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의 불꽃이 번지고 있다. 화물연대에 이어 건설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것. 그들의 파업은 치열한 생존권 보장만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광우병 사태에 편승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함인가? 객원기자가 건설노조 파업 현장을 나가보았다. |
건설노조, “미친 소, 미친 기름, 생존권을 보장하라!?”
광우병 촛불집회가 민노총 파업으로 번지고 있다. 민노총 소속 화물연대에 이어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 조합원들은 16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1시 서울 대학로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가졌다. 화물노동자들에 이어 건설노동자들도 파업에 합세함으로써 향후 민노총 ‘릴레이 파업’은 격화될 전망이다.
‘미친 소 수입중단과 고유가 해결, 건설기계임대차계약서 현장 안착화를 위한 건설기계노동자 총파업결의대회’라는 명칭으로 열린 16일 대학로 집회는 7천여 명(주최 측 2만5천명 추산)이 참석했다.
이들은 ‘고유가에 따른 운반단가 현실화, 법적 표준임대차 계약서 현장 적용’ 이외에도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등 現정부의 개혁조치에 강력 반발하는 한편 좌파들이 주동하는 ‘광우병 선동’을 되풀이했다.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은 “대한석유공사가 민영화만 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기름 값 폭등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유사들은 몇 조원씩 이익을 내는데 정작 노동자들은 삼시 세끼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백석근 건설노조 위원장은 “고유가에 따른 운반단가 현실화, 임대차계약서 현장 안착, 1일 8시간 노동과 일하다가 다쳤을 때 산재보상 적용”을 주장했고, 강원규 건설노조 기계분과위원장은 “건설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얕봐왔던 관행들을 이제 총파업으로 바꿔내자”고 선동했다.
집회참가자들은 대회가 끝난 후 “미친 소, 미친 기름, 생존권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학로를 출발, 종로를 거쳐 청계천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40여명의 건설노조 기계분과 지회장들은 생존권을 상징하는 쌀포대를 뒤집어쓰고 냄비를 두들기며 행진을 했다.
“이번 파업은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문제 탓이다”
민노총의 소위 ‘릴레이 파업’은 최근의 광우병 파동에 편승한 것이다. 백석근 건설노조 위원장은 16일 민노총 기관지 ‘노동과 세계’와 인터뷰에서 “이번 파업은 현장 노동자들이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문제, 치솟는 기름 값 등이 복합돼 더 이상 못 먹고 못 살겠다며 파업을 결정했다”며 광우병 문제와 파업을 직결시켰다.
민노총은 16일 성명에서 “이번 파업은 정당하다. 뿐만 아니라 ‘죽지 않고 살기위해’‘더 이상 노예(奴隸)로도 살지 않기 위해’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호소는 뜨거운 지지와 지원을 받아야 한다.”며 극단적 선동에 나섰다.
또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죽지 않고 살기 위해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듯, 촛불에 不法과 合法의 잣대를 들이미는 것이 민주적 권리를 훼손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이듯, 건설기계노동자들의 투쟁은 정권과 자본의 탄압으로부터 방어돼야 할 민주적 권리이자 생존권적 요구”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절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가 ‘죽게 되는’,‘광우병 위험물질’인 것처럼 과장, 왜곡, 선동하면서 야간집회, 도로점거, 폭력행사 등 온갖 불법이 판치는 촛불집회는 초법적(超法的) 정당행위이자 민주적 권리라는 주장에 나선 것이다.
민노총, “노동자가 앞장서 연방통일조국 건설하자”
민노총이 이 같은 법치(法治)파괴적 책동에 나선 이유는 민노총이 추구해 온 좌파적 이데올로기와 직결돼 있다.
실제 민노총은 ‘反자본주의’를 비롯해 ‘국가보안법철폐-주한미군철수-평화체제실현-연방·연합제통일’이라는 북한의 對南노선에 공명(共鳴)하면서,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이념적 정체성 훼손에 앞장서왔다는 데 있다.
예컨대 민노총은 2007년 6월 발표한 소위 ‘2007민노총의 요구와 과제(2007과제)’에서도 국가보안법철폐-주한미군철수-평화체제실현-연방·연합제통일을 주장하고 나섰었다. 또 평택미군기지 확장 중단, 韓美합동군사훈련 중단, 유엔사령부 즉각 해체, 韓美행정협정 및 韓美상호방위조약 개폐(改廢), 공안(公安)기관 해체 등 국가안보기능의 전면적 해체를 촉구했었다.
민노총은 2007년 8월31일~9월1일 대전 동구청소년수련관에서 가진 소위 ‘통일일꾼 전진대회’에서도 “노동자가 앞장서서 연방(聯邦)통일조국 건설하자!”며 “악질 매판자본의 노동자 착취와 美帝의 살인적 압제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한다”고 결의했었다.
이어 “우리는 연방제(聯邦制) 통일조국 건설의 책무를 헌신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을 굳게 결의한다.”며 “주한미군(駐韓美軍)과 한반도 평화, 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과 통일조국이 나란히 설 수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자주적평화통일’에 결정적 걸림돌인 駐韓美軍을 몰아내고 國家保安法을 철폐하기 위해 투쟁의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었다.
민노총은 이밖에도 “자본주의는 약육강식의 생지옥...필연적으로 붕괴될 수밖에 없다(2005년 말 ‘제5기 노동자학교’ 자료집)”는 등 反자본주의를 주장해왔다.●
김성욱 객원기자 <gurkhan@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