체는 촛불집회를 정부가 국민을 무력으로 탄압하고 있다고 보도한다. 객원기자는 그 현장에 나가서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무폭력, 준법적으로 이뤄지고 집회인지 차분하게 돌아본다.


연이은 촛불 문화제가 과격한 양상을 띄고 있다. 처음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재협상 요구였으나 쇠고기 협상 고시를 기준으로 반정부 적인 구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5월 31일 토요일 집회에서는 4만명의 시민이 참석을 하였고, 그들의 손에는 재협상의 손피켓 보다는 이명박 탄핵이라는 정부를 전복 시키려는 손피켓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법적으로 정한 기본적인 집시법 위반

제10조 (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시간)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집회의 성격상 부득이하여 주최자가 질서유지인을 두고 미리 신고한 경우에는 관할경찰관서장은 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도 옥외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

우선 이번 촛불집회는 시간적으로도, 질서 유지면에서도 불법적 집회가 된다. 그들은 자신의 의견이 옳기 때문에 도로를 통제하고 도로를 점거하는 것이 옳은 것으로 간주되어 지고 있다.

군중속의 영웅 심리와 불법집회의 정당함

제5조 (집회 및 시위의 금지) ①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집회나 시위를 주최하여서는 아니 된다.
1.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해산된 정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회 또는 시위
2.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損壞),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
②누구든지 제1항에 따라 금지된 집회 또는 시위를 할 것을 선전하거나 선동하여서는 아니 된다.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들은 용감해져 간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같은 뜻으로 동참할 때 그들의 불법적인 행태는 스스로 이해되고 용서되어 진다. 이번 촛불집회에서 거리로 이어진 시위는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불법적인 시위였다. 거리시위를 막기위해 쳐진 경찰 버스 위에 올라가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위험 한 일이고 또 경찰의 폴리스 라인을 무시하는 행위지만 그들은 남들이 하기에 당연한 듯 아무렇지 않게 올라가고 있었다. 이런한 행위는 정말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그 누구도 불법이라는 말조차 꺼내지 않았다.

법 집행자 경찰이 어느새 몰아 내야할 적으로 인식

그들의 앞길을 막는 경찰 버스가 그들의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하나 만으로 전복을 시도했다. 버스 안에는 버스 운전하는 의경과 다쳐서 쉬고 있는 의경등 여러명이 타고 있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막고 있는 경찰버스까지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 법을 집행하는 경찰이 인터넷에 떠도는 글 하나로 적으로 간주되어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것은 경찰 버스의 문을 열고 들어가 끌어내는 심각한 상황까지 발생했으나 여러사람이 말려 큰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불법 점거로 길거리, 문화제 훼손은 심각해져가고......

집회시위에서 그들이 안전하게 지켜야할 경복궁 담벼락과 이순신 동상의 거북선도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어느 곳에서도 그들의 행동이 불법이라는 얘기도 없었으며,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이는 한명도 없었다. 단지 국민의 뜻을 저버린 이명박 대통령에게 반드시 처벌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한 생각이 자신들의 불법적인 행동을 이해시켜 주고 있는 것이었다.

불법적인 행동과 과격해진 시위 누구의 개입 때문인가?

실제로 처음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초기에는 소위 좌파 단체의 개입은 미약했다. 건강을 생각한 일반 시민이 직접 재협상을 부르짖으며 촛불문화제를 했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조직적으로 물품을 조달하는 방식이나 인터넷의 활동을 보면 뒤에서 개입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5월 31일을 기준으로 일주일 전부터의 집회에서는 한총련을 비롯한 민주노총, 전교조 등 좌파 단체의 개입으로 양상은 달라지고 있다. 이로써 시위의 방향은 과격하고 반정부주의적인 시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볼 때 그들이 노리고 있는 6월 10일, 6월 15일, 민주노총 춘계투쟁까지 과연 그들의 촛불집회가 정당하게 평화적인가 하는 것을 지켜봐야할 부분일 것이다.●

김경욱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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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의 불꽃이 번지고 있다. 화물연대에 이어 건설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것. 그들의 파업은 치열한 생존권 보장만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광우병 사태에 편승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함인가? 객원기자가 건설노조 파업 현장을 나가보았다.

건설노조, “미친 소, 미친 기름, 생존권을 보장하라!?”

광우병 촛불집회가 민노총 파업으로 번지고 있다. 민노총 소속 화물연대에 이어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 조합원들은 16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1시 서울 대학로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가졌다. 화물노동자들에 이어 건설노동자들도 파업에 합세함으로써 향후 민노총 ‘릴레이 파업’은 격화될 전망이다.

‘미친 소 수입중단과 고유가 해결, 건설기계임대차계약서 현장 안착화를 위한 건설기계노동자 총파업결의대회’라는 명칭으로 열린 16일 대학로 집회는 7천여 명(주최 측 2만5천명 추산)이 참석했다.

이들은 ‘고유가에 따른 운반단가 현실화, 법적 표준임대차 계약서 현장 적용’ 이외에도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등 現정부의 개혁조치에 강력 반발하는 한편 좌파들이 주동하는 ‘광우병 선동’을 되풀이했다.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은 “대한석유공사가 민영화만 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기름 값 폭등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유사들은 몇 조원씩 이익을 내는데 정작 노동자들은 삼시 세끼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백석근 건설노조 위원장은 “고유가에 따른 운반단가 현실화, 임대차계약서 현장 안착, 1일 8시간 노동과 일하다가 다쳤을 때 산재보상 적용”을 주장했고, 강원규 건설노조 기계분과위원장은 “건설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얕봐왔던 관행들을 이제 총파업으로 바꿔내자”고 선동했다.

집회참가자들은 대회가 끝난 후 “미친 소, 미친 기름, 생존권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학로를 출발, 종로를 거쳐 청계천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40여명의 건설노조 기계분과 지회장들은 생존권을 상징하는 쌀포대를 뒤집어쓰고 냄비를 두들기며 행진을 했다.

“이번 파업은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문제 탓이다”

민노총의 소위 ‘릴레이 파업’은 최근의 광우병 파동에 편승한 것이다. 백석근 건설노조 위원장은 16일 민노총 기관지 ‘노동과 세계’와 인터뷰에서 “이번 파업은 현장 노동자들이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문제, 치솟는 기름 값 등이 복합돼 더 이상 못 먹고 못 살겠다며 파업을 결정했다”며 광우병 문제와 파업을 직결시켰다.

민노총은 16일 성명에서 “이번 파업은 정당하다. 뿐만 아니라 ‘죽지 않고 살기위해’‘더 이상 노예(奴隸)로도 살지 않기 위해’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호소는 뜨거운 지지와 지원을 받아야 한다.”며 극단적 선동에 나섰다.

또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죽지 않고 살기 위해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듯, 촛불에 不法과 合法의 잣대를 들이미는 것이 민주적 권리를 훼손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이듯, 건설기계노동자들의 투쟁은 정권과 자본의 탄압으로부터 방어돼야 할 민주적 권리이자 생존권적 요구”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절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가 ‘죽게 되는’,‘광우병 위험물질’인 것처럼 과장, 왜곡, 선동하면서 야간집회, 도로점거, 폭력행사 등 온갖 불법이 판치는 촛불집회는 초법적(超法的) 정당행위이자 민주적 권리라는 주장에 나선 것이다.

민노총, “노동자가 앞장서 연방통일조국 건설하자”

민노총이 이 같은 법치(法治)파괴적 책동에 나선 이유는 민노총이 추구해 온 좌파적 이데올로기와 직결돼 있다.

실제 민노총은 ‘反자본주의’를 비롯해 ‘국가보안법철폐-주한미군철수-평화체제실현-연방·연합제통일’이라는 북한의 對南노선에 공명(共鳴)하면서,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이념적 정체성 훼손에 앞장서왔다는 데 있다.

예컨대 민노총은 2007년 6월 발표한 소위 ‘2007민노총의 요구와 과제(2007과제)’에서도 국가보안법철폐-주한미군철수-평화체제실현-연방·연합제통일을 주장하고 나섰었다. 또 평택미군기지 확장 중단, 韓美합동군사훈련 중단, 유엔사령부 즉각 해체, 韓美행정협정 및 韓美상호방위조약 개폐(改廢), 공안(公安)기관 해체 등 국가안보기능의 전면적 해체를 촉구했었다.

민노총은 2007년 8월31일~9월1일 대전 동구청소년수련관에서 가진 소위 ‘통일일꾼 전진대회’에서도 “노동자가 앞장서서 연방(聯邦)통일조국 건설하자!”며 “악질 매판자본의 노동자 착취와 美帝의 살인적 압제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한다”고 결의했었다.

이어 “우리는 연방제(聯邦制) 통일조국 건설의 책무를 헌신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을 굳게 결의한다.”며 “주한미군(駐韓美軍)과 한반도 평화, 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과 통일조국이 나란히 설 수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자주적평화통일’에 결정적 걸림돌인 駐韓美軍을 몰아내고 國家保安法을 철폐하기 위해 투쟁의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었다.

민노총은 이밖에도 “자본주의는 약육강식의 생지옥...필연적으로 붕괴될 수밖에 없다(2005년 말 ‘제5기 노동자학교’ 자료집)”는 등 反자본주의를 주장해왔다.●

김성욱 객원기자 <gurkha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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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화물연대 총파업은 화물대란, 무역적자수지라는 결과를 나으며 한국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더했다. 기자는 가장 큰 규모의 파업 현자인 부산항을 찾아가 파업의 이유를 진단하고 파업으로 인해 고통 받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슬아슬하게 높이 쌓여 있는 컨테이너 박스 앞에는 앙상한 화물차가 정차된 채 끝없이 길게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모든 게 멈춰 있던 그 모습은 마치 화물차의 무덤 같았다. 지난 15일 찾아간 부산항은 활기가 없었다. 이는 어려운 우리경제의 한 단면인 것 같아 씁쓸했다.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단행된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로 기업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입 차질 액은 총 72억 5700만 달러(수출 36억 1800만 달러, 수입 36억 40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번 사태의 여파는 국가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역수지가 화물연대 운송 거부에 따른 수출 증가율 하락 영향으로 한 달 만에 적자로 반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식경제부는 21일까지 무역수지는 49억 5300만 달러 적자로 집계했다. 최근 20% 이상을 유지해 오던 수출 증가율은 19.6%까지 떨어졌다. 사태가 발생하기 전 이달 초 수출 증가율이 25%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막대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단순한 수치가 아닌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피해는 더 심각했다. 화물운송 거부 사태가 발생하자 한국무역협회는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전국의 기업들로부터 피해신고를 접수 받았다. 이 기간 동안 직접적인 피해 신고를 한 업체는 148개사 수출 1억 230만 달러, 수입 73개사 4810만 달러였다.

무역협회 이종수 차장은 "앞뒤로 꽉 막혔다"고 피해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원자재 조달이 안돼 생산라인이 중단된 경우도 있었고, 설사 재고로 생산하더라도 운송 납부가 안 되는 데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의 피해자는 영세수출기업들이다.

특히 어렵게 뚫은 거래처의 납기를 맞추지 못한 영세 수출기업들의 한숨은 더 깊었다.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들은 일정부분 고정 거래처가 있어 물류대란 후 피해 복구가 가능하지만 겨우 일시적인 거래를 성사시킨 중소기업에게는 납기연기로 인한 피해는 치명적이다.

제지용품 회사인 B사의 관계자는 "우리 같은 영세업자들은 장기적으로 오다 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겨우 한 두번 수출하고 일 년을 먹고 사는 경우도 종종 있다. 팔아야 사는 건데 어디 팔고 싶어도 팔수가 없으니 속만 탈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그는 "물건에 하자가 생긴 거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문제를 해결하겠지만 이런 경우는 가만히 손을 놓고 담배만 피울 뿐"이라며 외부적 요인에 의해 생존이 위협받는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경제 내상'이라고 까지 표현되는 휴유증은 잔존한다. 부산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23일 부산항 전체의 평균 컨테이너 장치율이 올 들어 처음으로 원활한 화물처리가 어려운 수준(80%)을 넘어선 80.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부두마다 심각한 화물적체 현상을 겪고 있다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세 중소기업주 들은 당분간 한시름 놓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말로는 생계형 파업 그러나 아직 정치투쟁 성격 있어

이번 화물연대 사태는 표면적으론 '유가 폭등'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화물연대가 고유가를 반영해 달라며 운송업체 측에 운송료 인상안을 요구했고 19일 컨테이너운송사업자협의회(CTCA)와의 운송료 19% 인상안에 합의가 이뤄지면서 화물연대 측이 집단운송거부를 철회함에 따라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2003년 물류대란에 비해 이번 사태는 여론이 호의적이었던 이유도 '생존권'이 걸린 문제였기 때문이다. 올 1월 리터당 1442원이던 경유 값이 5월 1866원까지 치솟으며 화물 운송업자들은 고통을 호소했다. 정부가 지난 8일 리터당 293원인 유류보조금 지급 시한을 늘리고 경유 값이 리터당 1800원이 넘으면 인상분의 50%를 돌려주기로 하는 고유가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화물연대 측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경유 값이 6배나 올랐는데 10년 동안 운송비는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번에는 넘어갔지만 국가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3, 제4의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가능성은 많다. 현재까지 화물연대는 정치투쟁이라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 '생계형' 파업에 주력했지만 뇌관은 살아있다.

일단 이들이 노동 운동처럼 화물연대 운송거부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국토해양부와 화물연대에 따르면 화물차주들은 2003년에도 두 차례 집단행동을 했고, 이후 해마다 운송거부를 위한 찬반투표를 벌여왔다. 그만큼 화물운송시장은 잠재된 불안요인을 안고 있었다는 의미다

화물연대가 이번에 협상테이블에 가져온 안건은 크게 ▲노동3권 보장 ▲유가보조금 지급기준 인하 ▲표준운임제 조기 법제화였다. 이 중 정부와 절충점을 찾은 안건은 표준운임제 조기 법제화로 내년에 시범운영 및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에 합의됐다. 문제는 표준운임제가 굳어질 경우 기본요율을 무시하고 매번 대정부 투쟁을 통해 표준요율을 관철시키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안이 아무리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처방이라도 이는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것으로 화물연대가 강경 투쟁노선으로 갈 경우 언제든지 국가 경제가 볼모로 잡힐 가능성이 많아졌다.

노동3권 요구는 이율배반적인 측면이 많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화물연대는 엄연히 사업주다. 이들은 불합리한 대우를 호소하지만 노동3권을 요구하는 것은 사업주의 권리와 노동자의 권리를 동시에 갖겠다는 말이 된다. 이를 정부가 인정하게 되면 '파업'을 통한 투쟁이 자주 일어날 수 있다.

정부는 다단계로 불리는 낙후된 물류시스템을 해결하면 물류대란은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화물차주는 화물알선 수수료로 보통은 20%, 많게는 30%를 주선업체에 줘야 한다. 화주-화물차 사업자 사이에 주선업체가 끼면서 돈을 챙기는 이중구조다. 보험료 통행료 차량유지비에 알선료가 더해져 화물차주를 어렵게 하고 있다.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IMF 이후 한때 운송사업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면서 대거 운송사업에 뛰어들어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제살을 깎는 경쟁구조를 만들어 형편없는 운송수수료를 만들었다.

일본은 지진, 유가폭동에도 물류대란이 일어나지 않는다. 선진적인 물류 시스템 때문이다. 일본 기업의 매출액 대비 물류비는 한국 기업의 절반 수준이다. 그만큼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의미다. 최근 한국산업기술재단이 발표한 서비스산업구조 및 생산성 통계비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기준, 일본 기업의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은 4.8%로 세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한국 9.7%).

한국의 복잡한 물류시스템이 유가폭등에 속수무책일 때 정보화 전산화 자동화된 일본의 물류시스템은 끄떡없었다. 정부와 업계가 노력해 2001년 완성된 일본의 물류 시스템은 전자자료교환시스템(EDI) 창고와 수송차의 위치확인시스템(GPS) 도로상황과 관련된 교통정보통신시스템(VICS)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등과 같은 기술로 길거리에 버리는 돈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구축해도 정부는 화물연대의 집단행동이 '정치투쟁' '연대투쟁'을 일삼는 노동투쟁을 답습하는 형태로 변질된다면 이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민주노총과 화물연대가 연대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강필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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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5일 민노총은 “소고기 수입반대라는 국민의 요구를 반영한 파업”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소고기 수입반대를 명분으로 한 정치싸움에 열중하는 단체인가? 현장을 방문한 객원기자는 정치파업일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민노총의 총파업으로 ‘촛불집회’와 연계된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오종렬·한상렬 등 재야의 친북좌파가 주도하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는 최근 7월1일~6일을 ‘국민승리주간’으로 정하고 대(對)정부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구체적으로 5일을 ‘국민승리의 날 100만 촛불대행진’으로 정하고 지난 6월10일 국민대행진에 버금가는 전국적인 행사로 열겠다고 선포했다. 민노총 역시 7월 첫째 주를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촛불집회에 적극 동참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민노총 등 좌파단체 시위 수그러들지 않을 것

이런 가운데 9일에는 전국 농민대회가 예정되어 있어 촛불집회와 연계된 좌파단체의 각종 시위는 다음 달 중반까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책회의 대표급 인사로 활동 중인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은 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을 재협상하라는 촛불집회의 요구에 2개월째 버티고 있고, 민노총 조합원들을 무더기로 연행하는 등 막무가내로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는 투쟁역량을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총파업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민노총의 총파업이) 생산에 타격을 주더라도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정부의 탄압이 계속된다면 전기를 끊고 철도를 멈추는 등의 방식으로 투쟁 수위를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 여름 ‘하투’(夏鬪)의 종료 시점과 관련, “공공부문 구조조정 방안 등을 감안할 때 9월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한 뒤, “정부와의 대타협이 도출되지 못할 경우 ‘최후의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화력을 있는 대로 다 모아서 갈 작정이니 정부가 재협상을 하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를 다 잡아가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파업투쟁에 ‘쇠고기 재협상’ 채택

이에 앞서 민노총 산하 최대 산별조직인 금속노조는 최근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재적인원 14만1천178명 가운데 12만7천187명(68%)이 참가해 9만6천36명(75.5%)으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재적대비 찬성률 기준으로는 기아차(64.85%), 대우차(67.08%), 쌍용차(63.26%) 등 완성차 4사가 모두 파업 요건을 갖췄다.

이런 가운데 반미(反美)성향의 금속노조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4일을 기점으로 이틀간 1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쇠고기 전면 재협상과 중앙교섭 쟁취를 위한 전 간부 상경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주목할 것은 ‘임·단협’의 파업투쟁에 ‘쇠고기 재협상’을 기꺼이 채택했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불법으로 규정되어있는 ‘정치파업’ 구호를 섣불리 꺼내들지 못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뒤엎고 과감한 행보로 민노총 지도부에 강력한 힘을 실어준 것이다.

금속노조의 이 같은 지지에 화답이라도 하듯 민노총은 장관고시가 관보에 게재된 지난 달 25일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보관하고 있는 전국 곳곳의 부두와 냉동 창고에서 쇠고기 반입저지를 위한 소위 ‘봉쇄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일례로 부산항에서는 노동자 200여명이 미국산 쇠고기 3300톤이 보관되어 있는 감만 부두 어귀 4개 차로 가운데 3개 차로를 점거한 뒤, 경찰 저지선을 뚫고 몸싸움을 벌였다. 2066톤의 미국산 쇠고기를 보관 중인 경기도 광주와 용인·이천 등의 냉동 창고 12곳에서는 300여명의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이며 쇠고기 반출을 저지했다.

민노총, 7월 한 달 ‘총파업 투쟁의 달’로 정해

비슷한 시기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강동 제2냉장 어귀에서는 천영세 민노당 대표를 비롯, 강기갑 의원, 민노총 공공노조 소속 조합원 50여명, 등이 미국산 쇠고기 반출을 막았다.

인천에서는 민노총 인천본부 집행부 관계자들과 노동자들이 인천공항 인근 국립수의학검역원 인천지원 영종계류장 정문 앞에서 봉쇄투쟁을 벌였다. 민노총은 이달 24일까지 경인 냉장 등 경기 광주지역 6개 냉동 창고와 경기도 이천 로지스올인터네셔널 냉동 창고 앞에서 ‘광우병 고시 철회 및 운송저지 촉구대회’를 진행해 투쟁 수위를 한 층 높일 태세다.

7월 한 달을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의 달’로 정한 회원 수 80만의 민노총이 노동자의 권익보호와 무관한 파업자체를 위한 파업, 그것도 대다수 노동자가 반대하는 ‘정치파업’을 강행한 이유는 그동안 이 단체가 추구해온 ‘좌파적 이데올로기’와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민노총은 단체 강령(綱領)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보장하는 참된 민주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실제 행태는 ‘반(反)자본주의·반(反)세계화’에 가깝다. 민노총의 이 같은 좌파적 성향은 노조간부 등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교육 자료에 상세히 나타나 있다.

민노총, 연방제와 미군철수 국보법 철폐 주장하는 이유는??

일례로 민노총은 2005년 ‘제5기 노동자학교’를 위해 제작한 자료집 가운데 ‘자본주의 바로알기’에서 자본주의를 △상품생산경제로서 황금만능의 사회 △자본가계급이 사회의 주인이 되는 사회 △이윤창출경제로서 부익부·빈익빈의 사회 등으로 규정한 뒤,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붕괴될 수밖에 없으며 새로운 경제제도로 대체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민노총은 그동안 NL(민족해방)이 아닌 PD(민중민주)계열의 단체로 분류되어 왔다. 그러나 그 행태는 오종렬·한상렬 등이 주도하는 ‘한국진보연대’ 등의 좌파단체와 마찬가지로 북한 정권을 옹호하고 연방제·주한미군철수·국보법철폐를 주장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민노총은 2002년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된 사업계획안에서 △조국통일3대원칙(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과 ‘4대 정치적과제(국보법철폐·평화협정체결·주한미군철수·연방제통일방식)’의 실현을 위한 투쟁지속 △미국과 수구냉전세력의 반(反)통일 움직임 분쇄 및 6·15공동선언 관철 △모든 형태의 침략전쟁에 반전평화운동 전개 등을 설정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단체는 4대 정치적과제로 설정한 국보법철폐, 평화협정체결, 주한미군철수, 연방제통일을 위해 통일강연회 및 순회간담회, 통일학교 개최, 미군장갑차 여중생살인규탄투쟁, 용산미군기지반환운동, 불평등한SOFA전면개정투쟁 등 수많은 세부사업들을 규정했다.

이명박 정부, 불법파업 세력 엄단해야

이와 함께 2006년 4월20일 평택 대추리 대추 초등학교에서 가진 민노총 통일위원회 회의에서 단체는 “반북전쟁책동과 민족분열 이데올로기 공세를 일삼는 미국과 수구반통일세력에 대한 공세적 투쟁을 적극 전개한다”는 사업목표 아래 “당면한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투쟁을 주축으로 주한미군철수투쟁을 힘 있게 전개 한다”는 투쟁 사업을 결의했다.

회원 수 80만에 수십억 대의 예산을 주무르는 ‘갈등(葛藤)의 핵’ 민노총. 이들은 지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인간 광우병 감염=노동자 권익 침해’ 식으로 ‘견강부회’(牽强附會)하면서 노동자들을 파업으로 내몰고 있다. 민노총의 주장은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산돼도, 뇌염모기가 기승을 부려도 노동자들이 건강을 잃을 우려가 있어 파업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파업의 달인’ 민노총의 가세로 ‘제2라운드’에 접어든 ‘촛불집회’를 해결할 열쇠는 불법집회에 대해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명박 정부에 있다. 이제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거짓논리로 ‘불법파업’을 주도하는 세력을 엄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 ‘암세포의 종심’(縱心)인 민노총을 해체해야 한다.●

김필재 객원기자 (spoone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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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단은 지난 주 불법집회에 대한 정부의 경찰권 행사를 폭력으로 규정지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시국미사와 집회를 주도했다. 객원기자는 그 현장을 취재하고 사제단이 촛불집회에 참여한 계기해 대해 이야기한다.

촛불폭도의 불법행위엔 침묵, 경찰의 합법적 법집행은 비난!?

일부 종계단체들이 촛불난동(亂動)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폭동(暴動)으로 번진 촛불집회에 대한 비판여론을 무마시키며 촛불집회에 동참하고 나선 것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사제단)은 2일 오후 7시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국민주권을 선언하고 교만한 대통령의 회개를 촉구하는 비상 시국회의 및 미사’라는 이름의 3번째 시국미사를 가졌다.

이들의 행사는 소위 촛불문화제라는 이름의 야간不法집회로 이어졌다. 3일부터 같은 장소에서는 YMCA 전국연맹과 예수살기 등 개신교 연대체인 광우병 기독교대책회의의 시국기도회로 이어졌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 벌어진다?”

현재 사제단은 근거 없는 광우병 선동과 함께 정부의 공권력 행사를 비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물론 민간인까지 폭행하고 각종 시설물을 파괴하고 있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행태에 대해선 철저히 침묵한다.

사제단은 30일 작성한 성명을 통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을 상대로 마구 저지르는 오늘의 폭력상과 거짓...몽둥이와 방패로 시민들을 패고 내려찍으며 무참히 폭력을 행사했다”며 촛불폭도에 대한 정부의 경찰권 행사를 ‘국민을 상대로 마구 저지르는 폭력’으로 비난했다.

또 “국민이 그토록 간절하게 호소했건만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자진 굴복하여 문제의 쇠고기와 위험한 부속물 수입을 전면 허용해버렸기 때문...”“그저 미국에 충성하려드는 맹목적 사대주의” 운운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미국에 굴복한 위험해 위험한 부속물 수입을 한 것’이라는 선동에 나섰다.

사제단은“우리 사제들은 무장경찰들의 폭력에 숭고한 촛불의 뜻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드리고자 한다”“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해야 하는 사제의 양심에 따라 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촛불폭도의 不法的 폭동은 숨기고 경찰의 合法的 법집행만 비난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정부는 원천봉쇄와 강경진압 그리고 오늘 아침에 벌어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압수수색과 체포 따위로 진실을 어둠에 가두려고 하겠지만 국민이 받은 상처와 모욕은 더욱 깊어만 갈 것”이라며 주한미군철수와 연방제통일을 주장하며 각종 反美폭동을 주도해 온 자들에 대한 법집행을 ‘진실을 어둠에 가두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방했다.

송두율 입국과 석방 앞장서

사제단이 촛불난동에 동참하게 된 배경에는 ‘이념(理念)’이 자리해 있다. 1974년 결성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87년 민주화 이후 국가보안법폐지-주한미군철수-연방제통일 등 북한의 對南노선을 추종하는 단체로 변질돼 왔다.

국보법폐지는 사제단이 주장해 온 첫 번째 사업이다. 이 단체는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참여단체로서 ‘송두율’ 입국·석방 및 利敵단체 ‘한총련’ 비호에 앞장섰다.
사제단은 2003년 8월 송두율 입국을 위해 결성된 ‘해외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한 범국민 추진위원회’를 주도했고, 한국에 온 송두율이 구속되자 ‘宋교수 석방과 학문·양심의 자유를 위한 대책위원회’에 참여했다.

2002년 7월18일과 2003년 4월8일에는 각각 ‘한총련의 합법적 활동 보장을 위한 종교인 선언’과‘양심수와 정치수배 전면해제 촉구선언’에 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대거 참여, 한총련 합법화와 수배해체를 주장했다.

“미군이 물러가길 예수의 정의로 결단!”

사제단은 이미 1989년 6월6일 ‘민족통일을 향한 우리의 기도와 선언’에서 “민족의 삶에 배치되는 군사동맹 해체”와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주장했다.

2000년 8월2일 ‘불평등한 SOFA전면개정과 매향리 폭격장 폐쇄촉구 서명’에서는 “미군이 물러가는 진정한 민족통일의 그 날까지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정의와 평화로 결단한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사제단은 2002년 미선이·효순이 사건을 비롯해 매향리·직도·평택 등 전국 각지에서 벌어진 反美집회에 참여해 ‘미군철수’를 주장해왔다.

이 단체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 범국민대책위(평택범대위)’와 ‘이라크파병반대범국민행동’에도 이름이 올라 있다.

“고려연방제 연구하고 논의하라”촉구

6·15선언 실천을 주장해 온 사제단은 2002년 2월18일 ‘한(조선)반도 평화선언’을 통해 “6·15선언이 한(조선)반도에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최선의 현실적 방안임을 인정한다.”며 “북의 고려연방제와 남의 국가연합제(남북연합제) 통일방안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대중적 논의를 통해 한(조선)반도에 필요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2일 사제단의 행사에 앞서서는 민노총의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가 치러졌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6시 서울광장에서‘공안탄압, 미친소 수입 강행, 국민주권 팔아먹은 이명박 정권 심판 및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어 “민주노총 80만 조합원이 나서 광우병 쇠고기 반대 국민촛불을 지키겠다”면서 “광우병 쇠고기 촛불시위 탄압중단과 미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했다.

김성욱 객원기자 (gurkha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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