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급식 반대 시민연대' 결성 기자회견
1월 24일 (월) 오후2시 서울 시의회 별관 2층 대회의실에서 '세금급식 반대 시민연대' 결성 기자회견이 열렸다.
< 사진: 기자회견 모습 >
“민주당 등은 '의무교육이니 의무급식을 해야 한다’며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의무교육, 의무급식이라면 국가 수준에서 해야 할 일 아닙니까. 그런데 그걸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하자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죠.
게다가 서울시교육청에서 1년에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이 8000억에 불과한데, 학교시설 개선이나 방과후학교 등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대신 절반인 4000억원을 '먹는 것’에 투입하겠다니 이 얼마나 배짱 좋은 주장입니까?”
서울시의회 정책연구위원장을 지낸 김진성 교육선진화운동 상임대표의 비판에 청중들 사이에선 '옳소’라는 소리와 함께 박수가 이어졌다.
김 상임대표가 몇 년 전 '직영급식과 위탁급식을 둘러싼 논쟁이 무상급식 공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을 했을 때만 해도 무상급식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줄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터.
그는 “영국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버나드쇼의 묘비에 '우물쭈물하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말이 새겨져 있는데 오늘날의 현실이 아니냐”며 “여러 번 경고도 하고 얘기도 했는데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오늘의 비극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24일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선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보수우파 성향의 시민사회단체의 우려가 드러났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논쟁은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표를 제안하면서 찬반논쟁은 거세졌다.
'6.2지방선거 승리가 무상급식 전면 실시에 대한 지지’라는 민주당 등 야당에 맞서 오 시장은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사태를 낙관 혹은 관망하던 시민사회진영에서는 민주당이 이른바 '공짜시리즈’를 내놓고 전면 무상급식 강행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자 이에 맞대응하기 위해 결집하는 상황이다.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민심을 보여주고, 저지하기 위해 주민투표 발의를 위한 서명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이다.
교육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무상급식 전면 실시는 '세금급식’이자 '빚 급식’이라는게 세반연의 지적.
세반연은 “빚을 내서 복지 혜택을 주는 것은 당장은 쉽고 편할지 모르지만 우리 세대의 지갑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지갑까지 열게 하는 것”이라며 “전면 세금급식이자 앞으로 다가올 망국의 전조일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세반연은 민주당의 “'무상급식’은 달콤한 사탕발림이자 무책임의 극치”로써 용납할 수 없다면서 서울시 투표권자의 5%인 41만8000여명 이상 서명을 받아 주민투표를 성사시키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는 “반듯한 밥상 안전한 밥상이야말로 학부모들의 바람” “납세자가 동의하지 않는데도 무상급식을 하겠다는 건 오만한 발상”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아예 세금급식이라고 말해야 시민들이 헷갈리지 않는다”는 제안도 나왔다.
< 사진: 무상급식 찬반 동영상 >
일단 세반연은 보수우파 진영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한편, 추후 주민투표 서명운동에 나서는 단체들과 연대해 공론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 세반연은 영화 '300’을 패러디한 무상급식 찬반 동영상을 공개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한 데 대해 김진성 상임대표는 격려와 함께 반대논리를 정교히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좌파의 '무상급식’이라는 용어 선동에 밀리고 있는 만큼, 허상을 여실히 보여주려면 '친환경’과 '무상’이 현실과 동떨어진 선전문구임을 알려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상임대표는 “친환경 무상급식이 민주당 등의 주장처럼 제대로 시행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급식비는 3000원 내외 수준인 데 반해 2470원으로 낮게 책정됨으로써 친환경 국산 농산물을 공급하기는 여러모로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률도, 5% 내외인 우리나라 식량자급도도 생각하지 않는 계산”이라고 꼬집은 김 상임대표는 “결국 혜택을 보는 건 현재 3~5%정도만 무상급식을 받는 강남의 학생들 뿐”이라고 비판했다.
< 사진: 김진성 교육선진화운동 상임대표 >
김 상임대표는 “중국은 수출 증대를 위해 최근 상하이에서 중경까지 양자강에 1500km의 뱃길을 열었는데, 우리는 고작 15km의 서해뱃길 예산을 싹둑 잘랐다”면서 “소모성 예산과 투자성 예산의 비교할 수 없는데도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부분의 예산을 전부 깎았으니 개탄할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무상급식 전면 실시는 우회적으로 교육계를 정치화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학생인권조례와 서울광장 조례 등과 맞물려 진행되는 만큼, 진보좌파단체들의 '전략’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 상임대표는 “학생들에게 민주시민의 책임과 의무를 가르치기에 앞서 정치집회를 허용하고, 서울광장에서 정치집회가 가능토록 했으니,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처럼 학생들이 거리에서 집회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여기에 조리종사원들이 노조를 결성해 파업을 물론, 정치활동을 할 가능성도 높다. 이미 전교조 등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안전한 밥을 먹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상임대표는 “정치인이 나랏돈으로 개인 표를 사는 이와 같은 파렴치한 행위를 근절시켜야 한다”며 “이 예산으로 차라리 추운 겨울에 고생하는 국군장병들을 잘 먹어야 하지 않느냐. 각자의 체질도, 기호도 다르니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주는 급식은 시대착오적인 동시에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반연은 본격적인 주민투표 서명이 시작되면 한나라당과 정책적 차원에서 연대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민주당의 무상 복지 공세가 거세기 때문에 주민투표 발의에 그치지 않고 표를 통해 막기 위한 '협력’이라는 설명이다. 세반연은 한나라당의 입장을 지켜본 뒤 향후 무상급식 등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촉구할 예정이다.
변윤재 /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