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전국 만 천여개 학교에서 194만 명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 평가, 일명 '일제고사’가 치러졌다.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일제고사 거부, 대체 프로그램 추진 등으로 일부 교육청과 교과부가 마찰을 빚어와 큰 혼란이 예상됐던 대로, 올해 일제고사에서는 결시생들이 속출했다. 특히 일찍부터 학생들의 평가 거부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혀 온 전북과 강원 지역은 결시생이 172명과 140명으로 가장 많았다.
방송 3사는 일제고사를 둘러싼 갈등과 논란에 대해 집중 분석 보도했다. MBC는 해마다 반복되는 논란의 쟁점에 대해 양측의 입장 차이를 보도했고, KBS는 응시거부가 불러올 파장에 관해 집중 조명하며 교육현장의 혼란을 우려했다. SBS는 학업성취도 평가 시행 결과, 학생들의 동요가 예상보다 컸으며, 교육감이 나서 공식적 대체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응시거부를 한 지역을 중심으로 시험거부 학생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MBC는 <'학업성취도 평가' 논란 쟁점은?> 보도를 통해 무엇이 쟁점인지에 대해 보도하고, 이에 대한 교과부와 진보 교육감들의 주장을 정리했다. MBC는 “교과부는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학력이 떨어지는 학교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하며, “실제로 정부는 재작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학력이 저조한 천 440여개 학교에 840억 원의 재정지원을 했고, 그 결과 천 200여개 학교가 지원 대상에서 벗어나는 성과를 거뒀다”는 정부의 입장을 보도했다. 반면 “일제고사가 부활하면서 '창의력 신장’이라는 교육 목표의 실현이 더욱 멀어졌다는 주장이며, 특히 이번에는 평가 결과를 학교별로 공개하고 일부 지역청은 교장 평가에도 반영하기로 해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는 것이 진보진영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MBC는 “정부와 진보 교육감들은 차이를 강조하면서 대립할 것이 아니라 공통점을 찾아 가면서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꼬집고, 양측의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BS는 <일부 대체프로그램 운영, 응시 거부 후폭풍>보도를 통해 학생들의 일제고사 응시거부 결과를 전하고,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KBS는 “갈등의 축이 이제는 시험 대신 대체 학습이나 체험 학습을 택한 학생들을 무단 결과나 결석으로 처리할 것인가로 옮겨갔다”고 평하고, 진보 교육감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수차례 걸쳐서 기준을 만들어 시·도교육청을 통해서 학교 행정에 내려 보낸 바 있다”는 양성광 교과부 교육정보정책관은 인터뷰와 “학교장 권한을 무시한 것이라고 본다. 이것은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서 결석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교과부와 진보교육감이 정면 출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는 “교과부는 일제고사를 거부한 교육청에 대해 위법 사항을 조사한 뒤, 해당 교육감을 고발할 방침이라, 교육 현장의 갈등과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SBS는 <"일제고사 싫어요!"…'시험 거부' 학생들 늘었다> 보도를 통해, “전국적으로 시행된 학업성취도 평가에 433명이 시험을 거부했다”며, “특히 공식적으로 대체 프로그램을 운영한 전북,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결시자가 크게 늘어나 적지 않은 혼선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SBS는 “시험을 거부한 학생은 전국적으로 모두 433명, 지난 2008년 188명과 지난해 82명보다 크게 늘었다”며, “성적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고 이에 반대해서 대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는 중학생의 인터뷰를 인용하고 “학생들의 동요는 예상보다 컸다”고 평가했다. 이에 “지침에 따라 체험 학습에 참가한 학생들은 무단 결석 처리할 것”이라는 양성광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정보국장의 발언 내용을 전하며, “교과부는 특히 사전에 프로그램을 준비해 시험 거부를 유도한 데 대해 강력히 대처한다는 방침이며, 일부 교육감이 나서 대체프로그램을 준비한 상황이어서 학생과 학교에 대한 조치를 둘러싸고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