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2008년 7월 YTN 구본홍 사장 취임거부하면서 시작된 노조 파업은 2009년 3월 전 노조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장기화되고 있다. 사장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노조의 파업이 적법한 것인가? 또 해고된 노조간부가 업무를 방해 한 것이 적법한 것인가? 이번 YTN 노조의 파업은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이러한 불법파업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큰 기업 YTN의 노조파업 사태로 나라가 시끄럽다. 구본홍 YTN 사장 취임을 거부한 YTN노조 농성이 251일 동안 이어지면서 급기야 노종면 노조위원장이 구속되었고, 이로 인해 노조원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여론은 '정당한 법 집행’으로 보면서도 '구속은 지나친 것’으로 보기도 한다. 보다 못해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YTN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안까지 내놓았을 정도다.

YTN 노조의 파업은 불법파업

먼저 사건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 2008년 7월 MBC 맨 구본홍 씨가 YTN 사장에 취임하자 이를 거부한 YTN 노조원들의 집단 반발로 'YTN 사태’가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YTN 사측은 그동안 5차례나 노조를 고발했고, 한때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재승인 심사가 보류되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YTN 사측은 2008년 10월 노종면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과 권석재 사무국장 등 노조 주요 간부 등 6명을 해고했다. 그 후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009년 3월 24일 구본홍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사장실 점거 농성 등을 벌인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노종면 위원장은 노조 파업 예정일을 하루 앞둔 3월 22일, 다른 전·현직 노조 간부 등 3명과 함께 체포되어 경찰 조사를 받아왔었다. 그동안 YTN노조는 구본홍 사장 취임을 계속 거부하면서 '임금 7.2%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해왔다.

YTN 사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노조가 직접적으로 사장 인선 등 경영에 관여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해고된 상태에서 계속 업무를 방해한 행위가 적법한가’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런데 방송통신위원회는 2008년 12월 11일 YTN을 보도 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재승인 심사에서 보류시킨 후 2009년 2월 '조건부 재승인’을 해주면서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실천계획을 2009년 3월 중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이를 놓고 YTN의 노사 입장은 엇갈렸다.

구본홍 YTN 사장은 2009년 3월 24일 “재승인을 도약의 계기로 삼읍시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지난해 12월 11일 심사보류 결정 이후 85일 만에 회사 미래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환영했지만 노조는 “공정방송 사수와 낙하산 사장 저지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명분을 지키려고 222일 동안 투쟁해온 YTN 노조는 이제 새로운 투쟁의 재개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현재 YTN 건물 17층 임원실 앞에는 '사장 퇴진 투쟁 251일’ 등 문구가 적힌 각종 게시물이 붙어 있는 등 구본홍 사장의 거취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YTN 사태’는 현재 진정될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YTN 사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사장 인선에 대한 의견을 제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노조가 직접적으로 사장 인선 등 경영에 관여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해고된 상태에서 계속 업무를 방해한 행위가 적법한가’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사례를 우리는 그동안 적잖게 보아왔다. 'YTN 사태’를 놓고 전문가들은 '정당한 법 집행’으로 보면서도 '그 대상이 언론사 기자라는 점에서 신중했어야 한다’로 보기도 한다(조선일보 2008. 3. 26). 어떻든 'YTN 사태’가 '불법파업’이라는 점에서는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불법파업이 반복되는 이유

한국은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에 이르는 과정에서 '노조천국’, '파업공화국’이라는 악명을 떨쳐왔다. 그 바탕에서는 '불법파업’이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왔다. 여기에서 잠간 한국의 노사분규와 불법파업 추이를 살펴보기로 하자.

노사분규를 발생건수, 참가자수, 근로손실일수 세 가지 지표를 중심으로 평가할 때, 노사분규는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1998년부터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하여 노무현 정부에서 가파르게 증가하다가 2004년에 피크를 기록했다. 이를 김영삼 정부가 끝나는 1997년을 기준 삼아 비교하면, 노사분규는 김대중 정부를 거쳐 노무현 정부 2004년에 약 4배 정도 증가했다. 이는 곧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친노(親勞)정책이 가져온 결과로, 김대중 정부는 노사분규에 불을 지피고, 노무현 정부는 시너를 뿌린 양상이다. 노사분규는 다행히도 2005년부터는 감소추세를 보여준다.       

불법파업은 왜 계속해서 발생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노조가 법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법과 원칙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발생한 불법파업을 보자. 불법파업은 김영삼 정부 1997년에 17건이었는데 김대중 정부 1998년에 55건으로 증가한 후 1999년에는 전체 노사분규의 48.0%에 이르는 95건으로 증가했다. 그 후 불법파업은 60건수 안팎으로 진정되었다(노동부, 노동백서). 이로 보아 한국은 불법파업이 활개 치는 나라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불법파업은 왜 계속해서 발생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노조가 법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법과 원칙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관행은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할 것인가? 이런 관행 때문에 한국은 그동안 '노조천국’, '파업공화국’이라는 낙인이 찍혀왔지 않은가. 우리가 수없이 보아온 바이지만, 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불법파업의 경우에도 '솜방망이’ 요법만 적용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 예로, 노조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만 해도 이는 분명해진다. 노조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관련법은 1997년에 제정되었으나 노동계의 반대에 질질 끌려 다니다가 세 차례나 유예되어 2010년 1월로 시행이 미뤄졌다. 그러나 내년 1월이면 노조전임자 급여 지급이 다시 유예되지 않고 과연 법이 정한 대로 금지될 것인가는 이 시점에서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 불법파업을 뿌리 뽑으려는 의지가 눈에 띈다. 법원은 최근 한국철도공사가 불법파업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전국철도노조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항소심에서 노조에게 약 70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앞선 1심에서 재판부는 파업기간에 발생한 피해액의 60%인 51억 7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법원이 '노조가 벌인 파업의 여파로 파업이 끝난 다음 날에도 전철과 KTX의 이용률이 평소보다 떨어졌고, 일반열차와 화물열차도 정상적으로 운행되지 못했다’며 '파업이 끝난 다음 날에 발생한 피해와 파업으로 빠져나간 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든 비용까지 모두 배상해야 한다’고 추가하여 배상액이 약 70억 원에 이르게 된 것이다.

사건의 배경은 이렇다. 철도노조는 2006년 중앙노동위원회가 직권 중재를 하기로 결정했는데도 그해 3월 1일부터 4일까지 '철도 상업화 철회, 현장인력 충원, 비정규직 차별철폐’ 등을 주장하며 파업을 감행했었다. 당시 관련법에는 철도공사와 같은 필수공익사업에서 노동쟁의가 발생하여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 결정이 내려지면 노조는 15일간 파업 등의 쟁의행위를 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이 점에서 볼 때, 전국철도노조를 상대로 법원이 내린 약 70억 원의 배상 판결은 전국철도노조의 파업이 '불법파업’이었고, '불법파업’의 경우에는 '법과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불법파업의 해법은 무엇인가?

'불법파업’의 해법은 '법과 원칙의 적용뿐’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를, 우리는 세계역사를 시장경제로 돌려놓은 마거릿 대처의 노동개혁에서 만날 수 있다. 1970년대의 영국은 노조천국이었다. 노조는 정책에 따라 노동당 보수당 할 것 없이 멋대로 정권을 갈아치웠다. 대처는 1979년 초에 실시된 총선거에서 보수당 당수로서 '불법파업은 법과 원칙으로 다스리겠다’고 국민들에게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권을 잡은 대처는 집권 11년 반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관련법 제정 및 개정을 통해 노조파워를 무력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대처는 철저하게 '법과 원칙’을 적용했다. 대표적인 몇 가지 예를 든다.

・ 클로즈드숍 제도의 지나친 보호조항 개정: 클로즈드숍을 채택할 때 비밀투표 의무화
・ 노사분규 대상을 명문화하고, 파업과 관련해 노조간부의 면책특권 제한 
・ 클로즈드숍 제도를 더욱 약화: 5년마다 비밀투표를 통해 클로즈드숍 유지여부 결정
・ 불법파업 불법화
・ 노조파업 때 파업여부에 관한 사전투표 의무화
・ 노조간부는 5년마다 조합원의 비밀투표를 통해 선출되도록 의무화
・ 노조의 면책특권 완전 박탈
・ 클로즈드숍 제도에 대한 법적 보호규정 삭제

마거릿 대처의 노동개혁이 성공하자 영국은 노조조직률이 1985년에는 50%를 넘었지만 지금은 약 24% 수준이다. 고용보호 수준은 OECD 국가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약하다.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자유는 2006년 141개국 가운데 17위로 높다. 참고로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자유에서 2006년 한국은 141개국 가운데 107위, 독일은 124위로 낮은데 이는 잘 알려진 대로 한국과 독일은 노동시장이 경직되어 있다는 증거다. 1970년대 '노조천국’으로 악명 높았던 영국은 오늘날 노동시장 유연성이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낮은 나라로 인정되고 있다. 마거릿 대처가 노조 문제를 철저하게 법과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노동개혁에 성공하여 나타난 결과다.

그동안 불법파업을 수없이 보아오면서 큰 기업 YTN의 노조파업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는 왜 마거릿 대처처럼 법과 원칙을 적용하여 불법파업을 해결하지 못할까 생각해본다. 한국경제는 지금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불황에 빠져 하루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때일수록 노사는 화합을 해야 한다. 김연아 선수가 2009년 3월 29일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 '세계 피겨스케이팅 여왕으로 즉위’하는 날 우리는 노사가 화합하면 경제도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다짐하면서 이 글을 쓴다.■

저자소개: 박동운 교수는 미국 하와이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단국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저서로는「CEO 정신을 발휘한 사람들」,「시장경제이야기 Q&A」,「자유시장경제의 위대한 승리 대처리즘 」외 다수가 있다.

박동운 / 단국대학교 명예교수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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