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2일로 예정됐던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 발표가 무기한 연기됐다. 대표적인 주택 대출 규제인 총부채 상환비율, 즉 'DTI 완화'를 둘러싸고 관련 부처 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송 3사는 정부의 대책 발표 연기 사실을 전하고, 그 원인과 앞으로의 영향을 분석 보도했다. 특히 KBS와 SBS는 침체되어있던 부동산 시장이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 연기로 더욱 냉각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MBC는 <정부, DTI규제 합의점 못 찾아‥대책발표 연기> 보도를 통해 “관련 부처들이 이틀째 난상토론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연기 사실을 보도했다. MBC는 “핵심은 DTI 완화여부로, 소득에 따라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를 더 늘려줄 것인지를 놓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토해양부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선 DTI를 5~10%P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은 투기심리 재발과 가계부채 증가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며, 관련부처가 서로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고 있음을 밝혔다. MBC는 “또 건설업계가 고분양가를 그대로 유지하는 등 자구노력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들에게 빚을 더 내 집을 사라고 하는 거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대책 발표를 미룬 배경을 분석했다.
KBS는 <부동산 대책 발표 연기…DTI 완화 결론 못내> 보도를 통해 “효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해 발표를 연기하게 됐다”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발언 내용을 전했다. KBS는 부동산 대책 발표 연기의 원인으로 “찬반 논란이 팽팽한 상황에서 정책이 발표돼도 효과를 제대로 거두기 힘들다는 점과,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선거용 대책 아니냐는 야당의 비판”을 꼽았다. 또 “예고한 대책 발표를 연기할 만큼 당국이 혼선을 빚고 있어, 시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민감한 대출규제 완화는 나중에 하더라도 기존 주택 매매 활성화나 세제혜택 등은 이번에 발표가 됐어야 한다”는 김선덕 건설산업 전략연구소장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며, 안일한 정부의 태도를 꼬집었다. KBS는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20주 연속 하락했다”는 사실을 덧붙이며, “정부의 대책 발표 연기는 막혀있는 부동산 거래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SBS는 <뜨거운 감자 'DTI 규제'…'진퇴양난' 깊은 고민> 보도를 통해 “부처간에 가장 큰 이견을 보인 대목은 DTI, 즉 소득의 몇%까지 대출을 해주느냐 하는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SBS는 “DTI 규제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돈을 못 구해 주택거래가 침체됐다며 이 비율을 높여줄 것을 요구하는 건설업계와, DTI 규제 완화는 가계와 금융부실로 이어진다는 금융당국”의 입장을 각각 전하며, 이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SBS는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 연기로 부동산 시장이 더욱 냉각되는 가운데 정부가 어떤 절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또 <"DTI때문에" 난상토론 끝 대책발표 무기한 연기> 보도를 통해 “7~8월은 휴가철과 겹치기 때문에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높은 기대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는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팀장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며, “7월이 주택시장 비수기라는 점도 발표 연기의 또 다른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SBS는 “정부는 DTI 규제 완화 여부를 포함한 주택시장 활성화 방안을 개학과 이사철 수요가 몰리는 8월 말이나 9월쯤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다음 발표 시기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