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화요일, 이날 회의는 구제역 발생 및 방역 추진 상황, 이상기온에 따른 재해 대책, 쌀 수급안정 대책에 대한 보고와 그에 따른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해당 소관위원들의 질의・응답의 형식으로 회의가 진행되었다.
먼저, 이낙연 위원장(민주당)이 이계진 위원 대신에 같은 당 소속 김성수 위원을 법률안심사소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것에 대하여 해당 위원들의 이의 없이 가결됨에 따라 선임을 선포하는 것을 시작으로 회의가 시작 되었다.
※ 회의 진행당시 이계진 위원(한나라당)은 6/2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 출마를 앞두고 국회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임.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의 앞서 말한 3가지 사안에 대한 간략한 보고와 박현출 농림수산식품부식품산업정책실장의 주요현안 보고가 이어졌다. 보고완료 후 본격적으로 위원들의 질의가 시작되었다.
정범구 위원(민주당)은 냉해 이상기후 대책발표의 집계 상황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국무회의에서의 장 장관의 적극적이지 못한 소극적인 회의진행과 단순 발표에만 그치는 국무회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미분양 아파트 문제 못지않게 농업문제도 중요한 문제임을 재차 강조하였다. 그는 정부의 능동적이지 못한 대처법과 적은 재해복구비용을 언급하며 “우리정부에서 이런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하지만 농민들에게는 정말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입니다.”라고 말하며, 정부정책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그는 이어 방역소독의 예산지원에 있어서도 관리지역과 경계지역의 비용부담의 차이가 너무 크다며, 경계지역은 관리지역의 1/20 밖에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하였다.
이에 대해 장 장관은 관리지역에서 주변지역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한 집중적인 관리가 이뤄짐에 따라 이 같은 지원의 차이가 보이는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한정된 재원을 활용하는 부분에 있어 확산을 우선적으로 막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하였다.
계속해서 정 위원은 구제역 살처분의 보상기준에 대해 그 기준이 너무 작은 것이 아니냐며, 보상범위를 확대해 줄 것을 요구 하였으나, 장 장관은 전문가들에 의해 측정된 보상제도이므로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다음으로 여상규 위원(한나라당)의 질의가 시작되었다. 여 위원은 구제역의 감염경로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를 시작으로 한∙중∙일에서 동일한 종류의 바이러스가 발견됨에 따라 각 국가와 연계하여 국경검역시스템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질의하였다. 장 장관은 여 위원의 의견에 동의했으며, 전산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앞으로의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여 위원은 이어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이상기후에 따른 농가들에 대한 보상에 관하여 실질적인 보상 논의가 이루어 져야한다며, 어업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지 질의하였다. 장 장관은 어업분야에 있어서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현황이 현재는 보고된 것이 없다고 하였다.
여 위원은 다음으로 쌀 공급량 초과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데도 쌀 가격이 하락하는 문제에 대해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강조하며, 해결방안으로 내놓은 정책에 대해서 세세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말을 끝으로 질의를 마쳤다.
다음으로 정해걸 위원(한나라당)의 질의가 이어졌다. 정 위원은 쌀 보상에 관한 홍보미흡과 보상기준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제기하였다. 보상받을 수 있는 대체작물의 종류가 극히 제한적이고 제한된 작물마저 생산비 단가가 맞지 않아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라는 의견이었다. 구제역에 대해서는 “우리 농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임이 없어지는 것. 어떻게 연구소에 그게 일어날 수 있냐”며 조속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면세유에 대해서도 인상된 가격과 관련 “20%이상 면세유가 올라간 이 마당에 (시설채소작목들의 난방시설을)가동할 방법이 없습니다”라며, 지원방법을 마련해 달라고 하였다. 또한 정부의 보조와 관련해서 “융자가 보조로 좀 바뀔 수 있는 과감한 방법은 없을 것인가 그것도 한번 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농가지원금)3467억 원 중 보조금은 248억, 나머지는 융자, 결국 농가부채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냐”며, 보조금 정책의 개편을 요구하였다.
강기갑 위원(민주노동당)은 구제역 관련 방역청 신설과 예산확보를 강조하였으며, 구제역 발병으로 인한 사료구매자금을 상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는 쌀 가격, 수매와 관련하여 “산 위에 있는 바위가 굴러 내려오기 시작하면 그것을 막기는 몇 배의 힘이 필요한 거에요. 굴러내려 오기 전에 더 내려오지 않도록 보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쌀 10만t 수매에 추가로 10만t 수매결정을 한 것과 관련, 왜 20만t 을 한 번에 하지 않았느냐며, 가격하락이후에 쌀 수매를 진행한 것이 부당하다며 언성을 높였다. 또한, 냉‧습해 피해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자연재해는 국가가 보상해야한다.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하였다.
장 장관은 농작물의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보상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정부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의 문제가 아니고, 각 농민들이 보험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강 위원은 “농업, 농촌, 농민 부분이 자연재해로 이렇게 크게 피해를 보고 제일 어려워하고 있는데, 이번 냉해 입어서 다른 분야에 재해 본 분야가 있습니까? 없잖아요. 농업만 지금 피해를 보고 있는 것 아닙니까?”라며 반박하였다. 또한, 농업 분야의 보조가 적다며, “최저가격제가 보장이 안 되고 이러다 보니까 굉장히 어려워하고 있다. 농업 부분에 대해서도 위기가 오고 있다”고 말하였다.
유성엽 위원(무소속) 은 “쌀 문제해결(대안은) 졸속이다. 시기가 너무 늦었다.”라고 말하며, 대체작물의 종자마련에도 시기적으로 맞지 않음을 강조하며, 쌀 문제 해결방안으로 제시한 대체작물전환 제도를 비판하였다. 그는 이어서 “미국에서 밀가루를 갖다가 태평양에다가 푼다‘라는 이야기 들어보셨습니까? (중략)차라리 태평양에다가 갖다 뿌릴 용의 없습니까, 한 30만t을? 북한에도 하여튼 못 주겠다, 그럴 바에야 근본적으로 아예 태평양에 갖다 뿌리면 어떻게 되느냐 이거에요, 퍼서? 물고기라도 좀 먹고살 수 있게 하면 어떻겠냐 이 말입니다”라고 말하며, 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것을 강조하였다.
류근찬 위원(자유선진당)은 구제역 문제에 있어서 발생경로파악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방역체계에 대해 비판하고, 앞서 여러 위원들이 지적했던 자연재해의 피해보상문제에 대해서 보상문제가 미흡하다며, “농협의 보상기준이 매우 낮아 실제 피해액의 6-70%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자꾸 농민들이 앉아버티기로 차라리 이럴 바에는 살처분 안 하겠다고 버티는 사람들이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하며 보상기준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강석호 위원(한나라당)은 농가 지원에 대해서 “자기 돈을 투자해 가지고 하는 3차 산업 같으면 부도가 나면 싹 잊어버리고 또 다른 데로 갑니다. 다른 산업으로 편입이 되는데, 우리 1차산업인 농업은 이제까지 안 그랬단 말이지요. 슈퍼마켓 하는 사람이 자기 부도났다고 해 가지고 정부에다가 ‘나 부도났으니까 돈 내놔라’ 할 겁니까? 안 하지 않습니까”라고 말하며, 그동안의 농가지원 정책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배숙 위원(민주당)은 구제역 초기 홍보방법이 미진하였음을 지적하고 보상문제에 있어서는, “단순히 보상뿐만 아니고 어떤 주의의무를 잘못한 데 대한 배상 문제가 나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하며 적절한 보상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였다.
김성수 위원(한나라당)은 “지방의 신용사업이 안 되는 지역은 이 RPC 때문에 농협이 모두 다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 지금 쌀 재고량 때문에, 그리고 그것을 쉽게 관리하고 이런 비용을 보전해 줄 필요가 있다고 저는 보는데”라고 말하며 역시 지원문제에 대해서 지적하였다. 김 위원의 질의에서는 장 장관이 파악하고 있는 자료와 김 위원의 자료가 다소 차이가 있었다. 농민신문 기사의 내용과 장 장관의 자료가 일치하지 않은 것인데, 정확한 자료조사를 기초로 회의에 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에 정해진 위원들의 질의 응답을 마친 후 강기갑 위원의 추가질의가 이뤄졌다. 강 위원은 농민들의 재해에 관한 피해보상 문제를 재차 강조하며, 보상책마련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오늘 회의는 농업인들이 처한 실상과 그리고 특정문제에 대해 논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국정의 방향을 논하는 이런 자리에서 장관과 위원들이 서로 상이한 자료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 문제의 근본적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생산적인 회의가 아닌 해당 기관장을 고의적으로 욕보이게 만들기 위한 공격적인 발언들에 대해서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모든 위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보상이 미흡하니 보상을 더 확대해 달라’는 한 마디 말로 축약할 수 있을 듯하다. 손쉽고 포퓰리즘적인 방법인 보상확대도 그렇거니와 쌀을 태평양에 갖다 뿌려서 물고기라도 먹게 하는 것이 어떠하냐는 대목에서는 이게 과연 우리 농업과 농가가 처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그러한 주장을 하는 것인지 강한 회의가 들었다. ▌
이상화 / 자유기업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