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북한인권법안이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의결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법사위 통과 제동 등을 통해 법안 처리를 반드시 막겠다고 나서고 있다. 민주당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북한인권법안은 "소위 뉴라이트 지원법, 극우성향 단체를 지원하는 것 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야말로 이념적인 법에 불과하다"며 "법사위원회에서는 북한인권법이 절차와 내용에 큰 하자가 있기 때문에 이 법을 통과시키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송민순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북한주민 고통 주는 북한인권법’이라는 글을 올려 북한인권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송 의원의 글의 요지는 북한인권법과 같은 압력이 아닌 교류와 접촉의 확대로 북한당국을 개방으로 이끌어야 북한인권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도적 지원에서 투명성을 강조한 법 조항은 사실상 지원을 불가능하게 해 북한주민을 더 고통스럽게 할 것이라 밝혔다.

북한당국을 개방으로 이끌어야 북한인권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이라 송 의원의 주장은 옳다. 그러나 북한인권법안이 제정되면 북한을 개방으로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면 북한당국의 반발로 남북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좋았다고 했을 때도 김정일 정권은 개방에 힘쓰지 않았다. 남북정상회담을 열고,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을 열었지만 북한 주민들의 현실은 달라진 것이 없다.

작년 12월에 단행된 화폐개혁은 북한당국이 개방에 전혀 의지가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100대1의 비율로 화폐교환을 단행, 장사로 모은 주민들의 재산을 회수하고 국정가격을 일제히 공시해 시장의 역할을 억제했다. 이 조치로 북한 시장을 이끌던 상인계층이 큰 타격을 입었으며, 식량을 구하기 어려워 굶주리는 사람이 발생하기도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보다 더한 폐쇄조치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당국이 보여준 정책들은 남북관계가 아니라 북한 내부 상황에 따라 움직였다. 이는 북한당국의 시장에 대한 정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고난의 행군 이후 급속하게 생겨난 시장을 북한당국은 2003년 종합시장을 허용한다는 내각지시를 통해 수용했다. 그러나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강화가 북한 주민의 의식을 바꾸고, 북한의 통치 체제와 제도를 점진적으로 잠식한다고 판단한 북한은 2005년부터 시장통제에 나서기 시작했다.

2005년 10월에는 '국가배급제 복귀’를 선언하고 장마당에서의 식량 거래를 금지했으며 2006년 12월에는 만 17세 이상 성인 남성의 장사를 금지했고, 다음해 10월에는 49세 미만 여성의 장사를 금지했다. 2007년 11월에는 시장 판매 품목과 판매 가격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공산품을 국영상점에서만 판매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조치들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런 과정에서 북한 당국이 내린 특단의 조치가 화폐개혁이었다.

북한인권법안 제정이 북한당국을 폐쇄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주장은 북한당국이 실제 어떻게 움직였는지, 북한주민 통제를 어떻게 해왔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없이 직관적으로 판단한 결론인 것이다.

인도적 지원에 대한 투명성 강조로 인해 북한주민들이 고통 받게 될 것이라는 주장 역시 사실관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외통위를 통과한 북한인권법은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인도기준에 따라 전달 분배 감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그동안 무상 또는 차관 형식으로 북한에 쌀을 제공했었다. 그러나 대한변협의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탈북자 70% 이상이 외부의 식량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2008년 2월에는 한 일간지에 대북 지원용 쌀이 북한군 최전방에 유출되는 장면이 포착된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인도적 지원에 대한 법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 것은 북한은 물론 한국에게도 매우 해롭다. 지난 2000년 정상회담 대가로 5억 달러가 현대를 통해 북한에 지원됐다는 사실은 한국의 정치인들이 북한당국과의 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북지원에 대한 법 기준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그럼 송 의원의 지적처럼 한국이 투명성을 강조할 경우 북한에 식량의 지원이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북한은 WFP 등의 국제구호기구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모니터를 허용하고 있다. 북한이 모니터를 허용한 국제기구를 통해 얼마든지 식량지원은 가능하다. 한국정부가 원칙도 없이 북한당국에게 식량을 전달하지 않아도 북한 최하위 계층에게 식량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인권법은 그 목적에서도 밝히고 있듯 북한인권 관련 사업이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북한인권법의 핵심은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통해 북한인권 개선과 관련된 연구와 정책을 개발하고 북한 인권실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며, 인도적 지원에 대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북한인권법 마련이 당장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을 가져오진 않을 것이다. 앞에서 밝혔듯이 인권개선 및 개방의지는 철저하게 북한당국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북한인권법안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기 위한 과정에서 지켜져야 할 원칙을 명시한 것이다. 또한 북한인권실태조사 등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한국정부의 최소한의 역할을 법적으로 정한 것이다.

민주당은 무조건적인 교류와 접촉이 북한당국을 개방으로 이끌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집권시절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일에 함께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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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민주당이 54년 만에 제1당으로 집권해 정권교체를 실현했다. 민주당 집권이 미국이나 한국 등 주변국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민주당 집권으로 일본의 외교정책에 커다란 변혁이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이 있으나, 커다란 변화는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하면서도 대미관계에서 일본의 위상을 제고시키기 위해 전략적 노력을 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유엔 중심 외교·아시아 외교에 비중을 높일 것이다. 또 민주당 정권 실세들이 한국에 우호적이기 때문에 한일 협력은 한층 더 원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30일 일본 총선에서 민주당은 대승을 거두며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이루어냈다. 총의석 480석(소선거구 300석, 비례구 180석) 가운데, 민주당은 308석, 자민당 119석, 공명당 21석, 공산당 9석, 사민당 7석 등이다. 야당이 제1당으로 등장하며 정권교체를 실현한 것은 일본 전후 정치사에서 54년만이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 국가들은 향후 민주당 정권의 국내정치 운용 및 대외정책의 전개에 대해 매우 관심이 높다.

민주당은 총선 공약, 수뇌부의 기자회견 등을 통하여 대외정책을 밝혔는데, 특히 유엔 중심 외교의 표명에 따른 대미정책과 미·일 동맹, '동아시아 공동체’를 지향한 아시아 중시 정책의 표명과 한국·중국과의 관계 등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향후 일본 국내정치의 전개와 관련, 민주당의 현실적 한계에 대해 주목하면서 냉철하고도 전략적 관점에서 대외정책의 전개를 전망하여야 할 것이다.

일 민주당 집권, 미·일 동맹을 악화시킬 것인가?

자민당 정권은 대미 중시외교와 더불어 미·일 동맹의 강화정책을 추구하였다. 이와 같은 자민당의 대미정책에 대해, 민주당은 8월 30일 총선 정국에서 '대미 추종외교’라고 비판하면서, 정책공약을 통하여 '긴밀하고도 대등한 미·일관계의 구축’의 주창과 함께 미·일간의 예민한 정책현안인 오키나마 기지이전의 수정, 미·일 지위협정의 개정 등을 제시하였다. 또,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8월 30일 총선 직전, 8월 27일 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 전자판에 게재된 칼럼도 미·일 관계에서 미국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였다.

위와 같은 상황을 검토해 볼 때, 일본의 미·일 동맹 중시 정책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지만, 일정 부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할 수 있다. 즉, 민주당 정권은 미·일 동맹 및 미국 중시의 정책기조를 견지하겠지만, 대미관계에서 일본의 위상을 전략적으로 제고시키는 노력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물론, 민주당이 야당에서 여당으로 전환하면서 현실노선에 따라 주요 현안 문제에 대해 정책공약대로 이행하지 않고 유연하게 전략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이미 민주당은 총선 과정에서 현실주의 입장에서 대미 정책노선에 수정을 가하기도 하였다. 민주당은 그동안 반대해 온 해상자위대의 인도양에서의 다국적군 함대에 대한 급유지원 활동의 문제도 8월 30일 총선 공약의 원안과는 달리, 2009년 7월 23일에 당분간 용인할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리고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2009년 8월 31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반미주의자가 아니며 아시아 지역의 미래에 대한 나의 비전은 미국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동년 9월 3일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전화 회담에서는 “미·일 동맹이 기축”임을 강조함과 더불어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미·일 관계의 구축”을 역설하였다.

요컨대, 야당의 여당의 정책에 대한 책임감이 다른 만큼, 민주당 정권도 야당시절에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현실주의 입장에서 미·일 동맹을 외교의 기축으로 하는 정책기조를 견지하면서, 대미관계에서 일본의 위상을 제고시키는 전략적 노력을 전개할 것이다. 아울러, 자민당 정권의 미·일 동맹의 강화에 역점을 둔 대미정책에 비해, 민주당 정권은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유엔 중심 외교, 아시아 외교의 비중을 높일 것이다.

민주당 집권이 한·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

한·일 관계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위기로 확산되면서 중요한 협력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중·일의 협력이 전개되는 가운데 한·일 협력은 양국 정상의 셔틀외교의 활성화에 힘입어 비교적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정치경제환경의 변화 즉, 세계금융경제위기의 도래에 따른 미국 국력의 상대적 약화, 중국·인도의 부상, 미·중 경제·전략 협력의 강화 등 변화가 나타남에 따라 한·일 협력은 양국 정상의 셔틀외교를 중심으로 비교적 원만하게 전개되고 있다.

2009년 6월 28일의 도쿄 한·일정상회담에서는 과거사 문제, 독도문제 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고 갈등을 초래하기 쉬운 민감한 문제는 배제하고, 양국의 실질적 현안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그 결과,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5자 협의의 필요성 공유, 첨단 분야에서 일본측 기술지원을 포함한 협력 강화, 한국 내 부품·소재산업 공단의 일본 기업 진출 지원 요청, 한·일 FTA 교섭 재개 등 양자 간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되었을 뿐 아니라, 기후, 테러, 아프가니스탄 지원 등 글로벌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되었다.

이와 같은 실용주의적 한·일 협력은 민주당이 집권함에 따라, 한층 더 원만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총선 정국에서 주일 외국 언론과의 회견을 통하여 '1995년의 무라야마 담화를 존중하고 계승할 것’을 언급하면서, '총리 및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불참배’를 선언하였고,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민주당의 총선 공약에서도 ▲야스쿠니 산사를 대체할 국립추도시설 설립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처리 ▲영주 외국인의 지방참정권 실현 ▲북한에 의한 납치 및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양호한 한·일관계의 재구축 ▲한·일의 신뢰관계 강화 및 한·중·일의 강력한 신뢰협력관계 구축 등을 제시하면서 과거사 문제의 전향적 태도와 더불어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더욱이, 민주당 정권의 실세인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오카다 가츠야 외무상, 간 나오토 국가전략국 담당상,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 등이 한국에 우호적인 지한파 또는 친한파 정치인이므로, 일본은 아시아 외교의 전개와 더불어 한·일 관계를 중시할 것이다.

일본 외교정책의 현실적 한계와 한국의 전략적 고려

민주당이 집권하면 외교정책에 커다란 변혁이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이 있으나, 적지 않은 현실적 한계가 있다. 첫째, 현재 민주당은 참의원에서 과반수를 점하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안정된 정국운영을 위해 정치 전략적 차원에서 내년 7월의 참의원 선거를 고려하여야 한다. 즉, 정권의 안정적 기반의 강화를 위해 대외전략보다는 경지대책, 고용, 연금, 의료, 복지 등 국내 주요 현안들에 역점을 두고 정치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즉, 민주당이 외교정책에 커다란 변화를 추구할 만큼 정치적 여유가 없다.

둘째, 민주당은 여러 정치적 성향의 계파가 있다. 즉, 자민당을 탈당한 보수 그룹에서 사회당 계열의 진보·좌파 그룹까지 여러 정치적 성향의 계파가 있다. 상황에 따라서 이들 계파 간에 정책노선 차이로 인한 갈등이 초래될 수도 있다. 즉, 민주당이 자민당과의 정치적 마찰을 일으키고, 내부적으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미·일 동맹 문제 등을 쟁점화하기에 한계가 있다.

셋째, 민주당의 압승이 국민들의 민주당의 대외 정책노선의 공감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고이즈미 정권의 개혁정책 후유증인 “격차사회”의 등장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불만, '귀족내각’으로 특징 지워진 아소정권의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정국 운용 등, 국민들의 '자민당의 비판의 고조’ 덕분으로 '반사이익’에 의한 '총선 승리 및 정권교체’이다. 즉, 8월 30일 총선에서 308석의 획득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국민적 지지기반은 견고하지 못하다.

넷째, 미·일 동맹은 미·영 동맹과 함께 미국의 세계전략의 핵심 대외축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미·일 동맹 및 대일 중시 외교를 지속할 것이고, 일본 역시 '미·일 관계의 관계 재조정’을 추구하더라도 대미 중시 및 미·일 동맹의 강화외교를 추구할 것이다.

일본의 대외전략은 정권의 특성에 따라 다소 질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대외전략의 기조는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그다지 차이가 없을 것이다. 대외전략의 기조는 '21세기 국제지도국’을 지향하여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유엔 외교, 아시아 외교에 역점을 두고 전개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은 민주당의 현실적 한계에 주목하면서 냉철하고도 전략적 관점에서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

배정호 /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연구센타 소장

저자소개: 배정호 소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동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는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연구센타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일본의 안보전략과 국가전략’, '아베 정권의 국내정치와 대외전략’, '전환기 동북아국가들의 국내정치와 대외전략’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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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에 대한 비판이 아닌 반정부 시위

민주당의 길거리 정치, 국민들의 비난 높아져
사전 신고 안했지만 불법시위는 아니라고 주장

지난 27일 오후 4시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서울광장에서 '4대강 정비사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엔 야당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를 포함 경찰 추산 약 700여명의 인원이 참가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곳곳에서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사회당, 민주노총, 아고라, 여성환경연대, 환경운동연합, 평화재향군인회 등 각 정당과 단체들의 깃발이 휘날렸다. 집회에 참가한 정치인들로는 민주당 추미애, 이종걸, 이미경 의원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곽정숙 의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조승수 의원 등이 있었다.

야당 국회의원들, 집회 불허에 항의 농성 벌여

이날 집회에 앞서 오전 7시쯤 민주당 이종걸, 민주노동당 곽정숙, 창조한국당 유원일,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은 서울광장 중앙에 천막을 치고 경찰이 오늘 집회를 불허한 것에 대한 항의 농성을 진행했다. 이들은 4대강 정비사업이 국민 혈세 22조원이 들어가는 사실상의 대운하 사업이라며 '국민고통 혈세낭비 4대강 사업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4대강 죽이기 사업’ 저지를 위해 온 국민이 일어서자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4대강 사업이 반서민 친재벌 사업”이라며 “강바닥을 파헤치고 보를 설치하는 대운하 전초 사업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국토를 침탈하는 사업”이라고 비난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4대강 정비보다 우리 사회에 정비가 필요한 곳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정비이다”라며 격양된 목소리로 좌중을 향해 외쳤다.

각 야당 의원들의 연설이 있고 난 뒤 주최 측 참가자 한 명이 방송장비를 반입하려는 과정에서 이를 막으려던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흥분한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들이 정부와 경찰들을 향해 쏟아졌다.

이날 '4대강 정비사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 집회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적절성을 따지고 묻는 자리이기 보다는 차라리 반정부 시위의 성격이 짙어 보였다.

사전 신고 안했지만 합법이자 평화집회라고 주장

집회 주최 측은 “오늘 집회가 사전에 접수되지 않은 집회이지 불법집회는 아니라며, 합법집회이자 평화집회”라고 한 반면 경찰은 “오늘 집회는 신고 되지 않은 엄연한 불법집회”라고 규정하며 자진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진보연대에서 나온 연사는 “우리는 평화적인 집회를 하고 있다. 자유를 위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다. 이를 막아서는 경찰이 불법자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외쳤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민생 살린다고 하면서 국민을 죽이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존재하는 한 도저히 살 수가 없다”며 이명박 정부를 '살인정권’으로 규정하는 발언들을 쏟아 냈다.

민주당 길거리 정치, 국민 호응 얻지 못해

김정자 민주노총 분과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건설업자로서 4대강에 있는 자갈과 흙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로 밖에 보지 않는다”며 “국민 전체가 자신의 돈을 위해서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명박은 머리만 멍청한 게 아니라 눈치도 없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집회 측의 한 관계자는 “서울광장이 저 따위 경찰들에게 찬탈 당하고 있다”며 경찰을 향해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러한 발언자에게 집회에 참가했던 국회의원들을 포함해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박수를 통해 화답했다. 경찰과 대치 상황이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해 흥분한 상태에서 튀어나온 발언이라고는 하지만 무언가 석연치 않다. 특히 국회의원이 국민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경찰을 바라보는 인식의 편향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하여 아쉬움은 더 남는다.

집회 하루 전날인 26일 한나라당이 단독 소집한 6월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등원을 거부하고 길거리로 나갔다. 민주당의 등원거부로 민생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길거리 정치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윈지코리아컨설팅의 27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5월 30일보다 8.9%포인트 감소한 18.4%에 그쳤다. 국회 등원과 관련해 민주당 지지층의 56%조차 '등원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더 이상 길거리에서 소수국민의 뒤에 숨어 목소리를 내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높은 가운데, 민주당의 이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문동욱,윤주용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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