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 절망 실은 폭탄버스
19일 오후 3시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이하 어버이연합)가 태평로 대한문 앞에서 '희망버스폭력시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보신당의 농성천막과 어버이연합 시위대 사이에는 200명의 경찰이 대치한 상태였다. 지난 18일 두 단체 간에 발생한 몸싸움을 일부 언론이 '희망버스 습격사건’이라 부르며 비판하자 이를 해명, 규탄하기 위한 자리였다.
<사진: 기자회견 모습>
어버이연합 측에서 주장하는 '희망버스 습격사건’의 진상은 일부 언론보도와 다르다. '습격’이 아니라 정당하게 철거 항의를 하는 도중 양측의 신경전이 과열 돼 일어난 몸싸움이었다고 밝혔다.
어버이연합의 송원정 대변인은 “진보신당 논평은 지난 18일 어버이 연합이 불법 단식농성장을 습격하여 폭언과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며 “어버이연합을 어거지연합이라 폄하하고 '깡패’라는 막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몸싸움의 원인은 “농성관계자들이 아버지뻘 되는 분에게 삿대질을 하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고 신경을 건드렸기 때문”이라며 “항의를 하자 농성 측은 경찰이 보이지 않는 사이 주먹을 휘둘러 어버이연합 측에게 상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노구하신 분들이라 인터넷과 언론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언론이 이를 악용해 왜곡 한다”며 일부언론을 비판했고 “농성관련자 10여명이 폭행당하고 그 중 한 명이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등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모인 회원들의 연령은 60~80대였고 농성천막 측은 20~50대의 건장한 남자들이었다. 피켓에는 윗옷을 벗고 난동을 부리며 “다 죽인다” “죽여봐”라고 말한 농성천막 간부의 사진이 새롭게 추가 돼 있었다. 기자회견 당일 어버이연합 측이 희망버스의 고위 관계자에게 격의 없이 솔직한 토론을 제의했을 때 처음엔 3명을 보내겠다며 응했지만 몇 시간 후 결정을 바꿨다고 한다. 대변인은 이것이 바로 “토론할 명분이 없기 때문에 못 나오는 것”이 아니겠냐며 시위의 부당성을 규탄했다.
<사진: 기자회견 참가자>
한편 시위를 열게 된 목적에 대해 “한진중공업사태 정리해고자분들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22개월분의 위로금을 주는 조건으로 노사합의가 타결된 상태에서 외부세력이 정상화 된 회사를 뒤집겠다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 목적과 계산이 깔린 선전, 선동의 전략”이라며 희망버스 시위 자체를 비판했다.
또한 “서울 시청 앞과 덕수궁은 서울 시민에게 소중한 휴식처이며 수 천명의 외국인이 찾는 관광지다. 이런 곳에서 불법으로 천막을 치고 시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나라망신”이라고 비판하며 시위 장소에 대한 부적합성과 불법점거를 지적했다.
회견 도중 덕수궁 앞에서 열린 수문장 교대식 행사가 시작되자 “불법시위단체와의 차별성을 보여주자”며 해산 후 다시 모여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진: 성명서 발표>
“한진중공업 사태는 이미 7월 4일 노사와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모여 조업을 정상화하기로 하고 결의대회까지 했다. 노사합의가 극적으로 타결되었고 민·관에서 외부세력은 정상화를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죽창과 횃불을 들고 선동하는 것은 순수한 노동운동이 아니라 명백한 정치적 반란이다. 경찰이 강제진압하면 제2 용산참사가 벌어질 것이라며 도로의 철제 난간을 뜯어 경찰차를 내리치고 일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기까지 했다. 희망버스는 절망을 가득 실고 한진중공업으로 돌진하는 폭탄버스다. 불법천막을 즉각 철거해 서울시민과 외국인들에게 더 이상의 불편을 주지 말라”
성명서를 발표를 마친 어버이연합 회원은 "불법천막 철거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제2의 광우병 폭동을 획책하여 나라를 어지럽게 한다면 다시 뭉칠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조진명 / 미래한국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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