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에 대한 비판이 아닌 반정부 시위

민주당의 길거리 정치, 국민들의 비난 높아져
사전 신고 안했지만 불법시위는 아니라고 주장

지난 27일 오후 4시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서울광장에서 '4대강 정비사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엔 야당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를 포함 경찰 추산 약 700여명의 인원이 참가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곳곳에서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사회당, 민주노총, 아고라, 여성환경연대, 환경운동연합, 평화재향군인회 등 각 정당과 단체들의 깃발이 휘날렸다. 집회에 참가한 정치인들로는 민주당 추미애, 이종걸, 이미경 의원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곽정숙 의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조승수 의원 등이 있었다.

야당 국회의원들, 집회 불허에 항의 농성 벌여

이날 집회에 앞서 오전 7시쯤 민주당 이종걸, 민주노동당 곽정숙, 창조한국당 유원일,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은 서울광장 중앙에 천막을 치고 경찰이 오늘 집회를 불허한 것에 대한 항의 농성을 진행했다. 이들은 4대강 정비사업이 국민 혈세 22조원이 들어가는 사실상의 대운하 사업이라며 '국민고통 혈세낭비 4대강 사업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4대강 죽이기 사업’ 저지를 위해 온 국민이 일어서자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4대강 사업이 반서민 친재벌 사업”이라며 “강바닥을 파헤치고 보를 설치하는 대운하 전초 사업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국토를 침탈하는 사업”이라고 비난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4대강 정비보다 우리 사회에 정비가 필요한 곳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정비이다”라며 격양된 목소리로 좌중을 향해 외쳤다.

각 야당 의원들의 연설이 있고 난 뒤 주최 측 참가자 한 명이 방송장비를 반입하려는 과정에서 이를 막으려던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흥분한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들이 정부와 경찰들을 향해 쏟아졌다.

이날 '4대강 정비사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 집회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적절성을 따지고 묻는 자리이기 보다는 차라리 반정부 시위의 성격이 짙어 보였다.

사전 신고 안했지만 합법이자 평화집회라고 주장

집회 주최 측은 “오늘 집회가 사전에 접수되지 않은 집회이지 불법집회는 아니라며, 합법집회이자 평화집회”라고 한 반면 경찰은 “오늘 집회는 신고 되지 않은 엄연한 불법집회”라고 규정하며 자진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진보연대에서 나온 연사는 “우리는 평화적인 집회를 하고 있다. 자유를 위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다. 이를 막아서는 경찰이 불법자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외쳤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민생 살린다고 하면서 국민을 죽이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존재하는 한 도저히 살 수가 없다”며 이명박 정부를 '살인정권’으로 규정하는 발언들을 쏟아 냈다.

민주당 길거리 정치, 국민 호응 얻지 못해

김정자 민주노총 분과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건설업자로서 4대강에 있는 자갈과 흙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로 밖에 보지 않는다”며 “국민 전체가 자신의 돈을 위해서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명박은 머리만 멍청한 게 아니라 눈치도 없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집회 측의 한 관계자는 “서울광장이 저 따위 경찰들에게 찬탈 당하고 있다”며 경찰을 향해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러한 발언자에게 집회에 참가했던 국회의원들을 포함해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박수를 통해 화답했다. 경찰과 대치 상황이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해 흥분한 상태에서 튀어나온 발언이라고는 하지만 무언가 석연치 않다. 특히 국회의원이 국민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경찰을 바라보는 인식의 편향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하여 아쉬움은 더 남는다.

집회 하루 전날인 26일 한나라당이 단독 소집한 6월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등원을 거부하고 길거리로 나갔다. 민주당의 등원거부로 민생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길거리 정치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윈지코리아컨설팅의 27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5월 30일보다 8.9%포인트 감소한 18.4%에 그쳤다. 국회 등원과 관련해 민주당 지지층의 56%조차 '등원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더 이상 길거리에서 소수국민의 뒤에 숨어 목소리를 내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높은 가운데, 민주당의 이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문동욱,윤주용 / 객원기자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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