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수 | 2010-12-29 | 조회수 : 37

22일 한나라당 정두언, 남경필 의원 등은 “천안함 폭침 사태 이후 정부가 강경한 대북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반도 긴장 완화 노력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며 “현 대북 정책이 북한 급변 사태를 전제로 한 정책인데 전면 검토가 필요하고 외교·안보라인의 재검토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참으로 적절치 않은 이야기다. 이들의 말은 이명박 정부의 강경 일변도 대북 정책 때문에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식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패로 드러난 지난 정부의 햇볕 정책을 다시 하자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도 크다.

우리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2차례의 서해교전을 겪은 바 있다. 그리고 한국 정부를 비롯해 우리가 퍼준 돈으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10년 동안 북한은 변화하지 않았으며, 김정은으로의 후계 체제를 착착 진행하여왔다.

또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공격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때문이 아니라, 후계자의 지위를 명확히 세우려는 김정은을 위시한 북한 권력층의 욕심 때문에 생긴 일인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상황에 대한 생각 없이 '우리가 친절하면 북한도 잘할 것’이라는 어설픈 논리로 접근해서는 더 큰 위험이 우리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최근 북한 관련 언론 매체의 기사를 살펴보면 '김정은 생일 선물을 실고 가던 화물 열차가 탈선한 사건’이나 '양강도 국경지역에 폭동 진압용 탱크부대 배치’같은 내용이 나왔다. 이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 과정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만약 이 추론이 맞다면 김정일과 김정은이 선택할 것은 별로 없다.

외부의 큰 위험을 통해 내부 권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정원 산하의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내년 북한이 서해 5도를 직접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또한 대북 매체들의 “북한이 성동격서의 방법으로 동해안에 비대칭 전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사가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열린북한방송이 12월 27일 발행한 '김정은, 북한 연평도 공격 당시 사망한 군인 5명에게 영웅 칭호 수여’했다는 기사를 보면 “북한 군부대들에서는 이번에 전사한 군인들의 희생성을 전체 인민군 군인들 속에 널리 일반화하여 김정은 대장동지의 령도를 따라 나가는 조선인민군의 위력을 과시하자고 강연하고 있다”고 한다.

주지하듯이 연평도는 북한이 먼저 공격하였고 우리 군은 대응 사격만 했을 뿐이다. 하지만 북한은 김정은이 권력 안착화를 위해 새로운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우는 아이를 달랠 때에는 어르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다. 하나를 양보하면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길 가능성도 있는 시점이다. 

이번 발언은 집권 여당의 최고 위원이 할 말로서는 적절치 않다. 우리는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이 원칙 있는 맞대응이라고 생각할 뿐, 강경하다고는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강한 것을 보여야 북한 정권은 함부로 날뛰지 못할 것이다. 후계자로 낙점된 김정은에게 나쁜 것을 가르쳤다가는 우리는 반세기를 더 고생할 수도 있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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