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미지급 사태를 취재하려다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
오는 2월 16일(수) 오후 3시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국경없는 기자단과 열린북한방송 공동주최로 '북한의 언론 자유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 사진 : 토론회 모습 >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정광일(요덕수용소 수감) 사무국장은 북한의 요덕수용소에서 수감되었을 당시 '말반동’으로 인해 요덕수용소에 수감되어 왔던 두 명의 언론인 사례를 증언함으로써 북한 자유언론 탄압의 실상을 알렸다.
정 사무국장은 “내가 요덕수용소에 수감되었을 당시의 조선중앙 통신사 기자였던 차광호씨와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촬영기자 출신의 김경천씨가 말 반동으로 인해 보위부에 끌려 잡혀 들어오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차광호씨는 1999년 11월에 들어왔는데 그 이유가 시기적으로 식량공급이 안되어 주민들이 못사는 상황을 취재기사로 쓰려고 했던 것이 빌미가 되어 수감되었고 김경천씨는 북한의 TV에는 좋은 것만 나오니까 좀 어두운 구석도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가 보위부에 의해 끌려왔다”고 했다. 결국 이 두 사람은 '수용소에서 과도한 강제노동과 식량을 배급받지 못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글자 하나까지 당 선전선동부에 의해 감시받아
장진성(통일전선사업 담당) 탈북시인은 “북한의 독재는 물리적 독재와 감성독재라는 양대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감성독재가 가능한 이유는 선동정책의 유일적 관리와 함께 외부와 엄격히 차단된 폐쇄적인 환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개인 활동과 창작이 불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신문사나 방송사의 독자성을 보장받지 못한다며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조선중앙통신사라고 하는 3대 언론에 의해 철저히 통제받고 복종되어 지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덧 붙였다. 또 그는 “3대 언론은 당 선전선동부의 지시를 받는데 글자하나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감시받고 있다”고 했다.
또한 “북한에는 비공개선전부인 통일전선부와 대외선전국이 있는데 통일전선부에는 남한에서 민중시위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김정일을 찬양했다는 식으로 왜곡해 역으로 북한주민들에게 심리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우리나라의 유수 포털사이트 기관, 북한의 해커위협 걱정돼.......
< 사진 : 일그러진 김정일 얼굴 사진 >
국경없는 기자단에서는 '언론만이 그를 굴복 시킬 수 있다’는 모토를 걸고 '일그러진 김정일 얼굴 사진’을 활용해 “YAHOO 포털 사이트의 광고를 하는 활동을 진행한 결과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고 했다. 그 하나는 '한국의 유수 포털 사이트 기관에서 김정일의 일그러진 얼굴 사진을 올리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표출했는데 그 이유는 북한의 해커 위협에 대한 두려움과 우리나라 시민들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걱정’이 그 답이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언론자유증진이 진정한 인도주의
끝으로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는 '2월 16일 김정일 생일에 맞춰 양강도 혜산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의 부부를 인터뷰한 결과 하루분치의 식량배급에 대한 포치(공고)가 내려졌을 뿐 실제 배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내용의 녹취물을 공개하면서 북한 내부의 소식이 전해지는 통로에 대해 설명했다.
하 대표는 “현재 북한 주민들 중 약 5천명이 북중 국경지대에서 휴대폰을 소지하며 사용하고 있고 단파 라디오 방송은 20만, AM 라디오 방송은 100만 명 정도가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약 400만명 정도는 DVD나 VCD를 통해 외부 정보를 유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가장관심을 보이는 내용은 놀랍게도 북한내에서 발생하는 소식들”이라면서 “그 이유는 철저한 언론통제로 인해 북한에서 발생하는 소식을 들을 수 없는 것”이 그 이유라고 했다.
이날 토론회 취재차 왔던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장진성 탈북시인은 “북한의 외부정보가 유입될 수 있도록 힘쓰는 것은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깨워 북한 사회가 변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이 가장 인도주의적인 일이라면서 그 중심에 서있는 것이 라디오 방송”이라고 역설했다.
북한은 우리사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북심리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남북군사실무회담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대북전단 살포’라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온 사실이다. 과거 동유럽 사회주의권이 붕괴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 서유럽에 대한 외부정보의 유입이었다. 북한 주민들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북한에 쌀을 보낼 것이 아니라 외부의 정보를 보내야 한다’는 오늘의 토론자들의 고언을 새겨들어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