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듣기 좋은 구호만 가득, 구체적 대안이나 설명 없는 그들만의 결의대회
- 전교조 20주년 행사, 새로운 학교혁신운동을 하겠다고 하지만 내용은 달라지지 않아
5월 23일 여의도 공원 문화마당에서 '경쟁만능 MB 교육정책 넘어 희망 만들기 - 시민,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교육주체 결의 대회'가 전국 16개 지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들과 진보신당 및 관련 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날 행사가 열린 여의도 공원에는 이들의 요구사항이 적혀있는 현수막들이 나부끼고 있었다. ▲특권교육 자사고 중단, 학교 서열화 중단 ▲일제고사 폐지, 해직교사 원상복직 ▲입시경쟁 교육 반대, 청소년 인권보장 ▲등록금 후불,상한제 실시, 유초중등 무상교육 실현 ▲농산어촌 특별법 제정, 교육소외계층 교육권 확보 ▲교육노동기본권 보장, 교수 노조 합법화 쟁취가 주요 내용이었다.
다양한 행사, 하지만 그 어디에도 없던 시민의 참여
이 대회의 시작은 전교조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였다. 전교조의 20년을 기리는 영상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새내기 조합원이든 20년 전 조합원이든 전교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백기완 소장은 기죽지 말고 용기를 내라며 전교조 파이팅을 외쳤다. 창립 20주년 기념사에서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은 1989년부터 시작된 전교조의 활동과 그 동안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앞으로 시대적 변화에 맞게 학교혁신운동을 벌이고 승리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다짐을 알렸다.
사회를 맡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명박이 때문에 미치겠습니다!"라는 외침으로 시작된 이 날 대회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진행됐다.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에서 학생들이 직접 공연을 준비, ▲문화 예술 활동 지원 ▲학생회 동아리 지원 ▲두발자유 ▲강제야자 반대 등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개그프로그램 '형님' 코너를 패러디하여 그들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기도 했고, 놋다리를 만들어 아이들을 건너가게 하는 상징의식도 진행했다.
'시민,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교육주체 결의 대회’라고 했지만, 어디에도 일반 시민들과 함께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교육주체 결의 대회에 참석한 전교조 조합원들 혹은 관계자 외에 행사에 눈길을 주는 일반인들은 인라인 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아이들이 전부였다. 시민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하는 결의대회가 아닌 전교조와 그 관계자들의 결의대회'라는 인상을 주었다.
좋은 말은 다 가져다 놓은 결의문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의 결의문은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발표됐다. ▲성적중심의 교육을 행복중심의 교육으로 ▲경쟁교육을 협력중심 교육으로 ▲교육시장화 정책을 교육복지정책으로 ▲통제억압 교원정책을 자유, 참여 교원정책으로 ▲ 특권교육 정책을 교육격차 없애는 교육정책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담긴 내용으로, "경쟁교육이 협력 교육을 이기지 못한다. 이명박 정부는 무능력과 준비부족을 인정하고 교육을 전면 개편, 협력과 개발의 정책을 시행하라."며 지속적인 투쟁을 선언했다.
특히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경쟁만능, MB교육정책 넘어 희망 만들기’라는 주제로 '귀족교육철폐’라고 쓰인 카드를 비롯해 '특권만능, 경쟁만능 MB호는 침몰 한다’ 등 현 정권의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 일색이었다. 이들은 교육격차 없는 교육경책, 행복중심의 교육으로 전면 바꿔야 한다며 외쳤지만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법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협력, 자유 참여, 행복중심. 모두 좋은 의미의 단어들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 지와 행복중심 교육이라는 의미가 대체 어떤 것인지. 좀 더 구체적이고 자세한 설명이 필요해 보이는 교육주체대회였다.
이진주 / 대학생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