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경제학>의 후속편이 4년 만에 나왔다. 이번에도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가 함께했다. 이미 전작을 접한 독자라면 눈치 챘겠지만, 두 저자에게 인플레이션이나 불황, 금융위기와 같은 이야기를 원한다면 포기하길 바란다. 그들은 아예 다룰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들이 이번에 또 책을 쓴 이유는 간단하다. 세상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고집 세고 어리석은데다가 의욕만 넘치는 골치 아픈 '꼴통’이 되지 않는 방법을 한 수 가르쳐 주기 위해서다. 꼴통의 계보에는 미국 부통령에다가 노벨평화상까지 거머쥔 앨 고어도 포함된다. 앨 고어와 같은 인사들은 웬만한 논리로는 도통 막아낼 수 없다. 그들의 감정 어린 호소는 국경을 넘어 이미 수많은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아주 센 처방전을 썼다. 책 제목을 <괴짜경제학2>가 아니라 '슈퍼’를 큼지막하게 갖다 붙인 이유다.

고상한 학문 세계에서부터 지저분한 길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에서, 저자들은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방식과 마음을 바꾸는 방식에 대해 파헤쳤다. 결론은? '인간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을 고치거나 변화시키길 원한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특히 하나같이 복잡하고 비싼 해결책만 공급하는 '꼴통’은 기대조차 하지 않는 편이 낫다.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 세상에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고 저렴한 해결책이 얼마든지 있으니 말이다.

저자들은 세상을 어떤 과정을 통해 설명하는가? 바로 숫자, 즉 '데이터’다. 그것도 아주 많은 양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훌륭한 데이터 세트에 적절한 질문만 던지면 인간의 행동 방식을 설명하는 데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이 하는 일은 바로 그러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혹시나 책을 읽지 않거나 중간에 책을 덮어버릴 경우엔 어쩔 도리가 없다. 세상을 뒤엎을 지혜가 적혀있다고 한들 읽어 주지 않으면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그래서 자극적이면서도 신선한, 기막힌 반전도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끌어왔다. 오럴섹스의 가격 변동, 매춘의 비즈니스 모델, 테러리스트를 찾아내는 방법, 키티 제노비스 사건, 독재자 게임, 이산화탄소 논쟁에서 지구를 구하는 방법과 같은 것들이다. 등장인물도 흥미롭다. 고액 연봉 매춘부, 신생아와 산모 죽이는 산부인과 의사, 허리케인을 막는 과학자, 9/11 테러리스트. IV창업자 미어볼드, 베트남전쟁 지휘관 맥나마라, <불편한 진실>의 앨 고어와 같은 유명 인사들도 등장한다. 놀라지 말기를. 이 책의 피날레는 돈을 받고 섹스 하는 원숭이가 맡았다.

“인생이 그렇듯, 경제학에서도 그것이 아무리 어리석은 질문일지라도 기꺼이 질문을 던질 의사가 없다면, 그 답은 결코 찾지 못할 것이다.” 당신이 항상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것들, 또는 당신이 알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몰랐지만 실은 알고 싶어 하는 이야기로 가득 찬 <슈퍼 괴짜경제학>을 읽으면서, 스스로 두 저자가 제시한 방법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보길 바란다.

추천인 함현근 / 서강대 영미어문·경영학

[목차]

이 책을 읽기 전에 우리의 두 가지 거짓말에 대한 해명

들어가며 괴짜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음주운전과 음주보행, 어느 것이 더 위험할까? ｜ 인도 여성을 해방시킨 뜻밖의 물건 ｜ 100년 전 대도시를 괴롭혔던 말의 배설물 문제 ｜ 괴짜경제학이란? ｜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들

1장_길거리 매춘부와 백화점 산타클로스가 노리는 것
: 비용과 가격에 관한 진실들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 매춘이라는 비즈니스가 영원한 이유 ｜ 왜 매춘부들은 예전보다 가난해졌을까? ｜ 오럴섹스의 가격이 싸진 이유는? ｜ 포주와 부동산업자가 하는 일 ｜ 길거리 매춘부와 백화점 산타클로스의 공통점 ｜ 그 많던 교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고액연봉 매춘부 앨리

2장_자살 폭탄 테러범들이 생명보험에 들어야 하는 이유
: 행운과 패턴의 위력
출생 효과 ｜ 그들은 왜 테러리스트가 되었나 ｜ 9/11이 바꾼 것들 ｜ 최신 응급실이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이유는? ｜ 훌륭한 의사와 형편없는 의사를 구분하는 법 ｜ 죽음을 피하는 다양한 방법들 ｜ 테러리스트의 은행거래 ｜ 가능성의 역이용

3장_38명의 살인 방관자
: 냉담한과 이타주의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
키티 제노비즈 사건 ｜ TV는 어떻게 범죄를 부추겼나 ｜ 인간이 이타적이라고? 세상에! ｜ 독재자 게임 ｜ 그게 과연 이론적으로 옳을까? ｜ 실험실의 오류 ｜ 이타주의에 관한 추한 진실 ｜ 냉담한 목격자, 그들의 이야기

4장_죽음을 낳는 병원의 미스터리
: 모든 일에는 값싸고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신생아 사망의 수수께끼 ｜ 저렴하고 놀라운 해결책 ｜ 안전띠가 가져다 준 것들 ｜ 카시트는 과련 안전할까? ｜ 허리케인을 막는 기상천외한 방법들

5장_앨 고어와 피나투보 화산의 공통점은?
: 지구를 구하는 외부효과의 마술
지구를 사랑한다면, 캥거루 고기를 먹어라 ｜ 불확실성에 대한 유별난 공포 ｜ 온난화의 핵심, 외부효과 ｜ 화산 폭발이 지구를 구원하리라 ｜ 이산화탄소 논쟁 ｜ 지구 온난화를 막으려는 온갖 방법들 ｜ 앨 고어와 피나투보 화산 ｜ 차가워져야 보인다 ｜ 외부효과에 주목하라, 원하는 것을 이룰 것이다

나오며 원숭이 경제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