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개정 교육과정』은 무조건 안돼!

지난 9월 1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미래형교육과정저지공동대책위 소속 교사와 학생 등 1천여 명은 종로 보신각 앞에서 “정부는 국·영·수 중심의 교육과정과 수능개편을 재검토하라”고 집회를 주최했다.

이날 행사는 당초보다 2시간 늦어진 상태에서 시작되었다. 주최 측은 '절차에 의해 집회 신청을 했는데 경찰이 부당하게 막아서 행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행사에 앞서 주최 측은 입시로 인해 목숨을 버린 수험생들을 위해 묵념을 진행했다. 행사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보통 순국선열(을 기리는 묵념을) 하지 않나?”하며 자리를 떠났다.

이들은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이 다양한 교육으로 가능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 국·영·수 몰입현상이 심해지고 교과서 보급과 교원 수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수능 개편안도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줄 것이라는 당초 목표와 달리 국·영·수 편중의 학습노동 부담과 사교육비가 늘어날 것”을 지적했다.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은 “정치인들의 인사청문회를 보니 후 보자들이 부동산 투기와 자녀교육 위장취업은 연구하는 것 같은데 왜 국가의 교육은 이보다 연구하지 않느냐”며 이날 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또한 “4대강 사업은 강을 파괴하지만 『2009 개정 교육과정』은 공교육을 파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주장했다.

부잣집 자식들만 좋은 대학가는 『2009 개정 교육과정』?

자신을 부천에서 미술교사라고 소개한 한 발언자는 “영어·수학 강조해서 부자 사는 세상이 되면 서민들을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2009 개정 교육과정』은 강남, 목동 등 부잣집 자식들만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라고 발언을 했다.

다른 발언자인 천안의 수학교사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시행하면 수학교육은 교육이 아니라 교사도 가르칠 것이 아니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생들 2/3가 수업시간에 엎드려 잘 것”이라며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반드시 막을 것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서민 위한다면서 부자만을 위하는 정부를 심판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정치적 발언으로 연설을 마쳤다.

『2009 개정 교육과정』반대하는 퍼포먼스 한 장면

이날 행사는 교차로에서 진행되어 이곳을 지나가던 많은 시민들이 지켜보았다. 그러나 큰 무대가 설치되고,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넓은 공간을 차지하자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했다. 다행히 경찰이 이곳을 차단막을 설치하고 시민들의 이동경로를 확보해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고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학부모들은 교육정책의 변화를 원한다

지난 5월 현대경제연구원이 '사교육 시장의 현황과 대책’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사교육비가 줄지 않는 이유로 '정부의 잘못된 입시정책’(38.0%)과 '부실한 학교교육’(22.9%)을 꼽았다. 교육 수혜 당사자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현 입시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학교교육의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 현장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과목별 수업시수를 20% 범위 내에서 증감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영어·수학 편중을 심화시키고, 집중이수제가 전인교육을 해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그러나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되면 기존 재량활동이 영어·수학 중심으로 운영됐던 부분을 반영해 사교육을 공교육이 끌어안을 수 있다. 또한, 음악·미술·체육을 20% 감축되면서 새로 도입된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교육공급자인 교사의 입장에서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교육대상자인 학생들의 입장에서 질 높은 교육의 장을 열어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교사에게 어려움이 있다면 지원으로 해결해야지, 교육정책을 중단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객원기자 / 문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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