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과연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을까?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박근혜라는 부동의 1위가 있는 대선은 여러 가지 변수가 있지만,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이길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 하지만 가능성이 아닌 자격의 측면에서 볼 때 민주당이 대안정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표적인 것이 복지문제이다. 1월 30일 민주당은 '증세 없는 무상복지를 추진한다’고 발표하였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 한 달이 다 가도록 무상복지를 강조하던 것이 민주당의 모습이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대표가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을 출범시키고 복지를 화두로 하자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 그 시작이었다. 또한 박 전 대표보다 더 급진적으로 무상복지를 주장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차별화와 함께 작년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김상곤 후보가 무상 급식으로 승리했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정책이 아닌 포퓰리즘은 내부에서부터 역풍을 맞았다. 당장 김대중, 노무현 전 정부의 경제관료 출신 국회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당한 것이다. 물론 그 요지는 재원마련이었다. “세금을 올려야 무상복지가 가능한데, 그게 과연 현실성이 있느냐”가 그들의 주장이었다.
숱한 내부 논란 속에 한발을 뺀 민주당이 결국 '증세 없는 무상복지’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온 이유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현재로서는 실현이 어렵다. 또한 이번에는 한나라당은 물론 진보신당으로부터도 비판을 받고 있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의 재원 대책은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이나 산출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는 졸속적이고, 오로지 증세만 피하겠다는 의도라는 점에서 비겁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심재철 정책위원장 역시 "민주당은 '증세가 없다'고 하면서 2007년도 21%에서 지난해 19%까지 내려간 국민 세금 부담률을 다시 원위치 시키겠다고 한다"면서 "증세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평가했다.
각 당의 입장에서 자유롭게 민주당의 복지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겠고 민주당도 여기에 대해서 할 말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에게는 한 달여가 넘는 시간동안 정책은 없고 정치만 있었다는 것에 반박할 사람은 많을까? '무상’과 '복지’라는 말로 국민들을 우롱한 것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복지’라는 말은 이 글을 쓰는 나에게도 달콤한 말이다. 그리고 이 사회에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성 없는 말로 국민을 기만해서는 안된다. 현재의 달콤함은 미래의 씁쓸함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뿐이다.
현재 한국 사회의 경제 발전 수준에 맞는 복지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60년간 한국과 한국인이 경험하고 획득한 경제사회적 토대에 걸 맞는 개혁이어야 개혁은 비로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의 무상 복지시리즈는 현재 우리사회의 시스템과는 전혀 맞지 않다. 그래서 큰 문제를 남길 가능성이 높다.
달콤한 주장이 결국은 국민들의 실망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민주당에게 돌아가고 말았다. 표만 의식한 정치로서는 국민들의 마음을 살 수가 없다. 아니 국민들을 더 힘들게만 만들 것이다. 민주당의 수권정당으로서의 능력에 대해 깊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