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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1 소비자이익을 위해 미디어법 관련 경영·진입규제 폐지해야

국회에서 미디어법 개정 문제로 여야 공방이 치열하다. 여당은 방송 현대화와 경제적 효과를 거론하고, 야당은 여론 독점화와 공공성을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미디어법 관련 규제는 경쟁과 소비자권익을 위해서 완화해야 하지만, 여당의 미디어법 규제완화에 따른 경제적 효과의 산술적 계산은 틀렸다. 불확실한 미래를 현재의 지식만을 가지고 사전적으로 산술적으로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야당의 막무가내식 미디어 법 개정 반대는 기득권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현행 규제는 방송산업에 진입을 제한하며, 한정된 상품만을 구매하도록 소비자들에게 강요하고 있어 소비자선택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미디어법 관련 경영규제와 진입규제는 폐지돼야 한다.

통상 미디어법으로 칭해지는 방송 산업의 규제완화를 둘러싸고 국회에서 여야 간의 공방이 치열하다.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는 이 미디어법이 새로운 자본투입을 유인해 방송 산업의 현대화가 이루어지고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간과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는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측에서는 미디어산업의 독점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그에 따른 피해, 즉 국민의식과 여론의 독점화와 방송의 공공성 훼손를 우려한다는 인식론적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기가 어렵다. 아니 양쪽의 주장은 모두 틀려 보인다.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추진은 그 취지에 동의 할 수 있지만, 그 경제적 효과논리에는 쉽게 찬성 할 수가 없다. 또 민주당의 주장은 이전에 그리 철폐하자던 기득권의 또 다른 보호이기 때문이다.

취지는 바람직하나 경제적 효과의 사전적 계산은 불가능

한나라당의 주장하는 경제적 효과를 산술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미래에는 수많은 불확실한 변수들이 존재하는데 현재의 정보만을 가지고 사전적으로 정확히 예측해 그 효과를 산술적으로 계산한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비록 경제학자들이 여러 요구에 의해 많은 경우의 경제적 효과를 산술적으로 계산해왔지만, 변화의 뚜껑을 열어보기 이전에 그 효과를 금전적으로 따지는 것은 자신들의 주장을 위해 숫자를 가공해내는 편의주의로 무장한 치명적인 자만의 오류다.

역사적으로 계획과 규제의 경제체제가 끊임없이 실패하며 우리에게 말해주었듯이, 오스카 랑게(O. Lange)가 주장했던 경제계산(economic calculation)이 오묘한 시장의 법칙에서 발생하는 지식문제(knowledge problem)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교훈은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경제효과 산출이 얼마나 허망하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경제적 아니 금전적 효과란 그리 되면 좋겠다는 희망의 표현이지 그것이 미디어법이 추구하는 목표의 논리적 바탕이 될 수는 없다. 단지 한나라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추진하고 있는 규제완화가 있을 때 그에 따른 변화의 방향성을 논리적으로 따지고 그것의 정당성을 국민들에게 알려 줄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이 어떤 구체적 경제효과로 돌아온다며 규제변화를 정당화하는 주장은 마치 국민들에게 영화 스타워즈에서 제다이기사가 손을 한 바꿔 저으며 동의를 요구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미디어법 반대 논리는 기득권을 보호하자는 것

한나라당의 주장과는 달리 미디어법과 관련된 경제적 논쟁의 핵심은 민주당을 포함한 현 방송규제체제의 옹호자들이 그 주장의 기반으로 삼고 미디어 다양성과 공공성의 최후의 보루로 칭하는 방송산업에 가해지는 경영규제와 진입규제에 대한 논의이다. 하지만 논제의 선점이 그에 따른 모든 주장을 정당화하진 않는다. 현 방송규제를 옹호하고 변화에 반대하며 이 두 가지 규제가 국민을 위한 조치라고 외치는 것은 그 실제적 의미를 호도하는 것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반대로 현 방송산업 규제란 시청자가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며 방송의 공공성이란 방송운영의 주체가 누구냐에 위해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디어법을 둘러싼 의견의 대립은 두 가지 규제로 인해 암묵적으로 인정되는 현 체제(status quo)의, 즉 현 방송산업규제를 통하여 독점권을 행사하는 공중파방송사들의 기득권을 계속해서 인정해 줄 것이냐, 아니면 그것을 철폐할 것이냐에 대한 경제적 문제로 함축해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규제들을 정의해 보면 경영규제란 방송사들의 프로그램 편성권을 정부가 지정함으로 제한적 편성을 허가해주는 조치이고, 진입규제란 공중파방송사 소유대상을 제한함으로서 방송산업으로의 자율적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이다.

그러나 실제로 시청자로서 경영규제와 진입규제가 방송산업에 어떠한 해악을 가져오는지 인식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통상적인 소비 형태와는 달리 시청자는 직접적으로 방송사로부터 금전적 구매를 하지 않고 광고주가 그 지출의 역할을 대신하는 방송산업 구조상 마치 시청자 자신은 방송에 대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는다고 인식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송프로그램과 그에 따른 광고의 시청이라는 행위로서 그 대가를 지불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대금을 지불하는 거래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인식된다면, 결국 똑같은 구매활동이라는 것은 분명해진다. 즉 방송산업에 존재하는 두 가지 규제의 의미는 통상적 경제활동에 적용되는 그 의미와 같다는 뜻이다.

다양한 소비자 선택을 위해 규제를 폐지해야

그것이 어떤 효과로 작용하는지는 흔히 접할 수 있는 동네 앞의 수퍼마켓을 예로서 알아 볼 수 있다. 경영규제란 수퍼마켓에서 진열 할 수 있는 물건종류에 제한을 둔다는 조치이다. 예를들어 ㅇㅇ라면은 소비자의 몸에 좋지가 않으니, 아니면 ㅇㅇ라면이 식품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으니 ㅇㅇ라면은 수퍼마켓에서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경영규제의 본질이다. 라면을 수퍼마켓에서 구매할 수 없을 때 오는 소비자 선택권 침해와 마찬가지로 제한적으로 편성된 방송의 불이익이 시청자에게도 부과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진입규제란 한동네의 주민은 수퍼마켓이 하나 있어도 되니 다른 수퍼마켓은 들어올 수 없게 하는 것, 또는 옆에서 청과물점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아저씨에게 수퍼마켓 운영이 본업이 아니니 옆에 붙어있는 수퍼마켓의 인수는 불허하겠다는 조치다. 그 주민들 수준에는 딱 수퍼마켓 하나만 있어도 괜찮으니 다른 수퍼마켓이 필요가 없다는, 또는 제한된 숫자의 수퍼마켓 허가증에 인위적으로 무한 가격표를 부치는 것이 진입규제의 본질이다.

제한되거나 강요된 종류의 물건을 구비한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는 것보다 많은 종류의 물건이 진열되어 있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을 구비한 수퍼마켓에서의 구매활동이 소비자 권익을 증진한다. 각종 규제로 인해 고를 수 있는 즐거움이 박탈된 시청자에게 과연 다양성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동네에 수퍼마켓이 하나만 있을 때와 그와 경쟁하는 수퍼마켓이 존재할 때 어느 쪽이 소비자의 욕구를 더욱 충족시킬 수 있을까?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두 가지의 규제가 어떻게 방송시청자들에게는 그와는 반대로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방송의 공공성은 운영이 주체가 바뀜으로 훼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누구도 현 운영진의 순수성이 그 이후에 들어올 수 있는 운영진보다 더하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 만약에 미디어법에 반대하는 의견처럼 신문이나 대기업집단의 방송사 운영 진출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편이라면, 똑같은 가정이 현 방송사운영진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현 방송규제안이 공공성을 답보하는 조치라는 주장은 속칭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말과 다를 게 없다. 방송의 공공성이란 운영의 주체를 제한하거나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정하는 것보다 내가 잘못하면 다른 잠재적 경쟁자가 추월 할 수 있다는 위기감과 긴장감으로 감시하는 진입과 퇴출이 자유로운 시장의 원칙으로만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한번 집어보는 것은 어떨까?

물을 한곳에 머무르게만 하면 썩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시장의 역동성으로부터 분리되고 규제에 발목 잡힌 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가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그것은 아무리 특별한 존재감을 가진 방송산업이라도 다를 게 없다. 인위적 조정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보다는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환경의 조성만이 시청자와 국민을 위한 방안이라고 인식하고 행동하는 위정자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바램일까?

윤상호 / Center for the Economic Study of Religion 연구원

저자소개: 윤상호 박사는 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에서 “Essays on Addiction, Myopia, and Inconsistency”라는 논문으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오는 8월부터 Chapman University의 Center for the Economic Study of Religion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할 예정이다. 관심 있게 연구하는 분야는 Intertemporal Choice와 관련한 Anomaly 현상들, 특히 addictive behavior와 이와 관련한 Industrial Organization과 Economics of Religion에 대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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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제안 - 방송의 공정성과 발전을 위하여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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