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수 | 2010-11-30 | 조회수 : 42

전쟁위기라고 한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국민은 없다. 한국 전쟁 이래 직접 포격을 당한 적은 처음이다. 물론 지금의 상황이 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국은 물론 북한도 그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 후계 체제가 내부적으로 안정화될 때까지 이러한 위기는 계속될 것이다. 2009년 DDoS 공격이나 올해 3월 천안함 폭침으로 시작된 도발이 이번 연평도 포격으로도 효과를 못 본다면, 즉 김정은 체제 공고화를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들은 조금 더 센 강도로 한국을 위협할 것이다. 외부의 위협을 조장해 내부를 공고화시키는 방법은 독재자들이 흔히 쓰는 방식이며, 독재자의 아들인 김정은도 이 방식의 맛을 안 것 같다.

 

현재의 위기는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중반까지의 한반도 상황과 거의 비슷하다. 김신조 등의 청와대 습격시도 사건, 미 정찰함인 푸에블로호 납북사건과 육영수 여사 피살사건, 도끼만행 사건 등 일련의 커다란 사건이 계속해서 이어졌던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 사건들이 한반도를 적화통일 시키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당시 막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던 김정일의 후계체제 공고화를 위해서였다는 것을 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29일 담화처럼 "협박에 못 이긴 '굴욕적 평화'는 결국 더 큰 화를 불러온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용기만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것"임을 되새겨야 한다. 또한 내가 십여 년 전 처음 군대에 입대해 정신교육시간에 들었던 이순신 장군의 말처럼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를 떠올려야 한다. 북한이 한국을 마음먹고 공격한 것은 우리가 그만큼 쉬운 상대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만든 데에는 남남갈등도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 직접적 원인 제공자는 북한의 선전선동을 그대로 가져다 인용하는 종북주의자들이다. 가깝게는 천안한 폭침사건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할 의도가 없기 때문에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던 그들은 어뢰에 써진 '1번’이라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강변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말은 북한이 대낮에 연평도를 포격하고 민간인까지 희생시킴으로써 틀렸음이 드러났다. 또한 '1번’이라는 숫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만약 그때 한국의 여론이 흔들리지 않고 정부의 대응에 힘을 실어주었다면 이번 연평도 사건이 일어났을까? 우리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이에 그들은 다시 도발의 고삐를 죌 수 있지 않았을까?

 

지난 9.28 북한 당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이 현대사에 유례없는 3대 세습 후계자로 등장했을 때 종북주의자들은 아무런 비판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는 축하까지 하는 만행을 저지르기까지 하였다. 이들이 한국에서 오피니언 리더로 계속 활동하는 이상 김정은은 우리를 더욱 만만하게 볼 것임은 자명하다. 김정은은 김정일처럼 남남갈등을 계속해서 획책하며 도발할 것임이 분명하다.

 

한국은 전쟁의 위협에 있지만, 북한의 상황은 다르다. 한미 서해 연합훈련으로 준전시상태라지만, 김정일은 공연관람을 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들은 한국이나 미국이 먼저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김정일, 김정은 부자의 꽃놀이패를 없애는 것은 북한엔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고 내부적으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종북주의자들의 입지를 무력화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反민주주의자들의 입지를 약화하기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한 것이다. 천안함 폭침의 대응에 대한 후회해도 소용없지만, 더 큰 후회를 하고 싶지는 않다.

 

전쟁을 겪어보지 못했던 세대들이 이제야 전쟁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으며, 북한 김정일, 김정은의 참 모습을 알게 된 지금이 오히려 적절한 시기이다. 위기가 기회인 것이다.

Posted by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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