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공격’ 7일째를 맞는 29일. 보수우파 시민단체, 청년-대학생들이 주축이 되는 '한반도를 위한 시민행동 2010’은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사진: 촛불집회 참가자들>

이날 집회는 '햇볕정책’이라는 착각과 환상 때문에 '좌파 10년’ 사이에 잘못된 사회 풍조 현상을 규탄하고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전사한 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추모, '북한주민의 인권 보호’라는 취지로 진행되었다.

자유기업원 김정호 원장은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해 매우 화가 나며 연평도 사건을 통해 처음으로 거리로 나오게 됐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사진: 자유기업원 김정호 원장>

이어 “북한은 우리를 공격했으며 이후 언제 서해 5도가 점령당할지도 모른다. 지금은 연평도를 포격했지만, 서울과 인천도 언제 공격당할지 모른다”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의 소극적인 대응 자세를 비판했다.


<사진: 인터넷 문화협회 박성현 회장>

인터넷 문화협회 박성현 회장은 “북한은 핵 무장과 군사도발을 통해 원조를 갈취하는 깡패국가”라며 “더 이상 그들과 할 말도 없고 이 촛불이 진실을 말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체제의 변화는 이런 집회와 쓰라린 고통과 경험을 통해 변할 수 있다”며 집회에 모인 사람들과 함께 '촛불’, '진실’이란 구호를 외쳤다.

한국대학생포럼 변종국 대표는 “국가를 위해 전사한 故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을 국민들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추모의 글을 낭독했다.

또한, 이날 집회에서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북한 정권에 대해 국민들의 메시지를 전단에 적어 북한에 보내는 행사도 함께 진행되었는데, 이를 통해 참여자들이 북한 과 북한 동포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사진: 전단지에 메시지를 적는 참여자>

'한반도를 위한 시민행동2010’은 11월 29일(월) ~ 12월 24일(금)까지 매주 월, 수, 금 청계광장&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우리는 북으로부터 많은 공격을 당하였다. 제2연평해전, 천안함, 연평도 포격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들의 안일한 태도는 그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 할 수 있다.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게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보여줘야 할 것이다.

오종명 /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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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前 대통령의 죽음과 과거사 청산 결부시켜
촛불집회 언급하며 현 정권을 친일파 정권으로 몰아붙여
과거사 청산이 민주주의 회복의 필수 전제라고 주장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을 마감한 지 약 2달여가 지난 22일 저녁 7시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포럼 “진실과 정의” 주최 '노무현과 과거청산’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인하대학교 법학과 이유정 교수가 사회를 맡고,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가 발제자로 나왔다. 그리고 前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던 전해철 변호사와 공연기획자 탁현민씨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과거 청산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필수 전제라고 주장

토론에 앞서 이유정 교수는 “한국사회는 1987년 이후 민주화 과정을 걸어오며 괄목할만한 업적을 남겼지만 한편으론 대단히 제한적이었다. 이는 과거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과거청산은 민주주의 회복과 공고화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라고 주장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한홍구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했던 기간은 우리 현대사에서 처음으로 과거청산작업이 본격화된 시기였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시점에 과거사 청산 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참으로 찹찹한 심정이었다”라고 말해 과거사 청산은 노무현 前 대통령의 전유물인 것처럼 취급했다.

그는 “촛불집회 과정에서 많은 대중들은 시민들의 엄청난 요구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하지 않는 이명박 정권이 도대체 왜 저러나 고민하다가, 저들이 바로 친일파 족속들이라서 그렇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촛불 집회 과정에서 조차도 한 번도 제기되지 않았던 내용들을 마치 실제로 있었던 것처럼 호도하면서 이명박 정권이 곧 친일파라는 매우 편향된 시각을 고스란히 내비쳤다.

노 前 대통령 죽음을 과거사 청산과 결부시켜

무엇보다 한 교수의 정치적 편향성은 국정원, 국방부, 경찰을 '권력기관’이라 규정하는 발제 내용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노무현 前 대통령이 “권력기관의 내부에서 민간의 참여 하에 자체적인 조사를 실시하여 스스로 과거의 국가폭력과 권력남용, 인권침해에 대한 반성문을 쓰게 한다는 것은 현명하고 현실적인 판단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 기간, 과거사 청산 작업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생각 한다”고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도덕성의 치명적인 타격을 입어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는’ 일반적인 견해와는 확연히 다른 자신만의 입장을 밝혔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섰던 前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던 전해철 변호사는 “경찰, 국방부, 법원의 과거 진상 규명 작업에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청산해야 할 과거 사실이 나오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고 전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탁현민씨는 “노무현 前 대통령을 중심으로 문화인들이 결집할 수 있었다”며, “80년대 운동권출신의 진보적 문화인이 2000년대 사회에서 일정역할을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들의 결집에 대해 노 前 대통령의 정치과정과 배경이 드라마틱하며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진보인사의 주요문화단체 요직 접근에 한계가 있었기에 문화 분야에서 과거청산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명박 정부 이후에는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념적 편향성에 치우쳐 사실 구분 못해

토론회를 듣는 내내 몇몇 참석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모든 토론회가 끝나고 난 후 질문시간에 '노무현 정권과 과거청산 부분을 지나치게 접목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노무현 前 대통령이 서거한지 두 달째를 맞이하고 있다. 노무현 前 대통령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그러나 노무현 前 대통령이 죽음에 이르게 되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한 교수가 주장하는 것처럼 과거사 청산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 행위로 인해서 발생한 문제이다.

포럼 “진실과 정의” 회원들과 몇몇 노무현 前 대통령의 지지자들 30여명이 모여 있는 자리라서 편하게 거짓과 왜곡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치켜세우고 싶었던 것은 이해하나 과거사 청산과 노무현 前 대통령의 죽음을 관련짓고 현 정권을 친일파 정권으로 말하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진보 세력이 아니면 모두가 수구․친일파 세력이라고 몰아세우는 토론회장의 분위기를 통해 우리 사회 진보 세력들이 지닌 이념적 편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문동욱, 윤주용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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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릴레이식 시국선언이 한창이다. 과연 이들이 말하는 것처럼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인가?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사회제도를 말한다. 그러나 시국선언자들은 좌파적 정책이 좋다고 여기는 거의 모든 것을 민주주의로 표현하고 그들이 나쁘다고 여기는 모든 것을 민주주의 위기로 기술하고 있다. 이들은 민주주의 진의를 변질시켜 더럽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위기는 평화적으로 선거에 의해 창출된 정당한 정권을 불법적으로 밀어내고 권력을 차지하고자 하는 직설적 선동에 있다. 이러한 선동은 민주주의를 훼손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 릴레이식 시국선언이 한창이다. 시국선언문의 공통된 내용은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다는 진단과 그리고 그런 위기를 말해주는 근거이다. 민주주의라는 말을 그토록 수없이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시국선언문도 드물 것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참뜻에 비추어 민주주의 위기론에서 사용하고 있는 민주주의 개념의 문제점을 찾으면서 위기론의 허와 실을 밝히는 일이다. 그래서 우선 그 참뜻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의 참뜻은 무엇인가?


언어는 생각이나 느낌을 음성이나 문자 등으로 전달하는 수단이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서 우리가 본 사물이나 주변 환경 등을 표시한다. 그러므로 언어는 세상에 대한 해석이다. 그래서 언어는 우리의 행동을 안내하여 불확실한 세상에서 우리의 삶의 개척을 용이하게 한다.

그리고 언어는 그 의미가 분명해야 한다. 특히 언어는 중요한 정치적 귀결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이에크(F.A. Hayek)가 그의 유명한 『치명적 자만』에서 공자(孔子)의 "만일 말이 옳지 않으면 … 국민은 손발 둘 곳이 없어진다"라는 말을 인용하여 어휘의 정확한 의미의 중요성을 강조하듯이, 말이 의미를 잃게 되면 우리는 손과 발을 움직일 여지가 없고 그래서 자유를 상실하게 된다.

민주주의의 진의(眞意)는 무엇인가? 민주주의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폴리스에서 유래했는데, 고대 그리스어의 데모스(Demos, 시민)와 크라티아(Kratia, 권력 또는 지배)의 합성어, 데모크라티아(democratia, 시민에 의한 지배)가 그 어원이다. 전통적으로 다수결에 의해서 지배자를 정하고 바꾸는 절차, 집행할 정책이나 법을 결정하거나 바꾸는 절차나 방법을 기술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지배의 내용이나 법, 그리고 정책의 내용을 기술하는 어휘가 아니다. 하이에크가 『법, 입법 그리고 자유』의 제3권 「자유인을 위한 정치질서」에서 민주주의는 다수의 의지에 따라 정부의 의사결정을 위한 방법이나 절차를 지칭하는 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미제스(Mises)도 자신의 저서 『인간행위(Human Action)』에서 민주주의란 다수의 의지에 맞추어 정치를 평화적으로 조절하는 절차를 기술하는 어휘라고 말하고 있다. 칼 포퍼(K. R. Popper)도 『열린사회와 그 적들』제2권에서 피를 흘리지 않고 피지배자에 의해서 지배자를 교체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사회제도가 민주주의라는 것을 강조한다. 투표에 의해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민주주의 제도야말로 인류역사의 소중한 성취이다.

그렇다고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을 의미하는 민주의의가 문제가 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권력이나 법의 원천을 규정할 뿐 그 권력이 행사할 내용은 규정하지는 못한다. 뷰캐넌(J. M. Buchanan) 등이 지적하듯이 민주주의에 내재한 문제는 두 가지이다. 체계적으로 큰 정부를 야기한다는 의미의 '레바이어던(Leviathan) 문제’와 대표자들이 자신들을 뽑아준 시민들의 열망과는 관계없이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주인·대리인 문제’가 그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제도로서 헌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헌법은 효과적으로 민주주의를 제한하여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 주목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헌법의 문제가 아니라, 원래의 민주주의 의미와 시국선언에 등장하는 민주주의 의미 사이의 괴리를 찾는 일이다. 민주주의라는 어휘만큼 원래의 참뜻을 무시하고 다양한 의미로 변질된 정치적 어휘는 없는 것 같다. 민주주의의 진의를 변질시켜 이를 더럽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좌파의 지식인들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들은 좌파적 정치에서 평등과 같이 좋은 것이라고 여기는 거의 모든 것을 기술하기 위해 민주주의라는 어휘를 사용했다.

그렇게 더럽혀진 민주주의 개념은 사회구성원들이 정치를 해석하고 또 행동하기 위한 가이드 역할보다는 오히려 그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거나 그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했다.

민주주의 참뜻을 오용한 시국선언문

대학 교수, 시민단체, 종교계, 전교조 등의 릴레이식 시국선언문도 바로 그 같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그들은 민주주의라는 말에 온갖 의미를 부여하여 올바른 정치적 길잡이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고 사회구성원들을 황당하게 만들거나 잘못된 길로 안내하여 결국 자유를 잃게 만들고 있다.

시국선언문에 따르면 실업증가, 양극화는 민주주의의 위기의 근거라고 한다. 타인의 자유를 빼앗는 평등실현과 같은 국가의 목적은 민주적이고 감세나 규제완화 등 자유를 증진하는 것을 비민주라고 부르는 듯하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때문에 양극화 또는 실업의 증가가 야기했다는 진단 그 자체도 문제이지만 정부가 추구하는 실체적 목적과 관련하여 민주 또는 비민주라는 말의 사용은 말의 악용일 뿐이다. 왜 민주적이고 비민주적인지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反)자유 또는 친(親)자유의 정책이냐로 기술하는 것이 적합하다.

남북관계가 표면적으로 악화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를 민주주의 위기의 근거로 보고 있다. 이 개념의 악용 또한 또렷하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이라고 부르는 유화정책을 통하여 북한 핵무기 개발을 결정적으로 도왔던 것은 사실이다. 핵무기를 포기하면 북한이 경제성장을 이루도록 돕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한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정책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전자를 민주적이라고 부르고, 후자를 비민주적이라고 부르는 것 그 자체도 문제이지만 유화정책이냐 상호주의이냐에 민주 개념을 이용하는 것도 말의 남용일 뿐이다.

민주주의라는 말을 악용하는 절정은 시국선언문의 폭력과 불법을 두둔하는 경우이다. 시위 가담자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폭력과 불법시위로 제3의 불특정 시민들의 재산권과 자유를 침해하고 경찰 차량을 파괴하고 심지어 많은 경찰관을 다치게 했다. 이런 폭력 불법시위 가담자들을 처벌하는 것이 법치주의 원칙에 비추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그 처벌이 민주주의 위기의 근거라는 것이다. 폭력이나 불법도 묵인하여, 법이 지배하는 사회를 포기하는 것이 민주적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도 문제이지만 그런 것을 기술하기 위해 민주주의 어휘를 사용하는 것은 정말로 어처구니없다.

불법과 폭력시위를 관대하게 대하든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그 같은 시위를 막든, 이런 공권력의 행사에 민주 또는 비민주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공권력의 행사내용을 기술하기 위한 적합한 어휘는 법의 지배 또는 법치주의 개념이다.

또 무조건적으로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요구는 불법집회 폭력집회를 단속하지 말라는 것인데, 폭력과 불법을 허용하는 것이 민주적이라고 보는 것, 그 자체도 문제이지만 그런 일에 민주라는 개념의 적용은 말의 악용이다. 왜 민주인지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국선언문에서 전직 대통령의 자살, 대운하의 변칙 추진도 민주주의 위기의 근거라고 보는데, 그것이 왜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는지를 이해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그 개념을 잘못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우리가 시국선언과 관련하여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좌파적 정책에 좋다고 여기는 거의 모든 것을 민주주의로 표현하고 그들이 나쁘다고 여기는 거의 모든 것을 반(反)민주 또는 민주주의 위기로 기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 민주주의 개념은 내용 없는 유령(幽靈)과도 같다. 민주주의 위기라는 진단도 실체적 내용이 없는 말이다.

진정한 위기는 불법적 정권 교체의 선동

오히려 민주주의 위기는 다른데 있다. 릴레이식 시국선언을 보면 합법적인 정권을 불법적으로 밀어내고 정권을 차지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있다.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식’에서 좌파의 궐기를 촉구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이 그런 의구심을 더욱 강화하는 듯하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현재와 같은 길로 간다면 국민도 불행, 정부도 불행하다는 것을 확실히 말한다.”고 얘기하면서 “4,700만 국민이........ 행동하는 양심이 돼 자유, 서민경제, 평화로운 남북관계를 지키는데 우리 모두 들고 일어나서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복거일이 지적하듯이 이런 발언은 정당한 정권을 불법적으로 밀어내고 권력을 차지하자는 직설적 선동으로 보인다. 그런 선동은 보통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를 의미하는 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이다. 민주주의 위기라고 선동하여 정권을 몰아내려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진정한 위기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원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을 뽑아준 시민들의 작은 정부 요구를 망각하고 내용 없는 '실용’을 외처 왔던 탓이다. 이념적 지향을 상실한 채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다가 자유주의 정책의 일관된 실천도 실패하고 그 정책을 지지할 세력도 잃어버린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제는 '중도의 길’을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중도의 길이란 존재할 수 없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념이란 수평선을 그어 좌우를 정하는 식으로 일차원적으로 기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유와 평등의 중간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어느 한 분야의 평등주의 실현은 다른 분야의 자유주의 실현을 방해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중간도 없다. 그리고 특정 그룹의 이익을 보호하거나 지원한다는 의미의 “이해관계의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 그래서 정책에는 원칙만이 있을 뿐이다. 시장경제의 원칙 또는 자유의 원칙의 실현이 그런 정책이다.

그럼에도 촛불집회에 놀랐던 이명박 정부는 이제는 불법적으로 몰아내겠다고 선동하면서 똘똘 뭉친 좌파의 릴레이식 시국선언에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는 자기를 뽑아준 시민들의 요구인 '자유의 길’을 영원히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문제인 주인·대리인 문제만 더욱 더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사회의 심각한 위기는 바로 여기에 도사리고 있다. ■

저자소개: 민경국 교수는 독일 프라이부르그대학교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강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자유주의와 시장경제’, '하이에크, 자유의 길’ 외 다수가 있다.

민경국 /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


> 리버테리안 정기화 No.39 민주주의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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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촛불 집회를 재개했다. 18일 저녁 청계광장에 모인 이들은 현 정부 정책이 민생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소수 특권층만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객원기자가 방문한 현장 또한 민생은 없이 반정부운동만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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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진보연대·참여연대·안티이명박 등 좌파단체 회원 1천여 명은 1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2008, 대한민국. 너흰 아니야’라는 제목의 반(反)정부성 집회를 열고 ‘뉴라이트 해체’, ‘조계사 회칼 테러 진상규명’, ‘일제고사 반대’, ‘비정규직 해결’ 등을 주장했다.

‘친일파 청산·뉴라이트 해체’를 부주제로 열린 이날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친일찬양·독재찬양 뉴라이트 해체”, “역사왜곡 자행하는 교과서포럼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쳐, 향후 촛불시위의 소재가 미국산 쇠고기에서 뉴라이트를 비롯한 보수단체로 옮겨갈 것임을 예고했다.

주최 측은 이날 투쟁선언문을 통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조선·중앙·동아일보, 뉴라이트 등 4대 집단은 국민과 화해할 수 없는 매국집단”이라며 “국민이란 이름을 단 1% 기득권세력의 들러리 취급하는 그들에게 국민들의 오늘·내일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이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그들과 타협은 절대로 없다”면서 “우리 스스로 크게 하나 되어 대한민국의 진정한 독립과 민주주의 완성을 위해 싸우자”면서 대중을 선동한 뒤,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이 제작한 ‘대안교과서’를 찢어 불태우는 ‘화형식’을 가졌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도 인물인 강기갑 민노당 대표는 “세상이 깜깜할수록 우리가 빛을, 밝음을 열어야 한다는 명분과 당위성이 커지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께서 민생을 깜깜한 바다 속으로 몰아넣고 있으니 우리 어찌 촛불을 들지 않을 수 있겠나”라며 “정의의 불꽃, 양심의 불꽃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이어 현 정부의 교육문제·비정규직 문제·감세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잘하는 게 생각이 안 난다. 해 줄 칭찬이 한 개가 아니라 반개도 없다”고 비난했다.

자신의 직업을 고교 교사라고 밝힌 김남수 씨는 “나는 이승만은 이승만, 박정희는 박정희, 김구 선생님은 김구 ‘선생님’, 또 신채호 선생님은 신채호 ‘선생님’으로 가르친다”면서 “하지만 뉴라이트 대안교과서는 이승만을 ‘국부’(國父)라고 가르친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뉴라이트의 대안교과서를 예로 들면서 “지금까지 학계가 쌓아놓은 상식, 역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상식을 무시하고 있다. 대안교과서에는 3.8선이 자유와 인권을 지켜준 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면서 대안교과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코리아나 호텔 16층 유리창을 깨고 ‘뉴라이트 처단’을 외쳐 남대문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엄기웅 씨는 자신의 여자 친구를 통해 대독(代讀)시킨 편지에서 “매국행위로 산 코리아나 호텔 유리창 깬 것은 잘못이 아니다”라며 “친일매국노를 처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국행위를 해서 얻은 기득권을 유지하고 정당화시키기 위해 저들은 정부를 장악하고, 방송 언론뿐 아니라 교과서까지 자기들 뜻대로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카페 ‘촛불연행자모임’과 ‘촛불자동차모임’ 등의 회원들은 불법(不法)집회에 대한 당국의 의법(依法)처벌을 비난하며 “이명박 정부가 시민들의 생존권을 말살시키고 촛불을 탄압하려는 보복수사”라며 법을 준수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경찰 수배를 피해 조계사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온 백은종 ‘안티이명박카페’ 부대표가 이날 집회에 참가하려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백 씨는 안티이명박카페 외에 이명박 탄핵범국민운동본부 부대표, 미친소닷넷 대표 등을 맡고 있다. 2002년 ‘노사모’에 가입했으며, 2004년 3월11일 노무현 탄핵에 반대하는 ‘탄핵반대 시민·네티즌 집회’에 참석,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백 씨는 당시 병원에 실려 가는 동안, 그리고 8개월 간의 입원 치료 기간 동안 “탄핵반대”만을 되뇌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집회는 경찰의 해산 권고 방송과 함께 오후 9시30분에 종결됐으며, 시위대는 향후 다시 한 번 거리에 모일 것을 결의한 뒤 자진 해산했다. 한편, 좌파 단체들은 오는 25일 소위 ‘민생민주국민회의’(준) 발족식을 필두로 지속적인 반(反)정부 성향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필재 / 객원기자 (spoone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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