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호 | 2011-05-12 | 조회수 : 131
<요약> 중국이 G2로 부상하면서 한국내 전문가들 중 일부는 중국의 국력에 대해 과대평가를 함은 물론, 북한 관련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그릇된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대북전략은 지극히 단기적이고 협소한 차원의 자국 국익에 역점을 두고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통일을 지향하는 한국의 기대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한국은 중국을 협력의 대상일뿐 아니라 극복의 대상으로서도 인식하여야 하며, 아울러 중국의 국력의 허와 실, 중국 대북전략의 한계 등에 대해서도 냉철하게 파악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 G2로 성장하면서 한국의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의 국력과 역할에 대해 그릇된 인식을 하고 있다. 비록 중국이 경제력 규모로 G2로까지 성장하였지만, 중국 지도자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내부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티베트·신장 위구르 등 심각한 소수민족문제, 서부내륙 및 동북부 내륙 지역의 저개발 문제, 한국의 '도시 노숙자’와 유사한 2억이 넘는 농민공들 문제, 인권문제 등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이 적지 않다. 즉,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개발도상국 수준의 현안들이 적지 않다.
 
동북아 전략환경의 현상유지 전략

따라서, 중국은 국내 경제발전에 치중하기 위하여 '대외환경의 안정’이라는 명분아래 동북아 전략환경의 '현상유지’ 전략을 취하고 있다. 현재 북한에 대해서도 중국은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우려하며, 김정은 후계체제의 연착륙을 위해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대북 경제지원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의 대북 전략적 지원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의 증대로 귀결되고 있고, 중국의 대북 영향력 증대는 미·중관계 등에서 전략적 지렛대(leverage)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한반도 문제와 관련 중국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의 한반도 전략 및 대북전략은 통일을 지향하는 한국의 정책과는 상충되며 불협화음을 야기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한반도 전략 및 대북전략에 다음과 같은 점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중국은 티베트·신장 위그르 등의 내부문제로 그다지 여유가 없기 때문에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전략적으로 추구한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 남북한 통일 등의 급격한 변화를 원하지 않고, 김정은 후계체제의 연착륙을 지원하며, 남북간의 현상유지를 추구하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완충지대로 활용

둘째, 중국은 자국의 중요한 전략적 이해 관점에서 북한을 '완충지대(buffer zone)’로 이용한다. 즉, 중국은 미·중관계에서 대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키울 때까지 북한을 대만문제의 방파제로 전략적으로 이용하며,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유지 전략 때문에, 중국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건 등에도 아랑곳없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감싸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셋째, 중국은 6자회담의 의장국으로서 동북아지역에서 외교력을 발휘하는데 북한을 전략적으로 이용한다. 따라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사항이지만, 중국은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것을 반대하면서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다룰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중국은 비핵화보다 비확산에 역점을 둔 북핵 전략을 추구한다. 따라서, 중국의 6자회담의 전략적 운영은 북핵의 폐기보다는 북핵 관리에 역점을 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중국에 대한 기대는 위험하고도 순진한 발상

이처럼, 중국의 대북전략은 21세기 동북아 평화·번영 공동체를 지향하여 북한문제의 근본적 해결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지극히 단기적인 자국의 국익 관점에서 '한반도 현상유지’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문제와 관련, 중국에 대한 기대는 그야말로 위험하고도 순진한 발상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한국은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한국의 국가억지력, 통일의지 등을 중국에 전하면서, 동북아지역에서 미국을 배제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의도에 유의하고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배정호 /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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