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개정을 촉구하는 지식인 100인 선언 기자회견
군부시대 미디어법을 옹호하는 단체와 개정을 요구하는 단체의 의견 충돌
바른사회, 미디어법 개정을 촉구하는 지식인 100인 선언 기자회견 개최
김길자 경인여대 초대학장, 김은구 전 KBS 아트비젼 사장등 교수, 언론인, 법조인, 시민사회 단체 인사 등 100여명이 '미디어법 개정을 촉구하는 지식인 100인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2월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 미디어 강국으로의 입지를 다지고 그에 따른 고부가가치 창출과 고용 창출을 도모해야하는 시급한 상황에서 지금 미디어법은 표류하고 있다.”면서 “이에 미디어법 개정을 촉구하는 100여명의 지식인들이 뜻을 모아 미디어법 개정의 타당성을 알리고 개정을 촉구하는 자리를 갖고자 한다.”고 전했다.
신군부의 방송 장악이후 방송은 누구에게 이득?
이날 선언문을 낭독한 김길자 경인여대 초대학장은 “최근 미디어법 개정을 둘러싼 소모적인 갈등을 보고 우리는 더 이상 침묵을 할 수 없다.”라는 말로 문을 열었다. 그는 “안타깝게도 최근의 논의는 정파성, 나아가 이데올로기 대립의 양상으로 보이고 있다.”고 말하며, “현재의 지상파방송은 1980년 신군부가 방송장악을 위한 언론통폐합의 산물로 국가권력에 의한 방송장악이 가능한 체제이므로, 미디어법 개정은 세계화 흐름에 맞게 우리 매체를 정비하고 다른 선진국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다.”고 주장했다.
또, “미디어법 개정으로 투자가 활성화되면 2만1000개 양질의 일자리가 발생하고 2조9000억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된다”며 “언론을 지나치게 산업적으로 접근해선 안되지만 일자리창출 측면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민주당은 '방송이 없었으면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노 전 대통령의 실토가 부끄럽지 않은가”라며 “민주를 누구보다 강조하던 민주당이었으니 집권하자마자 비민주적인 방송법을 개정했어야 마땅했다”고 비판하면서 “MBC노조를 포함한 언론노조는 언론통폐합으로 형성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미디어 발전을 저지하겠다는 태도를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하여 전국언론노동조합측은 “비록 전두환 군사정권이 여론을 통제하기 위해 불순한 의도로 만든 규제법이라고 하더라도 그 결과가 순기능을 보장하고 있다면 이를 이유로 폐기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과거와는 다르게 국가권력이 언론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을 통한 통제로 이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28년전과 동일하게 소유규제를 판단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라고 전했다.
미디어법 개정옹호는 보도조차 필요 없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다른 언론사는 다 보였지만 유독 미디어법 개정에 강력히 반대하는 MBC만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장의 참석자들은 “MBC노조를 포함한 언론노조는 언론 통폐합으로 형성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미디어의 발전을 저지하겠다는 태도는 언론인이라면 부끄러워야 마땅하다.”며, “전세계의 미디어는 매체통합은 물론 온라인 매체의 등장으로 인하여 격변을 겪고 있는데, 군사정부시절의 체제를 옹호해서 어찌하자는 것인지 묻고싶다.”고 전했다.
이날 참관자의 의견에 따르면 “MBC는 분명 방송장악을 저지한다고 하고선 자신들의 생각과 반대된다고 100인 선언 같은 것을 보도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MBC가 국민의 눈을 가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도대체 어느 쪽이 권력을 위한 일인가?
이날 선언 마지막 부분에 “지금 우리에겐 싸움과 미움이 아니라 다양한 하나됨이 절실하다.”며, “방송은 권력과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또,“미디어법 개정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진보와 보수가 나뉠 수 없다고 믿는다. 미래로 힘차게 나아가야 할 청년들과 후대들을 위해 모두 손을 잡고 나아가는 슬기를 발휘하자.”고 끝을 맺었다.
이날 참석한 이재교 인하대 법대 교수는 “1980년 신군부가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언론 통폐합으로 만든 현 지상파 체제를 바꿔야 한다”며 “'미디어관계법은 방송장악법’이라는 선전 때문에 국민이 오해하고 있으나 민영화는 국가권력이 (방송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 참석자는 “박정희를 좋아하고, 전두환을 그래도 옹호하는 것은 우파인줄 알았는데 전두환의 정책을 옹호하는 집단은 MBC나 언론노조 집단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얘기했다.
김경욱 /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