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0.08 말에 대한 책임의 중요성
  2. 2009.08.13 문화지체의 대표적 사례
  

2PM 박재범을 둘러싼 논란

2PM의 멤버였던 박재범을 둘러싼 최근 논란은 단순한 문제로 보기에는 짚고 넘어갈 것들이 너무 많다. 물론 팀을 탈퇴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박재범은 물론 2PM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박재범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첫째, '단지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이용할 뿐’이라며 배신감을 토로한다. 겉과 속의 다름이 드러났으니 반성하고 떠나라가 대체적인 입장이었다. 물론 그들의 기억 속에는 가수 유승준의 거짓말이 오버랩 되었을 것이다. 한국의 여느 남자들처럼 군대 가겠다고 약속하는 등 좋은 이미지를 만들었다가 결국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유 씨에 대한 배신감이 아직 대중의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둘째, 박재범이 연예인이었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으로서 차마 담기 어려운 말을 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 그것이다.

박재범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1)개인 홈페이지에 불과한 “My Space”에 글을 올린 것은 4년 전인 18살의 어린 나이이다.’ '2)기획사 JYP의 연습생이었던 시절,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쓴 글을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지금의 현실은 너무 가혹하다.’가 그것이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전문가들은 여기에다 덧붙여 이번 일의 원인은 박재범 개인에 있다기보다는 '언론의 옐로우 저널리즘’과 일부 네티즌들의 악의적인 댓글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그 본질이 '애국주의’ 또는 '민족주의’로 대변되는 폐쇄성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비난과 옹호하는 입장 모두 일견 맞는 이야기라서 선뜻 어느 쪽에 동의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나의 입장은 박재범이 하루라도 빨리 복귀했으면 한다. 그 이유는 첫째, 글을 쓴 당시의 박재범은 연예인이 아닌 지망생이었을 뿐 아니라, 현재의 상태를 예견할 수도 없는 청소년이었기 때문이다. 또 엄밀하게 구분하면 그는 한국계 미국인일 뿐이다. 미국에서 자란 그에게 한국의 모든 것은 낯설었을 것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대상이 한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수다 떨듯이 이야기 한 것쯤은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의 상황을 지금의 기준으로 봐서는 절대 안되기 때문이다.

둘째, 일본인들이 배용준과 최지우를 좋아하면서 일본에 대한 애국심을 바라지 않듯이, 우리 역시 그에게 애국심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더욱이 유승준에 대한 기억 때문에 전혀 다른 인물인 박재범이 피해를 받아서도 안 된다. 물론 박재범과 같은 연예인들이 한국을 사랑하고 그런 마음이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준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2PM 성원인 닉쿤이 태국인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 그룹은 다양한 국적의 청년이 모여 음악과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목적일 뿐이다. 너무 큰 것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뿐이다.

셋째, 이번 일에는 언론의 잘못도 너무나 크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을 가지고 타 언론의 팩트를 받아쓰기 하면서 확대 재생산하고 일부 네티즌의 발언을 전체의 의견인양 여과 없이 기사화하면서 이번 일을 더욱 꼬이게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언론사의 자제와 뉴스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성숙한 독자의 자세 역시 절실하게 요구된다.

나는 박재범을 옹호하고 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누구나 자신의 발언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느낀다. 사회의 이슈에 대해서는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누구에게나 말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연예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전문가들 역시 자신의 입장에 따라 생각이 나눠지는 만큼 정답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후에 있다. 자신의 발언이 그 누구에게 독이 된다면 한번은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말을 하고 글을 써야 하는 분위기가 너무나 필요하다.

더욱이 소위 '공인’들에게 이러한 자세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직업을 갖고 있건 공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내뱉듯이 생각나는 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속된 말로 '한번 발을 담기었으면, 발을 뺄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라고 하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작년 '광우병 사태’ 때 한 발언으로 설화를 겪은 영화배우 김민선이 가까운 사례이다.

나의 견해로는 그간의 연예인들의 발언과 언론의 부풀리기와 네티즌들의 여론몰이 등으로 인하여 한번은 터질 사건이 터졌다고 보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커다란 성찰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한국이 더 큰 나라로 성숙했으면 하기 때문이다. 박재범 역시 빨리 돌아와 더 좋은 활동으로 자신의 실수(?) 아닌 실수를 만회하기를 바란다. 박재범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한 사람으로서의 바램이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
                                            
                                             

폭력적인 인터넷 댓글의 폐해

문화지체라는 말이 있다. '급속히 발전하는 물질문화와 비교하여 완만하게 변하는 비물질문화간의 변동속도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사회적 부조화’를 일컫는 말이다. 아쉽지만 한국의 인터넷 문화가 문화지체의 대표적 사례가 된 것 같아 많이 씁쓸하다.

한 장의 사진 때문에 한국 인터넷 문화의 문제가 다시 드러났다. 지난 24일 충북 괴산고등학교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학생들이 찍은 이른바 '하트사진'의 후유증이 그것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사진의 게재 이후, 괴산고 홈페이지에 올라온 수천 건의 댓글 중 일부는 '괴산고를 폭파시켜야 한다', '너희들은 뇌가 없냐. MB가 그렇게 사랑스럽냐' 라는 막말을 남겼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싫어서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죄 없는 고등학생들에게 막말을 써가면서 욕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 도대체 그 아이들이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인가? 학교에 온 손님을 맞이하는 것은 그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것도 한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온다면 아이들로서는 신기할 따름이지, 일부 네티즌이 생각하듯 정치적 판단이 따를 수는 없다.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대를 넘어선 증오를 무고한 학생들에게 보인 것은 굉장히 큰 실수이다. 괴산고 김기탁 교장은 "아이들이 '우리가 중죄를 저지른 것인가'란 생각을 하면서 가치관에 심각한 혼동을 느끼는 것 같았다"면서 "어린 학생들의 미래를 생각해 제발 무분별한 비난은 중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난이야 중단되겠지만, 상처받은 아이들의 모습을 치유할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 문제이다.

수준 낮은 이들의 막말 댓글은 괴산고 학생의 한마디로 자제되는 듯 했지만, 엉뚱한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우리도 힘들었다. 우린 웃고 싶어서 웃겠습니까. 일방적으로 우릴 매도하지 말아주세요'란 한 학생의 댓글이 그것이다. 네티즌들은 즉각 괴산고등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해 "학생들을 동원해 사진을 촬영했다"며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이른바 '학생동원논란’이 다. 

그러나 이것 역시 트집 잡기에 불과하다. 물론 대통령의 방문으로 학생들이 여러 부분에서 불편을 느꼈을 것은 분명하다. 필자 역시 청와대를 관람한 적이 있는데, 경호원 등 청와대의 수칙으로 인하여 답답함을 느꼈기에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그러나 대통령 신변의 안전은 여기서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중요하다. 그렇기에 대통령이 있는 곳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 또한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고등학교를 방문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이자 의무라고도 볼 수 있다. 학교를 방문하고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더 자주 들어야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폭력적인 인터넷 문화는 우리가 바라는 생산적인 토론과 민주주의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단지 자신의 욕구와 불만을 배설하는 행위, 익명성의 뒤에 숨어 책임지지 못하는 발언에 진지하게 응대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터넷과 관련된 문화지체 현상의 극복방안이 필요한 이유이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