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적 경제관의 포로가 된 李 정부
지금 국회에서는 포퓰리즘적 복지정책 경쟁이 한창이다. 올해 초 민주당이 '3+1’ 무상복지(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시리즈를 내놓은 데에 맞서, 한나라당이 '반값 등록금’ 카드를 내밀었다. 경제 전문가와 보수 시민단체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당의 포퓰리즘 공약 경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 세미나 모습>
30일 정부와 정당의 포퓰리즘 정책을 비판․감시하기 위해 시민단체연합이 '포퓰리즘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자유기업원과 조전혁 국회의원이 공동주관하고,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나라정책연구원, 미래를여는청년포럼, 바른사회시민회의, 바이트 등 총31개 단체가 주최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민경국 강원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포퓰리즘에 대해 발표했다. 민 교수는 “이명박 정부를 포퓰리즘과 연결시킨다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아류에 지나지 않는다”며 “역사적 사명의 정치가 아니라 역사적 배반의 정치를 하는 정부”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사진: 민경국 강원대 교수>
민 교수는 “친서민, 동반성장, 상생 등을 위한 공정사회의 정책은 양극화, 서민, 약자, 소외계층 등 편 가르기부터 시작했고, 대기업과 부자에 대한 적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자세히 검토해 보면 사회주의 기본 교리에 의해 정당화 시키고 있다”며 현 정부를 “사회주의적 경제관의 포로”라고 정의했다.
또 민 교수는 “번영은 아무데서나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법의 지배 원칙, 자유와 재산 확보 및 보호, 책임 원칙, 사회통합이라고 하는 네 가지 조건이 갖춰 있을 때 사회가 번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은 이명박 대통령의 퍼스낼리티(personality)와 리더십 측면에서 현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을 분석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불변의 대원칙이나 영원히 거역할 수 없는 무상명법(無上命法) 따위는 없다”며 “기회주의적, 무원칙적, 잇속 제일주의적 생존기술에 투철한 인사”라고 신랄히 꼬집었다.
류 전 주필은 “더욱이 광우병 촛불시위 이후 좌파 운동권에 일종의 주눅이 들어있다”며 “6.3 사태 때 '매판재벌 타도’를 외쳤던 사람이 대기업에 입사해 사장이 되면서 '운동권 1세대’라는 좌파 콤플렉스와 '대기업 경영인’이라는 또 다른 자아가 혼재된 것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류 전 주필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포퓰리즘 등 심각한 역기능을 일으키고 있는 점에 대해 “우리의 민주주의가 자유주의, 개인주의, 공화주의 그리고 사법권 우위의 원칙과 충분히 결합하지 못한데서 그 원인을 찾고 싶다”며 “헌법을 고쳐서 포퓰리즘 등 무제한적 민주주의의 폐단을 규제해야 하지만 그 전에 그런 마인드를 가진 지식인들이 민주주의를 견제할 자유의 이념, 개인의 발견을 시대정신으로 데뷔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은 “복지국가 모델이 있으려면 적어도 30년 이상 지속가능해야 하고 국가 규모로 보더라도 천 만 명 이상 정도가 되고 동시에 사회가 유지되는 것뿐만 아니라 번영되고 성장되는, 삶의 질의 빠른 향상이 나타나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런 나라를 찾지 못했다”며 “한국사회가 여기에 빠져서 모델이 있는 것처럼 휩쓸려 들어간다면 100% 실패 모델로 갈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또 그는 “한국의 복지 정책의 흐름을 보면 주도세력이 있고 따라가는 세력이 있다”며 “남들이 만들어 놓은 가치와 모델체계와 번영체계가 어떤 지도 모르고 주장하는 것은 기회주의적인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도로 가면 표가 있다고 하는데 중도로 가서 표를 얻은 세계적 정당이 어딨나.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이 중도였나”반문하며 “진정성을 갖고 자기 대중을 만들어내고 갈 방향을 만들어내서 표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조동근 명지대 교수>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가 반값 등록금으로 민주당의 전통적지지 기반인 20, 30대 젊은층을 공략하게다고 하고, 이를 무슨 기상천외한 정책 아이디어인 양 '인천상륙작전’에 비견하는데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인천상륙작전의 핵심은 '북한의 허’를 찌른 것이었다. 민주당의 진영논리라 할 수 있는 '감세철회와 반값 등록금’으로 민주당에 타격을 입히겠다는 것은 정말로 순진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2009년 4월 재보선 패배를 계기로 친서민․중도실용으로 정책기조를 변경했고, 미소금융, 햇살론, 취업후 학자금상환제,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 등을 도입했다”면서 “친서민 행보에 최선을 다했지만 한나라당은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크게 패했다. 인기와 지지가 '정치자산’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 국민들의 민심과 표심을 노리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는 이 때, 국민들은 국가의 주머니 사정과 미래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김지영 / 자유기업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