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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1 국민들이 찾는 무궁화를 만들자
 
 

무궁화(無窮花), 나라를 상징하는 국화(國花)라는 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나라꽃인 무궁화를 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작년 에 산림청의 무궁화 거점도시 육성 일환으로 '무궁화 메카도시’의 선정이 이루어졌다. 현재 강원도 홍천군이 선정되어 처음으로 '무궁화축제’와 단계적인 무궁화 테마파크, 무궁화 수목원, 무궁화 가로수 조성을 통한 무궁화 대중화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에게 무궁화의 유래와 가치는 아직 부족해 보인다. 사실상 무궁화의 정체성 상실은 예견된 일이었다. 무궁화는 새로운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나름의 독창성이 있어야만 자연스레 관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무궁화의 단편적 지식도 전무한 상황에서 국민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에는 분명 무리가 따른다.

이처럼 아슬아슬한 무궁화의 상황과는 달리 그 자체의 이론적 합리성은 물론 오늘날 생활 속에서 적극적으로 인정받는 사례가 있다. 바로 3000년의 역사를 지닌 매화(梅花)를 들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매화는 매실산업으로 불리는 것이 타당하다. 90년대 '초록매실’의 출시 이후 다양한 매실음료를 비롯한 주류가 선을 보여 왔다. 일본에서는 우메보시(매실장아찌) 등의 가공식품과 첨가물로 건강한 삶에 필요한 열매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현재 매화의 위치는 꾸준히 생활 속에 베어져 있는 자연스런 표현의 결과물이다. 절개를 상징해온 매화문양은 조선시대 여인들에게는 비녀, 댕기 등의 소품에서부터 충절의 의미로 남성들의 가구에 두루 사용되었다. 농사에 있어 매화꽃이 많이 피면 풍년을 알리고 젊의 시절의 한때를 나타내기도 했다. 대표적인 매화그림은 고려태조왕건릉에 처음으로 등장한 이후 일상화 되었다.

한국민간신앙에서도 신성한 상징물로 두루 사용된다. 이 대목에서 다시금 무궁화를 떠올려 보자. 중국의 지리서 <산해경>에는 우리나라에 무궁화가 광범위한 지역에 자생한다는 기록과 행정기관을 비롯한 공식문양의 사용 그리고 현재 국가문화브랜드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가치를 인정받으려는 방안 등이 크게 바라본 우리 무궁화의 모습이다. 단지, 다양한 무궁화종과 여러 학자들의 노력 그리고 민족성에 기초한 무궁화의 긍지를 제외한 부분이다.

일상 속 매화와는 달리 무궁화는 정적인 국가상징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여기에는 그만한 사정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광복 정신으로 내세워진 무궁화를 보기만 해도 눈에 핏발이 선다는 '눈에 피꽃’, '부스럼 꽃’ 등으로 부정해 버렸다. 이처럼 무궁화의 수난은 자연스레 마음이 닿지 못하는 동떨어진 국가상징으로만 등장하게 되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무궁화를 육성ㆍ지원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화에 대한 법적 규정에서 공식 기념일과 홍천군의 '무궁화메카도시’ 육성도 계획하고 있다. 국화(國花)를 알리고 개개인의 마음에 자긍심을 심어주려는 노력은 결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것을 국가에서 계획하고 지원하는 건 국민 스스로가 알 수 있는 넘쳐나는 무궁화 가치를 하나로 통일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그 동안 정부의 지원을 권하는 사회였다는 확신이 든다. 모든 사업 특히 주거부터 상상력과 활력의 문화축제에 이르기까지 지배적인 국가정책만이 존재해왔다. 그것이 고부가차지 창출로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실상은 그 만큼 따라주지 못할 것이며, 실패한다 해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국가브랜드 경쟁에서 이탈할까봐 무궁화의 브랜드를 외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매화가 우리에게 친숙해진 건 국가의 역할보다는 역사적으로 개인의 관찰과 행동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무궁화라는 국화(國花)도 단기적인 국가계획보다는 지금부터라도 차분히 무궁화를 알아가는 토대만 국가가 만들어 주길 바란다. 산발적인 육성과 지원의 실패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세금으로 다시 채워질 뿐임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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