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편집증 집단이 만든 광우병 공포

 

3년 전 비과학적 선동적 광우병 괴담이 대한민국 사회를 휩쓸고 지나갔다. 광우병을 둘러싼 숱한 소문들은 거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시간이 흘러 광우병을 둘러싼 이야기는 잠잠해졌지만 아직도 그 때의 여파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반감은 사람들의 의식 속에 남아있다.

24일 2008년 일어났던 광우병 파동 현상을 되짚어보기 위한 '광우병 파동과 진실의 소리’ 토론회가 자유기업원, 자유주의포럼, 청년지식인포럼StoryK의 공동 주최로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진행됐다.


<사진: 토론회 모습>

이날 발표자로 나서기로 했던 정지민 MBC 광우병 PD수첩 번역 관련 감수자는 병상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정지민씨가 보낸 발제문을 이종철 청년지식인포럼StoryK 대표가 대독했다.

정씨는 “애초에 호기심, 즉 인간광우병 환자가 미국에서 발생했다는 '특종’에 대한 호기심으로 번역을 수락했는데 그때 수락한 것 자체는 후회한다”며 “방송이 전혀 실제 맥락과는 무관한 내용상의 편집과 오역자막을 통해 실제를 반영하지 않는 내용으로 나가게 된 것을 알게 된 후로, 공개적으로 그것을 이야기한 것 자체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세간에서 추측하는 대로 사회자가 번역을 운운해서 개인적으로 감정이 상한 것이 아니다”며 “제가 화가 난 것은 항상 그러했듯이 인간광우병은 아닐까라는 흥미 차원의 보도가 있었다는 단순한 내용을 마치 대단한 위험이 있는 것처럼 엉터리 이야기를 꾸며낸 사람들에게 경악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홍성기 아주대 기초교육대학 교수는 '광우병 촛불시위와 천안함 음모설의 사회병리학-편집증적 복합체의 출현’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홍 교수는 “광우병 공포에 의한 촛불시위는 피해망상 측면이 있고, 천안함의 경우는 음모론이 전면에 드러났다”며 “이 둘을 연결할 수 있는 표현은 '편집증(paranoia)'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편집증적 복합체가 생성하는 망상은 강한 정치적 소망(wishful thinking)과 분리불가능하다”며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가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뢰폭침설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한국 좌파의 소망이 그 주요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홍성기 아주대 교수>

홍 교수는 “전문가들이 특정 언론을 통해 후안무치하게 사실을 왜곡하며 시민단체는 시민들을 조직하고 언론은 이를 전파하고, 정당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며 “이러한 복합체의 존재로 인해 전문가가 사실을 그 어떤 의도에서 왜곡해도 그에게 돌아오는 불이익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명박 정부는 촛불시위, 천안함 사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사건을 방치했다”며 “편집증적 복합체의 되먹임 구조는 또 다시 나돌 것이며 PD수첩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일은 사실상 전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재교 시대정신 상임이사는 광우병 촛불시위에 대해 “광우병 광풍은 수많은 국민들에게 트라우마를 안겼고, 그 존속기간은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평생을 갈 수도 있으니 이게 진짜 트라우마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진: 이재교 시대정신 상임이사>

그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말을 믿고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은 애써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자신은 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촛불시위를 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부가 협상을 엉터리로 해서, 국민을 무시해서, 검역주권을 포기해서 분노해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촛불시위에 나섰던 시민들이 자신들이 피해자임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거짓정보의 피해자임을 자각한다면, 그 피해를 입힌 사람들에 대하여 반발이 생길 것이고, 그러면 편향동화라는 현상에 빠지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은 KBS 다큐멘터리 PD였을 당시의 이야기를 꺼내며 “PD수첩은 다 꾸며졌기 때문에 너절리즘이 된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사진: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한 편집위원은 “PD수첩의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방송은 과학 다큐였기에 과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했어야 했고, 아레사 빈슨이 광우병에 걸렸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돌아왔으면 전화로 다시 확인했어야 했다”며 “이는 최소한의 양심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진실의 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광우병 파동과 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인한 집단 히스테리가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다.

김지영 / 자유기업원 객원기자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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