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로 쏟아지는 복지주장, 제대로 보고 판단하자
최근 대한민국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주제가 바로 '복지’이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공약이 정치권의 화두가 된 이후, 우리 사회에 복지바람이 불고 있다. 시민단체와 정당, 그리고 노동계까지 가세되어 복지논쟁은 격렬해져 가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는 복지정책 현안에 대해 대학생들이 이성적으로 논의하고, 각기 다른 생각을 합리적으로 교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진: 복지논쟁 세미나 모습>
지난 7일 프레스센터에서 'Re-think 20대 복지논쟁 심포지엄’이란 제목를 가지고 『미래를여는청년포럼』주최 세미나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최근 사회의 이슈로 떠오른 만큼 대학생에서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별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
<사진: 신보라 미래를 여는청년포럼 대표>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신보라 미래를여는청년포럼 대표는 “최근 여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복지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당내에서도 복지모델과 실현 방법을 둘러싸고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 보여 대학생들은 혼란스럽다”며 “당당한 여론주도층으로서 대학생들이 복지정책에 대한 대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제시와 함께 복지모델에 대한 새로운 의견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한다”고 인사말을 마쳐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사진: 나성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뒤이어 나성린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격려사가 있었다. 나의원은 “본인도 행정학 공부를 위해 해외유학 갔을 때 우리나라를 사회복지 국가로 만들고 싶어 당시 복지국가의 대명사인 영국을 택했다”고 술회했다. “당시 한 달 집세 150파운드 중 120파운드를 국가가 지원해주고, 모든 병원비와 등록금 무료, 심지어 일주일에 맥주를 몇 병 먹었는지까지 파악해 지원해주는 영국 복지 시스템을 보며 자칫 복지가 나라를 망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내 자식에게 빚 폭탄을 넘겨줄 것인가’라는 다소 파격적인 제목으로 첫 번째 발표자에 나선 김시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청년미래포럼 the流 소속 대학생은 '1900년대 이후 과도한 복지와 선심성 정책의 남발로 인해 경제가 추락한 아르헨티나와 연금 예산을 줄이라는 EU의 권고까지 무시하며 과도한 정치정책을 자행했던 그리스’의 사례를 들며 보편적 복지로 인한 부작용을 꼬집었다.
또한 김시훤 발표자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반값 등록금과 무상급식, 무상보육과 무상의료를 비판했다. 과도하게 복지에 투여되는 세금으로 인해 여타 극빈층에 필요한 예산이 축소되고, 세금이 비효율적이고 관료적으로 운영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사진: 성치훈 민주당 서울특별시당 대학생위원장>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성치훈 민주당 서울특별시당 대학생위원장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복지논쟁의 초점은 크게 대한민국 복지의 충분성에 대한 논쟁과 복지의 형태에 대한 논쟁으로 나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복지국가 실패 국가를 사례로 든 문제는 “전적으로 무리한 복지정책의 추진 근거보다 전반적인 경제정책의 실패와 세계경제 위기 흐름 속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방선거 이후 패배한 한나라당이 급하게 내놓은 반값 등록금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성치훈 발표자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복지정책의 구체적 예산마련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당이 내세우는 무상시리즈 중 무상급식을 제외한 무상보육과 무상의료 실현 가능성에 무리가 있다”며 한계를 인정했지만 “시범운영을 통해 국민적 의견수렴을 거쳐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결방안이 부족하다는 평을 극복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사진: 제희량 미래를여는청년포럼 운영진>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제희량 미래를여는청년포럼 운영진은 “최근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복지정책이 대부분 불과 1년 사이 경쟁적으로 쏟아졌는데 과연 이런 정책 경쟁이 바람직한가 의문을 가진다”며 정치권의 복지정책 경쟁에 일침을 가했다. 또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주장하는 반값 등록금이 “등록금 자체 액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세금 편성 및 장학금 지원율을 높이는 것”이라며 이에 따른 예산 증가와 타 항목의 예산 사감이 불가피함을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목소리를 담아 발제하는 두 발표자보다 논리정연하게 복지정책의 공과 과를 평가하는 제희량 발표자에게 참가자들이 박수소리를 더 크게 보내고, 참가자들의 질문도 많았다. 그 이유가 혹시 무분별한 정치행태에 실망한 이들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