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에서 쏘아 올리는 최초의 우주 발사체 '나로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10일, 나로호를 발사하는 데 성공했지만, 발사 137초 만에 폭발과 동시에 추락하면서 지난해 첫 번째 발사 시도가 실패한 데 이어 두 번째 발사 시도마저 실패로 돌아갔다. 나로호는 한국과 러시아가 협약을 맺고 1단 로켓은 러시아 기술로, 2단 로켓은 국내 기술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나로호의 폭발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국이 당초 한 번이라도 러시아 측의 책임으로 발사가 실패할 경우, 추가로 한 번 더 발사할 수 있도록 계약했기 때문이다. 방송 3사는 나로호의 발사 실패를 헤드라인으로 보도하며, 그 원인에 대해 관심을 집중했다. KBS는 러시아 기술로 만든 1단 로켓의 문제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보도하였고, MBC는 위성 발사의 역사는 동시에 실패의 역사라 언급하며 우주강국도 여러 번 실패했음을 상기시켰다. 반면 SBS는 정부의 무리한 발사 강행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성급한 결정에 대해 아쉬움의 목소리를 높였다.
MBC는 <나로호 발사 실패‥한-러, 어느 쪽 책임?> 보도를 통해 “나로호가 발사 2분여 만에 공중 폭발했다”며 “사고의 책임소재는 3차 발사의 핵심 사항”이라고 전했다. 한·러 공동조사위원회, 즉 FRB의 규정에 따라 사고 원인이 러시아 측 1단 로켓에 있다면, 러시아가 3차 발사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러가 체결한 계약서가 얼마나 구속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전하며, “'우리가 요구할 수는 있으나 러시아가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는 이상한 계약서 내용이 알려졌다”며 부실계약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한 MBC는 <위성발사, 우주강국들도 여러 번 실패> 보도를 통해 우주최강국 미국도 최초의 위성 뱅가드가 12번의 시험에서 8번 실패를 기록하였고, 브라질의 경우 2003년 로켓이 발사대에서 폭발 해 과학자 21명이 사망했던 비극의 사례를 소개하며 “워낙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성발사에 나섰던 국가들의 첫 발사 성공률은 27퍼센트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험난한' 스페이스클럽 가입> 보도를 통해서는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예산은 일본의 10분의 1 수준”이라며, 예산을 확대해 독자개발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BS는 <“폭발, 러시아 책임 가능성 높다”> 보도를 통해 “나로호 발사 실패 책임은 러시아 측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나로호는 발사 후 229초까지 1단 로켓이 연소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발사 후 137초에 폭발이 일어났다면 1단 로켓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는 “러시아 엔진이 137초까지 임무를 수행하고 사고가 났기 때문에 러시아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김경민 국가우주전략센터장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이를 뒷받침했다. KBS는 이에 덧붙여 <정부 “실패 유감…나로호 꿈 끝까지 실현”> 보도를 통해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우주 향한 도전 멈추지 않고, 나로호 꿈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터뷰 내용을 전하고, 정부가 우주 강국을 향한 재도전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SBS는 <'2차 실패'는 러시아 책임?…3차 발사 가능할까> 보도를 통해 “이번 실패는 러시아 측의 책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지만 “하지만 러시아와의 계약서에 러시아가 한국 측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강제 조항이 없다”고 전하며, 강제 조항이 없다는 점이 우리 측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SBS는 또 <너무 서둘렀나?…2번의 고비, 무리한 발사 강행> 보도를 통해 “결과론적으로 보면 이번 발사 준비 과정이 너무 성급했던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고 전했다. 나로호 발사 과정에서 전기적 신호 문제로 기립이 중단되거나 소화액이 폭발해 발사가 지연되는 등 시작부터 삐그덕댔다며, “항우연 측이 사고 원인조차 정확히 밝혀내지 못한 상태에서 불과 하루만에 발사를 강행했다”고 전달했다. SBS는 이에 대해 “실패 원인이 앞선 문제들과 무관하지 않다면 발사를 서두른 책임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비난의 힘을 실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